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음악영화를 노래하다』가 출판 전문지 '기획회의'에 실렸습니다~! 



 기획회의는 한국출판 마케팅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출판 전문 잡지입니다.

1992년 2월부터 발행된 격주간 <송인소식>을 전신으로 하며, 출판계 소식과 비평, 편집자들의 서평, 기획자 릴레이(편집자들과 기획자들의 실무이야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어떻게 실렸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지금 확인해보러 가실까요??



뮤지션이 패션으로 노래하기

패션, 음악영화를 노래하다진경옥 지음, 산지니, 2019



최근 온라인 탑골공원으로 불리는 1990년대~2000년대 가요 스트리밍 방송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뒤늦게 지나간 가수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가수 양준일이다. 앞서간 비운의 천재 뮤지션이라는 찬사가 붙은 그에게 팬덤은 크게 열광했다. 팬들은 그의 천재성에 관해 언급할 때 시대를 앞서간 패션 감각을 빼놓지 않았다. 30~40대는 물론이고 10대에게도 어필되는 패션이기 때문이란다.


    10대 청소년에게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는 예술 장르는 음악이며, 매혹될수록 열광하게 되는 존재는 뮤지션들이다. 흔히 뮤지션들이 인기가 있을 때 그들이 주목받는 것은 음악과 노래 혹은 춤 뿐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입고 활동하는 의상이다. 대부분의 유행은 옷차림에서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패션은 그 시대의 대중문화예술을 읽고 해석하는 데 필수적이다.


     마셜 맥루한은 미디어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패션도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본인이 뜻하지 않아도 패션은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영화 자체도 미디어로써 갖는 메시지가 있다. 만약 음악영화라면 당대의 가수들은 자기 스타일대로 입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음악영화로 담아내는 감독은 당대의 시대상을 재해석하고 창조해야 한다


    진경옥의 패션, 음악영화를 노래하다는 음악영화 속에서 패션이 어떤 세계를 만들고 있는지 각 영화 작품별로 전문적인 분석을 시도한다. 패션, 영화를 디자인하다,패션, 영화를 스타일링하다(이하 산지니)에 이어 패션과 영화를 접목시킨 세 번째 책으로 보통 잘 시도하지 않는 음악영화에 대해서 분석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저자는 영화에 등장하는 패션을 통해서 미학적 측면만이 아니라 시대적 사조, 사회적가치와 의미도 짚어내고 있다. 이를 통해서 뮤지션의 의상들이 우연적이거나 즉흥적인 착용이 아니고 연원적이고 맥락적이라는 점을 세밀하고 공감력 있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음악영화의 패션 연출 방식은 크게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과거의 재현이다.<보헤미안 랩소디>(2018)에서는 프레디 머큐리가 착용했던 옷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만이 아니라 1970년대~1980년대 패션을 재소환하고 있다. 무엇보다 당시의 패션스타일을 그대로 옮기는 고증이 중요한 작업이다. 엘튼존의 일대기를 다룬 <로켓맨>(2019)도 마찬가지다. 물론 <비틀즈 : 에잇 데이즈 어 위크>(2016)같은 다큐에서는 실제 과거 뮤지션의 패션 변천을 음미해볼 수 있다. 그리고 과거를 다루지만 완전히 재창조하는 영화도 있다. 예컨대, <물랑 루즈>(2001)19세기 후반의 파리극장을 통해서 그 시대의 패션을 표현했지만, 반드시 실제와 부합하는 것에 치중하기보다는 역사적 해석과 현대적인 해석을 결합해 하나의 스타일을 창조하는 것에 집중했다. 대표적 예로는 영화 속 니콜 키드먼의 보디 슈트를 들 수 있다. 그 시대의 스타일을 크리에이티브하게 창작한 셈이다.




<영화 물랑루즈>


    다음으로는 현실의 반영 유형을 들 수 있다. <비긴 어게인>(2014)은 과거를 다루는 것도 아니고, 실제 인물도 아닌 가상의 인물들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패션이 현재적이어야 했다. 주인공들이 착용한 옷들은 재현되는 것이 아니라 리얼하면서도 이상적이어야 했다. 거리의 음악가지만 잠재적으로 트렌디한 감각적인 측면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과거와 현재를 미래적으로 통합하는 유형이 있다. 영화 <맘마미아!2>(2018)<라라랜드>(2016)를 들 수 있겠다. 특히 <라라랜드>는 실제로 존재했던 적이 없던 인물이며 공간도 비현실적이다. 과거 스타일의 패션은 복고 스타일을 다시금 재창작한 것이다. 그렇기에 어딘가 친숙하지만 실제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요컨대, 음악영화에서 패션은 복고 재현, 이전 스타일의 확정, 현실 재창조, 미래 세계 구축으로 나누어 살필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이외에도 음악은 물론 뮤지션과 패션이 어떤 관계에 있을 수 있는지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영화 라라랜드>


    이 책을 보면 영화를 보는 관점이 온통 패션중심으로 바뀔지 모른다. 영화 평론이나 리뷰에서 영화를 분석할 때 의상을 소재로 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대체로 소대나 인물 그리고 배우 연기나 서사구조, 나아가 사회적 미학적 가치에 관해 논할 뿐이다. 하지만 패션을 통해서 연출자의 의도와 주제의식을 읽을 수도 있다. 음악영화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뮤지션들의 세계관이나 가치관뿐만 아니라 음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인물을 다루는 영화라면 패션은 그의 정체성을 파악하고 이를 공유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음악영화를 만드는 창작자들은 패션을 통해서 자신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드러낸다. 창작자들의 패션 철학은 영화를 통해 뮤지션을 대하는 관객의 판단과 평가를 크게 좌우하게 만든다. 똑같은 인물이라고 해도 어떤 패션을 더욱 강조하거나 부각, 소거하는지에 따라 뮤지션의 정체성이나 음악적 메시지가 전혀 달라질 수 있음도 이 책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음악영화의 맥락을 잘 알고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패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글램 록, 펑키스타일, 힙합 등의 용어를 주마간산식으로 사용하는 것에 그친다면 뮤지션 영화의 진정한 가치를 놓치고 말 것이다. 그렇기에 오랫동안 패션에 관한 심층연구를 수행하고, 이를 영화 분석에 접목한 저술 작업이 필요하다. 이런 저술은 실제 영화 창작자들에게도 체계적인 영감을 줄 수 있다. 또한 보통 영화분석과 평가에서는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패션 담당 스태프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인식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그들은 종합적이고 융복합적인 아티스트의 역량이 충만한 사람들이다. 패션과 음악, 무대 공연, 영상효과 등의 융합 미학이 가능한 것은 그들 덕분이다.


김현식 미디어비평가·문화평론가 codesss@naver.com

2004년부터 미디어비평가, 문화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정책학 박사, 건국대학교에서 문화정보콘텐츠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건국대 외래교수,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초빙 교수를 역임 했다. 카이스트 미래세대행복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대중문화를 통해서 시민을 위한 문화 국가를 만드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패션, 음악영화를 노래하다 - 10점
진경옥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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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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