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출간되었던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는 인도 역사가 우르와쉬 부딸리아가

인도-파키스탄 분단을 경험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책입니다. 

 

페미니스트이자 학자인 부딸리아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리 독립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과정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 아동, 불가촉천민과 같은 주변인 집단에게 시선을 돌리고 있습니다. 

 

12년만에 새로운 표지를 입고 독자 여러분을 찾아왔습니다. 

다시 한번 그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요?

***
인도-파키스탄 분단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개인들이 경험했던 트라우마를 통해 피지배자의 역사를 재구성한 책이다. 유태인 홀로코스트에 버금가는 폭력이 난무했지만 그 실체는 철저하게 은폐되고 새로운 독립국 인도의 탄생이라는 지배자의 역사만이 기술되고 있는 현실에서 저자는 10년 동안 희생자 70여 명과 심층 인터뷰를 통해 얻은 목소리를 바탕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간다.
원래는 하나의 땅이었던 인도가 파키스탄과 분리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강간, 납치, 살육.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지옥과 아비규환이 바로 그곳에 있었다. 그러나 나치 독일 치하의 홀로코스트가 잘 알려져 있는 데 비해 그에 버금가는 이 폭력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철저하게 감추어져왔다. 저자는 10여 년 동안 70여 명의 희생자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감추어진 진실과 마주한다.

 

우르와쉬 부딸리아 (Urvashi Butalia) 지음
인도 최초의 페미니즘 출판사인 ‘여성을 위한 칼리(Kali for Women)’의 공동 설립자로, 칼리의 자회사 ‘주반(Zubaan)’을 새롭게 설립했다. 헌신적인 여성운동가이자 시민운동가인 그녀는 여성, 매체, 소통 및 공동체 의식과 관련한 이슈에 대해 정기적으로 글을 쓴다. 그녀가 집필한 수많은 출판물 중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산지니)는 특히 많은 찬사를 받으며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를 포함해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되었다. 아레나(ARENA)의 젠더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등 아레나에서 다년간 함께 활동했다.

이광수 옮김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역사학자(인도사)이자 시민운동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공동의장을 지냈고, 현재 〈부산지역해고노동자생계비지원을 위한 만원의 연대〉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정의당 등 진보정당 당원으로 15년 동안 활동해 오다가 지금은 당적이 없다. 진보보다는 정치에 방점을 찍는 정치주의자다. 정치 관련 저술로는 『정치인에게 안 속고 정치판 꿰뚫는 기술』, 『현대 인도 저항 운동사』(공저), 『인도 수구 세력 난동사』(공저), 『위기의 진보 정당 무엇을 할 것인가 - 부산 지역 진보 정당 평당4원인의 목소리』 (공저)가 있다.

 

 


"분단이 유용한 정치적 책략으로 간주되었을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땅에 터전을 두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의미를 가져다주었는지, 그 결과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그 사람들에게 분단이라는 것은 무슨 의미를 가져다주는지,(중략) 혹은 그 당사자가 남성, 여성, 아이들, 소수자라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이 모든 문제에 대해 우리는 지대한 관심을 기울여야만 하는 것이다" _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 더 자세히 보기 ▼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

인도-파키스탄 분단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개인들이 경험했던 트라우마를 통해 피지배자의 역사를 재구성한 책이다. 유태인 홀로코스트에 버금가는 폭력이 난무했지만 그 실체는 철저하게

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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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걷다에서 작가는 현재의 부산을 걸으며, 소설 속의 부산을 걷는다. 소설가가 보는 현재의 부산과 소설 속에 표현된 부산은 닮은 듯 다르다. 소설 속의 공간이란 상상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공간의 재현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다만, 작품에서 재현하고 재창조된 공간을 통해, 우리는 그 시대와 공간을 정의하고 재조립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의 정경이 완벽하게 시대를 반영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시각에서 꽤나 흥미롭게 소설 작품과 부산이라는 장소를 읽어나갈 수 있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공간에서 작품을 떠올리는 것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는 것 같다. 과거의, 어쩌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공간을 상상하며 거리를 걷는 건 그저 현실의 공간을 여행할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든다. 왠지 소설 속 주인공과 대화할 수 있을 것만 같고, 금방이라도 등장인물이 나의 옆을 스쳐 지나갈 것만 같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를 찾을 때는 이상하게 그 배경이 가상의 공간이라는 것을 더 절감하게 되는데, 어쩐지 소설의 배경지는 실제 인물이 살았던 공간에 내가 침입한 듯하다.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님에도 내가 마치 그들의 후손인 양 감상에 젖게 된다. 그래서 현실의 부산에 발 디디고 있지만, 공연히 더 많은 상상을 하게 된다.

부산은 역사적으로도 문학적으로도 매우 흥미로운 공간이다. 바다와 인접해 오래 전부터 타국의 침략이 잦은 동시에 교류가 활발했고, 전쟁 피난민들이 몰려들어 독특한 문화를 형성한 곳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경관으로 여름이면 찾을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를 담은 곳이니, 문학적으로 흥미로운 공간임에 틀림없다. 해운대, 영도 등 부산의 유명한 공간들이 많이 있지만 나는 그중에서 구포와 낙동강에 집중하려 한다.

 

구포역 부산 3호선

 

구포역 부산3호선

부산 북구 낙동대로 1697 (구포동 1154-1)

place.map.kakao.com

 

이광수의 무정을 이야기할 때 계몽주의는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그는 시민들이 깨우쳐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고, 등장인물 또한 동경이나 미국 등으로 유학을 떠난다. 그 과정에서 등장인물들이 부산행 기차를 탄 것으로 보아, 당시에 동경이나 미국으로 가기 위해서 항구도시인 부산을 거쳤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사실 무정의 배경지가 부산은 아니다. 유학을 위해 부산행기차에 몸을 실은 인물들은 낙동강 홍수 피해를 입은 삼랑진에 정차하게 된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이 등장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저들을…… 저들이 아니라 우리들이외다…… 저들을 구제할까요?” 하고 형식은 병욱을 본다. 영채와 선형은 형식과 병욱의 얼굴을 번갈아 본다. 병욱은 자신 있는 듯이,

“힘을 주어야지요! 문명을 주어야지요!”

“그리하려면?”

“가르쳐야지요―인도해야지요―”

“어떻게요?”

“교육으로, 실행으로.”

- 이광수 『무정』

유학길인 부산에 다다르기 직전인 삼랑진의 낙동강에서, 그들은 유학의 목적을 공고히 한다. 배우고, 깨우치고, 가르쳐, 시민들을 무지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 타국과의 교류가 가능한 항구도시 부산은 그런 의미에서 무정의 중요한 요소이다. 계몽주의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배움의 출입문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인물들이 부산땅 한 번 밟지 않았음에도, 당시의 부산이 지식인들에게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 이야기를 걷다 』 개정 전(왼쪽)과 개정판(오른쪽).  2006년 출간하였던 『 이야기를 걷다 』가 11년이 지나 개정판으로 새로 태어났다. 몇 작품이 추가되었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부산의 정경 또한 개정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야기를 걷다에서는 조명희의 낙동강, 김현의 봄날의 화원을 언급하며 물류의 중심이었던 구포를 조명하지만, 이 글에서는 조갑상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구포와 독자인 내가 바라본 구포에 대해 더 집중해보려 한다.

그리고 고등학교 다닐 때 친했던 친구네가 여기서 제재소를 했다. 몰래 마신 술이 깨지도 않은 이른 아침부터 엄청 큰 나무를 자르는 기계 소리에 늦잠을 잘 수는 없어도 묘하게 흥청대는 역 앞 분위기와, 통통배 타고 김해 대동면으로 건너가는 재미를 쉽게 내칠 수 없었다.

- 조갑상 『이야기를 걷다』 p.25

저자가 기억하고 바라보는 구포는 내가 알고 있는 현재의 구포와는 또 다르다. 이제는 사라진 구포다리와 통통배를 타고 다니는 김해를 나로서는 상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제 다시는 겪을 수 없는 그 시대만의 정경과 운치가 꽤나 즐거웠던 것 같아 덩달아 즐거워지기도 한다.

사실 부산의 많은 지역 중에서도 구포와 낙동강을 조명한 것은 개인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구포는 무정처럼 배움의 출입문인 동시에 이야기를 걷다의 통통배이기도 하다.

대학시절 편도 다섯 시간을 거쳐야 본가와 학교를 오갈 수 있었다. 돈 한 푼이 아까운 시기였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 오고 갔음에도 당연히 무궁화호였다. 시외버스를 탈 수도 있었겠지만, 차멀미를 하는 나에게 그건 고문과도 같았다. 무궁화호를 예매할 때는 무조건 낙동강이 보이는 창가 자리를 선점해야 한다. 그러면 굳이 창문을 열지 않아도 바깥을 감상하며 여행하는 기분을 낼 수 있다. 그렇게 구포는 나에게 학교와 집을 연결해주는 매개체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이제는 나의 일상에 구포역이 자리 잡았다. 출퇴근을 하는 동안 스쳐간 수십 개의 지하철역 중에서도 구포역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는 낙동강의 풍광 때문이다. 아침이면 햇빛에 반짝이는 낙동강을 보며 지하로 들어가고, 저녁이면 지하에서 나와 한 단의 실크 같은 다홍빛 낙동강을 바라본다. 그 시간이면 스마트폰에 열중하다가도 고개를 들어 창밖을 바라보게 된다. 그러면 저 밑에 통통배를 타는 그 시절의 저자가 보일 것도 같다.


 

시대는 흘러가고 공간은 변화한다. 우리는 사라진 공간을 아쉬워하고 그리워하지만, 그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한 편의 사진처럼 그 공간을 자신의 방식으로 추억하고 기록할 수 있다. 소설은 어차피 읽는 자의 몫이다. 소설을 읽는 순간부터 우리에게는 마음껏 공간을 상상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변화한 공간을 아쉬워하기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추억하고 상상하며 새로운 공간을 기록해 나가는 것. 저자와 함께 이야기를 걷다 보면 그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사항 및 출처>

이광수, 무정』, 애플북스

조갑상, 『이야기를 걷다 - 소설 속을 걸어 부산을 보다』, 산지니

구포역 - 나무위키 (namu.wiki)

 

Posted by 부산에서 책 만드는 이야기 : 산지니출판사 블로그 제나wp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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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총서32

인도사에서 종교와 역사 만들기(개정판)                 

신화와 식민주의, 민족주의 그리고 역사 만들기


 



신화와 식민주의, 민족주의 그리고 역사 만들기의 새로운 통찰

인도사 연구에 중요한 사료로 꼽히는 『인도사에서 종교와 역사 만들기』 가 개정판으로 13년 만에 재출간된다. 

이번 책에는 세 편의 글이 추가로 수록됐다. 이 책은 인도의 고대와 중세를 살펴보면서 신화와 종교를 둘러싸고 있는 사상과 학문 사이에 만들어진 역사를 밝혀내면서 인도사에서 신화와 식민주의, 민족주의, 역사 만들기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현재 인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종교와 역사, 신화가 상호 어떤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성되었는지 고찰할 필요가 있다. 책에는 힌두교와 카스트의 역사적 상호성, 고대 인도에서 신화와 권력의 정당성, 쉬바 신이 지존위로 등극할 수 있었던 역사적 배경, 남편이 죽으면 아내가 따라 죽는 순장제도인 사띠가 최근까지도 일어날 수 있었던 이유 등을 꼼꼼하게 분석했다. 더불어 『마하완사』와 『삼국유사』에 나타난 불교 역사관을 비교하고, 가락국 허왕후 도래(渡來) 설화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책은 인도사를 정확하고 깊게 이해하는 중요한 사료로, 인도의 민낯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길라잡이가 된다.



역사는 신화를 만들고, 신화는 다시 역사가 된다.

인도사에서 역사 만들기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상세히 분석한다.

글은 13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 개정판에 추가로 수록된 글은 「고대 힌두교에서 지존위 쉬바와 우빠니샤드 이데올로기」, 「산스끄리뜨 딴뜨라에 나타난 여신 숭배가 갖는 사회 통합의 의미」, 「사띠와 자살특공대의 힌두교적 논리와 그 사회적 의미」이다.

 「고대 힌두교에서 지존위 쉬바와 우빠니샤드 이데올로기」는 힌두교에서 삼위일체 지존위 가운데 한 신에 올라 있는 쉬바가 어떻게 절대 지존위로 등극했는지 분석한 글이다. 

쉬바가 모습을 처음 드러낸 베다 시대에만 해도 수많은 신 가운데 아주 미미한 존재일 뿐이었다. 왜 쉬바는 이 시기 우빠니샤드에서 절대 지존위로 등극한 것일까? 우빠니샤드는 왜 절대 지존위의 개념을 창안하게 된 것일까? 우빠니샤드 세계관은 이데올로기로서 어떠한 역할을 하였으며 그것이 쉬바의 유일신적 지존위로의 등극과 무슨 관계를 가지고 있는가? 이 글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역사학적 분석이다. 

「산스끄리뜨 딴뜨라에 나타난 여신 숭배가 갖는 사회 통합의 의미」는 힌두교에서의 여성의 위치와 사회에서의 여성의 위치가 차이 나는 이유를 분석한 글이다. 힌두교는 다른 어느 종교보다도 여성성이 강조되어 있고, 여신이 지존위에 올라 있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왜 종교의 원리적 측면에서 여성의 위치와 사회적 측면에서 여성의 위치 사이에서 그렇게 현격한 괴리가 발생하는 것일까? 이 글은 밀교가 체계화된 중세의 시기에 널리 퍼진 여신의 종교 사회적 의미를 분석하는 글이다. 

「사띠와 자살특공대의 힌두교적 논리와 그 사회적 의미」는 남편이 죽으면 과부가 된 아내가 따라 죽는 힌두식 순장인 사띠를 조명한 글이다. 힌두교도 다른 종교와 마찬가지로 자살을 권고하지 않는다. 왜 분명한 자살 행위인 과부 순장이 보존해야 할 전통이 되고, 기독교나 이슬람과 같이 이분법의 세계관에 기초하지 않은 힌두교에서 어떻게 그렇게 극단적인 자살특공대의 주장이 나오는 것일까? 이 두 현상이 특히 힌두 근본주의에 의해 상당한 지지를 받는 것은 어떠한 종교적 논리와 사회적 의미를 갖는지 규명했다.


만들어지는 역사, 확대 재생산되는 역사가 가지는 문제점을 지적한다.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힌두교’라는 특정 종교는 18세기 이후 영국의 식민 통치 아래 진행된 여러 근대 역사 상황 속에서 전개된 식민주의와 오리엔탈리즘의 산물이다. 18세기 유럽의 동양학자들에게 인도는 유럽에 대한 인식의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인식되었고, 이에 따라 인도는 합리적이고 물질적인 유럽에 비해 감성적이고 영적인 것으로 재현되었다. 

인도에 대한 영적인 접근은 영제국주의 식민 통치의 정당화 방편으로 활용되었다. 이러한 서양 제국주의 역사학에 대한 반발로 민족주의자들은 자신들의 문화와 체계에 대해 우월성과 역사의 주체성 확립을 위해 매진하였다. 그러나 민족주의자들이 반식민주의 입장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식민주의자들의 담론에 갇혀버린 결과를 낳았고 힌두민족주의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힌두교는 미국 지성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금 우리에게 힌두교 본질로 널리 알려진 비폭력-불살생, 채식주의, 관용, 요가, 명상, 깨달음 추구 등은 모두가 유럽의 동양학자들에 의해 그리고 그 이후 미국 사회에서 만들어진 가상의 이미지일 뿐 실제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저자는 이 부분을 상세히 설명한다.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가락국의 허왕후 설화도 통일신라 이후 형성된 불국토 관념 아래 한국이 인도와 관련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허왕후 설화가 확대 재생산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아유타가 허왕후의 고향으로 설정된 것은 전형적인 불교역사 인식 아래 이루어진 역사 만들기의 일환임을 저자는 여러 근거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첫 문장

대부분의 힌두교 연구자들이 힌두교에 대한 성격 규정을 시도할 때 빠뜨리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힌두교의 복합적이고 사회적인 성격일 것이다.


책 속으로


p.10 

인도사를 보급해야 한다는 전도사의 과업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다 보니 연구 소재는 자연스럽게 인도나 인도 역사에 대한 왜곡과 오해 그리고 그것과 관련된 역사학 이론으로 방향이 모아졌다. 그러자 내 연구는 자연스럽게 내가 박사 학위를 받은 분야인 종교사 분야와 관련되게 되었고 결국 그것은 ‘역사 만들기’라는 주제로 귀결되었다.

p.136 

쉬바 신앙의 전통과 그 형이상학 담론을 접목시키는 상상과 창조의 작업을 통해 대중들의 신앙에 보다 적극적으로 뿌리를 내린다. 지존위로서뿐만 아니라 쉬바, 루드라, 하라(Hara) 등 여러 속된 신격체의 이름으로 대중적 숭배의 대상으로 자리 잡는 것, 특히 루드라가 ‘쉬바’ 즉 ‘복을 주는 자’의 이름으로 확대 성장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초월 존재의 담론을 기반으로 하여 형성된 대중화 구조 속에서 가능하였다.


p.160 

산스끄리뜨라는 기존의 브라만 중심의 문화 권력을 취하면서 딴뜨라 안에서 데위가 지존위를 차지하였다는 의미, 즉 여성성에 대한 가치 상승의 평가는 불평등한 당시의 사회 제도에 대한 개혁적 차원이나 소외된 문화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가 아니라 이상주의 이데올로기를 통한 현실 포기와 종교 안에서의 구원 추구를 통해 사회 계급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함을 의미할 뿐이라는 사실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p.287 

바로 여기에 힌두교에서의 폭력의 존재에 대한 정당성이 있다. 사띠의 경우는 남편의 죽음이라는 영원한 오염원을 제거하기 위해 그리고 자살 테러의 경우 힌두교를 수호하기 위해 새로운 오염원인 무슬림을 제거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힌두신학적 차원에서 충분히 논리적이다. 여기에 공동체를 정(淨)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극적 회피보다는 적극적 제거가 더 합당하다는 힌두교적 담론이 추가되면, 그 제거를 위한 폭력 사용은 승인을 넘어 권고될 수 있게 된다.


저자 소개

이광수

인도 델리대학교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부산외국어대학교 인도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 『인도는 무엇으로 사는가』, 『역사는 핵무기보다 무섭다』, 『인도 100문 100답』, 『암소와 갠지스』(공저), 『인도 수구 세력 난동사』(공저), 역서로는 『고대 인도의 정치 이론』, 『성스러운 암소 신화』 등이 있다.


목차



  

 

 


아시아총서32

인도사에서 종교와 역사 만들기(개정판)

이광수 지음 357쪽  | 25,000원 | 2019년 7월 8일
978-89-6545-607-0 94910 

인도사 연구에 중요한 사료로 꼽히는 『인도사에서 종교와 역사 만들기』 가 개정판으로 13년 만에 재출간된다. 이번 책에는 세 편의 글이 추가로 수록됐다. 이 책은 인도의 고대와 중세를 살펴보면서 신화와 종교를 둘러싸고 있는 사상과 학문 사이에 만들어진 역사를 밝혀내면서 인도사에서 신화와 식민주의, 민족주의, 역사 만들기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인도사에서 종교와 역사 만들기 - 10점
이광수 지음/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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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이 지면을 주지 않으니, 직접 나설 수 밖에. 산지니의 빛나는 걸작

출판되었지만 잘 알려지지 않는 책들. 혹은 편집자 개인 취향대로 읽어서 좋은 책들을 앞으로 꾸준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인도-파키스탄 분단의 비극을 담은 여러 목소리,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


 


우르와쉬 부딸리아 저자, 이광수 옮김






타인의 고통을 듣는 일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더욱이 타인이 침묵하기 원한다면. 저자 우르와쉬 부딸리아는 인도-파키스탄 분단의 비극을 10년동안 70명의 사람에게 물었다. 저자 자신도 과거의 비극을 침묵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묻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 치열하게 고민한다.















저자는 왜 타인의 침묵을 깨기 원했는가? 

고민은 과연 헛된 것일까?

의문점을 가지고 책을 읽는다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인도는 전통적으로 민족/국가개념이 발전하지 않았다. 오랜 영국 식민지화로 영국을 타자화하기 위해 힌두를 중심을 인도 민족개념이 생겨나고 힌두를 중심으로 한 인도 민족주의를 강화시킬 수록 이슬람적 가치는 무슬림 소외를 가져왔다. 1947년 인도가 영국에서 독립할 때 민족 운동은 최고조로 달했고 힌두와 무슬림은 점점 멀어졌고 결국 종교 분열이 분단으로 이어졌다. 힌두는 인도로 이동했고 무슬림은 지금의 파키스탄으로 이동했다.


(옮긴이의 말. 7~9 pp 자세한 분단 배경을 읽을 수 있다.)


만약 이 책이 단지 역사의 비극에 대해서 초점을 두었다면 시시한 책이 되었을 것이다. 페미니즘을 공부한 저자의 강점은 여기서 나타난다. 역사는 ‘Hi-story’ 지만 사실은 다양한 주체로 이루어진 ‘story’다.


인-파 분단의 비극을 여성의 시각을 볼 수 있었던 건 새로운 시각과 균형을 가질 수 있었다. 무슬림은 파키스탄으로, 힌두는 인도로 대 이동을 하면서 여성은 자기와는 다른 종교 남자들에게 납치당하고 강간당했다. 이건 오랜 역사와 남자들이 자행해 온 전쟁이라는 이름아래 허용된 폭력이다. 늘 그랬듯, 납치된 여성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도 순결을 잃었다며 가족들에게 거부당했다. 여성의 문제는 아이에게로 이어졌다. 납치된 상태에서 다른 종교를 가진 남성의 아이를 가졌을 때 그 아이는 어떻게 되는가, 인도와 파키스탄 내부의 격렬한 반응들. 역시 두 종교가 섞인 아이들은 거부당했다. 카스트에도 속하지 않는 하층 카스트는 난민캠프에서도 피난처를 얻을 수 없었고 두 정부에게 단지 더러운 노역을 위해 필요한 존재로만 인정받았다. 그들도 외면 받았다.


사실 역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남성중심의 혹은 권력중심의 역사였다. 저자는 단지 복원이라는 의미에서 벗어나 외면당했던 사회 약자들을 주목했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의 매력은 여기서 시작된다. 나도 저자와 함께 여정을 떠나는 일이 고단했지만 보이지 않는 가치를 믿으며 걸었다.


인도는 지금도 각 주마다 법이 다르고 언어와 문화가 다르다. 우리가 잘 아는 바라나시가 있는 주는 술과 마약이 허용되지 않는다. 반대로 오리샤 주는 술과 마약이 허용된다. 우리는 흔히 인도인은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하지만 대도시 뭄바이에 가면 소고기 카레를 먹을 수 있다. 인도는 아직도 다양한 언어와 민족들과 종교가 어울려 살고 있다. 미국처럼 각 주의 독립성과 정체성이 뚜렸한 나라다.


책을 번역한 옮긴이의 말대로 나도 밤마다 책을 읽으면서 힘든 적이 많았다. 말하는 이의 고통도 듣는 이의 고통도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들어야했다. 침묵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의 진실은 우리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고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적인 것이 정치적이다' 라는 20세기 여성운동의 슬로건처럼, 결코 타인의 일이 아니다. 타인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 될 수 있다. 여태 외면해왔다면, 이제부터 곧바로 응시해야하는 진실이 나부터 혹은 타인이라면, 어찌되었든 용기가 필요하다면,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를 추천한다.




우리 모두는 이제 피투성이 살육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각자 살고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우리가 각자의 나라를 더 놓은 자리에 올려놓는 일을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신은 또 다른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힌두와 무슬림이 같은 마을에 사는 동료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를 생각하며 몸서리를 쳤습니다. … 최악은 그런 모든 짓이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졌다는 겁니다. 

피의 살육을 허락하는 종교는 없습니다.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기억>. 457p








인도 뭄바이에 있는 타지마할 호텔은 2008년 테러가 일어났다. 정부는 이슬람 세력으로 배후를 지목했고 이로 인해 인도사회는 힌두-이슬람의 종교 갈등이 더 심해졌다. 지금도 호텔 주의 경계가 삼엄하지만 시민들은 주말을 즐기고 있다.



뭄바이에 있는 하지 알리 무덤으로 무슬림들이 늘 줄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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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 - 10점
우르와쉬 부딸리아 지음, 이광수 옮김/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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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복라면 2012.07.30 16: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사인이 지면을 주지 않으니! 라니 시크하고도ㅋㅋㅋㅋ 이 코너 응원해요!

  2. BlogIcon 동글동글봄 2012.07.30 18: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읽었던 감동만큼 글이 잘 안써진 것 같아요. 시작은 나를 위해서, 사색하며 소개해볼께요 고마워요 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