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 에드워드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답했습니다. 카의 말처럼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바로 역사라면, 이제 과거의 질문에 우리가 답할 차례가 아닐까요? 현재 우리가 쓰고 있을 역사의 좌표를 적실히 보여주고 있는게 바로 출판이 아닐까 하고 늘상 생각해 오던 차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인 조영남 교수의 『용과 춤을 추자』는 시사하는 점이 많은 책입니다. 현재 우리가 과거에게 대답할 답변들이 가득 들어있는 답변지이기 때문입니다.


     민음사에서 출간된 『용과 춤을 추자』는 우리나라에 있어서의 중국의 의미를 적절한 비유와 다양한 통계자료를 통해 중국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는 책입니다. 이를 테면,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세계 정치와 경제에서의 게임 규칙자가 이제는 다름 아닌 중국이 되었다는 것에서 중국의 파워를 여실히 엿볼 수 있는 것이지요.


강력하지만 부드러운 힘. 중국의 소프트파워.


     정치적, 경제적 파워뿐만이 아닙니다. 혹시 공자학원이라고 들어보셨나요? 공자학원은 중국 정부가 중국의 문화와 중국어를 전파하기 위해 전세계에 만든 문화원 같은 기관인데 국내에도 이미 열여덟 군데의 공자학원이 개원 중에 있습니다. 제가 사는 부산에도 동아대학교에, 그리고 최근에는 서면에도 개원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는 중국에도 중국 정부가 나서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세계에 전파하려는 다분한 의도로 읽힙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한류문화를 정부에서 장려하는 것처럼요.


     그러나 저자는 이같은 중국의 정치, 경제, 문화적 파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중국이 불완전한 세계 강대국임을 강조합니다. 중국이 아직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특수한 정치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같은 공산당 일당체제가 계속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을 중국통인 저자의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는데요. 이것은 다음과 같은 대목에서 드러납니다.


     정치 제도도 정치 발전의 한 종류로 보아야 한다.(P 256)


     바로 공산당의 집권 시스템을 '정치 제도'로 보는 새로운 시각이었습니다. 중국인들은 이제 더 이상 사회주의, 공산주의 시스템을 믿지도, 중국이 공산주의 국가라고 생각치도 않는다고 합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공산당이 지배하고 있는 엄연한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말입니다. 다만, 한 국가의 엘리트들이 장악한 공산당이라는 일당 정치 제도를 인정하면서 이것을 특수한 정치제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던 것이지요.


     경제가 어려울수록 강력한 정부를 원하듯, 다양한 민족과 다양한 세력으로 뭉친 중국경제를 하나의 구심점으로 뭉칠 수 있는 것도 어쩌면 이러한 정치 제도 때문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정치가 힘들다 경제가 어렵다 하면서도 본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민주화 대신 강력한 리더쉽을 무기로 공포 정치를 내세우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지지를 받는 이유가 쉽사리 이해가 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문득,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때의 독재 정치를 그리워하는 모습와 함께 묘하게 오버랩되기도 합니다.


     저자 조영남 교수는 중국 정치세력의 변화를 분석하기도 했는데요. 1세대 마오쩌둥의 혁명가들의 정치에서 노동자 농민 간부로, 이제 장쩌민 주석 시대에 들어서는 다시 공대를 졸업한 기술관료 출신에서 경영대학, 인문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서 경력을 쌓은 사회 관리형 엘리트로 행정관료들의 출신이 변화하고 있다 합니다. 


     앞으로, 중국 체제가 어떻게 될지 저같은 문외한으로서는 잘 알 수 없는 일이기는 합니다만, 중국이라는 나라가 이제 거대한 영향력을 가진 주변국임은 이제 기정사실화된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할 일은 과연 무엇일까요? 저자 조영남 교수가 말하는 바대로 중국이라는 용과 함께 춤을 추는 일을 하기 위해서, 그 첫 시작은 바로 중국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용(龍)과 춤을 추자 - 10점
조영남 지음/민음사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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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impulsion 2015.05.09 16: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재의 중국을 진단하다. 『용과 춤을 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