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일군(현재 포항시) 출신의 1929년생 김두리 할머니가 거쳐온 신산한 삶을 책 ‘사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산지니)를 펴냈다.
기자 출신 저술가 최규화가 쓴 ‘사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는 92세 김두리 할머니가 겪어온 신산한 삶을 구술한 책이다. 김 할머니의 손자인 저자는 할머니와의 대화를 채록했고, 그 험난했던 삶의 여정을 책에 고스란히 녹였다. 저자는 할머니의 발음을 최대한 그대로 쓰려고 했으나 의미가 통하지 않는 부분은 표준어로 병기했다.
“그때는 ‘위안부’ 라꼬도 안 하고 방직회사 일 시킨다고, 자기네는 첨때(처음에) 말하기를 그렇게 했어. 결국 가보면은…. 나는 첨때는 그것도 몰랐어. 오새(요새) 같이 이래 세상일에 밝지를 않고…. 결혼 안 하고 있는 처자들은 다 델꼬 갔는거야.”
김두리 할머니는 열다섯 살 무렵을 이렇게 회고했다. 일제가 한창 위안부를 모집하는 시기였다. 김 할머니의 어머니는 방직회사가 아니라 전쟁터로 끌려간다는 사실을 우연히 들었다. 김 할머니의 부모는 혼처를 알아봤고, 김 할머니보다 열 살 많은 이웃 마을 남성을 사윗감으로 낙점했다. 김 할머니는 “차라리 거(방직회사) 가겠다”며 시집가길 거부했다. 그러나 위안부 통지서는 조만간 도착할 터였다. 김 할머니는 친구의 주선으로 열다섯에 그보다 두 살 많은 남성 최씨와 결혼했다.
할머니의 삶은 험난했던 한국 현대사와 궤를 같이했다. 위안부를 끌려가지 않기 위해 급하게 선택한 결혼, 눈물 속에 견딘 궁박한 시집살이, 힘이 없어 걸음도 제대로 못 걸었던 보릿고개의 기억, 전쟁과 함께 찾아온 가족의 비극, 세상이 바꾸어도 평생 벗지 못한 지긋지긋한 가난 등 삶이라는 험난한 파도는 김 할머니의 인생에 사정없이 몰아쳤다.
인생 말년이 다가와도 한번 꼬인 삶은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남편은 그의 나이 59세에 이승을 떠났고, 여든다섯에는 첫째 아들이 죽었다. 셋째 딸은 쉰두 살 무렵부터 치매를 앓기 시작했다. 자식들에게 닥친 잇따른 악재는 강건했던 김 할머니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다.
“느그 큰아버지 사진 쳐다보고, 느그 작은고모 사진 쳐다보고, 내가 한숨을 쉬다가 우다가…. 죽은 자석(자식) 생각코(생각하고) 내(늘) 울고 있으면 살아 있는 자석들인테 안 좋다 하는데 싶어서….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내가 그라고 세월로 냄기고(넘기고) 있다.”
책은 이처럼 김 할머니가 겪어온 삶을 미시적으로 살피며 그 나이대 한국인이 겪어야 했던 고통스러운 기억을 마주한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할머니의 생애를 기록하는 것은 할머니처럼 이름 없이 살아온 모든 사람의 삶에 역사적 지위를 부여하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한 세기에 가까운 시간의 강을 건너, 역사에서 생략된 사람들의 진짜 역사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출처: 경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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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최규화 지음, 산지니 펴냄) 포항 사투리로 자신의 생애를 풀어 가는 1929년생 김두리 할머니의 이야기를 기자 출신 손자가 기록했다. 일제강점기 수탈에서 6·25전쟁으로 군대에 끌려간 남편,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죽은 딸 등 참혹한 현대사를 견뎌 낸 가족의 삶이 오롯이 담겼다. 240쪽. 1만 6000원. (출처: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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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 1929년생 포항 토박이 김두리 할머니의 삶 이야기다. 일본군‘위안부’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급하게 선택한 결혼, 눈물 속에 견딘 매운 시집살이, 전쟁과 함께 찾아온 가족의 비극, 세상이 바뀌어도 평생 벗지 못한 지긋지긋한 가난.... “한 여성의 인생 이야기이자 같은 시대를 건너온 모든 여성들의 역사 이야기”이고, 한국 현대사의 생생한 증언이다. 13년간 기자로 일했던 최규화 작가가 직접 친할머니의 생애를 기록했다. 90년 전 포항 지역 사투리를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옮기고, 잔인했던 시절을 당사자의 육성으로 생생하게 담고자 힘썼다. 종이책 출간 전 여성신문에 연재해 독자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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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고 멋진 할머니가 될래” 서점가 ‘할머니 책’ 열풍"
지난달 나온 ‘사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산지니)는 1929년생인 포항 김두리(92) 할머니의 사투리 듬뿍 구술생애사다. 손자 최규화씨가 일제강점기와 6·25 등 질곡의 세월을 겪은 할머니의 생애를 기록했다. 신지은 편집자는 “남성 이야기가 주도한 우리 현대사를 여성의 시각으로 들여다보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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