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언론스크랩

증오와 폭력이 들끓는 현대사회를 고발하다_『배달의 천국』부산일보 언론소개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23. 9. 7.

코로나 팬데믹으로 비대면 활동이 일상화되고, 대면 장사가 주요 수입원이었던 자영업자들은 매출에 큰 타격을 받게 됩니다. 때문에 이들 역시 ‘배달’이라는 방법으로 처한 경제적 문제를 타개하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습니다.

‘비대면 친화적 일상’은 배달의 편리함을 누리는 소비자에게는 천국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그 편리함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존 전투를 벌이는 자영업자에게는 지옥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앙갚음이라는 화살이 되어 돌아오는 소외와 낙오의 문제, 착취의 굴레를 씌우는 현대 플랫폼 자본주의 생태계의 처참한 모습을 그린 『배달의 천국』. 이 책과 함께, 증오와 폭력이 만연한 우리 사회를 심도 있게 분석하고 소개한 글이 부산일보에 소개되었습니다.

 


 

‘배달 강국’ 대한민국 자영업자의 처참한 지옥도

 

김옥숙 장편소설 ‘배달의 천국’
팬데믹이 부른 ‘비대면 사회’
배달 앱 속 익명의 ‘별점 테러’
고립 사회 만연한 증오와 폭력
위험 수위에 다다른 사회 조명

코로나 시기 오후 9시 영업시간 제한으로 일찍 문을 닫았던 음식점 모습. 출처: 김종진 기자

 

우리 사회는 코로나 시기에 ‘비대면 사회’로 내달으면서 배달업이 급속히 팽창했다. 출처: 김종진 기자

 

부산 소설가 김옥숙의 네 번째 장편소설 <배달의 천국>(산지니)은 우리 시대를 꿰뚫는 실감 소설이다. ‘배달 강국’ 대한민국 자영업자의 처참한 지옥도가 그려진다. 계층 이동 사다리가 붕괴돼 기득권이 귀족 특권화한 가운데 일자리 부족으로 사회 낙오자를 양산하는 ‘막막한 절벽의 고립 사회’에서 증오와 폭력이 속으로 들끓는, 위험 수위에 이른 대한민국 현주소가 그려진다.

너무나 익숙한 관용구 ‘배달의 천국’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이 소설은 ‘그런 천국’에 숨어 있는 지옥의 비극적 단면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하나의 단면을 통해 우리의 사회적 삶을 투시하는 소설 본령의 면모를 보이는 작품이다.

<배달의 천국> 이야기에는 몇 개 주요한 줄기가 엉켜 있고, 우리가 간과하는 ‘아주 거대한 무엇’이 숨어 있다. 작가가 가장 전면에 내세운 것은 결국 파멸에 이르기 십상인 ‘대한민국 자영업자의 우울한 자화상’이다. 실제 팬데믹 때 자영업자의 자살이 줄을 이었다. 작가는 “28년차 식당 사장인 남편도 2022~2023년 결국 배달업을 접고 식당 문도 닫았다”고 했다. 코로나 때 음식점 자영업자들은 영업시간 제한 때문에 ‘업장 장사’만으로는 막막하니 ‘배달 장사’로 대거 눈을 돌리게 됐다. 그로 인해 우리 사회가 소위 ‘비대면 사회’로 급속히 내달았다는 것을 소설은 포착한다.

작가는 그 비대면 사회에 숨어 있는 ‘섬뜩한 지뢰’를 작품 중심에 갖고 온다. ‘배달 앱’을 통해 자행되는 ‘익명 리뷰어의 별점 테러’가 그것이다. 소설에서 은둔자 ‘민성’이 별점 테러리스트다. 그는 무늬만 30대 공시생이고, ‘귀족원룸’에서 서너 달에 한 번쯤 밖에 나갈까 말까 한 ‘히키코모리’다. 가족에게까지 외면받으며 악취 나는 쓰레기더미 원룸에 파묻혀 사는, 몸무게를 주체할 수 없는 엄청난 거구의 그는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배달 중독자’요, 하루 열 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게임 중독자’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변화무쌍한 게임은 ‘리뷰 테러’ ‘식당 죽이기 게임’이다. 현실 속 루저인 그는 배달 앱에서 왕이나 신처럼 군림하면서 마약 같은 진정제인 ‘악플’을 남용하는 것이다. ‘악플을 쓰고 있을 때면 영혼을 묶고 있는 수치심의 감옥에서 풀려날 수 있’고, 도파민이 솟구치고, ‘사악한 즐거움’에 사로잡힐 때 ‘맛난 음식을 먹는 듯한 미식의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는 음식을 맛있게 먹고도 악플을 단다.

요컨대 그의 사례는 ‘사회적 낙오’를 ‘무차별 테러’로 복수하는 기제가 우리 사회에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인을 낙오시키는 ‘시스템 폭력’을 ‘묻지마 폭력’으로 대갚음하는 양상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무서운 현주소라는 것이다.

 

김옥숙 소설가. 김옥숙 제공

 

시스템이 부재한 구조적 폭력·모순의 말단에서 별점 테러가 자행되는데, 소설이 그리듯 ‘별점 테러’에 의해 죽어나는 것은 ‘백만석 사장’을 비롯한 자영업자다. 구조적 모순과 ‘거대한 무엇’은 숨고 말단에서 악플러와 자영업자가 세게 충돌한다. 아무리 음식이 맛있어도 ‘맛없다는 인터넷 테러’에 의해 배달업은 단번에 곤두박질친다. ‘입 대신 손이 말하는 세상’에서 ‘소문’이 ‘사실’을, ‘거짓’이 ‘진실’을 압도하는 것은 너무나 익숙한 양상이다. 치킨 18만 원어치를 다 먹을 즈음에 똥파리가 나왔다며 전액 환불하라는 손님 요구를 거부해 폭로 댓글로 곤두박질친 가게 사장은 ‘죽을 생각으로 번개탄까지 샀다’는 건 비단 소설 내용에 그치는 일이 아니다.

소설은 여기에 하나의 큰 그림이 있다고 일러준다. “별점과 리뷰 때문에 고객과 업주가 싸우면 배달 앱이 득을 본다”는 것이다. 피 터지는 싸움을 시켜놓고 팔짱 낀 채 이득을 보는 놈은 따로 있다는 구조다. 소설이 그리는 비극은 그 구조를 꿰뚫어 보던 ‘선호 형’마저 별 도리없이 자살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는 지역의 이름난 노동운동가였으나 정계 진출이나 출세에 전혀 관심 없이 자영업에 뛰어들었다가 자살에 이른 것이다. 그 형은 입버릇처럼 말했다. “이 나라는 자영업자를 위한 나라가 아니야. 자영업자를 위한 나라는 없어.” 소설은 백만석 사장의 입을 빌어 외친다. “자영업자는 사람도 아닙니까? 이 나라의 국민이 아닌가요? 온 세상이 죽으라고 목을 조르네요.” 작가는 “팬데믹으로 줄을 잇던 자영업자의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었다”고 말한다. “대한민국 자영업자의 연평균 소득은 1년에 2000만 원도 안 되는 1952만 원(2021년)이에요.”

골방에 처박힌 사회 낙오자, 리뷰에 전전긍긍하는 음식점 자영업자, 그들의 싸움을 국가나 자본 같은 ‘거대한 보이지 않는 손’이 방치 조장하고 있다고 소설은 그려낸다. 그 거대한 구조의 말단에서는 정말 죽고 죽이는 살인 사건이 터진다. 소설은 끔찍한 ‘귀족원룸 공시생 살인사건’으로 시작하고 있다. ‘분노가 가득 담긴 거칠고 날 선 목소리’를 가라앉힌 공 들인 글쓰기로 단숨에 읽히는 것이 이 소설의 특장이다. 2003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전태일문학상 소설이 당선된 이후 <흉터의 꽃>, <김형률> 등을 낸 작가는 젊은 시절 노동운동을 한 경험도 있다고 한다.

 

김옥숙의 네 번째 장편소설 『배달의 천국』. 산지니 제공

 

『배달의 천국』 부산일보 지면 소개

 

▼기사 출처: <부산일보>, 2023-09-06, 최학림 선임기자

 

‘배달 강국’ 대한민국 자영업자의 처참한 지옥도

코로나 시기 오후 9시 영업시간 제한으로 일찍 문을 닫았던 음식점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www.busan.com

 


 

🔪  『배달의 천국』 보다 상세한 책소개  

 

플랫폼 자본주의가 그린 자영업자의 지옥도_『배달의 천국』:: 책 소개

“자영업자를 위한 나라는 없어!” 플랫폼 자본주의 속 노동 착취의 메커니즘과 비대면 일상이 키운 우리 사회의 어둠을 드러내다 앱 클릭 몇 번이면 펼쳐지는 손안의 음식 천국 그 천국의 맛을

sanzinibook.tistory.com

 

🔪  『배달의 천국』 구매하여 읽어 보기  

 

배달의 천국 | 김옥숙 - 교보문고

배달의 천국 | 앱 클릭 몇 번이면 펼쳐지는 손안의 음식 천국 그 천국의 맛을 위해 지옥을 견뎌내는 이들이 있다 ▶‘배달 강국’대한민국 자영업자의 지옥도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빵, 사방에

product.kyobobook.co.kr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