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으로 하나되는 부산

원북원부산운동


"One Book One Busan"



바로 어제부터 부산시 공공도서관에서 주최하는 "원북원부산운동"의 후보도서 투표가 시작되었는데요.

부산시민이라면 모두 투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부산출판사 산지니의 책 『금정산을 보냈다』에 많은 독려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책은 부산을 주무대로 활동한 최영철 시인이, 부산에게 바치는 헌사가 담긴 시집이기도 한데요.

「서면 천우짱」과 「부산釜山이라는 말」이라는 시에서 최영철 시인의 부산에 대한 애정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서면 천우짱

최영철 

지금도 서면 천우장 앞이라고만 하면 다 통한다

30년 넘은 약속장소

비밀스런 상처를 서로 덧내지 않으려고

누구도 그거 옛날에 없어졌잖아,’ 하고 말하지 않는다

천우장 앞에서 시작하고 끝낸 사랑이 어디 한 둘이었겠는가

10년도 전에 20년도 전에, 그 전의 전에도

천우장이라는 고급 음식점에는 도통 들어가 본 적이 없지만

서면 천우장 앞이라고만 하면 다 통한다

그 길목 모퉁이 엉거주춤 어떤 자세로 서있으라는 건지도 다 통한다

큰길 버스 내리는 녀석의 구부정한 어깨가 잘 보이는 지점

지하도 건너 불쑥 떠오르는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찰랑대는 지점

저쪽 뒤편 시장골목을 지나 치맛자락이 나풀대며 걸어오는 지점

서면 천우장 앞은 그렇게 걸어온 것들이 와서 멈추는 곳

주머니에 든 몇 닢 동전을 만지작거리며

한번은 환하게 달려와 줄 것 같은 사랑을 하염없이 기다린 곳

없어진지 오래인 서면 천우장 앞

그때 매정하게 돌아서 간 청춘이 불쑥 돌아올 것 같아

푸른 시절이 걸어 나간 길 저편을 악착같이 바라보며

조금 두둑해진 주머니를 만지작거리는데

천우장 자리 들어선 새 건물 3층 천우짱노래방이

하염없이 목을 빼고 있는 첫사랑을 비틀고 있다

천우짱 천우짱 숨 가쁜 맥박소리로

쿵덕쿵덕 흘러간 세월을 비틀고 있다 


지역을 살아가고 있는 지역민들에게, 혹은 고향을 떠나 다른 곳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부산을 기억하는 매개는 단연 과거의 추억을 상기하는, 변함 없는 장소성일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서면의 천우장은 최 시인이 청춘을 함께 보냈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공간이겠죠.

마치 지금의 저 또래들이 사라진 동보서적과 지금의 서면 단골 약속장소인 쥬디스태화를 기억하듯이 말이죠.

추억을 기억할 장소가 사라진 기분, 아마 「서면 천우짱」은 그런 쓸쓸한과 애잔함이 서려 있어 아직 어린 제게도 뭔가 모를 애틋함을 안겨 주는데요. 고등학교 시절 하릴없이 동보서적에서 책을 읽으며 일본 문학 소설을 읽던 제 기억이 떠올라 더 쓸쓸해지기도 합니다.


시간이 흐른다는 것, 장소가 사라진다는 것...

기억이 희미해진다는 것에 대한 의미에 대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좋은 사람과 함께 즐겁게 시간을 보냈던 소중한 기억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기억 속에 고스란히 남는 법이겠지요.



어제 저는 반납할 책이 있어 서면의 부전도서관을 들렀는데요.

「서면 천우짱」이라는 시를 특히 좋아하기도 해서 그런지 서면의 북적이는 인파들 사이에 조용히 위치해 있는 도서관이 유독 반갑기도 했습니다.

대출을 하고 집에 가려던 찰나, 원북원 투표용지를 발견하고 반갑게 핸드폰으로 찍고온 사진들입니다.^^




투표용지는 보시듯이 다섯 가지 책 중에서 선택하여 기관명(저는 자주 대여하는 부전도서관 회원이라고 적었습니다^^)과 이름을 써서 고이 접어 투표함에 제출하면 되는데요.

좀 더 많은 홍보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살짝 들었습니다.

스쳐 지나가기 쉬운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도서관 방문하시면서 한번씩 투표 부탁드립니다.

온라인으로도 투표 가능합니다.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 Click!



부전도서관의 정경




금정산을 보냈다 - 10점
최영철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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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전2동 | 부전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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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