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정광모 소설가, 소설집 『나는 장성택입니다』 출간 



- 고령사회 노인문제 다룬 ‘마론’

- 절대공포·완벽복종 北체제 해설

- 표제 ‘장성택’ 등 단편 7편 수록


- 다소 늦은 48세의 나이에 데뷔

- 장·단편소설, 에세이 잇단 펴내

- 9월께 장편소설 출간도 앞둬






현대소설의 어지러운 관념 속에서 허우적대다가 쉽게 잊어버리는 사실이 있다. 소설은 이야기고 이야기의 기능은 재미라는 것. 최근 새 소설집 ‘나는 장성택입니다’(산지니)를 낸 정광모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는 작가다. 그의 작품은 대개 기발하고 사회적이다. 2013년 부산작가상 수상작인 ‘작화증 사내’는 그런 특징이 잘 드러난 소설집이다. 사실적인 문장 표현이 건조하다 할 수도 있지만, 이야기에 힘을 두고 끌어가는 소설에서 유려하고 수사 많은 문체는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그의 이야기와 문장은 합이 잘 맞다.


정광모는 부지런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2010년 늦다면 늦은 48세 나이에 작가로 데뷔한 후 쉬지 않고 장·단편소설, 독서에세이를 냈다. 이번 단편집에 이어 오는 9월에는 또 다시 장편 출간을 앞두고 있다. 성실함 말고도 마르지 않는 이야기샘이 머릿속 어디엔가 있지 않을까. 아마도 그 솟아오르는 이야기 본능이 그를 끝내 작가의 길로 이끌었을 것이다.


새 소설집에 실린 7편의 단편에서 역시 재미로 두드러지는 것은 표제작 ‘나는 장성택입니다’이다. 팩션이라고 봐야 할까. 화자는 북한의 한 시대를 대표할 최고위급 장성, 김일성의 사위, 김정일의 매부이자 그가 신임한 부하, 김정은의 고모부 그리고 김정은의 손에 처형당한 장성택이다. 소설은 그의 혼잣말로 시작하고 끝난다. 장성택의 삶에 관해서라면 비화(秘話)랄 것이 별로 없다. 출신성분이며 출세담부터 김경희와의 연애담까지, 북한 소식으로 먹고 사는 월간지와 단행본을 통해 웬만큼 알려졌기 때문이다. 소설은 그런 정보 중 필요한 것을 추출해 장성택 일생의 반세기 정도를 재구성한다.


3대 수령 치하에서 북한 2인자로 군림한 사내. 김경희의 무섭고도 황홀한 구애를 받아들인 순간부터 백두혈통의 품에서 반세기를 살아낸 사내. 소설 속 장성택은(어쩌면 실제 장성택도)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평생 실재하는 두려움에 떨어야 했고, 그 공포는 먹이를 살려두고 있던 맹수처럼 끝내 그를 덮쳤다. 장성택은 특수한 권력의 수혜자이자 희생자다. ‘5년에 한 번씩 대통령을 갈아치우는 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유일 영도체제에서 2인자의 권력이란 실체 없이 허망하다. 한 인간의 ‘절대 공포‘와 그로 인한 ‘완벽한 복종’은 북한이 체제를 유지하는 미스터리에 관한 해설이기도 하다. 장성택의 운명과 인간적인 선택을, 그 자신이 돼서 상상해본 독특한 작품이다.


또 다른 단편 ‘외출’은 무기징역수가 호송버스를 타고 다녀온 잠깐의 ‘외출’을 다룬다. 교도소 밖 풍경을 본 것만으로 그는 8년 만에 자신이 저지른 범죄 앞으로 순식간에 소환돼 되살아난 살인의 감각에 몸서리친다. 그는 착실하게 적응한 사회(교도소)로 귀환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마론’은 초고령화 사회의 노인문제를 미래공상물처럼 다룬 흥미로운 작품이다. 인간 수명이 획기적으로 연장되자 식량난을 비롯해 전 지구적인 문제가 범람한다. 화살은 ‘염치없이’ 살아남은 노인들에게 돌아가고, 인류는 대심판자 마론에게 72세 이상 노인의 처분을 맡기는 법을 제정한다.


정광모 소설가는 표제작 ‘장성택’에 관해 “절대권력하에서 2인자로 살다가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 인물을 언젠가 꼭 한 번 소설의 주인공으로 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성택에게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여지가 없었던 것은 맞지만, 또 어떻게 보면 후회하면서도 그 길을 계속 걸어가죠. 그래서 이 작품은 인간의 욕망이 몰락하는 과정을 그린 것이기도 해요. 대부분의 인간이 달콤한 삶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만족도 모르죠. 장성택을 통해서 그런 인간의 무모한 본능을 그리고 싶었어요.” 


신귀영 기자






 

나는 장성택입니다

 

정광모 지음 | 224쪽 | 14,000원 | 2018년 5월 11일 출간

 

총 7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된 소설집으로, 삶과 인간을 향한 깊이 있는 시선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리얼리즘을 표방한 작품에서부터 스릴러와 역사적 인물의 내면을 결합한 작품, 노인 문제를 현대 이슈인 빅데이터와 결합시킨 작품 등 독특한 소재와 설정으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선보인다.

 

 

 

 

 

나는 장성택입니다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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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모 소설집

 나는 장성택입니다 

 

 

 

 

▶ “내가 언제 가장 행복했을까요?”

양한 이야기를 전하는 삶에 대한 비릿한 물음들

 

 한국소설 신인상, 부산작가상을 수상한 정광모 작가의 소설집 『나는 장성택입니다』가 출간되었다. 이번 소설집은 총 7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되어 삶과 인간을 향한 깊이 있는 시선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리얼리즘을 표방한 작품에서부터 스릴러와 역사적 인물의 내면을 결합한 작품, 노인 문제를 현대 이슈인 빅데이터와 결합시킨 작품 등 독특한 소재와 설정으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선보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표제작 「나는 장성택입니다」는 실존 인물인 ‘장성택’을 주인공으로 하여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 놓인 한 인간의 삶과 행복에 대해 자문한다. 이 밖에도 ‘교도소’와 ‘외출’이라는 소재를 통해 관계에 대한 상처와 아픔을 은유적으로 담고 있는 소설 「외출」, 애완동물의 모습을 몸에 새기는 주인공으로 하여 새길 수 없는 사랑의 쓸쓸함을 이야기하는 「너의 자리」, 치매 걸린 엄마의 과거를 통해 상실의 무게를 되짚어보는 「집으로」 등의 작품은 소재와 상황을 통해 삶의 공허함과 아픔을 녹여내고 있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독특한 상상력과 분위기로 압도하는 소설 세 편도 함께 실려 있다. 「자서전의 끝」은 복수라는 소재를 통해 스릴러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으로 자서전 대필을 위한 만남으로 시작해 시대의 아픔이 어떻게 한 개인의 삶을 멍들게 하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아픔이 복수라는 이름으로 변하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아오이 츠카사를 위한 자세」는 선정적인 인터넷 방송과 개인의 삶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포르노와 고독이라는 소재를 통해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느껴지는 현대인의 슬픔을 읽을 수 있다. 끝으로 나이가 들어도 죽지 않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 소설 「마론」은 인구 포화 상태로 인해 노인들의 삶을 평가해 격리(지상낙원 혹은 형벌)시키는 미래의 모습을 담고 있다.

 

 

 

 

▶ “나는 행복했을까요. 불행했을까요.

나는 으스대었을까요. 아니면 초라하게 기가 죽었을까요.”

 

장성택이라는 실존 인물을 통해
지독한 운명 앞에서 선 남자의 고독을 들여다보다.

 

 장성택. 석 자의 이름만으로도 사람들은 그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기억해낸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정치인이자 군인, 조선로동당의 고급간부. 김정일의 매제(김경희의 남편)이자 김정은의 고모부인 그는 2013년 12월 3일 모든 직위에서 배제되고 출당 조치 당했으며, 12일 특별군사재판 후 사형이 집행됐다. 우리가 아는 것은 여기까지다. 소설 「나는 장성택입니다」는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한 개인의 내면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질문한다. 한때 북한 2인자로 불렸단 장성택, 운명이 소용돌이가 덮칠 때마다 그는 권력에 가까워졌고, 개인의 삶과는 멀어졌다. 과연 장성택은 행복했을까?

 

 그게 과연 내 진실일까요? 일단 무사히 또 하나의 험준한 산을 넘었다는 안도감은 얻었지만 나는 내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한 깊은 절망감과 앞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벽을 마주한 듯한 기이한 무력감에 시달렸습니다. 이상한 허탈이었습니다._본문 중에서

작가는 실존 인물을 통해 인간의 삶 자체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저마다 가지고 있는 꿈이라는 실체 없는 막연한 희망과 권력 앞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꿈틀거리는 욕망, 그리고 이를 한꺼번에 덮어버리는 절망, 고독, 무기력함 등 삶 속에서 휘몰아치는 다양한 감정들을 섬세한 필체로 보여준다.

 

 

 

 

▶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슬퍼하는 것밖에 없었다"

아픔 끌어안는 저마다의 방법에 대해

 

 어쩌면 삶이란 그 자체가 고통인지도 모른다. 누구나 아픔 하나쯤은 가슴 속 깊이 숨겨둔 채 꾸역꾸역 오늘을 버티고 있으니 말이다. 소설집 『나는 장성택입니다』에 수록된 작품들은 무언가에 결여된, 무언가에 아파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들의 아픔은 결코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어떠한 상황과 소재를 통해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외출」은 교도소에서 8년 만에 외출하는 주인공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8년의 시간만큼이나 변한 사회에 그가 발을 디딘 순간, 8년 전 그녀와의 순간들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우린 끝났어” 하며 차갑게 던지던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주인공을 교도소를 집어넣은 그 사건까지. 주인공은 새로운 교도소로 돌아가며 생각한다. 다시금 저 지옥 같은 인간관계 들어갈 수 없을 것 같다며. 그리고 다시 교도소에 들어서는 순간 말도 안 되는 안도감을 느낀다. 


 「너의 자리」는 반려 동물을 몸에 새기는 주인공 나의 이야기다. 키우던 개와 고양이가 죽을 때마다 나는 몸 한 구석에 그들의 모습을 새기고, 평생 함께할 것을 다짐한다. 그러던 중 친구 순으로부터 옛 애인 조홍석이 호스피스 병동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단 소식을 듣게 된다. 그를 만나러 병원으로 향한 날, 나는 조홍석으로부터 “자신을 등에 새겨달라”는 말을 듣는다. 나는 매몰차게 “널 위한 자리는 없어”라고 이야기하며 돌아서는 순간 아프고, 힘들었던 지난 사랑들이 떠오른다.


 「집으로」는 치매에 걸린 엄마의 이야기다. 엄마는 계속해서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한다. 엄마가 말한 집은 학천 옆 골목에 있는 작은 집이었다. 나는 그곳을, 그리고 그곳에서 엄마가 보내온 시간들을 알지 못했다. 이후 엄마의 증세는 계속해서 나빠졌다. 자개농을 붙잡고 망치질을 하고, 모든 질문에 “어제부터” 또는 “몰라”라고 대답한다. 나는 찬숙이모로부터 결혼 전 엄마가 살았던 그곳, 학천 옆 작은 집에서의 삶을 듣게 된다.

 

 

 

 

▶ 다양한 소재, 재기발랄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정광모의 소설

 

 죽기 전에 해야 할 일, AV배우를 사랑하는 남자, 노인이 죽지 않는 사회 등 소설집 『나는 장성택입니다』는 다양한 소재와 독특한 상상력이 인상적인 작품집이다. 먼저 스릴러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자서전의 끝」은 자수성가한 박경 여사의 자서전을 대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녀가 살아온 시간들을 하나씩 반추하며 자서전이 채워지고 있는데, 피난을 오기 전 살았던 해주 마을에서의 시간들은 빈 칸으로 남아 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박경 여사는 한국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발작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박경 여사가 발작을 일으킨 후 깨어나던 날, 그녀는 오래전 공책에 적어둔 ‘호주 왕립연대 제3대대. 앨런 로비 중사’라는 말을 운전기사에게 전한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오는 고독과 슬픔을 전하는 소설 「아오이 츠카사를 위한 자세」는 선정적인 인터넷 방송, AV배우, 고시원 등의 소재를 사용해 메시지를 전한다. 연철은 AV배우 아오이 츠카사의 열렬한 팬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오이 츠카사 측으로부터 독특한 초청을 받게 되고, 이를 계기로 현서가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에도 나가게 된다. 연철은 인터넷 방송의 인터뷰를 통해 아오이 츠카사와의 환상적이었던 만남과 포르노 작품에 참여했던 일화를 이야기한다. 연철이 아오이 츠카사를 동경하게 된 이유, 그가 포르노 작품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연철은 현서의 질문에 ‘고독’이라고 답한다.

 

 

 


 죽지 않는 것. 그것은 과거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가져온 이상이자 변치 않는 꿈이었다. 과학과 의료의 발전은 이 이상을 조금씩 현실로 가져오고 있고, 진시황도 누리지 못한 불로장생의 꿈이 머지않은 미래에 펼쳐질지도 모른다. 나이가 죽지 들어도 죽지 않는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한 소설 「마론」. 이 작품은 마론의 심판일을 맞이한 노인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죽지 않는 노인들의 생애를 평가해 지상낙원으로 보내거나 형벌을 집행하는 마론. 작가는 죽음이 사라진 세상에 마론이라는 신적 존재를 만들어 알 수 없는 끝을 향해 가는 사람들의 불안과 환희, 무조건적인 찬양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지난 1월 KBS 라디오 문학관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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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성택입니다

 

정광모 지음 | 224쪽 | 14,000원 | 2018년 5월 11일 출간

 

총 7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된 소설집으로, 삶과 인간을 향한 깊이 있는 시선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리얼리즘을 표방한 작품에서부터 스릴러와 역사적 인물의 내면을 결합한 작품, 노인 문제를 현대 이슈인 빅데이터와 결합시킨 작품 등 독특한 소재와 설정으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선보인다.


 

 

 

 

 

 

나는 장성택입니다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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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작가 도서 5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뽑은

‘2016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정일근 시인의 '소금 성자'(산지니), 임성구 시조시인의 '앵통하다 봄'(문학의 전당), 이서린 시인의 '저녁의 내부'(서정시학), 성명남 시인의 '귀가 자라는 집'(한국문연), 김륭 작가의 '달에서 온 아이 엄동수'(문학동네), 유익서 소설가의 '고래 그림 碑'(산지니) 등 도내 작가 6명의 도서가 최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선정한 2016년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됐다.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보급 사업은 출판산업과 국민 독서문화 증진을 위해 추진되는 것으로, 총 500종이 선정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1.6% 증가한 561개 출판사의 2731종의 국내 초판 발행(2015년 8월 1일~2016년 7월 31일) 문학도서가 접수됐는데, 문학평론가, 작가, 도서관 관계자 등 전문가 59명의 3단계 합의제 현장심사 등을 거쳐 최종 선정됐다. 선정 분야를 살펴 보면 시 135종, 소설 76종, 수필 111종, 평론·희곡 15종, 아동청소년 163종이다.

도내 문인들의 성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사실상 한 해 문학계 결산이라고 할 수 있는 세종도서 목록 500종 가운데 1%인 6종이 선정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김경 '삼천포 항구', 강경주 '노모의 설법', 민창홍 '닭과 코스모스', 김복근 '새들의 생존법칙', 정선호 '세온도를 그리다', 박우담 '시간의 노숙자', 박태일 '옥비의 달', 강희근 '프란치스코의 아침', 김연동 '휘어지는 연습'(이상 시집), 유익서 '세 발 까마귀', 전경린 '해변빌라'(이상 소설), 이선애 '강마을 편지', 김순철 '통영 르네상스를 꿈꾸다', 이두애 '흑백 추억'(이상 수필집), 김미숙 '양말 모자', 전문수 '천심'(이상 아동문학) 등 16종이 선정됐다.

선정 도서 수로는 지난해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었고, 장르로도 지난해 시, 소설, 수필, 아동문학 등 4개 장르였지만 올해에는 시와 아동문학, 소설에서 이름을 올렸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도내 출판사에서 발행한 책은 500권 가운데 한 권도 없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문인들은 지역의 한계를 이유로 꼽았다. 한 문인은 "올해 도내 문인들의 출품작이 줄었을 수 있겠지만, 그보다 지역 출판계 인프라 부족과 '문단 정치'의 폐해가 더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심사위원 대다수가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어 지역 문학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심사위원의 학연과 인맥이 심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작가 개인이 출품하는 게 아니라 출판사에서 한 해 동안 펴낸 도서 가운데 우수한 작품을 대상으로 응모하면 심사위원이 이를 검토해 선정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작가와 출판사 정보가 심사 때 미리 노출된다는 점에서 공정성 논란도 일고 있다.

 

2016-12-08 | 정민주 기자 | 경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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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2016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결과 발표가 났습니다.

선정 분야는 5개 분야 500종으로, 시 135권, 소설 76권 수필111권, 평론 희곡 15권, 아동 청소년 163권이 선정되었습니다.


산지니는 이번에 5권, 해피북미디어는 1권 선정되었습니다.



2016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결과 공고

출판산업 진흥 및 독서문화 향상을 위하여 실시한 <2016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결과를 아래와 같이 공고합니다.

 
 1. 선정분야 및 선정종수 : 5개 분야 500종
 
분야
소설
수필
평론희곡
아동청소년
선정종수
135
76
111
15
163




시집으로는 정일근 시인의 『소금 성자』, 서규정 시인의 『다다』입니다.

『다다』는 최계락문학상에 이어 2관왕이네요^^

 





출판진흥원, 정일근 시인 시집 ‘소금 성자’ 1월의 읽을만한 책 선정 (경상일보)




소설에서는 유익서 소설가의 『고래 그림 이병순 소설가의 『끌』, 

정광모 소설가의 『토스쿠』가 선정되었습니다.



한산도서 칩거 7년, 美와 예술가의 본질을 묻다(국제신문)

이병순 작가 『끌』 2015 부산작가상 수상

[저자인터뷰] 『토스쿠』, 정광모 작가와의 만남


마지막으로 해피북미디어는 
최은영 희곡집 『비어짐을 담은 사발 하나』가 선정되었습니다.


5년간 무대 올린 완성도 높은 희곡들, 한권에 담아 (국제신문)




이렇게 선정된 책은 

공공도서관, 작은도서관, 사회복지시설 등 3,600여 곳에 배포될 예정입니다.



작가분들에게도 기쁜 소식을 알려야겠네요.


모두 축하드립니다:-)





소금 성자 - 10점
정일근 지음/산지니

다다 - 10점
서규정 지음/산지니

고래 그림 碑 - 10점
유익서 지음/산지니

 - 10점
이병순 지음/산지니




토스쿠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비어짐을 담은 사발 하나 - 10점
최은영 지음/해피북미디어


Posted by 동글동글봄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단디sj 편집자입니다.

찌는 듯한 무더워를 건너,

드디어! 드디어! '가을'이 왔습니다.

(얼마나 기다렸는지요 ㅠㅠ) 

가을하면 역시 다채로운 문화 행사들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부산에서 열리는 가을 행사 중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가장 큰 행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

 

 

작년, 산지니는 김유철 장편소설 <레드아일랜드>가 북투필름에 선정되어 

처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참가하게 됐는데요,

 

 

 *클릭하시면 해당 포스팅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올해는 아시아필름마켓 안에 마련한 산지니의 부스를 통해

좀 더 많은 소설 작품들을 영화/드라마 관계자들에게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아시아필름마켓은 10월 8일(토)~ 10월 11일(화)까지

벡스코 제2전시관에서 진행됐습니다.

 

 

▲ 산지니 부스 사진입니다 

 

▲ 산지니 도서목록과 홍보용 책들도 보이네요 +_+

 

▲ 입구에 설치된 TV에서는 산지니 소설을 홍보하는 영상이 나왔습니다 

 

 

영화 <덕혜옹주>, <밀정>, <인천상륙작전> 등

올해 극장가는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인기였죠?

산지니 소설 중에도 이런 영화와 같은 역사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 많은데요.

 

*


4월의 붉은 제주, 시대의 격랑에 휩쓸린 이들의 이야기
김유철 장편소설 『레드 아일랜드』
https://goo.gl/H9aEng

 

*


한국 근현대사와 교차하여 그려낸 소박한 민초의 삶
정형남 장편소설 『감꽃 떨어질 때』
https://goo.gl/1tQZLf

 

*


누가 생사(生死)를 운명이라고 말하는가?
조갑상 장편소설 『밤의 눈』
https://goo.gl/20Meyr

*


몽골의 신의(神醫)이자 조선의 숨겨진 독립운동가
대륙을 가로지르는 대암 이태준의 삶
이규정 장편소설 『번개와 천둥』
https://goo.gl/ZloYWW

 

 

또한 독특한 설정과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회의 문제들을 수면 위로 올리는 작품들도 선보였습니다.

 

*

 

미지의 섬, 그곳에서 마주친 또다른 나
정광모 장편소설 『토스쿠』
https://goo.gl/wpfCys

 

*

 

동반자살을 결심한 가족, 비상계단에 갇히다!
김비 장편소설 『붉은 등, 닫힌 문, 출구 없음』
https://goo.gl/kGUl9I

 

 

그리고 미출간 작품들도 아시아필름마켓을 통해 첫 선을 보였는데요~

곧 출간 예정이니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__)(--)

 

*
서로 다른 어긋난 욕망이 얽히다
서성란 장편소설 『쓰엉』
*2016년 11월 출간 예정

 

*
'나는 오늘도 여자이고 싶다'
가을바람을 타고온 사랑과 욕망 그리고...
박정선 장편소설 『가을의 유머』
*2016년 11월 출간 예정  

 

▲ 빽빽하게 늘어선 부스들

 

위 작품 외에도 영상화에 적합한

산지니의 다른 장편소설들도 함께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부스를 지키는 것 만큼 다른 업체들의 부스를 많이 찾아 다녔는데요,

영화, 드라마 웹툰, 웹소설 등 

여러 분야의 콘텐츠들에 대해 묻고, 듣고,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개막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태풍까지 왔었죠? ㅜㅜ)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화려하게 빛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밤을 바라보며

언젠가 산지니의 소설들이 이곳에 영화로 출품되어 다시 찾아오길 기대해봅니다.

 

 

 

 

토스쿠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감꽃 떨어질 때 - 10점
정형남 지음/산지니

붉은 등, 닫힌 문, 출구 없음 - 10점
김비 지음/산지니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번개와 천둥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레드 아일랜드 - 10점
김유철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인턴 미르입니다.

8월 25일 목요일,

서면 러닝스퀘어에서

제 1회 5.7 문학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토론회에는 발제와 사회를 맡으신

문학평론가 구모룡 선생님,

초청작가 이병순 선생님, 이정임 선생님,

토론에 작가 박향 선생님, 정광모 선생님께서

참가해주셨습니다.

 

 

또 토론회에 관심을 가져주신

아홉 분의 선생님들께서도 함께 해주셨는데요.

제 고등학교 선생님이셨던

정영선 선생님과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토론의 소주제는

1) 소설가로서 소설을 쓰며 사는 일의 의미

2) 소설쓰기에 있어서 경험과 독서의 위상

3) 서술의 여러 층위-스타일(문체), 화자, 공간, 시간 

4) 단편과 장편 쓰기

이었습니다.

 

 

 

먼저 구모룡 선생님께서 1번 주제에 대해 발제를 하셨는데요.

 

소설과 현실에서의 작가를 비교하며

리얼리즘 작가이면서 환상문학가, 보수주의자인 고골

원시주의를 추구하였지만 파시즘 협력자였던 크누트 함순을

예시로 드셨고, 또 마루야마 겐지의 주장을 인용하여

자기를 너무 부정한 나머지 죽은 다자이 오사무와

자기를 지나치게 긍정한 나머지 죽은 미시마 유키오 등을

예시로 드셨습니다.

 

 

마루야마 겐지는

"왜 소설을 쓰는가란 문제보다 왜 소설가가 되었느냐는 문제를

생각하는 때가 훨씬 더 많다." 라고 했었는데요.

이런 점에서 초청작가 두 분과 토론자 두 분께

왜 소설가가 되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이정임 선생님께서는 아직 

"내가 소설'가'가 되었다고 생각을 안 해 본 것 같습니다." 라고 하시며

자신이 보고 겪은 것들을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해서

소설을 쓰게 되셨다고 합니다.

 

이병순 선생님께서는 대학 장학금을 받기 위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가

졸업 후 한동안 손을 놓고 있다 수술을 하기 위해 입원을 했을 때

다시 소설을 써야 겠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합니다.

또 등단 이후에도 습작생처럼 치열하게 쓰면서

책을 내기 전까지는 소설가라는 명함을 내밀지 못하셨다고 합니다.

 

박향 선생님께서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많은 책을 사주셨는데

그 책을 읽고 자신만의 이야기로 지어내서

친구들에게 들려주는 것을 좋아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 욕망이 자신을 소설가로 만들었을 거라고 하십니다.

 

정광모 선생님께서는 소설가는 가상의 세계를 창조하고

또 가상의 세계인 소설이 현실에 영향을 미치기도 함으로써

창조자로서의 기쁨을 느끼지 않느냐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발제문이 이어졌는데요.

 

구모룡 선생님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젊은 소설가에게 보내는 편지』를 언급하시며

소설과 소설쓰기에 관한 세 가지 비유로

'촌충'과 '카토블레파스'와 '거꾸로 된 스트립 쇼'를 얘기하셨습니다.

모두 소설쓰기에 대한 작가의 경험과 관련한 비유였는데요.

이병순 선생님께는 「부벽완월」에서 '짝패'의 욕망 구졸르 다루기 위해

'김부식과 정지상의 이야기'를 끌고 오지만 하도 유명한 이야기여서

이 소설을 통해 얻으려 한 의도가 선명하게 다가오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또 이정임 선생님께는 환상 기법을 끌어들인 작품 「손잡고 허밍」에서

소외된 주변부 인물들의 삶과 구체를 다루는 일과

이러한 경향이 유기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물으셨습니다.

 

이병순 선생님께서는 작품을 쓰기 위해 자료조사를 철저히 하고자 했지만

찾을 수 있는 자료가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김부식에게 변명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이병순 선생님은 글을 쓸 때는 자료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셨습니다.

 

이정임 선생님께서는 글을 쓸 때 경험과 기억에 많이 의존하신다고 합니다.

힘들거나 고통스러운 일이 있을 때

자신이 다른 장소나 장면에 있다고 상상하며 버텨오셨다고 합니다.

그러한 경험이 환상적 기법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정광모 선생님께서는 두 초청작가분들께

주된 목적지로 삼는 소재나 주제가 있는지 물으셨습니다.

 

이병순 선생님께서는 고급 뷔페에서 슬리퍼를 신고 등장한 가족 얘기를 하시며

그 슬리퍼에서 절대적인 자유를 느꼈고

그러한 순간적으로 스치는 기운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하셨습니다.

 

이정임 선생님께서는 이름을 불러주고 손을 잡아주는 것을 최우위로 두고

현재는 공간을 설정하는 데에 많은 관심을 두고 계신다고 합니다.

 

 

 

박향 선생님께서는 이병순 선생님께

너무 자료에 집중해서 잘 녹여내지 못한다면

균형을 잃을 수도 있지 않느냐고 물으셨고,

이정임 선생님께는 환상을 너무 강조하다보면

독자와의 소통이 어긋날 수도 있지 않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이에 이정임 선생님께서는 습관적으로 자신이 만든 세계를

독자가 상상하여 따라와주기를 원한다고 인정했지만

아직 그 방식을 고수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이병순 선생님께서는 자료조사한 것들을 버리지 못해

가능한 소설에 다 담아내게 된다고 말씀하시면서

무언가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싶었다고 하셨습니다.

 

 

이어서 세 번째 발제문으로 넘어갔습니다.

 

세 번째 발제문은 서술의 방법에 관한 것이었는데요.

이병순 선생님과 이정임 선생님의 스타일은 완전히 달라 보입니다.

이병순 선생님이 제목에서는 사물을 특정하여

단일한 화제들을 분리하여 파고들고자 하고

텍스트의 완결성을 지향하며 안정적인 서술 방식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이정임 선생님은 표제에서 명사를 벗어나고자 하고

유동적인 서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모룡 선생님은 두 작가분 모두

전지(1인칭이든 3인칭이든) 시점을 선택함으로써 인물들의 역장은 약화되어 있고

특히 이정임 선생님의 소설에서는 화자의 젠더 혼선이 느껴지거나

작가 개입의 그림자가 보인다고 지적하셨습니다.

 

이정임 선생님은 화자의 젠더 혼선은 의도한 거라고 하시며

오히려 중성적 화자를 쓰고 싶지만 쉽지 않다고 하십니다.

 

박향 선생님은 어떤 효과를 노리고 그런 시도를 하느냐고 물으셨고

이정임 선생님은 인물의 성격이나 분위기를 드러낼 때

대화를 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부분이 약하기 때문에

아예 독자에게 낯선 인물을 등장시키고 싶었다고 하셨습니다.

 

 

 

정광모 선생님은 이병순 선생님의 제목들이 대부분 명사인 것을 짚으며

하나의 사물에서 이야기를 팽창시키는 방식인데 이러한 부분에 목적의식이 있는지

오래된 것들에 대한 애정이나 감수성에 대해 물으셨습니다.

 

이병순 선생님은 긴 시를 쓴다는 마음으로 소설을 쓰고 싶다고 하시며

압축된 소설, 긴 시같은 소설 지향하신다고 합니다.

 

박향 선생님은 오히려 너무 지나치게 낭만적이지 않으냐고 지적하셨습니다.

또 대체로 주인공들의 삶의 태도가 수동적이라고 하셨습니다.

 

 

이병순 선생님은 첫 문단을 잘 써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첫 문단에 신경을 많이 쓰신다고 하십니다.

또 주인공들이 수동적인 점은 의도하신 것으로

주인공이 다음 상황에 어떻게 할까를 독자들이 알기 때문에

한단계 승화된, 그것마저도 눌러 잠재우고 묵묵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셨습니다.

 

[영상] 이정임 작품에 대해

 

네 분 모두 토론에 열정적으로 참여해주시느라

시간이 정말 빨리 갔습니다.

아쉽게도 못다한 토론과

네 번째 발제문은 식당에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토론회에 참가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시 지역이다 - 10점
5.7문학 편집위원 엮음/산지니

 

 

 

 

 

- 10점
이병순 지음/산지니

 

 

 

 

 

토스쿠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작화증 사내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즐거운 게임 - 10점
박향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출판저널이 선정한 이달의 책-편집자 기획노트]

 

 

미지의 섬, 그곳에서 마주친 또 다른 나

정광모 장편소설『토스쿠

 

 정선재 | 산지니 편집자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라디오에서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가 흘러나온다. 이 노래는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디제이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음악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그쯤 『토스쿠』의 한 구절에 밑줄을 그었다.

 

 

  “내가 내 마음의 작은 일부만을 알고 있다면 나머지는 도대체 뭐란 말일까?”(p.253)

 

 

  우리는 미처 나를 다 알지도 못한 채, 불쑥 밀고 들어오는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다. 노래를 계속 틀까? 디제이의 마이크 볼륨을 높일까? 하는 것처럼. 그렇게 현재의 내가 서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삶의 씨앗이었던 삶의 방식과 나는 어딘가에 꼭꼭 숨어버린다.

 

  토스쿠. 처음 원고를 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제목이자 이 소설의 중심이 되는 ‘토스쿠’라는 단어였다. 이는 정광모 작가가 직접 만든 말로, 또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또 다른 자신을 뜻하기도 하고, 그런 또 다른 자신을 만날 수 있게 미지의 문이 열린다는 의미로도 풀 수 있다. 처음 이 단어를 들었을 땐 드라마에서 나오는 식상한 대사인 “나다운 게 뭔데?”의 변주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소설을 읽어 내려가면서 ‘나다운 것’ 속에 들어 있는 꽤 진중하고 깊은 물음들을 꺼내 볼 수 있었다. 내 속에 광활하게 펼쳐지는 삶의 우주에는 내가 선택하여 현재가 된 ‘나다운 것’과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는 ‘나답지 않은 것’들이 떠다닌다. 소설 『토스쿠』는 이 거대한 우주를 만나는 여정을 통해 인간 내면과 자아, 인간 존재의 본질에 관해 집요하게 들여다본다.

 

  『토스쿠』에는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우연히 모인 곳은 한 로봇공학자의 목공심리치료소. 명쾌한 이성적 사고로 삶을 대하는 ‘장 박사’와 함께 나무를 매만지며 이들은 조금씩 자신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다루는 방법을 배운다. 그런데 어느 날, 장 박사는 필리핀으로 여행을 떠나고, 긴 시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생명의 은인과도 같은 장 박사를 찾아 떠난 3인은 미지의 섬으로 향한다. 각각 뚜렷한 개성과 고통스러운 과거를 가진 4인방의 이야기는 장 박사를 찾아가는 거시적 서사 내에 현대인의 고립과 누적되는 상처에 대한 선명한 장면들을 녹여낸다. 이야기 속에 보다 작은 이야기들을 배치하며 작가는 노련하게 소설의 긴장감을 지속시키고 있다.

 

  읽고 있으나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소설, 나에겐 『토스쿠』가 그랬다. 선명하고 뚜렷한 개성을 가진 인물들부터 유독폐기물을 싣고 표류하는 유령선, 플라스틱으로 뒤덮인 바다까지 소설을 구성하는 여러 부분들이 이미지화되어 다가왔다. 장 박사와 토스쿠를 만날 수 있을까라는 의문으로 시작한 여정, 미신처럼 느껴질 수 있는 이 신비로운 여정에서 현대문명의 민낯과 현실을 읽을 수 있는 것도 어쩌면 또렷하게 그려지는 소재의 이미지들 덕분이 아닐까? 때론 가상이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법이다. 소설 『토스쿠』를 통해 허구의 이야기가 현실에 던지는 삶의 메시지들을 만나보기 바란다. 그리고 세상에 뿌리내린 무수히 많은 삶들을 응원하는 시발점이 되길.

 

 

 

 

『출판저널』 2016년 8월호

「<출판저널>이 선정한 이달의 책 기획노트」에 게재되었습니다.

 

 

 

토스쿠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판다입니다.

 

 지난 7월 19일 화요일, 『토스쿠』의 저자 정광모 작가님을 만나 뵙고 왔습니다. 무더운 날씨였지만 설렘으로 가득찼기에 발걸음은 가볍게 구서역으로 향했습니다. 작가님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소설에 관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어색함을 점차 풀어갔습니다. 그리고 근처 카페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토스쿠』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소설 『토스쿠』는 컴퓨터 회사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였던 순익, 정밀 가공업체 사무직원이었던 장욱, 연기자였던 주연 그리고 목적지 없는 무인도 여행의 선장이 된 태성. 각자 아픔을 가지고 있는 그들이 돌연 '토스쿠'를 만났다는 메일을 끝으로 사라져 버린 장박사를 찾기 위한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 여정 동안 그들은 자신들의 판도라 상자를 열며 '토스쿠'의 존재에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하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이 책을 많은 분들이 즐겁고 재미있게 읽고, 독자분들도 자신만의 '토스쿠'를 만나보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전하셨는데요. 작가님과 함께 『토스쿠』에 대해 어떤 것들을 이야기 나누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저와 함께 확인해보시죠.

 

 

 

 

 소설의 배경인 '필리핀'에 가보지 않고 소설을 집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 네, 필리핀은 아직까지도 가보지 못했네요. 생각하기에 여러 인물이 무리 지어 다니고, 요트와 큰 바다를 소재로 사용함에 있어서 필리핀이 적합했었어요. 한국과의 거리를 생각했을 때도 괜찮다고 생각이 되었구요. 처음 『토스쿠』를 집필할 때는 원래 '자살'에 관한 소설이었어요. 관광지인 필리핀에 자살하기 위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썼었는데, 다른 작가분들과 합평을 진행하면서 '자살'이라는 소재는 줄어들고 그 반대로 '토스쿠'의 비중이 늘어나게 되었어요.

 

 '토스쿠'라는 단어 자체를 작가님께서 지으셨는데, 만들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나는 이제 아즈카반을 탈출했어."에서 감옥을 아즈카반이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무엇을 상징하는 다른 단어를 만드는 것이 작가의 임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토스쿠'라는 단어를 만들게 되었어요. '토스쿠'는 도플갱어나 평행우주론과 비슷하지만 조금 달라요. '토스쿠'는 내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나'이자 '또 다른 문'을 뜻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각각의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힘이 크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인물들의 집합소를 로봇을 만드는 장박사의 '목공치료소'로 선정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인생의 고비를 거치면서 집결할 장소가 필요했었어요. 그리고 그들이 장박사와 모이게 되는 고리도 필요했었구요. 그래서 그들의 집결 장소를 장박사의 집으로 정했어요. 로봇을 만드는 장박사, 첨단과학은 목공과는 거리가 있죠. 목공은 현대와는 대척점에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그러한 점 때문에 그렇게 설정을 한 것 같아요. '자연과학공부'를 하는 모임이 있는데, 이것이 현대세계의 상징으로 들어온 것 같아요. 그래서 소설 속에서 인물들이 과학적이기도 하고 미신적이기도 하게 그려진 것 같아요.

 

  저는 '순익'이라는 인물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아마 죽음이라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가장 자아가 흔들리고 있었던 인물이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그렇다면 작가님께서 가장 애착이 가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 제가 생각했을 때, '장박사'가 가장 주인공적인 인물이면서, 가장 아쉬운 인물이에요. '장박사'라는 인물은 소설 속에서 간접적으로 드러나고 있어요. 그렇지만 그들이 여행을 떠나는 계기를 마련하는 등 장박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처음 원고에서는 인물들마다 이야기가 많았고, 장박사역시도 이야기가 많았어요. 하지만 원고를 수정하면서 장박사의 이야기가 줄어들고, 비중 역시도 작아졌어요. 그래서 그를 조금 더 부각시키지 못한 게 아쉬워요.

 

 두 번째로는 '순익'인데요. 순익이라는 인물은 과학에 대한 확신이 가득 찬 인물로, 미신은 믿지 않죠. 하지만 장박사를 찾는 과정에서 믿고 있던 세계관이 흔들리다가 플라스틱 바다에서 회의감을 품고 좌절을 맞이하는데요. 특히 그가 좌절하고 죽게 된 동기가 상징적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순익'이라는 인물은 장박사를 보지 못했다는 것에 깊은 좌절을 느끼고, 비극적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반면, 함께 온 장욱과 주연은 장박사를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한 큰 아쉬움이 없어 보였습니다. 항해동안 자신들의 아픔을 나누고 함께 하는 시간들 또는 시선에 초점이 많이 둔 것으로 보였습니다.

 

- 원래 초고에서는 그들도 '토스쿠'를 만납니다. 장욱은 부동산업자가 된 자신의 모습을, 주연은 화가가 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살할 마음을 접고 다시 돌아와서 사는 이야기였어요. 하지만 이 역시도 수정 과정에서 순익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어서 쓰다 보니 이야기들이 사라지고 순익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띠게 되었어요.

 

 힘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을 하고 있었는데요. 소설에 있어서 많은 인물들을 한 가지의 주제로 이끌어가는 것이 힘든 일인데, 작가님께서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데 많은 인물들 때문에 힘드셨던 부분이 있으신가요?

 

- 저는 뼈대만 가지고 바로 글을 쓰는 타입이에요. 그러다 보니 자유롭게 쓸 수 있었지만 반대로 이어나가기는 힘들었어요. 그래서 글을 여러 번 다듬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힘든 부분은 없었고, 완성되고 난 뒤 아쉬움이 큽니다. 인물들이 많이 나와서 그들이 각각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더 풍부하게 만들지 못한 게 아쉬워요. 장박사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도 많고, 장박사와 토스쿠, 그 후 돌아와서 이야기 등 아직 할 이야기가 많아요. 마음 같아서는 다시 한 번 더 소설을 내고 싶네요.

 

 

 

 

글에서 눈의 맹점, 시각에 대한 요소가 많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믿으면 보이리라', '시신경이 만들어 내는 감각이란 믿을 게 못 된다.'처럼 상반되는 느낌을 내포하고 있었는데요.

 

- 첫 번째로는 리얼리즘, 현실이라는 것은 꿈속일 수도 있고, 게임 속일 수도 있고, 거대한 거인의 꿈속일 수도 있고, 우리가 캐릭터일 수도 있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알기는 어려워요. 그리고 그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지만 정확하게 잘 알지 못하고, 자기가 살고 있는 현실을 규정하기 어려워요. 시대 역시도 마찬가지죠.

 

 두 번째로는 내가 태어나고 살아가는 시대를 선택하는 게 아니기에 알 수 없죠. 그런 의미에서 현실은 유령적이에요. 그것을 지배하는 것이 시각이구요. 시각 매체는 우리 삶에 50%를 차지하는데, 사실 눈은 흠이 많은 감각수단이라 보이는 것을 착각하기도 하고, 왜곡하기도 하죠. 그래서 눈이란 것이 참 애매합니다.

 

 그래서 저는 애매한 현실을 시각, 눈을 통해 눈의 맹점을 통해 드러내려고 했던 것입니다. 시각은 왜곡될 수밖에 없으니 눈으로 본다고 해서 다 믿을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순익이라는 인물은 그것을 눈으로 보면서도, 그것이 가짜임을 알고 있는 현실적인 인물처럼말이죠.

 

 '내가 내 마음의 작은 일부만을 알고 있다면 나머지는 도대체 뭐란 말일까?' 라는 구절이 글을 읽으면서 제 마음에 꽂혔던 문장인데요. 아마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가장 모른다고 생각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 나머지는 '토스쿠'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수가 없어요. 사실, 자기를 안다는 게 참 어려운 일입니다. 모든 각도에서 자신을 본다는 게 불가능하니까요. 자기자신의 정체성을 묻는 것은 영원한 소재이며, 영원한 숙제입니다. 사회와 교육이 일상의 다양한 측면들을 억누르는 것이 일상의 매커니즘인데 인간을 규격화시켜야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에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을 묻는 것이 영원한 고민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가상은 때로 현실보다 더 훨씬 현실적인 법이다.'라고 하신 말처럼 이 글도 '플라스틱 바다', '내적자아' 등의 요소들, 현실적인 것들을 다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기존의 로맨틱이나 가족의 이야기들은 드라마 같은 이야기들처럼 달달한 이야기들이 많았어요. 넓은 의미로는 작위적일 수도 있죠. 하지만 리얼리즘의 리얼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을 몇 발자국 뒤에서 바라보면 굉장히 소설적이에요. 소설 같은 현실을 새롭게 해석하고 가상과 현실의 구분을 짓지 않으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렇게 하면 소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소설의 재미나 가치 역시도 살릴 수 있구요.

 

 소설적 사건과 현실적 사건은 달라요. 그래서 현실의 참담함이나 암담성을 상징적인 것으로 만들어 그 속에 내포해야 독자들에게도 쉽고 생생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 '반지의 제왕'처럼 절대반지가 권력을 상징하는 것처럼 말이죠.

 

 

 

 

 작가님께서는 굉장한 독서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작가님꼐서 내신 『작가의 드론 독서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는데요. 방학을 보내고 있는 20대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으신 책이 있으신가요?

 

-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작가는 지식인의 대열에서 권위를 조금 잃어버린 것 같아요. 저는 책을 많이 읽는다고는 생각 안 해요. 그저 독서를 통해 제 연못의 크기를 넓혀가는 것이죠. 작가는 소재를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하고, 소설에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눈을 가지기 위해 독서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문학을 공부하는 친구들에게는 장편을 계속 읽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읽는 것도 중요해요. 독서를 통해 글을 이어 나갈 수 있는 힘을 길렀으면 좋겠어요. 알고 있는 소설을 원작의 축소판을 읽기보다는 원작을 읽으면서 자신의 연못을 넓혔으면 좋겠어요. 연못이 말라버리면 쓸 것이 사라지니까요.

 

 일반 친구들에게는 자연과학 분야의 책을 추천해주고 싶어요. 자연과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전반이 자연과학 쪽이라 반드시 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대에 뒤처지지 않게끔 다양한 분야들을 읽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독자분들에게 간단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즐겁고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모든 이들이 자신만의 토스쿠를 다 한 번씩 만나봤으면 좋겠어요. 특히 고문실에서는 자신의 토스쿠를 만나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스톡홀름 증후군처럼 말이죠. 그래서 독자분들도 토스쿠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의 토스쿠를 만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와 같은 생각을 계속 생각하며 읽으면 더 좋겠죠.

 

 

 

 작가님의 저서인 『작화증 사내』를 선물 받았습니다. 책과 함께 소중한 경험을 저는 선물 받았는데요. 잊지 못할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곧 작가님의 중편 소설이 나온다고 하니, 그 전에 『작화증 사내』를 빨리 읽고 기다려야겠습니다. 그리고 장편 소설을 읽으면서 저도 저의 연못을 넓혀볼까 싶네요.

 

 

토스쿠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작화증 사내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산지니 새로운 인턴 판다입니다.

 

 며칠 전만 해도 비가 쏟아지더니, 이제는 완연한 여름이 찾아오는지 밖은 벌써 무더위가 펼쳐지고 있네요. 여러분들은 다들 어떻게 여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저는 출근 5일 차, 첫 인턴일기를 쓰기 위해 열심히 책을 읽었답니다. 지하철 구석에 자리 잡고 읽어 내려갔던 정광모 작가의 장편소설 『토스쿠』를 읽으며 저에게 몇 가지의 질문들을 던져 보았는데요. 이번에는 여러분께 그 질문을 던져볼까 합니다.

 


 

 

 컴퓨터 회사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였던 순익, 정밀 가공업체 사무직원이었던 장욱, 연기자였던 주연 그리고 목적지 없는 무인도 여행의 선장이 된 태성. 장공진 박사를 찾기 위한 그들의 무모한 일주일 동안의 항해가 시작됩니다.

 

『토스쿠』책 표지

 

 각자 아픔을 가지고 있는 그들이 모인 곳, 바로 장박사의 목공심리치료소였습니다. 그들은 장박사와 함께 나무를 만지며 자신들의 말 못 할 아픔을 치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장박사는 보라카이로 휴가를 떠나고, 돌연 '토스쿠'를 만났다는 메일을 끝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그들은 사라진 장박사를 찾기 위해 뒤따라 필리핀으로 향했고, 그 여정 동안 그들도 '토스쿠'의 존재에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합니다.

『토스쿠』는 필리핀의 바다, 보라카이 섬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항해 속에서 잔잔한 바다 뒤에 숨겨진 이면을 만나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 혹은 누군가의 죽음을 맞이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그 경험 속에서 마음 깊은 곳에 넣어두었던 자신만의 판도라 상자를 열어 다른 이에게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기도 합니다. 과연, 그들이 마주친 그들의 '토스쿠'는 무엇이었을까요?

 

 

 토스쿠는 '또 다른 문' 즉 저 세상으로 넘어가는 문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그러니까 토스쿠는 또 다른 문에서 만나는 낯설면서도 친숙한 존재다. 그런데 토스쿠를 만난 사람은 아주 큰 행운이나 불운에 부닥치게 되지만 어느 쪽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 본문 中 81P

 

 

 태성은 연못 건너편, 야자수의 그림자와 달빛 그리고 연못이 만들어낸 환영을 마주하게 됩니다. 희미한 모습이었지만 그 환영은 태성을 그의 젊은 시절 어딘가로 떠나가게 만들었고, 그 종착지는 그가 보호시설을 퇴소하던 날이었습니다. 그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는 멈춰서는 버스에 쉽사리 발을 내딛지 못하고 자신을 지나쳐 가는 버스를 바라만 볼 뿐이었습니다.

 

 순익은 결국 장박사를 만나지 못하고 돌아오는 길에 꿈을 꾸게 됩니다. 꿈에서 순익은 어린 소년에게, 키가 좀 더 자란 소년에게, 소년티를 벗은 남자에게, 마지막으로 순익의 모습을 똑같이 하고 있는 성인이 된 남자에게서 질문을 받습니다. '넌 뭘 기다리니?' 순익은 의자에 앉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요트 선장인 태성은 가슴 아픈 순간의 태성을, 장박사를 찾던 순익은 목표가 사라진 순익을 마주하게 됩니다. 두 사람 모두 친숙한 자신의 모습에 한발 다가서지만, 판도라의 상자에 갇힌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쉽사리 다가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겸손해야 합니다. 토스쿠는 다른 세계의 또 다른 자신인데 그가 뭘 하는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에 대해 우선은 마음을 비워야 해요."   - 본문 155P

 

 

 '토스쿠'를 만나고 로봇이 시시해져 버린 장박사는 어떻게 하든지 정체를 찾고자 하였습니다. 결국 장박사는 노력 끝에 '토스쿠'를 직접 만날 수 있었고, 대화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토스쿠'와의 만남은 그의 뜻대로 흘러가지 못했습니다. 또 다른 나의 모습은 어떨까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 장박사와는 달리 그가 만난 '토스쿠'는 살인자였다. 장박사 역시도 익숙한 자신의 모습이었으나 생각지 못한 모습에 '토스쿠'를 부정하게 되어버립니다.

 

『토스쿠』책 뒷면

 

 '토스쿠'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수록 그들은 실제로 보기 전까지는 믿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고, 그들 스스로 가상의 존재, 환영이라 단정 지어버립니다. 그저 장박사가 '토스쿠'라는 것에 미쳐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만이 그들을 사로잡고 있었습니다.

"시신경이 만들어 내는 감각이란 믿을 게 못 된다."

 

 익숙했으나 낯선 것들에 대해 그들은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장박사를 찾으러 갔다 우연하게 '토스쿠'를 만난 그들도, '토스쿠'와 대화까지 나눈 장박사도 모두 실제로 보았으나,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을 부정하였습니다.

 

 

 

 

 작가는 "한 인간의 내면에는 수많은 또 다른 나가 살고 있다. 또 다른 나는 살인자이거나 독재자일 수도 있고 광신도이거나 예술가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작가의 말처럼 '토스쿠'는 인간의 내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선과 악을 전부 가지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선함을 추구하던 자아가 악이라는 내면을 만났을 때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은 상당할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장박사의 선택도, 선욱의 선택도 아무 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조심스레 이야기해봅니다.

 

 인물들은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아픔들을 치유해간다고 하지만, 사실 제가 생각하기에 인물들은 자신의 아픔들을 그저 가슴 속에 묻어둔 체 그저 꺼내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다른 이와 공유하면서 지난 일이라 이야기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내면인 '토스쿠'를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혹시, 그들은 '토스쿠'를 만나기 무서웠던 것은 아닐까요?

 

 여러분들이 이 책을 읽어보시고 '토스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만약 '토스쿠'를 만난다면 어떤 질문을 하고 싶으신가요?

 

 

 

토스쿠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미지의 섬에서 마주친 또 다른 나:: 장편소설 『토스쿠』

 

문학과 음악이 함께한 수요일 밤 - 정광모 장편소설 『토스쿠』

Posted by 비회원

 

지난 629(), 

73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이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에 함께한 작가는

장편소설 토스쿠』의 정광모 선생님이십니다.

 

이번 저자와의 만남은

정광모 선생님께서 직접 행사를 기획하셨는데요

참석하신 많은 분들이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저자와의 만남을 위해

클라리넷 연주와 피아노 트리오 공연까지 준비했습니다.

 

저자와의 만남 행사 시작 전,

산지니 도서목록과 행사 안내문을 준비하고

오늘 오실 손님 분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정광모 선생님께서 사오신 호두과자도 보이네요~ 냠냠!)

 

 

 

 

얼마 지나지 않아 관객석이 꽉 찼군요 +_+!!

(많은 분들이 함께해서 더 좋았던 저자와의 만남이 아니었나 싶어요~)

 

시인 최정란 선생님의 진행으로

저자와의 만남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참석해주신 소설가 유연희 선생님과 부산북앤북스 회장님으로부터

토스쿠의 작품평에 대해 들을 수 있었어요.  

 

유연희 선생님은 함께 소설을 쓰는 사람으로서

꾸준히 작품을 읽고 쓰는 것에 대한 놀라움,

작품 속 배경과 인물에 대한 시선 등을 이야기해주시면서

바다가 배경으로만 존재해 해양소설의 면모로는 아쉬운 점이 있다는

솔직한 감상평을 전해주셨습니다.   

 

▲소설가 유연희

 

 

토스쿠독자들을 대표(?)하여 감상평을 이야기해주신

부산북앤북스 회장님께서는

'토스쿠'라는 말에 대해 깊은 놀라움을 전하셨습니다.

이 말은 저자가 지은 말로 '또 다른 자신'을 표현한 언어인데요,

작가가 자신의 언어를 만들어 독자들에게 그 의미를 전하는 방식에서

신선함과 궁금증이 동시에 일었다고 하셨어요.

 

 ▲부산북앤북스 회장 

 

 

이어 '클라리넷 연주' (츠츠미 마유미)

'피아노 트리오'(피아노 정금련, 바이올린 김충만, 첼로 박영주연주가 있었습니다.

 

문학과 음악이 함께해서 그런가요?

이 날 행사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던 것 같습니다.

 

 ▲클라리넷 - 츠츠미 마유미

 

 ▲바이올린 - 김충만

 

 ▲첼로 - 박영주

 

 ▲피아노 - 정금련

 

 

>> 동영상으로 함께 감상해보시죠 <<

 

 

 

 

끝으로 '저자와의 만남' 행사의 하이라이트!

정광모 선생님과의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토스쿠'라는 단어, '바다'라는 배경, 인물 각각의 '또 다른 나'

중심으로 소설 토스쿠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선생님께서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보라카이에 가보지 않으셨다는 부분에서 조금 놀랐습니다. 소설 속에 펼쳐진 보라카이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셈이니까요. 멀지 않은 곳인데 왜 가보지 않고 배경으로 쓰게 됐냐는 어느 독자의 질문에 "직접 가보면 글이 써지지 않을 것 같았다. 내가 그려나가는 소설의 모습에 실제의 풍경들이 들어오는 것이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제 작품이 나왔으니 (보라카이에꼭 가보려고 한다. 아마 내가 그린 그 모습과 비슷하게 펼쳐질 것 같다."라고 답하셨습니다 

 

 

 

 

 

 

독자의 질문 중

"정광모 작가 본인의 토스쿠 (또 다른 나)는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에 대한 답변은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 )

 

 

"사실 우리는 힘을 얻기 위해 독서해야 한다. 독서하는 자는 극도로 활기차야 한다. 책은 손 안의 한 줄기 빛이어야 한다. (Properly, we should read for power. Man reading should be man intensely alive. The book should be a ball of light in one's hand.)" - 에즈라 파운드(Ezra Pound, 시인, 평론가)

 

이날 함께한 많은 이들로부터 맑고 건강한 무언가를 본 것 같습니다.

아마 에즈라 파운드의 말처럼 독서하는 자가 가지는 활기참,

책이 주는 한 줄기의 빛 덕분이었겠지요.

다음 74회 저자와의 만남을 기약하며, 

모두들 책과 함께하는 여름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 행사가 끝나고, 정광모 선생님의 작은 팬사인회가 열렸습니다 ㅎㅅㅎ

 

 

 

 

 

토스쿠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산지니 출판사입니다.

날씨가 더워지고 있는데, 건강은 잘 챙기고 있으시죠?

 

6월에도 역시 산지니와 함께하는 저자와의 만남이 열릴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서면 소민아트센터 아트홀에서 진행이 되는데요.

영광도서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니, 잘 찾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간단 줄거리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우연히 모인 곳은 한 로봇공학자의 목공심리치료소. 명쾌한 이성적 사고로 삶을 대하는 ‘장 박사’와 함께 나무를 매만지며 이들은 조금씩 자신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다루는 방법을 배운다. 그런데 어느 날, 장 박사는 필리핀으로 여행을 떠나고, 긴 시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생명의 은인과도 같은 장 박사를 찾아 떠난 3인은 미지의 섬에 있다는 그와 무사히 귀국할 수 있을까?

 

 

알아두시면 좋은 '제목'의 의미

 

『토스쿠』의 제목은 ‘또 다른 나’라는 의미를 가진, 작가가 만들어낸 단어이다. 작가는 “한 인간의 내면에는 수많은 또 다른 나가 살고 있다. 또 다른 나는 살인자이거나 독재자일 수도 있고 광신도이거나 예술가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현실에서는 그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를 살고 있지만, 소설을 통해 작가는 수많은 가능성의 씨앗을 싹틔워 인간의 한계와 현실의 본질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

 

 

 

 

Posted by 비회원

 

 

 

'토스쿠.' 영혼의 문 혹은 이승의 문. 경계 너머로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선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지만, 선택된 사람들만 열 수 있는 곳.

정광모(54) 소설가의 첫 장편소설 '토스쿠'(산지니·사진)는 토스쿠를 찾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로 촘촘하게 엮여 있다.

정광모 소설가
첫 장편소설 '토스쿠'

필리핀 보라카이 배경
'영혼의 문' 찾는 과정서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


보라카이를 비롯해 필리핀 바다 곳곳을 배경으로 한 소설엔 개성 강한 인물이 여럿 등장한다. 필리핀 여성과 가정을 꾸리고 요트사업에까지 진출한 남 사장의 부탁을 받고 혈혈단신 필리핀에 와 요트 사업을 돕는 손태성, 그리고 손태성이 선장인 요트를 타고 항해에 나서는 손님들. 컴퓨터 회사에서 일하며 앞만 보고 달리다가 해외 유학 떠난 아들과 뒷바라지에 나선 아내를 모두 잃게 된 박순익, 스폰서와의 혹독한 계약을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오면서 배우 생명도 끝장 난 성주연, 싱크홀에 빠진 뒤 폐쇄공포증을 겪는 오장욱이 그들이다. 이들 셋은 로봇공학자 '장 박사'의 목공심리치료소에서 상처를 치유한 공통점이 있고, 장 박사를 찾으려고 요트 투어에 나섰다. 토스쿠를 과학적으로 풀어보겠다던 장 박사가 영영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식사 메뉴를 고르는 건 인생에서 몇 안 되는 자유지요. 우리가 자유롭다고 하지만 그건 착각이 아닐까요. 태어나서 죽음까지 철로처럼 한 방향의 길을 걸어가면서 고정된 길에서 벗어나기란 거의 불가능해요"라는 책 속 구절처럼, 정해진 듯한 이들의 여정은 무관심에 신음하는 자연 환경을 건드리면서도 신비로움을 더한다. 할머니 주술사를 만나기도 하고, 유독성 폐기물을 실은 채 어떤 항구에 들어가지 못하고 유랑하는 배를 지키고 있는 선장으로부터 환대를 받기도 하고,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인 바다에 들어가 쓰레기 구조물에서 생을 다한 주인 곁을 지키던 개를 구조하기도 한다.

장 박사의 귀환을 권유한다는 핑계로 다시 찾아 나서게 되는 토스쿠. 사실 작가가 지어낸 말이다. 작가는 "한 인간의 내면에는 수많은 또 다른 내가 살고 있다. 또 다른 나는 살인자이거나 독재자일 수도 있고 광신도이거나 예술가일 수도 있다. 현실에 사는 나는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를 선택해서 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몰려 그중 하나의 삶을 산다. 그럼 내가 씨앗으로 품었던 수많은 삶을 살아가는 다른 방식은 어떻게 된 것일까. 그런 가능성을 개화시켜 또 다른 세상에서 살면 나는 어떤 모습일까에서 출발했다"고 했다. 어쩌면 토스쿠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각자의 '자아'일 수 있다. 책장을 덮는 순간 한동안 잊고 있었던 또 다른 '가능성'이 떠오를지 모른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Posted by 비회원


거친 운명의 격랑…미지의 문 '토스쿠' 속으로

등단 5년 정광모 첫 장편소설


- 은인 장공진 박사를 찾기위해
- 요트를 탄 네 명의 사나이들
- 필리핀 섬과 바다를 항해하며
- 또다른 자아·삶의 가치 깨달아

소설가들은 어쩜 이렇게 감쪽같이도 쓰는 걸까?

   


정광모 소설가가 첫 장편소설 '토스쿠' 집필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장편소설 '토스쿠'(산지니 펴냄)는 필리핀 보라카이 섬을 중심으로 카라바오 섬, 술루 해, 투바타하 리프 등 낯선 이름의 섬과 바다를 무대로 전개된다. 중고이지만 견고하고, 복원력이 좋은 요트 헌터호에 타고 주인공들은 짐작조차 못했던 거친 운명의 격랑 속으로 조금씩 나아간다.

등장인물들은 산미구엘 맥주와 탄두아이 럼주를 마시고 필리핀의 별미 레촌과 아도보를 먹으며 목적지로 향한다.

등단 6년 만에 작가 인생의 첫 장편소설 '토스쿠'를 최근 펴낸 정광모 소설가를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첫 질문은 자연스럽게 "보라카이를 잘 아시나 봅니다"였다. 웬걸, 그는 "보라카이는커녕 필리핀에 아예 가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2012년 배를 잘 아는 분과 함께 요트를 타고 일본 세토내해를 거쳐 부산까지 항해했고 같은 해에 부산문화재단 지원으로 부경대 실습선에 일주일 승선한 경험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질문은 "해양문학에 관심이 많으셨나 봐요"로 이어졌고 그의 답변은 "아니요. 소설을 좀 더 색다르고 풍부하게 쓰고 싶었거든요"였다.

자, 이쯤이면 상대가 만만찮은 존재란 감이 온다. 어설픈 질문이라는 '실투' 하나 잘못 던지면 문학에 관한 기자의 밑천이 다 드러나버리는 '홈런'을 얻어맞는다. 

게다가 정광모가 누군가? 부산 문단에서 소문난 독서가다. 지난해 그간 읽은 책 가운데 중요한 책 150권을 가려 감상을 정리한 책 '작가의 드론독서' 제1권을 냈는데, 150권을 더 정리해 제2권을 낼 예정이란다.

그는 부산대와 한국외대 정책과학대학원을 거쳐 변호사 사무실과 법무법인의 사무장으로 일했다. 조성래 전 국회의원의 정책보좌관으로 국회에서 4년 일한 경력까지 있는 데다 2008년 '또 파? 눈먼 돈 대한민국 예산'이라는 책도 냈다. 세상의 깊고 얕은 곳과 앞뒷면을 보았다.

'토스쿠'로 돌아가보자. 정광모 소설가가 동의할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이 장편소설의 질문을 집약해서 드러내는 문장이 눈에 띄었다. "내가 내 마음의 작은 일부만을 알고 있다면 나머지는 도대체 뭐란 말일까?"(253쪽)

   

최고의 로봇 및 인공지능 공학자 장공진 박사가 보라카이로 휴가를 갔다가 사라진다. 잘 나가던 컴퓨터 프로그래머 출신 박순익, 잘 나갈 뻔한 배우 출신 성주연, 어중간한 인생인데다 속에 상처가 많은 회사원 출신 오장욱. 이 세 사람은 인생에서 독한 상처를 입었다가 장 박사의 도움을 받은 인연으로 그를 구출하겠다며 보라카이로 온다.

장공진이 사라진 이유는 '토스쿠'를 보았기 때문이다. 정광모 소설가가 만들어 낸 낱말인 '토스쿠'는 또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또 다른 자기를 뜻하기도 하고, 그런 또 다른 자기를 만날 수 있게 미지의 문이 열린다는 의미로도 풀 수 있다.

언뜻 이 소설은 다른 세상에 사는 또 다른 나 자신을 만나는 모험과 혼란을 그린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은 인간 내면과 자아, 인간 존재의 본질에 관해 '토스쿠'라는 장치를 통해 집요하게 묻는 소설이다. 그런 여정을 젊은 선장 손태성이 모는 요트 헌터의 항해라는 '이야기' 속에 담아낸 데서 정광모 소설가의 투지와 저력이 빛을 발한다.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ㅣ 국제신문ㅣ 2016-60-09



Posted by 동글동글봄

 

 

지난 금요일 퇴근길에 새 책 <토스쿠>를 들고 해운대를 찾았습니다.
책 사진 찍으러 일부러 친구와 약속 장소를 해운대로 정했죠.

부산 사람들은 잘 안가는 곳인데 말이죠.

 

소설 내용이 필리핀 인근 무인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여서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꽤 멋지게 나올 것 같았거든요.

 

 

태평양 푸른 바다를 기대했건만 하늘에는 회색 구름이 가득했고 바다도 회색빛. 이게 아닌데.

 

날 좋은 날, 해운대에서 친구 한번 더 만나야 할 것 같아요.

 

 

 

“나도 정확한 뜻은 모르지만…… 토스쿠라는 건 영혼
의 문이랄까? 이승의 문이랄까…… 하여튼 또 다른 문이
라는 의미의 말인데…… 그 문이 열리면 자신이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자신의 실체를 선명하게 들여다본다는 뜻
이야.(……)
-『토스쿠』 본문 가운데

 

 

Posted by 산지니북

장편소설


토스쿠


필리핀의 섬에서 실종된 로봇공학자,

그가 만난 ‘또 다른 나’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우연히 모인 곳은 한 로봇공학자의 목공심리치료소. 명쾌한 이성적 사고로 삶을 대하는 ‘장 박사’와 함께 나무를 매만지며 이들은 조금씩 자신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다루는 방법을 배운다. 그런데 어느 날, 장 박사는 필리핀으로 여행을 떠나고, 긴 시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생명의 은인과도 같은 장 박사를 찾아 떠난 3인은 미지의 섬에 있다는 그와 무사히 귀국할 수 있을까?

한국소설 신인상으로 데뷔하고 소설집 『작화증 사내』로 부산작가상을 수상한 작가 정광모가 새로운 장편소설을 펴냈다.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수상한 신작 『토스쿠』의 제목은 ‘또 다른 나’라는 의미를 가진, 작가가 만들어낸 단어이다. 작가는 “한 인간의 내면에는 수많은 또 다른 나가 살고 있다. 또 다른 나는 살인자이거나 독재자일 수도 있고 광신도이거나 예술가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현실에서는 그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를 살고 있지만, 소설을 통해 작가는 수많은 가능성의 씨앗을 싹틔워 인간의 한계와 현실의 본질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뚜렷한 개성과 사연 지니고 모인 인물들

선명한 이야기 속의 이야기 돋보여

『토스쿠』는 필리핀의 유명 관광지, 보라카이에서 시작된다. 그곳에는 필리핀인 여성과 결혼해 정착한 뒤 한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요트투어 사업을 하고 있는 남 사장과 그의 사업을 돕는 후배 손태성이 있다. 어느 날 남 사장은 일주일간의 무인도 투어를 예약 받는데, 손님 3인은 성격도 배경도 제각각이라 어떤 이유로 함께 여행하는 것인지, 그리고 왜 무인도로 떠나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컴퓨터 회사 엔지니어로 일하며 기러기 아빠 생활을 했으나 해외에서 아들과 아내 모두를 잃은 박순익, 기계제작회사 직원으로 제품 배달 중 싱크홀에 빠진 후 폐쇄공포증을 겪게 된 오장욱, 한때 배우를 꿈꿨으나 스폰서와의 굴욕적인 계약을 견디지 못한 성주연. 이들의 선장이 된 태성은 어릴 적 부모 없이 보호시설에서 자랐고, 한국에서 트럭 운전을 하다 남 사장의 부탁을 받고 필리핀에 왔다. 처음에 순익 일행은 태성에게 투어의 목적을 비밀로 하지만, 순익이 장 박사로부터 받은 이메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장 박사가 실종된 것이 아니라 토스쿠라는 현상을 연구하기 위해 섬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

“나도 정확한 뜻은 모르지만…… 토스쿠라는 건 영혼의 문이랄까? 이승의 문이랄까……  하여튼 또 다른 문이라는 의미의 말인데…… 그 문이 열리면 자신이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자신의 실체를 선명하게 들여다본다는 뜻이야. (…) 이곳 어느 섬, 정확히 얘기하면 죽음과 탄생의 성지, 그곳에 가면 자신의 토스쿠를 만난다는 거야.” (56쪽)

각각 뚜렷한 개성과 고통스러운 과거를 가진 4인방의 이야기는 장 박사를 찾아가는 거시적 서사 내에 현대인의 고립과 누적되는 상처에 대한 선명한 장면들을 녹여낸다. 이야기 속에 보다 작은 이야기들을 배치하며 작가는 노련하게 소설의 긴장감을 지속시키고 있다.


출처: https://youtu.be/9dB_1HSWd7U


유독폐기물을 싣고 표류하는 유령선, 플라스틱으로 뒤덮인 바다…

민낯으로 드러난 현대 문명의 모순들

『토스쿠』의 주인공 4인은 필리핀의 바다를 항해하며 현대 문명에서만 가능한 광경과 인물들을 만난다. 태성 일행의 배는 짙은 안개 속을 방황하다 다행히 큰 화물선의 도움을 받는데, 놀랍게도 거대한 화물선에 타고 있는 사람은 선장과 선원 1명뿐이다. 선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화물선은 중국에서 정체불명의 화물박스를 싣고 인도네시아의 섬으로 가고 있었으나, 항만관리소의 조사에서 화물박스의 내용물이 유독폐기물이라는 것을 밝혀졌다. 그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어 동남아시아의 모든 항구로부터 입항을 거절당하게 되었고 폐기물을 싣고 중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어서 선장과 충직한 선원 1명만이 유령선이 되어버린 배를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태성과 승객들은 해류가 모은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 찬 해역을 지나기도 한다.

양동이, 석유통, 필름, 호스, 전선피복, 완구, 선풍기 날개, 화장품 용기, 자동차 램프, 헬멧, 우유병, 푸른색 물탱크, 낚싯대, 햄 포장비닐, 카세트테이프, 구두창, 주사기, 링거액 주머니, 합성피혁, 파이프……. 바다를 뒤덮은 플라스틱들은 너무나 거대해서 바다의 거품을 뚫고 탄생한 새로운 생명체로 보였다. (266쪽)

그들은 플라스틱 바다에서 쓰레기로 작은 시설물을 지어 살았던 사람의 흔적과 시신을 마주하며 현대 문명을 돌아본다. “가상은 때로 현실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법”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러한 광경은 우리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망각해온 모순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성과 과학만으로는 알 수 없는 세계,

또 다른 가능성의 문을 열어젖히는 소설

이 세상에 ‘또 다른 나’가 존재할 가능성은 비이성적인 미신이나 흑마술로 느껴지기도 한다. 『토스쿠』의 인물들은 그 존재의 가능성을 거부하기도, 의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장 박사를, 또 자신의 토스쿠를 만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떠난 여정에서 번번이 드러나는 것은 이성과 과학의 명쾌한 설명을 벗어나는 세계이다.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주인공들은 필리핀의 사람들과 대자연이 보여주는 ‘또 다른 세계’에 몸을 맡긴다.

인간의 인식과 기계문명의 이기 바깥에서도 이 세계는 생동하고 있다. 『토스쿠』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그 가능성의 문을 열어젖힌다.



글쓴이 : 정광모

부산 출생으로 부산대학교를 거쳐 한국외국어대학 정책과학대학원을 졸업했다. 2010년 「어서 오십시오, 음치입니다」로 한국소설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작화증 사내』로 2013년 부산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장편소설  『토스쿠』로 2015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받았다. 저서로 『또 파? 눈먼 돈 대한민국 예산』, 『작화증 사내』, 『작가의 드론독서 1』이 있다.


차례

토스쿠

작가의 말 | 소설이 가는 길



토스쿠

정광모 지음 | 46판 336쪽 | 13,800원

978-89-6545-356-7 03810 | 2016년 5월 30일

명쾌한 이성적 사고로 삶을 대하는 로봇공학자 ‘장 박사’의 도움으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던 사람들. 그들은 어느 날 장 박사가 필리핀의 작은 섬에서 ‘또 다른 나’를 찾다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생명의 은인을 찾아 나선 그들은 장 박사와 함께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토스쿠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