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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은 낭독극 보러 가볼까?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8. 12. 21.

이번 주 일요일 (12월 23일), 부산 중앙동 생활문화공간 한성1918에서

부산 작가들의 단편 소설을 각색한 낭독공연이 있다고 합니다.

 

정광모 작가님의 나는 장성택입니다』의 수록작 「외출」

『작화증 사내』의 수록작 「답안지가 없다」도 각색되어 공연한다고 하네요.

소설이 희곡이 되면서 어떤 모습으로 바뀌었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이번 주말은 자주 보던 영화 대신, 낭독공연 한 편 보러 가시는 건 어떠세요?

 


 

 

'문자 대신 몸짓으로' 무대에 선 소설

 

우리 사회는 문자 시대에서 이미지 시대로 급속하게 전환 중이다. 대중교육을 통해 모두가 문자를 쓴 시간을 꼽아봐도 몇백 년이 채 안 된다. 문자 시대가 잠깐 반짝하다가 다시 이미지 시대로 되돌아가는 셈이다. 문학이 갈수록 독자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연극판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무대에서는 여전히 배우의 육성이 쩡쩡 울리고 땀 내음이 물씬 풍기지만, 객석은 썰렁하기만 하다. 이처럼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안갯길을 걷는 두 장르가 손을 잡았다. 고난의 행군은 서로의 손을 잡게 만든다. 희망은 그렇게 만들어지는 법이다.

 

극단 '배우 관객 그리고 공간(배.관.공)'이 오는 23일 한성1918 부산생활문화센터 청자홀에서 부산 지역 소설가 3명의 4개 작품을 각색해 낭독극으로 공연한다. 낭독극은 무대장치만 갖추지 않았을 뿐 극 전개는 일반 연극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낭독으로 즐기는 부산소설 나들이(연출 주혜자)'라는 이름으로 관객을 찾을 이번 공연은 예술단체와 예술동아리, 작가가 협업하여 작품을 기획하고 발표, 시연하는 프로젝트다. 부산의 소설들을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연극을 통해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극단 '배.관.공'이 전문 예술단체로서 프로젝트를 이끈다. 시민극단 '배우로 배우다'의 단원 10여 명과 '김문홍 희곡 교실'에서 활동한 회원들이 각색자로 참여했다. 각색자들이 선택한 부산의 단편 소설은 정태규 소설가의 '비원', 정광모 소설가의 '외출'과 '답안지가 없다', 배길남 소설가의 '램프불, 그리고 낯선 이'이다.

 

정태규 소설가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일명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이다. 손과 발을 움직일 수 없어 병상에 누운 채 안구 마우스로 작업과 소통을 하고 있다. 그는 낭독극을 앞두고 카카오톡으로 이런 메시지를 보내왔다. "제가 루게릭병 초기에 구술하고 아내가 타이핑해서 완성한 작품 '비원'을 극단 '배우 관객 그리고 공간'에서 낭독극으로 공연한다는군요. 전 못 가지만 많은 참석 부탁합니다~^_^".

 

정광모 소설가의 '외출'은 교도소와 외출이라는 소재를 통해 관계에 대한 상처와 아픔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답안지가…'는 진실을 드러내기보다 감추는 것을 강요당하는 순응주의를 꼬집는다. 배길남 소설가의 '램프불…'은 '폐선박을 인양하는 꿈을 꾸는 유진, 심해에서 본 유령 같은 존재인 아멜리아가 나타나 구조를 요청한다'는 내용이다. 

 

정태규, 배길남 소설가는 각각 1990년, 2011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정광모 소설가는 부산 문학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분투 중이다. 공연 당일은 정광모, 배길남 소설가의 토크쇼도 마련돼 있다.

 

 

부산일보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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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성택입니다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작화증 사내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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