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의 서재] 도시에 관한 여러 생각

 

강남을 읽다, 팝업시티, 도시는 정치다

아침엔 우유 한잔 점심엔 FAST FOOD 쫓기는 사람처럼 시계 바늘 보면서 거리를 가득 메운 자동차 경적소리 어깨를 늘어뜨린 학생들 THIS IS THE CITY LIFE.”

 

가수 고(故) 신해철은 노래 ‘도시인’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에게 도시는 많은 이들이 모여 살지만 낯설고, 너무 바빠 인간성조차 잃어버린 곳이다. 도시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닌 회색빛 빌딩들이다. 인간은 그저 돈을 벌려고 도시에서 살아간다. 그의 노래가 강렬하긴 하지만, 도시는 꼭 그런 곳만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도시에서 어떤 의미를 더 찾아낼 수 있을까. 주제만 비슷하면 마구 마구 엮는 금요일의 서재, 이번 주는 도시에 관한 책을 골랐다.

 

 


 
●욕망의 땅 강남=강남은 부와 권력의 상징이다. 허허벌판이었던 이곳은 반세기 만에 사람들이 선망하는 부와 권력의 중심지로 거듭났다. 또 우리나라에서 가장 짧은 기간 가장 활발히 개발된 곳이기도 하다. ‘강남을 읽다’(여유당)는 강남이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했는지 분석한다.
 
저자는 강남 개발이 서울시의 폭발적인 인구 증가, 남북 대치 분단 상황, 한·미·일 동맹에 기초한 경제개발계획이 맞물린 결과라고 말한다. 강남 개발의 시작은 1966년 한남대교 건설 공사와 1968년 경부고속도로 착공이었다. 경부고속도로 부지를 확보하려고 시행된 영동지구 개발을 시작으로 강남에 수많은 아파트 단지들이 조성됐다.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유치로 잠실종합운동장과 올림픽공원을 비롯해 코엑스 같은 고층빌딩이 들어섰다. 순환선인 서울지하철 2호선이 개통되고, 서울 도심의 명문고등학교들이 강남으로 이전하면서 강남 8학군 신화도 힘을 보탰다.


  
그러나 강남의 찬란한 이름 뒤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아파트공화국, 부동산 폭등, 사교육, 비리와 안전사고, 부의 양극화 등 강남불패의 이면에 숨겨진 강남 현상의 제 문제를 가감 없이 들춰낸다.

 

 


 
●도시는 진화한다=책 제목부터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팝업시티’(이데아)는 한 공간에서 용도가 얼마든지 혼합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도시계획 체계를 세우는 개념이다. 밑바탕에 ‘공유경제’ 개념이 자리한다. 유휴자산의 용도를 쉽게 바꿔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한 도시라는 의미다.
 
용도의 혼합은 예컨대 주택을 개조해 일부 공간을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하고 주택과 상점이 동시에 존재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팝업 매장처럼 특정 기간만 용도가 바뀌는 것까지 포함한다. 예컨대 스위트스팟 같은 서비스 플랫폼은 건물 중 일부, 잘 쓰지 않던 공간을 사람들에게 빌려줘 일시적인 판매시설(팝업매장)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에어비앤비는 주거공간을 일시적으로 숙박용으로, 스페이스 클라우드 같은 플랫폼은 주거공간을 파티룸으로 잠시 사용할 수 있다.

 

신문기자 시절 도시전문기자로 활동한 음성원 도시건축전문작가가 썼다. 저자는 팝업시티가 지루한 풍경 대신 역동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인의 취향을 잡을 수 있는 새로움을 보여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생각대로 도시는 생물처럼 바뀔 수 있을까.

 

 


 
●도시에 얽힌 정치=도로를 어디에 뚫고, 아파트단지와 생산시설, 행정기관과 업무·상업구역 등을 어디에 어느 정도 규모로 짓고 허무느냐에 따라 엄청난 손익이 발생한다. 지난 고도성장 시기부터 최근의 용산 사태에 이르기까지 시청, 건설업체, 복부인, 현지 가옥주와 세입자 등이 서로 뒤엉켜 생존권과 각종 이권을 둘러싸고 격렬한 다툼을 벌였다.
 
한국의 대표적 도시사회학자 고(故) 윤일성 부산대 사회학과 교수의 ‘도시는 정치다’(산지니)는 도시를 정치 관점에서 바라본다. 부산의 산과 강, 바다를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이뤄지는 대규모 난개발, 토건주의적 성장연합의 틀을 바탕으로 해운대 엘시티 사업비리, 한국 최초의 항만 재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부산 북항 재개발의 성격과 위상 등 사례로 부산 개발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을 보여준다.

 

이를 토대로 도시재생 전략에 대한 새로운 방향 모색을 꿈꾼다. 도시재생을 도시재개발의 아류 정도로 여기는 일반의 상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1990년대 이후 영국 도시재생 정책의 실태를 점검하고 이를 교훈 삼아 한국에서 도시재생 가능성을 탐색한다.

 

도시 성장 및 재생의 밑거름이 되는 도시문화에 대한 단상도 모았다. 뉴욕 소호, 중국 상하이 M50, 서울 문래예술공단, 부산 또따또가, 인천 아파트 플랫폼 등 문화예술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노후쇠락지구에서 도시재생을 도모하는 국내외 사례도 눈여겨보자.

 

 

서울신문 김기중 기자 / gjkim@seoul.co.kr                                              

기사 원문 바로가

 

 



새로 나온 책 - 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친다

 

 

 

 

안녕, 동백숲 작은 집
하얼과 페달 지음, 열매하나 펴냄

 

“적어도 우리는 그렇지 않고 싶었다. 흔적 없이 살다가 가는 야생동물처럼 살고 싶었다.”

 

올해 초 tvN에서 방영된 <숲속의 작은 집>을 아시는지. 두 배우가 외딴 산속에서 수도나 전기, 가스 없이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것을 지켜보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제아무리 ‘고립’이 현대인의 로망이라지만 이를 보며 많은 이들이 실감했으리라. 며칠이니 망정이지 저렇게는 도저히 못 살겠다고.
그런데 이런 삶을 ‘리얼’로 선택한 젊은 부부가 있다. 2011년 서울을 떠나 전남 장흥의 동백 숲으로 떠난 하얼과 페달이 그들이다. 환경단체에서 일하던 둘은 지구에 해를 덜 끼치는 삶을 직접 살아보기로 결심하고 일상의 모든 것을 바꿔나간다.
전기 대신 햇빛, 가스 대신 화덕, 육식 대신 채식을 선택한 이들의 지난 7년간을 호기심과 부러움, 미안함이 뒤섞인 채 따라가게 되는 책이다.

 

 

 


내 삶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
에르베 기베르 지음, 장소미 옮김, 알마 펴냄

 

“그곳에 감도는 위험이 새로운 공모감과 새로운 애틋함, 새로운 결속감을 만들어냈거든.”


저자는 <내 삶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를 소설로 분류한다. 의구심이 든다. 저자가 ‘픽션’이라는 장르로 도피한 것 아닌가 하는.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정확하지 않은 기록은 1988년에 시작된다. 그는 1981년을 회고하며 실체는 없고 소문만 무성한 질병에 대해 이야기한다. 에이즈, 즉 후천성면역결핍증이다. 저자 에르베 기베르는 바이러스가
몸 안으로 침투하면서 변화하는 신체를 바라보고 공포를 마주하는 과정을 기록했다. 다가올 죽음으로부터 도피하고 체념하는 우울의 시간이다.
저자는 자신이 에이즈 환자임을 밝힌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 사실 또는 허구에 관한 물음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김현 시인의 말처럼 어느 쪽이더라도 진실에 가까울 것이기 때문이다.

 

 

 


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친다
마강래 지음, 개마고원 펴냄

 

“권한도 받을 능력이 있어야 한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지역 격차’ 해소의 대안으로 ‘지방분권’을 내민다. 거의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진다. 저자는 이를 잘못된 고정관념이며 ‘위험한 착각’이라고 역설한다.
서울시 강남구는 자체 수입이 5222억원에 달하는 반면 전남 구례군의 그것은 225억원에 불과하다. 이런 ‘능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지자체들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도록 하는 지방분권 제도를 본격화하면 어떻게 될까? 지역 간 격차가 오히려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지방분권이 자칫 “헤비급과 라이트급 선수가 함께 링에 오르는” 경기처럼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지방분권을 서두르기보다 이를 위해 필요한 상황과 조건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며, 광역화와 거점 개발을 핵심 대안으로 제시한다.

 

 

 


21세기 엘리트
로르 블로 지음, 권희선 옮김, 인문결 펴냄

 

“여기서는 힘껏 달려야 겨우 제자리야. 지금보다 두 배는 빨라야 제자리를 벗어날걸.”

 

2014년 11월 웹브라우저 파이어폭스 개발 업체인 모질라 재단은 구글과의 계약을 과감히 종료한다. 구글은 재단 수입의 90%를 담당하는 최대 거래처였다. 이후 모질라는 자발적 참여자 수만명을 통해 집단의 힘을 실험하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기존 시스템에 대안을 제시하고, 이용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개인정보도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디지털 미래 사회에 대한 전망은 유토피아 혹은 디스토피아로 극명하게 갈린다. 이 책은 ‘디지털 시대 새로운 엘리트에 관한 낙천적 고찰’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지만, 낙관적인 미래만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시대를 맞아 기성 엘리트와 지식인이 어떻게 ‘우왕좌왕’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도시는 정치다
윤일성 지음, 산지니 펴냄

 

“도시는 정치고 정치는 힘이다.”

 

“도시는 정치다”라는 저자의 단언에는 깊은 분노가 서려 있다. 부산의 대규모 난개발을 목도하고 탐욕과 불의가 어떻게 그곳에 깃들고 검찰 수사는 또 어떻게 싱겁게 마무리되는지 지켜보면서 도시를 정치로 단언했다. 도시사회학 연구에 평생을 헌신한 저자는 도시계획이 합리적인 토론의 산물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하기 위해 힘껏 맞붙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지역의 정치·행정 엘리트와 극소수 경제 엘리트가 구축한 도시 통치 체제인 ‘성장연대’를 통해 도시계획이 왜곡된다는 선행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해운대 엘시티 사업 등 부산의 난개발 역사를 되짚어본다. 그 난개발의 뒤편에서 단순히 소외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피해를 온몸으로 뒤집어써야 하는 서민들의 실태를 들여다본다.

 

 

 


강남을 읽다
전상봉 지음, 여유당 펴냄

 

“서울을 좋은 도시로 만들지 말아야 농촌 인구가 몰려오지 않는다.”

 

강남초등학교는 서울시 강남구가 아니라 동작구 사당동에 있다. 여기에는 곡절이 있다. 경성부가 확장될 때 영등포구와 동작구가 편입되면서 강남이라는 말이 생겼다. ‘영동’은 영등포구의 동쪽이라는 의미였다. 대한제국이 한성부를 개조하고,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경성부를 확대하고, 독재 정부가 서울을 확장할 때 강남은 점점 선명해졌다.
 
시대의 욕망과 권력의 논리를 따라 서울을 확장하게 되면서 만나는 강남이라는 신천지에 대해 사유했다. 청와대와 서울시가 어떻게 조직적인 투기로 사리사욕을 채웠는지, 고속터미널 건설을 놓고 어떻게 지역 차별이 구현되었는지, 아파트 가격 상승을 위해 어떤 강북의 명문 고등학교를 강남으로 이주시켰는지 들여다보았다.

 

 

 

시사IN 편집국 

기사 원문 바로가기

 

 

 

도시는 정치다 - 10점
윤일성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실버_

댓글을 달아 주세요

서울신문 [그 책속 이미지] 코너에 『지리산둘레길 그림 편지』 소개 기사가 실렸습니다. 기사 속에 첨부되어 있는 아래 그림 <산천재에서 본 천왕봉>은 책을 펼치자마자 만날 수 있는 작품인데요, 책을 통해 그림의 실감을 더 가까이 느끼실 수 있답니다. 

 

서울신문에 소개된 기사 소개와 함께, 책에 실린 그림 몇 점을 블로그에 함께 소개합니다. (이 책에는 이호신 화백의 '지리산 생활산수화' 134점이 실려 있습니다.) 

 

 

 

 

 

[그 책속 이미지] 그림으로 보고 글로 만나는 지리산



 

 

개천은 산에서 뻗어 나와 조용히 흘러간다. 화사하게 핀 꽃나무는 청록의 소나무와 어울리며 근사한 풍경을 만든다. 국립공원 50주년 기념공원을 찾은 사람들은 저마다 추억을 담는다. 사람들 너머 지리산 천왕봉이 든든하게 들어온다. 군데군데 기념물과 사당을 비롯한 건물들은 지리산 앞에서 마치 레고 블록처럼 아기자기할 뿐이다. 천왕봉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인심 좋은 노인 같기도, 무서운 할아버지 같기도 하다.

2008년 나눔과 화해의 정신을 기반으로 지리산 주변 3개 도, 5개 시군, 120여개 마을을 원형으로 연결해 조성한 지리산 둘레길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지리산 둘레길은 제주 올레길과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숲길이다. ‘지리산 둘레길 그림 편지’(산지니)는 이호신 화백과 이상윤 사단법인 숲길 이사가 지난 2년 동안 지리산 둘레길 21구간을 직접 걸으며 그리고 쓴 책이다. 21개 구간마다 8점 안팎의 지리산 실경 산수와 군더더기 없이 따뜻한 글이 숲속 나무들처럼 그럴듯하다. 책을 읽노라면 문득 산이 그리워진다. 이번 주말에 시간을 내어 아이들 데리고 야트막한 산에라도 올라야겠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지리산둘레길 그림 편지 속 '생활산수' 엿보기  

 

 

 

 

 

 

 

 

 

 

기사 원문 읽기 (서울신문)

 

 

지리산둘레길 그림 편지 - 10점
이상윤 지음, 이호신 그림/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중국이 미국과 더불어 ‘G2 국가’가 된 것은 꼭 경제 규모 때문만이 아닐 수 있다. 21세기 들어 중국은 영화대국으로 변모했다. 2012년부터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영화시장 2위가 됐다. 매년 600편 이상의 영화가 제작되고, 스크린 숫자는 2만개를 훌쩍 넘겼다. 2014년 중국 영화관 박스오피스 수익은 296억 3900만 위안(약 5조 5422억원)이었다. 2006년 26억 2000만 위안(약 4899억원)의 ‘작은 시장’에서 비약적 성장을 이룬 셈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수치가 중국 인구 1인당 고작 연평균 0.6편의 영화를 보며 이뤄 낸 수치일 뿐이라는 점이다.

지금도 매일매일 10여개씩 스크린이 늘어나고 있으니 그 규모는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경제, 국방, 외교에서 그러하듯 영화 역시 미국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짙다. 중국은 소프트 파워를 갖춘 문화강대국으로 발돋움했다. 문화산업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투자는 중국이 표방하는 ‘화평굴기’(和平?起·평화롭게 발전한다는 뜻)의 상징과도 같기 때문이다.

저자는 경성대 연극영화학부 교수이자 아시아영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미국 혹은 유럽에서 영화를 공부한 이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보기 드문 중국 유학파 출신이다. 베이징사범대 예술학원에서 영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 정부의 영화정책, 중국 영화시장, 중국 영화계의 안팎에 대해 총체적이고 유기적으로 분석한다. 책의 제목처럼 현재 중국 영화에 대한 시의성 있는 분석을 담은 사실상 첫 책이라 할 수 있다. 사전사후 검열제도, 상명하달식 명령체계 등 ‘정부 주도형 영화발전 모델’을 갖고 있는 중국 영화산업의 특성과 함께 문화예술 측면에서 중국 영화 개별 작품의 경향성 변모 추이도 함께 담았다.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영화산업에 대한 총체적인 조망은 한국과의 관계에서도 함의하는 바가 크다. 중국 자본이 이미 한국 영화계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11월 타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한·중 합작영화 제작 분위기를 부추기는 등 교류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광대한 시장과 넉넉한 자본의 단물만을 노리다가 자칫 그동안 쌓아 온 영화 제작의 노하우만 빼앗긴 채 영화제작에서 중국의 주변부 국가로 전락할 위험도 있다. 한국에 ‘양날의 칼’처럼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던져 주는 상황임을 시사한다.


박록삼| 서울신문ㅣ2015-08-08


원문 읽기


중국영화의 오늘 - 10점
강내영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이성혜 지음/해피북미디어/301쪽/2만 5000원

요즘 그림·글씨를 포함한 미술품을 팔고 사는 시장과 공간은 도처에 수두룩하다. 인터넷에선 그림이며 미술 작품을 팔고 사는 거래가 붐을 이룬다. 그런데 이 땅의 미술품 거래 역사, 이른바 상품으로서의 미술이 등장한 건 100여년 역사에 불과하다.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은 그 상품 미술의 역사를 들춰냈다. 조선시대, 특히 조선 전기 극도로 제한됐던 미술품, 즉 서화의 생산과 유통이 어떻게 대중화되고 상품화됐는지를 추적해 흥미롭다. 널리 알려진 대로 조선시대 서화를 만들어내고 향유한 건 직업화가인 화원과 양반가 사대부들에 국한됐다. 도화원 소속인 화원(畵員)과 사자관(寫字官)은 지극히 기능적인 생산만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안견이 안평대군의 명을 받아 몽유도원도를 그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사대부들이 즐겼던 서화도 그냥 즐기고 선물하는 향유 차원에 머물렀고 대중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글씨로 유명했던 문인 김구라는 사람은 자신의 글씨가 매매의 대상이 됐다는 소식에 수치심을 못 이겨 절필했다고 한다. 하지만 조선 후기 들어 양상은 엄청나게 바뀌었다. 도화원 폐지와 중국 서적 수입이라는 문화현상이 큰 원인이었다. 서화예술이 서울 양반 문벌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했고 부를 획득한 중인·서민들 사이에서도 대중화됐다고 한다. 매매 중개인이 등장하는가 하면 서울 광통교 부근에는 서화를 판매하는 서화포도 생겼다. 주문생산과 대량생산 단계에 든 것이다. 책에는 도화원 폐지로 먹고살기가 힘들어진 직업 화가들의 생활상이 비중 있게 포개진다.

저자는 결국 한국 미술 대중화가 신분사회가 해체된 근대 전환기의 생존 방편 중 하나였음에 주목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일제강점기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서화가들의 애환과 한국 서화에 미친 영향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김성호서울신문ㅣ2014-12-27

원문 읽기: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41227018001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 - 10점
이성혜 지음/해피북미디어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