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치를 아시나요?

삶으로서의 사유』, 게오르크 루카치 지음, 김경식·오길영 옮김, 산지니


[사진은 팀장님:]

 루카치를 아시나요?” 아마 이 질문에 라고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1930년대부터 루카치가 우리나라에 수용됐고, 문학이 진보적 담론을 주도하던 1980년대 전반까지 루카치만큼 문학 담론에 강한 영향을 미친 사상가는 없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가면서 루카치는 서서히 잊히기 시작했고 오늘날 루카치는 낡고 오래된 사상가가 되었다. 그러나 2008년 자본주의의 위기 이후 이를 극복하기 위한 좌파의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마르크스 사상을 연구한 루카치가 다시 재조명을 받고 있다. 그래서 시리즈 이름을 루카치 다시 읽기로 짓게 되었다.

시리즈 1권은 김경식 저자가 쓴 루카치의 길문제적 개인에서 공산주의자로로 루카치의 삶을 다룬 책을 출간했다. 시리즈 2권은 삶으로서의 사유로 게오르크 루카치 전공자 김경식 박사가 영문학자 오길영 교수와 함께 루카치의 자전적인 글을 옮긴 글로 게오르크 루카치맑스로 가는 길의 개정증보판이다. 마지막 시리즈 3루카치가 읽은 솔제니친은 김경식 박사가 번역한 글로 루카치가 문학비평가로서 남긴 마지막 실제비평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세 권을 발간하면서, 한동안은 루카치와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루카치가 늘 곁에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루카치가 나를 조금 괴롭히는 느낌이었다. 왜냐면 루카치의 글을 읽고 이해하는 과정이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조금씩 루카치의 삶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루카치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유대계 은행가 집안에서 태어나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공산주의자의 길을 걸었다. 그 길에서 오랜 망명 생활과 몇 차례 숙청의 위험을 견뎌야 했지만 공산주의자로서 그의 사유는 자기갱신의 노력을 멈춘 적이 없었다. 루카치는 죽기 직전까지도 사유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 책은 루카치가 죽기 직전 병상에 누워 제자들과 나눈 마지막 대담집이다. 보통의 자서전과는 달리 대담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루카치가 자서전 집필에 착수했을 때 이미 폐암에 걸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루카치는 주제어와 미완성 문장으로 구성된 자서전 초안만 남긴 뒤 병상에 눕게 되었고, 그 상태에서 루카치의 제자들이 나서서 미완의 자서전을 완성할 수 있게 도왔다.

무엇보다 이 책 작업하면서 루카치 연구에 매진해온 김경식 연구자의 열정에 감탄했다. 꼼꼼하고 성실한 집필과 번역은 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 작업이 결코 쉽지 않았음을 책을 읽으면 알 수 있으리라. 투쟁하고 사유한 루카치의 삶도 지금 우리 시대에 영감을 줄 수 있지만, 연구자로서 한 철학가의 삶을 완성도 높게 끈질기게 연구한 연구자의 열정도 감동적이다

반평생 마르크스를 연구한 루카치, 반평생 루카치를 연구한 김경식 연구자, 두 사람이 삶과 함께한 사유와 투쟁을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산지니 윤은미 편집자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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