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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책629

다문화주의의 불편한 진실 『오늘의 문예비평』은 1991년 봄 전국 최초로 비평전문지를 표방하며 창간된 이래 올해로 어느덧 20년이 넘었는데요. 그동안 매호 도전적인 기획으로 새로운 담론을 꾸준히 생성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이 『오늘의 문예비평』이라는 계간지를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여러 다양한 꼭지들을 통해 읽을거리가 풍성한 잡지이지만 비평이라는 특성이 아무래도 일반 독자들에게는 다가가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마음을 열고 꼼꼼히 읽어보면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시선을 통해 새로운 시각과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아주 의미 있는 잡지랍니다.^^ 『오늘의 문예비평』의 다양한 꼭지들 과 이원체제로 한국문학현장의 다양한 쟁점들을 점검하고 풍성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세계체제의 불평등성을 극복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을 내장한 .. 2011. 9. 14.
창조적 비평에 대한 욕망을 드러내는 '정훈 평론집' 비평은 이론이자 해석이며 비판이다. 비평가의 경향에 따라 어느 한쪽의 기울기가 있기 마련인데 정훈의 글쓰기는 해석을 지향한다. 텍스트의 결을 섬세하게 따라가면서 그 속살에 가 닿으려는 정훈의 비평은, 이론의 회색 추상과 날선 비판의 권력 의지를 비켜난다. 단연 그의 비평에서 빛나는 영역은 해석인데, 텍스트에 대한 에로틱한 열정마저 느끼게 한다. 그만큼 살아 숨 쉬는 언어가 내뿜는 숨소리와 말의 진실에 온몸으로 육박하려는 것이다. 간혹 그의 글쓰기에서 시를 갈망하고 있다는 착각에 사로잡히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래서 시인과, 시와, 행복한 교감을 이루려는 그의 비평은, 지금-여기에서 진정한 사랑을 실현하려는 한 비평가의 성실한 생의 여정과 분리되지 않는다. -구모룡(문학평론가) ▶『시의 역설과 비평의 진.. 2011. 8. 24.
김경연의 첫 평론집 '세이렌들의 귀환' ▶ 문학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고 있는 김경연의 평론집 1990년대와 2000년대 한국문학 작품을 대상으로 변화하는 한국문학의 주요 징후들을 포착하고 해석한 김경연의 첫 평론집 『세이렌들의 귀환』이 출간되었다. 현재 『오늘의문예비평』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부산대 인문학연구소 HK연구교수로 재직 중인 김경연은 비평에 대한 특유의 섬세함과 열정으로 앞으로의 활동이 더 기대되는 젊은 평론가이다. 문학종언론 이후에도 여전히 문학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고 있는 김경연은 변방의 위치로 내몰린 모든 남루한 자들과 더불어 변방을 결핍이 아니라 신생(新生)의 거점으로 사유하는 일관된 비평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세이렌들의 귀환』은 여성, 타자/지역, 그리고 역사/현실에 초점을 맞추어 우리 사회의 마이너리티들을 .. 2011. 6. 29.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한국사회 ▶ 정신과 의사가 진단하는 한국사회 의사로서는 특이하게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를 언론을 통해 비판해온 대표적인 시론 칼럼니스트 정영인 교수가 그동안 써온 칼럼을 묶어 새롭게 책으로 펴내었다. 부산대학교병원 정신과 교수로 재직 중이면서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아울러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방면의 사건에 대한 광대한 관심과 예리한 분석에 기초한 그의 시론 칼럼은 주위에서 일어나는 제반 사회적 현상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준다. ▶ 자신이 속한 집단의 치부에 가차 없이 메스를 들이대다 정신과 의사이자 국립대학 교수로서 우리사회의 대표적인 기득권자에 속한다면 속할 수 있는 정영인 교수는 그러나 스스로 자신이 속한 집단의 치부에 가차 없이 메스를 들이댄다. 그런 면에서 그는 자신이 속한 사.. 2011. 5. 20.
신간 <다르마키르티의 철학과 종교> 다르마키르티(Dharmakīrti, 法稱, 600∼660)는 7세기 이후 불교학, 인도철학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불교철학자이자 논리학자입니다. 그렇지만 다르마키르티의 주저인 『프라마나바르띠카(Pramāṇavārttika)』(量評釋)는 너무나 난해해서 그것을 해명하는 작업은 지금까지 달팽이걸음이답니다. 이 책은 『프라마나바르띠카』의 게송을 해석하여 논고함으로써 다르마키르티의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인 언어이론과 다르마키르티의 종교에서 가장 중요한 신의 존재증명에 관한 이론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다르마키르티가 살았던 시대는 ‘집단적 열광, 신앙부흥운동, 종교기관, 교회당, 예배의식, 경전, 그리고 행동규범 등 형식에 속하는 종교의 장식들을 강조’하는 세속의 종교가 만연한 시대였답니다. 이 종교는 .. 2011. 5. 15.
젊은 작가 12인과 문학을 얘기하다 소설을 읽는 사람보다 영화나 드라마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많고, 시를 읽는 사람보다 시를 쓰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예전의 그 위대한 문학은 끝장났고 이제 문학은 기껏 오락거리가 되어버렸다고 푸념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사실이 그렇다. 하지만 몰락과 종언의 온갖 풍문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홀로 자기의 길을 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문학을 둘러싼 그 추문들의 한가운데서 정결한 마음으로 글 짓는 일에 몰두한다. 마치 그것만이 그 어떤 지독한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위안이라도 되는 것처럼. (『불가능한 대화들』, 6쪽) 염승숙 : 부끄럽게도 소설을 읽고 또 쓰면서, 저는 매일 국어사전을 들고 다니는 학생이었어요. 수업을 들을 때도, 도서관을 갈 때도, 집으로 돌아올 때도, 언제나 국어사전을 손에 .. 2011.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