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것은 올바름을 행하는 우리 자신

출판저널 2014년 6월호 편집자 출간기

 

 

『논어, 그 일상의 정치』, 『중용, 어울림의 길』에 이어 바까데미아 사서(四書) 시리즈의 세 번째 책 『맹자, 시대를 찌르다』가 나왔다. (마지막 대학 편까지 저자를 응원한다!) 저자 정천구 선생님은 『맹자독설』,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 등 현대 사회에 걸맞은 고전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작업을 지속해온 고전학자로서, 이미 『맹자독설』로 현대 한국사회를 맹자의 시각에서 해석하며 고전과 현대의 새로운 만남을 성공시켰다. 이렇듯 고전 중에서도 맹자에 각별한 관심을 가진 학자이다.

 
권력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뜻을 펼치기 위해 세상 누비기를 두려워하지 않은 맹자처럼, 저자 역시 상아탑에 고착되는 대신 세상으로 나와 바깥의 아카데미아를 뜻하는 바까데미아(http://cafe.daum.net/baccademia) 강의를 하며 대중 곁에서 고전의 참맛을 살려내고 있다.


맹자가 살았던 전국시대는 난세였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믿지 않고 오직 자신의 이익을 위한 행동을 서슴지 않던 시대에 맹자는 왜 남들과 다른 삶의 방식을 택했는가. 그는 왜 사람의 본성이 선하다고 믿었으며, 오직 인의, 즉 어짊(仁)과 의로움(義)을 말했는가.


맹자라는 치열한 휴머니스트의 일대기는 고독하지만, 정천구의 고전은 고독하지 않다. 위로는 과거와, 아래로는 현재와 이어져 있으며, 횡으로는 동시대의 사상을 두루 아우른다. 『맹자, 시대를 찌르다』 역시 정천구식 고전의 특징을 뚜렷이 지니고 있다. 이 책에는 성무선악설을 주장한 고자와 맹자의 논쟁, 개인의 쾌락을 중시한 양주와 겸애를 주장한 묵적을 향한 비판, 그리고 법가 사상 비판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 중 맹자가 법가를 비판했다는 말에는 설명이 필요하다. 저자는 당시 법가는 경세가에 가까웠으므로 맹자가 학파로서의 법가를 비판하지는 않았으나, (백성은 이익을 좋아하므로) 상과 벌로 다스려야 한다는 법가의 논리에 맞서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고 주장한 점에서 맹자는 법가에 비판적인 입장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맹자, 시대를 찌르다』에서는 원전을 해석할 때 상앙의 『상군서』를 함께 언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앙이라 하면 한비와 어깨를 견주는 법가 사상가이다. 맹자와 상앙은 그들이 살던 시대를 난세로 보는 관점까지는 같았지만, 그것을 치세로 전환하기 위해 취한 입장은 아주 달랐다. 상과 벌로써 백성을 타성에 젖게 하는 법가와는 달리 맹자는 인간의 본성을 믿었고, 거기서 우러나오는 자율성이 세상을 교화하리라 믿었다. 제자백가가 쟁명하던 전국시대에 두 사상이 한 세상을 어떻게 달리 바라보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부분으로, 정천구 고전만의 백미다.


어쩌면 세상은 언제나 난세인지도 모른다. 괴로움으로 가득한 삶은 사람들이 저마다 칼을 한 자루씩 벼리게끔 한다. 그것으로 남을 해치면 도적이 될 것이고 나를 찌르면 성인이 될 것이다. 나를 찌른다는 말은 자해가 아니라 수술처럼 환부를 도려냄을 의미한다. 거기서 오는 통증은 사람을 가볍게, 새롭게, 낫게 하는 고통이다.


맹자 사상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의 본성에 대한 믿음이다. 이천여 년 전의 사람인 맹자가 아직 살아남은 까닭 역시 그가 우리를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세상을 바꾸는 것은 맹자의 말이 아니라, 서로를 믿고 어짊과 올바름을 행하는 우리 자신이다.

 

 

맹자, 시대를 찌르다 - 10점
정천구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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