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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다찌·진주 실비·마산 통술, 서민의 고단한 삶을 달랬다 :: <부산일보>에 소개된 <탐식 기행, 소울푸드를 만나다>

by 에디터날개 2023. 11. 9.

탐식하는 시인, 최원준 작가의 신작 <탐식 기행, 소울푸드를 만나다>가 ‘부산일보’에 소개되었습니다. 

서민들의 고단한을 달래준 각 지역의 소울푸드에 관심을 가져 주셨습니다. 

여러분이 살고 있는 지역에도 그곳만의 소울푸드가 있나요?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소울푸드가 있다면 함께 나눠주세요 ^^

 

통영 다찌·진주 실비·마산 통술, 서민의 고단한 삶을 달랬다

탐식 기행, 소울푸드를 만나다/최원준

부산·울산·경남지역 소울푸드 소개
부산 시장칼국수는 지역별로 특화

 

누구나 소울푸드를 하나쯤 갖고 있을 것이다. 소울푸드는 특정한 지역에서 자연스럽게 발현한 음식이다. 그 고장에서 나는 식재료를 그들 방식으로 조리해 먹되, 지역민 모두가 공유하면서 즐거이 상식(常食)하는 음식을 말한다. 부산의 대표적인 소울푸드로는 돼지국밥, 밀면을 꼽을 수 있다. 통영의 볼락, 김해의 뒷고기, 울산 고래고기, 창녕의 붕어밥상, 밀양 보리밥, 언양 소머리국밥, 함안·의령·합천의 장터국밥 등도 그 지역에선 사랑받는 소울푸드다.

<탐식 기행, 소울푸드를 만나다>는 부산·울산·경남지역의 역사와 생활문화, 지리적 특성, 지역 사람들의 기질을 반영한 소울푸드를 소개하는 책이다. 시장칼국수, 시락국 등 고된 하루를 보내고 저절로 찾는 푸근한 음식, 각 지역의 국밥, 다양한 수산 식재료로 만든 음식, 봄나물 음식으로 분류했다.

시인이자 음식문화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모든 지역을 직접 다니며 지역의 음식에 담긴 이야기를 현지 주민에게 듣고 기록하는 작업을 지속해 오고 있다. 그러한 그의 작업은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통해 ‘그 지역의 문화’를 ‘탐구’하는 것이다.

통영의 유명한 술상 문화인 ‘통영 다찌’가 대표적이다. 술을 주문할 때마다 근처 시장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로 조리한 안주가 제공된다. 통영의 보편적 음식문화가 가장 잘 반영된 것이 ‘다찌’다. 저자는 통영음식문화연구소 이상희 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통영 다찌’가 일본의 서서 마시는 대중 선술집 ‘다찌노미야’와는 무관한 통영 고유의 음식문화임을 전한다. 다찌는 통영 예술가들에게 다양한 예술적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해방 후 시인 김춘수, 작곡가 윤이상, 화가 전혁림, 소설가 김용익 등이 강구안 뒷골목에서 술추렴으로 예술을 논하기도 했단다.

저자는 ‘통영 다찌’와 ‘진주 실비’, ‘마산 통술’은 경남의 3대 서민 음주문화의 공간이라고 말한다. 각각의 지역 특성과 문화를 잘 살린 술집들로, 대부분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시기를 견뎌야 했던 서민의 아픔을 기억하는 곳이다. 이 세 지역의 술집은 모두 앉자마자 술과 함께 안주가 푸짐하게 한 상 차려져 나온다. ‘진주 실비’의 가장 큰 특징은 정해진 상차림이 없다는 점이다. 그냥 주인이 주는 대로 술상을 받아야 한다. 일종의 ‘오마카세’인 셈이다. 한때 실비집은 술값만 받고 안주는 무제한 공짜로 주는 방식이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넉넉한 안주를 제공하는 대신 술값을 더 얹어서 받는 형태로 변했다. 지금은 ‘통영 다찌’나 ‘마산 통술’처럼 1인당 일정액의 안줏값을 받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마산 통술집의 특징은 처음에 한 상 차려진 음식이 가득한데도, 술자리가 끝날 때까지 음식이 계속 줄을 잇는다는 점이다. 제철 식재료를 활용하기에 사철의 술상 변화가 뚜렷하다.

부산의 시장칼국수에는 시장과 지역별로 특화된 칼국수가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해물칼국수’는 풍부한 수산물이 나는 지역의 특색을 반영하고 ‘짜장칼국수’는 화교들의 부산 정착에 영향을 받아 유독 짜장면을 좋아하던 부산 사람들의 식성을 대변한다. ‘팥칼국수’는 부산의 산업화 과정에서 전라도 출신의 노동 인력이 대거 부산에 정착하면서 형성된 음식이다.

 


이처럼 다양한 소울푸드 사례를 읽다 보면 ‘음식은 시대를 담는 그릇’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게 된다. 음식 속에서 국가와 민족의 역사, 문화, 정치, 경제 등 활동을 읽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가정이나 공동체 마을에서 먹어왔던 음식과 음식문화가 향토 음식의 기초가 되고 이 음식이 널리 퍼져 국가와 민족을 대변하는 음식이 된다. 이 때문에 음식은 지역의 풍습과 생활사, 지역 사람들의 기질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최원준 지음/산지니/304쪽/2만 원.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탐식 기행, 소울푸드를 만나다> 더 알아보기 

 

탐식 기행, 소울푸드를 만나다

그 계절에 나는 식재료로 만든 제철 음식, 지역민이 오랫동안 먹어온 향토 음식, 만드는 이의 정성이 담긴 요리는 한순간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탐식(探食)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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