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는 있지만 차별이 없는 사회를 위해,

정영인 정신과 전문의가 내리는

날카롭고 삐딱한 처방전

 

 

 

 

 

아나키스트의 시선으로 한국사회를 바라보다

정신과 전문의 정영인 교수가 한국사회에 날카롭고 삐딱한 처방전을 들고 찾아왔다. 그는 전작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한국사회에서 한국사회를 관통하는 갈등과 분열 현상의 원인에 대해 진단을 내린 바 있다. 그 이후로 8년의 시간이 흘렀다. 과연 한국사회는 그때보다 나아졌을까? 정영인 교수가 그간 언론에 실었던 칼럼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스스로를 아나키스트라고 부르는 정영인 교수. 그는 아나키스트를 기존의 가치와 지식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모든 권력을 부정하며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태도를 견지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책에서는 이러한 아나키스트적 시선으로 의료계, 한국사회, 대학사회의 문제를 바라본다.

저자는 오랜 시간 몸담고 있는 의료계와 대학사회의 민낯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치부까지도 솔직하게 내보인다. 현직에 있는 사람이기에 들려줄 수 있는 그들만의 세상이야기는 한국사회의 축소판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그는 국정농단, 성 추문, 탄핵 정국 등 한국사회를 들썩이게 했던 여러 사회문제를 특유의 날카롭고 삐딱한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현직 의사가 말하는 한국사회의 의료계 이야기

유명한 의사는 많아도 유능한 의사는 없다?

정영인 교수가 말하는 좋은 의사를 알아보는 법.

 

조현병은 정말 폭력적인가?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말하다.

 

한국사회에서 의료는 자유시장과 자본논리에 점점 더 지배당하고 있다. 도심의 노른자위 땅에는 메디컬센터가 들어서고, 수십 개의 병원 간판이 정신없이 걸린다. 저자는 의료가 하나의 상품으로 경도될 때 과잉의료행위와 불필요한 의료 가수요가 나타나고, 이 같은 흐름이 생명 경시로도 이어진다고 말한다. 한국사회가 의료인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도 그들을 단순히 서비스 상품을 파는 장사꾼 정도로 인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명한 의사와 유능한 의사는 같은 말일까? 저자는 많은 사람이 찾는 유명한 의사가 유능한 의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가 생각하는 유능하고 좋은의사에 대한 아홉 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한편, 정영인 교수는 자살률 급증, 가정폭력, 학교폭력, 성폭력 등 한국사회의 여러 문제가 정신건강과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사회 구성원들이 정신과에 편견을 갖고 기피할 경우 부메랑이 되어 사회적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최근 큰 이슈인 조현병과 심신미약에 관해서도 전문가로서의 견해와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특별한 위험사회대한민국을 진단하다

갑의 횡포, 을과 을의 갈등, 기회의 불평등, 피로와 좌절의 사회.

한국사회를 수식하는 이러한 말들에서 우리는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불과 반 세기 만에 빈곤에서 벗어나 선진국의 문턱에 진입한 역동적인 나라 대한민국.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자본과 변변한 자연자원 하나 없는 빈약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근대화에 대한 강한 열망 덕분에 한국사회는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나친 효율의 강조, 각종 특혜와 비리 등을 배경으로 한 고도의 경제 성장은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이 심한 나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책에는 근간에 한국사회를 뒤흔들었던 국정농단 사태와 촛불 집회, 한국사회가 그동안 안고 있던 모든 병폐가 터져 나온 세월호 참사, 정치권의 행태와 성 추문 등에 관한 저자의 생각이 담겨 있다. 기득권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정영인 교수가 자신이 속한 조직과 집단의 민낯을 드러내며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낯설고 새롭기까지 하다.

 

 

일그러진 대학의 자화상을 말하다

대학 교육 현장에서 바라본 한국의 대학이 처한 현실과 문제

한국의 대학은 변화하고 있는가, 여전히 머물러 있는가

 

오늘날 한국 대학은 본래의 사명을 잃고 그저 취업을 위하는 관문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대학교수인 저자는 현장에서 이러한 현실을 목도하며, 한국의 대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중세 때부터 발전해온 서구 대학의 역사와 의미를 되새기고, 4차산업혁명 시대에 변화할 대학의 모습을 말한다. 앞으로 나타날 대학은 전통적인 유니버시티의 개념과는 다른 새로운 종류의 대학, 멀티버시티(multiversity, 다원적 대학)이다. 이는 일원적 목적과 정신을 가지고 일원적 리더십 아래에서 운영되었던 전통적 유니버시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삶의 형태와 활동이 모두 지식이라는 요소에 영향을 받는 지식사회에서 대학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결국 대학은 체제 중심에서 내용 중심으로, 학제 중심에서 학계 중심으로, 교수 중심에서 학습 중심으로 변화된다. 이 같은 변화의 시대에 대학의 본질을 망각한 듯한 여러 문제가 대학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학 등록금, 국립대 법인화, 총장직선제, 허울뿐인 박사학위, 대학 내 착취와 폭언 등을 저자는 대학 구성원으로서 바라보며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책속으로 / 밑줄긋기

 

첫 문장 ______

서울의 모 대학병원에서 일어난 좌우가 뒤바뀐 영상사진 사건이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P.29

내가 생각하는 유능한 의사의 조건이 그 지혜의 단초가 될지 모른다. 그 조건은 바로 

환자의 말을 잘 경청하고 설명을 잘 해주며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잘 인식하고 있는 의사다.

 

P.45

한국사회는 상황에 따라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진실을 감추는 데 익숙하다

진실을 감추는 이유는 진실이 드러났을 때 겪게 되는 고통을 직면하기가 두렵기 때문이다.

 

P. 86

디지털시대에 희미한 촛불의 빛의 효용성은 끝났지만, 그렇다고 촛불의 종언까지 고한 건 

아니다. 촛불은 사람들로 하여금 몽상하도록 한다. 불꽃은 사람들을 깨어 있게 하는 몽상의 

의식 속에 붙들어 놓는다.

 

P. 146

한국사회는 한 번의 시험에서 인생의 성패가 결정되는 사회다. 낙오하는 사람에게 실패와 

좌절은 인생을 살찌운다는 말은 위로가 아니라 사치다. 한순간의 성공을 위해 전력투구한 

사람이 느끼는 성공의 짜릿한 흥분은 도박판의 대박에서 느끼는 희열과 다름없다.


 

저자소개

 

정영인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교 정신과 교수로 미국 코넬대학교 의과대학 분자신경생물학연구소 연구교수, 호주 맨리병원 정신과 객원교수, 벨기에 얀센연구소 정신과 객원교수, 부산대학교 정신과 과장, 부산대학교 대외협력지원본부 본부장, 부산대학교 기획조정실 실장, 국립부곡병원 병원장 등을 역임했다.

미국정신의학회(APA) 정회원, 국제신경정신약물학회(CINP) 정회원,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이며, 현재 경암교육문화재단 이사직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갈등과 분열 현상의 원인에 대해 진단한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한국사회가 있으며 공동저서로 의료행동과학, 현대인의 건강생활, 역서로 정신의학이 있다.

세상에 일어나는 문제들을 거꾸로 보는 것을 좋아하며, 현실 사회와 끊임없이 갈등하는 자칭 아나키스트 지식인의 삶을 살고 있다.

 

 

 

 

 

목차

 

 

 

 

 



 

닥터 아나키스트

한 아나키스트의 눈으로 본 한국사회

정영인 지음 | 248쪽 | 신국판 | 15,000


스스로를 아나키스트라고 부르는 정영인 교수. 그는 아나키스트를 ‘기존의 가치와 지식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모든 권력을 부정하며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태도를 견지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책에서는 이러한 아나키스트적 시선으로 의료계, 한국사회, 대학사회의 문제를 바라본다. 









닥터 아나키스트
- 10점
정영인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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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쓴다』에 실린 김미혜 소설가의 「별을 향해 쏘다!!-온천천」 계속 이어집니다.

앞부분

녀석의 말이 장황하다 싶었는데 택시에 오르니 집에서 몇 분 걸리지도 않았고 설명이 소상해서 찾기도 쉬웠다. 조금 있으려니 녀석이 남자와 아이 하나, 그렇게 셋이서 긴 장대에 녹십자기를 매달아 든 모습으로 나타났다. 뜬금없이 웬 깃발씩이나? 하도 웃기는 장면이라 숨기지도 않고 웃고 있는데, 녀석이 정자로 올라오더니 다짜고짜 말했다.

온천천



“일주일에 1시간씩만 온천천에서 의료봉사 한번 해 볼라꼬. 오늘은 헌팅 삼아 나왔네요.”

개업의로 돈도 제법 번 녀석이 간소하나마 의료봉사를 하겠다는 것, 기특하기 짝이 없었다. 해서 반가운 마음에 일부러 억지소리를 했다.
“요새 환자 없는갑네? 그래서 외롭나?”
“참내, 생각이 그렇게 짧으니 결혼도 몬 했지. 내가 아무리 돌팔이라도 명색 의사 아인교. 국민건강을 위하야! 얌마, 인사해라. 우리 사촌 누나다.”

함께 의료봉사를 할 거라는, 옆에 섰던 덩치 큰 남자가 꾸벅 인사를 했다. 나도 인사를 했고, 달리 할 말도 없어 나무 난간에 앉아 하늘이나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푸른색으로 빛나는 큰 별 하나가!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어머! 영수야. 저기, 별 좀 봐라. 진짜 크네. 저 별은 색깔도 초록이다야. 저 별 내 꺼.”

녀석은 내가 손가락질하는 곳을 올려다보더니 으흐흐흐, 희한한 소리로 웃었다. 그리고 친구 되는 사람도 도무지 웃음을 참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흥, 내가 유치하다 그 말씀이지? 이 나이에 별이나 찾는다고? 니들 생각은 참으로 가상하다만, 역시나 속물이로구먼. 사람이 별도 찾고 바람도 느끼고, 그런 게 인지상정 아닌가? 기분이 상한 나는 속으로 속물들을 실컷 비웃었다. 한데 속물 아비와는 달리 아이는 볼수록 귀여워서 볼도 만져 보고 이름도 물어보고. 잠깐이지만 친한 척을 했다.

녀석과 친구는 나는 안중에도 없는지 푸른 별이 어쩌고 야광이 어쩌고 하며 지들끼리 뭐가 그리 즐거운지 키득대다가 10시가 되자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긴 장대는 그냥 장대가 아니라 못 쓰게 된 낚싯대라 깃발을 떼어 내고 착착 밀어 넣으니 막대로 변했다. 어떤 속물의 생각인지는 몰라도 기발하긴 했다.

온천천



조금 전, 영수가 전화를 해 왔다. 오늘 밤 온천천 벚나무 밑의 정자에서 정식으로 야간진료소를 개소할 예정이니 부디, 자랑스러운 첫 번째 무료환자 자격으로 참석해 달라고. 막상 나가 보니 별도 볼 수 있고 큰 무리도 아니어서 그러겠다고 했다. 한데 이어지는 녀석의 말이 참으로 가당찮았다. 지 친구 의사가 나랑 사귀고 싶어한단다. 하이고, 사람을 뭘로 보고.

“야야, 니도 잘 알다시피 나는 유부남 진짜 싫어하거덩? 멀쩡히 아들까지 있는 사람이 남의 처녀와 사귀고 싶다니, 지 정신 아이제?”
그렇게 사람 보는 눈이 없으니 아직 싱글로 산다며, 녀석이 버르장머리 없이 손위인 나를 한껏 비웃었다. 친구는 미혼이고 아이는 아들이 아닌 조카라고. 오잉? 그리고 연거푸 이어지는 녀석의 말. 내가 반색을 했던 온천천 하늘의 주먹만 하던 별은 별이 아니라 낚싯대 위에 달아 논 야광구슬이었다는 것. 허걱! 게다가 나이도 드실 만큼 드신 노친네가 멍청하게도 야광구슬을 별로 보는 그 순진함이 하도 귀여워 친구가 나랑 사귀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 같더라나? 기가 차서. 그래서 둘이 허리가 부러지게 웃었구나.

“오늘은 쫌 이뿌게 하고 나오소. 참참, 안경알 도수 높이는 것도 잊지 마시고. 크큭.”
민망하기도 하고 할 말도 없어 유구무언으로 있는데, 녀석은 제 할 말만 하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뉘앙스가 묘한 웃음과 안경 도수 좀 높이라는 말에 다시 존심에 왕금이 갔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끊어진 전화기에 대고 나도 내 할 말은 다 했다. 온천천 정자에서의 야간진료? 내가 첫 환자 아니라도 고맙고 말고다. 그리고 꿈에도 그리던 연하남이 내 무식에 뻑이 갔다고? 그거야말로 좋고 말고다. 하나 아직은 때가 아인 기라. 알았나, 이 사람아! 아무튼, 온천천 기다려! 공짜 진료라니 양잿물이라도 마셔줄 테다. 아니, 너 때문에 넋 나간 남자까지 생겼으니 독약인들 마다하리. 온천천! 넌, 영원한 내 사랑이야.

그랬다, 인생은 내게 하기 싫어한 일도 득으로 돌아오게 하고 몸으로 느낀 고통으로 소중한 인연을 쌓게도 하고. 그러니, 하늘에 뜬 진짜 별아 받아라. 너를 향해 쏜다. 마음속 내 소망을!
내일은 그동안 무심히 지냈던 분들께 전화라도 한 통 드려야지. (끝)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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