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편집자 열무입니다.
민족 고유명절 추석이 벌써 코앞으로 다가왔어요.
오랜만에 맞게 될 휴가의 설렘에 앞서,
보내야 하는 택배는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까지 꼭 발송해야 한다는 조바심에
발을 동동 구르는 저는 명실상부 물류담당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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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시대에 어울리지 않게 민족 고유명절이라는 수사를 굳이 사용한 것은,
오늘 소개할 소설인 『유산』 때문입니다.
『유산』은 박정선 작가의 장편소설로, 친일파 후손인 주인공이 자기 내부의 모순을 극복하고자 분투하며 고뇌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과정 속에서 우리 민족의 수난사, 윤리적 선택을 가로막는 현실적 문제와 공포, 역사의 줄기와 개인의 삶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 등 친일 청산을 둘러싼 다양한 각도의 복잡한 질문들이 배어 나옵니다.
친일파 청산은, 그 자체의 문제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군부독재나 좌우 이데올로기 등 한국사회가 여전히 마주하고 있는 여러 모순들과 중첩되는 부분이 깊은 문제입니다. 작가 박정선 선생님은 사회를 분열시키는 이데올로기와 비합리적이고 정치 감정적인 좌, 우 대립이 아직도 존재하는 한국사회의 지독한 악습의 출발점을 드러내기 위해 일제강점기를 불러냈다고 합니다.
명절 모임마다 가족들이 좌우로 나뉘어(사실은 위,아래가 아닌지..) 대립하는 모습을 자주 목도해온 사람으로서, 이 지겨운 풍습을 어떻게 끊어낼 수 있을지 『유산』을 읽고 고민해보게 되네요....
해마다 쏟아져 나오는 식민지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무수한 영화와 드라마가 의미하듯이, 친일 문제는 여전히 현재적이며 우리 사회의 중요한 어젠다라 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암살>(2015)이나 <밀정>(2016), <군함도>(2017), <아이 캔 스피크>(2017) 등의 작품들이 일제강점기를 친일과 반일의 구도로 놓고, 우리 민족의 수난사나 윤리적 선택의 문제, 단죄 등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박정선의 유산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개인적인 것과 역사적인 것의 경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친일 청산이라는 문제에 대해 매우 섬세하고도 치열한 통찰을 보여준다. 특히, 이는 식민지시대에 연원을 두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그 해결이 요원한 이 문제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데 있어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느 점에서 주목받아 마땅하다.
친일과 반일의 프레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고 이와 동시에 '민족'의 의무와 책임을 깨닫게 되는 과정은 한국 근현대문학이 거듭 다루어 온 중요한 테마이다. '유산'이라는 이 소설의 제목이 암시하는 바와 같이, 이 작품에서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일제강점기라는 어떤 시대의 '이후'이다.
박윤영 해설 「선택의 선택―'남긴' 것과 '받은' 것, 그리고 '버린' 것에 대하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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