책의 해와 함께하는 산지니출판사의 독서모임
‘모다 읽기’의 마지막 시간이 지난주 금요일 산지니x공간에서 있었습니다.

주제 도서는 <폴리아모리>였는데요, 다자간의 사랑을 다룬 이 도서와 함께한 독서모임은 사랑, 규범, 사회운동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답니다. 다 담을 순 없겠지만 핵심 내용만 뽑아서 여러분과 함께 나누어볼게요~!

이날 약속이라도 한 듯(모다읽기 1,2차 모임 날 모두 비가 왔답니다ㅠㅠ) 오후가 되자 갑자기 엄청난 비와 바람이 몰아쳤습니다. 그래서 참석 인원 다섯 분 중 두 분은 어쩔 수 없는 기상 상황으로 참석을 못 하셨어요.

아쉽지만 저와 참석자 두 분, 세 명이서 오순도순 <폴리아모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한 사람당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폴리아모리’라는 것이 무엇인지 고개를 갸우뚱하시는 분도 있으실 텐데요.
폴리아모리(Polyamory)는 여러 사람을 동시에 사랑하는 것을 말하며, 다자간(多者間) 사랑, 다자간 연애, 비독점적 다자연애 등으로도 부르기도 합니다. 폴리(Poly)는 ‘많은’이라는 뜻의 접두사이며 ‘아모리(Amory)’는 사랑이라는 뜻의 라틴어 ‘아모르(Amor)’에서 온 말이지요. 일부일처제에 얽매이지 않고 배우자 이외의 다른 애정 관계를 인정하는 것이 폴리아모리의 특징입니다.          

본격적으로 이 ‘폴리아모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전,
참석자 분들의 간단한 자기소개가 있었습니다. 익명성 유지를 위해 별명을 사용했습니다 :)

 

스텔라
안녕하세요, 저는 산지니 플랫폼을 통해 모다 읽기를 알고 신청하게 되었어요. 지난번 <나는 나> 독서모임에 참석하기도 했구요.
시간을 내어서 책을 읽기가 어려운데, 아무래도 독서모임에 참석한다고 생각하면 의무감이 생겨서 책을 열심히 읽게 되는 것 같아요. 또 전공책 이외에 책을 읽을 기회가 되어서 좋은 것 같아요. 저에게 그런 기회를 준 ‘모다 읽기’가 마지막 시간이라니 아쉽네요.

곶감
저도 산지니 플랫폼에서 독서모임을 알게 되었어요.
‘폴리아모리’라는 생소한 개념이 궁금해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S편집자
저는 <폴리아모리>가 독서 모임을 하기에 알맞은 도서라고 생각해서 선정하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사랑’이라는 개념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생각해보기 마련이니까요. 오늘 유익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소개 후 간단한 설문(?)으로 이야기의 물꼬를 텄습니다.

"너만을 바라보고 있어”라는 투의 가사.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주인공. 연예인들의 불미스러운 불륜 소동…… 이 세상은 일대일의 사랑만을 찬미하는 콘텐츠로 넘쳐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익히게 된 사랑에 관한 ‘상식’
= 한 사람만을 사랑하기
= ‘올바르고’ ‘진실한’ 사랑

그러나 동시에 여러 명을 사랑한다고 해서 그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독자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 있다. 아래의 항목에 ‘예’, ‘아니요’로 솔직하게 답해주길 바란다.

① 교제 중인 상대 이외의 다른 사람을 좋아해 봤다.
② 남편이나 아내가 있지만 데이트하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③ 이미 파트너(연인/배우자)가 있는 사람을 좋아해 봤다.

독자들은 위 질문에 적어도 한 번은 ‘예’라고 답했을 것이다. 파트너가 있어도 다른 누군가에게 마음을 빼앗기거나, 우연히 파트너가 있는 상대를 좋아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끌리게 되는 건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체 왜 여러 사람을 좋아하는 일이 문제인건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몇 개의 질문을 더 던져보려 한다.

④ 사람은 ‘바람’을 피워봤다.
⑤ 사실은 ‘양다리’를 걸쳐봤다.
⑥ 사실은 ‘불륜’을 저질러봤다.

몇 명이 ‘예’라고 답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앞의 질문에서 ‘예’라고 답한 사람보다는 수가 적을 것이다.

스텔라
반신반의로 읽게 된 <폴리아모리> 책 앞머리에 있는 이 선택지가 제 생각을 깨게 해주었어요. 단지 ‘낯선’ 개념에서 ‘가능성’을 본 건 누구나 공감 가능한 이 선택지 때문이었어요.

이 의견에 나머지 두 참석자(S편집자, 곶감) 모두 공감했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이 선택지를 먼저 읽어보고 체크해보세요 :)

이후에는 자유로운 토론과 의견 나눔의 시간이 이어졌답니다.


- 폴리아모리스트의 특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조사에서 밝혀진 폴리아모리스트의 특징을 단적으로 요약하면 백인, 중산계급, 고학력이다. 이 세 가지는 종종 폴리아모리의 특징으로 언급된다. 내가 지금까지 만나온 대부분의 폴리아모리스트 역시 백인, 중산계급, 고학력자들이었다. 모임 참가자 대부분이 백인이었으며 파티에서 ‘박사’가 표기된 명함을 받은 적도 많다.”

S편집자
연령, 젠더, 인종, 계급, 학력과 같은 폴리아모리스트의 특징을 보면 백인, 고학력자, 부자가 많은 것을 볼 수 있어요. 저는 이 부분이 의아했는데 다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스텔라
폴리아모리의 중심축을 이루는 사람들은 그 개념을 당당하게 정의내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북유럽에 보면 리버럴한 성문화를 가진 곳, 안정화되어 있는 곳이 많잖아요. 그런 걸 보면 성문화가 발전한다는 것은 먹고 살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생각해요.
폴리아모리스트의 비율에서 볼 수 있듯이 백인 중산층들의 자신의 성문화를 당당히 드러낸 것은 자신의 우월성을 드러내는 방식이라고도 생각을 했어요.

곶감
폴리아모리의 특성은 개인의 ‘성적 지향’보다는 ‘학습된 성 개념을 탈피하자’ ‘규범을 벗어나자’라는 사회운동으로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하나의 사회 운동을 하려면 고학력자의 백인들이 모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 폴리아모리는 에너지가 많은 사람일까요?

스텔라
저는 그 부분과 관련해서 '질투' 부분이 생각났는데. 적당한 질투는 관계의 윤활유가 되기도 하지만 질투가 심해지면 증오가 되고 관계가 깨지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게 그 사람의 감정 에너지라는 생각도 했구요.
지금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도 좋지만, 다른 사람도 좋은? 그렇게 에너지가 많은 사람만이 폴리아모리 관계를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한 사람에게 에너지를 집중하고 싶은 사람, 그 이상의 에너지를 내기 어려운 사람은 모노가미 관계가 맞다고 생각해요.

곶감
저는 반대로 생각한 게, 다른 사람보다 욕망이 둔감한, 집착, 질투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폴리아모리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이 이런 관계를 맺을 수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A B C가 있다면 A와 취향을 공유하고, B와 정서적 교감을 맺고, C와 육체적 관계를 맺는 그런 관계로 생각을 했어요.

S편집자
그럴 수 있겠네요. 저도 스텔라 님 말처럼 전체 애정을 복제하는 의미로 생각을 했는데, 에너지를 나눈다고 생각을 하면 욕망이 없는 사람이 폴리아모리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어요.


- 폴리패밀리는 가능할까요?

스텔라
요즘 혈연으로만 연관된 가족의 형태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폴리아모리적인 생각이 가족의 형태에 대한 규범을 깨는 데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아요.
‘언제 결혼을 해야 한다. 자식은 몇 명 낳아야 한다.’라는 사회적 참견이 많은 세상에, 주체적인 삶을 살려면 이런 의식은 좋을 것 같아요. 혈연이지만 남보다 못한 경우가 너무 많죠.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이해받고 공감받으면서 사는 게 진짜 가족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곶감
저는 조금 회의적으로 본 점이 ‘폴리아모리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일부다처제를 옹호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또한 ‘폴리아모리 속에서 여성 남성이 동등하게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을 하게 되었구요.

스텔라
네, 그렇게도 생각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폴리아모리>의 부제처럼 폴리아모리는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 이지 새로운 사랑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일동 웃음).
바람을 피는 이상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넘어서서 세상에는 이런 사람이 있고, 이런 사랑도 있구나 라고 ‘인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는 생각을 했어요.

 

- 폴리아모리의 확산 가능성에 대한 생각은 어떠세요?

스텔라
사실 영화를 생각하면 ‘폴리아모리’라는 개념과 우리와의 거리가 그렇게 멀지는 않다는 생각을 해요. <아내가 결혼했다> 처럼 대놓고 폴리아모리를 다루는 영화도 2008년에 나왔으니까요.

S편집자
맞아요. 저는 소설 <반짝반짝 빛나는>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소설 속 주인공들도 그런 폴리아모리적 관계를 맺거든요. 그 소설을 읽을 때는 왠지 쿨해 보이고 ‘와~ 이런 삶이, 관계가 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일상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텔라
네, 그래서 저는 불과 10~20년 전만 해도 쉬쉬되었던 동성애 코드가 드라마, 소설, 영화 할 것 없이 점점 대중문화와 사람들의 인식에 퍼졌던 것처럼 폴리아모리 개념도 점차 우리 사회에 스며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S편집자
홍석천이 비난받았다가 예능에서 위트 있게 장난을 칠만큼 인식이 전환된 것처럼, 폴리아모리에 대한 개념도 전환될 수도 있겠네요.

스텔라
몇십 년 후에는 자식이 폴리아모리라고 주장하면 이해해줄 수 있는 사회가 될지도 몰라요.

곶감
모노가미로서 혼란스럽습니다.

S편집자
저도 그래요. 지금 심정이 딱 ‘혼란’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웃음)
그래도 정말 그런 사회가 올 수 있을 것 같네요.

 

앞서 모다 읽기 시간이 그랬듯이, 오늘의 소감을 정리하며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후기

‘이해보다 인정’이라는 제 가치관이 떠올랐습니다.
아직 제가 받아들이기, 온전히 폴리아모리스트들을 이해하기 힘들지만,
‘규범을 벗어나자’는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지지합니다.
조금 더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가 되길. - 곶감

 


산지니 ‘모다읽기’ 덕분에 알게 된 <폴리아모리>~!
내가 사는 방식과 내가 하고 있는 사랑에 대해 새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와 다른 남들을 통해 오히려 나를 볼 수 있는 이런 기회가 더 이어지면 좋으련만~!
아쉽지만 또 다른 시간의 만남을 기대해봅니다. - 스텔라

 


“이해할 수 없고, 인정할 수 없고, 존중할 수 없는 무엇들을 쉽고 편하게 부정하진 말아야지 하고 작게 읊조릴 뿐이다.” - 「역자의 말」 중
<폴리아모리>를 읽고 저도 저와 다른 모든 것을 ‘쉽고, 편하게’ 부정은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 S편집자

 


 

그동안 모다읽기에 참석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모다읽기는 이렇게 3회차로 마감을 하게 되었지만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독서모임, 또는 다른 어떤 형태로든 독자분들과 만나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다읽기는 책의 해의 일환으로 하게 된 독서모임인데요, 얼마 남지 않은 '2018 책의 해', 모두 책 읽는 날 되시길 바라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폴리아모리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

 

후카미 기쿠에 글 | 곽규환 ․ 진효아 옮김 | 235쪽 | 2018년 3월 30일 출간

『폴리아모리』는 그 어원의 배경, 역사를 개괄하는 개념적 정의들 그리고 실제로 폴리아모리라는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삶을 함께 소개하여 쉽고 정확하게 다른 사랑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입문서’이다. 폴리아모리를 연구하는 사회인류학자에 의해 작성된 정연한 보고서이면서도, 다른 사랑의 방식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열린 태도를 가진 한 사람의 진솔한 고백이기도 하다. 

 

 

폴리아모리 - 10점
후카미 기쿠에 지음, 곽규환.진효아 옮김/해피북미디어

 

Posted by 실버_

 

책의 해를 맞아 출판사와 독자가 ‘함께 모여서 읽는’ 소소하지만 따뜻한 독서모임,
이름하여 ‘모다 읽기’!

그 두 번째 모임이 지난 9월 19일에 있었습니다.
이날도 비가 왔었는데요, (모다 읽기 시간마다 비가 오는듯한^^;)
그래도 참석자분들 모두 시간에 맞추어 산지니x공간에 모여 주셨어요.

 

두 번째 모임은 산지니의 도서 <나는 나>를 읽고 이야기해보았는데요,
<나는 나>는 일본 여성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를 담은 책입니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작년에 개봉한 영화 ‘박열’을 통해 많이 알려졌지요.

영화 속에서도 ‘옥중 수기’가 중요하게 다루어져서, 책과 영화를 함께 보며

가네코 후미코의 삶을 함께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독서모임에서 가장 설레는 시간, 참석해주신 분들의 소개를 들어봐야겠죠?
(익명성을 위해 닉네임을 사용합니다. :)
각자의 닉네임에 대한 이유는 맨 아래 마무리 부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Q. <나는 나> 독서모임에 참석하게 된 계기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S 편집자
책의 해와 함께하는 독서모임을 기획하며 어떤 책이 좋을까 고민하던 중에, <나는 나>가 눈에 들어왔어요. 불꽃같던 삶을 살았던 여성, 가네코 후미코의 삶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가 많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영화 ‘박열’을 통해 유명해진 산지니의 효자 도서이기도 해서 많은 분들이 아실만한 책이라는 생각도 했고요.

 

- 스텔라
저는 영화에 대해서 들어보기는 했었는데, 책을 읽기 전엔 실존 인물인지는 몰랐어요. 그런데 산지니출판사의 SNS에 올라온 모다 읽기 공지를 보고, 실존 인물인 것을 알게 되어 흥미를 가지게 되었어요. 또 책의 제목 ‘나는 나’가 책을 읽기 전부터 왠지 모르게 딱 와 닿았어요. 읽고 싶은 제목이랄까...? 그리고 영화 관련 직종에서 일하다 보니, 영화와 함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부분이 흥미로워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달래룸메
가네코 후미코 ‘박열’을 먼저 보고,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에서는 박열을 만나기 이전의 가네코 후미코의 삶이 어떻게 되었는지 잘 드러나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이번 독서모임을 통해 가네코 후미코라는 인물에 대해 더 알아보고, 생각해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 백설기
저는 영화 ‘박열’과 책 ‘나는 나’ 두 가지 모두 알지 못했는데요, 독서모임 공지를 통해서 책과 영화를 알게 되었습니다. 남북공동회담도 있었고, ‘국가’란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었는데, 아나키스트로서 국가라는 관념을 떠나서 신념을 지키려고 했던 사람, 또 한 명의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참가자분들의 소개를 들어보고,

본격적으로 <나는 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나는 나>에서는 ‘박열을 만나는 지점’까지의 이야기가 쓰여져 있고,
영화 ‘박열’에서는 박열을 만난 이후 가네코 후미코의 말기를 볼 수 있는데요.

 

'박열' 속에서 오히려 가네코 후미코라는 캐릭터가 두드러지게 보인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요. 그래서 이번 독서모임에서는 가네코 후미코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영화를 기승전결으로 나누어 먼저 살펴보았습니다.

 

 

기 - 박열과의 만남

 

 

가네코 후미코는 박열이 월간청년에 개제한 <개새끼>라는 시를 보고, ‘이 남자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하늘을 보고 짖는
달을 보고 짖는
보잘 것 없는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높은 양반의 가랑이에서
뜨거운 것이 쏟아져
내가 목욕을 할 때
나도 그의 다리에다
뜨거운 줄기를 뿜어대는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 박열, <개새끼>

 

가네코 후미코는 이 시를 읽은 이후 무작정 박열에게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였다고 해요.

이때 가네코 후미코의 나이는 20살이었다고 합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강단 있는 선택을 하는 면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 박열과 만나는 장면에서 가네코 후미코는 박열에게 “나도 아나키스트에요.”라는 말을 하는데요. 아나키스트의 개념에 대해 함께 보실까요?

 

아나키스트


- 아나키즘을 추구하는 사람. 아나키즘은 국가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억압과 지배를 반대하고 사회혁명을 통해 개인의 절대적 자유를 추구하는 사상이다. 흔히 ‘무정부주의’로 번역하지만, 아나키즘이 무정부주의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 한국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전해져 민족해방운동 이념의 하나로 기능했다.

 

- 아나키즘은 자유와 평등을 중시하며 모든 종류의 지배 권력을 부정한다.

 

이 ‘아나키스트’라는 개념은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를 잇는 개념으로 작용하며 둘 사이를 끈끈하게 합니다.

 


승 - 옥에서의 생활

 

 

그렇게 동거를 하게 된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


그즈음 일본에는 관동대지진이 일어나고, 일본 정부는 민란 봉기를 막기 위해 조선인에 대한 괴소문을 퍼뜨립니다. 또한 관동대학살 사건으로부터 대중들의 눈을 돌리기 위해 희생양과 사건을 찾아냅니다. 그렇게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는 일본 정부의 타겟이 되어 옥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나 가네코 후미코는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당당한 모습을 보이며 일본 검사를 당황하게 하죠. 심문 도중 가네코 후미코는 검사에게 "박열은 나에 대해 어떻게 진술하였는가”라고 묻기도 했는데요, 검사는 박열이 “그녀에 대한 진술을 내가 하면 그녀의 마음에 상처가 될 것이기 때문에 가네코 후미코의 ‘주체적 판단’에 맡긴다”라 말했다고 전해줍니다. 가네코는 그 말을 듣고 싱긋 미소를 짓는데요, 이 장면에서는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의 동등하고도 조금은 독특한 사랑의 방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전 - 박열과의 사랑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은 동지로서도 사상과 의견이 맞았지만, 연인으로서의 사랑도 불같았는데요.

영화 속에서는 옥중에서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옥중이지만, 사상범으로서 또 검사의 동정으로 박열의 소원을 들어주게 된 것인데요.

이 부분에서 박열은 잠시 자리를 비켜달라고 말하고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이후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일본 정부에서 가네코 후미코의 임신 가능성을 제기하며 자살로 위조한 살해를 했다는 주장도 있다고 합니다. 어느 쪽이든 안타까운 죽음이지요...

 


결 - 옥중수기를 맡기는 후미코

 

 

후미코는 자신이 옥중에서 썼던 수기를 선배 ‘구리하라’에게 맡기게 됩니다. 그러면서 책으로 출판해달라고 말을 하는데요. 출판할 때 지켜달라고 당부한 내용은 책에 함께 실렸습니다.

 

구리하라 형


* 기록 외의 장면은 전후 관계 등에 있어서 조금 윤색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록은 모두 사실에 입각한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인 것에 생명이 있습니다. 따라서 어디까지나 ‘사실의 기록으로서 봐주고 다루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문체는 어디까지나 단순하게, 솔직하게, 그리고 딱딱하지 않게 가능한 평이하게 해주었으면 합니다.


*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미사여구를 사용한다든지 지나친 기교를 부린다든지 우회적인 형용사를 붙인다든지 하는 일은 피하고 싶습니다.

 

원고를 많이 고치지 말고 최대한 단순하게, 솔직하게, 그리고 딱딱하지 않게 써달라는 것을 보며 가네코 후미코의 당당했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눈 후에는 책 속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을 이야기해보았습니다.

각자 인상 깊었던 구절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나의 불행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요코하마에서 야마나시에서, 조선에서, 하마마쓰에서, 나는 줄곧 학대당했다. 나는 ‘자신’이라는 것을 가질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모든 과거에 감사한다. (…) 왜냐하면 만약 내가 나의 아버지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집에서 부족함을 모르고 자랐다면, 아마 나는 내가 그토록 혐오하고 경멸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성격, 생활을 그대로 받아들여 결국에는 나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적으로 불운한 탓에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벌써 열일곱 살이 되었다.

- '도쿄로!' 중


모든 일에 열정을 갖던 당시 나는 고학을 해서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확실히 꺠달았다. 지금과 같은 세상에서는 고학을 하더라도 훌륭하게 될 수 없다는 것을, 아니, 그뿐만이 아니다. 훌륭하다고 대접받는 사람만큼 별 볼 일 없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이 훌륭하다고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나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위한 진정한 만족과 자유를 얻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나 자신이어야만 한다.
나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노예로 살아왔다. 참으로 많은 남자들의 장난감으로 살아왔다. 나는 나 자신을 살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한 일을해야 한다. 그렇다. 나 자신의 일이다. 그러나 나 자신의 일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그것을 알고 싶다. 그것을 깨달아 실천하고 싶다.

- '일! 나 자신을 위한 일!' 중


“한 가지 더 물어볼게요. 당신은 민족운동가인가요? (…) 사실 난 조선에 오랫동안 살았던 적이 있어요. 그 때문인지 민족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어렴풋하게나마 알 것 같은 기분도 드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조선인이 아니라서 그들처럼 일본으로부터 억압받은 일이 없으니, 조선인들과 함께 독립운동을 할 마음은 좀처럼 생기지 않는군요. 그러니까 당신이 만약 독립운동가라면 유감스럽지만 당신과 함께할 수 없어요.”

- '일! 나 자신을 위한 일!' 중

 

 

등 책속에 공감을 일으킨 많은 이야기 중에는, 모두 다 그녀의 주체성과 항상 철저하게 ‘자신’의 모습을 살고자 노력했던 아나키스트로서의 가네코 후미코의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모임의 끝에는 인상 깊었던 구절이나 생각을 짧게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S 편집자

 


"나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위한 진정한 만족과 자유를 얻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나' 자신이어야만 한다."

 

마음에 드는 구절이자, 평소에 다른 사람의 평가를 많이 생각하는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해요. 가네코 후미코의 당당한 모습을 닮고 싶기도 해서 한 구절을 인용해서 곱씹으며 시간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 스텔라

 

 

 

 

 

 

 

 

 

 

 

 

 

 

 

 

 

 

 

 

 

 

 

 

 

 

 

 

 

나의 스무살과 후미코의 스무살을 비교해보게 되었다.

독립적이고 당당하지 못한 내 못난 스무살에도 고민과 진지함은 있었다.

담담하게 읽히지만 내내 기억나는 사람, 그녀의 이야기는 진정 '선물'이었다.

 

 

어릴 적에 '라스트 콘서트’라는 영화를 감명 깊게 봐서 그 이후로 쭉 주인공의 이름 ‘스텔라’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어요.

 

<나는 나>를 읽으면서, 아나키스트로서 “행동하고 사상적 모임을 꾸리고, 기존 체제를 깨부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이 그 시대에도 있었구나.”라는 것을 알게 해준 책이었어요. 세상을 원망하고 그치는 사람이 더 많았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20살 때 어땠지?’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20살의 그녀가 굉장히 대단하고 멋있게 보였어요.

대학생 시절, 사회의 부조리함에 대해 인식은 했지만, 현실에 내던져 살아가기 바쁘단 핑계를 대며 30년을 살아왔고, 결국 재작년에서야 촛불집회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사실 그러기는 힘든 일이지만, 우리 모두 가네코 후미코처럼, 자신의 삶을 반추하면서 그 안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는 노력,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달래룸메

 

 

“운명적으로 불운한 탓에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 그렇다. 나는 내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

삶의 갈림길에 서서 문경에 잠든 당신을 생각하겠습니다.

 

오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 같아요.
달래는 제가 키우는 햄스터의 이름인데요,
닉네임이 어째 조금 깨는 것 같지만 제 정체성이기 때문에^^ 닉네임으로 썼습니다.

 

 

 - 백설기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음도 마다 않던 그녀의 삶을 보며
제 삶의 지향점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너무 순응하며 산 건 아닌지...
그녀 삶의 마지막이 ‘부정’만은 아니었길 바래봅니다.

 

닉네임은 오늘 준비해주신 간식 ‘백설기’를 보고 지었습니다.

 


모다 읽기 세 번째 시간에서는,

국가와 가부장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를 염원하고 실천했던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 <나는 나>를 읽고 모여

여러 가지 감상을 나누어보았습니다.

 

같은 책을 읽고도, 각자의 감상이 다른 것을 보며
독서모임의 필요성과 힘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모다읽기의 마지막인 세 번째 시간은
사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책,

<폴리아모리>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 공지 바로가기

 

마지막 모임인 만큼, 모임 후에는 맥주 한 잔과 함께

편하게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지고자 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네코 후미코의 삶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으신 분들은

<나는 나>를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

 

 

나는 나 - 10점
가네코 후미코 지음, 조정민 옮김/산지니
Posted by 실버_

안녕하세요:) 산지니 출판사입니다!

성황리에 종료된 1차, 2차 <모다 읽기 독서모임>에 이어

3차 모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번 책은 <폴리아모리>입니다. 

독서모임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부담갖지 말고 신청해주세요:)

11월 8일 저녁 6시 반 산지니X공간에서 만나요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산지니출판사입니다.

 

2018 책의 해와 함께하는 <모다 읽기> 프로젝트 2차! 모집합니다.

 

9월 19일 수요일 6시 반,

책을 좋아하는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

 

 

 

Posted by 실버_

 

안녕하세요, 실버 편집자입니다.

책의 해와 함께하는 모다 읽기모두 함께 읽고 모여서 같이 읽자 프로젝트, 그 첫 번째 모임이 지난주 목요일 산지니X공간에서 있었습니다.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비가 오고 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에도 참석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첫 번째 모임의 주제는 책에 대한 책이었는데요.
특정한 책을 정하지 않고, 각자 추천하는 책을 가지고 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조금 자유로운 형식이라 더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아요.

 

 

 

 

우선 짧은 자기소개와 함께 책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실버 편집자입니다. 모다 읽기 독서모임의 진행자이기도 하지요.
저는 <읽는 삶 만드는 삶>을 우연히 서점에서 보게 되었는데요,
‘책이 한 편집자에게 작용한 일, 그 편집자가 글을 엮고 모으는 일에 관하여’라는 뒷표지 문구에 반해 읽게 되었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솔릭입니다.
제가 추천하는 책은 <책갈피의 기분>인데요, 저는 독립서점에 자주 가는 편인데, 서면에 자주 가는 독립서점에 우연히 발견하고 흥미가 들어 사게 되었습니다.
편집자로 근무하고 있는 저자가, ‘편집자’라는 직업에 대해서 가감 없이 밝히고 있는데요.
뒤표지에는 ‘어쩌다 편집자 같은 걸 하고 있을까’라는 문구가 있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썸입니다.

<사유의 거래에 대하여>라는 책을 들고 왔어요. 이 책은 얇지만 책에 대한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요. 그렇지만 관념적이지만은 않은 물질적인 부분까지 짚어주는 도서이지요.

몇 년 전 혜화에 있는 서점에서 구매하게 되었는데, 그때 잠시 읽었다가, 이번에 모임을 하게 되어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메밀입니다.
<황야의 헌책방>은 친구가 추천해줘서 읽게 된 책인데요,
이 책의 저자는 헌책방에서 고서점에서 8년 정도 일하다가 독립해서 헌책방에서 일하게 되었어요. 책방 운영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니가타입니다.
저는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를 가지고 왔어요. SNS 팔로우를 했던 산지니출판사에서 독서 모임을 한다는 알림을 보고, 어떤 책이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SNS에서 봤던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라는 책이 눈에 띄어 후딱 읽고 오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저를 포함한 두 명은 편집자로서 바라본 책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한 분은 저자이면서 독자로서의 철학이 담긴 책을 두 분은 헌책방, 서점에 대한 책을 가져오게 되었더라구요.

다양한 분야이지만 또 나름대로 묶이는 지점이 있어서 나눌 이야기가 기대되었답니다.

 

은 소개 이후엔 책에 대해 세세하게 소개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책에서 말하고 싶은 부분이나 좋았던 구절, 같이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읽는 삶 만드는 삶> / 실버 편집자

 

저는 이 책에서 책의 역할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팝 PM 2:00’라는 꼭지에서는 책의 간접적 체험을 강조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이 대목이 정말 공감이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넓고 얕게 보는 책도 필요하다. 물론 그 하나로 모든 걸 알았다고 끝내게 하면 안 되고(책을 단 한 권만 읽은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 더 깊은 세계로 건너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나는 그런 책들의 필요를 어느 누구보다 깊이 공감한다. 허영이면 어떻고 가짜면 어떤가? 아직 찾는 중인데. 『팝 PM 2:00』가 내게 해 주었던 일을 내가 만든 책이 누군가에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책을 읽고 나면 존 레넌은 직접 듣는 걸로.”

 

더불어 유유출판사의 참신한 기획력과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습니다.

 

 

<책갈피의 기분> / 솔릭

 

편집자인 저자는 책과 책, 원고와 원고 사이, 디자인팀과 작가 사이에서, 치이고 치어서 책갈피처럼 책들 틈에 끼어있는 모습을 담아 <책갈피의 기분>이라는 제목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편집자를 꿈꿨던 저로서는 충격적인 모습이었어요. 처음 환상을 깨준 책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특히 ‘유토피아는 없다’는 꼭지를 보고 출판업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를 보았는데요,
책에서 어느 편집자는 문화비, 야근 시 추가수당이 지급되는 유토피아적인 회사를 차렸지만, 얼마 안 가 회사는 문을 닫고 맙니다. 저는 그것을 보고 책을 만드는 일이 문화적이기도 하지만 사업적인 일이라는 걸 무시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유의 거래에 대하여> / 썸

 

앞의 두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현실적인 문제를 담고 있지는 않지만, 두고두고 읽을 책이라고 생각을 해요. 책을 읽으면서 이런 문장이 눈에 들어왔어요.

 

“책의 고유한 특성, 그것의 실용적 가치, 혹은 마법적 힘, 아니면 책성이라는 단어로 불러야 할 그것은 달리 어디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책이 열리는 지점과 닫히는 지점 사이, 그것이 조직하고 있는 관계 내부에 존재한다.”

 

“책은 탁자 위에 올려놓는 오브제가 아니다. 종이장 위에 인쇄된 상태의 텍스트는 더더욱 아니다. 책은 차라리 열림과 닫힘 사이를 오가는 것이다. 혹은 그들 사이의 긴장감 속에 놓여진 것이다. 책은 그들 사이의 긴장의 끈을 풀기도 하며 동시에 촉발하기도 한다. 책장이 넘어갈 때는 쉬지 않고 그것을 유지한다.”

 

위의 문장들을 보면서 책에 대한 사유를 다시 깊게 하게 되었는데요,
책이라는 것은 ‘닫힘과 열림’ 그 자체라는 말이 와닿았어요.
책은 열려 있기도 하고 닫혀있기도 하며, 자기를 드러내 보이는 것 같지만 감추기도 하지요.
항상 열려있거나 닫혀있지 않은 책의 특성이 매력적이었어요.
    

       
<황야의 헌책방> / 메밀 

 

유명한 고서점에서 일하다가, 독립해서 헌책방을 내게 된 저자의 에피소드 면면이 정말 흥미로웠어요. 또 세계 최대 헌책방 거리 진보초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꼭 가보고 싶네요.

 

대학생이라서 책을 읽고 무언가를 쓰는 과제로서 접근해서 지칠 때가 있었는데,
자유롭게 독서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라서 좋았습니다.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 니가타

 

헌책방에 대한 책도 많고, 이반 일리치와 연결된 책도 많은데,
이 책은 헌책방과 이반 일리치를 연결한 점이 색다른 것 같아요.

 

이 책에서 IT 기업에서 일을 하다가 헌책방에서 일할 때 편하게 일하려고 기계를 구입했는데, 기계를 관리하기 위해 노동 인력이 많아졌다는 내용이 나와요. 노동을 줄이려고 샀는데, 노동이 늘어난 것이지요. 이런 점을 보며 노동과 기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이 책을 통해 이반일리치의 사상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요.

 

또 이 책에서도 <황야의 헌책방>처럼 도쿄 곳곳에 있는 헌책방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요. 다음 주에 도쿄 여행을 가는데 책 속에서 소개된 장소에 갈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책의 해를 맞아 ‘책에 대한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비가 왔지만 그렇게 때문에 더 아늑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눈 것 같기도 했어요. 따뜻한 커피와 함께 진행된 독서모임의 마무리는 오늘의 모임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겸허하게 말할 수 있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네.
동서고금의 책 중에 우리가 파악할 수 있는 것은 1퍼센트도 안되거든.”


By 메밀

 

 

 

 

 

 

“책은 동요와 불안 속에서 태어난다. 그렇게 애를 태우며 펼쳐지고 진정되기를 갈구하며 스스로를 찾아 나가는 어떤 한 형태가 발효되어 탄생하는 것이다.”

 
By

 

 

 

 

 

 

 

“닫힘과 열림 사이에는 유토피아가 있지 않을까?”


By 쏠릭

 

 

 

 

 

 

 

 

이런 생활이 좋다.
비로소 내 생활을 찾았기 때문이다.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닌
내 생활을 만났기 때문이다.”


By 니가타

 

 

 

 

 

“태풍 오는 날, 책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참석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오늘도 책 읽는 하루 되시길...!”


By 실버 편집자

 

 

 

 

 

 

 

 

실버편집자도 독서모임을 참석해보긴 했지만, 직접 이끌어가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았을 텐데, 모두 활발하게 참여해주셔서 제 미숙한 부분이 덜 드러났던 것 같았어요. 다시 한번 감사했습니다. (꾸벅) 더불어 직접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분들이 존경스러웠답니다.

 

앞으로도 어설픈 편집자가 진행하는 책의 해 ‘모다 읽기’ 독서모임은 계속될 예정이니깐요,

남은 모임도 많은 참여 부탁드릴게요 :)

 

 

2차 모임 신청 바로가기 -> http://sanzinibook.tistory.com/2528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 10점
윤성근 지음/산지니

읽는 삶, 만드는 삶 - 10점
이현주 지음/유유

황야의 헌책방 - 10점
모리오카 요시유키 지음, 송태욱 옮김/한뼘책방

사유의 거래에 대하여 - 10점
장 뤽 낭시 지음, 이선희 옮김/길

Posted by 실버_

무더운 여름, 모든 산지니 가족들(대표님부터 인턴분들까지^^)이

힘을 모아 땀을 뻘뻘 흘리며 준비하고 있는 것은?

 

바로 산지니X공간 프로젝트입니다.

 

 

산지니X공간은 아직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부산지역 출판의 역사를 모으고 소개하는 전시를 산지니 출판사가 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인데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흩어져 있던 부산 지역의 출판 자료들을 조사하고, 추리고, 모으는 과정에서

남아 있는 도서를 찾기 위해 부산 각 출판사들에게 연락하고,

보수동 헌책방을 샅샅이 뒤지는 등 바쁜 나날이었지요.

 

이번 프로젝트는 부산 문학과 출판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현재 부산의 출판과 문화 현황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은 물론,

나아가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해보는 까지에 그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이런 담대한^^ 취지를 가지고 개설된 공간은,

준비 끝에 드디어 다음 주에 개관을 앞두고 있는데요.

개관을 기념하며 여러분을 모시고 작은 행사를 함께 하고자 합니다.

 

 


 

산지니X공간 개관식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언제? 7월 24일 화요일 오후 6시

 

어디서? 산지니X공간  

(부산시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97 스카이비즈 A동 710)

 

 

 

 

 

▲ 산지니x 공간 (위에서부터 나무책장, 베란다 독서공간, 책식탁)

 

 

- 행사 1부에서는

요산문학관장 조갑상 선생님과 산지니 출판사 강수걸 대표님의 축사를 시작으로,

<책 제목 키워드로 보는 부산지역 출판의 역사> 전시에 큰 도움을 주신 구모룡 평론가를 모시고 부산지역 출판의 역사에 대한 강연을 들을 예정입니다.

 

- 행사 2부에서는

산지니에서 최근 출간된 <시인의 공책>의 저자 구모룡 교수님을 모시고 

북토크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사회자로는 김대성 문학평론가, 대담자로는 임성원 부산일보 논설위원을 모셨습니다.

 

<시인의 공책> 은 부산의 대표 문학평론가이신 구모룡 선생님의

‘문학, 철학, 사회, 장소, 부산’에 대한 깊이 있는 고뇌와 사유가 담긴 책인데요?

책의 한 대목에서는 부산 문학과 출판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한국현대문학의 메카로서의 부산! 이는 나만의 공상이 아니다. 리얼리즘, 모더니즘, 해양문학, 추리문학 등 모든 영역에서 부산은, 한국현대문학의 중심적 가치들을 만들어 왔다. 문제는 이 소중한 가치를 부산이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_ p.183, 「부산은 현대문학의 메카다」, 『시인의 공책』 중에서

 

 

 

부산 출판 역사와 비평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신 교수님께서

집필한 책이라 부산의 출판 역사에 담긴 공간 개관식과도 맥이 이어지지요.

 

▲ 산지니x공간 책식탁에 전시되어 있는 <시인의 공책>

 


 

 

개관식에서도 볼 수 있는, <책 제목 키워드로 보는 부산지역 출판의 작은 역사> 전시는 9월 21일까지 평일 10시~17시에 관람하실 수 있으니

보기만 해도 시원한 수영강변이 내려다보이는 산지니X공간에 오셔서

책과 함께하는 피서를 즐겨보세요.

책을 사랑하고, 지역 문화와 출판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책 제목 키워드로 보는 부산지역 출판의 작은 역사> 전시 보기

 

 

또한 이번 년도 말까지 상시 전시와 함께 지역 출판과 관련된 다양한 강연, 독서 모임 등의 다채로운 행사도 열릴 예정이오니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강연과 모임 관련해서는

산지니 공간 트위터 https://twitter.com/sanzinixspace

산지니 블로그 http://sanzinibook.tistory.com/ 를 통해 소식을 전할 예정이오니,

계속 주목해주세요 :)

 

 

산지니 가족들이 오랜 기간 심혈을 기울여 만든 공간이자 행사인 만큼,

많이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무더운 여름 날씨에 조심해서 오세요^^

다음 주 화요일, 개관식 행사에서 뵙겠습니다.

Posted by 실버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