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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 이벤트

37회 7월 저자와의 만남 <맹자독설> 정천구 선생님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7. 25.

 

  지난 20일 37회 저자와의 만남이 열렸었지요. 저번 달에 이어 이번 저자와의 만남도 공간초록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달에는 <맹자독설>의 정천구 선생님을 만나 뵀는데요. 독자분들이 많이 찾아오셔서 더욱 즐거운 만남이었습니다!

정천구 선생님과 독자분들을 기다리는 산지니 식구들

   저희는 공간에 미리 가서 온 선풍기를 끌어다가 세팅해두고, 바깥을 계속해서 주시하며 독자분들과 정천구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37회 저자와의 만남을 시작합니다!

  대표님의 개회식(?)으로 본격적인 저자와의 만남이 시작됐는데요. 사회를 맡으신 정훈식 선생님의 재치있는 입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조봉권 기자님께서 함께 자리하셔서 <맹자독설>이 책이 되기 전의 숨겨진 이야기들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훈식 선생님께서 미리 짜놓은 질문지를 과감하게 한쪽으로 치워두시면서 즉흥적인 질문을 하겠다고 하셨는데, 그때 정천구 선생님께서는 조금 당황하신 듯했어요. 하지만 그 모습과는 달리 진행되는 내내 물 흐르듯이 답변을 척척하셔서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답니다.

정훈식 선생님 조봉권 기자님

  독자분들의 열화와 같은 질문에 토론은 약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굴하지 않고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는데요. 그 중 몇 가지를 추려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로 녹취 과정에 문제가 있어 100% 육성과는 같지 않고 윤색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u_u* 덧붙여 100%는 오신 분들은 가져가셨으니, 여러분도 다음 달엔 꼭 저자와의 만남에 참석하셔서 100%를 가져가시길 바랍니다!

(    정훈식 선생님의 질문,     독자분들의 질문)

 

::: <맹자독설>의 비화?

  여기 있는 정훈식 선생과 지하철을 타다가, 길을 걷다가 나눈 이야기들이 책이 되었습니다. 칼럼이 세다고 말이 많았었죠. 조봉권 기자님도 여기저기서 전화 받느라 고생을 하셨고. 독(獨, 毒)자가 빠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의 제목을 맹자독설이라고 지었습니다.

::: 왜 고전 그리고 맹자인가요?

  사실 제 전공은 이 쪽이 아닌데, 보니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는 것 같더라구요. 수신(修身)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 사회에서 고전이 쓸모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요즘 국민들이 주인의식이 없는데 그걸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은 맹자가 유일해요.

  어떻게 주인의식을 가질 것인가? 요즘은 누구나 교육을 받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사(士)에요. 따라서 국민(주인)의식은 자각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급변하면 망가집니다. 부산의 인문학이 십 년만에 발전? 이건 과욕입니다. 기획은 바로 결과를 내려고 하는데, 그러면 안 돼요. 한 나라가 바뀌려면 거대한 안목이 필요합니다. 내가 죽으면 누군가가, 또 다음 세대가 한다, 이런 마음가짐이죠. 저도 맹자독설이 당장 베스트셀러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베스트셀러가) 될 때까지 살 계획입니다.(웃음)

정천구 선생님

::: 주인의식이라는 말이 인상깊었습니다.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나 사상이 있다면 뭘까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개인이 자신의 길을 확고하게 세우는 겁니다. 그리고 둘째는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같이 가는 거죠. 현실 개선에는 학문하는 사람들이 가장 큰 짐을 지고 있다고 봅니다. 칼보다 무서운 게 붓이라는 걸 입증하려 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길로 갈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기득권자가 가장 원하는 것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모이는 거예요. 왕도로 가려면 타협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칼럼이 세다길래, 저는 검찰에서 저 좀 잡아갔으면 싶었어요. 감빵에 가서 책도 좀 보고 그러고 싶은데 소식이 없네요(웃음). 옛날에는 말 한마디 잘못 했다 죽었는데, 요즘은 목숨을 바칠 필요가 없어요.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절이 되었죠. 호응해 주는 사람은 반드시 있습니다.

::: 현 정권에 대한 생각이 듣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듣다 보면 간혹 자신이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른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남들이 쓰니까 쓰는 거죠. 며칠 전 언론에서 5.16쿠데타에 대한 박 대표의 생각을 물었는데 '역사의 판단에 맡긴다'더군요. 역사의 판단에 맡기다니, 정말 무식한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 자체가 사관이 이미 평가한 것이고, 지금은 누구나 사관이 될 수 있으니까요.

  조선 시대에는 왕이 죽자마자 실록 편찬에 착수합니다. (박 대통령이 죽은 뒤) 삼십 년이 지났으니 책이 많이 나와야 정상인데, 그렇지 않아요. 말은 사유를 지배하고 사유에서 말이 나옵니다. 말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해요. 맹자가 그랬죠. 나는 말을 잘 안다구요. 정치가 연설을 보지 말고 한번 들어만 보세요. (보면서 듣는 것과는) 달라요. 요즘 사회에서는 말을 제대로 듣고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한 화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솔직히 고전이 요즘과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많이 공부하신 분으로서,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를 좀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여기 와서 뭔가 확 와닿기를 바라는 게 제일 위험합니다.(웃음) 스스로 원전을 읽지 않고 제 책부터 보는 건 좋지 않지요. 장자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제나라의 환공이 글을 읽는데, 윤편이란 사람이 수레바퀴를 깎다 말고 무슨 책을 읽느냐고 묻습니다. 환공이 성인의 말씀이라고 답하자, 윤편이 다시 그 성인이 살아 있느냐고 묻습니다. 환공이 죽었다고 답하자 윤편이 말하길, 전하께서 읽는 것은 성인의 찌꺼기라고 말합니다. 그때 환공이 화를 내니까 윤편이, 자신이 수레바퀴 사이의 막대기를 깎을 때 직접 해봐야 적당히 잘 깎을 수 있지, 어느 정도로 적당히 깎아야 빡빡하거나 헐겁지 않게 할 수 있는 지를 아들에게 가르쳐 줄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즉 성인도 옛 사람도 전해 줄 수 없는 것과 함께 죽었다고요. 자신이 터득해야 하는 겁니다. 내가 읽어주지 않은 고전은 고전이 아닙니다. 모든 고전은 반쯤 쓸모가 있고 반쯤은 쓸모가 없습니다. 자기가 써먹는 거예요.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느냐고 흔히 묻는데, 쉬울 때까지 읽는 게 고전입니다. 좋은 고전으로는 논어, 장자, 한비자, 맹자, 순자 등 많습니다. 자기 취향에 맞는 거 빼고 읽으세요. 맘에 드는 것만 읽으면 치우치거든요. 성공하려면 한비자를 읽되, 환갑 안에 죽어야 합니다. 그렇게 살면 욕을 많이 먹거든요. 자유롭게 살고 싶다면 노자와 장자를, 이도저도 아닐 때 공자를 읽으세요.

  세상에 알릴 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병입니다. 병을 알리면 누군가는 치료법을 알려 주게 되어 있습니다. 나머지 하나는 좋은 책이에요. 마음에 드는 고전을 늘 들고 다니면서 읽으시기 바랍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혹은 길가 벤치에서 여러분이 고전을 읽는 모습에 누군가는 자극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그 좋은 책이 널리 알려지게 되는 것이죠.

 

독자분들과 단체 사진

  마지막에는 이렇게 단체 기념 사진도 찍고,(사진에서는 안보이지만 이 분들 수의 2배 정도의 독자분들이 더 있었습니다!) 독자들을 위한 정천구 선생님의 팬사인회도 열렸답니다. 호호. 안 오시거나 못 오신 분들은 지금 이 글을 보시며 땅을 치며 후회하고 계시겠군요!

집중해서 사인하시는 정천구 선생님

  만남은 뒤풀이로 더 이어졌는데요. 저는 아쉽게도 같이 하지 못했네요.(울음) 하지만 다음 달 유익서 선생님과의 만남이 준비되어 있으니, 금방 땅을 치신 분들을 포함해 전국의 독자분들, 기다려주세요!

  다음 달에 뵙겠습니다. ^ㅇ^

맹자독설 - 10점
정천구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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