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라고 하지만, 아무나 마음을 움직이는 시를 쓰지는 못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1980년대 중반에 등단한 이후로 시집을 발표할 때마다 독자들의 감성을 흠뻑 깨우는 작품으로 다가오는, 조성래 시인은 참 대단합니다.

 

 

드물게 선보이는 까닭에 발표하는 시를 기다리는 마음은 더 간절하고, 존재 내면에 깃든 생명성을 형상화하는 시가 많은 이유로 시를 살피는 눈길과 손끝은 더 일렁입니다.

원고를 받아들고 시인과 소통하며 책이 나오는 순간을 가장 처음 들여다본, 보라색을 좋아하는 편집자는 이번 시집이 더 특별합니다. 산지니에서 어루만지는 마지막 시집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시인께 글을 다듬지 않고, 보듬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이『쪽배』를 가득 껴안고 오래도록 두고 읽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늘거울, 쪽배

 

우포늪 맑은 물에 쪽배 한 척 잠겨 있다

세월 놓치고 뒷전으로 밀려나 천천히

물 아래 가라앉는 생의 한 부분 보여주고 있다

무엇으로 채우려던 욕심 비운 지 오래

수초와 펄을 헤집던 삿대도 잃은 지 아득

삭은 관절 편안히 수면에 내맡기고 있다

생각하면 지난날들 모두 뜬구름

한 몸 고요히 해체하여 물로 돌아가는 것을

고물에 달라붙는 왕성한 물풀

생이가래도 이젠 생광스러울 뿐이다

한랭전선 떠메고 올 철새 기다리며

시린 물낯의 하늘거울에 담긴, 환하게 굴절된

잎 진 나무들 물구나무선 그림자

쪽배 빈 가슴에 또 다른 풍경 매단다

 

…… 이쪽 언덕에서 유심히 지켜보면

쪽배가 가라앉는 속도만큼, 기척 없이

저문 산이 저쪽으로 자리를 비켜 앉는다

 

이전의 쪽배는 ‘푸른 하늘 은하수~’의 동요 <반달>에 나오는 가사로 기억되었다면, 이제부터 쪽배는 조성래 시인의 시집으로 기억될 듯합니다.

따스한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계절에 독자들의 감성을 흠뻑 깨우는 조성래 시인의 시집 『쪽배』를 추천합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71718370 

 

쪽배

조성래 시인의 시집으로 이끌림 혹은 부름의 의식이 발현하는, 생명현상을 표현한 시부터 사별한 아내를 생각하며 쓴 시까지 총 예순 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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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배 

조성래 시집

 

이끌림 혹은 부름, 그리고 기다림

조성래 시인이 산지니시인선 쪽배를 출간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오랜 시력(詩歷)에 비해 발표한 시집이 적은 편이다. 그만큼 시를 귀하게 여긴다. 초기 작품에서는 폭압적 현실에 대한 젊음의 상처를 알레고리로 드러냈지만, 차츰 시 세계를 확장하면서 도시 문명의 황폐함과 존재의 내면에 깃든 생명성을 형상화하는 데 주력해 왔다. 한편, 시인은 만주기행 시집을 통해 북방 정서를 인상 깊게 그려내기도 했다. 2015년에는 제15회 최계락문학상을, 2019년에는 제5회 김민부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시집에서는 이끌림 혹은 부름의 의식이 발현하는, 생명현상을 표현한 시부터 사별한 아내를 생각하며 쓴 시까지 총 예순 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도회에 대한 심경과 실존의 무게가 깃들인 시

쪽배에는 시인의 초기시편 카인 별곡연작과 같이 도시의 환멸스러운 풍경을 말하는, 삼월」 「개인등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이는 도시 문명에 대한 시인의 비판적 인식이 강하게 반영된 것이다.

“그의 시적 세계관이 보여주는 생명의식은 농적(農的) 삶에 기반한다. 이는 그의 시에서 원초적 기억에 대한 그리움으로 작용한다. 도회를 폐허의 이미지로 수용하는 데에 유년의 추억이 간섭하는 바 없지 않다. 아울러 환멸이나 폐허는 초월을 꿈꾸는 기제로 나타난다. 그러니까 그의 시 의식은 원심력과 구심력이 서로 당기는 가운데서 긴장한다. 한편에 고향의 기억이 있다면 다른 한편에 경계를 넘는 초속의 세계를 갈망한다. 그런데 이 둘은 서로 견인하지만 대립하지 않는다. 어느 한 방향의 선택 문제도 아니다. 모두 구체적인 삶 안에서 현실을 비판하거나 넘어서려는 시적 확장과 연관한다.”(구모룡 문학평론가)

우울한 삶의 풍경이나 묵시록적인 도시의 이미지를 보여주면서도 주체를 부정하고 존재를 무로 돌리기보다 초월하고자 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 시를 통해 현존재의 삶의 개입하는, 유년의 추억에 대한 시인의 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은행나무를 향한 시인의 유별한 사랑

시인의 시에는 은행나무가 자주 등장한다. 은행나무는 사랑을 느끼는 대상이 되고, 기운을 나누고 생동하는 주체가 되며, ‘그대에게 이르는 마음을 표현하는 매개가 된다.

은행나무야,
그 조랑조랑 매단 열매들 좀
흔들어대지 마.
푸른 바람 서늘히 불어
부전동 쌈지공원에 첫가을 찾아와 노숙하는 지금
은행나무야 제발
그 열매 달린 팔 길게 뻗어
호프집 <체르니> 창문 두드리지 마
「밀애」 부분

조성래 시인의 시에서 은행나무는 유난한 편애의 대상이다. 은행나무 열매를 수족관에서 팔딱이는 전어나 피아노 건반, 나아가서 어린아이들로 연상하는 일은 곧 떨어지고 휘날릴 낙엽의 예감을 품는다. 생명의 감각은 이와 같아서 그 절정에서 조락을 알고 앙상한 겨울 나뭇가지에서 새움을 발견한다. 나아가서 이러한 생명현상 속에 영성이 깃들어 있음을 안다.”(구모룡 문학평론가)

 

사별한 아내에 대한 그리움

이번 시집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아내에게라는 부제가 붙은 연작시이다. 사별한 아내에 대한 슬픔과 그리움을 노래한 시편들이다.

 

헬레나
그대 사는 하늘 편안한가
흘러가는 가랑잎 따라 계절은 서쪽 강 건너고
푸른 달빛 자주 아파트 유리창 적신다
그대 이별하고 지상의 빈방에 갇힌 나
무슨 할 말이 있겠나
우리 손때 묻은 성경과 묵주
여전히 책상 위에 모셔져 있건만
집 안의 모든 시계 멈춰 버렸다
그대 아끼던 화초들도 몸 둘 바 몰라
시름시름 앓다가 시들고 말았다
하늘이 맺어준 것 사람이 끊지 못하리라
그 말씀 받들며 살려 했는데 우리 사랑 이미
행성 저쪽으로 빗금 긋고 사라졌다
무슨 할 말이 있겠나
「하늘통신-아내에게」 부분

 

번에 걸쳐서 무슨 할 말이 있겠나를 반복한다. 이 시편을 읽는 우리도 할 말을 잃는다. 그 어떤 말도 군더더기가 될 뿐이다. 그가 슬픔을 통과하는 시간이 빠르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그러함에도 시인이 쓴 애도의 시가 그만의 방법임을 안다.”(구모룡 문학평론가)

누구나 태어나 만나고 이별하며 살아가는 세상. 그토록 애틋한 이를 그리움으로 부르는 시인의 목소리가 깊게 울린다.

 

 

📘 작가소개 

조성래

1959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났다. 1984년 무크 <지평>, 1989 <실천문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시국에 대하여, 카인 별곡, 바퀴 위에서 잠자기, 두만강 여울목, 천 년 시간 저쪽의 도화원, 목단강 목단강이 있다. 최계락문학상, 김민부문학상을 수상했다.

 

📘 차례

더보기

 

시인의 말 하나

1

삼월 | 항구 | 두통 | 꿈과 현실 | 현기증 | | 물고기와 은행나무 | 해녀와 돌고래 | 중앙하이츠 | 한 자리 | 비가悲歌 | 평상 | 등꽃 | 눈부시다 | 비정규직의 하루

2

대금 | 합천 영암사지에서 | 밀애 | 가을 석포 | 관계 | 하늘거울, 쪽배 | 노숙 | 장고개 | 뒷길 | 생존1 | 생존2 | 이 몸, 낙타-새벽녘 눈 뜨면 나는 사막에 누워 있다 | 은행나무·| 순례-이해웅 시인 | 폐사지에서

3

허공 | 팔만대장경 | 나무실 합천이씨 | 알레르기 | C3 계곡 | 나목 | | 비염 | 개인| 감전 | 복천동고분군 | 대기초등학교 | 삼천포 간다 | 내리는 눈발 속에 | 장유계곡

4

역광 | 하늘통신-아내에게 | 사순절-아내에게 | 산책-아내에게 | 가족-아내에게 | 수원지-아내에게 | 달밤 | 비 오는 날 | 환풍기 | 까치집 | 칠산동 지붕 위를 누비는 고등어 | 즐거운 PC | 거목巨木의 노래-경남대학보 59돌 기념 | 돌고 돌아 | 설렁탕 먹으며

발문 은행나무 아래서 새를 보다-구모룡(문학평론가)

 

 

 쪽배 

조성래 지음 | 144쪽 | 127*188 양장 | 978-89-6545-725-1 |

12,000원 | 2021년 5월 18일 출간

조성래 시인이 산지니시인선 『쪽배』를 출간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오랜 시력(詩歷)에 비해 발표한 시집이 적은 편이다. 그만큼 시를 귀하게 여긴다. 이번 시집에서는 이끌림 혹은 부름의 의식이 발현하는, 생명현상을 표현한 시부터 사별한 아내를 생각하며 쓴 시까지 총 예순 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알라딘: 쪽배 (aladin.co.kr)

 

쪽배

조성래 시인의 시집으로 이끌림 혹은 부름의 의식이 발현하는, 생명현상을 표현한 시부터 사별한 아내를 생각하며 쓴 시까지 총 예순 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www.aladin.co.kr

 

Posted by 부산에서 책 만드는 이야기 : 산지니출판사 블로그 제나wp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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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 산지니는 2021년 첫 번째 시인선으로 이지윤 시인의 『나는 기우뚱』을 출간했는데요.

계절에 어울리는 산뜻한 민트 컬러로, 많은 분이 관심 있게 봐주고 있습니다.

 

어떤 분이 서울 영풍문고 베스트 대열에 진열되어 있다면서 시인께 구매 인증 사진을 보냈고, 시인은 또 반가운 마음에 출판사로(정확히는 편집자에게)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요즘 책을 사는 사람들은 대체로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서점에서 할인 혜택까지 받으며 쉽게 구입하는 편인데요. 발품을 팔아 직접 책을 찾아보고, 사진을 남긴 그 마음이 참 고맙습니다.

 

이 외에도 “어느 인터넷 서점에는 일시품절이라고 뜨더라”, “어느 서점에 가니 책이 없더라” 하는 얘길 전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이지윤 시인이 등단 이후 시작(詩作) 활동은 쭉 이어왔으나 그동안 쓴 시를 묶어서 낸 적이 없던 터라, 그만큼 시인의 시집을 기다린 이가 많았다는 의미겠죠.

 

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70589468&start=slayer

 

나는 기우뚱

시인은 2004년 <문학세계>를 통해 등단한 이래로 <주변인과 시>, <주변인과 문학> 편집위원을 지내며 시작(詩作) 활동을 이어왔다. 구모룡 문학평론가는 작품해설에서 이지윤 시인의 서정을 일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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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엔 또 하나의 시인선이 출간됩니다.

시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만큼, 오랜 시력(詩歷)에 비해 발표한 시집이 적은 편인... 바로 조성래 시인. 시집의 제목은 『쪽배』입니다.

보라색의 묵직한 표지가 시인의 이미지와 퍽 닮아 있는 책입니다.

2021년 산지니 두 번째 시인선도 기대해주세요.

 

 

Posted by the 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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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 출간을 앞두고 최종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집이 있습니다.

시인은 2004년 <문학세계>를 통해 등단한 이후로 <주변인과 시>, <주변인과 문학> 편집위원을 지냈고, 2018년 ‘시와 소리’ 전국문학낭송가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지금은 유튜브를 통해 가끔 직접 지은 시를 낭송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번 시집에서 소개할 일흔세 편의 시 가운데, 한 편을 가져왔습니다.

이번에 나올 시집은 블루와 민트와 그린 사이 어디쯤의 상큼한 컬러입니다

 

꽃과 별 사이

 

나만 보면

밥 많이 먹으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각별하지 않아 더 각별한 사이

같은 안부만 묻는 그대로 하여

나의 일상은 고장 난 자전거

이렇게 항상 털털거립니다

그대만을 별쯤 꽃쯤

혹은 그 별과 꽃의 가운데쯤 있는

풍경으로 놓아둡니다

낙엽이 흙이 되는 일처럼

살다가 가뭇없이 잊혀져도

평생 지워지지 않을

손 닿을 수 없는 그곳에 있어

더 단단한 그리움

사랑 아닌 사랑으로 읽히기 전에

꽃은 늘 별로 피어납니다

 

각별하지 않아 더 각별한 사람에게 받은 사랑을 그리움으로 표출해내는 시인의 마음에서, 시인에게 시를 쓰게 하는 힘이 무엇인지 살짝 가늠해봅니다. 등단한 지 10여 년이 훨씬 지나, 그의 시집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내놓을 두근거림도 함께 짐작해봅니다.

밤새워 뒤척인 시인의 마음이 그의 시를 기다리고 그의 언어를 그리워한, 어느 누군가에게라도 잘 닿기를... 그래서 오늘 밤엔 꽃과 별 사이 그 어디쯤에서 다디단 꿈을 청할 수 있길 바라봅니다.

 

 

책을 사보지 않고 시로 사유하지 않는 시대라고 하지만, 책을 만들고 시를 여러 번 읽으며 생각합니다. 여전히 책과 시는 거칠고 메마른 삶을 조금 더 부드럽고 촉촉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Posted by the 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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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었습니다. 일흔을 훌쩍 넘긴 미국 시인 루이즈 글릭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그러고 보니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 가운데는 여성들의 얼굴이 유난히 눈에 띕니다. 글릭뿐만 아니라 물리학(앤드리아 게즈)과 화학상(에마뉘엘 샤르팡티에, 제니퍼 다우드나)의 주인공까지 그렇습니다. 더군다나 과학 분야에서 여성이 공동 수상한 것은 노벨상 제정 이래 최초라고 하니, 가히 큰 박수받을 만하죠.

, 코로나19의 세계적인 영향으로 올해 시상식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지 않고, 수상자들이 자국에서 상을 받고 모습이 TV 중계로 대체될 거라고 하는군요(그야말로 세계 최고 권위의 상마저도 피해가지 못하는 언택트 2020입니다).

 

그나저나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표현이 있을 만큼, 적절한 때 적절하게 행하는 것이 중요한데... 마음속에 새긴 시 모음집을 무려 십여 년 만에 다시 선보인 류시화 시인은, 출간 한 달도 되지 않아 책에서 소개한 시인이 노벨상을 받을지 알았을까요. ^^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준비하고 있으라는 말도 있는데, 역시 무엇을 하든 나태하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습니다.

 

다음 시는 류시화 시인이 번역한 눈풀꽃’과 루이즈 글릭의 'Snowdrops' 전문입니다.

눈풀꽃

 

내가 어떠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아는가.

절망이 무엇인지 안다면 당신은

분명 겨울의 의미를 이해할 것이다.

 

나 자신이 살아남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았었다,

대지가 나를 내리눌렀기에.

내가 다시 깨어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축축한 흙 속에서 내 몸이

다시 반응하는 걸 느끼리라고는.

그토록 긴 시간이 흐른 후

가장 이른 봄의

차가운 빛 속에서

다시 자신을 여는 법을

기억해 내면서.

 

나는 지금 두려운가.

그렇다, 하지만

당신과 함께 다시 외친다.

좋아, 기쁨에 모험을 걸자.’

 

새로운 세상의 살을 에는 바람 속에서.

 

 

 

Snowdrops

 

Do you know what I was, how I lived? You know

what despair is; then

winter should have meaning for you.

 

I did not expect to survive,

earth suppressing me. I didn't expect

to waken again, to feel

in damp earth my body

able to respond again, remembering

after so long how to open again

in the cold light

of earliest spring--

 

afraid, yes, but among you again

crying yes risk joy

 

in the raw wind of the new world.

 

* 눈 내린 땅에서 꽃을 피운다하여 설강화라고도 불리는 눈풀꽃은 이른 봄에 긴 꽃대 끝에 하나씩 피어나는 작고 흰 꽃으로, 글릭의 시 ‘Snowdrops’는 고통을 극복하고 삶을 회복하는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어떠세요? 시인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느껴지시나요? 한 번 보면 어렵고, 다시 보면 의아하다가도 여러 번 볼 때 비로소 깊이 새겨지는 글들이 있죠. 특히 '시'를 읽을 때, 길지 않은 글에 깊은 감성과 남다른 이성을 눌러 담아서 그런지 여러 번 새기다 보면 울컥, 하는 문장에 매료되곤 하는데요. 올 가을에는 누구의 시라도 읽고 다시 울컥, 해봐야겠습니다.

 

** 산지니도 깊은 가을, 시인선을 깜짝 선보일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시인이 미국에 살고 있는 여성이라는 점은 미리 살짝밝혀둡니다!)

Posted by the 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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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시인선 원고를 기다립니다


컴퓨터 폴더 안에 있는 원고, 책상 서랍 속에 넣어둔 원고

인터넷에 조금씩 업로드한 원고... 모두 환영합니다.

원고를 보내주시면 기획위원의 검토 후 출간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투고는 산지니 홈페이지 혹은 이메일(san5047@naver.com)로 접수해주세요.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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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인생ㅣ송태웅 지음ㅣ산지니ㅣ160쪽

 


▶ 고요에 잡아먹히지 않고
   함께 느긋해지고 함께 팽팽해지다


 

산지니시인선 열다섯 번째 시집 송태웅 시인의 『새로운 인생』이 출간되었다. 2003년 『바람이 그린 벽화』, 2015년 『파랑 또는 파란』 이어 세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외롭고 쓸쓸하고 그립고 비겁한 내면의 풍경을 과장과 꾸밈이 없이 담백하게 담았다. 시집을 내기까지 오랜 준비 기간과 좌절도 있었지만 시인은 좌초되지 않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송태웅 시인은 담양, 광주, 제주, 순천을 돌아 지리산 구례에 터를 잡았다. 전원생활이라고 해서 마냥 편하지 않다.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혼자 사는 외로움과 자연이 준 고독함 속에서 삶의 무게를 오롯이 견뎌야 했다. 그 속에서 시 쓰는 일도 쉽지 않다. 


「시인의 말」에서 “언제부터인지 시가 괴로웠다 / 그건 네 옷이 아니니 벗어버리라고 / 연기암 오르는 길의 시누대들이 / 죽비처럼 등짝을 때려왔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시인은 삶의 무게에 주저앉지 않고 다시 “지금부터 살기 위하여” 시를 쓴다. 시인은 고요에 잡아먹히지 않고 느긋해졌다가 팽팽해졌다가를 반복하며 과거에 짊어진 인생의 상처를 돌아보면서 묵묵히 나아간다.

 

 

 

 

▶ 도약을 준비하는 시인의 「새로운 인생」

 

 

나는 당분간 일용노동자로 살기로 했다
내 등을 떠밀어 다오
서투른 몸동작으로

 

삽과 괭이와 해머와 철사와 커터 들을 다루는 나를
이제야 그들의 눈빛에서
체념과 순응의 본능을 읽을 줄 알게 된 나를
내 어머니에게 이런 나를 보여주고 싶다

 

새로운 인생을 향해
꿀꺽 침을 삼키는 나를

 

_「새로운 인생」부분

 

시인은 선언한다. “당분간 일용노동자로 살기로” 한 것이 바로 새로운 인생이라고. 비록 “서투른 몸동작”이지만, 그도 이제 “삽과 괭이와 해머와 철사와 커터 들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도구의 “체념과 순응의 본능을 읽을 줄 아는” 노동자가 된 것이다. “방 안에 웅크렸던 나라는 짐승”이 자신의 삶 속에 비로소 고요를 넘어서는 생동을 끌어들였다. 시인 스스로를 구원하는 시들로 읽는 이의 마음에도 생동감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 혼자 밥 먹는 날, 고독함에 대한 솔직한 고백


 

시집에는 유독 밥 짓는 내용의 시가 많다. “혼자만의 식사를 위해 이거 웬 짓인가 싶기도 했지만 / 간혹은 내가 내 스스로를 대접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메추리알 장아찌를 담그며」), “소고기를 볶아 미역국을 끓이고”(「새벽에 쓰는 시」) “일생의 저녁을 먹네”(「혼자 먹는 저녁」)처럼 시인이 혼자 밥 짓고 상 차리는 장면이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진다. 

혼자 먹는 밥상 풍경이 쓸쓸하고 애잔하기도 하지만 지극히 평범하기도 하다. 자연 속에 살든 도심에 살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에나 있는 장면이다. 때로는 내가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그런 타인을 훔쳐보기도 한다. 시인은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의 고독에 대해 솔직하게 보여준다.

 

 

 

추천사


오월 광주에 있다가 살아남은 시인은 신산스런 삶을 짊어지고 절대 고독 속으로 투신할 수밖에 없었나 보다. 송태웅의 시들은 이 비극의 끝에서 자연 그리고 인간과 하나가 된 맑고 깊고 높은 경지를 내보이고 있다. 시인 스스로를 구원하고 있는 이 시들이 많은 사람들을 역시 구원하리라 확신한다. 고독하고 외로운 자만이 모든 것의 혈육이 될 수 있고 모든 것의 영혼이 될 수 있다고 노래하는, 지리산 같은 ‘지리산 고독 시인’이 여기 있다._나해철(시인)

  

 

저자소개

 

송태웅
1961년 전남 담양에서 출생하고 광주고와 전남대 국문과를 나왔다. 2000년 계간 『함께 가는 문학』 시 부문 신인상 수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시집으로 『바람이 그린 벽화』, 『파랑 또는 파란』 등이 있으며 이번 시집은 그의 세 번째 시집이다. 현재는 지리산 자락인 전남 구례에 거주하며 틈만 나면 지리산을 오르내리면서 지리산과 섬진강의 나날들을 구가하고 있다.

  

 

목차

 

 

         

 

 

 

새로운 인생 - 10점
송태웅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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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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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 시인 열두 번째 시집 ‘소금 성자’
에베레스트 올랐을 때 풍경 등 담아
인세 전액 네팔 지진피해 성금으로 쓰여

걸러내서 꼭 필요한 것만 남은 것, 정제된 하얀 소금 한 되 같은 시집이 나왔다. 두고두고 짭짤히 읽힐 것이다.

정일근 시인(57)이 시집 ‘소금 성자 (산지니)’를 펴냈다. ‘방!’ 이후 2년 만이다. 히말라야에서 소금을 받아내듯 56편을 골라 묶었다.

등단 30주년을 맞는 해에 펴내는 12번째 시집, 그는 시인의 말에 “시로 발언하고, 시로 실천하고, 시로 존재한다”고 썼다.

30년 만에 동양의 12간지에 따라 한 바퀴를 돈 느낌, 다시 제자리를 찾아 하나부터 시작하려면 바로 서야겠다고 생각했단다. 그 시작은 ‘읽히는 시’를 쓰자는 것. 대부분의 시가 한 페이지를 넘어서지 않는다.

“열 번째 시집까지는 행이 길고, 장중한 시들이 많았지요. 어느 날, 변해야겠더라고요. 다 덧없게 느껴졌어요. 그런 시가 읽히겠냐 싶었죠. 이제는 시로부터 내가 길들여져야겠다 생각합니다.”

신라의 후손이라고 말하는 그는, 신라 향가의 맥을 이어 짧고 또박또박한 시를 썼다. 시를 정제했다. 계몽적이었던 시에서, 독자들의 생각 몫을 위해 비워놓은 시가 됐다.

표제작이 된 ‘소금 성자’도 마찬가지. 이 시는 지난 2000년 시인이 에베레스트에 올랐을 때 마음에 스민 풍경을 옮긴 것이다.

히말라야 설산 높은 곳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받아/물속에 숨어 있는 소금을 받아내는 평생 노역이 있다/소금이 무한량으로 넘치는 세상/소금을 신이 내려주는 생명의 선물로 받아/소금을 순금보다 소중하게 모시며/자신의 당나귀와 평등하게 나눠 먹는 사람이 있다. - ‘소금 성자’ 전문 

시인의 30년 지기 구모룡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시의 주인공과 그가 받아내는 소금을 각각 시인과 시로 읽어도 무방할 것이다”며 “그는 한 편의 시에 이르는 과정의 성실성이 소금과 같이 읽는 이에게 스며들 것이라 믿는다”고 썼다.

그가 스스로 소금 성자일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나눔’이다. 소금 성자가 당나귀와 소금을 나눠 먹었듯 그가 성실히 정제한 시를 나누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일근 시인이 지난 14일 오후 경남대 교정에서 시집을 펼쳐보고 있다.

이 시집의 인세 전액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네팔 지진 피해 구호 성금으로 쓴다. 내년 1월 시인이 네팔 해외봉사를 갈 때에 맞춰 현지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누군가 시집을 사서 읽는 것이 네팔 아이들의 공책과 연필, 혹은 한 끼 식사가 될 수도 있어 기쁩니다. 시로도, 나눔으로도 곱씹을수록 맛있는 시집, 오래 읽히는 시집이 되었으면 합니다.”

정 시인은 198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바다가 보이는 교실’, ‘유배지에서 보내는 정약용의 편지’ 등을 펴냈다. 현재 경남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이슬기 | 경남신문 | 201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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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성자 - 10점
정일근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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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일기예보를 무시하고 올블랙으로 입고 온 걸 후회 중인

잠홍 편집자입니다.

아직 무르익지 않은 더위지만, 이제 꽤나 '여름입니다-' 하고 있네요. 

산지니 사무실에서는 오늘부로 에어컨 가동을 시작한 것은 물론, 

점심에는 무려 밀면을 먹었습니다.

여러분은 초여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더 더워지기 전에, 여름맞이책 두가지 전해 드릴게요.

계절이 바뀌면 다시 찾아오는 

오늘의 문예비평을 제가 맡고 있지요. (곧 만나뵙겠습니다!!)

거기서 얻은 힌트입니다.

올 여름은 

조금씩, 읽고 써보시는 건 어떠세요?

여름이니까 너무 힘쓰지 마시고, 사부작사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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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엘뤼에르 2015.05.29 19: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잠홍 편집자님~ 오늘 올블랙으로 입고 와서 그런지, 너무 멋졌어요. 마치 선의 철학이 생각난달까... 동양철학의 진수! 잠홍은 패션으로 시를 쓰는 패션 문학가인듯 ㄷㄷ

  2. BlogIcon 단디SJ 2015.06.09 1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부작~ 사부작~!



'詩가 서 있어야 할 자리에 서 있는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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