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30일(목) 저녁 7시 백년어서원에서 저자와의 만남 행사를 가졌답니다.
한 달에 한 번 산지니 출판사 저자들과 독자들이 만나는 이 자리가 벌써 1년을 훌쩍 넘겼네요.
이번 달부터는 마지막주 화요일에서 목요일로 시간을 옮겨 진행했는데요,
자리가 없을 정도로 독자들이 꽉 차서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이번 만남은 <발트3국에 숨겨진 아름다움과 슬픔>의 저자 이상금 교수님이십니다. 부산대 독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계시는데, 원래는 독일문학을 전공하셨지만 지금은 독일발트문학으로 연구 영역을 넓혀가고 계시며, 국내에는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발트 전문가이기도 하십니다. 평소엔 별로 양복을 즐겨 입지 않으시는데, 오늘은 팬 서비스 차원에서 양복을 갖춰 입고 오셨답니다. ^^


제가 이 책의 편집을 맡아 글을 읽어보면서 '문학가라 그런지 역시 글을 잘 쓰시는구나' 생각했었는데요, 이날 들어보니 글뿐만 아니라 말씀도 잘하시네요. 발트3국에 여러 번 다녀오면서 느낀 생각들, 책에는 없는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며 독자들도 함께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마라토너이기도 한 교수님은 내년에도 연구차 발트에 머물 계획인데, 620킬로미터 인간띠 혁명 발트의 길을 마라톤으로 완주할 꿈도 꾸고 계신 듯합니다.


약속한 시간이 다 되어 마무리를 하려는데, 저 앞에 계시는 분홍색 티를 입으신 어르신께서 대뜸 정해진 시간이 어디 있느냐, 밤새워 이야기해도 되지 않느냐(?) 하셔서 순간 당황했습니다. 그만큼 귀한 자리로 여겨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늘 참석한 독자들은 20대 젊은이부터 나이 드신 어르신들까지 그 스펙트럼이 참으로 다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에 나오는 <키스하는 대학생> 사진 하나 선물로 보여드릴게요. 에스토니아의 유서 깊은 대학도시 타르투 시청 광장에 있는 동상입니다. 이상금 교수님께서는 이 동상에서 깊은 인상을 받으셨던지 책에서도 이 동상에 대해 두 페이지에 걸쳐 단상을 써놓으셨느데, 오늘 이 자리에서 또 언급을 하시는군요. (^^)

우리도 왜 여행을 하다 보면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치는 것들인데 필이 확 꽂힐 때가 있지 않습니까? 우리 북디자이너가 교수님께서도 그랬나 보나 하며 일부러 사진을 전면으로 크게 배치한 장면이랍니다.(202쪽)

다가섰지만 부족하고 부둥켜안았지만 미흡한 부분은 얼굴, 가슴 그리고 양팔이 아니다. 부둥켜안는 것만으로는 모자라 발버둥 치듯 자리를 찾지 못하는 남녀의 다리에 있다. 오른쪽 발을 약간 뒤로 치켜 올려 조금이라도 더 밀착하려는 여학생, 이를 받아들이기 위한 듯 오른쪽 다리를 약간 앞으로 구부리는 남학생. 그들의 입맞춤 표정은 그 안타까움 때문에 미완의 모습으로, 움직임으로 살아 있다. 많은 사람의 시각은 얼굴과 키스하는 장면에 머물겠지만, 난 그것을 포함하고도 쉽게 무시당하는 다리의 비꼼과 안쓰러움에 있다고 본다. 그러나 열정의 주인공들은 이를 의식하지도, 알지도 못한다. 그렇다면, 과연 사랑의 순간은 ‘보는 아름다움’과 ‘느끼는 아름다움’으로 분리되어 있을까, 아니면……(203쪽)

 

Posted by 아니카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