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편집자님, 어떤 문장이 좋을까요?"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가 원북원부산 일반 부분에 선정되었죠. (진심으로 투표 감사드립니다) 원북원 도서에 선정되면 책 표지에 원북원 로고와 면지에는 저자 사인을 넣어서 제작해야 하는데요.
그때부터 선생님과 저의 고민이 시작되었답니다ㅎㅎㅎ
[사진: 산지니 인스타그램]
지난해 원북원부산 선정도서 <어디서 살 것인가>에는
"학교 건축과 도시를 바꿔주세요"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 문장도 책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는 어떤 문장이 좋을까요?
여러 개의 문장 후보가 있었습니다.
책은 굳어진 나를 흔들어놓고 출렁이게 합니다
책은 굳어진 나를 흔들어놓고 출렁이게 한다. 그 출렁임이 다른 출렁임과 만나 더불어 출렁일 때 자신의 견고한 아집이 무너지고, 우리는 삶의 깨달음을 얻는다. -80쪽
삶의 의미는 애써 걸어 도달하는 지점에 있지 않고
걸어가는 길 곳곳에 존재합니다.
세계는 의미로 가득 차 있다. 삶의 의미는 내가 애써 걸어 도달하는 지점에 있지 않고 걸어가는 길 곳곳에 존재한다. 단지 스스로 이를 발견하지 못할 뿐이다. -132쪽
이 문장은 시민도서관에서 1년 동안 현수막으로 걸어둔다 합니다.
고귀한 삶이란 타인보다 나은 삶이 아니라, 이전의 자신보다 나은 삶이다.
고귀한 삶이란 타인보다 나은 삶이 아니라, 이전의 자신보다 나은 삶이다. 비통함으로 물결치는 드라이만의 피아노 연주를 감청하다 눈물을 흘리고, 소파에 누워 드라이만의 책상에서 가져온 브레히트의 시집을 경이롭게 읽는 비즐러는, 더는 이전의 그가 아니었다. -100쪽
어떤 문장이 좋으신가요? 모두 책에서 발췌한 문장입니다.
후보에 오른 문장도 좋았지만 결국 선생님과 제 마음에 들었던 문장은
아래 문장입니다.
책연, 국어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이 말은 두 가지 의미를 담는다. 먼저 책과 그 책을 만난 독자의 인연을 이르며, 나아가 책을 매개로 독자 간의 인연을 뜻한다. -196쪽
오늘날 매체로서의 책의 가치는 예전 같지 않으나, 책만큼 곡진하게 사람과 사람을 매개하는 미디어는 앞으로도 발명되기 어려울 것이다. -197쪽
사전에 나오는 말은 아니지만 원북원 취지와도 잘 맞는 단어 같아요.
코로나가 얼른 지나가 사람들과 다시 웃고 떠들고
책으로 인연을 맺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이외 후보 도서와 선정된 도서, 많이 읽어주세요.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 - 이국환 지음/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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