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간단하게 소개 하자면, 광고 대행사인 TBWA KOREA의 10년차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일상기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혹시 이름 때문에 오해를 할까 노파심에 말씀드리자면, 여자분 이십니다! 그리고 이 분의 팀장님이 ‘박웅현’ 이라는 유명하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신데 『책은 도끼다』,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여덟단어』 등의 저서를 쓰셨고,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진심이 짓는다’ 등의 광고를 만드셨습니다. 이 팀은 인문학이 아이디어를 내는 것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독서를 중요시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이 책의 저자는 글의 첫 문장에서 자신의 독서환경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독서 환경에 관해서라면 나는 삼면이 책으로 둘러싸인, 사시사철 넉넉한 읽을거리들이 쏟아지는 천혜의 환경에서 살고 있다. (중략)…집은 거실 한 면이 모두 책장이고, 방 한 칸은 도서관처럼 방을 가로지르며 책장들이 있다. 침대는 옆에 책을 둘 수 있도록 특별히 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각종 책들이 겹쳐지고 쌓이고 어깨를 나란히 하며 365일을 지키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쯤은 새 책들이 배달되어 온다.
정말 부러운 집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가족과 함께 살기 때문에 공간 제약이 있지만, 언젠가 독립하면 저도 언젠가 저런 독서 환경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일상기록이라는 타이틀만큼, 이 책에는 읽고, 보고, 듣고, 찍고, 배운 모든 것들의 기록이 쓰여 있는데요.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꼽자면 이 부분 일 것 같습니다.
육체의 지중해는 지금도 여전히 나를 유혹한다. 끊임없이 그곳으로 오라 손짓한다. 반면에 정신의 지중해는 나를 지금 이곳에 살게 한다. 내 마음가짐에 따라 이곳이 지중해가 될 수 있음을 알 게 한다.
알베르 카뮈의 『결혼, 여름』, 『시지프 신화』를 읽고, 문득 일상에 회의감을 느낀 글쓴이가 결국 지중해를 다녀오고 나서 깨달은 바를 서술하는 부분인데요. 의미는 모호하지만, 뭔가 알 것 같기도 한 기분입니다. 언젠가 저 말의 의미를 진정으로 이해할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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