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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욱의 그림일기

경전선 열차가 다니던 삼랑진 철교 - 아욱의 일상 그리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24. 7. 17.

삼랑진은 이름 그대로 세 갈래 물출기가 모이는 나루터이다. 낙동강은 남지에서 남강과 합류한 뒤 동진하다 밀양강과 합류한다. 삼랑은 낙동강, 남강, 밀양강의 세 줄기를 의미한다.(이야기를 걷다, 281쪽)

20년쯤 전에 <이야기를 걷다>라는 책에 필요한 자료 사진을 찍으러 삼랑진에 간 적이 있다. 요산 김정한 전집에 나오는 단편 소설 <뒷기미 나루>의 배경이 되는 장소가 삼랑진에 있었다.

육로가 많지 않고 험했던 옛날에는 강과 나루가 교통의 중심이었다. 강 건너 김해에서 청도, 밀양, 대구를 다녀오려는 사람들로 꽤 북적였다는 나루터도 지금은 한가롭기만 하다.

삼랑진역은 경부선이 지나고 경전선이 시작하는 철도 요충지였다. 일제강점기 때 일인들이 많이 살아 읍내에 적산가옥이 제법 남아 있고, 철도 관사 마을도 남아 있다고 하는데 아직 가보지는 못했다.

경전선 열차가 다니던 삼랑진 옛 철교

삼랑진 옛 철교. 1940년 삼랑진역에서 출발해 광주 송정역까지 가는 경전선이  개통되고 열차가 다니던 다리다. 지금은 기차 대신 레일바이크가 다닌다. 강 건너 김해에서 출발해서 철교를 건너와 삼랑진 쪽에서 돌아 다시 김해로 간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첫 삼랑진 여행은 대학 1학년 야유회 때였다. 완행열차를 타고 삼랑진역에 내려 강가 딸기밭 가운데 한 농막에서 딸기 먹으며 노래 부르고 놀았던 기억이 난다. 모이기만 하면 노래는 왜 불렀을까.

오랜만에 다시 와본 삼랑진은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곳 같다. 오래된 목욕탕 굴뚝이 꽤 높아 보일 만큼 주위의 건물과 집들이 나직나직하다. 가는 날이 장날이 아니라서 장터도 조용했다. 

읍내 외곽에 번듯한 카페들이 하나둘 들어서고 있다. 낙동강 종주길을 달리는 바이커들이 큰 손님인 것 같다. 바이커들을 위해 얼음물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한 로스터리 카페에 앉아 창밖 풍경을 그렸다. 초록이 무성한 나무들을 보며 잠깐, 동남아 어디에 와 있는 건가 싶은 착각이 들었다. 

2024년 6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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