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지니 책632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한국사회 ▶ 정신과 의사가 진단하는 한국사회 의사로서는 특이하게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를 언론을 통해 비판해온 대표적인 시론 칼럼니스트 정영인 교수가 그동안 써온 칼럼을 묶어 새롭게 책으로 펴내었다. 부산대학교병원 정신과 교수로 재직 중이면서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아울러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방면의 사건에 대한 광대한 관심과 예리한 분석에 기초한 그의 시론 칼럼은 주위에서 일어나는 제반 사회적 현상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준다. ▶ 자신이 속한 집단의 치부에 가차 없이 메스를 들이대다 정신과 의사이자 국립대학 교수로서 우리사회의 대표적인 기득권자에 속한다면 속할 수 있는 정영인 교수는 그러나 스스로 자신이 속한 집단의 치부에 가차 없이 메스를 들이댄다. 그런 면에서 그는 자신이 속한 사.. 2011. 5. 20.
신간 <다르마키르티의 철학과 종교> 다르마키르티(Dharmakīrti, 法稱, 600∼660)는 7세기 이후 불교학, 인도철학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불교철학자이자 논리학자입니다. 그렇지만 다르마키르티의 주저인 『프라마나바르띠카(Pramāṇavārttika)』(量評釋)는 너무나 난해해서 그것을 해명하는 작업은 지금까지 달팽이걸음이답니다. 이 책은 『프라마나바르띠카』의 게송을 해석하여 논고함으로써 다르마키르티의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인 언어이론과 다르마키르티의 종교에서 가장 중요한 신의 존재증명에 관한 이론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다르마키르티가 살았던 시대는 ‘집단적 열광, 신앙부흥운동, 종교기관, 교회당, 예배의식, 경전, 그리고 행동규범 등 형식에 속하는 종교의 장식들을 강조’하는 세속의 종교가 만연한 시대였답니다. 이 종교는 .. 2011. 5. 15.
젊은 작가 12인과 문학을 얘기하다 소설을 읽는 사람보다 영화나 드라마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많고, 시를 읽는 사람보다 시를 쓰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예전의 그 위대한 문학은 끝장났고 이제 문학은 기껏 오락거리가 되어버렸다고 푸념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사실이 그렇다. 하지만 몰락과 종언의 온갖 풍문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홀로 자기의 길을 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문학을 둘러싼 그 추문들의 한가운데서 정결한 마음으로 글 짓는 일에 몰두한다. 마치 그것만이 그 어떤 지독한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위안이라도 되는 것처럼. (『불가능한 대화들』, 6쪽) 염승숙 : 부끄럽게도 소설을 읽고 또 쓰면서, 저는 매일 국어사전을 들고 다니는 학생이었어요. 수업을 들을 때도, 도서관을 갈 때도, 집으로 돌아올 때도, 언제나 국어사전을 손에 .. 2011. 3. 30.
<오늘의문예비평> 20주년 기념 단행본 『불가능한 대화들』 출간 『오늘의문예비평』이란 잡지를 아세요. 새로운 시각과 논리로 비평정신을 올곧게 세우고자 하는 기치 아래 1991년 봄 전국 최초의 비평전문지로 창간된 이래 2011년 봄호(통권 80호)로 어느덧 창간 20주년을 맞이하게 된 비평전문지인데요. 그동안 도전적인 기획으로 한국문학현장에 비판적으로 개입하면서, 한국문학을 견인하고 받쳐주는 담론들을 꾸준히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그 시간이 어느덧 강산이 두 번 바뀐다는 20년이 되었답니다. 그러다 보니 ‘오늘의문예비평(오문비)’은 ‘전국 유일의 비평전문 계간지’ ‘최장수 비평전문지’ ‘부산을 비평의 메카로 만든 잡지’ 등 한국문학에서 갖가지 이정표를 세워놓은 잡지가 되었답니다. 서울 중심의 한국 문단 구조에서 지역에 자리를 잡고 그것도 대중성이 약한 비평전문지를 표방.. 2011. 3. 23.
르포, 절망의 일본열도 막가파식 원전 건설 고베항을 출항해 서쪽 세토나이해로 향한 배는 구루시마해협에 걸려 있는 ‘시마나미해도’의 밑을 빠져나와 일본열도 혼슈를 향해 툭 튀어나온 시코쿠의 ‘오스미노하나(大角ノ鼻)’를 빙 돌아 들어갔다. 복잡하게 뒤엉킨 작은 섬들을 뒤로한 채 간몬해협으로 곧장 나아가면 우현에 돌연 나타나는 것이 깊은 숲으로 덮인 야마구치현 나가시마다. 나가시마는 본토 측 세토나이해에서 깊이 들어간 무로쓰 반도에서 축 늘어진 한 방울의 물방울처럼 보였다. 무로쓰와 가미노세키(上関)는 아치형 ‘가미노세키대교’로 연결되어 있다. 이 섬 서쪽 끝 인적이 드문 해안이 ‘가미노세키 원자력발전소’ 예정지가 된 것은 1978년께였다. 그때까지 주고쿠(中國)전력은 야마구치현 서쪽 끝 히비키나다와 접한 호후쿠초(현 시모노세키시).. 2011. 3. 16.
첫 출근 2006년 7월 5일, 처음으로 양복을 입고 출근을 하다. 아침에 영도 봉래동에서 버스를 탔다. 그리고 영도다리를 건너 남포동에서 지하철을 갈아탔다. 자리가 없어 서서 가는 내내 지하철 안의 분위기가 어색하다. 오늘이 7월 5일, 부산광역시의회에 첫 등원을 하는 날이라 여름양복을 한 벌 구해 입고 가는 중이다. 지하철 안은 마침 에어컨이 나와 시원하기는 하였지만 앉아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반팔 티셔츠에 얇고 짧은 바지나 치마를 입고 있는데 나만 긴팔 양복을 입고 있다. 그것도 짙은 감청색 양복이다. 이날따라 필기구와 지갑 그리고 가지고 갈 서류가 몇 개 있어 커다란 핸드백을 어깨에 메고 가는 내 모습이 왠지 어색해 보인다. 더구나 지금까지 집안 결혼식이나 명절을 제외하고는 양복을 입고 다닌 적이 없는 나.. 2011. 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