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은 구룡반도를 중심으로 여행할 예정입니다.

 

 

 

※ 2일차 여행 일정

 

홍콩역사박물관 - 청킹맨션 - 인도카레(중식) - 몽콕 - 서언서실(작가와의 대화) - 딤섬(석식) - 심포니 오브 라이트

 

 

 

★ 홍콩역사박물관


해외여행을 가는 친구들에게 우리는 자주 말한다. 그곳에 가면 그 박물관은 꼭 봐야 한다고. 그렇게 말하는 이면에는 아마도 박물관에 대한 신뢰가 깔려 있다. 무엇보다도 박물관은 현지 역사나 문화를 진솔하게 보여주는 공간 이라는 믿음 말이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홍콩에도 수많은 박물관이 있는데, 홍콩역사박물관을 필두로 ‘홍콩문화박물관(香港文化博物館)', ‘홍콩예술박물관(香港藝術博物館)' , ‘홍콩해방박물관(香港海防博物館)', ‘홍콩다구박물관(香港茶具博物館)' 등의 공립박물관이 있다. 그리고 중국의 국보이자 홍콩의 보물이며, 중국학의 최고 학자 ‘요종이(饒宗頤)'를 기념하는 ‘요종이문화관(饒宗頤文化館)' 등 수많은 사립 박물관이 있다. 그래서 홍콩에 가는 친구들은 가끔 이렇게 묻는다.

“홍콩에 가면 어느 박물관을 가봐야 해?”

이런 질문을 받으면 순간 고민을 하게 된다.
당연히 홍콩을 대표하는 ‘홍콩역사박물관’을 추천해야 하는데, 그 말이 입에서 쉽게 나오지 않는다. 어디부터 말을 시작해야 하지, 하면서 허둥대기 시작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홍콩역사박물관을 가보긴 해야 하는데, 조심해서 보아야 한다.
홍콩역사박물관의 상설 전시물인 ‘홍콩 스토리’는 중국 민족주의의 살아 있는 교과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홍콩역사박물관’에 홍콩의 역사는 없고, 홍콩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의 역사를 강조하고 있기에 ‘중국역사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본다면 홍콩역사박물관의 상설 전시인 ‘홍콩 스토리’는 홍콩의 ‘사실’에 맞지 않는다.

 

 

 

 

★ 청킹맨션 / 인도 카레

 

“청킹맨션, 청킹맨션”

 

홍콩의 카이탁 공항에 도착해서 공항 문을 나서면 호객꾼이 다가와서 이렇게 외쳤다. 그렇게 모아진 배낭족은 미니버스에 태워져서 침사추이의 청킹맨션까지 ‘배달’되었다. 청킹맨션은 지금까지도 전 세계 배낭족에게 가장 유명한 홍콩의 숙소다. 교통이 편리하고 숙박비가 저렴하고, 여관, 상점, 식당, 환전소 등이 입점해 있는 청킹맨션은 1961년에 완공된 17층짜리 단독 건물이다.

청킹맨션은 침사추이라는 구룡반도의 가장 번화가에 있다. 바닷길이나 땅길이나 홍콩 사이드로 가는 교통수단을 이용하기에 가장 편리한 곳이다.


나는 ‘국민’이 되기보다는 ‘세계 시민’으로서의 매너와 도량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나는 내가 ‘한국인’ 이라기보다는 ‘세계 시민’으로서 편의상 ‘한국’에 거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중국인’, ‘홍콩인’, ‘한국인’, ‘일본인’보다는 ‘세계 시민’으로서 ‘중국’, ‘홍콩’, ‘한국’, ‘일본’이라는 공간에 잠시 몸을 맡기며 살아가고 있는 존재다. 그래서 어디에 살건 상호 존중해야 한다.

앞으로는 누구나 ‘세계공화국’의 ‘세계 시민’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세계화의 길목에 홍콩이 자리하고 있는데, 세계 사람들을 포용하는 ‘청킹맨션’은 그 상징으로 충분하다. ‘청킹맨션’ C동 3층에 자리 잡고 있는 인도 카레집 ‘델리 클럽 The Delhi Club ’에서 치킨이나 양고기 카레를 먹으면서 ‘세계공화국’을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 식당에서 소고기 카레 주문했다가 혼났다.

 

 

 

 

★ 몽콕 / 서언서실 - 작가와의 대화


홍콩 냄새가 풀풀 나는 거리를 걷고 싶다면 ‘몽콕(旺角)' 으로 가야 한다. 몽콕에 가면 홍콩이 왜 세계 최고의 인구밀도라는 악명으로 유명 한지 알 수 있다. 밀물처럼 다가오고, 썰물처럼 멀어지는 사람들과 사람들의 질서가 잘 유지되는 것도 신기하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는 무슨 장사를 해야 하는지도, 한국의 화장품이나 의류 회사가 왜 반드시 이곳에서 론칭 행사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그리고 또 홍콩의 서민들이 왜이 동네를 좋아하는지를 알게 된다.

사실 ‘삼수이포(深水埗)' 지역과 연결된 몽콕은 홍콩의 빈민가로 통하는데, 낡고 오래된 건물들이 즐비하다. 임대료가 가장 싼 최악의 거주 공간, 즉 시신이 들어가는 관처럼 생긴 방 또는 새장처럼 철조망으로 만든 방 등 홍콩식 첨단 자본주의의 부끄러운 일면을 보여주는 곳이다.

최근 이 지역의 성격을 보여주는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 2016년 2월 설날의 ‘어묵 시위’가 그것이다. 홍콩역사 에서 매우 상징적인 시위이기에 ‘어묵 혁명’이라고도 부른 다. 시위대와 경찰을 포함한 1백 명이 부상을 당했고, 시민 63명이 체포된 대규모의 폭력 시위였다. 어묵은 한국이나 홍콩이나 서민들이 좋아하는 먹거리이고, 몽콕 지역이 서민들의 거리이기에 평소 어묵 노점상이 많다. 그런데 당국이 설날 밤에 예년과 달리 무허가 어묵 노점상을 강하게 단속했고, 노점상들과 시민들이 함께 반발했던 것이다.

2014년에 일어난 그 유명한 ‘우산 혁명’ 당시 시민들은 홍콩 사이드의 ‘센트럴(中環)'과 구룡 사이드의 ‘몽콕(旺角)' 간선도로를 점령했다. 그런데 당국이 시위 지도자들의 보석 조건으로 몽콕 지역에 대한 출입금지를 지시한 것만 보아도 이 지역의 성격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몽콕은 홍콩사람 들에게는 정신적인 고향 같은 곳이다.


몽콕에는 홍콩인들이 흔히 ‘2층 서점(二樓書店)' 이라고 부르는 상시 할인 서점들이 밀집해 있다. 주로 빌딩들의 2층에 자리 잡고 있는데, 살인적인 임대료 탓에 더 이상 2층에 머무르지 못하고 점점 더 높은 층으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 다. 그래도 삭막한 홍콩에서 지식의 교두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2층 서점’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는 홍콩의 임대료 현실을 설명할 때 이용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되기도 한다.

2층 서점으로는 ‘락문서점(樂文書店)', ‘전원서옥(田園書屋)', ‘문성서점(文星書店)', ‘대중서점(大眾書店)', ‘학생서옥(學生書屋)' 등 스무 개 가까운 서점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서언서실( 序言書室 )' 은 홍콩 문화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공간이다.

‘서언서실’은 각종 특강과 좌담회도 정기적으로 열리는 ‘홍콩학’ 전문 서점으로 7층에 있는데, 이 건물 자체가 볼만하다. 매우 오래된 골동품 같은 건물로, 홍콩 느와르에 등장하는 갱들의 소굴 같은 딱 그런 곳이다. 입구 양쪽에 있는 작은 우체통들부터 엘리베이터까지 골동품이다.

그 좁디좁은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에도 감탄하게 되는 데, 구석구석 빽빽이 나열해놓은 홍콩 관련 자료들을 보면 홍콩 사람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중국, 대만, 홍콩 등 전 세계에서 나오는 홍콩학 관련 자료를 구비해두고 있다.

 

 

 

 

★ 딤섬

 

딤섬을 먹으러 아침에 홍콩 사람들처럼 신문이나 책 한권 들고 ‘얌차(飮茶)' 하러 가보자. ‘얌(飮)' 은 마시는 것이고, ‘차 (茶)' 는 그냥 차이니, ‘얌차’는 차를 마신다는 뜻이다. 하지만 홍콩에서는 ‘차와 함께 딤섬을 먹는 행위’를 가리킨다. 한국 사람들은 ‘술 한 잔 하자’고 하지만, 홍콩에서는 ‘얌차 한 번 하자’고 한다.

‘딤섬(點心)' 은 떡, 과자, 빵, 케이크 등의 간식을 가리킨다.

광동요리의 대표답게 ‘딤섬 dimsum ’이라는 광동어 발음으로 전 세계에 알려져 있다. 딤섬의 종류는 매우 다양한데, 하나의 명칭으로 정의되지만 그 형태는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지극히 존귀한 ‘지존(至尊)' 이고, 더 이상 위가 없는 ‘무상(無上)' 이다.

딤섬은 중국 요리를 주축으로 세계 각국의 대표 요리를 축소해서 작은 대나무 바구니 하나하나에 담아낸다.

그 종류의 다양함을 보면 딤섬이 왜 홍콩 문화의 포용성을 상징하는지 알게 된다.

 

 

 

 

★ 심포니 오브 라이트

 

온 거리가 반짝이는 홍콩에서도 가장 유명한 야경 포인트는 어디일까? 매일 저녁 여덟 시면 이름도 거창한 ‘심포니 오브 라이트(Symphony of Light)’를 보려고 항구 이쪽저쪽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홍콩관현악단이 연주하는 클래식 메들리와 함께 빅토리아항구 양쪽의 대표적인 빌딩 수십 개에서 레이저 빔이 쏟아져 나오면서 10분간 지속된다. 레이저 빔 쇼는 우리가 마치 별천지 4차원의 세계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만들어준다. 누구든 그 광경을 보면 황홀한 빛의 세계에 취하게 된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세 군데가 감상의 최적의 장소 인데, 침사추이 홍콩문화센터 부근, 완자이 ‘금자형 광장(金紫荊廣場)', 스타페리를 비롯한 각종 배 등이다. 물론 조용히 혼자 음악을 들으면서 멀리서 감상해도 될 일이다.

 

 

홍콩 산책 - 10점
류영하 지음/산지니
Posted by 실버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