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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기사가 된 목사님, ‘이웃’의 의미를 깨닫다 :: <목사님의 택배일기>가 부산일보에 소개되었습니다!

by bhb99212 2024. 8. 30.

 택배 상자들고 이웃의 세상에 뛰어 든 목사의 이야기. 『목사님의 택배일기』부산일보에 소개되어 공유드립니다 😊

『목사님의 택배일기』는 개척교회의 목사, 구교형 목사가 2015년부터 택배기사로 노동하며 겪고 깨달은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입니다. 배달 업무의 고충과 함께 '진짜 세상'을 경험하며 종교와 종교인의 자리에 대해, 이웃에 대해, 땀 흘리는 노동에 대해 생각하고 삶의 이치를 깨닫게 됩니다. 종교인에게 직업과 노동은 무엇이며, 이 치열한 현실 속에 종교가 있어야 할 자리는 어디일까요?

더 자세한 책 내용은 아래 기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택배 기사가 된 목사님, ‘이웃’의 의미를 깨닫다


 

 

다양한 연령대가 모인 택배 현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동료애가 싹튼다. 산지니 제공
다양한 연령대가 모인 택배 현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동료애가 싹튼다. 산지니 제공

 

 

쓰는 일은 정직해서 보람
아프고 다쳤을 땐 쉬게 해야
종교 있어야 할 곳은 어딘가

<목사님의 택배일기>는 오늘날 ‘이웃’이란 개념에 대한 확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던져 주는 책이다. 개척교회 목사인 저자가 2015년부터 지금까지 틈틈이 택배 기사로 일하며 겪고 생각한 이야기를 담았다. 부족한 살림에 보탬도 되고, 교인들의 일상에도 좀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집을 못 찾아 어디론가 잠적해 버리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단다. 사람이 이렇게 무거운 물건을 계속 들어 올려도 괜찮을까 염려될 정도였다니 택배 일의 어려움이 짐작이 된다.

택배 기사를 대체할 사람은 사실상 없다. 그러니 택배 기사는 움직일 수만 있으면 어떻게든 출근해서 배송하고, 집에 가서 앓아야 한다. 우산 쓰고는 배송을 못 하니, 택배 기사는 우산을 쓰지 않는다. 장대비를 종일 맞으면 한여름에도 추위에 몸이 떨린다. 택배 기사에게 관공서나 은행은 너무 일찍 문을 닫는다. 총알배송, 당일배송, 새벽배송 등 서비스 경쟁은 기사들의 노동강도를 나날이 높이고 있다. 택배 기사가 과로사하면 고객들의 배송 독촉 전화가 장례식장까지 걸려 오는 현실이 너무 무섭다. 최소한 아픈 사람, 다친 사람은 어떻게든 쉬게 해야 하지 않을까.

어느새 익숙해져 신나게 택배를 이야기하는 모습이 펼쳐지기도 한다. 택배의 기초는 정리에 있는데, 정리 잘못하면 개고생이라는 식이다. 나중에 배송할 물건들이 무너져 섞이면 배송할 때마다 물건 찾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기 때문이다. 높게만 쌓으면 되는 게 아니다. 틈새를 적당히 채워 빈틈을 막으면서도 배송지에 따라 구분하여 배열해야 한다. 쌓은 물건에는 자신만 아는 결이 있고, 그 결마다 길이 보인단다. 택배의 달인 탄생이다.

택배와 인생은 비슷한 것 같다. 택배는 일단 나가기만 하면 어떻게든 된다. 인생살이도 앉아서는 도무지 답이 안 나와도, 막상 부딪혀 하나씩 하면 어떻게든 하게 된다. 목사님이 택배를 한다는 사실에 교인들이 자신들과 가까워졌다며 좋아하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특히 택배 일을 같이 하는 한 동료는 아침마다 와락 안고 “목사님, 사랑해요”를 속삭였단다. 요즘 사람들은 목사와 교회를 싫어한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꼭 그런 게 아니다. 가까이에서 자신들의 고단한 삶을 이해하는 목사와 문턱 낮은 교회를 보고 싶었던 것이다.

진지하면서도 때로는 유머러스한 게 이 책의 매력이다. 작은 키에 무게중심이 낮아 흔들림이 크지 않고, 좁은 곳을 지날 때도 무난해 자신이 주택가 택배에 최적화된 몸이라고 혼자만의 이야기를 할 때는 웃음이 터져 나온다. 목사도 사람인지라 일할 때 힘들면 욕을 내뱉는다. 그때마다 스트레스가 제법 풀린단다. 욕은 자기 감정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될 수 있음을 느끼고, 욕하는 아이들도 이해하게 된다(나이 들면 스스로 조심하게 된다). 욕이라도 하면서 다들 힘든 상황을 견디는 것이다.

저자는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간사 일을 시작해 최근까지도 시민단체 실무자 일을 해 왔다. 택배 일을 선택한 것도 이런 경력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택배 일을 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거품이 많은 사람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사람들이 점점 종교에 무관심해진다고 우려한다. 종교가 이웃과 함께하는 생활 현장에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모르겠다.

택배 대리점에는 택배기사만 있는 게 아니었다. 사무실 직원, 아르바이트, 건강식품 배달하는 여사님, 구내식당 주인 부부까지도 가족처럼 대하는 자세가 보기에 좋다. 택배기사가 바라본 아파트와 택배 차량의 갈등, 스티로폼 아이스박스의 불편한 진실, 택배 기사의 대리운전 이야기, 중국인에 대한 차별 등 우리 사회의 모순을 다룬 이야기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저자는 택배 기사가 일상이 있는 인격체임을 깨닫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면서 이 책을 썼다고 했다. 택배 기사는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민낯을 이해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직업인이다. 택배 기사가 택배 물품만큼이라도 존중받는 세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웃은 택배 기사를 포함해 얼마든지 넓고 풍성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택배 기사들이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장미여관의 ‘퇴근하겠습니다’라고 한다. 결코 퇴근할 수 없는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이기 때문이다. 구교형 지음/산지니/232쪽/1만 8000원.

 

박종호 기자

 

▮ 기사 원문 보기

 

택배 기사가 된 목사님, ‘이웃’의 의미를 깨닫다

다양한 연령대가 모인 택배 현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동료애가 싹튼다. 산지니 제공 <목사님의 택배일기>는 오늘날 ‘이웃’이...

www.busan.com

 


 

 

목사님의 택배일기

구교형 지음 | 산지니 | 2024-07-26 | 18,000원
ISBN-13 : 979-11-6861-354-6 (03810)
232 page, 135 mm * 200 mm
에세이


 

▮ <목사님의 택배일기> 구매 링크

 

목사님의 택배일기

구교형 목사는 택배 일을 통해 그간 알지 못했던 ‘진짜 세상’을 경험하며 종교와 종교인의 자리에 대해, 이웃에 대해, 땀 흘리는 노동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구교형 목사가 만난

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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