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출판사 산지니가 출판사의 창업에서부터 다사다난했던 출판사 운영과정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10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출판사 창업을 준비한 강수걸 대표는 2005년 2월, 척박한 맨땅에 부딪히는 기분으로 출판사를 시작했다고 술회한다. 산지니는 첫 책 ‘반송 사람들’을 시작으로 300여 권의 책을 펴냈다.
출판사를 차리고 첫 책을 홍보하러 서점 관계자를 찾아갔던 이야기, 출판사 작명에 관한 이야기, 저자에게 원고를 청탁했던 이야기, 인쇄 사고, 서점 부도 등 10년에 걸친 지역출판사의 생존기록인 셈이다. 산지니 출판사 사례를 통해 부족하지만 지역의 독자들과 꾸준히 만나고 있는 향후 지역출판의 과제와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책은 지역출판사는 오래가기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있다. 10년간 출판사를 운영하는 과정 속의 어려움이 나열된다. 언론의 많은 관심에도 책이 팔리지 않는다든지, 지역서점의 부도로 책을 회수할 수 없어 손해를 입은 일까지 ‘지역’에서 책을 출판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런 어려움에도 책 만드는 일을 밥벌이 삼아 지역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들, 산지니 식구들의 10년의 이야기를 정리해 책으로 내보자는 게 이 책의 출발점이다.
요즘에는 지역에 출판사가 하나둘씩 자리 잡고 있는 추세지만, 10여 년 전만 해도 출판은 서울과 파주출판도시에만 편중돼 쏠림 현상이 심각했다. 저자풀, 유통망, 인쇄·제본 시설 모든 것이 미비했다. 그러나 산지니 출판사의 강수걸 대표는 출판사 근무 경험 없이 출판사를 10년간 이끌어왔고, 그의 독특한 영업방식으로 지역에서도 출판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 책은 한 권씩 책을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 ‘행복’이라는 가치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강수걸 외 저, 산지니, 1만5000원.
전강준 | 경남신문 | 2015-12-18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 강수걸 외 지음/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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