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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3

<백골난감: 이름 잃은 항쟁에 바치는 때늦은 조사(弔辭)> _ 박경훈 4·3목판화 초대 개인전에 다녀왔습니다. 4·3 77주년을 맞아 박경훈 작가의 목판화 전시가 열렸습니다. 작가는 사자성어 '백골난망'을 비틀어 만든 말을 제목으로 내걸어, 전시 주제와 작가의 깊은 뜻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백골난감(白骨難堪)' , 죽어 백골이 되어서도 견뎌내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죽어서도 견디기 어려운 것. 죽어서도 견디기 어려운 것. 조용히 되풀이해서 읽어보면 너무나 깊고 슬픈 말입니다. 여러분들의 삶에도 그런 것이 있으신지요. 위령봉안함의 몇몇 위패가 조용히 사라지고, 사람들을 학살한 장군의 추도비는 여전히 꼿꼿하게 서 있는 현재. 학살의 기억만 강조되고, 저항정신의 맥락은 전승하지 못하는 현재. 4·3 77주년 기념 전시 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아픔에 대한 애도의 표현이자, 국가폭력으로 잃어버린 정명(正名)을 되찾아야 한.. 2025. 4. 16.
울릉도 사람들의 삶과 애환 이야기:: 『김순남 씨, 이제 울릉도로 가요』 박경자 저자의 강연 일정이 경북매일에 소개되었어요. 엄마와의 이별을 준비하며 다시 찾은 울릉도. 김순남 씨가 산나물 하러 다닌 벼랑길, 긴잎돌김 뜯던 시퍼런 바다…울릉도를 지키던 사람들에 깃든 기억의 상자를 열다,  『김순남 씨, 이제 울릉도로 가요』  울릉도에서 태어나 섬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녔던 저자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입원시키고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와 보낸 과거와 현재를 기록하기로 마음먹습니다. 부산에서 30년간 공공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글쓰기 활동을 해온 경험을 통해 저자는 기록의 가치를 새기고 간직해왔지요. 그리하여 저자는 울릉도를 다시 찾아 사람들을 만나고 길어 올린 기억을 글쓰기로 풀어냅니다. 『김순남 씨, 이제 울릉도로 가요』 박경자 저자 강연 일정이 경북매일에 소개되었습니다!   울릉도출신 박경자 작가 초청 ‘울릉도 이야.. 2024. 9. 4.
이끌림 혹은 부름, 그리고 기다림 ― <쪽배> 책소개 쪽배 조성래 시집 ▶ 이끌림 혹은 부름, 그리고 기다림 조성래 시인이 산지니시인선 『쪽배』를 출간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오랜 시력(詩歷)에 비해 발표한 시집이 적은 편이다. 그만큼 시를 귀하게 여긴다. 초기 작품에서는 폭압적 현실에 대한 젊음의 상처를 알레고리로 드러냈지만, 차츰 시 세계를 확장하면서 도시 문명의 황폐함과 존재의 내면에 깃든 생명성을 형상화하는 데 주력해 왔다. 한편, 시인은 만주기행 시집을 통해 북방 정서를 인상 깊게 그려내기도 했다. 2015년에는 제15회 최계락문학상을, 2019년에는 제5회 김민부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시집에서는 이끌림 혹은 부름의 의식이 발현하는, 생명현상을 표현한 시부터 사별한 아내를 생각하며 쓴 시까지 총 예순 편의 작.. 2021.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