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산니지 인턴 김소민입니다

 

지난 6월에 출간된 따끈따끈한 책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들인데요 이번에 사람들의 저자, 황경란 작가님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작가님의 첫 소설집이라고 들었기에 저도 굉장히 설렜어요. 하만 아쉽게도 작가님과 거리가 멀어서 서면 인터뷰로 진행했답니다. 대신 인터뷰 질문 이전에 짧게나마 책을 읽고 난 제 소감이나 생각을 함께 보내드린 후에, 본격적인 질문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럼 인터뷰를 함께 보실까요?

 

Q1. 사람들은 작가님의 첫 소설집이라 들었습니다. 사람들을 출간한 소감을 여쭈어보고 싶어요:)

A1. 재촉한 사람은 없는데 밀린 숙제 같은 걸 끝내고 난 기분이에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숙제가 있다면 이런 걸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되네요. 그리고 첫 번째라는 수식어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걸 알게 됐어요. 다행히 이 처음을 넘겼다는 홀가분한 지금의 기분만 기억하려 해요.

 

Q2. 사람들에 나오는 사람들은 곁에서 쉽게 볼 수 있기도 하고, 어딘가에 분명히 있지만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 사람들로 섞인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에 나오는 각각의 인물을 쓰기로 하신 데에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그리고 이 사람들 꼭 넣어야겠다! 하신 부분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A2. 특별한 이유보다는 기억해야 할 사람들을 소설로 쓰고 싶었어요. ‘기억해야 할 가치의 기준이 뭐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인간의 잘못, 과오, 위선 같은 단어를 찾게 되네요. 인간의 잘못으로, 위선으로 상처 받은 사람들을 기억하고 싶었어요.

꼭 넣어야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없는 것 같아요. 아직 못 넣은 사람들이 더 많아서겠죠.

 

Q3. 작품 안 내용에 대해 하나씩 얘기하고자 합니다. 먼저 사람들을 보면 신문을 통해 륜의 가치관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 점은 부장과는 반대된다고 생각했는데 부장의 말들, ‘제 기사는 그냥 기사가 아니에요, 그건, 그건, 사랑이에요그러니까, 모두가 사랑이에요를 보면, 어쩌면 부장도 륜과 비슷한 가치관을 가졌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륜을 대신해 선뜻 사람들을 연재했다고 생각했고요. 하지만 부장은 사람들대신 사고를 적었고 륜이 말하고 내가 씀을 마지막 문장으로 써냈는데, 이건 그동안 륜의 사람들을 삭제했던 것에 대한 사과의 의미였을까요?

A3. 부장은 과 같은 사람이었을 거예요. 물론 처음에는요. 그러다 열정도, 품었던 가치관도 어느새 잃어버렸죠. 그래서 부장은 이 부럽고 무서웠어요. 자기처럼 변해야 하는데, 륜은 그럴 거 같지 않았거든요. 륜이 부럽고 두려웠던 부장은 죽은 사람의 흔적을 찾겠다는 륜의 일본 출장을 허락했죠. 그리고 륜이 사라진 그의 빈자리에서 과거를 잊어버린 사람들앞에서 또 한 번의 혼란을 겪어요. 그 혼란으로 사람들의 연재를 마무리하지 못하지만, ‘륜이 말하고 내가 씀이라는 문장을 덧붙이며 륜의 사람들’, 그들의 중심에 륜이 있었다는 걸 밝히는 거죠. 일종의 고백이라고 할까요

 

Q4. 만약 사람들에서에서 륜이 연재한 사람들을 작가님이 연재하시게 된다면 어떤 이야기를 제일 먼저 쓰고 싶으신가요?

A4. 외국인 노동자보다 더 가난한 공장 사장이요. 한국 근로자가 모두 떠난 공장을 외국인 노동자와 지키는 가난한 공장 사장의 이야기. 또 하나의 사람들이죠.

 

Q5. 선샤인 뉴스에서 치윤이 점자지에 기록하는 문장들, ‘그녀도 미로 속에 살고 있다’, ‘안마를 하면서 살고 싶지 않아요’, ‘가장 아름다운, . 높이 60미터 달. 살아서 돌아가고 싶어요.’ 등 모두 하나하나 마음을 강하게 울리는 듯합니다. 작가님은 치윤의 문장 중 어떤 것을 가장 고민하며 쓰셨고, 또 기억에 남으시나요?

A5. 살려주세요.’라고 말하는 걸 봤어요. 티브이에서. 우리의 모든 대화, 입을 열고 입을 닫고, 숨을 쉬는 그 모든 행위는 살려주세요의 다른 표현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요.

 

Q6. 킹덤에 등장하는 타마타브 항구는 옛 타마타브, 현재는 토아마시나라고 불리는 아프리카 동부 도시를 배경으로 하신 것 같습니다. 사실 제겐 조금 생소한 장소였고 사람들중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혹시 타마타브라는 공간을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6. 실제 암바토비 광산에 킹덤이라는 제련소가 설치됐어요. 각국의 투자로 니켈과 광물을 캐내는 작업이 오 년여 동안 있었어요. 그걸 배경으로 쓰게 된 소설이에요. 특별한 이유라기보다는 자본의 힘이 어디까지 뻗어 나가는지 그 위험을 말하고 싶었어요.

 

Q7. 그날 이후로에서 금령은 자신이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60년 넘게 숨기고 살아오다 서울에서 집회 장면을 보고, 글을 배우면서 점차 마음이 바뀌게 됩니다. 금령을 움직이게 했던 결정적인 일 혹은 생각은 무엇이었을까요?

A7. 함께하는 모습이요. 연대라고 할까도 했지만 왠지 그건 너무 거창하구요. 금령 할머니의 눈에 함께 모여 있는 할머니들이 낯설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러면서 악몽 같았던 기억들이 떠올랐겠지만, 그래서 더욱 그들 틈에 같이 있고 싶었을 것 같아요. 함께, 둘이서 같이, 이건 큰 힘이 되죠.

 

작가님 방 창 밖으로 보이는 감나무라고 해요. 저 감나무와 교감을 많이 하신다고 합니다.

 

Q8. 소년은 알지 못했다에서는 폭력의 답습이 고스란히 나타나는 것 같았습니다. 제목이 소년은 알지 못했다인 이유도 날개 스스로는 알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얘기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고요. 그래서 날개의 열여섯 살과 동생의 열세 살, 그리고 그 후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날개와 동생이 시간이 흘러서도 폭력의 그늘을 벗어나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 무거운 질문이긴 하지만, 작가님은 이렇게 폭력이 답습되는 현상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A8. 날개와 같은 상황에서 성장한 아이들, 충분한 보호와 보살핌이 부재한 상황에서 아이들이 성장한다면 분명 날개와 같은 마음을 품고 자랄 거예요. 문제는 이 사실을 어른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거예요. 알면서도 아이들이 자신들보다 약하고 어리다는 이유로 폭력을 가하죠. 우리 또한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구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많은 어른들이 공범이고 방관자라고 생각해요. 어른들이 변해야 해요.

 

Q9. 언덕 위의 집은 앞선 이야기와는 느낌이 다른, 독특한 구성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몇 번째 남자의 이야기를 차례대로 나열하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등, 마치 동화나 전설을 그대로 쓴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늙은 아버지와 소년의 이야기가 더 아름답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고요. 혹시 언덕 위의 집을 쓰실 때 이러한 구성에 신경 쓰신 부분이 있나요?

A9. 구성은 의도하지 않았어요. 쓰다 보니 그렇게 된 거 같아요. 소설의 서사에서 조금 벗어나고 싶었어요. 시간과 공간은 항상 그대로인데, 변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했고, 그러다보니 언덕 위의 집이 되었어요. 이 소설은 조금 더 고쳐서 다시 완성해야 할 것 같아요. 중간에 퇴고하면서 어색한 부분을 많이 삭제했는데, 그 부분을 보완할 계획이에요.

 

Q10. 작품 밖의 이야기도 조금 해보고 싶습니다. 작가님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글을 쓰신다고 들었습니다. 작가님이 되고 싶어 하시는 좋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A10.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친절해야 하고, 친절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있어야 하더라구요. 예를 들면 우산이 없는 사람에게 우산을 받쳐줄 때도 용기가 필요하고,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다가설 때도 용기가 필요해요. 선한 일에 용기를 내는 그런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러면 제가 쓰는 글이 때로는 미흡해도 나는 좋은 사람이다라는 사실에 위안을 얻을 것 같아요.

 

Q11. 이번 사람들은 왠지 작가님이 길을 걸으시다, 뉴스를 보시다 떠올리셨을 것 같은데 제 추측이 맞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평소에 글을 쓰실 때 주로 어디에서 소재나 주제를 떠올리시나요?

A11. 서울로 출퇴근하면서 내내 전철 안에서 신문을 읽었어요. 종이 신문을 여전히 좋아하는데 기사에 밑줄을 긋고, 기사가 나기 전의 앞과 뒷이야기를 이렇게 저렇게 혼자 만들어 봐요. 그러면서 평소 관심 있던 분야가 기사화 됐을 때, 소설을 써볼까, 생각하곤 해요.

 

Q12. 2012년 신춘문예에 등단하실 때 소설을 열심히 쓰셨고 시간이 지나 불과 일 년 전에, 소설에 마음을 쏟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사이의 시간이 아주 짧다고는 할 수 없는데, 계속해서 작가님이 소설을 쓰게끔 하는 데는 어떤 이유가 있었나요?

A12. 질문은 조금 다르게 접근해서 써야겠네요. 저는 직장생활을 굉장히 오래했어요. 졸업 후 시작한 직장생활을 일 년 전까지 계속 했으니 꽤 오래 했다고 할 수 있겠죠. 그 사이사이 소설을 쓰긴 했지만, 문우라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없었어요. 어찌어찌 글 쓰는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보면 전혀 어울리지 못하는 외톨이였어요. 그래서 나와 소설은 맞지 않나 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러면서 다시 직장에 충실하고. 그런데 또 소설은 혼자 쓰고 있고. 이런 생활이 반복이었어요. 그러다 일 년 전, 더 늦기 전에 소설을 꾸준히 써보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됐죠. 여전히 작가들과의 교류는 거의 없어요. 지금은 그게 더 편하다는 결론을 내렸죠. 다시 질문으로 돌아와 소설을 쓰게끔 하는 이유소설 쓰는 일이 제가 해 본 일 중 가장 평화롭다고 해야 할까요.

 

Q13. 책이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 보니 사람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네요. 2020년은 코로나19 때문에 너무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고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 책을 보니 떠오른 생각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 일상을 평범하게 보냈었던 사람들도 힘들어하는데, 코로나19 이전에 하루가 고단했었던 사람들은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모르겠네요. 요즘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A13. 저는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아닌, 어려움을 겪지 않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주변을 돌아보세요.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답니다."

지금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사람의 말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요. 그냥 견딜 수밖에요. 그리고 모두 견뎌내고 있을 거예요.

 

Q14. 마지막 질문입니다. 작가님의 향후 작품 계획을 살짝 들어보고 싶네요. 계획하셨거나 쓰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나요?

A14. 100세를 한 해 앞둔 한 노인의 이야기와 청소년보호시설인 중장기쉼터에 살고 있는 남학생의 이야기를 쓰고 있어요. 두 편 모두 단편이구요. 장편은 청소년 소설을 구상 중이에요.

 

 

 

질문에 대한 답은 끝났지만 가님이 부록처럼 인터뷰 소감도 함께 보내주셨답니다!

 

질문에 답하면서

질문에 답하는 동안 감사한 시간이었어요. 공식적인 글로, 공식적인 정리를 했다고 할까요.

언덕 위의 집이 기억에 남았다는 글도 제겐 또 힘이 됐어요. 고맙습니다.

(작가님에게 사진을 요청했던 것에) 제 방 창밖으로 보이는 감나무를 찍어서 보내요.

저 감나무와 많은 교감을 하죠. 새도 많이 날아오고요.

그리고, 조카가 만들어준 사람들 엽서의 이미지도 도움이 될까, 보내요.

우편함은 저희 집 우편함이에요.

제가 저에게 소설가의 집이라고 수줍게 붙여줬어요.

그럼, 제 감사함을 언젠가 전할 날이 있겠지요.

그날을 기약하며.

 

 

그렇게 받은 엽서 사진!

너무 예쁘지 않나요?

 

처음에는 대면 인터뷰가 아니라서 소통하는 데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하지만 오히려 글로 대화하다 보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신경 쓰며 적게 돼서 더 조심스러워졌고 덕분에 신중하고 진솔한 인터뷰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신 작가님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주변에 넘쳐나는 게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사람들을 봐야함을 말해주는 책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사람들』 황경란 작가님과의 인터뷰였습니다! 

 

 

사람들 - 10점
황경란 지음/산지니

 

 

 

Posted by 김소민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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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동글동글봄 2020.07.15 14: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님이 감나무를 보내주셨군요. 엽서도 완전 이뻐요! 실제로 제작하고 싶은 마음이 막 드네요^^ 따뜻한 인터뷰 잘 읽었어요. 두 분의 대화를 엿보는 느낌이 들어 더 두근거리면서 읽었습니다.

<라라 오디오북>에서 정우련 소설가의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이 소개되었습니다!

<라라 오디오북>은 부산 교통방송 주말 프로그램인 <주말의 가요데이트> 속 토요일 오후 코너로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을 소개하며 책 한 구절을 낭독해주는 프로그램이랍니다.

7월 11일 <라라 오디오북>에선 황은덕 소설가가 어떤 내용을 소개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황은덕 소설가: 오늘은 정우련 소설가의 소설집,『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자인 정우련 소설가는 1996년 국제 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지금까지 소설집 2권, 산문집 1권을 출간했고 오랫동안 부산 여러 대학에서 소설 창작과 글쓰기를 강의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은 작년에 출간된 소설집인데요 모두 7편의 단편 소설이 수록되어있습니다.

 

진행자: 제목이 참 재미있네요, 냄비에 뭔가를 팔팔 끓이는 것이 연상이 되는데 요리와 관련이 있는 건가요?

 

황은덕 소설가: 네, 그렇다고 할 수 있는데요,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은 소설집에 실린 7편의 단편소설 중 표제작으로, 달걀을 삶을 때 물이 팔팔 끓고 난 직후 4분 동안이 달걀이 가장 알맞게 익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달걀에 대한 에피소드가 영화 <엘비라 마디간>에 나온다고 하는데 그 내용이 소설에 소개됩니다.

영화 <엘비라 마디간>은 연인 사이에 아주 짧고 비극적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며 「팔팔 끓고 나서 4분간」도 두 연인이 만나서 사랑을 하다가 나중에는 결국 이별이 암시되면서 이야기가 마무리 되는데요, 그래서 소설집 제목은 연인 사이의 짧고 뜨거운 사랑의 유효기간을 의미합니다.

 

진행자: 음식에 비유하긴 했지만 사랑에 대한 은유적인 표현이기도 하군요. 그런데 사랑했던 짧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기억은 오랫동안 소중하게 가슴에 남기도 하잖아요. 사랑의 유효기간 이후의 시간도 중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황은덕 소설가: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떤 사랑은 아주 짧은 기간에 끝나기도 하지만 평생동안 가슴에 소중한 기억으로 남기도 해요. 이 소설집에도 이런 내용이 실려있어요. 「처음이라는 매혹」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88세 할머니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 할머니는 결혼한 지 1년도 안 되서 6·25전쟁이 발발했고 남편이 전쟁터로 나가서 행방불명 돼요. 하지만 88살의 할머니에게 조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뭐였냐며 질문을 합니다. 할머님의 대답이 뜻밖에도 '신랑'이었습니다. 그 옛날에 참외밭에서 따온 참외 한 개를 불쑥 건네면서 덧니를 보이며 활짝 웃던, 앳된 신랑의 모습을 평생 기억하고 살아오신 겁니다.

 

진행자: 네, 소설집에는 주로 사랑이야기가 실려있는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도 궁금하네요.

 

황은덕 소설가: '사랑'이라는 키워드로 이 소설집을 소개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소설집 제일 처음에 실린 이야기가 「통증」이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이에요. 재혼으로 결합한 한 예술가 부부의 다소 지친 사랑, 결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뜨거운 사랑 기간이 지난 후에 여러 가지 현실젂인 문제로 갈등을 겪고 싸우는 부부의 이야기가 사실적으로 그려지고 있는데요, 그 외에도 이 소설집에는 어린 시절과 중·고등학교 시절을 배경으로 한 성장 이야기를 다룬 것도 있고요, 남중국해에서 베트남 난민들을 구한 선장과 선원들의 관한 이야기도 수록되어있습니다.

 

▲정우련 소설가/ 국제신문 신귀영

 

이어서 황은덕 소설가는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의 여러 장면들을 짧게 낭독했습니다.

 

황은덕 소설가: 오늘은 「말례 언니」라는 제목의 단편 소설을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1960년대와 1970년대의 부산의 예전 풍경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부산 영도구 대평동을 배경으로 한 13살 소녀의 이야기로, 바로 앞집에서 입주 가사 도우미로 일하는 말례 언니의 연애편지를 대필해주는 내용입니다.

 

말례 언니는 학교를 갔으면 고등학교 졸업반쯤 될 나이였는데 무학에다 문맹이었다. 공동 우물이 있던 우리 동네 골목 안에는 우리 할머니를 비롯하여 문맹인 어른들이 여럿이었다. 할머니는 내가 글짓기 대회 나가서 예춘호한테 상을 받았다고 우물가에서 얼마나 자랑을 했던지, 동네 어른들 중에는 내게 편지 대필을 슬쩍 부탁하는 이도 생겼다. 말례 언니가 그 성가신 존재 중의 대표 격이었다.

 

"보고 싶은 운산 오빠/운봉교 밑을 광천이 흐르고/우리들의 사랑도 흘러가네요/오빠랑 지낸 남원에서의 기쁜 날들을 떠올리면/괴로움은 사라지고 말아요"

 

언니, 저 오빠야랑 어떻게 아는데.”

우리 집에 배달하러 가끔 오잖애.”

운산 오빠는 어짜고?”

야는, 뭐를 어째야. 그란데 쟈는 남진이 닮지 않았대? 지는 남진이 아니고 김진입니다, 이러더랑게.”

운산 오빠가 알면 우짤라고.”

나가 돈 벌어서 고향에 돌아가면 대평반점 겉은 중국집 차릴겨. 일주일에 한 번씩 우리 식구들한테 짜장면도 만들어주고. 어디 짜장면뿐이겄어. 짬뽕이랑 탕수육도 깔쌈하게 차려내 놓을겨. 가출할 때 성공해서 돌아오겠다고 편지를 써놓고 왔는디 풀세 꿈을 정해부렀당게.”

 

바닷가 맞은편은 자갈치시장이었다. “쩌그 가봤어?”

그가 자갈치 시장을 가리켰다. 아이들이랑 통통배를 타고 자갈치 내려서 용두산공원에 놀러간 적도 있었다.

 

그즈음 운산 오빠에게 보내는 편지 대필이 뜸해졌다. 그 대신 김진에게 보낼 쪽지 대필이 몇 번 있었는데 그럴때마다 어쩐지 마음이 편치 않았다. 저 벽촌에서 오직 말례 언니 하나만 품고 사는 운산 오빠나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지어 말례 언니랑 살고 싶은 김진이나 위태롭긴 매한가지였다. 그들의 사랑이 술빵처럼 부풀어 오를수록 찜찜하고 불안했다.

 

진행자: 말례 언니가 운산 오빠한테도 대필 편지를 보내고 중국집에서 일하는 김진 오빠한테도 대필 쪽지를 보내는군요. 재밌습니다. 낭독에서 영도구에서 통통배를 타고 자갈치 시장에 내린다는 내용이 나오잖아요., 예전에는 진짜 이 구간을 통통배를 타고 왕복했나요?

 

황은덕 소설가: 네 그렇습니다. 부산 영도구 대평동은 정우련 소설가가 오랫동안 어린시절과 성장기를 보낸 곳인데요, 이 소설집에는 작가의 분신처럼 여겨지는 주인공들이 몇 명 등장하며 말례 언니의 연애편지를 대필하는 '분서'라는 아이도 그 중 한 명입니다. 그 외에도 「우리들」이라는 단편 소설에서도 대평동에서 통통배를 타고 남포동까지 5분이면 갈 수 있다는 그런 내용이 나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사실 저는 무엇보다 말례 언니는 누구와 이어질까가 참 궁금합니다.

 

황은덕 소설가: 결국 말례 언니는 둘 중 누구하고도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비극적인 사건을 겪고 결국 영도구 대평동을 떠나게 되는데요, 방금 낭독은 풋풋한 내용을 소개해 드렸지만 말례 언니라는 단편 소설은 전체적으로 아주 애잔하고 가슴 아프고 아릿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책 소개를 끝으로 황은덕 소설가는 코너를 마무리하는 노래로 패닉의 <달팽이>를 신청했습니다. <달팽이> 가사가 소개된 단편도 있고, 이 노래를 들으며 여주인공이 마치 자기 모습 같다고 생각하는 장면도 나오기에 전체적으로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이랑 잘 어울리는 노래라고 하네요.

 

『팔팔 끓고 나서 4분간』,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며 곳곳에 등장하는 부산 지역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와의 인터뷰] 『팔팔 끓고나서 4분간』의 저자 정우련 작가

[서평] 끓는 점에 놓인 통증과 마주하다. 『팔팔 끓고 나서 4분간

 

 

팔팔 끓고 나서 4분간 - 10점
정우련 지음/산지니

 

 

 

 

Posted by 김소민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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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뉴스를 보다가 마치 <서프라이즈>에 나올 것 같은 기사 하나를 접했습니다.

기후변화에 녹아내린 알프스 빙하타임캡슐이 열렸다는 내용이었죠.

 

19661

인도 뭄바이를 출발한 에어인디아 101편은 영국 런던을 향해 가다가 추락했습니다.

당시 사고로 여객기와 함께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객 100여 명 전원은

알프스 몽블랑 북쪽 끝자락에 묻히게 되는데요.

 

기후변화 때문에 서유럽 최고봉인 알프스 몽블랑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당시 사고의 흔적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수십 년 된 신문을

몽블랑 산기슭 식당의 주인이 발견했습니다.

 

인도의 첫 여성총리 인디라 간디의 사진과 당선 소식이 실린 1966120일 자 신문.

(사진 출처: JTBC 관련 뉴스 화면 캡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보도였습니다.

 

세월호와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이 생각나기도 했고

무엇보다기후변화의 무서움을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조류 때문에 핑크빛으로 변한 빙하에 관한 이야기나

20세기 들어 알프스 빙하 중 약 500개가 사라졌다는 스위스 정부의 발표,

그리고 기상이변의 한 형태였던, 며칠 전에 부산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까지

결국, 전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지구의 경고라 할 수 있겠죠.

 

이제라도 다시(!) 편리함을 택하며 잠시 소홀했던 환경보호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 여기저기서 발열 체크와 체온 측정을 하면서

열이 나고, 체온이 높게 나올까 봐 신경 쓰는 일이 많을 텐데요.

우리 지구도 온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더 아프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지구의 날'에 소개했던,

지구 평균기온의 한계점에 대해 경고하는 책 <2>를 다시 추천합니다.

이 책과 함께

21세기 지구 평균기온이 '2도' 상승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우리는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 봤으면 합니다. 

 

 

 
2℃ - 10점
김옥현 지음/산지니

 

 

Posted by Peac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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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출간 예정작인 <벽이 없는 세계> 표지를 말레이시아 패트리엇 출판사에 보냈더니 한국어판 표지가 예쁘다며 인스타에 소개하고 싶다는 답장을 받았습니다.^^ 

팔로우 신청해서 맞팔하고 들어가봤더니 팔로워가 4.5만. 기죽네요ㅠ 비교하는 나쁜 습관은 버리도록 해요. 

아래는 패트리엇 출판사 인스타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말레이어로 쓰여 있어 구글번역기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말레이어는 라틴 문자로 표기되어 얼핏 보면 영어처럼 보이나 전혀 읽을 수가 없네요.



한국의 출판 파트너로부터 가까운 시일 내에 Ayman Rashdan Wong 형제가 World Without Walls II (World Without Walls II)를 출판 할 것이라는 확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Sanzini Books에서 발행했습니다. 한국의 지역 사회, 정치, 국제 및 역사에 관한 책을 출판하는 데 적극적이고 유명한 한국의 서적 출판사 중. 또한 소설 읽기 자료를 출판합니다. 

World Without Walls II는 외국어로 출판 된 첫 번째 책입니다. 그 후에 한국 시장을 위해 한국어로 출판 될 Tasjil Anis Salatin (대 말레이 왕의 연대기)이라는 또 다른 책이 있습니다. 

우리는 Ayman Rashdan Wong을 축하합니다. 

의미있는 협력에 대해 Sanzini Books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이 우정과 합작 투자가 계속 될 수 있기 때문에 말레이시아와 한국이 양국에 유익한 독서 자료를 계속 공유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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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가도괜찮아 #thepatriotsasia #말레이시아 #책 #Malaysia


<벽이 없는 세계>

50개의 주요 이슈를 통해 알아보는 국제 정치.
미국, 중국, 터키, 러시아 등 세계의 지정학과 국제관계를 기존의 서구적인 관점이 아닌 제3지대의 관점에서 분석한 책. 저자 아이만 라쉬단 웡은 말레이시아의 외교관이자 지정학 연구자로 13만명의 페북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인플루언서.

벽이 없는 세계 - 10점
아이만 라쉬단 웡 지음, 정상천 옮김/산지니


Posted by 산지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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