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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일기

책맥 한 잔 어때요? - '산북도로 북살롱'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7. 29.

 

 

 안녕하세요. 판다입니다!

 

 오늘도 밖은 나가기 무서울 정도로 후덥지근하네요. 정말 에어컨 빵빵한 방에서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날입니다. 저는 지난 27일, 수요일 쨍쨍한 햇볕을 받으며 회사가 아닌 보수동에서 오후를 맞이했는데요.

 

 

 

 

 부푼 기대감을 가지고 처음 찾았던 책방골목이 기억이 나네요. 그때는 정말 추운 날이었는데, 책 냄새에 취해서 추위도 몰랐었던 적이 있었어요. 오랜만에 찾은 보수동 책방골목은 여전히 책 향기로 가득했습니다. 수많은 책 사이를 걷다 저는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는데요. 제가 어디를 다녀왔는지 궁금하시죠?

 

 

 

 

 계단을 올라갈 생각에 앞이 막막했지만, 어느 정도 마음을 놓고 올라가니 그렇게 멀진 않았습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아기자기한 그림들과 예쁜 색을 입은 벽이 저를 반겨주네요. 그리고 저는 이 계단의 끝에서 쉼터를 만났습니다. 바고 그곳은! 보수동에 위치한 '산복도로 북살롱'이었습니다.

 

 북카페는 많이 들어보셨어도 북살롱은 생소하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이곳 '산복도로 북살롱'은 가볍게 맥주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대표님과 인터뷰를 하면서 이곳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는데요. 인터뷰 보시면서 '북살롱'에 빠져 보시죠.

 

 

 

 

 

 

 

 Q. '산복도로 북살롱'에 대해 소개 부탁드려요.

 

A. 맘 편하게 들려서 책 한 권, 맥주 한잔 할 수 있는 서점이에요. 

그리고 서점이라고 되어는 있지만, 살롱이라는 이름에서 보다시피

책 판매뿐만 아니라 복합적인 문화 소통을 하는 공간이에요.

 

 

Q. '산복도로 북살롱'이라고 이름은 어떻게 지으신 건가요?

 

A. 처음에 제가 살롱을 한다고 하니까, 학원 학생들이 저보고

"선생님, 헤어살롱도 아니고 그게 뭐예요?" 라고 한 게 기억이 나네요.

 

제가 부산 토박이지만 산복도로 쪽은 차 타고 지나갈 때 말고는

온 적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서울에 아는 분이 산복도로의 야경을 보시고는

너무 예쁘다고, 부산의 숨은 진주 같은 곳이라고 말씀해주셔서

한 번 돌아봤는데, 밤에 야경이 정말 좋더라구요.

그래서 이곳에서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으면서 

이름에 산복도로를 사용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살롱은 제가 찾아보니까 유럽 쪽이나 영국 쪽에서는

다들 모여서 하는 문화 예술 활동을 말하더라구요.

그래서 제목에도 북살롱이라는 말을 사용하게 되었어요.

 

 

 

 

 

 

 

Q. 사실 부산에서 '북살롱'처음인 만큼 생소한 테마인데요.

어떻게 북살롱을 하시게 되었나요?

 

A. 저도 사실 서점에 술을 넣는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어요.

이제 저도 머리가 굳어가는 세대이니까요.

서점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서울을 올라갔는데,

그곳은 이미 술과 책을 접목해서 하고 있는 곳이 있더라구요.

찾아볼수록 '아, 나도 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시도하게 되었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가 사람들과 모여서 어울리는 걸 좋아하고,

술 한 잔 마시고 서로 간에 편해지는 분위기를 좋아해요.

그래서 '북살롱'을 하게 되었어요.

 

 

Q. '북살롱'을 준비하시면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A. 7월에 오픈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공사를 일찍 시작하게 되어서

5월과 6월에 주말에만 잠깐씩 문을 열었었거든요.

책도 그냥 천천히 넣고 있었구요.

 

그런데 제가 이곳에 나오고 공간을 쓰면서 조금 불편한 점들이 있어서

추가 인테리어 공사를 하게 되었어요.

사실 공사 기간이 긴 편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볼 때는 문이 닫혀 있고 공사만 하고 있으니까

이상해 보였나봐요.

 

저한테는 아무 말도 안 하시다가 인테리어 기사님한테

할머니분들이 "요는 장사 안 하고 맨날 공사만 하고 있냐" 면서 그러셨다더라구요.

또 어떤 분은 어디 지원 받아 하는 사회적 기업이라고 생각하셨데요.

 

 

 

 

 

 

 

 

 

Q. 책장의 꽂힌 책들을 보면 책들이 내용이 어렵지 않고,

마음이 따듯해지는 책 위주로 되어있는 것 같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A. 지금 꽂힌 책들은 제가 좋아하는 책들이에요.

저는 너무 무거운 책보다는 가볍게 그냥 읽을 수 있고,

읽고 나면 마음이 따듯해지는 책들을 좋아하거든요.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책장도

서점 주인의 책장보다는 저의 책장처럼 되어버렸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조금 변화를 줄 생각이에요.

유명한 책이나 저도 읽고 싶거나 아니면 읽었던 책들은

대형서점이나 인터넷에서 구입을 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앞으로는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특징이 있는 책들로

좀 바꾸려고 노력 중이구요.

 

 

 

 

 

 

 

Q. 독서를 꾸준히 하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혹시 최근에 읽으신 책 중에 추천하시고 싶은 책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아무래도 최근에 읽었던 책들이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남해의 봄날에서 나온 『제주에서 뭐 하고 살지?』

얼마 전 북콘서트를 했던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님의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가 가장 기억에 남아서 추천하고 싶어요.  

 

 

Q. '북살롱'인 만큼 대표님께서 생각하시기에

맥주와 가장 어울리는 책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제가 한동안 빠져있었던 책이 추리소설이었어요.

맥주는 이런 책과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최근에 정유정씨 『종의 기원』『28』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저 책들이라면 맥주 한 박스는 먹어도 되겠더라구요.

 

제가 감수성이 풍부한 편이기는 한데 한 번은 책을 읽고

죽도로 울었던 적이 있었어요. 울고 나니까 부끄러웠는데,

그때 생각해보니까 책도 결국에는 다른 사람이 하는 얘기더라구요.

술이 한 잔 되어서 경계심이 풀어지거나 이럴 때는

다른 사람 얘기 들으면 더 공감하게 되잖아요.

책도 조금 경계심이 풀어지고 이런 상태에서 읽으니까

이 사람의 이야기가 내 친구 이야기 같고 해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거구나 생각이 되었어요.

 

술 마실 것 같으면 술집을 가야 하지만,

책을 읽고 싶은데 조금 여유롭게 읽고 싶으면

여기서 한 잔 정도 하면서 읽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Q. '산지니'의 SNS를 통해 '산복도로 북살롱'에 대해 알 수 있었어요.

종종 '좋아요'를 눌러주시기도 하고, 댓글도 남겨주신 것도 보았습니다.

'산지니'에 대한 애정이 있으신 듯 보였는데요.

 

A. 제가 이걸 준비하면서 서울을 2번 정도 다녀왔는데요.

그러면서 든 생각이 서점을 부산에서 할 건데,

잘 맞지도 않은 서울에서 서점을 보고 있으니

자존심도 좀 상하고 아쉬움이 많았어요.

그리고 한 편으로는 부산에도 이러한 출판사나 서점이 있지 않을까도

생각이 되었지만, 제가 찾을 줄을 몰랐거든요.

 

그러다가 우연히 부산, 경남지역 출판사가 모여서 모임을 했다는 걸 봤어요.

그래서 전화를 통해서 알아보다가 '산지니'를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 혼자 '산지니' 책을 넣어야지,

나중에 인지도가 생기면 뭘 해야지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북페어'를 통해서 인사를 드리게 되었고,

짧은 시간인데도 강수걸 대표님께서 깨알 정보도 주시고 하셨었어요.

 

'감천문화마을'책도 안 팔리더라도 서점에 가지고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 달 동안 부산사람보다는 외지 사람이 더 많이 찾아와 주셨거든요.

그래서 관광객분들은 감천마을은 다 아시니까

제가 가지고만 있어도 괜찮겠다 싶었거든요.

그래서 표지 선택에도 댓글을 남기고 했었어요.

 

 

 

 

 

 

 

 

Q. 이번 달 초 '수안동 아줌마들의 독서모임'이 진행된 것을 보았습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로 진행하셨던데, 결론이 나지 않은 채로 끝이 나지 않음을 보고

굉장히 열정적이셨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A. 저희 애들 친구 엄마들, 학부모 엄마들이

어떻게 하다가 단톡방이 만들어졌었어요.

그리고 제가 행사할 때마다 정신 못 차리고 있으면

와서 도와주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그러다 여기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독서모임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냥 왔다 갔다 하지 말고 독서모임을 만들자구요.

굳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읽자 하고 시작했는데,

저도 사실 놀라웠어요.

 

저희가 관심을 가지니까 자연스레 남편들도 책을 읽고,

직장 동료들도 저희의 독서모임을 부러워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런 모습을 보면서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어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차피 서점이니까 문화행사도 다양해야 하지만

책 읽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를 시작으로 독서모임이 희지부지 되지 않게

지속해 나가려고 생각 중이에요.

특히나 서점이라는 공간이 있으니 좋더라구요.

 

 

 

Q. 지금까지 북콘서트에 포크 음악인 김일두, 가수 겸 작사가 조동희,

오마이뉴스 대표 오연호, 바이맘 대표 김민욱 대표까지 자리를 빛내주셨는데요.

섭외는 어떻게 하나요?

 

A. 정말 섭외하기 힘들었어요. 거절도 당했구요.

그런데 사실 섭외부터 지금까지 제 힘으로 된 건 별로 없어요.

준비하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고 엮여있었는지 몰라요.

학원을 할 때는 절대로 못 느꼈던 것들을 느꼈어요.

 

오마이 뉴스 대표님도 정말 딸 덕분에 어떻게 하다가 강연을 듣고

따로 연락도 드리고 했었거든요.

대표님께 제가 작은 서점을 열었으니 번개미팅도 괜찮으시다면

지나가시는 길에 들려서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을 드렸는데,

그 날 바로 연락이 왔었어요.

다음 날 진주에 가실 일이 있었는데 일정을 바꿔서 와주셨더라구요.

그래서 덕분에 번개만남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좋은 의미의 인맥이 필요하구나 하고 느꼈던 것 같아요.

 

 

 

Q. 다른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계신 것이 있으세요?

 

A. 저는 제 나름대로 문화행사의 키워드를 정해놨거든요.

요즘 젊은 사람들, 청년들 사이에 핫한 게 취업이라고 생각이 되어서,

이번에는 취업, 사회적 기업, 창업 등 창업 키워드를 다루고 있어요.

 

그리고 다음 달부터는 문화, 엔터테인먼트 쪽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NGO 웰던 프로젝트나 태국의 '리수족'의 기부 관련한 행사나

아니면 일본 쪽으로 '술'에 대한 행사같이

'세계 속의 부산'이라는 주제로 진행될 것 같아요.

 

그리고 나중에 인지도가 조금 생기고 나면 금요일에 '심야책방'도 해보고 싶어요.

한 새벽 2시까지로 해서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더라구요.

만약 한다면 그때 놀러 오세요.

 

 

 

 

 

 

 

Q. '책이 사람의 이야기가 되고, 사람과 끈이 되는 북살롱'이라는 말이

저는 인상 깊었습니다. '산복도로 북살롱'만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우리끼리 이야기하자면 '술'이지 않을까요.

문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의도를 내비치고는 있지만,

여기서 일을 해보니까

옛날부터 묵묵하게 문화 예술을 지키고 있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감히 문화 소통까지는 못하더라도

사람들이 와서 편하게 그냥 책 들고 읽고 가시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굳이 맥주를 안 마셔도 되니까요.

밤에 여기 앉아 있으면 굳이 말 한마디 안 해도 한 시간은 버틸 수 있거든요.

이런 게 자랑이지 않을까요.

 

 

 

Q. 문을 여신지도 3달 정도가 지났는데,

앞으로 어떤 수식어를 담은 서점이 되었으면 좋겠는지 궁금합니다.

 

A. 여러 가지가 떠오르는데요.

제가 생각하는 큰 그림이 있다면,

사람들이 이곳을 나갈 때, 마음이 후련해지고 눈이 빨개지는?

그런 건데요.

제일 처음 북콘서트에서 김일두씨가 공연하면서

'내일 살아갈 위로를 얻어갈 수 있는 서점, 공간' 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저도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여러 가지 행사를 통해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열심히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기도 하구요.

뭐, 엄마 밥상 같은 서점 그런 것도 괜찮은 것 같네요.

 

 

 

 

 

Q. 앞으로 '산복도로 북살롱'에 찾아주실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A. 찾아만 와주시면 감사하죠.

예전에 오신 분 중에 한 분이 그러시더라구요.

'저 내년에 올 때 없어지면 안 돼요.'

자기가 봐도 장사가 안되게 생겼거든요. 그 손님의 말이 떠오르네요.

열심히 자리 지키고 있을 테니까

여기에 오신 분들이 내년에도 또 오시고 그러셨으면 좋겠어요.

안 없어지고 버티고 있겠습니다.

 

 

 

 

 

 

 

 

 

아담한 곳이었지만, 그 어느 곳보다 푸근한 곳이었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여러분들도 이곳에서 책맥 한 잔 어때요?  

 

 

 

 

 

 

 

'산복도로 북살롱'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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