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산지니x공간에서 아주 반가운 만남이 있었습니다. 제주대학교 학생들이 방문한 것인데요. 학생들을 맞으며 강수걸 대표님께서 '지역출판의 기획과 경영'이란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셨습니다.
바깥은 쌩쌩 부는 바람으로 인해 추웠지만, 공간은 많은 사람들로 인한 훈기 그리고 열정으로 참 따뜻했습니다.
그 뜻깊었던 시간의 일부를 오늘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을 많이 해오신 대표님이시만, 강연의 시작 때는 조금 긴장한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 산지니에 대한 소개 그리고 대표님에 대한 소개로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2005년부터 간직해오고 있는 산지니의 출판이념 소개는 물론, 학생들에게 생소할 수도 있는 출판의 전 과정에 대한 상세한 정보도 안내하였습니다. 산지니의 책 <배고픈 노랑가오리>와 <좋은 문장을 쓰고 싶다면>이라는 책을 예시로 책 제작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출판 편집자, 디자이너, 마케터는 어떤 일을 하는지도 소개하였습니다.

책 제작 외에도 출판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었는데요. 국내외 도서전 그리고 IP의 2차적 저작권 수출을 위해 스토리마켓 등에 참여하는 것도 출판사의 일이지요.

그다음은 현재 우리 출판업계가 어떤 위치에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였습니다. 출판업계가 직면한 도전과 앞으로 해야 할 과제 등 특히 AI의 발달이 출판업계에 미친 영향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대표님의 긴 강연이 마치고 학생들의 질문타임이 시작되었는데요. 저는 사실 제가 학생이었던 때를 떠올리며 질문이 몇 개 없으리라고 예상했는데 웬걸, 정말 좋은 또 날카로운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Q: 출판인에게는 어떤 품성이나 소양이 필요한가요?
A: 출판사는 편집자들 간에 이야기하는 시간 도 많고, 디자이너 간에 이야기하는 시간도 많습니다. 또한 편집자와 디자이너 또는 마케터 간에도 소통이 필요하죠. 작가와의 대화도 중요하고요. 따라서 글로 하든, 말로 하든 소통 능력이 정말 중요합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것. 그게 중요한데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책을 내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소통이 잘 되지 않아 실수가 일어나면 책을 전량 폐기해야 하는 일까지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Q: 출판업계를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출판은 진입하기 어렵지 않은 분야입니다. 책을 좋아하고 읽을 수 있다면 출판사에 들어올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글을 써야 하는 일이 많고, 그런 일은 점점 늘어납니다. 소셜미디어에 홍보를 할 때도 또 보도자료를 쓸 때도 그렇죠. 그래서 읽고 쓰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또한 공부를 계속해야 하는 업입니다. 세계정세가 나날이 바뀌고, 독자들의 관심사도 바뀌기 때문에 꾸준히 공부해야 좋은 책을 기획할 수 있습니다.
Q: 북투어를 여러 번 진행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재밌었거나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으신가요?
A: 타이페이 북투어에서 타이페이 도서전에 갔을 때,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수출 기념으로 강연을 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몸이 아픈 상태로 강연을 해야 해 곤혹을 겪었었죠. 홍콩으로 북투어를 갔을 때는 홍콩의 서점에서 행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북투어를 계속 진행하고 싶었고 실제로 준비도 했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이미 예약한 호텔 등을 전부 취소해야 했던 아쉬운 경험이 있습니다.
Q: 부산 출판사로서 지역의 문화 등을 살리기 위해 하신 활동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지역 활동을 하는 건 20년간 해왔음에도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지역 활동을 하려면 1차적으로 지역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합니다. 출판사를 차리기 전부터 부산에 관한 책을 모두 읽어보았습니다. 지역 신문도 특히 중요합니다. 부산에는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이라는 양대 신문사가 있는데,이런 지역신문사가 존재하여 미디어와 콘텐츠 유통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런 지역 신문의 모니터링도 중요합니다. 또 지역 활동을 지속하고자 하는 의지도 필요하지요. 산지니는 지역출판사로서의 경험을 담은 책도 출간하였고 또 부산 예술가와 문인을 주목하는 책도 꾸준히 내오고 있지요.

책을 만드는 과정뿐만 아니라, 지역 출판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해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강수걸 대표님의 강연을 통해 출판이 단순히 책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문화와 가치를 만들어가는 과정임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강연에 참석한 학생들에게도 이 시간이 하나의 소중한 경험으로 남았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산지니가 지역과 함께 성장하며,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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