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취향별로 골라 읽는,

2015 추석맞이 산지니 특선 도

 


 

내일부터 본격적인 추석 연휴에 돌입하는데요, 매년 거기서 거기인 명절 특선 영화, 특집 방송 프로그램 대신 좋은 책 한 권 읽는 건 어떨까요? 꽉 막히는 귀성길의 무료함을 달래거나, 하루종일 켜둔 TV 대신 즐거움을 찾도록 산지니의 책이 함께 했으면 합니다.

 


 

 

1. 드라마, 영화는 사극만 보는 역사광 아빠에게 

 

 

 

 

레드 아일랜드 │ 김유철 지음

4월의 붉은 제주, 시대의 격랑 속에 휩쓸린 이들의 이야기

해방 전후 시대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시대의 폭력과 상처를 가감 없이 보여주며 그 속에서 변해가는 사람들의 운명을 다루고 있다.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 놓인 인물들과 현실적인 구성을 통해 1948년 4월 3일 제주를 다시금 바라보고자 한다.

 

레드 아일랜드 - 10점
김유철 지음/산지니

 

밤의 눈 │ 조갑상 지음

학살과 폭력, 인간의 문제를 제기하는 장편소설

6·25전쟁 당시 가상의 공간 대진읍을 배경으로 국민보도연맹과 관련한 민간인 학살을 다룬 소설로, 한국 근현대사의 어둠과 침묵 속의 두려움, 슬픔, 공포를 건져올리며 또한 그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말을 잃거나 기억을 강제로 저지당했는지를 보여준다. 작가 조갑상은 처형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한용범을 통해 망각되어가는 현실을 『밤의 눈』이라는 소설로 재구성하였다.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1980 │ 노재열 지음

1980년 부산의 학생투쟁을 다룬 최초의 장편소설 
제목 그대로 1980년 5월을 전후한 1년여 동안에 한정된 이야기로 1980년을 전후한 격랑의 시간에 대한 소묘이자 폭력과 굴종 속에서 고뇌하는 한 청춘의 여정에 대한 기록을 소설로 풀어내고 있다.

 

1980 - 10점
노재열 지음/산지니

 

 

2. 언제나 마음만은 18세 소녀, 감수성 풍부한 엄마에게

 

 

 

은근히 즐거운 │ 표성배 지음

속화된 자본의 시간을 견뎌내고 얻은 시인의 ‘쇳밥’

자연이 선물하는 계절의 바뀜에 대한 서정성과 더불어 전투적인 노동시가 아닌, 자본주의의 속화된 시간을 자연사물에 빗댄 시어들로 가득하다. “노동자의 눈으로 보고 있는데도 시 속에는 사람살이의 따스한 시선”(이월춘 시인)이 느껴지는 표성배 시인의 목소리에는 노동자의 고단한 삶의 풍경들을 “은근히 즐거운” 일상으로 바꾸는 기쁨과 소박한 아름다움의 행보가 담겨 있다.

 

은근히 즐거운 - 10점
표성배 지음/산지니

 

금정산을 보냈다 │ 최영철 지음

파멸과 비명 속에도 어둠을 직면하며 생성과 환희를 놓치지 않는 삶의 우둔성

강인한 생명력과 자연의 진정성을 발굴한 전작과 달리, 생성과 파멸, 환희와 비명이 교차하는 시편들로 다시 한 번 시적 변화를 감행한다. 시인은 물질과 속도에 중독된 우리에게 마주해야 할 세계의 진면목은 무엇인지 어둠을 직면하며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진다.

 

금정산을 보냈다 (반양장) - 10점
최영철 지음/산지니

 

소금 성자 │ 정일근 지음

구체적인 삶을 통한 희망가, 궁극의 서정을 말하다

구체적인 삶을 통하여 희망을 노래하는 시인으로서 주목받고 있는 그의 시세계는, 일상의 경험이 빚어낸 아름다운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무감각해지는 현대사회 속 궁극의 서정을 담아내는 정일근 시인이 그리는 세계는 이번 시집 『소금 성자』에서 소금처럼 빛을 발할 것이다.

 

소금 성자 - 10점
정일근 지음/산지니

 

 

3. 동해 번쩍, 서해 번쩍, 여행을 좋아하는 자유영혼 오빠에게

 

 

 

시내버스 타고 길과 사람 100배 즐기기 │ 김훤주 지음

행복과 여유가 넘치는 시내버스로 경남의 사계를 돌아보다
2011년 1월부터 「경남도민일보」에 친환경 콘텐츠로 연재한 기획기사를 재구성하여 출간하였다. 기존의 여행서처럼 단순한 지도 정보와 음식점, 가볼 만한 곳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떠나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버스차편과 주요경유지, 배차시간 등의 정보를 알려줌으로써 ‘버스 여행’의 색다른 묘미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시내버스 타고 길과 사람 100배 즐기기 - 10점
김훤주 지음, 경남도민일보 엮음/산지니

 

기차가 걸린 풍경 │ 나여경 지음

위로의 풍경을 전하는 기차역 여행, "지치지 않고 따라오고 있느냐, 나의 영혼아!”

소설 『불온한 식탁』으로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나여경 작가가 이번에는 인적이 드물어 간이역이 되었거나 폐역이 된 기차역들을 찾아 떠난다. 지나간 추억을 어루만지며 웃음과 눈물, 만남과 이별을 간직하고 있는 기차역에서 작가는 특유의 섬세함과 내밀함으로 주변 풍경과 시간을 재해석한다.

 

기차가 걸린 풍경 - 10점
나여경 지음/산지니

 

배낭에 문화를 담다 │ 민병욱 지음

1인 배낭여행자, 동남아 소승불교 4국의 과거와 현재를 순례하다

저자가 2010년부터 동남아시아 배낭여행을 하며 차곡차곡 담아온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혼자만의 배낭여행이기에 주어지는 자유를 만끽하며, 저자는 문화예술과 자연에서 역사와 사회를 읽는다. 짧은 에세이들로 구성되어 여유롭게 읽을 수 있으며, 핵심을 짚는 묘사와 적절한 인용문은 여행의 낭만을 살리고 현지 분위기를 포착한다.

 

배낭에 문화를 담다 - 10점
민병욱 지음/산지니

 

 

4. 우리집 수석 셰프 언니에게

 

 

멕시코를 맛보다 │ 최명호 지음

따꼬, 나초, 데킬라, 끝? 멕시코를 더 먹자!
우유의 풍미가 짙고 부드러운 프레쉬 치즈 께소 빠넬라(Queso panela), 자기에 원두를 넣고 달여 마시는 달콤하고 진한 카페 데 오야(Café de olla), 질 좋은 쇠고기 덩어리를 무려 26시간 동안 구워 고기 본연의 맛을 살린 라틴 아사도(Latin asado) 등 『멕시코를 맛보다』가 소개하는 진짜 멕시코 음식은 따꼬만으로는 부족한 독자의 식욕과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한다.

 

멕시코를 맛보다 - 10점
최명호 지음/산지니

 

부산을 맛보다 │ 박종호 지음

부산ㆍ경남 전문 맛집 책 『부산을 맛보다』
360만 인구에 한 해에 관광객이 200만 명이 넘는 부산. 수백만의 인구가 사는 한국 제2의 도시이자 싱싱한 재료를 구하기 쉬운 해양도시 부산의 음식 문화와 맛집을 다룬 책!『부산을 맛보다』는 3년 넘게 저자가 직접 발품을 팔고 실제로 맛본 음식 중에서 최고만을 골라 담고 있다.

 

부산을 맛보다 - 10점
박종호 지음/산지니

 

규슈, 백년의 맛 │ 박종호, 김종열 지음

가업을 이으며 백년의 가게를 지키는 이들의 고민을 담다

규슈 지역의 오래된 맛집을 탐방하며 그들의 문화와 영업 노하우, 전통을 잇는 자부심, 그리고 대를 이어 음식을 만들며 전통을 지켜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 속에 담아냈다.

 

규슈, 백년의 맛 - 10점
박종호.김종열 지음/산지니

 

 

5. 꿈 많은 10대! 사랑스런 동생에게

 

 

 

 

 

어중씨 이야기 │ 최영철 지음

매력이 넘치는 어중씨가 왔다! 최영철 시인이 전하는 따뜻하고 유쾌한 성장소설

엉뚱한 매력을 가진 사랑스러운 어중씨가 왔다. 도시에 살던 어중씨가 시골 도야마을로 이사와 마을 사람들과 좌충우돌을 겪다 어느 날 마님의 심부름으로 장터를 가게 되는데... 호락호락하지 않는 장터가는 길, 그 속에서 어중씨의 기묘한 하루가 펼쳐진다.

 

어중씨 이야기 - 10점
최영철 지음, 이가영 그림/산지니

 

노년의 지혜 │ 김노환 지음

청소년을 위한 인생 노트! 시골 할아버지가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삶의 지혜
이 책은 시골 할아버지가 손자 손녀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자연과 생명, 윤리와 철학 등 삶의 지혜를 전하는 철학서라고 할 수 있다. 무수한 동물과 식물, 눈에 보이지 않는 무기물 또한 조화롭게 살아가듯 인간 역시 생명과 함께 조화롭게 사는 것을 강조했다. 인간의 몸과 마음의 순환을 중요시하며 사유와 명상 등으로 상처받은 마음과 정신을 다스리고자 한다.

 

노년의 지혜 - 10점
김노환 지음/산지니

 

 


 

 

 

모두들 즐거운 명절,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 )

 

 

 

 


Posted by 비회원

영화 「변호인」이 한국영화 사상 아홉 번째로 관객 수 천만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산지니 식구들은 영화가 개봉했을 무렵 벌써 다 보았는데요.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생각나는 소설이 한 권 있었습니다.바로 1980년대 부산의 5월을 소재로 한 최초의 장편소설  『1980』입니다.
소설에서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저자 노재열 선생님은 국가보안법(부림사건)으로 구속되기도 하셨습니다.
이외에도 선생님의 20대에는 부마항쟁으로 인한 도피, 1980년 계엄포고령위반 1987년 노태우 반대시위 구속 등 역사의 사건들이 가득한데요.

두산백과 '부림사건' 항목.(사진을 클릭하시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잔인한 시대의 청춘을 공유한 「변호인」진우와 『1980』정우의 이야기 같이 들어보실까요?

(영화 스틸컷와 소설 대사는 작성자 임의로 발췌해 재구성한 것으로, 영화와 소설의 내용은 서로 무관합니다.)

 

 

 

변호인의 진우,
1980의 정우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 너희 같은 쓰레기들은 모두 총살해야 한다. 하루 세끼 먹여주는 짬밥도 아깝다."

K 헌병은 자칭 국가관이 뚜렷한 애국자였다. … 영창 안을 구석구석 쏘아보는 K 헌병의 얼굴에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 1부 죽은 자의 울음소리

 

“별로 안 아프지?”
싱긋이 웃으며 가슴을 두드리는 수사관의 주먹이 멈추지를 않았다.
“인마, 이 주먹을 계속 맞으면 너는 폐병에 걸려 죽게 돼.”
수사관의 말에 정우는 두려움이 일어났다. 정우의 얼굴이 돌처럼 굳어져 버렸다. 이러한 정우를 바라보는 수사관의 얼굴에 회심의 미소가 일어났다.

 ─ 1부 죽은 자의 울음소리

 

 

 

김 여사는 아들의 소식이 끊긴 지 몇 달이 지나는 동안 경찰의 집요한 감시를 받아왔다. … 처음에는 아들의 일을 무마하기 위해 아는 사람을 통해 선처를 부탁해 보기도 하고, 경찰서를 찾아가 사정을 해 보기도 했다. …  그러던 어느 날, 둘째 아들 정철이가 저녁 늦게 집으로 오다가 집 앞 골목길에서 경찰에게 연행되어 가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복경찰이 집 주위에 잠복하고 있다가 김 여사의 집으로 들어가는 둘째 아들 정철을 정우로 잘못 알고 연행했던 것이다. 정철은 맏아들 정우와 한 해 터울로 태어난 연년생으로 정우와 얼굴이 많이 닮았다. 마침 저녁 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정철을 어둠 속에서 발견한 사복경찰이 정우로 오인하면서 거칠게 연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정철을 구타하고 옷이 찢어지는 일이 일어났던 것이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경찰서로 달려간 김 여사의 앞에는 둘째 아들이 만신창이가 되어 경찰서 안 구석 나무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날 이후로 김 여사는 집 주위에 어슬렁거리는 사복경찰만 보면 달려들어 쫓아내었다. 
 

─ 1부 죽은 자의 울음소리

 

 

 

통닭구이(고문의 직접적 묘사 있음)

 

물고문(고문의 직접적 묘사 있음)

 

그러나 정우는 다시 살아남아야만 했다. 정우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잃어버린 시간들, 잊힌 이름들을 다시 되살려 내어야 했다. 그것은 정우 자신도 모르게 남은 숙제였다. 살아남은 자에게 남은 죽은 자의 목소리. 그 목소리만이 산 자의 영혼을 불러올 수 있었다. 뼈대만 남아 있는 자에게 피와 살을 붙이고 해골 속에 영혼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것이다. 살아남은 자의 고통은 바로 이런 거였다. 죽은 자의 목소리를 통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은 자 역시 죽은 자였다.


─ 2부 살아남은 자

 

 

 

 

1980년, 무엇이 떠오르세요?(책소개) 

1980년의 동화,『1980』의 작가 노재열 선생님을 만나다.

부산 지하철 게시판에 붙은 『1980』포스터

젊은이들, 힘내세요!-노재열 저자와의 만남

 

 

보너스

부산의 명물 돼지국밥이 궁금하시다면 사진 클릭!

Posted by 비회원

  올해 저의 처음이자 마지막 작가와의 인터뷰를 『1980』의 작가 노재열 선생님과 어제(27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 준비는 인턴 첫날부터 해서 그다지 긴장을 하지 않고 영광도서로 향했습니다. 그것은 나중에 예기치 못한 사건을 만나면서 무너져 내렸죠. 글의 제목인 '1980년의 동화'는 『1980』의 처음 제목이라고 하네요. 작가님의 못다 이룬 꿈을 제가 대신 이뤄 드리기 위해 붙여 봤습니다. 『1980』의 출간과 함께 열린 저자와의 만남(11월 1일)도 영광도서에서 열렸다고 해서 의미가 있겠다 싶었죠. 미리 한국소설 코너에 가서 『1980』의 위치도 확인하고 눈치 것 사진도 찍어 왔습니다. 인터뷰한 장소는 영광도서 3층에 있는 소소하게 책을 읽거나 담소를 나누기 좋은 hygeas(히게아스) 북카페입니다.

 


  노재열 작가님이 도착하시기 전에 좋은 자리를 찾아서 여러 번 이동했지만 2인용 자리밖에 없어서 조금 난감했습니다. 그렇지만 작가님을 가까이서 뵐 좋은 기회였죠. 제가 언제 소설 작가이며 동시에 80년대를 앞장서 체험하신 분을 만날 수 있겠어요. 실속있고 알찬 인터뷰를 기대하며 기본적인 질문으로 어색함을 이겨내려고 노력했습니다.

□ 소설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듣기로는 15년 전에 벌써 쓰셨고 알고 있었습니다. 원래 문학에도 조예가 있어서 소설을 선택하신 건가요? 여러 질문을 한번에 던졌습니다. 처음부터 욕심을 부리기도 했죠. 

 

 

문학이라는 것이 꼭 문학인이 할 수 있는 거라고 단정 짓지 않고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로 30년을 맞는 부마항쟁을 어떤 형식으로 기록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3년 전에 그때 같이 활동한 분들과 모여 논의를 했죠. 내가 미리 그날의 기록을 남겨 두었기에 총대를 메고 2달간 정리를 해서 만들어진 것이
『1980』이죠.

  또 제가 알기에는 산지니에서 출간된 『나는 시의회로 출근한다』 의 저자인 부산 5대 시의원 김영희 작가님이 노재열 작가님의 부인이셔서 그런 계기로도 책을 내게 되셨다고 합니다.

『1980』은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소설인 것 같습니다. 등장인물에 해당하는 분들이 책을 읽은 후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주요인물: 영철, 정우, 석우, 영호, 번개, 정 군, 숙영 등)
■ 그런 이야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실제 사건의 기록물보단 소설로 봐줬으면 합니다. 경험이 없이는 쓰이지 못했을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소설로 재탄생된 인물이라는 시각을 원하는 건 사실입니다. 실명을 쓴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분들은 고인이 되신 분들입니다.  

□ 조금 번외 질문이기도 하고, 제가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습니다. 혹시 그 시절 학생 운동을 열렬히 한 것을 후회한 적이 없으신지요? 20대 동안 3번의 수감 생활을 하셨다면 후회를 했던 적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삶의 변화도 없었고 후회를 생각할 계기와 여유가 없었습니다. 이제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웃음) 수감 생활 동안 욕이 튀어나오고 살의를 느끼고 기본적인 고민을 많았죠. 
 

그러면서 요즘의 대학생들은 의견을 내세워 투쟁하는 일이 잘 없다고 저의 의견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작가님의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학생들이 사회적 이슈를 가지고 다른 방식으로 운동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시대가 달라진 것이지 본질적인 문제는 달라지지 않았다 합니다. 다수의 대중이 권리를 내세우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같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상황이 어려워서 문제가 잘 보였지만 지금은 문제가 모호한 것도 사실이라고 하셨습니다. 30년 전에는 군부와 정부에 맞서 싸우는 방식이라면 지금은 다양한 방식으로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하셨습니다. 항상 싸우고 있다고 생각하셨습니다.

 

 


□ 소설의 시간대 구성을 본 사건인 1979년 10월 26일 부마항쟁이 제일 끝에 배치했는데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요?
■ 원래 1~2부에 80년에 일어난 사건을 정리했고, 사실 2부에서 소설은 끝나는 것입니다. 3~4부는 본 사건이 일어나기 전 이야기로 돌아가죠. 80년대 역사적 상황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는데 꼭 앞으로 돌아가서 다시 쓰는 것은 의미가 없고 3~4부에 추가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구상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진행된 구상이죠.

『1980』에서 작가님이 제일 신경 쓰고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에 대해 물었습니다.
■ 1980년대의 상황을 단순한 기록물로 남기기보다는 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빌려 남기고 싶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기억의 산물과 상상력이 합쳐져서 만들어져 『1980』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전성욱 선생님의 해설 한 부분을 제시하셨죠.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 제5장 「행위」의 제사로 "모든 슬픔은, 말로 옮겨 이야기로 만들거나 그것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면, 참을 수 있다" 라는 아이작 디네센의 말을 인용했다. 살아남은 자의 가장 중한 역할이란 죽은 자들에 대한 기억을 망각으로부터 지켜 내는 일이다. 그 곤혹스런 기억들 속에서만 우리는 부끄럽지 않게 살 수 있다.                                          『1980』 해설 길 위에서, 311쪽

 
□ 녹산공단 노동 상담소에서 하시는 일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인지, 차기작을 계획하시고 있는지요?
■ 노동 상담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산재사고 상담, 임금 채무 상담, 노동조합 결성 상담 등의 일을 하고 있죠.
  제 생각으로는 이런 경험들을 차기작으로 내도 좋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작가님은 우리가 알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한 곳에 서서 투쟁 중이신 것 같죠. 주인공 정우가 의도한 길을 여전히 겪고 계신 거죠. 차기작은 부마항쟁처럼 시대 일부분을 누구도 나서서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다면 글을 쓸 생각이라고 하셨습니다. 차기작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말라는 당부도 하셨습니다.

 


부마항쟁을 소설로 옮긴 건 거의 최초라고 들었습니다. 기존의 기득권 세력이 광주지역만으로 국한 시켜서 역사를 왜곡하는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의도적으로 행해진 일이기에 나는 부마항쟁을 통해 부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일어났던 우리의 빛바랜 투쟁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잘못된 역사적 평가를 바로잡는 일을 소설을 통해 조금이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재열 작가 인터뷰 中-

 



 

 

저는 노재열 작가님과의 만남을 통해 사회구성원이 되기에 한없이 부족한 저 자신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시대에 몸 받쳐 투쟁하고 목소리를 냈던 노재열 작가님의 빛나는 20대를 『1980』을 통해 만날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소설은 상상력의 산물이지만 자가의 기억과 만났을 때 얼마나 더 효과적으로 전달 될 수 있는 지 한 번 더 알게 되었죠. 
작가님의 다음 투쟁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저의 투쟁기도 곧 전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빌어 봅니다.

덧, 사진 촬영을 잊은 저를 위해 다시 돌아와 주신 노재열 작가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제 내내 생각이 나서 부끄러웠던 일화였습니다.

 



1980 - 10점
노재열 지음/산지니

* 노재열 작가님 인터뷰 동영상 보기 

Posted by 비회원

집 안에 아무도 없다잖니, 이 답답한 청춘아
[서평] 노재열 장편소설 <1980>

부산 생활을 잠시 접고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3개월 후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지만 30년 넘게 부산을 벗어난 적이 없던 터라 적잖이 설렜고 두려움이 불쑥불쑥 찾아왔다. 가방 가득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빼곡이 채운 채로 지하철에 올랐다. 멍하니 바라보던 지하철 창 너머로 샛노란 포스터와 굵게 적힌 '1980'이란 숫자가 들어왔고 나도 모르게 지하철 차장에 두 손을 얹은 채 뚫어져라 바라봤다. 1980. 언젠가는 마주할 일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그렇게 부산을 떠났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난 오늘, 서울에서 원 없이 본 은행나무 잎사귀 색깔을 한 책 <1980>을 품고 짧게나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샛노란 표지가 마음에 들어 한참 들여다 보고서야 알아챘다. 표지 아래쪽에 그려진 것이 교도소 담벼락이라는 사실을. 이제 이 책장을 넘기면 저 담벼락 안에서 청춘의 한 페이지를 쓰고 있는 '정우'를 만나게 되겠지. 그렇게 조심스레 그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1980>은 1980년 전후 부산지역의 민주화운동에 대한 자전적 소설이다. 1980년, 나는 새마을운동 노래가 모닝콜이 되던 그 시절에 태어났다. 뽀얀 살이 포동하게 오른 갓난쟁이가 아침마다 새마을운동 노래를 듣고 잠에서 깼다. 아마도 세상에 나서 가장 먼저 배운 노래가 아닐까한다. 내가 그렇게 매일 아침, "새벽종이 울렸네"를 듣고 있을 때 소설 <1980>의 주인공 정우는 부산대학교 학내를 구석구석 다니며 '독재타도, 유신철폐'를 외쳤다. (이하 생략)

출처 : 집 안에 아무도 없다잖니, 이 답답한 청춘아 - 오마이뉴스

1980 - 10점
노재열 지음/산지니


 

Posted by 산지니북

1980년 5월 부산에선…노재열 첫 장편소설 '1980' 
 
"정의란 이름으로 자행된 공안당국의 폭력에 의해 이름 없이 잊혀 간 사람들을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살아남은 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죽은 자들에 대한 기억을 망각으로부터 지켜내는 일이기 때문이죠."

 

노재열(53) 부산 녹산산단 노동상담소 소장은 전두환 군사정권 8년 동안 3차례 구속되며 20대 청춘을 다 보냈다. 당시 부산대 공대를 다녔던 그는 1980년 비상계엄령,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구속됐다. 1981년 부림사건(대학생, 교사, 직장인 등을 반국가단체 찬양 혐의로 구속해 고문한 사건) 당시 구속돼 2년간 교도소에서 보냈고, 1987년 노태우 대선 후보 반대시위로 구속되기도 했다.

부마항쟁 체험 바탕 생생한 복원
"공안 폭력의 희생자 기록해야죠"

그가 첫 장편소설 '1980'(산지니)을 펴냈다. 소설은 1980년 5월을 전후해 부산의 민주화 투쟁을 조명한다. 시간적 배경은 1979년 10월 부마항쟁부터 1981년 3월까지다. 부마항쟁과 1980년 부산 학생투쟁을 본격적으로 다룬 소설로 저자의 체험을 토대로 하고 있다. 증언과 기록을 통해 1980년 당시 운동사적 맥락을 문학적으로 복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이하 생략)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부산일보 김상훈 기자의 기사로 바로 가기



Posted by 산지니북


이번 28회 저자와의 만남은 『1980』의 노재열 선생님입니다.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영광도서에서 만남을 가졌습니다. 준비를 위해 조금 일찍 서둘러 갔는데 벌써 노재열 선생님은 오셔서 독자분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계시네요.


부산작가회의 정태규 회장님의 축사로 문을 열었는데요. 오늘은 작가회의 회장 자격이 아니라 노재열 친구 자격으로 축사를 하러 왔다고 하더군요. 노재열 샘과는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인데 졸업 후 30년 만에 만난 거랍니다. 선생님이 책을 낸다는 것에 한 번 놀라고 다 읽고 나서 문장의 내공에 한 번 더 놀랐다고 하더군요.

축사를 하고 있는 부산작가회의 정태규 회장님


이 책을 통해 지나간 청춘시절을 다시금 대면하는 계기가 되었고 거대담론이 문학계에서 사라진지 오래인 지금 이 책을 통해 다시 접하게 되어 반가운 마음이 든다고 감회를 밝히셨습니다. 1980년 민주화운동의 주역은 부산과 마산이지만 그동안 이곳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은 없었는데, 없는 아쉬움을 일거에 날려준 역작이라며 부산의 장소성을 획득한 수준 높은 작품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네요.

사회는 『오늘의 문예비평』의 편집위원이신 박형준 평론가가 맡아주셨습니다.
혁명가의 자유정신에 입각해 오늘은 넥타이를 매고 오지 않았다며 약간은 경직된 분위기를 너스레로 풀며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저자 노재열 샘, 사회를 보신 박형준 평론가


먼저 저자의 인사말과 글을 쓰게 된 계기를 부탁하셨는데요. 선생님은 실장, 소장 이런 직함만 듣다 소설가, 작가라는 호칭을 들으니 아직은 어색하고 어깨가 무겁다고 인사말을 대신 하시며 이 글을 쓸까 말까 30년 동안 고민하셨다고 하네요.^^ 

30년 전 일어난 일인데 누군가는 기록으로 남겨줘야 하는데 아무도 하지 않아 결국은 선생님이 하셨다고 합니다. 3번의 감옥생활을 통해 전과자 딱지를 붙이고 사셨는데 97년도에 무죄선고를 받은 것이 그 이전 삶의 정리 면에서 하나의 계기가 되기도 하셨답니다.

책소개 보기

1980년 5월을 전후한 1년여의 시점이 이 소설의 배경인데 감옥에서 만났던 사람들, 자료도 없이 사라져간 사람들, 그들로부터 파생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느끼고 깨달아가는 과정을 담으셨다고 합니다. 일종의 성장소설로 읽을 수도 있는데요. 요즘 많이 힘들어하는 20, 30대 청춘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으셨답니다.

자료도 없이 이름도 없이 사라져간 사람들의 이야기라 르포나 보고서 형식은 적당하지 않아 소설 형식을 빌리셨다고 합니다. 아무리 억울한 일을 당해도 다른 사람이 기억해주거나 글로서 남겨주면 그 슬픔을 참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도 들었다고 합니다.

열심히 책을 일고 읽는 어린 청춘^^

마지막으로 이 책은 선생님 혼자만의 경험이 아니며 그 시대에 같이 살았던 다른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며 재미있게 읽든 문제의식을 갖고 읽든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덧붙여 지금 젊은이들이 힘들다고 하지만 그런 암울한 시대를 산 청춘도 있으니 이 책을 읽고 힘을 내었으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인생은 생각하기 나름이며, 물론 어려운 문제도 있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더 멋진 생활을 할 수 있다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젊은이들이 이 책에서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마무리를 하셨습니다.

1980 - 10점
노재열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기억의 힘

언론스크랩 2011.10.27 18:05

 

'부마민주항쟁'은 유신시절인 1979년 10월 16일부터 10월 20일을 전후해 부산과 마산에서 유신 체제에 대항해 학생과 시민들이 봉기한 민주화 운동이다. (출처 : http://blog.daum.net/gjkyemovie/11330587)


1979년 부마항쟁 당시 부산 광복동 거리에서 시위 군중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는 모습.


제목만 보고 1980년 광주항쟁을 다룬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소설의 배경은 광주가 아니라 부산이다. '5월'은 광주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1979년 부마항쟁이 펼쳐진 부산. 그곳에도 나름의 '5월'을 살아내야 했던 이들이 있었다. 이 책은 그 격랑의 시간을 한 청년의 삶을 통해 재구성한 소설이다.


전두환 정권하에서 세 번이나 옥살이를 하며 20대를 보낸 작가의 체험이 영화보다 생생한 묘사를 가능케 했다. 통곡의 그날이 국가기념일이 된 지금, 이들의 삶이 지금의 '88만원 세대'들에게는 어떤 울림을 줄까. 이 책은 분명 소설이지만, 상상이 아니라 기억의 힘으로 써냈다는 사실 때문에 문득 숙연해지기도 한다.

오마이뉴스 기사 바로가기


<대한민국은 안철수에게 무엇을 바라는가>
<교육 불가능의 시대>
<정당한 위반>
<농부로부터>
<1980>

이번 주 오마이뉴스에 소개된 신간 5권의 제목들입니다.

미디어에 소개된 신간 목록만 살펴봐도 요즘 사회의 중요한 이슈들을 대략 파악할 수 있습니다.(물론 미디어의 성격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요)

역시 안철수 신드롬과
답이 안보이는 교육 문제,
현대인들의 귀농 현상,
20대 청춘들의 삶
등이 우리가 깊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이네요.

1980 - 10점
노재열 지음/산지니
Posted by 산지니북

신간 『1980』홍보포스터가 나왔습니다.
200장을 제작해 100장은 11월 1일에 열릴 저자 만남 홍보를 위해 영광도서에 보내고, 나머지 100장은 부산 지하철 노조 게시판에 붙였습니다. 지하철 1호선부터 4호선까지 100여개가 넘는 역에 포스터를 붙이는 쉽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요즘 누가 지하철 게시판을 볼까...
다들 걸어다니면서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정신이 없는데...
힘들인만큼 홍보효과가  있을까...
회의적인 의견도 있었지만,
한 명이라도 포스터를 보고 오지 않겠나 하는
조금은 무모하지만 절실한 마음으로 포스터 홍보를 결정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말 사장님과 이학천 기획위원이 꼬박 이틀간 발바닥에 땀나도록 부산 지하철 역사를 돌아다녔습니다.

부산 지하철 노동조합 알림판


『1980』은 1980년, 부산의 5월과 당시 20대였던 한 청년의 삶을 다룬 책입니다. 포스터 덕분인지 지난주에는 영광도서 베스트셀러 10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Posted by 산지니북


갑자기 가을 없이 겨울이 온 것 같습니다. 오늘은 특히나 기온이 뚝 떨어지고 거기다 바람까지 불어주니 영락없는 겨울이네요. 가을의 낭만도 즐길 겨를 없이 쌀랑한 겨울이 왔지만 춥다고 웅크리고만 있을 수는 없죠. 이번 저자와의 만남에 한번 들러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이번 28회 저자와의 만남은 『1980』의 저자이신 노재열 선생님입니다.

『1980』은 1980년, 부산의 5월을 다룬 장편소설인데요.
전두환 군사정권 8년간 3차례 구속 수감됐던 작가의 자전적 체험을 밑바탕에 깔고 있어 더욱 실감나는 소설이랍니다.

책소개 보기

폭력과 굴종 속에서 고뇌하며 시대의 아픔에 누구보다 진지했던 한 청춘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의 우리를 다시금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많은 분들과 만나기 위해 이번 저자와의 만남은 영광도서에서 가질 예정입니다.
4층의 자리가 꽉 차길 기대해봅니다.^^

일시: 2011년 11월 1일 저녁 7시
장소: 영광도서문화사랑방(4층)

1980 - 10점
노재열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1980』 저자 노재열 11일 간담회

1979년 10월 부마항쟁과 이어 펼쳐진 1980년 부산 지역 학생운동을 조명한 소설 '1980'(산지니 펴냄)이 발간됐다.

책을 집필한 노재열(53) 부산 녹산공단 노동상담소장은 11일 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간담회를 갖고 "당시 사건과 관련해서는 보고서 형태로 설명할 수 없는 사라져간 사람들의 많은 이야기가 있다"며 "묻힌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려면 소설 말고는 방법이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재열 소장이 직접 소설을 쓴 것은 그가 당시 부산 지역 민주항쟁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전두환 정권 치하에서 세차례 구속 수감돼 8년을 교도소에서 보냈고 오랫동안 수배를 받으며 20대 청춘을 보냈으며 1981년 부림사건 때도 주역으로 활약했다.

노 소장은 "소설은 1979년 10월 부마항쟁부터 1981년 3월까지 기간만 집중해서 다루고 있다"며 "부림사건 등 그 뒤의 사건을 다루려면 또 다른 이야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광주 지역에만 국한된 투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5·18은 광주뿐만 아니라 부산, 대구 등 전국에서 이뤄진 투쟁이었지만 광주 위주로 의미가 축소됐다"며 "또 아직까지 깊이 있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으며 5·18 민주화 투쟁을 했던 사람들에 대한 실질적 보상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더 관심을 둬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소설은 주인공 대학생 정우를 내세워 당시 사건을 살펴본다. 정우는 5·18 때 계엄군에게 붙잡혀 고문당하기도 하는 등 동료와 함께 민주화 투쟁을 벌이며 대중의 힘을 자각해 나간다.

소설은 노 소장의 체험을 풍부하게 담은 덕분에 고문 등에 대한 묘사가 치밀하고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도 생생하다.


<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기사로 바로가기

Posted by 산지니북


부마항쟁과 1980년 부산의 학생투쟁을 본격적으로 다룬 장편소설 『1980』


1980년 부산의 학생투쟁을 다룬 최초의 장편소설 『1980』 출간

부마항쟁과 1980년 부산의 학생운동을 본격적으로 다룬 장편소설 『1980』이 그 운동의 당사자였던 저자에 의해 처음으로 출간되었다. 『1980』은 제목 그대로 1980년 5월을 전후한 1년여 동안에 한정된 이야기로 1980년을 전후한 격랑의 시간에 대한 소묘이자 폭력과 굴종 속에서 고뇌하는 한 청춘의 여정에 대한 기록을 소설로 풀어내고 있다. 그러므로 이 소설은 한 시대의 질곡을 담은 역사소설이자 표랑하는 청춘의 시간을 그린 성장소설로도 읽을 수 있다.

5·18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저자 노재열은 전두환군사정권 8년 동안 3차례 구속 수감되며 20대 청춘을 다 보낸 이력의 소유자이다. 누구보다 그 시대를 뼛속 깊이 체험했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1979년 10월 부마항쟁으로 인한 도피생활을 시작으로 1980년 계엄포고령위반, 1981년 국가보안법 구속(일명 부림사건), 1987년 노태우 반대시위 구속 등으로 20대 청춘을 도피, 구속, 수감의 생활로 다 보내었다. 저자의 체험에 바탕을 둔 이 소설은 그 시대의 아픔에 누구보다 깊이 발을 담근 한 청춘의 눈으로 바라본 시대에 대한 기록이자 고뇌하는 청춘에 대한 이야기다.
이 소설은 1980년 5월이 5·18의 광주라는 한 지역에 국한될 수 없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1980』의 성취는 5·18을 부마항쟁과 그 이후 전국적인 학생운동의 흐름 속에서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는 1980년 당시의 운동사적 맥락을 그 핵심적인 당사자에 의해 문학적으로 복원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소설은 증언과 기록의 차원에서도 소중한 의미를 갖는다. 

시대의 아픔에 고뇌하는 청춘의 이야기

1980년 오월의 봄은 처참하였다. 평온한 미래의 시간을 꿈꾸고 사랑에 몸 달았던 평범한 젊은이들은 자주통일, 독재타도와 같은 대의 앞에서 절망하고 분노하고 증오하면서 결국은 부끄러워해야만 했다. 당연한 욕망을 타락한 탐욕으로 추궁받아야 했던 그 시절은 지금이라면 믿기 힘든 암흑의 시간이었다. 이제 폭도라 불리던 사람들은 민주화의 주역이 되었고 통곡의 그날은 국가의 기념일이 되었다. 유인물 한 장을 쓰기 위해서도 목숨을 걸어야 했던 공포의 시대였다. 세속적 욕망들을 포기하면서까지 민주화라는 대의를 위해 자기를 기꺼이 희생하며 1980년대를 보낸 그들 청춘의 이야기는 오늘날의 우리와 시대정신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구체성과 사실성이 생생하게 묘사

소설은 연대기적 시간의 흐름 즉 역사적 사건의 선후가 아닌 방황하는 청춘의 시간으로 이야기의 시간을 풀어나간다. 소설은 정우(주인공)가 수감된 15P 영창의 폭력적인 일상으로 시작된다. 1979년 10월의 부마항쟁과 박정희 저격 사망으로부터 시작된 비상계엄은 1980년 5월 17일을 기점으로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으로 확대되었고, 이 같은 정국 속에서 부산 양정의 15P 헌병대는 계엄군에 의해 붙잡혀 들어온 수감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여기에 수감된 정우는 부산지구 계엄합동수사단이 설치된 망미동의 삼일공사를 오가며 견디기 힘든 고문으로 취조당하고 있었다. 저자의 체험에 기반을 둔 감방의 구조라든가 내부의 자체 규율, 고문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그 체험의 구체성과 사실성을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다.

물고문을 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꽁꽁 묶어야 해. (중략)
무릎 안쪽으로 끼인 경찰봉 때문에 다리 안쪽 근육이 밀리며 온몸의 하중을 받아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는 것이지. 거기다가 경찰봉 양끝을 책상 사이에 걸쳐 놓고 매달린 사람을 그네처럼 흔들거나 빙빙 돌리면 정신이 하나도 없어. 그러는 중에 통닭처럼 매달려 있는 모습은 머리가 거꾸로 서면서 하늘로 향해 입과 코가 벌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얼굴에 젖은 수건을 덮어씌우고 물을 부으면 항우장사라고 해도 버티기가 힘들어.
젖은 물수건 때문에 공기가 통하지 않는 상태에서 물을 부으면 ‘꺽꺽’거리며 숨을 들이마시듯이 그 물은 고스란히 목구멍 기도로 들어가지. 그 고통은 죽음 그 자체야. 숨을 쉬지 못한다는 것만 해도 죽을 고통인데 거기다가 공기 대신 물을 들이마시게 되면 급기야 폐가 난도질당하는 느낌이 들면서 토하게 되지. 차라리 토하면서 정신을 잃어버리는 것이 살아나는 방법이 되는 거야. -67~68p

소설은 이야기 속 시간으로는 가장 앞선 1979년 10월 16일을 이 소설의 결말로써 제시하며 이야기의 시간을 극적으로 배분한다. 절망과 도피, 저항과 극복이라는 뜨거운 정념의 시간들을 사유와 성찰의 시간으로 엮으며 고난의 순례를 서사화한다.

불온한 역사에서 배우는 성찰의 시간

세상의 모든 청춘은 저마다의 사연으로 자기만의 알 속에서 부화를 기다린다. 불온한 역사는 미숙한 청춘을 고행 속에서 성숙하게 만든다. 정우는 책으로는 알 수 없었던 것들을 고행의 길에서 배운다. 대학을 나와 적당히 먹고살 수 있던 특권의 시절에는 이념이 그들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오늘의 젊은이들에게 보장된 미래 따위는 없고, 다만 그들은 고용과 실업 사이에서 비정규직의 불안한 삶을 살아갈 따름이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세의 기술이 공생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압도할 때 예민한 청춘의 감성은 타락한다. 여전히 가혹한 시련 속에서 우리들의 청춘은 오늘도 아프게 앓는 중이다. 여기 시대의 아픔에 누구보다 진지했던 한 청춘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저자 : 노재열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진주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부산에서 대학을 나온 후 30년 넘게 부산시민으로 착하게 살고자 애쓰고 있는 사람이다. 전두환군사정권 8년 동안 3차례 구속 수감되며 20대 청춘을 다 보내었다. 감옥을 들락거리며 노동운동에 매달리다 세월을 뒤돌아 볼 틈도 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잠시 잊혔던 옛일을 떠올리며 글들을 모아 본 것이 책으로 만들어졌다. 이 글은 그의 첫 소설책이다. 현재는 부산 강서구 녹산공단에서 노동 상담소 소장 일을 하고 있고 부인과 딸을 곁에 두고 오순도순 살아가고 있다.

목차

1부  죽은 자의 울음소리
15P 영창/망미동 삼일공사/5·19 성전(聖戰) 포고문/감시의 눈빛/조사가 끝나다/휴식/깊은 밤 울음소리/B 하사의 침묵/죽은 자와 산 자

2부  살아남은 자
이감/삼청교육/감방의 고민/동지들을 만나다/12제자의 예수/정 군이 꾸는 꿈/영호의 면회/살아남은 자

3부  도망자 2
도망을 시작하다/기차에서 잠을 자다/지리산/다시, 부산으로/정씨 아저씨와 정우

4부  도망자 1, 이야기의 끝이자 시작
10월의 함성/가두시위/유신독재의 종말/새로운 준비, 5월의 핏빛 함성으로

해설  전성욱(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작가 약력

1980 - 10점
노재열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