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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후기

사할린으로 갈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 :: 이규정 장편소설 『사할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7. 7. 18.

EDITOR'S NOTE

[출판저널이 선정한 이달의 책-편집자 기획노트]

 

 

1930년대, 사할린으로 갈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

이규정 장편소설 『사할린』

 

정선재 (산지니 편집자)

 

 

 

 

어느 날 갑자기 혜성같이 나타난 작가가 어디서도 보지 못한 작품을 턱하니 던져주면 얼마나 좋을까? 참 꿈같은 일이다. 그래, 이것은 꿈이다. 그렇기에 현실에서는 기획이란 과정을 서성이며 우리 주변에 흩어진 이야깃거리들을 찾아 나선다. 소설 『사할린』과의 첫 만남은 그런 현실적인 기획에서 시작해 꿈같은 기획으로 이어졌다.

 

<국제신문>(2016년 6월 10일자)에 보도된 소설 『먼 땅 가까운 하늘』을 만났다. 아주 오랫동안 준비하였지만 1여 년 밖에 선보이지 못한 작품, 20년의 시간을 잠자고 있어야만 했던 작품.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소설의 이야기를 읽으며, 궁금증이 생겼다. 어떤 작품이기에 언론사는 이 잠들어 있는 이 소설에 주목하는 것일까?

 

70년대부터 러시아 사할린 동포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이규정 작가는 1991년 직접 사할린으로 날아가 현지 취재를 감행했다. 그는 현장을 돌아보고,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아픈 역사가 남긴 상처들을 발견한다. 이후, 6여 년에 걸친 탈고 작업을 거쳐 세 권의 장편소설을 세상에 내놓았다. 하지만 이 소설의 운명은 비극에 가까웠다. 1996년에 출간됐지만 당시 출판사의 사정으로 1년 만에 절판되고 만 것이다. 서점에서도 도서관에서도 만날 수 없는 소설, 독자들에게 전해지지 않은 이 작품은 미완의 상태로 20여 년을 잠들어 있어야 했다.

 

이 소설은 1930년대 사할린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 사할린 현지를 방문하는 1990년대 초반까지를 시간적 배경으로 경남 함안, 북한, 일본, 러시아 등을 오가며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진 여정을 웅장하게 담고 있다. 해방 전후, 사할린과 경남지역에 아로새겨진 역사의 상처들을 마주한다. 광복의 기쁨도 잠시, 무국적자로 처리되어 사할린에 남아야 했던 사람들에서부터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을 피워보기도 전에 한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까지. 마음이 고되다. 희망과 좌절을 오가는 사할린 동포들을 바라보며 고통스럽고 힘이 든다.

 

신문을 통해 이 소설의 사연을 알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규정 작가에게 원고를 건네받았다. 어느 날 갑자기 어마어마한 원고가 턱하니 던져진, 꿈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1,000페이지가 넘는 묵직한 소설을 검토하며, 계속해서 침을 삼켰다. 이 소설은 진짜구나. 그동안 묵혀두었던 시간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출간 작업은 빠르게 진행됐다. 독자들에게 작품의 배경과 메시지를 또렷하게 전하기 위해 제목을 ‘사할린’으로 바꾸고, 등장인물과 배경을 정리해 책의 앞부분에 실었다. 3권짜리 소설을 촘촘히 메우는 인물들과 낯선 지명의 장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큰글씨책(전5권)으로도 제작해 노약자와 약시자들에게도 쉽게 읽힐 수 있도록 준비했다. 최대한 많은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채비를 한 셈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일제 식민지하 민족은 갈갈이 흩어졌고, 평범한 사람들은 이유 없는 고통을 견뎌내야 했다. 도둑같이 찾아든 해방의 기쁨도 잠시, 외세에 의한 분단은 고향 땅을 밟고자 했던 민초의 삶을 짓눌렀다. 머나먼 타지에서 무국적자로 남아야했던 삶, 돌아오려 해도 돌아갈 수 없었던 동포들. 우리가 역사를 기억하고, 그들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그 지점에 소설 『사할린』이 자리한다.

 

 

 

 

 

『출판저널』 2017년 7월호

「<출판저널>이 선정한 이달의 책 기획노트」에 게재되었습니다.

 

 

 

* 노약자, 약시자들을 위한 큰글씨책도 있습니다. *

 

 

사할린 1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2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3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1 (큰글씨책)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2 (큰글씨책)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3 (큰글씨책)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4 (큰글씨책)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5 (큰글씨책)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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