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남'에 해당되는 글 17건

  1. 2018.04.27 [후기]『노루똥』저자 정형남 소설가와의 만남
  2. 2018.04.25 [행사알림] 『노루똥』의 저자, 정형남 작가와의 만남 (1)
  3. 2018.01.26 고향의 기억과 아련한 향수를 담은 여덟 편의 소설, 정형남 소설집 『노루똥』
  4. 2017.12.04 메마른 도시를 벗고 자연으로 귀향하다 ::『노루똥』(책 소개)
  5. 2016.03.03 섬·시골서 삶 일구며 쓴 산수화 같은 소설 (국제신문)
  6. 2016.02.01 산천의 사계와 벗 삼아 삶을 일구는 이들의 여덟 폭 진경산수화-『진경산수』(책소개)
  7. 2016.01.29 산천의 사계서 삶 일구는 이들의 여덟 폭 진경산수화 (무등일보)
  8. 2016.01.29 <신간 들춰보기> 진경산수·아디오스 아툰 (연합뉴스)
  9. 2015.04.17 전주국제영화제와 정형남 장편소설 『감꽃 떨어질 때』
  10. 2015.02.05 막걸리와 함께 말과 글이 질펀하게 익어 가는 '어산재' (부산일보)
  11. 2014.12.02 2014년 산지니 문학나눔 선정 도서 5종!
  12. 2014.11.17 『감꽃 떨어질 때』 영광독서토론회에 다녀왔습니다:)
  13. 2014.10.01 『감꽃 떨어질 때』-영광독서 토론회에 초대합니다
  14. 2014.08.18 역사의 광풍에 내몰린 소박한 민초의 삶-『감꽃 떨어질 때』(책소개)
  15. 2012.09.21 주간 산지니-9월 셋째주
  16. 2012.09.04 『삼겹살』을 즐기는 몇 가지 방법
  17. 2012.08.04 뜨거운 여름, 지친 그대에게『삼겹살』을 허하겠어요. (2)

 

 지난 목요일, 4월 26일 6시에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 4층에서 '제81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행사는 『노루똥』의 저자 정형남 소설가와 대담자 박명호 선생님과 함께 좌담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사회를 맡으신 박명호 선생님(좌)과 저자 정형남 선생님(우), 청중들이 열심히 듣고 있다.

 

 

『노루똥』의 저자 정형남 선생님께서는 『현대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등단하셨고, 『남도(6부작)』로 제1회 채만식문학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창작집 『진경산수』, 중편집 『반쪽 거울과 족집게』 『백 갈래 강물이 바다를 이룬다』, 장편소설 『숨겨진 햇살』 『높은 곳 낮은 사람들』 『만남, 그 열정의 빛깔』 『여인의 새벽(5권)』 『토굴』 『해인을 찾아서』 『천년의 찻씨 한 알』 『삼겹살』(2012년 우수교양 도서) 『감꽃 떨어질 때』(2014년 세종 도서)를 쓰셨습니다.

 

 정형남 선생님의 작품 중 소박한 민초의 삶을 한국 근현대와 교차하여 그려낸 장편집 『감꽃 떨어질 때』는 영화로도 제작 중이랍니다.

 

 

 

 

 『감꽃 떨어질 때』는 시골 마을의 소박한 정취를 배경으로 한 이웃 마을 사람들의 구수한 입담과 역사, 개인이라는 보다 깊어진 주제의식, 그리고 민초들의 소소한 삶을 유려한 필치로 그려내어, 결코 운명이랄 수 없는 비극적 시대를 살았던 한 가족의 한스러운 삶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행사 시작 10분 전에 좌석이 꽉 찰 만큼 행사장의 분위기는 뜨거웠습니다!


 정형남 선생님의 작품 『노루똥』과 선생님에 대해서 알 수 있었던 그 뜨거운 현장을 여러분께 보여드립니다.

 

 

Q. 이번에 단편집을 집필하셨는데, 단편집을 쓰시면서 장편집을 집필하실 때와는 어떤 차이점을 느끼셨나요?

 

 

 

박명호작가님의 장편과 단편의 차이점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았습니다. 책에는 총 8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요. 그 중 「파도 위의 사막」이라는 챕터를 보면 다른 챕터와는 다르게 작가님께서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창조하신 이야기인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 단편에서 게와 여자를 절묘하게 연결시키는 '감각의 정의 기법'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기법은 매우 시적인데 작가님이 잘 나타내셨더군요. 다른 작품들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정형남 : (웃으면서) 박 선생님께서 제 작품을 잘 안 읽으신 거 같네요. 전부 시적인데. (일동 웃음) 이 작품은 제 유년시절과 현재, 두 갈래를 하나로 합쳤습니다. 2년 전에 신지도 백사장에 갔었을 때 친구를 만났었습니다. 그 친구와 술을 마시면서 옛날에 여자친구와 영덕게를 마지막으로 먹고 헤어진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영덕게가 얼마나 좋은 건데 그걸 같이 먹고 헤어졌냐" 라고 하니까 애잔한 얼굴을 하더라고요. 이 단편을 쓸 때 이 일이 생각나서 같이 적었습니다.

 

 

답변을 하시는 작가님

 

 

Q. (청중 질문) 개인적으로 작품에서 '친일 활동'을 한 인물이 고향에서 쫓겨난 이야기가 참 인상 깊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주제로 글을 써보실 생각이 있나요? 

 

 

 

박명호 : 다음 질문을 한번 받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청중 : 오늘 '고향과 산천 그리고 사람간의 인연'이란 것에 대하여 많은 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가 묻고 싶은 것은 정형남 선생님의 앞으로의 방향입니다. '현재 많은 작가들이 정리기에 들어가 있지 않았는가'라는 측면에서 정형남 선생님께서 정리기에 들어가게 된다면 어떤 방향을 가지고 계신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정형남 : 정리라는 것은 죽어야 정리가 되죠. (일동 웃음) 저는 우리나라 소설가들이 단명한다고 많이 들었습니다. 안 쓰는지 못쓰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문단의 10분에 7 정도가 50대 60대에 들어서면 집필을 그만두더라구요. 그전에 이호철 선생님이 저에게 "정군은 언제까지 작품활동을 할 건가?" 하고 묻더라구요. 그때 "선생님 연세 정도 돼야 그만두지 않겠습니까"라고 답을 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답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누룩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온전한 밀, 쌀, 녹두, 보리를 분쇄하여 만들지 않는가.

그리고 곡류에 누룩곰팡이를 번식시켜 새롭게 거듭나지 않는가.

거기에 무한한 생명력이 재생되는 거네.

- 단편 「누룩」중에서

 

 

 이렇게 정형남 선생님과 함께한 81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을 마쳤습니다. 이번 저자와의 만남은 도시화 된 사회에서 현대인을 둘러싼 메마른 정서를 벗어나 사람이 가진 본래의 따뜻한 심성을 찾아가는 작품, 『노루똥』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었던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께도 그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셨는지요?

 

 

 

 

노루똥 - 10점
정형남 지음/해피북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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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출판사는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독자와 소통하는 행사를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노루똥』의 저자 정형남 작가를 초청해 박명호 소설가와 함께 대담 형식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일시: 2018년 4월 26일 (목) 오후 6시

 

장소: 부산콘텐츠콤플렉스 (부산 해운대구 수영강변대로 140) 4층 카페테리아

 

 

 

도서 노루똥
해피북미디어 | 2017년 11월 30일 출간 | 소설 | 232쪽 | 13,000원   

정형남 작가의 소설집. 전작에서 일관되게 보여준 산천의 사계와 고향의 정경, 그리고 그 속의 사람들이 그려내는 지난 세월의 풍경들은 담았다. 여덟 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노루똥』은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시골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작가의 모습을 십분 담고 있다. 작품의 인물들 또한 복잡한 일상 속에서 잊고 있던 고향으로 성큼 다가서고, 고향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하나의 추억으로 남는다. 이제는 오랜 이야깃거리가 된 한 많던 시절의 이야기는 오랜 향수와 만나고 인물들은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저자 정형남 

조약도에서 태어났고 『현대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나왔다. 『남도(6부작)』로 제1회 채만식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창작집 『수평인간』 『장군과 소리꾼』 『진경산수』, 중편집 『반쪽 거울과 족집게』 『백 갈래 강물이 바다를 이룬다』, 장편소설 『숨겨진 햇살』 『높은 곳 낮은 사람들』 『만남, 그 열정의 빛깔』 『여인의 새벽(5권)』 『토굴』 『해인을 찾아서』 『천년의 찻씨 한 알』 『삼겹살』(2012년 우수교양도서) 『감꽃 떨어질 때』(2014년 세종도서)를 세상에 내놓았다.

 

 

 

 

고향, 사람, 산천, 세월 등 정형남 소설가의 따뜻한 이야기가 가득할 

산지니 <81회 저자와의 만남 - 정형남 편> 행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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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글동글봄 2018.04.10 1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향과 산천, 사람과 인연, 말만 들어도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안녕하세요, 병아리 편집자입니다 :)

드디어 주말을 앞둔 금요일이네요.

여러분 모두 금요일 잘 마무리하시고 주말 잘 보내세요^^

해피북미디어에서 나온 책, 정형남 소설집 『노루똥』에 대한 기사가 나왔습니다.

읽다 보면 시골의 정경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소설집이죠.

고향의 정경과 아련한 향수를 담은 여덟 편의 소설들을 만나보실까요?

***

정형남 소설집 ‘노루똥’…‘반추동물의 역사’ 등 8편 수록

긴 세월을 옹이에 새긴 고목의 여유로움을 보여주는 소설가의 신작 소설집이 나왔다.

전 오영수문학상 운영위원인 정형남 소설가가 소설집 ‘노루똥’(해피북미디어·총229쪽·사진)을 최근 냈다. 

저자는 전작에서 일관되게 보여준 산천의 사계와 고향의 정경, 그리고 그 속의 사람들이 그려내는 지난 세월의 풍경들을 이번에도 펼쳤다.

책에는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시골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저자의 모습이 있다. 이에 작품의 인물들 또한 복잡한 일상 속에서 잊고 있던 고향으로 성큼 다가서고, 고향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하나의 추억으로 남는다. 

‘희붐하게 밝아오는 창밖은 언제부터인가 봄을 시샘하듯 춘설이 소리 없이 내리고 있었다. 눈이라고는 겨우내 한두 번 내릴까 말까 한 따뜻한 남녘하늘에 흰나비 떼처럼 창문에 부딪치는 눈송이가 어찌나 신선하게 다가오는지, 창문을 활짝 열고 두 손으로 눈송이를 받았다.’ (소설집 ‘노루똥’ 143쪽 중)

책에는 단편소설 ‘반추동물의 역사’ ‘망각에서 깨어난 아침’ ‘파도 위의 사막’ ‘노루똥’ ‘마녀목(馬女木)’ ‘노을에 잠긴 섬’ ‘누룩’ ‘고향집’ 등 8편이 실렸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시골의 정취는 고요롭고, 도시의 잡다한 무관한 자연의 경계야말로 밤하늘의 별을 헤아리게 한다”고 밝혔다.

소설가 정형남은 전남 완도군 조약도에서 출생해 <현대문학> 추천과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남도(6부작)」로 제1회 채만식문학상을 받았다. 창작집 「수평인간」, 「장군과 소리꾼」 등, 중편집 「반쪽거울과 족집게」 등, 장편소설 「숨겨진 햇살」, 「높은 곳 낮은 사람들」, 「감꽃 떨어질 때」 등이 있다.

울산매일신문 이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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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똥 - 10점
정형남 지음/해피북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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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똥

정형남 소설집

 

 

▶ 메마른 도시를 벗고 자연으로 귀향하다

 

『감꽃 떨어질 때』, 『진경산수』등을 발표하며 긴 세월을 옹이에 새긴 고목의 여유로움을 보여준 작가 정형남의 신작 소설집 『노루똥』이 출간되었다. 전작에서 일관되게 보여준 산천의 사계와 고향의 정경, 그리고 그 속의 사람들이 그려내는 지난 세월의 풍경들은 본작에서도 이어진다. 다 풀어낸 것 같은 고향의 이야기 보따리는 바닥을 드러내지 않고 끊임없이 샘솟아 독자들의 마음을 추억으로 적신다.
여덟 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노루똥』은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시골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작가의 모습을 십분 담고 있다. 작품의 인물들 또한 복잡한 일상 속에서 잊고 있던 고향으로 성큼 다가서고, 고향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하나의 추억으로 남는다. 이제는 오랜 이야깃거리가 된 한 많던 시절의 이야기는 오랜 향수와 만나고 인물들은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작품들은 현재와 과거 회상을 경계 없이 부드럽게 오간다. 이렇듯 물 흐르는 듯한 전개에는 정형남 작가가 구사하는 생생한 전남 사투리가 큰 몫을 한다. 인물의 개성을 살리고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키우는 표현들은 작가의 특성이자 강점이다.
현대인을 둘러싼 메마른 정서는 도시화로부터 기인한 것이 아닐까. 사람이 가진 본래의 따뜻한 심성을 찾아가는 『노루똥』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 “그놈의 어린 시절, 때에 절은 추억이 향수 속에 묻어나
콧날을 시큰하게 하였다.”

 

오랜 기억 속 삶의 터전, 고향

 

일제 강점기부터 마을과 역사를 함께해온 적송을 통해 오래된 기억을 다시 곱씹는 서당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반추동물의 역사」를 시작으로 『노루똥』은 사람들의 기억 저편에 오랫동안 묻혀 있던 ‘고향’을 상기시킨다. 항일운동의 오랜 역사를 품은 서당골에서 친일파 후손 ‘도용’이 나무 밑둥에 깔려 죽는 사고가 일어난다. 도용이 베려 했던 그 나무가 마을의 항일운동을 내내 지켜본 서당골 적송이었다는 사실은 마을 사람들의 기억 저편에 묻혀 있던 역사와 공통된 기억을 깨운다.
바닷가에서 하루 동안 시간을 보내던 ‘나’의 머릿속에 스며들듯 그려지는 고향 ‘섬목’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는 「파도 위의 사막」 또한 흥미롭다. 고향 섬목에 대한 ‘나’의 오랜 기억은 소설 속에서 현실과 환상, 현재와 과거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넘나들며 묘사된다. 의식의 흐름 기법에 가까운 이러한 문장들은 작품의 후반부에서 바다 위에 뜬 별들 가운데로 빠져드는 ‘나’의 환상과 만나 그 효과를 극대화한다.
「마녀목(馬女木)」의 주인공 ‘나’는 막걸리 맛에 반해 찾아간 ‘개도(蓋島)’라는 섬에서 ‘마녀목’이라 불리는 고목에 얽힌 이야기를 듣게 된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경험이 있을 고향의 옛이야기. 마을 어른이 들려줄 것 같은 잔잔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작품이다. 섬의 한구석에 자리한 고목에는 어떤 사연이 깃들어 있는 것일까? 오랜 시절이 흐른 후에도 사람들이 찾아오는 그 고목의 의미는 무엇일까?
「고향집」은 오랫동안 도시에서 살던 최 할머니가 늘그막에 고향 ‘꽃섬’으로 돌아와 자리를 잡으며 섬에 얽힌 오래된 옛 기억들을 회상하는 내용을 담았다. 오랜 기억 속, 마을 사람들이 모여 복작대며 살던 고향의 모습에 대한 그리움이 생생하게 녹아 있다. 섬에서 나고 자란 정형남 작가가 그리는 섬마을 사람들의 삶은 독자들의 마음을 잔잔하게 적실 것이다.

 

 

▶ “길거리에서 오다 가다 만나도 안팎사돈치레인데,
부딪치는 사람마다 그 인사성이 요란스러웠다.”

 

한(限) 맺힌 시절도 품고 보듬어 이겨내던
사람들, 인연의 이야기

 

「망각에서 깨어난 아침」에서는 망자혼례로 맺어진 두 집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젊은 나이에 스러져 영혼으로 맺어진 두 사람에 대한 언급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그 옛날 고향에 대한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족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함께 마을 사람들이 함께 희로애락을 나누었던 그 시절의 따뜻함에 대해 그려낸 작품이다.
사별한 아내를 그리워하는 ‘임사백’의 이야기가 그려지는 「노루똥」은 이 책의 표제작이도 하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아내를 잃고 시신마저 거두지 못하는 아픔을 겪은 임사백과, 그의 아픔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는 벗 ‘현 화백’의 소소한 이야기들은 부부지간의 애틋한 사랑을 그려내고 있다.
찰나에 지나가는 어떤 것이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까?「노을에 잠긴 섬」은 인연으로 엮인 사람들의 정과 오랜 추억 속의 고향에 대한 작품이다. 남편과 헤어지고 떠돌며 아이 얼굴도 보러 가지 못하는 ‘화수댁’이라는 여인을 통해 우리 민족의 오랜 ‘한(恨)’의 정서와 함께 시골의 넉넉한 정을 엿볼 수 있는 소설로, 등장인물들의 인연이 겹겹이 얽혀 이어지는 내용이 인상적이다.
모든 사람들은 살아가는 동안 저마다 다른 어려움에 맞닥뜨리게 된다. 고난을 맞은 사람들은 때때로 자연이나 사물의 모습에서 위로를 얻고 역경을 이겨내는 삶의 자세를 배우기도 한다. 「누룩」에서 막걸리 빚는 술도가의 주인이 일러주는 ‘누룩 같은 인생’이 그런 것처럼. 망가지고 좌절하는 순간을 발판 삼아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며, 정형남 작가는 소설을 통해 사람을 어루만진다.

 


밑줄긋기 / 책 속으로

p.13. 그 결과 일제는 서당을 폐쇄하였고, 감시의 눈초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그 어떠한 교육도 용납하지 않았다. 서당은 폐허가 되었다. 그런 가운데 서당을 지을 때 기념식수로 심은 적송은 해마다 자라나 소리 없이 서당을 지켰다.

 

p.89. 그럼, 우리 할머니는 은하의 세계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겠네. 저게 우리 할머니의 별인지 모르지. 댕기머리 치렁한 누님은 나의 손을 꼬옥 잡으며 귓속말로 은하수 한가운데 유난히 크게 반짝이는 별을 가리켰다.

 

p.143. 희붐하게 밝아오는 창밖은 언제부터인가 봄을 시샘하듯 춘설이 소리 없이 내리고 있었다. 눈이라고는 겨우내 한두 번 내릴까 말까 한 따뜻한 남녘하늘에 흰나비 떼처럼 창문에 부딪치는 눈송이가 어찌나 신선하게 다가오는지, 창문을 활짝 열고 두 손으로 눈송이를 받았다.

 

p.194. 누룩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온전한 밀, 쌀, 녹두, 보리를 분쇄하여 만들지 않는가. 그리고 곡류에 누룩곰팡이를 번식시켜 새롭게 거듭나지 않는가. 거기에 무한한 생명력이 재생되는 거네.

 

 

저자 소개

정형남
조약도에서 태어났고 『현대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나왔다. 『남도(6부작)』로 제1회 채만식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창작집 『수평인간』 『장군과 소리꾼』 『진경산수』, 중편집 『반쪽 거울과 족집게』 『백 갈래 강물이 바다를 이룬다』, 장편소설 『숨겨진 햇살』 『높은 곳 낮은 사람들』 『만남, 그 열정의 빛깔』 『여인의 새벽(5권)』 『토굴』 『해인을 찾아서』 『천년의 찻씨 한 알』 『삼겹살』(2012년 우수교양도서) 『감꽃 떨어질 때』(2014년 세종도서)를 세상에 내놓았다.


목차

반추동물의 역사
망각에서 깨어난 아침
파도 위의 사막
노루똥
마녀목(馬女木)
노을에 잠긴 섬
누룩
고향집

작가의 말

 

 

정형남 소설집

노루똥

 

정형남 지음 | 232쪽 국판  | 13,000원 | 978-89-98079-23-9 03810

 

여덟 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노루똥』은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시골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작가의 모습을 십분 담고 있다. 작품의 인물들 또한 복잡한 일상 속에서 잊고 있던 고향으로 성큼 다가서고, 고향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하나의 추억으로 남는다. 이제는 오랜 이야깃거리가 된 한 많던 시절의 이야기는 오랜 향수와 만나고 인물들은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노루똥 - 10점
정형남 지음/해피북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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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남 세번째 단편소설집 출간


- 부산서 30년 살다가 보성 이주
- 구수하고 걸쭉한 입담이 매력

단편소설에서는 첫 대목의 힘이 중요하다고 흔히 말한다. 소설가 정형남(69·사진)은 그런 힘을 잘 아는 이야기꾼이다.

"계시오?" "왜, 또?" "워메, 답답해서 사람 똑 미치것소." "뭔 일인디?" "좀 들어 보시오. 말이 통하나, 입맛이 맞나, 생활습관이 맞나, 사람 환장하것소. 천불이 나요, 천불이…." "국제적으로 장벽이 높단 말이여?" "높고 낮은 정도가 아니요. 이건 갈수록 엉망진창이요."(소 쌀밥 첫머리)

"저, 청승 좀 보게." "누가 아닌가. 허구헌 날 실꾸리 되감듯 하는 저놈의 노랫소리도 신물이 날 만도 한디." 오일장을 보러 온 노인네들이 포장마차에서 대낮부터 술잔을 나누며 혀를 찼다.('무넘이재' 첫머리)

첫머리가 이렇게 구수하고 능숙하게 나오면, 독자는 '무장'이 해제되면서 이야기 속으로 슥 빨려들어가기 십상이다. 물론 좀 고전적인 묘사로 시작하는 작품도 있지만, 정형남(사진) 소설가의 새 소설집 '진경산수'(해피북미디어 펴냄)에 나오는 8편은 진입 장벽 없이 독자를 얘기 속으로 데리고 가는 힘이 넉넉하다.

전남 완도군의 작은 섬 조약도에서 태어난 소설가 정형남은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한 뒤로 부산에서 30년여 년 살며 소설을 썼다. 그에게 제1회 채만식문학상을 안긴 6부작 장편소설 '남도', 5권짜리 '여인의 새벽', 화제가 됐던 구도소설 '천 년의 찻씨 한 알' 등 많은 작품을 그는 부산에서 써냈다. 몇 해 전 그는 전남 보성으로 거처를 옮겨 계속 소설을 쓰고 있다.

   

부산의 많은 동료 작가에게 '그리운 정형남'이 된 그는 그런 옛 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요즘은 전남 보성을 중심으로 시골과 작은 도시를 무대로 한 작품을 써왔다. '진경산수'라는 제목으로 펴낸 세 번째 단편소설집인 이번 책이 그렇다. 한국의 정서와 미감을 간직한 공간으로서 섬과 시골, 이제는 기억 저편으로 가버린 사람과 사연, 그런 사람과 사연을 떠올리며 회한과 맞닥뜨리는 오늘의 사람들이 소설을 수놓는다. 전남 화도(花島)에서 오래 전 있었던 사랑 이야기를 회한 속에 떠올리는 '꽃섬', 깊은 산 속의 얼음계곡 숨겨진 일제강점기의 비극에 우연히 맞닥뜨리는 현대의 세 사람을 그린 '사금목걸이' 등을 실었다.

작가는 아등바등 기교를 부리려 하지 않고, 어찌 보면 무심해 보일 정도로 자연스럽게 순한 호흡으로 문장을 밀고 간다. 진경산수란 이런 연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가 보다. 


조봉권 | 국제신문 | 2016-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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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산수 - 10점
정형남 지음/해피북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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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의 부산 생활을 접고 귀향하여, 전라남도 보성에서 창작활동에 전념 중인 중견소설가 정형남의 신작 단편소설집 『진경산수』가 출간되었다. 『진경산수』는 작가의 삶의 체험을 바탕으로 구성된 작품집으로서, 우리나라 산천의 아름다움이 정형남 특유의 서정과 함께 되살아나고 있다. 전라남도 보성이라는 공간구성을 배경으로 도시를 벗어난 현대인의 삶을 돌아보고 있는 이번 작품집에는 정형남 작가의 여유로운 감성과 더불어 ‘한(恨)’이라는 민족 고유의 정서가 잘 드러난다. 이처럼 『진경산수』는 생생한 전남 사투리의 입담을 살려 서정적인 분위기를 더욱 극대화한 여덟 편의 단편을 한데 엮고 있다.



“참 알 수 없는 게 사람의 인연이에요.”

마을 주민들이 하나둘 섬을 빠져나가는 탓에 고립된 전라남도 화도(花島)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 「꽃섬」을 시작으로 『진경산수』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기억 저편을 조금씩 소환하고 있다. 주인공 ‘나’는 조카와 함께 배낚시를 하다 바다 멀리 보이는 섬 사이로 그동안 잊고 있었던 꽃섬의 기억을 다시금 떠올린다. ‘나’는 함께 마을에서 버팀목처럼 지내던 종구 형이 그의 약혼녀와 행복했던 찰나의 순간을 그리며 사람의 인연에 대해 새삼 감격한다.

「사금 목걸이」에서는 얼음계곡을 찾아 떠난 한 선생과 김 사장, 이 면장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불볕더위 속 산골짜기에서 얼음계곡을 찾아 떠난 세 사람. 그렇게 함께 산길에 오르다 웅덩이 물에 몸을 내맡긴 한 선생은 폭포수가 떨어지는 연못에서 잉어가 머리 치렁한 여인으로 변신하는 놀라운 모습을 목격한다. 한 맺힌 여인의 삶과 함께 일제강점기 당시의 가슴 아픈 비극이 오롯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이른 봄, 우연히 자전거 산책을 나섰다가 삼층석탑 앞에 말없이 치성을 드리는 여인의 모습을 보고 백제 여인의 환영에 사로잡힌 ‘나’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삼층석탑」 또한 주목할 만하다. 봄을 지나 풍요로운 가을이 되어 다시 찾은 들판에서 ‘나’는 또다시 여인을 마주한다. 여인은 ‘나’에게 술을 건네며 지나온 세월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데…. 수난의 가시밭길이었던 우리의 역사와 대를 이어 전통을 이어온 사람들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한 많은 삶 속에서도 결코 잃지 않는 정형남 특유의 해학적 정서

조카를 바라보며 골머리를 앓는 하명 양반의 이야기가 담긴 「소 쌀밥」은 『진경산수』에 실린 작품 중 가장 유쾌하며 서사가 짙은 작품이다. 하명 양반은 조카와 베트남 아가씨의 만남을 주선하여 이내 결혼식을 올리게 하였으나 술독에 빠진 조카의 몰골을 바라보며 한숨을 쉰다. 베트남 색시는 계속되는 조카의 술주정에 고향으로 떠나겠다고 가출을 한 상태이며, 조카는 색시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하명 양반에게 하소연을 시작한 것. 그러던 중 하명 양반은 아내로부터 조카 색시가 홀몸이 아닌 채로 다문화여성쉼터에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데…. 시골 다문화가정의 단란하고도 소란스러운 삶을 엿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유쾌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바다로 간 삽살개」 또한 독자들이 읽기에 부담 없이 다가오는 작품이다. 불우한 결혼생활을 겪은 여인의 ‘한(恨)’의 정서와 함께 시골사람들의 정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소설로서, 갈대밭을 풍경으로 펼쳐지는 풍경묘사가 인상적이다. 한겨울, 갈대숲 공원을 따라 걷는 동안 해산의 관심은 설송의 불우했던 과거사로 향한다. 그때 어디선가 삽살개 한 마리가 나타나 해산 일행이 전하는 술잔을 비워내며 일행을 놀라게 한다. 잠이 들던 삽살개는 이윽고 몸을 떨치고 일어나 바다 쪽으로 달려 나가는데…. 찰지디 찰진 갯벌로 달아나버린 삽살개와 우연하게 마주한 에피소드가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다. 실제로 이 작품은 득량만 갈대숲을 배경으로 구상하였다고 한다.


득량만 갈대밭


한편, 진주시 호남정맥을 가르는 무넘이재를 두고 펼쳐지는 이야기 「무넘이재」는 쓸쓸하고 안타까운 정서가 살아 있는 작품이다. 마을 노인들은 초췌한 몰골로 장터를 떠도는 명수를 보며 안타까워하는데, 시집살이를 견디지 못한 명수의 아내가 집을 떠난 까닭이었다. 명수는 텅 빈 장터거리에 남아 아내를 처음 만나던 시절을 떠올린다. 무심한 뻐꾸기 울음소리만 남아 있는 그때 그 자리에서 떠난 여인을 그리워하는 한 사내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역사의 숨결이 살아 있는 이야기의 향연

이번 작품집 『진경산수』에서는 백제와 통일신라 시대, 일제강점기, 베트남전을 넘나드는 한국사에 바탕을 두고 있는 작품이 더러 등장한다. 그중 대표적인 소설 「고인돌」은, 베트남전에 파병되어 고엽제 후유증으로 병마의 고통을 겪는 한 사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죽음의 길을 찾아 나서듯 산에 갇혀 지내며 살아가는 사내에게, 과거 함께 동거하던 여인이 찾아오며 극적인 재회를 겪는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사내는 여인의 죽음이라는 비보를 견디며 절망에 휩싸이는데…. 너럭바위 밑에 나란히 시신이 된 사내와 여인을 발견한 마을 노인들은 사내와 여인이 묻힌 너럭바위가 과거 족장의 무덤이 틀림없는 고인돌일 것이라며 이야기를 나눈다.

역사의 숨결을 장뚱어탕이라는 요리로 풀어낸 작품 「짱뚱어탕」 또한 정형남 작가의 삶을 기반에 둔 소설로서 흥미롭다. 짱퉁어탕에 얽힌 일화를 하나둘 풀어놓는 한 선생과 윤 과장, 이 면장이 허름한 향토음식점에 함께 모였다. 우선, 어린 시절 고향인 섬에서 짱뚱어를 맛보던 한 선생의 이야기부터 시작해 보성의 선근다리에 얽힌 이야기까지 짱뚱어에 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안주 삼아 이야기꽃을 피우는데…. 일행은 중도방조제를 따라 바다로 이어지는 진토재까지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계속해서 이어나간다. 역사의 숨결이 살아 있는 맛깔스런 음식 이야기가 잘 녹아든 작품이다.

귀향 후, 정형남 소설의 체험에 전라남도 보성의 아름다운 풍경 묘사를 더하고 있는 『진경산수』. 여기 실린 여덟 편의 단편들은 우리나라 산천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진경산수화와 같은 작품으로, 도시의 각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독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진경산수

정형남 지음 | 문학 | 국판 | 220쪽 | 13,000원

2015년 12월 31일 출간 | ISBN : 978-89-98079-14-7 03810

전라남도 보성에서 창작활동에 전념 중인 중견소설가 정형남의 신작 단편소설집. 전남 사투리의 입담을 살려 서정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한 여덟 편의 단편을 한데 엮었다. 우리나라 산천의 아름다움이 살아나고 정형남 작가의 여유로운 감성과 더불어 ‘한(恨)’이라는 민족 고유의 정서가 잘 드러난다.

 



저자 : 정형남

조약도에서 태어났고 『현대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나왔다. 『남도(6부작)』로 제1회 채만식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창작집 『수평인간』 『장군과 소리꾼』, 중편집 『반쪽 거울과 족집게』 『백 갈래 강물이 바다를 이룬다』, 장편소설 『숨겨진 햇살』 『높은 곳 낮은 사람들』 『만남, 그 열정의 빛깔』 『여인의 새벽(5권)』 『토굴』 『해인을 찾아서』 『천년의 찻씨 한 알』 『삼겹살』(2012년 우수교양도서) 『감꽃 떨어질 때』(2014년 세종도서)를 세상에 내놓았다.


차례




진경산수 - 10점
정형남 지음/해피북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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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작가 정형남 단편소설집 '진경산수' 출간

전라도 사투리 입담 살려 서정적 분위기 연출



30여 년의 부산 생활을 접고 귀향해 전남 보성에서 창작활동에 전념 중인 중견소설가 정형남의 신작 단편소설집 '진경산수'가 출간됐다.

'진경산수'는 작가의 삶의 체험을 바탕으로 구성된 작품집으로서, 우리나라 산천의 아름다움이 정형남 특유의 서정과 함께 되살아나고 있다. 

전남 보성이라는 공간구성을 배경으로 도시를 벗어난 현대인의 삶을 돌아보고 있는 이번 작품집에는 정형남 작가의 여유로운 감성과 더불어 ‘한(恨)’이라는 민족 고유의 정서가 잘 드러난다. 

이처럼 '진경산수'는 생생한 전남 사투리의 입담을 살려 서정적인 분위기를 더욱 극대화한 여덟 편의 단편을 한데 엮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하나둘 섬을 빠져나가는 탓에 고립된 전남 화도(花島)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 '꽃섬'을 시작으로 '진경산수'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기억 저편을 조금씩 소환하고 있다. 

주인공 ‘나’는 조카와 함께 배낚시를 하다 바다 멀리 보이는 섬 사이로 그동안 잊고 있었던 꽃섬의 기억을 다시금 떠올린다. 

‘나’는 함께 마을에서 버팀목처럼 지내던 종구 형이 그의 약혼녀와 행복했던 찰나의 순간을 그리며 사람의 인연에 대해 새삼 감격한다.

조카를 바라보며 골머리를 앓는 하명 양반의 이야기가 담긴 '소 쌀밥'은 '진경산수'에 실린 작품 중 가장 유쾌하며 서사가 짙은 작품이다. 

하명 양반은 조카와 베트남 아가씨의 만남을 주선하여 이내 결혼식을 올리게 하였으나 술독에 빠진 조카의 몰골을 바라보며 한숨을 쉰다. 

베트남 색시는 계속되는 조카의 술주정에 고향으로 떠나겠다고 가출을 한 상태이며, 조카는 색시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하명 양반에게 하소연을 시작한 것. 

그러던 중 하명 양반은 아내로부터 조카 색시가 홀몸이 아닌 채로 다문화여성쉼터에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데…. 시골 다문화가정의 단란하고도 소란스러운 삶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작품집 '진경산수'에서는 백제와 통일신라 시대, 일제강점기, 베트남전을 넘나드는 한국사에 바탕을 두고 있는 작품이 더러 등장한다. 

그중 대표적인 소설 '고인돌'은, 베트남전에 파병되어 고엽제 후유증으로 병마의 고통을 겪는 한 사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죽음의 길을 찾아 나서듯 산에 갇혀 지내며 살아가는 사내에게, 과거 함께 동거하던 여인이 찾아오며 극적인 재회를 겪는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사내는 여인의 죽음이라는 비보를 견디며 절망에 휩싸이는데…. 

너럭바위 밑에 나란히 시신이 된 사내와 여인을 발견한 마을 노인들은 사내와 여인이 묻힌 너럭바위가 과거 족장의 무덤이 틀림없는 고인돌일 것이라며 이야기를 나눈다.



'진경산수'에 실린 여덟 편이 단편들은 우리나라 산천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진경산수화와 같은 작품이다.

소설가 정형남은 현대문학 추전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남도(6부작)'으로 제1회 채만식문학상을 수상했다.

창작집 '수평인간' '장군과 소리꾼', 중편집 '반쪽 거울과 족집게' '백 갈래 강물이 바다를 이룬다', 장편소설 '숨겨진 햇살' '높은 곳 낮은 사람들' '만남, 그 열정의 빛깔' '여인의 새벽(5권)' '토굴' '해인을 찾아서' '천년의 찻씨 한 알' '삼겹살'(2012년 우수교양도서) '감꽃 떨어질 때'(2014년 세종도서)를 세상에 내놓았다.



양기생 | 무등일보 | 2016-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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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산수 - 10점
정형남 지음/해피북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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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경산수 = 정형남 지음.

전라도 보성에서 창작활동에 전념 중인 중견소설가 정형남의 단편소설집이다.

책에는 '꽃섬', '사금 목걸이', '삼층석탑' 등 단편 8편이 실렸다.

'꽃섬'에서 주인공 나는 조카와 함께 배낚시를 하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꽃섬의 기억을 다시금 떠올린다. 나는 절친했던 종구 형이 그의 약혼녀와 행복했던 찰나의 순간을 기억하며 인연에 대해 새삼 감격한다.

작가는 전라남도 보성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도시를 벗어난 현대인의 삶을 되돌아본다. 그는 우리 민족 고유의 한(恨)을 주제로 한 작품들에 걸쭉한 전남 사투리를 더해 서정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해피북미디어. 220쪽. 1만3천원.

▲ 아디오스 아툰 = 김득진 지음.

늦깎이 신예 소설가 김득진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제8회 해양문학상 수상작인 '아디오스 아툰'을 포함해 총 여섯 편의 중단편이 실렸다.

작가는 노동을 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고단한 삶을 사실주의적 관점에서 담담하게 그린다. 표제작 '아디오스 아툰'은 보험 가입, 도시재개발 사업, 기업 운영, 참치 어획 등 현실과 밀착된 소재로 도시인의 불안을 말한다.

'나홋카의 안개'는 건설현장 일용직이나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주인공이 러시아에 있는 수산회사의 육상 근무자 생활을 하며 겪는 이야기를 다룬다. 여기에 일제강점기 위안부 생활을 했던 고려인 여성의 아픈 역사가 더해지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고려인 후손의 삶이 몽환적 분위기 속에서 그려진다.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인간의 실존과 자본주의 시스템의 부조리를 드러낸다.

산지니. 211쪽. 1만3천원.

김보경 | 연합뉴스 | 2016-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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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산수 - 10점
정형남 지음/해피북미디어


아디오스 아툰 - 10점
김득진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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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산지니 출판사입니다.

오늘은 좋은 소식으로 찾아왔는데요.


곧 있을 4월 30일, 전주국제영화제가 개최됩니다.

출판문화 산업의 진흥을 위해 정부에서 설립한 재단법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으로 선정되어, 올해 6월 전라북도 전주시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올해부터 전주에서 새롭게 출판인들과 소통하게 될 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새로이 시작한 콘텐츠 활용(OSMU) 적합 도서 지원 사업에 정형남 작가님의 『감꽃 떨어질 때』가 선정되었습니다.

사업에 선정된 해당 도서는 전주국제영화제 및 진흥원 홈페이지와 온·오프라인 매체에 홍보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영상 제작사, 창업투자사에 홍보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사업을 통해 극적인 서사로 흡입력 있는 묘사가 돋보이는 『감꽃 떨어질 때』의 영상제작이 한걸음 앞당겨졌네요^^ (사업 선정으로 영상화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많은 영화투자가와 제작사들이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선정된 10개 도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연번

도서명

저자

출판사

비고

1

나는 세상으로 출근한다

박용후

라이팅하우스

영상제작자 주목작

2

가시연꽃(2)

전은정

디앤씨미디어

3

감꽃 떨어질 때

정형남

산지니

4

거미줄

이진선

아모르문디

5

너를 봤어

김려령

창비

6

여울물소리

황석영

창비

7

열두 달의 연가

김이령

새파란상상

8

장모님의 예쁜 치매

김철수

공감

9

조선남자(2)

전경일

다빈치북스

10

흐리거나 비 아니면 호우

반시연

영상출판미디어

※ 영상제작자 주목작 나는 세상으로 출근한다를 제외한 가나다 순 

 

이 책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중견소설가 정형남의 장편소설 『감꽃 떨어질 때』는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이후까지 한반도에서 살아가던 우리네 이웃들의 삶을 복원하고 있다. 시골마을의 소박한 정취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결코 운명이랄 수 없는 비극적 시대를 살았던 한 가족의 한스러운 삶을 그리고 있다. 일흔셋의 한 할머니가 옛일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역사의 비극으로 생이별한 아버지에 대한 딸의 그리움을 담았다.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를 아버지를 향해 매년 감꽃 떨어질 때 기제사를 지내는 이의 비극적인 인생을, 작가의 끈끈한 애정을 담아 결코 무겁지만은 않게 서술한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인한 한국 근대사의 광풍으로 한 가족의 행복한 삶은 순식간에 무너졌고, 해방 이후에도 조영의 딸은 빨갱이의 자식이라고 놀림당하게 되었다. 작가 정형남은 이처럼 간절한 목소리로 역사 속의 뒤안길에 감추어진 민초들의 삶을 묘사한다. 더욱이 조영네, 삼수네, 왕명인네 등 역사의 이름으로 전선에 나가 제대로 된 가장 노릇을 하지 못했던 ‘아버지’의 존재를 되새기고 진정한 가족애와 이웃의 우애를 환기시킨다.


국제영화제가 단지 알려지지 않은 각국의 다양한 우수 영화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

앞으로 한국영화를 제작하는 영화제작인들에게 출판컨텐츠만이 줄 수 있는 신선하고 다양한 콘텐츠들을 소개하는 장을 마련해주었으면 합니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

Jeonju International Film Festival | JIFF

행사시기 2015.04.30~05.09

공식사이트 http://www.jiff.or.kr

주류영화들과는 다른 새로운 대안적 영화와 디지털 영화를 소개하는 부분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영화제


감꽃 떨어질 때 책 구매하기>>

감꽃 떨어질 때 - 10점
정형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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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준 시인의 부산일보 연재글 [최원준의 '주유천하']
이번 주 주인공은
 『감꽃 떨어질 때』의 저자 정형남 선생님이십니다.

감꽃 떨어질 때의 영광독서토론회를 마무리하며 
시원한 창으로 소설의 한 부분을 낭독하셨던 기억이 나는데, 
역시나 최원준 시인님과의 만남에서도 창이 빠지지 않았나 봅니다 ^^ 


보성 정형남의 서재


▲ 서재는 제자백가(諸子百家)가 다녀가고 백가쟁명(百家爭鳴)이 난무하는 곳. 그리하여 천 가지의 생각과 만 가지의 말이 발효되고 끓어 넘친다. 사진은 정형남 작가의 서재에서 작가와 필자가 판소리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 최원준 시인 제공

'그때 나는 연속 사진 컷을 누를 수밖에 없었다. 전남 보성군 조성면에 있는 소설가 정형남 선생의 집이었다. 우리는 부산에서 마산을 거쳐 순천을 훑어가면서 곳곳의 막걸리 맛을 순례했고 그로 인한 취기에 몸을 편하게 실었다. 그것의 절정이었던가, 이슥한 밤까지 통음한 다음 날 아침에 드디어 토방의 한쪽에 있는 북에 눈길이 갔던 것이다. 아슴한 기억으로는 한쪽은 개가죽이고, 다른 쪽은 소가죽이어서 이를테면 개도 짖고 소도 음메하고 우는 그런 북이었다. 최원준 형이 그 북을 쳐대기 시작했다. 북소리는 느리고 빠르게 둥기덩 울리고, 그 장단을 따라 영판 고개를 주억거리고 흔들며 고소한 흥을 자아내는 원준 형의 모습이 그렇게 자연스러울 수 없었다.'(최학림의 산문집 '문학을 탐하다'중에서)

남도의 그윽한 소설가 정형남 
토굴 같은 서재에 묻혀 
세월 이기고 창작에만 몰두 

주인장 마음을 닮은 풍광 
늘 열려 있는 '방담의 장소'라 
'제자백가'들 부담 없이 다녀가


아마도 판소리 '춘향가' 중의 '쑥대머리'인 것 같다. 국창 임방울 선생이 생전에 즐겨 부르던 소리로, 아침나절 정형남 작가는 '쑥~대~머리~.'구수하게 소리 한 소절 뽑아내고 있었고, 필자는 흥에 취해 '두둥~'북을 타며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밤새 서재에서 마신 막걸리가, 뱃속에서 제대로 도도하게 익어가는 와중이었다. 그날 정형남 작가의 '쑥대머리'는 걸쭉하기 이를 데 없는 절창(絶唱)이었다. 소리가 길~게 길을 이끄니, 북이 뒤따르며 한판 춤이 어우러지는, '무아지경의 절정'을 경험한 것이다.



'어산재'에서는 그리운 사람들이 줄줄이 소환되어 어우러진다.
소설가 정형남. 전남 완도 조약도에 태를 묻은 남도의 그윽한 사람. 30여 년의 부산 생활을 접고 귀향하던 중, 보성에 눌러앉은 지 7년째 쯤 됐겠다. 자연과 동하며 소설이나 맘껏 써 볼 심산으로 '말(語)하는 산'이 버티고 있는 집 '어산재(語山齋)'를 짓고, 지척인 고향 쪽으로 창을 내고 살고 있다.

이후로 본격적인 장편소설을 두 권이나 펴냈다. 젊었을 때 '장돌뱅이' 마냥 해볼 것 다 해보고, 가볼 것 다 돌아보며 전국을 주유(舟遊)한 탓에, 이제는 조용히 창작에만 몰두할 수 있게 됐다고. 그 후로 토굴 같은 서재, '어산재'에서 면벽안거(面壁安居) 중이다.

"하루에 원고지 3장만 써부러. 그럼 한 달이면 백여 장이 되제~? 그러다 보면 소설 한 편이 나오는 거여. 소설가는 게으르면 못 쓰는 법이여. 장편 굵은 놈으로 뽑아낼라먼 부지런해야 혀. 글고 나가 평생을 일기를 쓰는디, 이게 소설의 단초가 돼야. 소설은 기록 문학이라 하잖어. 늘 기록하고 꾸준히 쓰는 버릇을 들여야 하는 거라."

작년 펴낸 장편소설 '감꽃 떨어질 때'도 이 '어산재'에서 작업을 끝냈다. 항일 의병에 가담하고, 한국전쟁 소용돌이 속 빨치산으로 '이데올로기에 희생'되는 한 남자. 그 남자의 부인과 딸로, 집을 지키며 꿋꿋하게 살아간 두 모녀의 일생을 그려냈다. 

이 모녀를 상징하는 피사체가 감나무다. 한 집안을 묵묵히 지켜낸 여인과, 집을 지키고 선 감나무는 '지킴이'라는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 하여, 시집간 딸은 집안의 내력이 서로 다른, 친정과 시댁의 '감꽃 맛'을 구분해내는 것이다.

'내가 친정을 찾은 것은 감꽃이 떨어질 때였다. 이상하였다. 친정 감나무에 열린 감꽃과 시댁 감나무에서 떨어진 감꽃 맛이 그렇게 다를 수가 없었다. 달착지근하면서도 입술 위에 떫은 여운이 감도는 맛. 나는 친정집에 들어서자마자 감꽃부터 주웠다.'(정형남의 장편소설 '감꽃 떨어질 때' 중에서) 

집과 땅은 그곳에 사는 사람의 성정을 닮는다고 했던가? 감꽃마저 그 맛이 다를진대, 사람의 생각과 삶은 오죽했을까? 그래서 '어산재'는 남도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닮고, 그 주인장의 마음을 닮아, 소설집 두 권의 이야기를 산처럼 쌓아놓고 있는 것이다.

어느 해인가, 비가 질척이던 겨울. 일단의 무리가 따뜻한 온돌의 그리움에 못 이겨 '어산재'로 난입을 한다. 양손에는 막걸리를 잔뜩 들고 통영의 싱싱한 해산물들도 허리에 꿰차고 말이다. 갑작스러운 무뢰배의 방문에 뒤늦게 서재 아궁이에 불길이 들어가는데, 온갖 방법을 써도 좀체 온돌은 데워지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급기야 가당찮은 일을 모의하는데, 분서(焚書)를 감행한 것. 서재에 잘 꽂혀있던 무르익은 시집들을 훑어보다가, 가장 따뜻해 보이는 시집들을 아궁이에게 공양하기로 한 것이다. 

'쩝쩝 입맛을 다시던 아궁이놈이요, 이 맛이로구나, 무릎 치며 펄펄 끓는데요, 활활~ 제 몸 태우기 시작하는데요, 세상사 삼라만상 다 읽어내고요, 산길물길 다 짚어 길을 내는데요, 붉은 혓바닥은 경구 읊듯 넘실거리고요, 뜨거운 불길은 서재의 모든 시집들 다 깨우는데요, 몸을 태운 시집들이 일시에 입을 맞춰 게송을 하는데요,'(졸시 '시집아궁이' 중에서)

이렇게 시집으로 몸을 덥힌 서재에서 우리는 밤새 '막걸리파 문인들의 거두' 정형남 작가를 좌장으로, 문학과 개똥철학과 막걸리로 비 오는 겨울밤을 견뎌낸 것이다. 이처럼 정형남 작가의 서재는 사람들에게 늘 열려있는 방담(放談)의 장소이다. 하여 제자백가(諸子百家)가 다녀가고 백가쟁명(百家爭鳴)이 난무하는 곳이기도 하다. 

서재는 정신적 경운(耕耘)과 철학적 수확을 이루는 곳. 때문에 복잡다단한 논리가 간결하게 정리되기도 하고, 질서정연한 철학이 수만 갈래 잔물결로 흩어지며, 제각각의 생각으로 떠돌아다니기도 한다. 

그래서 서재는 불가마 같은 것. 천 가지의 생각과 만 가지의 말이 발효되고 끓어 넘친다. 때문에 이곳에서는 문장과 말씀이 술처럼 '뽀글뽀글~'익어 가면, 궁극의 이치와 그리운 사람들이 줄줄이 소환되고, 질펀하게 회자되고, 거방하게 어우러진다. 

정형남 작가와 서재에서 막걸리를 마신다. 막걸리는 제 지역의 정서를 가장 잘 반영하는 음식. 그 지역의 산과 강과 들판을 두루 거치며 어우러지는 물과, 그곳 땅의 영양분을 먹고 자란 곡식과, 햇볕과 바람이 함께 발효 과정을 거쳐야 지역의 막걸리가 익어간다. 말씀으로 발효되고 문장으로 끓어 넘치는 서재와 다름 아닌 것이다.

막걸리가 조성면 대곡리의 바람 소리를 닮아 청량하게 흔들린다. 오호라! 어느결에 막걸리 한 잔이, 어산제의 책 한 권으로 일어나 죽비소리로 '탁~!' 때린다. 그 한 잔이 삶의 나태함을 꾸짖고 맑은 정신을 일깨운다. 그렇기에 서재의 막걸리가 익을수록, 정형남 작가의 '염화시중(拈華示衆)의 미소'도 점점 깊어가는 것일 게다. cowejoo@hanmail.net


최원준 시인 ㅣ부산일보ㅣ2015-02-04

원문 읽기

감꽃 떨어질 때 - 10점
정형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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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14년이 시작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월에 접어들었네요.

다들 연말연시 분위기를 만끽하고 계신가요?

아직도 실감나지 않았지만 한 달만 더 있으면 곧 2015년이네요.

그동안, 산지니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온수 편집자는 결혼을 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산지니의 새 식구로 잠홍 편집자와 짐니 디자이너가 들어오기도 했죠.^^


그리고, 12월!

아 기다리고 고 기다리던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학나눔' 사업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 사업은, 해마다 우수한 문학도서를 선정하여 공공도서관, 작은도서관, 사회복지시설에 책을 배포하는 사업입니다. 

책의 보급으로 양서를 기증받을 수 있어 도서관에도 복지시설에도, 그리고 출판사 모두에게도 유익한 사업이기도 하죠.


산지니 출판사의 문학도서는 무려 5종!

분야도 다양합니다. 장편소설 2종, 청소년 도서 1종, 희곡집 1종, 평론집 1종이 선정되었습니다.

각각의 도서 소개로 책이 가지는 의미를 짚어보겠습니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저자분들께 축하 인사를 전합니다.


축하드려요!!


노년의 지혜

  1. 2014/04/07 청소년을 위한 인생 노트-『노년의 지혜』(책소개)

 



『노년의 지혜 청소년을 위한 인생노트


김노환 지음 | 문학 산문 | 신국판 변형| 208쪽 | 12,000원

2014년 3월 31일 출간 | ISBN :978-89-6545-245-4 43810


이 책은 시골 할아버지가 손자 손녀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자연과 생명, 윤리와 철학 등 삶의 지혜를 전하는 철학서라고 할 수 있다. 무수한 동물과 식물, 눈에 보이지 않는 무기물 또한 조화롭게 살아가듯 인간 역시 생명과 함께 조화롭게 사는 것을 강조했다.

 




감꽃 떨어질 때

  

『감꽃 떨어질 때 정형남 장편소설

정형남 지음 | 문학 | 46판 양장 | 320쪽 | 14,000원

2014년 7월 31일 출간 | ISBN :978-89-6545-262-1 03810


시골마을의 소박한 정취를 배경으로 결코 운명이랄 수 없는 비극적 시대를 살았던 한 가족의 한스러운 삶을 그리고 있다. 일흔셋의 한 할머니가 옛일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소설의 전개는 역사의 비극으로 생이별한 아버지에 대한 딸의 그리움을 담았다.  




그 섬에서의 생존방식
  1. 2013/11/26 연극성과 문학성을 겸비한 김지용 희곡집-『그 섬에서의 생존방식』(책소개)





『그 섬에서의 생존방식


해피북미디어

김지용 지음
희곡 | 신국판 (223*152mm) | 
632쪽 | 28,000원

2013년 11월 20일 출간 | ISBN :  978-89-98079-01-7 04810


오랫동안 연출가와 극작가 활동을 함께 해오며 문학성과 연극성을 겸비한 김지용의 첫 번째 희곡집이다. 상징과 우화를 통해 우리 시대 다양한 현실 문제를 은유적으로 풀었고, 희곡 그대로 무대에 올리기보다 연극적 놀이로 쉽게 풀어 관객에게 다가간다.




  1. 집요한 자유
  2. 2014/03/17 젠더는 삶의 문제-정미숙 평론가와의 만남
  3. 2014/02/21 젠더의 다양성을 탐문하는 정미숙 평론집『집요한 자유』(책소개)

산지니평론선 10

『집요한 자유』


정미숙 지음
비평 | 신국판 | 372쪽 | 22,000원
2013년 12월 30일 출간 | ISBN : 978-89-6545-238-6 03810


페미니즘에서 젠더로, 이성애에서 동성애로 그리고 여성소설과 남성소설을 아우르며 우리 사회에 다수가 아닌 소수자들의 목소리에 주목한다. 또한 문학이 사회와 소통할 수 있게 애정으로 문학을 평한 텍스트를 곳곳에 만나볼 수 있다.

 

 

 


  1. 목화
  2. 2014/09/26 2014 가을독서 문화축제-표성흠 소설가가 말하는 “왜 문학인가”



『목화소설 문익점 


표성흠 지음 | 문학 소설 | 신국판 변형| 302쪽 | 13,000원

2014년 3월 31일 출간 | ISBN : 978-89-6545-247-8 03810


작가는 『목화』를 통해 그동안 붓두껍에 목화씨를 가져왔다는 문익점의 일화에서 벗어나 문익점의 한 생애에 주목하며 새로운 문익점을 탄생시킨다. 원나라의 간섭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공민왕의 개혁 정치, 새로운 국가 조선을 건국하려 했던 신흥세력 등 굵직한 역사 속 사건들과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된 흥미로운 일화가 만나 이야기의 긴장감을 더했다. 






*알라딘 책 소개 페이지*

노년의 지혜 - 10점
김노환 지음/산지니

감꽃 떨어질 때 - 10점
정형남 지음/산지니

그 섬에서의 생존방식 - 10점
김지용 지음/해피북미디어

집요한 자유 - 10점
정미숙 지음/산지니

목화 - 10점
표성흠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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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한 전라도 입담과 도인을 연상시키는 따스한 풍모로 산지니를 반겨주시는 정형남 작가님의 『감꽃 떨어질 때』를 대상으로 지난 달, 영광독서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저녁 무렵, 업무를 마감하고 영광도서에 향한 산지니 식구들. 부산의 향토서점 대문을 장식하고 있는 『감꽃 떨어질 때』 포스터가 입구를 밝히고 있네요.


토론회장을 가는 계단길에도 이날의 행사를 알리고 있었고요.^^


드디어 행사장인 3층 '문화사랑방' 입구입니다. 


수요일의 북새통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날 행사에서 권유리아 문학평론가, 배옥주 시인, 손남훈 문학평론가께서 함께해주셨습니다.


작가님의 약력 소개로 행사가 처음 시작되었고요. 이윽고 토론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정형남 작가님은 토론회에 중간중간에 이어지는 평론가들의 질문에, 소설에 등장하는 중요 인물로 왕명인의 아들을 입체적으로 묘사하려 애썼다고 밝혔습니다. 일제 피해자의 상징이기도 한 그가 소설의 주인공은 아니나, 소설의 요소마다 등장함으로써 민초의 아픔을 환기하는 장치로 그려내고자 함이었습니다. 

     또한, 독자들의 소설 속 결말부의 '음성 한센환자'가 '조영'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독자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하셨습니다^^*



     더불어 정형남 작가는 기존의 역사교육의 문제를 비판하시기도 하셨는데요. 현재 역사교육은 기득권자들의 역사이자, 왕조와 관련한 큰 흐름과 양반 문화에 대한 기술만 있을 뿐 그 시대를 살아오고 겪어온 민중에 관련한 미시적인 역사에 대한 것이 없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즉, 소설 속에 등장하는 조영과 삼수와 같은 민초들의 삶을 조명할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이처럼 역사 교과서에 자세하게 해명되지 않은 아픔의 역사가 대대로 내려와 아직도 소설 말미의 '음성 한센환자'처럼 현재에도 이들의 고통이 남아져 있기 때문에, 역사를 소설화하는 작업이 보다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님은 역사의 기술이 남성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설 속에서도 의병활동으로 떠난 남편들을 대신해 고문을 받는 여인네들을 묘사하는 한편, 소설의 화자를 여성화자로 설정하여 그녀들의 삶을 집중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소도댁은 제일로 얼굴 맞대고 사는 마을 사람들의 골 깊은 감정의 응어리가 가슴 아팠다. 부녀자들이 무얼 안다고 공동우물에서 물을 길으면서도 생뚱한 얼굴로 외면을 하는 모습들이라니. 엊그제까지만 하더라도 성님, 동상, 아짐 하던 사람들이 무슨 철천지원수나 된다는 듯 외면하고 반목하였다. 소도댁은 본의 아니게 이쪽저쪽으로부터 따돌림을 받았다.

(…)

삼수네만 해도 그랬다. 아녀자가 무슨 죄가 있다고 주리를 틀 것인가. 일제 때 남편이 의병이 되었을 때도 모진 고초를 당하였는데 같은 민족끼리도 일본 놈들의 수법을 그대로 물려받은 듯 사람을 진저리치게 하였다. _『감꽃 떨어질 때』 중에서


     평론가와 시인 토론자들께서는 이 책이 가지는 장점으로 다채롭고 활기찬 어휘와 살아있는 토속어를 꼽았습니다. 그러자 작가님께서는 시골에서 살아 감성이 부드러워졌다면서, 부산에 거주하면서 전남으로 이주하기까지의 일화를 재미나게 들려주시기도 하셨고요.^^

     사실 이 책은 세 권까지로 기획하고 계셨다고 하십니다. 사모님의 조언으로 한 권으로 압축되었다고 하네요. 세 권이면, 아마 올해 안에 책이 출간되지 못했을 겁니다.^^; 한국 근현대사의 거대한 흐름을 한 권에 압축하는 작업도 만만찮으셨을 테지만, 그래도 이 작품을 위한 다양한 자료 수집과 작가님의 내공을 통해 그 당시 인물들의 입체적인 삶을 오롯하게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소설 속 일부를 작가님께서 읽는 낭독의 시간이 있었는데요. 정형남 작가님답게 구수한 창으로 소설의 일부를 읽어주셔서 더 즐거운 시간이었답니다.


이날 객석을 매운, 다양한 사람들의 참석으로 토론회 열기가 더욱 뜨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럼 다음 번, 정형남 작가님의 차기작도 기대해보겠습니다^^**

작가님 건필해주세요~^^


감꽃 떨어질 때 - 10점
정형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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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계절, 가을이 왔네요.

이제는 식상할만큼 남용된 흔한 수식어지만,

실제로 가을이 되었다고 책을 더 많이 읽게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은 요즈음입니다. T_T


그래도 흔히 가을하면 흩날리는 낙엽에 벤치 위에서 책을 읽고 있는 이미지가 자연스레 떠오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저만의 상상인가요..)

이제 여름의 더위는 점차로 줄어들고, 다소 쌀쌀한 날씨로 접어들었는데요.

다들 가을맞이용 옷과 더불어 책 한 권씩 장만하는 게 어떨까 하네요.^^*


이번, 산지니 출판사에서 나온 '감꽃 떨어질 때'도 마침 그 가을과 절묘한 조합을 이루고 있는 소설입니다.

마침 감꽃 떨어질 때가 이맘때쯤이려나요^^;

매년 감꽃 떨어질 때마다 생이별한 아버지를 향하여 기제사를 올리는 이의 살아온 이야기를 통해 역사와 무관하게 고통을 받았던 민초들의 아픔을 그리고 있는 소설입니다.

이번 『감꽃 떨어질 때』 출간과 동시에, 독자들이 독서를 통해 느꼈던 이야기들을 저자와의 대화, 평론가와의 토론을 통해 작품을 더욱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영광 독서 토론회'가 이번 달 열릴 예정입니다.


토론회는 이달 22일에 열릴 예정이니,

이번달 독서 계획을 충분히 세우신다면 22일 토론회에서 독서 경험을 공유하는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책을 읽고 오지 않아도 참석 가능하니, 부담 갖지 않으시고 많은 참석 바라겠습니다^^

토론회가 끝나고 저자 사인본과 문화 상품권 추첨이 있답니다^^



◆ 행사 소개 정보 ◆

일시 : 2014년 10월 22일 수요일 저녁 6시 30분

장소 : 영광도서 문화사랑방 

문의 : 영광도서 (홈페이지 / Tel. 051-816-9500)



정형남 새 장편소설 '감꽃 떨어질 때' 역사의 물결에 

흔들리는 민초들의 이야기


김영한 기자 icon다른기사보기
2014-09-25 [09:37:10] | 수정시간: 2014-09-29 [09:29:08] | 19면


원문보기>>>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40925000045#none




감꽃 떨어질 때 - 10점
정형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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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남 장편소설 

감꽃

 떨어질 때




소박한 민초의 삶을 한국 근현대와 교차하여 그려낸

정형남 장편소설 출간

장편 『삼겹살』 이후 2년 만에 중견 소설가 정형남이 새 장편 『감꽃 떨어질 때』를 세상에 내놓았다. 시골마을의 소박한 정취를 배경으로 한 이웃마을 사람들의 구수한 입담과, 역사와 개인이라는 보다 깊어진 주제의식, 그리고 민초들의 소소한 삶을 유려한 필치로 그려낸 이 작품은 결코 운명이랄 수 없는 비극적 시대를 살았던 한 가족의 한스러운 삶을 그리고 있다. 일흔셋의 한 할머니가 옛일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의 전개는 역사의 비극으로 생이별한 아버지에 대한 딸의 그리움을 담았다.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를 아버지를 향해 매년 감꽃 떨어질 때 기제사를 지내는 이의 비극적인 인생을, 작가의 끈끈한 애정을 담아 결코 무겁지만은 않게 서술한다.




역사의 광풍에 내몰린 순박한 사람들

그들이 겪은 한스러운 삶을 그려내다

정형남의 신작 장편소설 『감꽃 떨어질 때』는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이후까지 한반도를 살아가던 우리네 이웃들의 삶을 복원하고 있다. 산 약초를 채취하며 생계를 잇던 조영의 일가, 그러나 운명은 조영을 엉뚱한 곳을 내몬다. 이웃집 삼수와 장을 보러 가던 중, 일본군을 기습 공격한 의병들을 뒤따라 함께 의병에 가담하게 된 것이다. 조영은 도원경을 연상케 하는 산골오지 가마터에서 부상병을 치료하며 가족과는 생이별을 겪고, 그간 조영의 아내 소도댁과 삼수의 아내 삼수네는 일본군에게 고문을 받으며 남편의 생사도 알지 못한 채, 고통의 시간을 겪는다. 그러나 의병군의 와해로 조영과 삼수는 낯선 곳에 집을 마련하게 되고, 아내와 재회하며 새롭게 삶을 꾸린다. 행복도 잠시, 남북의 분단과 제주 4・3, 여순사건, 6・25 등 전쟁의 환란 속에 가족들은 또다시 이별을 겪게 되고 조영은 다시금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산사람이 되어 부상당한 사람을 돕는다.


『감꽃 떨어질 때』, 다양한 인물들의 등장으로

 입체적 서사를 녹여내다

땟물로 얼룩진 갈데없는 낭인의 형상이었다./ 니가 아직도 한 가지 정신만은 지니고 있는가 보구나!/ 무인은 왕명인의 아들을 얼싸안으며 울음을 삼켰다. 두문골을 떠날 때 함께 가자해도 한사코 도리질하였다. 강제로 데리고 가려는 데도 죽자고 버티었다. 하는 수 없이 놔두고 갔는데 늘 목에 걸린 가시처럼 염려가 되었다. (…) 왕명인의 아들은 알아들었는지 비죽 웃음을 흘리며 주머니 속에서 찻잔을 꺼내 보여주었다. 니가 느그 아부지 혼을 찾는구나. 무인은 찻잔에서 눈을 뗄 줄 몰랐다. _「넋 잃은 세월」, 195-196쪽.


난계 오영수의 적통이라 일컫는 정형남 문학의 백미는 가독성이 뛰어난 이야기에 그 힘이 있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전개되는 감칠맛 나는 대화들과 더불어, 무인, 왕명인, 김순열 선생과 같은 우국지사형 인물의 등장, 근대사의 폭력으로 가족을 잃고 정신마저 잃은 왕명인 아들의 안타까운 이야기, 그리고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헌병대장의 통역꾼이 마을 여자들을 농락하는 일화까지 『감꽃 떨어질 때』가 그리는 한 편의 서사는 한국근대사를 조망하는 흡입력 있는 묘사력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이데올로기와 무관하게 역사에 희생된 이들의 고난과 아픔

눈물겨웠던 우리네 아버지, 어머니의 인생사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좋지 않아. 항상 중심을 바로 세워야 하느니./ 나 같은 놈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얼마나 치우치겄는가. 자네도 한번 만나볼랑가?/ 아니, 됐네. 나는 어느 쪽에도 관심 없네. 사람은 어느 곳에 처할지라도 분수를 알아야 하느니./ 어디 두고 보세. 뜨뜻미지근하기는. 흐르는 물은 어느 한곳에 모이게 되니께./ 조영은 속으로 놀랐다. 삼수는 이미 상당히 깊이 사상적으로 물이 들어 있었다. 잠시 말을 잊은 채 장터거리에 들어섰다. _「넋 잃은 세월」, 191-192쪽.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인한 한국 근대사의 광풍은 한 가족의 행복을 무너뜨리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약초를 팔며 단란한 가족의 생계를 있던 조영네의 삶을 순식간에 무너뜨리고, 해방 이후에도 조영의 딸은 빨갱이의 자식이라고 놀림 받는다. 작가 정형남은 이처럼 간절한 목소리로 역사 속의 뒤안길에 감추어진 민초들의 삶을 묘사한다. 더욱이 조영네, 삼수네, 왕명인네 등 역사의 이름으로 전선에 나가 제대로 된 가장 노릇을 하지 못했던 ‘아버지’의 존재를 되새기고 진정한 가족애와 이웃의 우애를 환기시킨다. 소설 속에 묘사되는 아버지의 존재가 마치 ‘그림자’였음에도 그림자가 있기에 ‘빛’이 가까이에 있지 않느냐고 되묻는 「작가의 말」은 그래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감나무 밑에서 조용히 감꽃목걸이를 땋으며 아버지와 함께 행복했던 한때를 추억하는 주인공 화자의 삶은, 잔잔한 그리움과 감동으로 독자에게 다가올 것이다.


지은이 : 정형남

조약도에서 태어났고 『현대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나왔다. 「해인을 찾아서」로 대산창작지원금을 받았으며, 『남도(6부작)』로 제1회 채만식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창작집 『수평인간』『장군과 소리꾼』, 중편집 『반쪽 거울과 족집게』『백갈래 강물이 바다를 이룬다』, 장편소설 『숨겨진 햇살』『높은 곳 낮은 사람들』『만남, 그 열정의 빛깔』『여인의 새벽(5권)』『토굴』『해인을 찾아서』『천년의 찻씨 한 알』『삼겹살』『감꽃 떨어질 때』를 세상에 내놓았다.



  

『감꽃 떨어질 때 정형남 장편소설

정형남 지음 | 문학 | 46판 양장 | 320쪽 | 14,000원

2014년 7월 31일 출간 | ISBN :978-89-6545-262-1 03810


시골마을의 소박한 정취를 배경으로 결코 운명이랄 수 없는 비극적 시대를 살았던 한 가족의 한스러운 삶을 그리고 있다. 일흔셋의 한 할머니가 옛일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소설의 전개는 역사의 비극으로 생이별한 아버지에 대한 딸의 그리움을 담았다.  



차례


감꽃 떨어질 때 - 10점
정형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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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복라면입니다.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저희 산지니도  10월 가을독서문화축제에 부스 참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소식은 곧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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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복라면입니다. 요즘 갑자기 뭔가를 마요네즈에 듬뿍 찍어먹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하늘 높고 전복 살찌는 계절 가을을 몸으로 느낀달지...

삼겹살을 마요네즈에 찍어먹으면 무슨 맛이 날지 상상하며 『삼겹살』을 즐기는 몇 가지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1. 잘난 척하며 읽기

 

 

 

『삼겹살』 이 영광도서(www.ykbook.com) 종합 31위, 소설 부문 2위를 차지했답니다! (2012년 8월 다섯째 주) "나 베스트셀러 읽는 사람이야~" 하면서 책을 꼭 가방에서 꺼내 들고 다니시길 바랍니다. 다만, 시멘트 그레이와 포크 핑크, 오리엔탈 찹스틱의 콤비네이션이 감각적인 어반 프렌들리 시크 감성의 북커버 때문에 길거리 파파라치에 찍혀 곤욕을 치를 수 있으나 출판사가 책임지지 않습니다.

 

2. TV와 함께 읽기

 

 

9월 18일 KNN아침뉴스(오전 10시 50분)에 삼겹살이 방송됩니다. 본방사수 후 인증샷 아시죠? 저도 일하다가 시간 되면 휴대전화 DMB 켜놓고 잠깐 보려구요. 이건 일의 연장이니까 사장님이 아무 말씀 안 하시겠지...?

 

3. 문학콘서트 와서 읽기

9월 24일 월요일 7시에 거제 가마골 소극장에서 부산작가회의가 주최하는 문학 콘서트가 열립니다. 정형남 선생님을 초청합니다. 자세한 정보는 여기로.

부산작가회의: http://www.busanwriters.co.kr/

가마골소극장: http://www.kamagol.co.kr/

 

그리고 삼겹살을 가장 맛있게 먹는 마지막 방법을 소개하며 저는 일하러 갑니다. 여러분 넷 다 꼭 해보세요~

 

 

 

 

 

 

삼겹살 - 10점
정형남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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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전복라면입니다.  배고플 때 이름을 말할 수 없는 그 책, 『삼겹살』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정형남 선생님은 주간 산지니 6월 셋째주 호에도 등장하셨을 정도로 저희 산지니의 스타 작가신데요, 많은 이유들이 있지만 일단 출중한 외모가 일순위지요.

 

우리 모두를 쓰러지게 만든 미소. 흩날리는 은발이 매력 포인트.

 

『해인을 찾아서』와 『남도(南島)』 등으로 고유한 문학세계를 만들어온 중견소설가 정형남이 오랜만에 장편소설을 출간하였습니다.

난계 오영수의 적통다운 향토적 정서와 정감 어린 어휘, 반도시주의가 돋보이는 『삼겹살』은 신문에 칼럼을 연재하는 남위원이 도시에서 생활하다 귀향을 결심하기까지 만난 사람들과 그의 고향 정경을 그린 장편소설입니다. 선생님은 오랜 세월 부산에서 작품 활동을 하다 전남 보성으로 터전을 옮겼는데, 이러한 자전적인 면모를 글 속에서 엿볼 수 있답니다. 

 

주요 등장인물인 ‘남위원’은 지식인인 동시에 경계인(marginal man)의 위치에 있습니다다. 시인, 화가, 서예가 등 남위원의 벗들도 마찬가지로 자본주의 세속 도시에 쉽게 영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들은 경계에 모여 이야기를 하고 노래를 부르며 술을 나눈답니다.
경계인들이 형성한 우애의 공동체에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삼겹살입니다. 사실 선생님은 돼지고기를 못 드시는데, 이 소설에서는 삼겹살과 돼지 이야기가 등장하지 않는 곳이 없어요.(ㅋㅋㅋ) 삼겹살은 우애, 환대, 배려의 공동체를 매개합니다. 
 

 

우리가 언제부터 삼겹살을 즐겨 먹었는지 아시오? 그야, 역사가 꽤나 오래되었을 걸요. 선사 이래로 돼지는 없어서는 안 될 제수용이자 영양 공급원이었으니까. 돼지고기야 오래전부터 즐겨 먹었지요. 그런데 기름기가 많은 삼겹살을 즐겨먹은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중략)

탄광촌은 연탄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땅속 깊이로 자맥질하듯 탄맥을 파 들어갔다. 광부들은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하루에도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나 목숨을 잃거나 불구자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하 수십 미터의 갱 속에서 고된 작업을 하고 나오면 탄가루가 목에 달라붙어 대부분 폐가 망가졌다. 진폐증 환자가 되기 십상이었다. 광부들은 묵은 때를 벗겨내듯 얼굴과 몸에 달라붙은 탄가루를 씻어 낼 때마다 컬컬한 목을 시원스럽게 뚫을 수는 없을까 고심하였다.

눈보라 치던 어느 날, 추위를 이겨 내기 위해 드럼통을 잘라 낸 화덕에 모닥불을 피우며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화덕 위에 솥뚜껑을 올려놓고, 군밤이며 고구마를 구워 먹던 아련한 추억에 젖은 것이다. 언제 고향에 가려나. 다시는 못 올 어린 날의 추억을 눈시울에 매달고 있을 때, 누군가 돼지고기를 들고 왔다. 솥뚜껑 대신 철판을 올려놓고 기름진 삼겹살을 구워 먹으면 막혔던 목구멍이 확 뚫릴 거야. 광부들은 그 말에 신명을 내며 기름기로 지글거리는 삼겹살을 안주로 소주잔을 들이켰다. 카아, 이 맛을 왜 몰랐나. 목구멍에 눌러 붙은 탄가루가 시원스럽게 씻기는구랴. 광부들은 그날 이후로 하루 일과가 끝나면 하나의 의례처럼 삼겹살로 텁텁한 목구멍을 정화시켰다.

그러니까 삼겹살이 굴뚝청소부처럼 광부들의 목구멍을 확 뚫어 주었다? 봄철이면 연례행사처럼 불어오는 황사바람으로 입안이 텁텁하면 삼겹살을 찾지 않는가요. 아무튼, 삼겹살의 역사가 그렇게 짧은 줄 몰랐어요. 풀피리 시인이 최기자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그래요, 그래. 탄광광부들이 일구어 놓은 삼겹살이야말로 가난한 서민들의 묵은 때를 포만스럽게 씻겨 주지요. 주인 아낙네가 삼겹살을 들여왔다. 일행은 새로운 기분으로 술잔을 들었다.

자, 건배합시다. 우리도 이놈의 삼겹살로 가슴에 맺힌 자질구레한 때를 한꺼번에 씻어 냅시다.

 

-본문 중에서

 

주 소재가 삼겹살이니 표지 만들기가 아주 수월해 보이지만, 사실 저희는 무척 힘들었답니다. '제목이 삼겹살이라고 표지에 돼지고기가 나와도 되는가' 에 대해서 깊게 토론하다가 '사진을 찍어야 하니 일단 삼겹살을 먹으러 가자'는 이상적인 결론(?)에 봉착하곤 했지요ㅋㅋㅋ

마음을 살찌게 하는 『삼겹살』 많이 사랑해 주시고, 저는 제 뒤에 앉아 계신 분(지금 엄청난 분이 앉아계시거든요!)을 소개해드릴 포스팅을 쓸 때를 기다리며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삼겹살 - 10점
정형남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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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아니카 2012.08.05 10: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인공 및 그 친구들이 사는 동네가 소설에서는 '안락한 동네'입니다. 바로 부산 안락동을 말하는 거지요. 안락동 근처의 명장시장, 충렬시장, 동래시장 등등을 종횡무진 옮겨다니며 계속 먹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가끔 서면이나 온천동으로 진출하기도 합니다.초고를 읽을 때는 뭐, 떼로 어울려 다니며 계속 먹기만 하는구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원고를 읽어 나갈수록 이들이 만나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먹는 게 아니라 음식을 나누고 삶은 나누는 의미로 읽혔습니다.

  2. BlogIcon 둥그미 2012.08.06 16: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래쪽에 살았던 탓인지, 저도 안락한 동네나 온천천이야기에 눈이 반짝, 귀가 쫑긋했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