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와이 편집자입니다.
강연 일정을 잡아놓고 수도권의 거리두기 2.5단계가 되면서
<역사책방> 강연이 취소되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강연하는 날에는 2단계로 거리두기가 완화된 시점이라
소수의 인원으로 무사히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9월 17일 청명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저녁 7시 30분,
<역사책방>에서 『벽이 없는 세계』 정상천 역자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벽이 없는 세계』는 말레이시아 외교관 아이만 라쉬단 웡이 쓴 책으로 서구의 시각이 아닌 제3자의 시각에서 균형 있게 지정학 정세를 설명합니다.
이 책은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의 붕괴와 포퓰리즘 부상을 필두로 한 50개의 주요 이슈를 통해 국제 정치 현안을 다룬다. 현재 국제 정치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 분쟁과 기술 패권 다툼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양국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거대한 전쟁으로 치닫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점점 벽을 쌓아가는 상황이다. 이 책은 이러한 복잡다단한 국제 정치 현상을 심도 깊게 분석하고 지정학의 세 가지 주요 열쇠인 권력(power), 지정학(geopolitics), 그리고 정체성(identity) 등을 오늘날 국제 정치의 주요 현안과 관련시켜 풀어낸다.
지금까지 지정학과 국제 관계는 대개 서구의 관점에서 논의되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아이만 라쉬단 웡은 말레이시아의 외교관이자 지정학 연구자로, 미국, 중국, 터키, 러시아 등 세계 주요국의 지정학 전략을 통한 국제 정세를, 서구의 시각에서 벗어난 새로운 측면에서 분석한다. 말레이시아 외교관이 본 지정학 전략은 한국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줄 것이다.
정상천 역자는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를 집필한 저자인데
오늘은 역자로 강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열정적으로 집필하시고 또 번역하시고, 선생님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가 왜 지정학을 배우고 알아야 할까요?
국가에 지리학은 태생처럼 바꿀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가들은 자신의 정세를 펼치기 위해 당연히 "영원한 적도 없고, 영원한 친구"도 없는 것처럼, 이것이 국가들 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입니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서 많은 세계협약 단체들을 탈퇴했고 미국이 더 이상 세계의 경찰이 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은 계속해서 패권을 가지려고 하고 중국과 무역 전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지려고 합니다. 중국이 왜 지금까지 공산국가의 체제를 유지할 수 있고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승리를 하려는지 이유가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중국은 "치욕"을 갚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건 그동안 서방 학자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시선입니다. 중국은 "가장 부유한 문명으로 시작하였지만, 중국은 가난하고 퇴보된, 그리고 강대국들에 의해 괴롭힘을 받는 치욕의 길"로 내던져졌습니다.
그리고 지금 중국은 그 치욕을 갚고 있고 중국인들은 나약한 지도자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서방은 중국에 대해 항상 궁금해하는 것이 있는데, 어떻게 이 나라가 2,132년간 독재적인 정부에 의해 통치(기원전 221년 진시황 영정의 통치로부터 1911년 만주왕조의 붕괴 때까지)될 수 있었는가, 그리고 한 번도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중국공산당(CCP)의 주먹 아래 남아 있는가이다. 물질적인 이익을 보호하는 것 이외에, 국가 간의 정치는 품위나 위신과 같은 비물질적인 측면에서 중요한데, 중국은 위신의정신을 중요시하는 문명이다.
중국인들에게 참을 수 없는 한 가지는 치(chi), 또는 치욕이다. 중국인들은 용서하는 성정이 별로 없다. 가장 비열한 사람은 선행에 보답하지 않고, 또한 복수를 하지 않는 사람이다. 중국 속담에 “복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신사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따라서 국가적 차원에서는 복수를 하거나 치욕을 갚는 것이 국가의 의무이며, 그것은 체제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중국 문화는 그들 국가의 운명을 순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각각의 왕조는 흥망성쇠가 있으며, 자각(awakening)은 그들이 부닥친 치욕에 대해 복수하는 능력과 관련되어 있다.
중국이 왜 소수민족의 분리독립을 막는지, 터키는 유럽국가의 일원이 되고자 했다가 이슬람 의식을 가진 국가로 바뀐 터키의 정체성 변화를 하게 되었는지, 중동 내전은 왜 끊이지 않는지, 한반도의 통일은 왜 아무도 바라지 않는지 책에 담긴 국제 정세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책은 오늘날 국제 정치 현상을 과거의 역사적 연원에 대한 설명에 기초하여 분석해놓았기 때문에, 국제 정치, 외교, 국제 관계를 공부하는 대학생과 청소년에게도 외교정치를 이해하는 입문서가 될 수 있으며, 시사문제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날 <역사책방>에 오셔서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셔서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열정적으로 강의해주신 정상천 역자님 감사합니다.
벽이 없는 세계 - 아이만 라쉬단 웡 지음, 정상천 옮김/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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