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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욱의 그림일기

한성 1918 - 부산을 그리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24. 8. 26.

한성 1918: 100년의 시간을 품은 벽돌

부산도시철도 중앙역 11번 출구로 나가면 40계단 테마거리가 나온다. '한성 1918'을 찾아가는 이 날도 8월의 불볕더위가 장난 아니었는데 테마거리의 마로니에 나무 그늘 덕분에 머리가 익지는 않았다.

인쇄소, 지업사, 출력소가 늘어서 있는 동광동 인쇄골목을 지나 건널목을 건넜다. 광복동 쪽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니 백산기념관이 보이고 목적지인 붉은 벽돌 건물이 기념관 바로 옆에 있었다.

그동안 이 길을 꽤 여러 번 다녔는데 근대건축물로 지정된 이런 건물이 여기 있는 줄 처음 알았다. 답사 다니면서 매번 느낀다. 아는 만큼만 보인다는 것을.

건물은 1918년 한성은행 부산지점으로 설립된 이래 약 40년간 은행 업무를 보던 곳이었다. 1960년대 개인에게 매각되어 상업 용도로 이용되었다. 한때 청자빌딩이라고 불렸고 1층엔 청자다방이 있었다. 2000년대 들어 철거위기에 처한 것을 부산시가 사들여 리모델링 과정을 거쳐 20184'한성 1918- 부산생활문화센터'로 거듭났다. 근대건축물 보존을 위해 부산시가 사들인 최초의 건물로 부산시 근대건조물 제2016-1호다.

건물 1층에는 카페, 전시 갤러리, 연주회 공간으로 쓰이는 다목적홀이 있고 2, 3층에는 연습실, 모임방, 교육실 등으로 쓰이는 작은 방들이 있다. 부산 시민이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건물 전체를 덮은 붉은 벽돌은 가까이서 보니 좀 들떠 보였는데 벽돌 자체 색이 아니라 붉은 페인트를 바른 것이라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좀 자연스러워질까.

1층 창문 아래에 장식처럼 박힌 알록달록 여러 색깔의 벽돌이 눈에 들어왔는데 역시나 옛 건물에 쓰인 벽돌을 보존해놓은 것이라고 한다. 100년의 시간을 품고 있어서인지 오래된 것이 예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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