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사회연구소 대표 백원근이 <기획회의> 518호에 '청와대 국민청원의 도서정가제에 대한 몰이해'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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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청와대 국민청원
(1) 서점수 감소:
이는 주로 학습참고서 없이 단행본 위주로 판매하는 독립 서점수가 2015년 97개에서 2018년에는 413개로 증가한 사실을 빠뜨렸다. 이 숫자들만 놓고 보아도 지역서점 폐업률은 도서정가제 개정 이전에 비해 현격히 낮아졌고 독립 서점은 증가하여 전체 서점수가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2) 독서율 감소:
독서율에 영항을 미치는 많은 요인 중에서 도서정가제가 차지하는 영향 정도는 얼마나 될까. <출판문화 생태계 발전을 위한 도서 정가제 개선 방안 토론회>에서는 (재)한국출판연구소가 <개정 도서정가제 영향 평가 및 개선방안 연구>를 위해 도서 구메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되었는데, 이에 따르면 도서정가제 개정 전후로 독서량 및 도서구입량이 변화된 주요 이유는 '본인의 사회생활 변화'(66.2%), '스마트폰 이용 등 매체환경 변화'(61.8%), '독서 이외의 여가활동'(59.9%), '가정환경 변화'(26.4%), '변화의 계기가 있어서'(19.2%), '도서정가제의 변화'(19.0%) 순으로 나타나 도서정가제에 의한 영향은 보기 문항 중 가장 적었다.
(3) 책값 인상:
2010년은 "12,860"원, 2014년 15,631원, 2018년은 "16,347"원이었다. 도서 평균 정가 추이를 보면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의 인상률이 개정 이전보다 오히려 더 낮았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책도 상품이기에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지만, 전체 소비자 물가지수보다도 낮은 수준에서 억제되었다.
(4) 출판산업 매출 규모 축소:
문화체육관광부의 <콘텐츠산업통계>에 따르면 출판시장 총 규모는 2010년 4조 78억원, 2017년 4조 3388억 원으로 8.2% 성장했다. 올해 발표된 2018년 통계는 1년 전보다 1.27% 성장했고, 2010년 대비로는 9.6% 성장했다. 정가제 때문에 출판시장이 역성장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5) 평균 발행부수 감소:
도서정가제 개정 이전인 2010년의 2639부 대비 2014년에 -25% 감소율을 보인 데 비해, 2014년에서 2018년 사이의 감소율은 -19%로 감소율이 줄었다. 정가제 강화의 역기능이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청원인이 출판시장의 장기적인 다품종 소량생산 추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단기적인 1종당 발행부수 감소만을 본 것은 오류다.
(6) 해외 사례:
청원인은 외국의 경우 소비자의 책값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여러 장치들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테면 영미권의 저렴한 페이퍼북 출간, 일본의 저렴한 문고본 출간. 프랑스의 24개월이 경과된 책의 오프라인 무제한 할인 등을 제시했다.
페이퍼북과 문고본 같은 염가본 출간은 규모의 경제가 관건이다. 영미권이나 일본은 많은 독자를 가진 출판강국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1종당 초판을 1500부 밖에 발행하지 않을 정도로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언감생심이다. 프랑스의 경우에도 2년이 지난 책이 실제로 할인이 되는 경우나 할인율 또한 미미한 편이다.
백원근 대표는 도서정가제 폐지가 국민청원에 올라온 것은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현상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이에 국민청원에 제시된 주장들의 잘못된 부분과 어떤 가짜 뉴스로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지 제시하고 있다.
또한 책 생태계 근간에 대한 정부 정책이 명확해질 것과 더불어 종이책의 완전 정가제가 실시되어야 함을 당부하고 있다. 현재 민관협의체 운영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단체가 속해야 하지만 현행 논의 구조는 출판사, 서점, 소비자 단체 중심이었고, 저자나 책을 읽는 독자 단체, 공공 구매를 대표하는 도서관 단체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가제'라고 하면서 카드사와 같이 직간접할인이 되는 상황 또한 옳지 않다. 할인율을 명시하며 정가 책정 단계부터 그만큼의 책값 거품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완전 도서정가제가 실시될 수 있도록 정부 정책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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