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출판이라는 지역성에서 그 외연을 넓혀 동아시아를 조망하는 출판을 지향하고자 해온 산지니. 그 노력들은 2011년 중국인민대학의 옌렌커 소설가, 왕자신 시인과 부산작가와의 만남부터 꾸준히 진행되어 2015년 지금에 이르기까지 매해 지속되고 있는데요. 작년에는 부산작가들이 상하이로 떠나 부산-상하이 문학 포럼을 상하이 작가들과 가지기도 했고, 올해는 부산에서 모임을 가지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바로 지난 102일과 3일이었는데요, 2일 저녁에는 백운포에 위치한 작은 식당에서 조그마한 ‘부산-상하이 문학인의 밤행사를, 그리고 3일에는 대한중국학회 주최로 이뤄지는 부산-상하이 문화공동체를 위한 소통과 연대학술 세미나 자리의 주요 행사로 부산-상하이 작가의 작품발표가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잘 접하기 어려웠던 각국의 부산, 상하이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작가의 낭송과 번역된 작품으로 함께 접할 수 있었던 뜻깊은 자리에 저도 다녀왔는데요. 각국의 언어적 차이에도 동아시아라는 지역적 유사점으로 느껴지는 독특한 정서로 따스한 공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던 그 현장으로 함께하겠습니다.


#1. 백운포 한 식당에서 있었던 조그마한 문학인의 밤 자리

부산국제영화제 행사로 분주한 부산의 하루, 상하이에서 귀빈이 도착하셨습니다. 상하이의 떠오르는 대표작가 진런순(김인순) 소설가와 따이라이 소설가인데요. 다음날 있을 세미나의 발표집을 훑으며, 이미 번역된 진런순의 『녹차』 소개문을 찾아보았더니 굉장히 유명하신 작가분이셨어요^^. 이미 옌렌커, 모옌 등은 국내에도 꾸준히 소개되었지만 진런순의 작품세계는 크게 조명되지 않았는데요.

진런순 작가는 재중동포, 즉 조선인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조선인이라는 민족의식을 갖고 자라온 세대가 아닌, 태어날 때부터 중국에서 자라와 한국에 대한 막연한 인식만을 가지고 있는 그이지만, 그의 작품 세계에는 디아스포라 문학으로서 뚜렷한 특이점이 있다고도 하였습니다.

따이라이 작가의 소설은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않아 자세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다음 날 있었던 세미나에서 소개된 작품으로 굉장히 강렬하고 독특한 소설을 쓰는 작가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이날 함께한 부산 작가 세 분은 2013년 만해문학상을 수상한 부산의 대표작가 조갑상 선생님과 정영선 소설가, 정인 소설가, 김혜영 시인. 이렇게 총 네 분입니다.


산지니에서 출간된 조갑상 장편소설 『밤의 눈』과 정영선 장편소설 『물의 시간』 정인 소설집 『만남의 방식』을 살펴보고 계시는 따이라이(왼쪽) 작가와 진런순(오른쪽) 작가


조갑상 선생님께서 책을 전해주시고 계시네요^^


정인 선생님(맨 오른쪽)께서 표지를 하나하나 설명해주시며 중국작가분들께 한국소설을 소개해주시고 계십니다


진런순 작가의 『녹차』 한글번역본을 읽고 계신 조갑상 소설가


이날 참석하셨던 많은 분들 중 특별히 왕광둥 교수(상하이대학 중문과)님이 인상 깊었는데요. 2013년 『오늘의 문예비평』에서 구모룡 교수님과의 대담(클릭)을 통해 산지니와도 인연이 깊으신 분입니다. 이번 중국 작가 초빙에 특별히 애써주셨다고 하셨는데,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려요 :) 


왕광둥 상하이대학 교수(가운데)와 조갑상 소설가(오른쪽)


국가를 넘어선 문학가들의 교류는 우리 문학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수불가결한 일일텐데요, 아무래도 이런 이들은 주위에 숨은 조력자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 저녁식사는 건강식으로 유명한 음식점이었는데요, 저와 함께 자리에 앉았던 정인 선생님께서는 '음식은 맛있는데, 중국 작가분들께서 드실 음식이 나물밖에 없어서 어쩌나…' 하며 많이 아쉬워하셨어요^^ 하지만 그날 음식은 저도 처음 먹어보는 독특한 자연식이어서 중국분들도 다같이 맛있게 드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요^^;;)



그날의 화기애애했던 분위기


#2. 대한중국학회 학술 행사 <부산-상하이 작가의 작품발표>

2일 행사를 파하고, 그다음 날 저는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로 향했습니다. 지하철을 내리자마자 정영선 소설가를 만났는데요.^^ 함께 반가워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대학 캠퍼스로 향하는 틈에, 자칫 지루할 법도 한 길을 즐겁게 향할 수 있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들른 접수대에서 방명록에 이름을 남기고, 행사장으로 향했는데요. 첫 행사는 '부산-상하이 작가의 작품 발표'였습니다.



정인 소설가

정인 소설가는 『그 여자가 사는 곳』에 수록된 「새벽이 올 때까지」의 한 구절을 낭독했습니다. 기차역에서 우연히 만난 한 여자를 그리는 남자의 이야기였고요.


따이라이 작가는 장편 『갑을병정』의 한 대목을 낭송하였습니다. 한 연인이 어떤 곡절을 겪고 연인 중 남자가 여자를 살해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요. 한국어로 번역된 글을 읽는 내내 섬짓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만큼 흡인력 있는 서사를 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윽고 정영선 작가는 산지니에서 출간되었던 장편소설 『물의 시간』의 한 대목을 낭송해주셨는데요. 시대극을 다루고 있고, 중국학자와 중국작가를 대상으로 한 낭송이다보니, 작품 시대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과 여기에 등장하는 등장인물은 실존인물이 아닌 작가의 상상력으로 가공된 인물임을 먼저 설명해주셨습니다.


김혜영 시인께서는 『거울은 천 개의 귀를 연다』에 수록된 「붉은 깃발과 노란 꽃과 그리고 푸른 카페트」라는 시를 낭송하셨는데요. 정말 시인답게 아름다운 목소리로 낭송해주셔서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여러가지 색상의 캔버스에 물드는 그림들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모습들이 좋았습니다. 배경음악과도 잘 어울리는듯한 느낌이었고요^^


진런순 작가는 『분수』라는 작품의 한 구절을 낭독해주셨습니다. 대화체나 서술방식을 낭독해주시는 부분이 마치 연극을 보는듯 사실감 있게 낭독해주셔서 비록 다른 나라의 언어지만, 실감나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조갑상 선생님의 『밤의 눈』 낭독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제목의 모티프가 되기도 했던 학살장면을 낭독하는 부분에서 일동 조용해지는 기운이 작품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것 같기도해, 저 또한 엄숙해졌는데요. 이 작품 또한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에게 한국문학이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았습니다.


#3. 대한중국학회 학술 행사 <진런순 작가> 세미나

이후 문학소통분과 세미나로 진런순 작가에 대한 문학세계를 조망하는 자리가 있었는데요. 토론자로 안은주 선생님과 통역자로 조계홍 선생님께서 함께해주셨습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진런순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한국문화와의 접점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는데요. 이날 토론회의 내용은 『오늘의 문예비평』 겨울호(99호)에 실릴 예정입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물의 시간 - 10점
정영선 지음/산지니

거울은 천개의 귀를 연다 - 10점
김혜영 지음/천년의시작
만남의 방식 - 10점
정인 지음/산지니
녹차 - 10점
진런순 지음, 김태성 옮김/글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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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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