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경험ㆍ장소에서 비롯하는 문학 옹호에 노력 기울일 것”
구모룡(61) 한국해양대 동아시아학과 교수가 제31회 팔봉비평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돼 19일 서울 서교동 디어라이프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다.
팔봉비평문학상은 한국 근대 비평의 개척자인 팔봉(八峰) 김기진(1903~1985) 선생의 유지를 기려 유족이 출연한 기금으로 한국일보가 제정한 상이다. 이날 시상식에서 이영성 한국일보 사장은 구 교수에게 상금 1,000만원과 상패, 순금 메달을 수여했다. 수상작은 ‘폐허의 푸른빛-비평의 원근법’(2019)으로, 21세기 한국문학과 지역문학에 대한 이해를 시도하는 비평집이다.
수상 소감을 위해 단상에 오른 구 교수는 “국가가 주도하는 자본주의가 효율적으로 사용되는 오늘날, 지방의 해체나 소멸은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씁쓸한 소회로 입을 뗐다. 그는 “일국적 시야에 갇혀 여러 가능성을 갉아먹는 일이 지금의 한국문학에도 일어나도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도 “자기가 사는 구체적인 경험의 장소로부터 글을 쓰면서 시야를 확대해 갈 때 더욱 생산적이고 대안적인 문학이 나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방과 따라잡기에 급급하지 않고 자기로부터, 두터우면서, 넓게, 다시 쓰는 시인과 작가가 많아지기를 기대하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이러한 문학을 옹호하는 데 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심사위원장인 문학평론가 정과리 연세대 교수는 축사에서 “구모룡 선생과는 1985년 무크지 활동을 하며 처음 만났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1980년대에 비평을 시작한 사람들은 제5공화국의 정치적 압제에 맞서 문학의 기본 정신인 자유를 어떻게 실천하는지 고심하고 고투해왔다”며 “정치적 억압에 맞서 전국 각지에서 부정기간행물인 무크지 발간이 이어졌고, 나는 서울에서, 구 선생은 부산에서 각자 이 같은 문학운동을 펼쳤던 것이 지금의 인연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문학의 전장에서 함께 싸워온 동료가 35년 뒤에 이렇게 상 받는 모습을 보게 돼 기쁘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팔봉비평문학상 운영위원장인 홍정선 인하대 명예교수는 “팔봉 선생은 죽기 전 쓴 글에서 ‘오늘의 문학과 명일의 문학이 있다’고 했는데 팔봉 선생이 ‘오늘의 문학’을 했다면, ‘명일의 문학’을 하는 것은 우리의 역할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팔봉 선생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우리 나라의 비극적 역사를 돌아보며, 과연 우리가 지키고 만들어갈 ‘미래의 문학’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떠올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문학평론가 정과리 우찬제 오형엽 김동식 홍정선 심원섭, 강수걸 산지니출판사 대표, 최정란 시인, 김성 중국 치치하얼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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