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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 이벤트

마르크스주의의 관점으로 동아시아의 포스트자본주의를 고민하다_『국가에 대항하는 마르크스』 출판기념회 후기

by ellelitunlivre 2024. 5. 22.

안녕하세요, 편집자 초록입니다🌲🌲🌲
날씨가 무척이나 맑았던 지난 금요일, 진주에 있는 경상국립대를 방문했습니다.
얼마 전 출간된 산지니의 신간 『국가에 대항하는 마르크스』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는데요.
뜨거웠던 행사의 현장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출처: 뉴데일리 부산경남(ⓒ경상국립대)

 

이날의 출판기념회는 경상대학교 한국사회과학연구단의 학술대회와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5월 16일, 17일 이틀간 진행된 학술대회에서는 '동아시아의 포스트자본주의적 대안: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이라는 주제 아래 중국, 인도, 일본 등 다양한 나라에서 마르크스주의 연구자들이 모였습니다.

21세기 글로벌 자본주의는 경제위기, 지정학적 위기, 기후위기 등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동아시아 또한 이러한 위기에서 안전한 공간이 아닙니다.
학술대회에서는 이런 문제의식하에 마르크스주의적 방법론에 기초하여 역사, 정치, 경제, 젠더, 생태 등의 영역에서 21세기 동아시아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자들의 지속적인 연구 성과를 나누었습니다.

 

 

본격적으로 행사를 시작하기 전에, 학교 내부에 있는 경상대학교 출판부를 방문했습니다.
지앤유는 지역에서 열심히 책을 기획하고 만들고 있는 출판사 중 한 곳이죠!
편집자와 디자이너 선생님과 짧았지만 출판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바로 옆 카페 한켠에 있는 책 구경도 했습니다.

 

 

행사장 앞에서는 이렇게 산지니의 대표적인 마르크스주의 도서 두 권을 판매했답니다.
『국가에 대항하는 마르크스』의 저자 스미다 소이치로 선생님뿐 아니라 『한 권으로 읽는 마르크스와 자본론』의 저자이신 사사키 류지 선생님도 뵐 수 있었어요.

 

책에 사인해 주시는 사사키 류지(좌) 저자와 스미다 소이치로(우) 저자

 

두 저자께 요청드려서 사인도 받는 데 성공했답니다ㅎㅎ

 

 

출간기념회 북토크에 앞서 저자는 한국어판으로 책이 출간되어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신경 써서 번역 작업을 맡아주신 정성진, 서성광 역자 두 분께 감사를 표했고, 빠른 출간을 가능하게 해준 산지니 출판사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이 자신의 박사논문으로부터 출발했다고 말하며, 마르크스주의의 어떤 면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와 집필을 해나갔는지 설명했습니다.

"흔히 마르크스는 친국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주로 정치권력을 장악해 사회주의 국가로 전환하고 전 지배계급을 타도해 계급을 타파하는 등의 논의를 했다고 알려져 있죠. 그러나 저는 마르크스가 국가에 대항했다는 것, 국가에 반대되는 입장을 가졌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논문을 썼습니다. 책에서는 무정부주의 정치나 포퓰리즘을 비판하며 마르크스가 반국가적인 입장을 어떻게 주장했는지를 썼습니다. 부제에서 볼 수 있듯 '타율성'에 집중해서요. 저는 마르크스의 연구에 있어 경제학적 측면뿐 아니라 다양한 면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이외의 측면들에 집중하고자 했습니다."

"애프터 마르크스(마르크스 이후)를 이야기하기 전에 백 투 마르크스(마르크스로 돌아가다)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19세기, 마르크스는 혁명적 사회주의를 주장했습니다. 마르크스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주의자들이 정치적 혁명을 통해 공산주의 국가를 건설하고자 했죠. MEGA 연구는 마르크스를 읽자는 취지에서 시도된 것이지만 그냥 읽는 것이 아닌 '다시 읽고 재해석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마르크스는 여러 학자로부터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고 자신의 주장을 차별화하면서 투쟁해 나갔습니다. 그는 궁극적으로 무국가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것도 마르크스가 처음으로 주장한 것이 아니라 생시몽이나 프루동 등 프랑스 사회주의자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그 담론공간에서 마르크스는 정치경제학에 초점을 맞춘 것이고요. 이것이 마르크스로 돌아가서 논의하고자 한 것이라면, 마르크스 '이후'에 대해 말할 때 저는 비판이론, 오토노미 마르크스주의에 초점을 맞추어서 주장을 펼칩니다. 박사논문 이후에도 오토노미즘에 집중해서 연구를 더 해나갔고, 장외투쟁 그리고 정치혁명뿐 아니라 사회혁명의 역사적 순간들을 검토했습니다."

 

 

출간기념회 후반부에 저자는 『국가에 대항하는 마르크스』의 한국어판 서문과 본문의 내용을 인용하며 동아시아 상황에 초점을 맞추어 자본주의가 마주한 한계와 마르크스주의의 역할을 설명했습니다.

"서문에서 저는 일본 상황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선진국들의 불균형과 침체, 일본의 경우 아베노믹스와 함께 찾아온 장기침체 등의 상황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장외투쟁과 계급투쟁을 함께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정치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본과 국가를 넘어서는 직접행동이 필요한 것이죠. 저는 '자본주의'라는 말에 이미 국가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그것으로부터 나아가는, 자본과 국가를 초월하는 투쟁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런 투쟁은 여성, 생태계, 환경 등 다양한 투쟁과 결합해 진화해 나가야 합니다."

 

 

"책의 7장에서 저는 동아시아를 지정학적 관점에서 이야기하며 초국적 세계체제를 이야기했습니다. 일본만 아니라 동아시아 다양한 국가의 선행연구를 검토하며 이런 장외투쟁들이 자본과 국가에 대항하는 것을 넘어서 그것들을 초월하는 초국적 마르크스주의의 관점에 대해서요."

저자가 예시로 든 이 책의 7장은 자본주의의 세계화가 국가의 역할 변화를 초래하고, 제국주의가 경제적, 정치적 지배를 통해 국가의 권력을 확장하는 정책 체계로 기능한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국가 간의 경쟁과 협력이 글로벌 질서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행사를 마무리하는 역자 정성진 교수

 

학술대회의 마지막은 『국가에 대항하는 마르크스』의 역자이자 경상대 한국사회과학연구단 장이신 정성진 교수님께서 빛내주셨습니다. 이틀 동안 자리에 참석해 주신 분들과 경상대에서 마르크스 연구를 지속해오고 있는 학생들을 한 명씩 언급하시며 고마움의 뜻을 표현하셨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 단체사진

 

짧은 시간이었지만 책의 주된 내용뿐 아니라 저자가 어떤 면에 집중해서 책을 써나갔는지 들으며 편집자로서 다시 한번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본 국가론과 국가를 뛰어넘어 현대 자본주의 세계에 던지는 메시지를 깊이 알고 싶으신 독자분들은 이 책,  『국가에 대항하는 마르크스』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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