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북투어 여행기]
2018년 2월 8일(목)~ 2월 11일(일) 진행된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북투어
비 오는 타이베이를 걸으며
산지니 어둠 여행단을 보고 느끼고 나눴던
그 시간들을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11화 북투어, 참가자들의 목소리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일시 : 북투어 3일차 2018년 2월 10일(토) 저녁 7시 30분
장소 : 카페 명성 (1920년 상해에서 개업해 1949년 타이베이로 건너와 운영중)
참가자 : 정선재, 이제만, 곽규환, 김혜림, 강도희, 조세현, 공보름, 현정길, 이수현, 공병호, 권문경, 강수걸 (12명, 발언 순)
▲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3박4일 북투어의 마지막 날 밤,
참가자들이 모여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정선재 : 역자 선생님들이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북투어(이하 북투어)를 위해 밤낮없이 준비를 해주셨고, 참가자들의 마음과 상태에 맞춰 매일 회의를 하며 일정을 조율했다. 날씨, 식사 등 불편함이 많았을 텐데 감수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선금까지 걸면서 북투어에 의지를 보여주신 참가자도 계신데, 이런 열정이 북투어를 성공적으로 치르게 한 것 같다. 수고한 모든 분들께 박수를 보낸다.
이제만 : 답사경험이 많아서인지 타이베이 북투어가 어렵지는 않았다. 기존 ‘참역사연구회’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나눔의 집> 방문도 해봤고, 일본에선 14박도 해보았다. 이번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첫 책을 받아 보며 감개무량했다. 원고 번역하던 때의 생각도 나고 이번 북투어에서 여러 방면의 다양한 얘기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곽규환 : 산지니의 이번 북투어는 굉장히 유의미했다. 이런 북투어가 많이 생길 것이라고 본다. 다음에 대만에 오는 분들께도 다른 마음, 다른 각도로 여행을 즐겼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번 북투어 참가자들이 『반민성시』의 한국판인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를 다시 본다면 더 어려운 느낌을 받으실 것이다. 이 책을 사전처럼, 가이드북처럼 봐주셨으면 한다.
김혜림 : 책 속 1~3구역을 돌면서 공간의 역사적 의미를 배경과 함께 듣게 돼 좋았다. 타이베이가 관광지를 넘어 그 속에 담긴 치열함을 알게 되었다. 대만 민주화운동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앞으로 4~6구역도 시간을 내어 찾아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대만 이해의 퍼즐조각을 맞춰나가고 싶다.
강도희 : 타이베이가 20대 또래들 사이에 인기가 많은 곳이어서 그런 여행인 줄 알았지만 전혀 새로운 여행이었다. 역자께서 북투어 첫 날 ‘실감과 감각’을 얘기하셨다. 젠트리피케이션과 님비 등등. 스린 야시장과 101빌딩의 화려한 야경을 넘어서, 타이베이를 우리와 결부해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조세현 : 타이베이 북투어 안내 메일을 받고 깜짝 놀랐다. 이런 책이 번역되다니. 대학사회에서 대만 연구자는 취직도 잘 안 된다. 연구자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대만사 수업도 전무하다. 기본역사에 대한 소개도 없는데, 타이베이의 속살을 소개하는 책이라니 놀라운 기획이다. 팔릴까 걱정도 했다.(일동 웃음) 예전 타이베이에 몇 달 살아보기도 했다. 여러 곳을 가봤지만 역자들의 생생하고 전문적인 설명에 감탄했다. 용산사도 2~3번 방문한 적이 있지만 그 주변은 처음이었다. 하나하나 실감났다. 우리나라는 대만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일제시대(친일파, 빨갱이) 질곡을 돌파하는 계기를 대만을 통해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대만 전문가가 필요하다.
(보완사항 : 북투어 예비모임이 필요해 보인다. 책을 사전에 나눠주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어려운 주제일수록, 프로그램 지속 시 필요하다. 대만이 중국이냐 아니냐(중국의 일부분으로 인식하는 기성세대가 많다.) 나라이름도 대만인지, 중화민국인지 잘 모르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대만의 2.28과 우리의 4.3에 대한 비교연구도 필요해 보인다.)
공보름 : 책이 많이 어려웠다. 역사지식도 부족해서 잘 읽히지도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이번 북투어에 참여하게 되었다. 책에서 느끼지 못한 얘기를 들으며 대만의 이면을 알 수 있었고, 책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마음이다. 왕즈훙 교수와의 만남이 인상적이었다. 기득권을 가진 이들은 아무도 제 목소리를 내지 않는데, 실천적 지식인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현정길 : 그동안 사회단체를 통해 쿠바, 러시아, 중국, 일본 등 많은 여행을 다녔다. 구석구석 사소한 곳까지 보게 되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부산도 일제 때 근대유산이 많지만 잘 찾지 않는다. 용두산공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나는 왜 타이베이 구석구석을 보고 있나? 이런 의문이 북투어 중에 종종 들었다. 어느 사회나 자본주의 사회 도시 형성과 개발 과정에는 폭력과 희생, 탐욕이 공존하는 것 같다.
(보완사항 : ‘다크 투어’는 차후 ‘타이베이 역사탐방단’ 등으로 자연스럽게 접근하면 좋겠다. 사람들은 좋은 걸 보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당사자의 해설 설명도 있으면 훨씬 더 유익할 것이다. 가령 청계천 탐방시 전태일 열사의 친구 설명, 지리산 빨치산 참여자의 설명 등이 있듯이. 사전모임도 있었으면 한다. 외국 나가기 전에 가급적 전공자들을 모아 깊이있는 사전 대화(정보와 지식)가 필요해 보인다.)
이수현 : 이제는 다들 친해져 가족과 함께 여행을 온 느낌이다. 3박4일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대만과 대만인의 시간과 공간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책도 어렵고 많은 정보가 한꺼번에 입력돼 머리가 복잡하기도 하다. 하지만 하나하나의 퍼즐을 맞추듯 메모한 것을 토대로 다시 읽고 복기해서 타이베이와 대만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
공병호 :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간과 장소를 보게 되는 즐거움이 있었다. 왕즈훙 교수와의 만남이 인상적이었다. 대만은 4년 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나름의 의미를 찾기도 했지만 관광 목적이 컸다. 향후 다른 나라를 가더라도 관광보다는 의미가 있는 테마를 찾고 싶다. 이번 타이베이 북투어를 통해 앞으로 한국에서 재충전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권문경 : 4년 전 타이베이 출장을 왔었다. 그 때 묵은 곳이 다안삼림공원 옆 단디호텔이었다. 가까이에 좋은 공원이 있어 산책도 하고 맛집도 찾았었다. 그런데 이번에 그 장소를 다시 방문해 보니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삼림공원 내 관음상에 대한 이야기와 의광교회 자리가 린이슝 일가족 살해사건이 일어난 유서 깊은 장소였다. 아는 만큼 보이나 보다. 화산문화창의공원을 방문하고 책을 다시 읽으니 짧게 요약된 내용이 쏙쏙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강수걸 : 중국은 자주 가봤지만 타이완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투어 일정 내내 감기몸살로 고전했지만 많은 공부가 되었다. 밑으로 보는 시각 교정은 최근의 일이다. 국내에 소개된 타이완 관련 책은 예상외로 없다. 우리에게는 균형있는 접근이 필요하고, 교류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역자들이 책 제안부터 안내까지 많은 도움을 주었다. 감사드린다. 향후 이러한 북투어 활성화의 필요성이 높아 보인다.
>> 12화에서 계속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
왕즈홍 외 지음, 곽규환 외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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