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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드는 사람들이 쓴 번역·출판 이야기 (연합뉴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12. 18.
'갈등하는 번역'·'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한 권의 책이 독자 앞에 놓이기까지 작가, 번역가, 북디자이너, 편집자 등 보이지 않는 여러 명의 손길을 거쳐야 한다.

이처럼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자신의 작업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책이 잇달아 나왔다.

18일 글항아리에서 내놓은 '갈등하는 번역 : 번역 실무에서 번역 이론까지 번역가들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약 40권의 책을 번역한 전문번역가이자 번역을 강의하는 윤영삼 씨가 쓴 번역 가이드 책이다.

'동물의 역습', '가족의 심리학', '잠들면 안돼. 거기 뱀이 있어', '논증의 탄생' 등을 번역한 저자는 자신의 시행착오를 토대로 초보 번역자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지적하고 번역 실전 노하우를 전수한다.

책은 '단어', 문장', '담화' 단계별로 나눠 번역이 문제를 조목조목 짚으며 '훌륭한 번역'으로 한 발짝씩 이끈다.

저자는 번역이 단순히 말을 옮기는 작업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언어적 지식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어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에 대한 설명글을 번역하려면 상대성 이론을 알아야 하고, 빈센트 반 고흐에 관한 글을 번역하려면 그의 생애나 인상주의 화풍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떤 '내용'을 어떤 '목적'으로 어떤 '대상'에게 전달하는가도 고려해야 한다. 다양한 어휘와 표현 사이의 미묘한 차이를 민감하게 느끼고 괄호나 주석은 될 수 있으면 배제해야 한다.

무엇보다 '무수히 많은 글을 읽고 번역을 하고 문장을 다루는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습득되는' '텍스트 감각'을 길러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416쪽. 1만8천원.

부산 지역 출판사 산지니가 출간한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 부산 출판사 산지니의 10년 지역출판 생존기'는 지난 2005년 2월 문을 연 이 출판사의 지난 10년을 기록한 책이다.

강수걸 대표가 10년을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출판사를 차린 사연부터 '산속에서 자라 오래 묵은 매로서 가장 높이 날고 가장 오래 버티는 매'라는 우리말 뜻을 가진 독특한 출판사 이름을 짓게 된 배경, 첫 책을 홍보하러 서점 관계자를 찾아갔을 때의 에피소드, 언론의 관심에도 책이 팔리지 않는다든지, 지역서점 부도로 책을 회수할 수 없어 손해를 입은 일 등 출판사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일이 펼쳐진다.

부제처럼 '10년 지역출판 생존기'에 가까운 내용이지만 책은 페이지가 뒤바뀌는 등의 인쇄사고나 저자의 책 출간 독촉 전화 등 다소 심각할 수 있는 사건도 마치 지나간 추억을 회고하듯 밝고 경쾌하게 그린다.

출판사의 역사나 출판 환경의 변화에 관한 이야기도 실제 사례를 통해 에세이처럼 풀어나간다.

첫 책 '반송 사람들'을 시작으로 그간 출간한 300여권의 책 중 산지니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책들도 소개한다.

지역에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지역 저자와 소통하는데 있어 강점으로 작용한다고 이 출판사 강수걸 대표는 말한다.

자유로운 직장 문화를 보여주듯 장별 말미에는 '주간 산지니'라는 이름으로 출판사 식구들의 에피소드가 담겼다.

출판사 창업을 꿈꾸는 예비 출판인이나 책 한 권이 만들어지기까지 출판사의 속내를 궁금해하는 일반 독자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내용이다.

272쪽. 1만5천원.


권혜진 | 연합뉴스 | 201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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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 10점
강수걸 외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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