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하 지음ㅣ산지니 출판사ㅣ1만5000원ㅣ
홍콩 전문가 류영하 교수가 30년간 홍콩을 연구하고 살고, 여행하며 쓴 글을 담았다. 홍콩에 대한 전문 지식을 집대성했지만 쉽게 풀어 썼다. 슬렁슬렁 비치는 홍콩의 불빛 사이를 느긋한 걸음으로 걸으며 관찰한 저자의 글에는 홍콩에 대한 깊은 내공이 드러난다.
그가 본 홍콩의 모습을 담은 스무 가지 글을 읽다 보면, 저마다 다른 색을 지닌 홍콩의 면면에 빠져든다.
‘홍콩 산책’은 이제껏 우리가 알고 있던 화려한 홍콩을 답습하거나, 뒷골목의 이변적 모습에만 주목하지 않았다. 대신 다양한 홍콩의 모습을 20가지의 키워드에 담아, 5개의 부-「걷기」, 「타기」, 「먹기」, 「보기」, 「알기」-로 묶었다.
「걷기」에서는 빅토리아공원, 문무묘, 홍콩상하이은행 본사처럼 높고 빽빽한 홍콩의 빌딩과 그 사이의 여유로운 모습까지, 홍콩을 거닐다 만나는 풍경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타기」에서는 이층버스, 전차 등 홍콩의 정서를 대변하는 교통수단에 대해 말한다.
「먹기」에서는 홍콩 문화의 포용성을 상징하는 딤섬,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차찬탱 문화 등 홍콩의 식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보기」에서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 서언서실,청킹맨션처럼 홍콩의 유명 관광지와 특별한 장소에 대해 말한다. 「알기」에서는 광동어, 홍콩인, 자본주의와 같은 홍콩의 정체성과 미래에 주목한다.
◆ 중국의 일국양제 아래 혼란의 홍콩 사회
홍콩 역사 전문가 류영하 교수는 ‘홍콩 역사박물관’의 문제를 다룬 전작 ‘중국 민족주의와 홍콩 본토주의’에서 중국이 왜곡하고 있는 홍콩의 정체성을 살펴보고, 바람직한 중국-홍콩 관계는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한 바 있다.
이번 책 ‘홍콩 산책’에서는 중국의 ‘다시, 국민 만들기’ 아래, 고군분투하고 있는 홍콩을 들여다본다. 저자는 홍콩인들을 ‘교육’하려는 중국과 그럴수록 거센 반감을 보이는 홍콩 사회를 말하며, 자유와 정체성에 대한 물음을 띄운다.
‘홍콩 산책’은 소비의 도시로만 인식되던 홍콩을 식민주의와 자본주의의 결과물로서 접근해 살폈다. 저자는 책 속에서 때로는 화려한 야경의 이면에 있는 정부의 고지가 정책을 지적하고, 때로는 차 한 잔에서 홍콩인의 심방(心房)을 엿본다.
[한국경제매거진] [한경비즈니스] 기사원문 바로가기
홍콩 산책 - 류영하 지음/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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