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마을 추억과 공동체에 대한 애정

자신만의 우아한 수필세계를 펼치다

 

경남 김해에서 활발하게 문단 활동을 펼치고 있는 수필가 양민주 작가의 두 번째 수필집. 육친에 대한 그리움,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삶, 세계를 바라보는 유연한 태도를 담은 아버지의 구두는 성장기의 추억과 고향의 향기를 담아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나 격변을 겪은 중년의 독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 작품은 제11회 원종린 수풀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번 책 나뭇잎 칼은 고향마을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가족과 도시라는 공동체에 대한 애정, 자연을 품은 넉넉한 마음을 담았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무장된 도시에서 저자가 전하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고향의 이야기는 팍팍한 마음이 절로 넉넉해진다. 여기에 범지 박정식 서예가의 아름다운 그림이 더해져 글의 멋을 더 살려준다.

 

 

 

 

 

이 시대의 평범한 아버지의 마음을 담담하게 담아내다

 

부모가 자식을 키웠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 어색하고 서먹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다. 책에는 평소 살갑게 표현하지 못했지만 딸에 대한 아버지의 정을 담담하게 읽을 수 있다. 양주는 딸이 중국에 어학연수를 가서 용돈을 아껴서 아버지에게 술을 사 온 일화가 담겨 있다. 저자는 딸의 마음도 모르고 외삼촌 집에 술을 가져가서는 함께 먹지 않고 두고 온다.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딸은 아버지가 자신의 마음도 모르고 친척에게 술을 준 것이 슬퍼 운다. 서툴지만 아버지를 생각하는 딸의 마음이 먹먹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자신 역시 아버지에게 미처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을 떠올리며 부모와 자식 간의 아름다운 정을 읽을 수 있다.

 

반면에 뒷좌석에 탄 딸아이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고까워 보였다. 묻는 말에 대답도 없이 아예 말문을 닫아 버렸다. 아내가 조용히 왜 그러느냐고 달래자 나직이 이야기를 한다. “중국에서 연수하면서 배가 고파도 먹고 싶은 것을 참고, 사고 싶은 것도 사지 않고, 추위에 고생하며 아껴 둔 돈으로 연수를 보내준 아빠 드리려고 양주를 샀는데 아빠는 드시지 못하고 외삼촌 집에 놓고 온 게 싫다며 눈물을 뚝뚝 흘린다. -양주중에서

 

 

 

 

 

 

아련한 고향의 정서를 전하다

 

이번 수필집은 고향집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집은 인간이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생활의 터전이다. 우리의 모든 활동은 집에서 나와서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의 반복이다. 집에서는 여러 가지 사건이 발생한다. 책에는 집이라는 공간과 그곳에 함께 사는 가족들 간에 일어나는 일들을 담아냈다. 발문을 쓴 김찬 시인은 이번 수필집에서 고향을 테마로 한 것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을 그리운 늑대로 꼽는다. 책에는 야성과 인간이 어울려 살았던 그때를 그리워하며 아려한 고향의 정서를 전한다.

 

늑대가 농부의 아이를 물어 죽이는 사건은 끔찍하지만 양민주는 늑대가 인간과 공존하던 그 시절을 그리워한다. 그 시절은 인간이 야성을 지닌 대상에 대한 두려움을 지니고 있었던, 지금은 되돌아가기 어려운 시절인 셈이다. -나뭇잎 칼에 덧붙여 중에서

 

 

 

 

연륜으로 읽어내는 자연의 이치

 

제목 나뭇잎 칼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나뭇잎 칼은 저자가 삼랑진에 있는 절 만어사를 향해 올라가는 가파른 길에 잠시 쉬기 위해 앉은 벤치에서 만난 나뭇잎 칼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절에 올라가는 이 고행의 길에서 나뭇잎 칼을 발견하게 된다. 아무도 헤치지 않은 나뭇잎 칼을 보면서, 자연의 변화와 순환의 이치를 받아들이는 나무를 보면서 무욕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게 아닌가 하고 반성한다. 무심코 지날 수 있는 나뭇잎 칼에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바쁜 일상에 여유를 찾는다. 주변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이 없었다면, 자연을 품은 넉넉한 마음이 없었다면 느낄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첫 문장

시골집 마루 위에는 시렁이 있다.

 

책 속으로 / 밑줄 긋기

 

P.13 세월이 지나 전쟁의 상처가 어느 정도 아물었을 때 장손인 아버지는 고모들과 삼촌의 도움을 받아 안채를 다시 지었다. 나는 터를 고르고 주춧돌을 놓고 기둥을 세우고 상량을 올리고 서까래를 다듬고 짚을 잘게 썰어 넣어 진흙을 이겨 벽을 세우고 기와를 올리는 과정을 보면서 자랐다.

 

P.19 세상에 무소유라는 것은 나에게 있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진다. 소유에서 사유재인 물질인가 공공재인 정신인가의 차이로 여겨질 뿐이다. 여기에서 사람들은 물질을 버리고 공공재를 소유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물질 대신 정신의 풍요를 추구하는 삶과 두 개는 많다는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은 나눔을 실행하게도 한다.

 

P.33 지난날 김해 들판에 나가 도심을 바라보면 시가지가 아늑하게 다가왔는데 이젠 이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없어 안타깝다. 북쪽에도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데 또 지으려고 한다. 아파트를 짓는 것은 나무랄 수 없다. 하지만 아파트를 짓는 모든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기에 앞서 입지적으로 집을 지어 마땅한가를 고려해 주었으면 좋겠다. 가락국의 도읍지 찬란한 김해의 공간 입지에 맞지 않는 아파트는 흉물이 될 게 불 보듯 빤함을 염두에 두어야 하지 않을까.

 

P.139 여름의 무더운 날씨에는 물을 두레박으로 퍼 올려 뒤집어쓰기도 하고 붉은 고무통에 물을 퍼 담아 물놀이도 하면서 여름을 보냈다. 그러다가 권태로우면 가만히 들여다보기도 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쌓아 올린 돌의 표면에 푸른 이끼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고 이끼 끝을 타고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고 있었다. 그 아래로 내 얼굴이 물에 비치고 있었다.

 

 

저자 소개

글쓴이 양민주

1961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다. 인제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2006시와 수필을 통해 수필로, 2015문학청춘을 통해 시로 등단하였다. 수필집으로 아버지의 구두, 시집으로 아버지의 늪이 있으며 원종린수필문학작품상과 김해문학우수작품집상을 받았다. 현재 인제대학교 교무처 교무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cbe@inje.ac.kr

 

제호 및 그림 범지 박정식

1994년 대한민국서예대전 대상을 수상하였고 12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이다.

 

 

 

 

 

 

 

 




 

나뭇잎 칼


양민주 지음 | 신국판 변형 15,000

9788965456001 03810


이번 책 나뭇잎 칼은 고향마을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가족과 도시라는 공동체에 대한 애정, 자연을 품은 넉넉한 마음을 담았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무장된 도시에서 저자가 전하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고향의 이야기는 팍팍한 마음이 절로 넉넉해진다. 여기에 범지 박정식 서예가의 아름다운 그림이 더해져 글의 멋을 더 살려준다.

 

 


 

 

 

 

 

 

 

 

 

나뭇잎 칼 - 10점
양민주 지음, 박정식 그림/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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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양민주 2019.06.11 16: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맙습니다.
    너무 훌륭하게, 너무 예쁘게 소개를 잘 해주셨네요.
    올리신 분의 건강과 산지니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2. BlogIcon 손 영순 2019.06.14 18: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필집 나뭇잎 칼 책 소개를 잘하신 윤 주희 선생님과 저자 양 민주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병아리 편집자입니다 :)

드디어 주말을 앞둔 금요일이네요.

여러분 모두 금요일 잘 마무리하시고 주말 잘 보내세요^^

해피북미디어에서 나온 책, 정형남 소설집 『노루똥』에 대한 기사가 나왔습니다.

읽다 보면 시골의 정경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소설집이죠.

고향의 정경과 아련한 향수를 담은 여덟 편의 소설들을 만나보실까요?

***

정형남 소설집 ‘노루똥’…‘반추동물의 역사’ 등 8편 수록

긴 세월을 옹이에 새긴 고목의 여유로움을 보여주는 소설가의 신작 소설집이 나왔다.

전 오영수문학상 운영위원인 정형남 소설가가 소설집 ‘노루똥’(해피북미디어·총229쪽·사진)을 최근 냈다. 

저자는 전작에서 일관되게 보여준 산천의 사계와 고향의 정경, 그리고 그 속의 사람들이 그려내는 지난 세월의 풍경들을 이번에도 펼쳤다.

책에는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시골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저자의 모습이 있다. 이에 작품의 인물들 또한 복잡한 일상 속에서 잊고 있던 고향으로 성큼 다가서고, 고향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하나의 추억으로 남는다. 

‘희붐하게 밝아오는 창밖은 언제부터인가 봄을 시샘하듯 춘설이 소리 없이 내리고 있었다. 눈이라고는 겨우내 한두 번 내릴까 말까 한 따뜻한 남녘하늘에 흰나비 떼처럼 창문에 부딪치는 눈송이가 어찌나 신선하게 다가오는지, 창문을 활짝 열고 두 손으로 눈송이를 받았다.’ (소설집 ‘노루똥’ 143쪽 중)

책에는 단편소설 ‘반추동물의 역사’ ‘망각에서 깨어난 아침’ ‘파도 위의 사막’ ‘노루똥’ ‘마녀목(馬女木)’ ‘노을에 잠긴 섬’ ‘누룩’ ‘고향집’ 등 8편이 실렸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시골의 정취는 고요롭고, 도시의 잡다한 무관한 자연의 경계야말로 밤하늘의 별을 헤아리게 한다”고 밝혔다.

소설가 정형남은 전남 완도군 조약도에서 출생해 <현대문학> 추천과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남도(6부작)」로 제1회 채만식문학상을 받았다. 창작집 「수평인간」, 「장군과 소리꾼」 등, 중편집 「반쪽거울과 족집게」 등, 장편소설 「숨겨진 햇살」, 「높은 곳 낮은 사람들」, 「감꽃 떨어질 때」 등이 있다.

울산매일신문 이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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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똥 - 10점
정형남 지음/해피북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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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똥

정형남 소설집

 

 

▶ 메마른 도시를 벗고 자연으로 귀향하다

 

『감꽃 떨어질 때』, 『진경산수』등을 발표하며 긴 세월을 옹이에 새긴 고목의 여유로움을 보여준 작가 정형남의 신작 소설집 『노루똥』이 출간되었다. 전작에서 일관되게 보여준 산천의 사계와 고향의 정경, 그리고 그 속의 사람들이 그려내는 지난 세월의 풍경들은 본작에서도 이어진다. 다 풀어낸 것 같은 고향의 이야기 보따리는 바닥을 드러내지 않고 끊임없이 샘솟아 독자들의 마음을 추억으로 적신다.
여덟 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노루똥』은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시골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작가의 모습을 십분 담고 있다. 작품의 인물들 또한 복잡한 일상 속에서 잊고 있던 고향으로 성큼 다가서고, 고향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하나의 추억으로 남는다. 이제는 오랜 이야깃거리가 된 한 많던 시절의 이야기는 오랜 향수와 만나고 인물들은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작품들은 현재와 과거 회상을 경계 없이 부드럽게 오간다. 이렇듯 물 흐르는 듯한 전개에는 정형남 작가가 구사하는 생생한 전남 사투리가 큰 몫을 한다. 인물의 개성을 살리고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키우는 표현들은 작가의 특성이자 강점이다.
현대인을 둘러싼 메마른 정서는 도시화로부터 기인한 것이 아닐까. 사람이 가진 본래의 따뜻한 심성을 찾아가는 『노루똥』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 “그놈의 어린 시절, 때에 절은 추억이 향수 속에 묻어나
콧날을 시큰하게 하였다.”

 

오랜 기억 속 삶의 터전, 고향

 

일제 강점기부터 마을과 역사를 함께해온 적송을 통해 오래된 기억을 다시 곱씹는 서당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반추동물의 역사」를 시작으로 『노루똥』은 사람들의 기억 저편에 오랫동안 묻혀 있던 ‘고향’을 상기시킨다. 항일운동의 오랜 역사를 품은 서당골에서 친일파 후손 ‘도용’이 나무 밑둥에 깔려 죽는 사고가 일어난다. 도용이 베려 했던 그 나무가 마을의 항일운동을 내내 지켜본 서당골 적송이었다는 사실은 마을 사람들의 기억 저편에 묻혀 있던 역사와 공통된 기억을 깨운다.
바닷가에서 하루 동안 시간을 보내던 ‘나’의 머릿속에 스며들듯 그려지는 고향 ‘섬목’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는 「파도 위의 사막」 또한 흥미롭다. 고향 섬목에 대한 ‘나’의 오랜 기억은 소설 속에서 현실과 환상, 현재와 과거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넘나들며 묘사된다. 의식의 흐름 기법에 가까운 이러한 문장들은 작품의 후반부에서 바다 위에 뜬 별들 가운데로 빠져드는 ‘나’의 환상과 만나 그 효과를 극대화한다.
「마녀목(馬女木)」의 주인공 ‘나’는 막걸리 맛에 반해 찾아간 ‘개도(蓋島)’라는 섬에서 ‘마녀목’이라 불리는 고목에 얽힌 이야기를 듣게 된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경험이 있을 고향의 옛이야기. 마을 어른이 들려줄 것 같은 잔잔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작품이다. 섬의 한구석에 자리한 고목에는 어떤 사연이 깃들어 있는 것일까? 오랜 시절이 흐른 후에도 사람들이 찾아오는 그 고목의 의미는 무엇일까?
「고향집」은 오랫동안 도시에서 살던 최 할머니가 늘그막에 고향 ‘꽃섬’으로 돌아와 자리를 잡으며 섬에 얽힌 오래된 옛 기억들을 회상하는 내용을 담았다. 오랜 기억 속, 마을 사람들이 모여 복작대며 살던 고향의 모습에 대한 그리움이 생생하게 녹아 있다. 섬에서 나고 자란 정형남 작가가 그리는 섬마을 사람들의 삶은 독자들의 마음을 잔잔하게 적실 것이다.

 

 

▶ “길거리에서 오다 가다 만나도 안팎사돈치레인데,
부딪치는 사람마다 그 인사성이 요란스러웠다.”

 

한(限) 맺힌 시절도 품고 보듬어 이겨내던
사람들, 인연의 이야기

 

「망각에서 깨어난 아침」에서는 망자혼례로 맺어진 두 집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젊은 나이에 스러져 영혼으로 맺어진 두 사람에 대한 언급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그 옛날 고향에 대한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족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함께 마을 사람들이 함께 희로애락을 나누었던 그 시절의 따뜻함에 대해 그려낸 작품이다.
사별한 아내를 그리워하는 ‘임사백’의 이야기가 그려지는 「노루똥」은 이 책의 표제작이도 하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아내를 잃고 시신마저 거두지 못하는 아픔을 겪은 임사백과, 그의 아픔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는 벗 ‘현 화백’의 소소한 이야기들은 부부지간의 애틋한 사랑을 그려내고 있다.
찰나에 지나가는 어떤 것이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까?「노을에 잠긴 섬」은 인연으로 엮인 사람들의 정과 오랜 추억 속의 고향에 대한 작품이다. 남편과 헤어지고 떠돌며 아이 얼굴도 보러 가지 못하는 ‘화수댁’이라는 여인을 통해 우리 민족의 오랜 ‘한(恨)’의 정서와 함께 시골의 넉넉한 정을 엿볼 수 있는 소설로, 등장인물들의 인연이 겹겹이 얽혀 이어지는 내용이 인상적이다.
모든 사람들은 살아가는 동안 저마다 다른 어려움에 맞닥뜨리게 된다. 고난을 맞은 사람들은 때때로 자연이나 사물의 모습에서 위로를 얻고 역경을 이겨내는 삶의 자세를 배우기도 한다. 「누룩」에서 막걸리 빚는 술도가의 주인이 일러주는 ‘누룩 같은 인생’이 그런 것처럼. 망가지고 좌절하는 순간을 발판 삼아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며, 정형남 작가는 소설을 통해 사람을 어루만진다.

 


밑줄긋기 / 책 속으로

p.13. 그 결과 일제는 서당을 폐쇄하였고, 감시의 눈초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그 어떠한 교육도 용납하지 않았다. 서당은 폐허가 되었다. 그런 가운데 서당을 지을 때 기념식수로 심은 적송은 해마다 자라나 소리 없이 서당을 지켰다.

 

p.89. 그럼, 우리 할머니는 은하의 세계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겠네. 저게 우리 할머니의 별인지 모르지. 댕기머리 치렁한 누님은 나의 손을 꼬옥 잡으며 귓속말로 은하수 한가운데 유난히 크게 반짝이는 별을 가리켰다.

 

p.143. 희붐하게 밝아오는 창밖은 언제부터인가 봄을 시샘하듯 춘설이 소리 없이 내리고 있었다. 눈이라고는 겨우내 한두 번 내릴까 말까 한 따뜻한 남녘하늘에 흰나비 떼처럼 창문에 부딪치는 눈송이가 어찌나 신선하게 다가오는지, 창문을 활짝 열고 두 손으로 눈송이를 받았다.

 

p.194. 누룩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온전한 밀, 쌀, 녹두, 보리를 분쇄하여 만들지 않는가. 그리고 곡류에 누룩곰팡이를 번식시켜 새롭게 거듭나지 않는가. 거기에 무한한 생명력이 재생되는 거네.

 

 

저자 소개

정형남
조약도에서 태어났고 『현대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나왔다. 『남도(6부작)』로 제1회 채만식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창작집 『수평인간』 『장군과 소리꾼』 『진경산수』, 중편집 『반쪽 거울과 족집게』 『백 갈래 강물이 바다를 이룬다』, 장편소설 『숨겨진 햇살』 『높은 곳 낮은 사람들』 『만남, 그 열정의 빛깔』 『여인의 새벽(5권)』 『토굴』 『해인을 찾아서』 『천년의 찻씨 한 알』 『삼겹살』(2012년 우수교양도서) 『감꽃 떨어질 때』(2014년 세종도서)를 세상에 내놓았다.


목차

반추동물의 역사
망각에서 깨어난 아침
파도 위의 사막
노루똥
마녀목(馬女木)
노을에 잠긴 섬
누룩
고향집

작가의 말

 

 

정형남 소설집

노루똥

 

정형남 지음 | 232쪽 국판  | 13,000원 | 978-89-98079-23-9 03810

 

여덟 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노루똥』은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시골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작가의 모습을 십분 담고 있다. 작품의 인물들 또한 복잡한 일상 속에서 잊고 있던 고향으로 성큼 다가서고, 고향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하나의 추억으로 남는다. 이제는 오랜 이야깃거리가 된 한 많던 시절의 이야기는 오랜 향수와 만나고 인물들은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노루똥 - 10점
정형남 지음/해피북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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