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복라면 편집자입니다. 제가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정해진 시간 안에 해야 하는 일이 많아서 유독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출근하자마자 주간 산지니부터 만들어놓고 이제 올리는 거에요. 증명할 길은 없지만요.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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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아니카 2013.08.26 17: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늘씨가 보고 싶을 거예요

  2. 가을하늘 2013.08.27 1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많이 보고 싶을 거예요 ㅠㅠ! 가끔 찾아뵈도 되겠죠? ^_^

작은도서관에서 찾은 '꿈' 이야기


  책 좀 읽어라 책! 이라는 말을 한 번이라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청소년의 경우에는 독서 인증제까지 생겨서 책을 꼭! 반드시! 읽게 만들고 있다. 그렇다고 책을 잘 읽지 않는데 필요할 때마다 사볼 수는 없다. 빌리자니 책 대여점이라고 쓰인 곳엔 장르소설이나 베스트셀러 정도만 대여할 수 있다. 게다가 유료.

  부모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고 싶은데 그때마다 책을 사주자니 금액이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책을 빌리러 가자니 책을 빌릴 공공도서관은 너무 멀고 험난하다. 왜 공공도서관은 내가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가.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이제는 작은도서관이 생겼으니까. 2006년 이후 문화관광부에서 주요정책과제로 세운 "마을마다 작은도서관 만들기" 사업이 선정 된 이후, 내가 사는 근처에는 나도 모르는 작은도서관이 있을 수 있다. 우리 동네에 작은도서관이 위치해 있는지 아닌지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아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출구를 나와 걷다보면 커피숍이 나온다. 커피숍 왼쪽으로 나있는 골목으로 빠져 앞으로 계속 걷다보면 작은도서관이 나온다.

  작은도서관으로 향하는 동안 태양이 아주 뜨거웠다. 작은도서관 입구에 다다랐을 때는 이미 내 등짝은 땀으로 범벅이었다. 인터뷰를 할 몰골이 아니었다. 작은도서관 입구에 마련된 쉼터에 앉아 잠시 바람을 맞으며 땀을 식혔다. 근처에 있는 슈퍼에 들러 캔음료수도 샀다. 나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작은도서관 입구를 지났다.  지난주 금요일(7/12) 연제구 거제 2동에 위치한 "거제 2동 새마을문고 작은도서관"(이하 거제 2동 작은도서관)에 다녀왔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계신 정명선 사서님께 전화를 드려 인터뷰 허락을 받은 이후 총알처럼 시간이 가버렸다. 막상 당일이 되니 얼빠진 사람처럼 있다가 작은도서관으로 향했다. 한쪽에는 카메라가방을 메고 한 손으로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지도를 보면서. 처음엔 작은도서관이 어떤 곳이고 어떻게 운영되는지, 또 사서가 하는 일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가진 사람들을 대신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웬걸, 의외의 응원을 듣고 오는 힘이 되었다.



작은도서관 정경작은도서관 명패


  작은도서관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경로당이었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은 2층만 쓰고 있었다. 이를테면 복지회관 건물의 2층을 빌린 셈이다. 계단을 오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왠지 작은도서관의 주된 이용층이 어린아이들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단에 아기자기하게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혹시라도 몰라볼까 세심하게 걸려있는 작은 명패도 보기 좋았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에 들어서자 우선 신발을 벗어야 했다. 당연히 신발을 신고 있을 줄 알았는데, 도서관 내부는 모두 장판이 깔려있었고 방문객을 위한 슬리퍼도 준비되어 있었다. 자동문을 지나 도서관 내부로 들어서자 귀여운 책상과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활용이 돋보였다.

  사서님께서 나를 보더니 인사를 건네며 먼저 도서관을 둘러보겠느냐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러겠습니다 하고 잠시간 둘러보다가 이내 먼저 인터뷰를 하고 나중에 도서관을 더 둘러보겠다고 했다. 이야기를 듣고 도서관을 둘러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다.


걸터앉거나 누울 수 있는 공간창가에서 내려다 본 작은도서관

아기자기한 소품들책장 위에 놓인 소품들

  조금이나마 둘러본 거제2동 작은도서관은 자유롭게 책을 볼 수 있는 환경이었으면 좋겠다에 중점을 두어 인테리어 되었다. 창가에도 앉을 수 있도록 쿠션이 달려 있었고 밖에서 바람이 잘 들어올 수 있도록 창이 컸다. 차양막이 되어 있어 눈이 부셔 책을 읽지 못하는 경우는 없을 것 같았으며, 또한 창문을 아이들이 넘어 갈 수 없도록 안전바도 잘 설치되어 있었다.

  사서님은 아이들이 바닥에 앉아서 책을 읽는 것은 의외로 더 좋아한다면서, 맘편히 누워서, 바닥에 퍼질러 앉아서 읽을 수 있도록 인테리어 되어 있으며 겨울이 되면 바닥에 보일러가 들어와 따뜻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고 했다.

인터뷰를 한 열람실

  인터뷰를 한 장소는 도서관에서 구분되어 있는 열람실이었다. 열람실 내부에도 일반인들이 볼 수 있는 책들이 방을 둘러싸고 있었다. 막상 자리에 앉으니 괜스레 마음이 움츠러들었다. 인터뷰를 예전에 한 번 해본 기억이 났지만, 그것보다도 훨씬 떨렸다. 개인적인 일보다는 아무래도 더 공적인 자리였기에 더 그런듯했다.

  떨리는 마음을 안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사서님은 작은도서관이 되기 이전 새마을문고였을 때부터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으셨다고 했다. 작은도서관으로 국비를 지원받아 구조 변경을 하고 난 이후에 사서를 신청하여 지금까지 일을 하고 계셨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책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어요. 그때만 하더라도 동화책을 구해 보는 것이 지금과는 다르게 매우 힘들었습니다."

  사서님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동화책을 직접 찾아 읽으면서 책에 대한 관심을 키우셨다고 하셨습니다. "책과 아이들"이라는 서점을 직접 찾아가 동화책을 사오셨다고 하셨어요. 벌써 10년도 더 된 이야기입니다. 또 그때부터 책 읽는 모임에 들어가 현재까지도 모임을 유지하고 계신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 참 열정이 대단하시다, 하는 생각을 했다.

  사서님이 이십 대에는 어떤 일을 하고 싶으셨나요, 하는 물음에 사서님은 "내가 이십 대에는 서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하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책들에게 둘러싸인 그 기분이 좋았다며 웃었다. 생각해보면, 서점이나 작은도서관이나 책과 관련된, 책에 둘러싸인 일이니 그것도 좋지 않나 싶다.

  새마을문고 자원봉사를 하시면서 나중에 문헌정보학을 배우기 시작하셔서 지금의 사서까지 오신 모습을 보니,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늦었다는 것은 없다는 걸 새삼 느꼈다.


열람실 내부의 도서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래서인지 거제 2동 작은도서관에는 다양한 동화책들이 많았다. 십여 년 동안 수많은 동화책들을 읽어오면서 생긴 안목으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동화책을 직접 선별해서 구매하신다. 동화책을 구매하면서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가치관'에 영향을 주는 동화책은 배제하신다는 말을 덧붙이셨다.

  작은도서관에는 전문 사서가 모두 있는 것은 아니다. 연제구에 있는 작은도서관은 그 환경이 좋은 편에 속한다. 연제구가 평생교육특성화지역으로 선포되어 있고, 구의원의 관심도도 높은 편이라 작은도서관이 잘 운영되고 있다.

  작은도서관의 예산으로 구매하는 도서는 사서님이 직접 선별하고 기존의 새마을문고 운영위원들이 승인을 하는 방식으로 책을 구매한다. 혹은 시민들이 요청하는 책들을 사서님이 검토하여 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의 주된 이용층은 영유아와 함께 오시는 부모님과, 초·중등 학생들인 것을 감안하면 거제 2동 작은도서관에 놓인 책이 분류가 일반 도서관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뤄진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성인들이 읽을 수 있는 도서가 전혀 없거나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또 작은도서관 한편에 원북원부산 도서도 놓여있었다.


작은도서관 도서들


  사서가 하는 일이란 무엇이 있을까. 사서님은 천천히 내 물음에 대답해주셨다. 앞서 말했듯 책을 구매하는 일이 있다. 그래서 작은도서관마다 방향성이 조금은 다를 수 있는데, 바로 이런 점이 작은도서관만의 매력이지 않을까. 평생교육과 소속의 사서로써 해야하는 행정적인 일, 독서지도나 사서와 관련된 간담회나 행사에 참석해야하는 것, 대출 반납된 도서 정리, 연체자 관리,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행사를 관리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하고 계셨다.

  이어서 여쭤본 것은 사서로서 일 할 때 번거롭거나 힘든 점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곰곰이 생각하시던 사서님은 먼저 아까 말했던 일들을 대부분 혼자 처리해야한다는 것이었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에는 사서님과 공익근무요원, 총 2명이서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의 환경정리라는 문제는 공익근무요원이 처리할 수 있겠지만, 다른 운영적인 문제에서는 사서님이 모두 처리해야한다는 점에서 조금은 힘들 것 같았다. 그러면서 제일 불편한 점이라면, 거제 2동 작은도서관에는 행정망이 없어 평생교육과로 기획이나 안건을 보고 하려면 서면으로 직접 찾아가야 한다는 점이었다. (전자결재가 되지 않아 직접 발로 뛰는 행정을 군대에서 해봤기 때문에 그 불편함에 크게 공감했다.)

  "작은도서관 사서로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면 바로 소통이죠"

  사서님이 이야기 한 소통의 문제는 크고 원대한 것이 아니었다. 작은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과의 소통, 이 소통은 서로 함께 이용하는 도서관이 될 수 있도록하는 모든 일련의 과정을 말했다. 이를테면 책을 빌리러 온 사람에게 이 책은 어땠는지 물어보거나, 도서 대출한 목록을 보고 다른 책을 추천한다던지, 또는 어떤 책이 보고 싶은데 책을 들일 수 있는 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소소하면서도 이용하는 시민과 모두 소통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이 된다는 것이 작은도서관만의 특성이자 사서님이 추구하는 작은도서관이라 말씀하셨다.

회원신청서, 대출기간은 일주일이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을 이용하려면 새로 등록을 해야한다. 작은도서관은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통합된 서버는 현재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도서검색이 되지 않는 작은도서관이 많다고 이야기 하셨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은 "연제구평생학습센터"에 접속하면 네트워크란에서 도서검색을 할 수 있다.

(http://smlib.dibrary.net/D26008/Index.do 이 링크를 가면 거제 2동 작은도서관의 도서를 검색할 수 있다.)

  시에서 운영하는 공공도서관과 교육청 주관(학교 내 도서관)의 도서관도 각자 다른 서버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통합도서회원증으로 대출이 안되는 것처럼 작은도서관도 개별적이라 보면 된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은 연제구에서 운영하는 구립도서관이라고 볼 수 있다.

(*도서 대출에 관한 부분은 각 지자체마다 모두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모든 작은도서관이 도서대출회원증이 공유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 또한 부산시에서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은 하나의 통합도서회원증으로 자료대출이 가능합니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에서 운영중인 프로그램


  거제 2동 작은도서관이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 있냐는 물음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여는 장소로써 기능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이번 년에는 독서토론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초·중반과 성인반으로 나눠서 운영하고 있지만 참여도가 조금 떨어진다는 것이 약간의 문제라면 문제다. 이번에 인디고서원의 박용준 팀장을 초청하여 독서토론회를 기획하셨다며 많은 참석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씀하셨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의 장점은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생활공간 근처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큰 메리트가 있다. 다른 작은도서관에도 이와 같은 장점이 있다. 거제 2동만의 특별한 장점이라면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빛그림'이라는 특별한 프로그램 또한 있다.

  '빛그림'은 동화책을 스캔하여 프레젠테이션을 이용하여 큰 화면으로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사서님은 수고스럽겠지만 아이들에게는 호응도가 좋을 것 같았다. 실제로도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했다.


즐거웠습니다. ^_^사서님이 선물해주신 책가방


  인터뷰를 마치고 책을 빌렸다. 책을 마땅히 담아갈 것이 없었는데 사서님이 작은 선물을 주셨다. (감사합니다.) 거제 2동 작은도서관은 부산시민이라면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고 부산 시민이 아니라면 소재지가 적혀있는 서류가 있으면 타지역에 사는 분들도 이용할 수 있다.

 책을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거나 자주 선물해주는 친구에게, "책은 그릇"이라는 말을 언젠가 들었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책을 읽으면 그릇에 예쁜 음식이 채워지는데, 책을 다 읽고 나면 그 그릇에는 아주 맛있는 음식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 책을(음식을) 누군가에게 전해주고 싶지 않겠는가.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그런 예쁘고 맛깔나는 음식이 담긴 책을 발견하기 위해서, 도서관에 가는 게 어떨까.

이용시간 안내계단에 그려진 벽화

거제 2동 작은도서관 찾아가는 방법

인터뷰에 응해주신 사서님 감사합니다. ^_^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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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복라면 2013.07.17 14: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 전문 기자가 쓴 잡지 기사 같아요. 인터뷰를 풀어 쓰느라 고생 많이 한 것 같던데 노력한 보람이 차고 넘치네요. 글 마지막 그릇론(?) 에 빗대보자면, 작은도서관이 사람들을 배부르게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 BlogIcon 가하♪ 2013.07.17 15: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니.. 벌써 읽으셨다니! 고생은 했는데 반응이 별로면 어쩌나 걱정했어요 ㅠ,ㅠ 보람이 차고 넘치길! ^_^
      작은도서관이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배부를 수 있는 공간!

  2. BlogIcon 아니카 2013.07.17 15: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서 선생님이 열정과 능력을 겸비하신 분 같아요. 아이들 책을 직접 읽고 구매하신다는 말이 인상적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3. BlogIcon 산지니북 2013.07.17 15: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출판사 근처에 이런 도서관이 있었다니 한번 가보고 싶네요.

  4. 강소영 2013.07.17 16: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용오류 발견 : 부산시내 공공도서관(24개+4개분관)은 1장의 통합도서회원증으로 도서관 자료를 대출할 수 있습니다.

    • BlogIcon 가하♪ 2013.07.17 17: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음, 교육청 주관의 도서관(학교 내 도서관 같은) 공공도서관은 공유가 안된다는 말이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그렇게 이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 공공도서관 끼리는 1장의 도서카드로 자료대출이 가능한게 맞습니다.

      ps 세심히 살펴봐 주셔서 보다 정확하게 정보를 수정했습니다.
      ^_^ 감사합니다.

역사적 기록과 살아있는 이야기

-『화염의 탑』을 읽고

가을하늘


  이 작품은 2011년 부산문화재단 주최로 열린 한·중·일 포럼에서 논의된 이후에 나온 번역본이다. 부산 시와 시모노세키 시는 그간 자매도시로서 오랜 문화교류를 해왔으나 그동안 문학적 교류는 실질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이번에 출간 된 『화염의 탑』은 한국과 일본, 부산과 시모노세키의 자매도시로서 문학적 교류의 결과물이다.


  처음 『화염의 탑』을 봤을 때, 로맨틱한 소설이 아닐까 생각했다. 표지는 분홍빛에 벚꽃이 눈처럼 흩날리고 있는 바탕 위로 하얀 탑이 우뚝 서 있다. 물론, 제목 까지 보고 나서는 조금은 역동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

  『화염의 탑』을 처음 손에 잡았을 때, 문득 나는 역사소설을 꽤나 편식해서 읽는 편이구나 싶었다. 사실 역사소설이랍시고 읽은 것은 『칼의 노래』정도 밖에는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드문드문 『칼의 노래』가 떠올랐다.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처음 보는 인물을 다룬 『화염의 탑』과는 괴리가 있지만 anyway, 같은 역사소설이니까…….


  후루카와 가오루의 『화염의 탑』은 일본 역사 소설이다. 역사 소설을 읽을 때 힘든 점이라면, 소설 전반의 시대적 배경을 잘 알지 못하면 흥미가 떨어지기 쉬운 점이다. 그런 면에서 역사 소설은 초반부를 뛰어넘지 못하면 책을 끝까지 힘든 점이 있지만, 역사적인 맥락만 숙지한 이후에는 소설 주인공과 함께 역사를 함께 읽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칼의 노래』의 경우라면 모르는 사람이 더 이상할 정도이긴 하지만)


  『화염의 탑』도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일본 역사에 취약한 나로서는 초반 한 챕터를 읽는 시간과 나머지 부분을 읽는 시간이 비슷할 정도였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초반의 역사적 맥락을 숙지한 이후로는 몹시 빠르게 책을 읽어 나갈 수 있었다.(그만큼 흡인력이 높았다.) 『화염의 탑』은 ‘오우치 요시히로’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270여 쪽의 단행본이지만 그의 삶을 조명하는 부분과 역사적인 맥락을 설명하는 부분이 조화롭게 풀어져 있었다. 나같이 일본 역사에 대해서 무지한 사람이더라도 요시히로가 살고 있는 삶의 배경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이 되어있는 탓이다.


  인물에 대해서 이야기를 더 해보자면, 『화염의 탑』에 나오는 ‘오우치 요시히로’라는 인물은 아주 생소한 인물이었지만 그의 선조가 백제 왕족의 후손이라는 언급이 나온다. 요시히로는 자신이 백제의 시조인 고 씨 자손이라 호언한다. 이러한 부분은 작가가 소설적인 재미로 추가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부산과 가까운 야마구치 현에 본거지를 두고 활동한 기록과 정종에게 보낸 서신이 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또한 막부라는 중앙권력과 충돌한 ‘오에이의 난’을 대비하면서 조선이라는 국외에 망명을 계획한 인물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특별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특이점 때문일까, 소설 속 등장하는 요시히로라는 인물에게 쉽게 정이 갔다. 그의 삶은 어떠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렇게 시작한 요시히로의 삶은 이제 막 청년이 된 시기부터 소설은 시작한다. 첫 전장에서부터 그의 삶, 그가 살아온 기록이 소설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한낱 글자에 불과했던 그는 후루카와 가오루라는 작가를 만나 하나의 인물로 육화되었다.


  『화염의 탑』에서 전쟁에 대한 묘사 부분은 간결하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했다. 16살의 나이로 전장을 나가기 시작한 요시히로는 2척 8촌의 검과 3척 1촌의 언월도를 휘두르며 전장에서 살아남은 그의 일대기는 박진감이 넘친다. 또한 그의 인간적인 고민까지도 담아내고 있다. 아버지가 꿈꾸는 삶과 자신의 꿈꾸는 삶을 살아가면서 나타나는 갈등이 과거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 조금 색다르게 다가왔다. 그러면서도 역사적인 기록에는 이 인물이 어떻게 기록되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일종의 상상력으로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그런 의문도 들었다.



  그의 삶은 다사다난 했지만, 자신이 하고자하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내 좌우명은 ‘용기를 내서,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하나의 문장이다. 그러면서도 가끔씩 되는 대로 살아가는 대로 생각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생긴다. 그리고 그러한 순간을 스스로 깨달았을 때만큼 스스로에게 창피한 순간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계속 후회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화염의 탑』을 읽으면서 내 좌우명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어서 더 좋았다. 그러면서 나의 삶도 이처럼 하나의 역사 소설이 되는 건 어떨까. 때때로 상상하면 즐겁지만, 혹은 그저 잊히는 삶을 살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든다. 하지만 조금 이른 걱정이라는 걸 스스로도 알고 있다.


  책을 다 읽고난 후, 일본 무사의 일생이란 이런 삶이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막부의 시대가 어땠는지,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일본 무사의 삶의 정신은 어떠한지 알 수 있었다. 전쟁의 시대에서 어떤 힘겨루기가 이뤄지고 있는 부분이라던가, 그 시대의 분위기와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가는 부분, 또 당시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어떠했는지도 유추해보는 재미도 있었다. 한 편의 재미난 역사 설명을 요시히로라는 인물에게 살아있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일본의 남북조 시대를 살아가는 무사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화염의 탑』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화염의 탑 - 10점
후루카와 가오루 지음, 조정민 옮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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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복라면 2013.07.05 19: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면지함에서 잘못 인쇄된 원고 몇 장을 우연히 읽었다가 푹 빠져서 제 업무를 잠시 잊었던 적이... ANYWAY 주변에서 워낙 재미있다고 입소문이 흥미진진한 책이죠. 특히 아버님과 남성 독자님들의 사랑을 한 몸에~

  2. 권 디자이너 2013.07.08 23: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디자인하느라 <화염의 탑> 초고를 집에 가져가 단숨에 읽은 게 벌써 3달 전 일이네요. 예전에 <먼나라 이웃나라> 일본편과 만화 <도쿠가와 이에야쓰>를 읽으면서 일본 중세 역사를 좀 알게 되었는데 그게 <화염의 탑>을 재밌게 읽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전복라면 편집자입니다.

최근에 발간을 종종 쉬고 해서, 오늘은 기사 세 편으로 꽉꽉 채운 주간 산지니를 선보입니다. 기삿거리 고갈 사태('점심 뭐 먹지?'를 능가하는 고민!)를 막기 위해 기삿거리가 세 가지라도 보통 하나 정도는 다음 주를 위해 아껴둡니다. 그래서 오늘 같은 사치(?)를 부리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했습니다만, 애독자님들을 위해서라면...!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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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해찬솔 2013.07.05 12: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덕분에 오늘도 즐겁게 웃고 갑니다.
    ㅎㅎㅎ
    다들 맛점하시길~

  2. BlogIcon 가하♪ 2013.07.05 14: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하하, 다들 동안 미녀셔서 제가 제일 나이 많아 보이는게 함정입니다... 일등 신랑감도 좋지만 전업주부가 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ㅎㅎㅎㅎ

새로운 경험

<지역문화컨설팅 연구사업 중간 공청회 - 부산 문화예술 중 · 장기 발전방안 토론회>를 다녀와서

 

  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로 인턴업무를 하게 된 가을하늘입니다. <지역문화컨설팅 연구사업 중간 공청회 - 부산 문화예술 중 · 장기 발전방안 토론회>는 7월 3일 수요일 오후 2시, 부산문화재단 세미나실에서 열렸습니다. 이 날 열린 공청회에서는 다양한 분들이 오셔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셨습니다. 진행을 맡으신 조정윤 부산문화재단 기획홍보팀장님께서 PPT를 이용하셔서 연구개요, 문화정책환경과 부산, 부산 문화현황, 조사결과 분석, 부산 문화예술 중장기 발전 방안 등 다섯 개의 틀로 나눠진 연구 방안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입장할 때 배부된 책자가 있었기에 발표는 시간에 맞춰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공청회 플래카드 찰칵>

 

  부산문화재단에서는 ≪부산문화 2020비전과 전략추진과제≫, ≪부산문화재단 2020≫에 대한 재검토와 새롭게 변화하는 문화정책적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서 도출하겠다는 연구 배경으로 시작하여, 부산문화의 특수성이 반영된 문화예술 분야의 중장기 비전 도출이라는 목적을 갖고 있었습니다.

 

  주요 연구 내용은 ①예술인 복지 및 창작 지원 등 문화예술진흥, ②시민향유, 생활문화 등 삶의 질 차원 문화정책, ③현재까지 부산문화정책 진단 및 미래 비전과 전략 이 세 가지입니다. 연구범위는 부산 문화예술의 현황과 미래 비전 및 주요 정책에 관해서 다루고 있었고 연구방법으로는 집단심층면접조사(FGI)와 전문가설문조사로 이뤄진 자료를 바탕으로 오늘 실시한 토론회를 거친 후 수정방안 및 전략과제를 도출하여 다시금 2차 토론회를 실시하는 방향으로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PPT 발표중, 무음 카메라라서 소리는 나지 않았어요.>

 

  PPT 발표가 끝난 후 강동수(국제신문 논설위원) 토론자를 시작으로 발제문을 읽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부산문화재단의 중장기 발전방안이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지를 분석했습니다. 현재 부산은 문화예술의 발전 방향이 하드웨어적이라고 운을 떼기 시작해서, 이는 문화예술에 필요한 건물, 인프라 구축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 예산적인 측면에서 인프라 구축에 큰 예산이 투자되고 있는 반면 해가 지날수록 다양한 문화 생산자들이 생겼음에도 지원되는 금액은 동결되어 있는 상태라는 것입니다. 또한 부산의 인구적인 측면에서도 부산에서 책정된 예산자체가 크지 않다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일 것이라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다음으로는 부산의 문화예술 장르별 관람률이 전체 평균에서 영화를 제외하고는 모든 면에서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시며 영화에 다른 부분과 비교했을 때 더 많은 예산이 투자되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해서 문화를 편식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아닌가 하는 문제제기와 더불어 순수문화의 관람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을 주장했습니다.

 

<송순임 토론자의 발제>

 

  송순임(부산광역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의원) 토론자는 현재 문화정책의 흐름에 있는 세 가지 키워드 ‘해양’, ‘순환’, ‘미래’에서 특히 ‘해양’이라는 부분이 추상적이라고 언급하시면서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즉, 보다 쉬울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어서 복지 관련 전문가의 전문성과 문화 예술인의 예술성을 결합하여 복지 정책을 전개하는 방향을 설정하는 방안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기획력을 가진 문화 예술인을 특보, 인턴, 계약직 등을 참여시켜서 문화 행정을 함께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예산에 관해서 크고 두터운 건물에 해당하는 인프라 구축에만 힘썼다면 이제는 ‘작은 공간’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작은 공간 또한 건축하는 것이 아니라 대체할 수 있는 공간을 ‘발굴’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문화정신이란 무엇인가, 라는 고민에서 도출 된 ‘평화 정신’을 말씀하시며 왜 문화예술을 발전시켜야 하는지 역설(力說)했습니다.

  공청회에 참여하면서 문득 든 생각은 청년 문화 발전 방안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자리인데도 청년들은 없이 그저 관심이 있는 ‘중 · 장년’의 전문가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 하는 점이었습니다. 무지에서 무지하지 않음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스스로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하루였습니다.

그러면서도 같은 방안이더라도 또 다른 시선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공청회를 지나면서 알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생각은 참으로 다양하고 복잡한 것 같습니다. 하나의 예산안 통계를 가지고도 참으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으니까요. 하지만 단지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기 위한 이야기들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자리가 꽉차서 뒤에서 서서 보던 사람까지 있었지만, 끝나자마자 휑하네요.>

 

  패널 토론 때 저도 발표를 했습니다.

   “발전 방안이라는 것이 너무 추상적이고 키워드 조차도 추상적이다, 따라서 보다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안 마련에 힘을 써야 할 것 같다.”

  “나는 청년이다. 문화예술에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

  라는 간단한 두 가지를 말했습니다만, 역시 많이 떨었습니다. 괜히 좁은 깜냥으로 발표를 한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anyway 저도 시민이면서 청년이고 대학생이니까. 정말 몰라서 못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적어도 ‘문화재단’이라는 곳에서 어떤 일을 하는 지 정도는 홍보가 되어있어야 하지는 않을까 하는, 투정 아닌 투정이었습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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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온수입니까 2013.07.04 09: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프라 구축도 중요하지만 문화를 생산하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이 함께 있어야 문화는 계속해서 발전하고 자생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다음 포스팅도 기대할게요^^

    • BlogIcon 가하♪ 2013.07.04 13: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처음 쓰는 글이라서 횡설수설하는 건 아닌가 싶었어요.. ㅠ 다음엔 더 잘 쓸 수 있도록 해봐야겠어요. ^_^
      그리고 공청회 하다가 이런 말이 나왔는데, 그것도 참 씁쓸한 말이었어요. 부산은 그 인프라도 없기 때문에 인프라 구축도 도움이 된다면서.. ;ㅅ; 그래도 생산하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의 균형이 어느정도는 이뤄져야 하겠죠? ^^

      ps 온수입니까 보자마자 왠지 냉수입니까 생각이 났는데 그런 의미의 온수가 맞나요? ㅎㅎㅎㅎ;

  2. BlogIcon 엘뤼에르 2013.07.04 1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술인들이 적어도 최소한의 생계는 유지할 수 있는 사회, 그리고 이런 점을 국가복지 차원에서 '문화재단'에서 해결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도 문화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품어 봅니다. 글 잘 읽었어요^^ 저도 다음 포스팅 기대하고 있을게요:)ㅎㅎ

    • BlogIcon 가하♪ 2013.07.04 13: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술인들이 최소한의 생계 유지를 할 수 있었으면 하지만, 이러한 예술가들의 범주를 어떻게 지정하느냐도 좀 중요한 문제인것 같아요. 공청회 패널 토론때, 예술가들의 근성(?)도 함께 지표를 봐야하지 않겠는가, 라는 말이 나왔었어요. 꾸준함이라는 말이겠죠?
      다음 포스팅도 잘 해보겠습니다. ^_^

  3. BlogIcon 전복라면 2013.07.04 15: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화 발전에는 청년들의 참여가 꼭 필요할 텐데, 그걸 몸소 실천해서 발표까지 하다니 대단하네요! 그리고 anyway가 또다른 산지니 유행어가 될 것 같은 예감...앞으로 잘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