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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는 나이를 묻지 않는다' 에세이집 발간 산악인 이상배 씨 (부산일보)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7. 28.


"산을 오르는 것이 삶의 최종 목표일 수는 없지요"

산악인이라면 누구나 히말라야를 오르고 싶어 한다. 그도 그랬다. 공무원 생활을 하다 산에 미쳐 산을 타기 시작했고, 불혹에 이를 무렵 히말라야를 처음 찾았다. 하지만 히말라야는 그에게 쉽게 길을 내어주지 않았고, 수차례의 실패 끝에 히말라야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기뻤다. 한없이 기뻤다. 세상을 다 가진 듯했다. 하지만 산에서 내려오면서 그는 깨달았다. 오르는 것이 삶의 최종 목표일 수는 없다는 깨우침이었다.

산악인 이상배(61·영남등산문화센터 이사장) 씨가 '큰 산'의 가르침을 담은 체험 에세이 '히말라야는 나이를 묻지 않는다'(산지니)를 내놓았다. 지난 5월 출간된 책은 산악인에게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산을 오르는 대상으로만 여겼을 뿐 그 과정에서 체득한 삶의 이야기를 책으로 담아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데는 그동안 소홀했기 때문이었다.

수차례 실패 끝 에베레스트 정복 
산행 속 큰 깨달음 책으로 엮어내 
학교 부적응 학생은 또 다른 히말라야 
청소년과 값진 체험 공유하고 싶어


"제 삶을 기록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했습니다. 산을 통해 진정한 우정을 배웠고, 사선을 넘나들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특히 큰 꿈을 가져야 할 청소년과 함께 말입니다."

청소년은 그에게 또 다른 '히말라야'다. 마음속에 품은 꿈의 대상이자, 한편으로는 사회 전체가 넘어야 할 벽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그는 학교와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청소년을 히말라야에서도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에 비유했다. "가는 길이 더 어렵고 더딜 수는 있지만 저처럼 모든 아이가 오를 수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그는 이달 초에도 양산중학교 학생들과 지리산에서 1박 2일을 보냈다. "사제동행이란 프로그램으로, 학교에 다니기 싫어하는 아이들과 선생님들을 함께 모았습니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오르막 자체를 싫어했지만 천천히, 아주 천천히 자연에 순응하더군요." 산과 삶이 모두 그랬다. 서두른다고 성취되는 것이 결코 아니었다.

그는 학교 폭력 피·가해자 학생과도 4년째 산을 오르고 있다. 양산경찰서와 함께하는 '노란 손수건'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가해 학생에게는 뉘우칠 기회를, 피해 학생에게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기회가 됩니다." 그는 새벽에 잠에서 깨어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을 오르는 아이들을 보면 성자의 뒷모습이 따로 없다며 웃었다.

히말라야를 그는 30여 차례 다녀왔다. 등정 때문이기도 했지만, 더 많은 경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히말라야 체험 트레킹 안내자로서다. "함께한 일반인 중에는 중학생도 있고, 정년퇴임한 공무원도 있습니다. 또 주부로 평생을 보낸 60대 여성도 있고, 한때 건강을 잃은 70대 어르신도 있었지요. 이들의 공통점은 히말라야라는 꿈을 꾸었다는 겁니다. 그 꿈은 지금도 유효하고, 누구나 꿀 수 있습니다. 히말라야는 나이를 묻지 않기 때문이지요."


백현충| 부산일보ㅣ2015-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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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는 나이를 묻지 않는다 - 10점
이상배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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