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해와 함께하는 산지니출판사의 독서모임
‘모다 읽기’의 마지막 시간이 지난주 금요일 산지니x공간에서 있었습니다.

주제 도서는 <폴리아모리>였는데요, 다자간의 사랑을 다룬 이 도서와 함께한 독서모임은 사랑, 규범, 사회운동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답니다. 다 담을 순 없겠지만 핵심 내용만 뽑아서 여러분과 함께 나누어볼게요~!

이날 약속이라도 한 듯(모다읽기 1,2차 모임 날 모두 비가 왔답니다ㅠㅠ) 오후가 되자 갑자기 엄청난 비와 바람이 몰아쳤습니다. 그래서 참석 인원 다섯 분 중 두 분은 어쩔 수 없는 기상 상황으로 참석을 못 하셨어요.

아쉽지만 저와 참석자 두 분, 세 명이서 오순도순 <폴리아모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한 사람당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폴리아모리’라는 것이 무엇인지 고개를 갸우뚱하시는 분도 있으실 텐데요.
폴리아모리(Polyamory)는 여러 사람을 동시에 사랑하는 것을 말하며, 다자간(多者間) 사랑, 다자간 연애, 비독점적 다자연애 등으로도 부르기도 합니다. 폴리(Poly)는 ‘많은’이라는 뜻의 접두사이며 ‘아모리(Amory)’는 사랑이라는 뜻의 라틴어 ‘아모르(Amor)’에서 온 말이지요. 일부일처제에 얽매이지 않고 배우자 이외의 다른 애정 관계를 인정하는 것이 폴리아모리의 특징입니다.          

본격적으로 이 ‘폴리아모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전,
참석자 분들의 간단한 자기소개가 있었습니다. 익명성 유지를 위해 별명을 사용했습니다 :)

 

스텔라
안녕하세요, 저는 산지니 플랫폼을 통해 모다 읽기를 알고 신청하게 되었어요. 지난번 <나는 나> 독서모임에 참석하기도 했구요.
시간을 내어서 책을 읽기가 어려운데, 아무래도 독서모임에 참석한다고 생각하면 의무감이 생겨서 책을 열심히 읽게 되는 것 같아요. 또 전공책 이외에 책을 읽을 기회가 되어서 좋은 것 같아요. 저에게 그런 기회를 준 ‘모다 읽기’가 마지막 시간이라니 아쉽네요.

곶감
저도 산지니 플랫폼에서 독서모임을 알게 되었어요.
‘폴리아모리’라는 생소한 개념이 궁금해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S편집자
저는 <폴리아모리>가 독서 모임을 하기에 알맞은 도서라고 생각해서 선정하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사랑’이라는 개념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생각해보기 마련이니까요. 오늘 유익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소개 후 간단한 설문(?)으로 이야기의 물꼬를 텄습니다.

"너만을 바라보고 있어”라는 투의 가사.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주인공. 연예인들의 불미스러운 불륜 소동…… 이 세상은 일대일의 사랑만을 찬미하는 콘텐츠로 넘쳐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익히게 된 사랑에 관한 ‘상식’
= 한 사람만을 사랑하기
= ‘올바르고’ ‘진실한’ 사랑

그러나 동시에 여러 명을 사랑한다고 해서 그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독자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 있다. 아래의 항목에 ‘예’, ‘아니요’로 솔직하게 답해주길 바란다.

① 교제 중인 상대 이외의 다른 사람을 좋아해 봤다.
② 남편이나 아내가 있지만 데이트하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③ 이미 파트너(연인/배우자)가 있는 사람을 좋아해 봤다.

독자들은 위 질문에 적어도 한 번은 ‘예’라고 답했을 것이다. 파트너가 있어도 다른 누군가에게 마음을 빼앗기거나, 우연히 파트너가 있는 상대를 좋아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끌리게 되는 건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체 왜 여러 사람을 좋아하는 일이 문제인건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몇 개의 질문을 더 던져보려 한다.

④ 사람은 ‘바람’을 피워봤다.
⑤ 사실은 ‘양다리’를 걸쳐봤다.
⑥ 사실은 ‘불륜’을 저질러봤다.

몇 명이 ‘예’라고 답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앞의 질문에서 ‘예’라고 답한 사람보다는 수가 적을 것이다.

스텔라
반신반의로 읽게 된 <폴리아모리> 책 앞머리에 있는 이 선택지가 제 생각을 깨게 해주었어요. 단지 ‘낯선’ 개념에서 ‘가능성’을 본 건 누구나 공감 가능한 이 선택지 때문이었어요.

이 의견에 나머지 두 참석자(S편집자, 곶감) 모두 공감했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이 선택지를 먼저 읽어보고 체크해보세요 :)

이후에는 자유로운 토론과 의견 나눔의 시간이 이어졌답니다.


- 폴리아모리스트의 특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조사에서 밝혀진 폴리아모리스트의 특징을 단적으로 요약하면 백인, 중산계급, 고학력이다. 이 세 가지는 종종 폴리아모리의 특징으로 언급된다. 내가 지금까지 만나온 대부분의 폴리아모리스트 역시 백인, 중산계급, 고학력자들이었다. 모임 참가자 대부분이 백인이었으며 파티에서 ‘박사’가 표기된 명함을 받은 적도 많다.”

S편집자
연령, 젠더, 인종, 계급, 학력과 같은 폴리아모리스트의 특징을 보면 백인, 고학력자, 부자가 많은 것을 볼 수 있어요. 저는 이 부분이 의아했는데 다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스텔라
폴리아모리의 중심축을 이루는 사람들은 그 개념을 당당하게 정의내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북유럽에 보면 리버럴한 성문화를 가진 곳, 안정화되어 있는 곳이 많잖아요. 그런 걸 보면 성문화가 발전한다는 것은 먹고 살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생각해요.
폴리아모리스트의 비율에서 볼 수 있듯이 백인 중산층들의 자신의 성문화를 당당히 드러낸 것은 자신의 우월성을 드러내는 방식이라고도 생각을 했어요.

곶감
폴리아모리의 특성은 개인의 ‘성적 지향’보다는 ‘학습된 성 개념을 탈피하자’ ‘규범을 벗어나자’라는 사회운동으로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하나의 사회 운동을 하려면 고학력자의 백인들이 모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 폴리아모리는 에너지가 많은 사람일까요?

스텔라
저는 그 부분과 관련해서 '질투' 부분이 생각났는데. 적당한 질투는 관계의 윤활유가 되기도 하지만 질투가 심해지면 증오가 되고 관계가 깨지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게 그 사람의 감정 에너지라는 생각도 했구요.
지금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도 좋지만, 다른 사람도 좋은? 그렇게 에너지가 많은 사람만이 폴리아모리 관계를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한 사람에게 에너지를 집중하고 싶은 사람, 그 이상의 에너지를 내기 어려운 사람은 모노가미 관계가 맞다고 생각해요.

곶감
저는 반대로 생각한 게, 다른 사람보다 욕망이 둔감한, 집착, 질투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폴리아모리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이 이런 관계를 맺을 수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A B C가 있다면 A와 취향을 공유하고, B와 정서적 교감을 맺고, C와 육체적 관계를 맺는 그런 관계로 생각을 했어요.

S편집자
그럴 수 있겠네요. 저도 스텔라 님 말처럼 전체 애정을 복제하는 의미로 생각을 했는데, 에너지를 나눈다고 생각을 하면 욕망이 없는 사람이 폴리아모리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어요.


- 폴리패밀리는 가능할까요?

스텔라
요즘 혈연으로만 연관된 가족의 형태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폴리아모리적인 생각이 가족의 형태에 대한 규범을 깨는 데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아요.
‘언제 결혼을 해야 한다. 자식은 몇 명 낳아야 한다.’라는 사회적 참견이 많은 세상에, 주체적인 삶을 살려면 이런 의식은 좋을 것 같아요. 혈연이지만 남보다 못한 경우가 너무 많죠.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이해받고 공감받으면서 사는 게 진짜 가족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곶감
저는 조금 회의적으로 본 점이 ‘폴리아모리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일부다처제를 옹호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또한 ‘폴리아모리 속에서 여성 남성이 동등하게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을 하게 되었구요.

스텔라
네, 그렇게도 생각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폴리아모리>의 부제처럼 폴리아모리는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 이지 새로운 사랑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일동 웃음).
바람을 피는 이상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넘어서서 세상에는 이런 사람이 있고, 이런 사랑도 있구나 라고 ‘인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는 생각을 했어요.

 

- 폴리아모리의 확산 가능성에 대한 생각은 어떠세요?

스텔라
사실 영화를 생각하면 ‘폴리아모리’라는 개념과 우리와의 거리가 그렇게 멀지는 않다는 생각을 해요. <아내가 결혼했다> 처럼 대놓고 폴리아모리를 다루는 영화도 2008년에 나왔으니까요.

S편집자
맞아요. 저는 소설 <반짝반짝 빛나는>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소설 속 주인공들도 그런 폴리아모리적 관계를 맺거든요. 그 소설을 읽을 때는 왠지 쿨해 보이고 ‘와~ 이런 삶이, 관계가 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일상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텔라
네, 그래서 저는 불과 10~20년 전만 해도 쉬쉬되었던 동성애 코드가 드라마, 소설, 영화 할 것 없이 점점 대중문화와 사람들의 인식에 퍼졌던 것처럼 폴리아모리 개념도 점차 우리 사회에 스며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S편집자
홍석천이 비난받았다가 예능에서 위트 있게 장난을 칠만큼 인식이 전환된 것처럼, 폴리아모리에 대한 개념도 전환될 수도 있겠네요.

스텔라
몇십 년 후에는 자식이 폴리아모리라고 주장하면 이해해줄 수 있는 사회가 될지도 몰라요.

곶감
모노가미로서 혼란스럽습니다.

S편집자
저도 그래요. 지금 심정이 딱 ‘혼란’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웃음)
그래도 정말 그런 사회가 올 수 있을 것 같네요.

 

앞서 모다 읽기 시간이 그랬듯이, 오늘의 소감을 정리하며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후기

‘이해보다 인정’이라는 제 가치관이 떠올랐습니다.
아직 제가 받아들이기, 온전히 폴리아모리스트들을 이해하기 힘들지만,
‘규범을 벗어나자’는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지지합니다.
조금 더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가 되길. - 곶감

 


산지니 ‘모다읽기’ 덕분에 알게 된 <폴리아모리>~!
내가 사는 방식과 내가 하고 있는 사랑에 대해 새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와 다른 남들을 통해 오히려 나를 볼 수 있는 이런 기회가 더 이어지면 좋으련만~!
아쉽지만 또 다른 시간의 만남을 기대해봅니다. - 스텔라

 


“이해할 수 없고, 인정할 수 없고, 존중할 수 없는 무엇들을 쉽고 편하게 부정하진 말아야지 하고 작게 읊조릴 뿐이다.” - 「역자의 말」 중
<폴리아모리>를 읽고 저도 저와 다른 모든 것을 ‘쉽고, 편하게’ 부정은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 S편집자

 


 

그동안 모다읽기에 참석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모다읽기는 이렇게 3회차로 마감을 하게 되었지만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독서모임, 또는 다른 어떤 형태로든 독자분들과 만나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다읽기는 책의 해의 일환으로 하게 된 독서모임인데요, 얼마 남지 않은 '2018 책의 해', 모두 책 읽는 날 되시길 바라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폴리아모리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

 

후카미 기쿠에 글 | 곽규환 ․ 진효아 옮김 | 235쪽 | 2018년 3월 30일 출간

『폴리아모리』는 그 어원의 배경, 역사를 개괄하는 개념적 정의들 그리고 실제로 폴리아모리라는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삶을 함께 소개하여 쉽고 정확하게 다른 사랑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입문서’이다. 폴리아모리를 연구하는 사회인류학자에 의해 작성된 정연한 보고서이면서도, 다른 사랑의 방식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열린 태도를 가진 한 사람의 진솔한 고백이기도 하다. 

 

 

폴리아모리 - 10점
후카미 기쿠에 지음, 곽규환.진효아 옮김/해피북미디어

 

Posted by 실버_

 

책의 해를 맞아 출판사와 독자가 ‘함께 모여서 읽는’ 소소하지만 따뜻한 독서모임,
이름하여 ‘모다 읽기’!

그 두 번째 모임이 지난 9월 19일에 있었습니다.
이날도 비가 왔었는데요, (모다 읽기 시간마다 비가 오는듯한^^;)
그래도 참석자분들 모두 시간에 맞추어 산지니x공간에 모여 주셨어요.

 

두 번째 모임은 산지니의 도서 <나는 나>를 읽고 이야기해보았는데요,
<나는 나>는 일본 여성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를 담은 책입니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작년에 개봉한 영화 ‘박열’을 통해 많이 알려졌지요.

영화 속에서도 ‘옥중 수기’가 중요하게 다루어져서, 책과 영화를 함께 보며

가네코 후미코의 삶을 함께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독서모임에서 가장 설레는 시간, 참석해주신 분들의 소개를 들어봐야겠죠?
(익명성을 위해 닉네임을 사용합니다. :)
각자의 닉네임에 대한 이유는 맨 아래 마무리 부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Q. <나는 나> 독서모임에 참석하게 된 계기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S 편집자
책의 해와 함께하는 독서모임을 기획하며 어떤 책이 좋을까 고민하던 중에, <나는 나>가 눈에 들어왔어요. 불꽃같던 삶을 살았던 여성, 가네코 후미코의 삶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가 많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영화 ‘박열’을 통해 유명해진 산지니의 효자 도서이기도 해서 많은 분들이 아실만한 책이라는 생각도 했고요.

 

- 스텔라
저는 영화에 대해서 들어보기는 했었는데, 책을 읽기 전엔 실존 인물인지는 몰랐어요. 그런데 산지니출판사의 SNS에 올라온 모다 읽기 공지를 보고, 실존 인물인 것을 알게 되어 흥미를 가지게 되었어요. 또 책의 제목 ‘나는 나’가 책을 읽기 전부터 왠지 모르게 딱 와 닿았어요. 읽고 싶은 제목이랄까...? 그리고 영화 관련 직종에서 일하다 보니, 영화와 함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부분이 흥미로워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달래룸메
가네코 후미코 ‘박열’을 먼저 보고,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에서는 박열을 만나기 이전의 가네코 후미코의 삶이 어떻게 되었는지 잘 드러나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이번 독서모임을 통해 가네코 후미코라는 인물에 대해 더 알아보고, 생각해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 백설기
저는 영화 ‘박열’과 책 ‘나는 나’ 두 가지 모두 알지 못했는데요, 독서모임 공지를 통해서 책과 영화를 알게 되었습니다. 남북공동회담도 있었고, ‘국가’란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었는데, 아나키스트로서 국가라는 관념을 떠나서 신념을 지키려고 했던 사람, 또 한 명의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참가자분들의 소개를 들어보고,

본격적으로 <나는 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나는 나>에서는 ‘박열을 만나는 지점’까지의 이야기가 쓰여져 있고,
영화 ‘박열’에서는 박열을 만난 이후 가네코 후미코의 말기를 볼 수 있는데요.

 

'박열' 속에서 오히려 가네코 후미코라는 캐릭터가 두드러지게 보인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요. 그래서 이번 독서모임에서는 가네코 후미코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영화를 기승전결으로 나누어 먼저 살펴보았습니다.

 

 

기 - 박열과의 만남

 

 

가네코 후미코는 박열이 월간청년에 개제한 <개새끼>라는 시를 보고, ‘이 남자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하늘을 보고 짖는
달을 보고 짖는
보잘 것 없는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높은 양반의 가랑이에서
뜨거운 것이 쏟아져
내가 목욕을 할 때
나도 그의 다리에다
뜨거운 줄기를 뿜어대는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 박열, <개새끼>

 

가네코 후미코는 이 시를 읽은 이후 무작정 박열에게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였다고 해요.

이때 가네코 후미코의 나이는 20살이었다고 합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강단 있는 선택을 하는 면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 박열과 만나는 장면에서 가네코 후미코는 박열에게 “나도 아나키스트에요.”라는 말을 하는데요. 아나키스트의 개념에 대해 함께 보실까요?

 

아나키스트


- 아나키즘을 추구하는 사람. 아나키즘은 국가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억압과 지배를 반대하고 사회혁명을 통해 개인의 절대적 자유를 추구하는 사상이다. 흔히 ‘무정부주의’로 번역하지만, 아나키즘이 무정부주의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 한국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전해져 민족해방운동 이념의 하나로 기능했다.

 

- 아나키즘은 자유와 평등을 중시하며 모든 종류의 지배 권력을 부정한다.

 

이 ‘아나키스트’라는 개념은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를 잇는 개념으로 작용하며 둘 사이를 끈끈하게 합니다.

 


승 - 옥에서의 생활

 

 

그렇게 동거를 하게 된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


그즈음 일본에는 관동대지진이 일어나고, 일본 정부는 민란 봉기를 막기 위해 조선인에 대한 괴소문을 퍼뜨립니다. 또한 관동대학살 사건으로부터 대중들의 눈을 돌리기 위해 희생양과 사건을 찾아냅니다. 그렇게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는 일본 정부의 타겟이 되어 옥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나 가네코 후미코는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당당한 모습을 보이며 일본 검사를 당황하게 하죠. 심문 도중 가네코 후미코는 검사에게 "박열은 나에 대해 어떻게 진술하였는가”라고 묻기도 했는데요, 검사는 박열이 “그녀에 대한 진술을 내가 하면 그녀의 마음에 상처가 될 것이기 때문에 가네코 후미코의 ‘주체적 판단’에 맡긴다”라 말했다고 전해줍니다. 가네코는 그 말을 듣고 싱긋 미소를 짓는데요, 이 장면에서는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의 동등하고도 조금은 독특한 사랑의 방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전 - 박열과의 사랑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은 동지로서도 사상과 의견이 맞았지만, 연인으로서의 사랑도 불같았는데요.

영화 속에서는 옥중에서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옥중이지만, 사상범으로서 또 검사의 동정으로 박열의 소원을 들어주게 된 것인데요.

이 부분에서 박열은 잠시 자리를 비켜달라고 말하고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이후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일본 정부에서 가네코 후미코의 임신 가능성을 제기하며 자살로 위조한 살해를 했다는 주장도 있다고 합니다. 어느 쪽이든 안타까운 죽음이지요...

 


결 - 옥중수기를 맡기는 후미코

 

 

후미코는 자신이 옥중에서 썼던 수기를 선배 ‘구리하라’에게 맡기게 됩니다. 그러면서 책으로 출판해달라고 말을 하는데요. 출판할 때 지켜달라고 당부한 내용은 책에 함께 실렸습니다.

 

구리하라 형


* 기록 외의 장면은 전후 관계 등에 있어서 조금 윤색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록은 모두 사실에 입각한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인 것에 생명이 있습니다. 따라서 어디까지나 ‘사실의 기록으로서 봐주고 다루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문체는 어디까지나 단순하게, 솔직하게, 그리고 딱딱하지 않게 가능한 평이하게 해주었으면 합니다.


*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미사여구를 사용한다든지 지나친 기교를 부린다든지 우회적인 형용사를 붙인다든지 하는 일은 피하고 싶습니다.

 

원고를 많이 고치지 말고 최대한 단순하게, 솔직하게, 그리고 딱딱하지 않게 써달라는 것을 보며 가네코 후미코의 당당했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눈 후에는 책 속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을 이야기해보았습니다.

각자 인상 깊었던 구절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나의 불행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요코하마에서 야마나시에서, 조선에서, 하마마쓰에서, 나는 줄곧 학대당했다. 나는 ‘자신’이라는 것을 가질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모든 과거에 감사한다. (…) 왜냐하면 만약 내가 나의 아버지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집에서 부족함을 모르고 자랐다면, 아마 나는 내가 그토록 혐오하고 경멸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성격, 생활을 그대로 받아들여 결국에는 나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적으로 불운한 탓에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벌써 열일곱 살이 되었다.

- '도쿄로!' 중


모든 일에 열정을 갖던 당시 나는 고학을 해서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확실히 꺠달았다. 지금과 같은 세상에서는 고학을 하더라도 훌륭하게 될 수 없다는 것을, 아니, 그뿐만이 아니다. 훌륭하다고 대접받는 사람만큼 별 볼 일 없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이 훌륭하다고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나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위한 진정한 만족과 자유를 얻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나 자신이어야만 한다.
나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노예로 살아왔다. 참으로 많은 남자들의 장난감으로 살아왔다. 나는 나 자신을 살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한 일을해야 한다. 그렇다. 나 자신의 일이다. 그러나 나 자신의 일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그것을 알고 싶다. 그것을 깨달아 실천하고 싶다.

- '일! 나 자신을 위한 일!' 중


“한 가지 더 물어볼게요. 당신은 민족운동가인가요? (…) 사실 난 조선에 오랫동안 살았던 적이 있어요. 그 때문인지 민족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어렴풋하게나마 알 것 같은 기분도 드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조선인이 아니라서 그들처럼 일본으로부터 억압받은 일이 없으니, 조선인들과 함께 독립운동을 할 마음은 좀처럼 생기지 않는군요. 그러니까 당신이 만약 독립운동가라면 유감스럽지만 당신과 함께할 수 없어요.”

- '일! 나 자신을 위한 일!' 중

 

 

등 책속에 공감을 일으킨 많은 이야기 중에는, 모두 다 그녀의 주체성과 항상 철저하게 ‘자신’의 모습을 살고자 노력했던 아나키스트로서의 가네코 후미코의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모임의 끝에는 인상 깊었던 구절이나 생각을 짧게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S 편집자

 


"나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위한 진정한 만족과 자유를 얻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나' 자신이어야만 한다."

 

마음에 드는 구절이자, 평소에 다른 사람의 평가를 많이 생각하는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해요. 가네코 후미코의 당당한 모습을 닮고 싶기도 해서 한 구절을 인용해서 곱씹으며 시간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 스텔라

 

 

 

 

 

 

 

 

 

 

 

 

 

 

 

 

 

 

 

 

 

 

 

 

 

 

 

 

 

나의 스무살과 후미코의 스무살을 비교해보게 되었다.

독립적이고 당당하지 못한 내 못난 스무살에도 고민과 진지함은 있었다.

담담하게 읽히지만 내내 기억나는 사람, 그녀의 이야기는 진정 '선물'이었다.

 

 

어릴 적에 '라스트 콘서트’라는 영화를 감명 깊게 봐서 그 이후로 쭉 주인공의 이름 ‘스텔라’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어요.

 

<나는 나>를 읽으면서, 아나키스트로서 “행동하고 사상적 모임을 꾸리고, 기존 체제를 깨부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이 그 시대에도 있었구나.”라는 것을 알게 해준 책이었어요. 세상을 원망하고 그치는 사람이 더 많았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20살 때 어땠지?’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20살의 그녀가 굉장히 대단하고 멋있게 보였어요.

대학생 시절, 사회의 부조리함에 대해 인식은 했지만, 현실에 내던져 살아가기 바쁘단 핑계를 대며 30년을 살아왔고, 결국 재작년에서야 촛불집회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사실 그러기는 힘든 일이지만, 우리 모두 가네코 후미코처럼, 자신의 삶을 반추하면서 그 안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는 노력,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달래룸메

 

 

“운명적으로 불운한 탓에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 그렇다. 나는 내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

삶의 갈림길에 서서 문경에 잠든 당신을 생각하겠습니다.

 

오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 같아요.
달래는 제가 키우는 햄스터의 이름인데요,
닉네임이 어째 조금 깨는 것 같지만 제 정체성이기 때문에^^ 닉네임으로 썼습니다.

 

 

 - 백설기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음도 마다 않던 그녀의 삶을 보며
제 삶의 지향점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너무 순응하며 산 건 아닌지...
그녀 삶의 마지막이 ‘부정’만은 아니었길 바래봅니다.

 

닉네임은 오늘 준비해주신 간식 ‘백설기’를 보고 지었습니다.

 


모다 읽기 세 번째 시간에서는,

국가와 가부장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를 염원하고 실천했던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 <나는 나>를 읽고 모여

여러 가지 감상을 나누어보았습니다.

 

같은 책을 읽고도, 각자의 감상이 다른 것을 보며
독서모임의 필요성과 힘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모다읽기의 마지막인 세 번째 시간은
사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책,

<폴리아모리>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 공지 바로가기

 

마지막 모임인 만큼, 모임 후에는 맥주 한 잔과 함께

편하게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지고자 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네코 후미코의 삶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으신 분들은

<나는 나>를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

 

 

나는 나 - 10점
가네코 후미코 지음, 조정민 옮김/산지니
Posted by 실버_

안녕하세요:) 산지니 출판사입니다!

성황리에 종료된 1차, 2차 <모다 읽기 독서모임>에 이어

3차 모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번 책은 <폴리아모리>입니다. 

독서모임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부담갖지 말고 신청해주세요:)

11월 8일 저녁 6시 반 산지니X공간에서 만나요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산지니출판사입니다.

 

2018 책의 해와 함께하는 <모다 읽기> 프로젝트 2차! 모집합니다.

 

9월 19일 수요일 6시 반,

책을 좋아하는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

 

 

 

Posted by 실버_

 

안녕하세요, 실버 편집자입니다.

책의 해와 함께하는 모다 읽기모두 함께 읽고 모여서 같이 읽자 프로젝트, 그 첫 번째 모임이 지난주 목요일 산지니X공간에서 있었습니다.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비가 오고 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에도 참석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첫 번째 모임의 주제는 책에 대한 책이었는데요.
특정한 책을 정하지 않고, 각자 추천하는 책을 가지고 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조금 자유로운 형식이라 더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아요.

 

 

 

 

우선 짧은 자기소개와 함께 책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실버 편집자입니다. 모다 읽기 독서모임의 진행자이기도 하지요.
저는 <읽는 삶 만드는 삶>을 우연히 서점에서 보게 되었는데요,
‘책이 한 편집자에게 작용한 일, 그 편집자가 글을 엮고 모으는 일에 관하여’라는 뒷표지 문구에 반해 읽게 되었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솔릭입니다.
제가 추천하는 책은 <책갈피의 기분>인데요, 저는 독립서점에 자주 가는 편인데, 서면에 자주 가는 독립서점에 우연히 발견하고 흥미가 들어 사게 되었습니다.
편집자로 근무하고 있는 저자가, ‘편집자’라는 직업에 대해서 가감 없이 밝히고 있는데요.
뒤표지에는 ‘어쩌다 편집자 같은 걸 하고 있을까’라는 문구가 있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썸입니다.

<사유의 거래에 대하여>라는 책을 들고 왔어요. 이 책은 얇지만 책에 대한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요. 그렇지만 관념적이지만은 않은 물질적인 부분까지 짚어주는 도서이지요.

몇 년 전 혜화에 있는 서점에서 구매하게 되었는데, 그때 잠시 읽었다가, 이번에 모임을 하게 되어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메밀입니다.
<황야의 헌책방>은 친구가 추천해줘서 읽게 된 책인데요,
이 책의 저자는 헌책방에서 고서점에서 8년 정도 일하다가 독립해서 헌책방에서 일하게 되었어요. 책방 운영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니가타입니다.
저는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를 가지고 왔어요. SNS 팔로우를 했던 산지니출판사에서 독서 모임을 한다는 알림을 보고, 어떤 책이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SNS에서 봤던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라는 책이 눈에 띄어 후딱 읽고 오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저를 포함한 두 명은 편집자로서 바라본 책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한 분은 저자이면서 독자로서의 철학이 담긴 책을 두 분은 헌책방, 서점에 대한 책을 가져오게 되었더라구요.

다양한 분야이지만 또 나름대로 묶이는 지점이 있어서 나눌 이야기가 기대되었답니다.

 

은 소개 이후엔 책에 대해 세세하게 소개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책에서 말하고 싶은 부분이나 좋았던 구절, 같이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읽는 삶 만드는 삶> / 실버 편집자

 

저는 이 책에서 책의 역할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팝 PM 2:00’라는 꼭지에서는 책의 간접적 체험을 강조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이 대목이 정말 공감이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넓고 얕게 보는 책도 필요하다. 물론 그 하나로 모든 걸 알았다고 끝내게 하면 안 되고(책을 단 한 권만 읽은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 더 깊은 세계로 건너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나는 그런 책들의 필요를 어느 누구보다 깊이 공감한다. 허영이면 어떻고 가짜면 어떤가? 아직 찾는 중인데. 『팝 PM 2:00』가 내게 해 주었던 일을 내가 만든 책이 누군가에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책을 읽고 나면 존 레넌은 직접 듣는 걸로.”

 

더불어 유유출판사의 참신한 기획력과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습니다.

 

 

<책갈피의 기분> / 솔릭

 

편집자인 저자는 책과 책, 원고와 원고 사이, 디자인팀과 작가 사이에서, 치이고 치어서 책갈피처럼 책들 틈에 끼어있는 모습을 담아 <책갈피의 기분>이라는 제목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편집자를 꿈꿨던 저로서는 충격적인 모습이었어요. 처음 환상을 깨준 책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특히 ‘유토피아는 없다’는 꼭지를 보고 출판업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를 보았는데요,
책에서 어느 편집자는 문화비, 야근 시 추가수당이 지급되는 유토피아적인 회사를 차렸지만, 얼마 안 가 회사는 문을 닫고 맙니다. 저는 그것을 보고 책을 만드는 일이 문화적이기도 하지만 사업적인 일이라는 걸 무시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유의 거래에 대하여> / 썸

 

앞의 두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현실적인 문제를 담고 있지는 않지만, 두고두고 읽을 책이라고 생각을 해요. 책을 읽으면서 이런 문장이 눈에 들어왔어요.

 

“책의 고유한 특성, 그것의 실용적 가치, 혹은 마법적 힘, 아니면 책성이라는 단어로 불러야 할 그것은 달리 어디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책이 열리는 지점과 닫히는 지점 사이, 그것이 조직하고 있는 관계 내부에 존재한다.”

 

“책은 탁자 위에 올려놓는 오브제가 아니다. 종이장 위에 인쇄된 상태의 텍스트는 더더욱 아니다. 책은 차라리 열림과 닫힘 사이를 오가는 것이다. 혹은 그들 사이의 긴장감 속에 놓여진 것이다. 책은 그들 사이의 긴장의 끈을 풀기도 하며 동시에 촉발하기도 한다. 책장이 넘어갈 때는 쉬지 않고 그것을 유지한다.”

 

위의 문장들을 보면서 책에 대한 사유를 다시 깊게 하게 되었는데요,
책이라는 것은 ‘닫힘과 열림’ 그 자체라는 말이 와닿았어요.
책은 열려 있기도 하고 닫혀있기도 하며, 자기를 드러내 보이는 것 같지만 감추기도 하지요.
항상 열려있거나 닫혀있지 않은 책의 특성이 매력적이었어요.
    

       
<황야의 헌책방> / 메밀 

 

유명한 고서점에서 일하다가, 독립해서 헌책방을 내게 된 저자의 에피소드 면면이 정말 흥미로웠어요. 또 세계 최대 헌책방 거리 진보초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꼭 가보고 싶네요.

 

대학생이라서 책을 읽고 무언가를 쓰는 과제로서 접근해서 지칠 때가 있었는데,
자유롭게 독서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라서 좋았습니다.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 니가타

 

헌책방에 대한 책도 많고, 이반 일리치와 연결된 책도 많은데,
이 책은 헌책방과 이반 일리치를 연결한 점이 색다른 것 같아요.

 

이 책에서 IT 기업에서 일을 하다가 헌책방에서 일할 때 편하게 일하려고 기계를 구입했는데, 기계를 관리하기 위해 노동 인력이 많아졌다는 내용이 나와요. 노동을 줄이려고 샀는데, 노동이 늘어난 것이지요. 이런 점을 보며 노동과 기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이 책을 통해 이반일리치의 사상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요.

 

또 이 책에서도 <황야의 헌책방>처럼 도쿄 곳곳에 있는 헌책방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요. 다음 주에 도쿄 여행을 가는데 책 속에서 소개된 장소에 갈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책의 해를 맞아 ‘책에 대한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비가 왔지만 그렇게 때문에 더 아늑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눈 것 같기도 했어요. 따뜻한 커피와 함께 진행된 독서모임의 마무리는 오늘의 모임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겸허하게 말할 수 있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네.
동서고금의 책 중에 우리가 파악할 수 있는 것은 1퍼센트도 안되거든.”


By 메밀

 

 

 

 

 

 

“책은 동요와 불안 속에서 태어난다. 그렇게 애를 태우며 펼쳐지고 진정되기를 갈구하며 스스로를 찾아 나가는 어떤 한 형태가 발효되어 탄생하는 것이다.”

 
By

 

 

 

 

 

 

 

“닫힘과 열림 사이에는 유토피아가 있지 않을까?”


By 쏠릭

 

 

 

 

 

 

 

 

이런 생활이 좋다.
비로소 내 생활을 찾았기 때문이다.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닌
내 생활을 만났기 때문이다.”


By 니가타

 

 

 

 

 

“태풍 오는 날, 책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참석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오늘도 책 읽는 하루 되시길...!”


By 실버 편집자

 

 

 

 

 

 

 

 

실버편집자도 독서모임을 참석해보긴 했지만, 직접 이끌어가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았을 텐데, 모두 활발하게 참여해주셔서 제 미숙한 부분이 덜 드러났던 것 같았어요. 다시 한번 감사했습니다. (꾸벅) 더불어 직접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분들이 존경스러웠답니다.

 

앞으로도 어설픈 편집자가 진행하는 책의 해 ‘모다 읽기’ 독서모임은 계속될 예정이니깐요,

남은 모임도 많은 참여 부탁드릴게요 :)

 

 

2차 모임 신청 바로가기 -> http://sanzinibook.tistory.com/2528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 10점
윤성근 지음/산지니

읽는 삶, 만드는 삶 - 10점
이현주 지음/유유

황야의 헌책방 - 10점
모리오카 요시유키 지음, 송태욱 옮김/한뼘책방

사유의 거래에 대하여 - 10점
장 뤽 낭시 지음, 이선희 옮김/길

Posted by 실버_

3월에 읽은 책 - <디지털 콘텐츠 퍼블리싱>

 

대표님을 포함한 모든 직원들이 매달 책 한 권을 정해서 같이 읽고 토론하고 이야기합니다.

그간 읽은 책들은 <파격적인 편집자> <편집자란 무엇인가> <편집에 정답은 없다> 등. 출판사이다보니 아무래도 출판, 편집 관련 책을 많이 읽게 되네요.

 

혼자 읽고 끝낼 때보다는 더 깊이 있는 독서를 할 수 있고 나와는 다른 타인의 생각을 알게 되어 관계 맺기에 도움이 됩니다.

3월에 읽은 책 <디지털 콘텐츠 퍼블리싱>은 출판사에서 디지털 사업부를 담당하는 저자가 전통적 출판과 웹-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환경의 변화를 탐구한 책입니다.
같은 내용을 읽었지만 책에서 밑줄 그은 부분과 감상은 다들 다릅니다.

한번 들어 볼까요?

 

 

 


 

책의 출판과 콘텐츠 퍼블리싱이 분리되었다. 책의 존재와 상관없이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유통되기 시작했다. (중략) 모든 것은 동시에 발생하고 동시에 소비된다. (중략) 디지털 환경에서의 콘텐츠 퍼블리싱은 책과 출판이라는 과거의 방식과 결별하고 스스로를 콘텐츠 산업화하는 데 성공했다.(65쪽)

 

‘스스로를 콘텐츠산업화’ 하는 추세에 발맞춰 산지니에서도 SNS나 블로그 사용의 중요성이 더 높아지리라 봅니다.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콘텐츠 생산이 출판사의 궁극적 목적은 아니겠지만 독자에게 유익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 그러면서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독자와 출판사의 소통 창구를 적극적으로 열어두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전복라면

 


 

'커뮤니케이션 대기 상태'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그 현상이 사람들이 디지털 콘텐츠를 소비하는 환경 자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40p)
종이책, 전자책, 앱이라는 각각의 상품들이 이러한 차이를 지니고 있다면, (중략) 둘 사이의 차이를 가르는 근본적인 요소는 아마도 콘텐츠가 독자를 태하는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187p)

 

전반적으로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종이책과 전자책, 앱이라는 이 각각의 플랫폼에 대해 독자들의 태도와 변화 환경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각 플랫폼에 맞게 콘텐츠를 어떻게 구성하고 이것을 독자들에게 어디에 노출시키고 디스플레이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온수

 


 

이 책은 협의의 의미로서 '전자출판'에 다루고 있지만, 넓은 개념으로서는 '책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곱씹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나는 왜 책을 읽는가. 책은 단순한 책으로서의 단독적인 물질(물성)이 아니다. 이를테면, 책을 읽는 진짜 재미는 세상의 모든 책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하는 순간(p109)에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퍼스널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 그리고 전자책 단말기와 같은 모든 매체들이 이른바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연결되고 접속되는 시대 속에 살고 있다. 이는 책의 의미와 앞으로 책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시사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이러한 역할의 중심에 바로 편집자가 있다. 그리고 편집자의 역할이 비단 종이책에만 한정되지 않다는 저자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앞으로 출판사는 저자들의 콘텐츠 생산 파트너라는 역할을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해야 할 것임을, 특히 콘텐츠를 어떻게 퍼블리싱(출판; ‘접속’의 개념을 포함한)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서 많이 공감했다. 편집자로서 단순히 종이책 홍보와 마케팅 수단으로 취급되었던 홈페이지, 블로그, 까페, SNS 등의 활동을 단순 홍보 수단 차원을 넘어 콘텐츠 중심에 놓고 다시 설계해야 함을 배운 셈이다.

-엘뤼에르

 



새로운 플랫폼의 대명사인 앱스토어는 얼핏 보면 생산자를 아주 민주적으로 배려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평평한 배려 속에 생략된 것이바로 생산자의 파트너 역할이다. 앱스토어가 훌륭한 시장이 될 수 있을 지는 몰라도 생산자의 훌륭한 파트너가 되기에는 무리가 있다. 

 

우리가 흔히 예로 드는 음반산업은, 디지털 음원 시장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나 거의 몰락했다. 재편된 국내 게 되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음악가들이 스스로의 불안한 삶을 견디며 창작 활동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들을 수 있는 음악의 종류도 충분하게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이 음악가, 즉 콘텐츠 생산자의 삶을 계속해서 착취하는 구조로 갈 경우에 소비자들이 미래에도 여전히 싼 가격에 좋은 음악들을 풍부하게 즐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249쪽)


미국의 거대 유통업체 아마존과 애플이 전자책과 음원을 중고 판매 하는 시스템의 특허권을 따냈다고 한다. 전자책이 종이책처럼 닳는 것도 아닌데 한번 판매된 전자책을 중고로 재판매하여 또다른 수익구조를 만들어 낸 유통사의 상상력이 정말 놀랍고 무섭기까지 하다.


거래가 성사될 때마다 애플과 아마존은 일정한 수익을 거두게 된다.
그러나 콘텐츠 생산자인 작가와 출판사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다.
일주일 뒤면 헐값에 살 수 있는 전자책을 누가 정가로 구입할까.
유통사는 헌 파일이 팔리든 새 파일을 팔리든 상관 않는다. 많이 팔리면 그만이다.

수익만 된다면 출판 생태계가 파괴되든 말든 관심 없다.

무조건 싸기만 하면 좋은 것일까?

한번 파괴된 가격은 되돌리기 힘들다.
교보문고 전자책 대여 시스템인 '샘'을 출판계에서 마냥 반길수만 없는 이유다.

완전도서정가제가 꼭 실현돼야만 하는 이유다.
모든 작가와 출판사들이 사라지고 난 후에야 독자들은 깨닫게 될 것이다.

-권 디자이너

 

 

디지털 콘텐츠 퍼블리싱 - 10점
이경훈 지음/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Posted by 산지니북

산지니안이 읽은 책들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고전의 힘

01 맹자독설




  김희성  산지니안 리더  sunnybill@naver.com




7월 20일 금요일 오후 7시.


산지니 출판사와 청년들의 소통이라는 소명을 가진 산지니안 육남매들이 독서토론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이달의 책은 국제신문에 '맹자, 현대도시를 거닐다.'라는 칼럼으로도 연재된 바 있는 '맹자독설'이다.

 

 



책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



블루 : 오랜만이네요. 책은 다들 읽어오셨겠죠? 오늘 이렇게 처음 독서토론을 진행하는데 매뉴얼이 없어서 다소 당황스럽긴 하지만 다같이 자유롭게 풀어나가도록 해봐요. 책을 읽고난 뒤 이 책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은 어땠나요?

블랙 : 신문에 연재된 칼럼을 모아서 연재된 책이라서 그런지 약간 통일성이 없는 느낌이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독설이라는 것은 듣는 사람이 깨우치게끔 모질고 악한 말을 하는 것인데 이 책은 논리보다는 감정에 치우쳐서 독설보다는 호통이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레드 : 블랙씨 말에 공감하는 부분이 책을 읽는내내 한겨레 신문을 읽는 느낌이었다. 너무 여당만 비판하는 느낌? 그리고 전체적으로 현실보다는 이상을 좇고 있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핑크 : 제가 느낀점은 솔직히 우리가 고전의 원문을 다 해석하기는 힘드니까 보통 고전을 읽으려고 하면 막막하잖아요? 그런데 각 챕터 앞부분에 원문을 발췌해놓고 해석하면서 이것이 현대사회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설명해서 구성상으로는 좋았고 내용상으로는 제가 대학생이다보니까 정치적인 부분보다는 대학과 관련된 부분에 많이 공감했어요.

 옐로 : 고전속에서도 현실에 맞는 소재를 추려내서 잘 설득이 되는 느낌이었어요. 아쉬운점으로는 맹자의 말이 같은 부분이 계속 반복되는 느낌이 드는 점이었어요.

 블루 : 이 책의 저자가 날선 비판을 많이 하시는데 특히 현 정권이나 대학의 교수들이나 이런 부분을 비판할때는 주장에 수긍도 하면서 통쾌한 마음도 들었어요. 또, 보통 고전이라고 하면 딱딱한 느낌이 들어서 접하기 힘든데 현실 문제와 접합을 하면서 쉽게 풀어줘서 좋았어요. 흥미로운 주제들도 많이 다뤘고요.

그린 : 저는 세세하게 보기보다는 좀 크게 봤는데요. 인문학 중심의 고전 접근법은 이 시대에 필요한 접근법이라 생각해서 좋았다고 생각해요.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은 좀 아쉬웠지만 몰랐던 부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꼬집어주는 점은 좋았어요.

 

책의 내용에 대한 우리의 생각

 

블랙 : 그럼 궁금한게, 여기서 대안으로 내놓은 것들이 설득력이 있는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핑크 : 대안이라는 것보다는 호통으로 그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옐로 : 저는 다소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게 대학의 시간강사들을 다룬 글에서는 이 분이 직접 시간강사를 하시다가 대학에서 나오신 분이잖아요? 그래서 이 분이 언행일치는 되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은 들었어요.

 블루 : 그런데 전 시간강사보고 밥벌이에 급급하지 말라고 하는 부분은 좀 공감하기 힘들었어요. 저자분도 시간강사를 해보셨을텐데 어떻게 그런 시간강사들의 생계의 힘듦을 그냥 넘기라고만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해가 좀 안되었어요.

옐로 : 대학생들보고도 현실보다는 호연지기를 가져라고 했죠? (웃음)

레드 : 맹자가 활동하던 당시에는 사농공상의 시대였으니까 청렴함이 미덕이 되는 시기였지만 지금은 자본이 중심이 되는 시대인데 몇 천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 그 때의 이론을 끌고 오려고 하니까 좀 안 맞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았어요.

옐로 : 대학교에 관련된 얘기가 아무래도 저자가 겪었고, 우리가 대학생이니까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아요. 특히 교수가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부리는 것에 대해서는 제가 들은 것도 많고 해서 공감이 많이 되었어요.

블랙 : 이에 대한 대안 같은 경우는 지금 시간강사가 너무 많잖아요? 그래서 직업의 수를 늘린다거나 시스템을 바꾸는 대안이 나와야 될텐데 강사가 자신의 노동에 대해서 정당한 임금을 받으려는 것에 대해서 선비된 도리가 아니다라는 식으로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었어요.

옐로 : 대안이 좀 급진적이라고 말해야 될까요? 아무래도 맹자가 좀 급진적인 부분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블랙 : 그리고 전 국민을 비판하는 부분도 좀 불쾌했어요. ‘역사를 잊는자는 스스로 망한다’ 챕터에서 보면 현 정권을 비판하면서 이러한 정부를 뽑은 국민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주장을 전개하였는데 왜 우리가 비판받아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레드 : 그런데 그 부분은 사실이지 않나요? (웃음)

블랙 : 국민들에게 좀 더 나은 방향으로 행동할 수 있는 말을 해줘야지 국민인 당신들이 이렇게 뽑아서 나라가 이 모양이 되었다라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나요?

레드 : 그래도 저는 이 챕터를 다룬 부분은 높게 평가해요. 저는 평소에도 이런 식으로 생각했는데 제가 다니고 있는 대학교에 걸려 있는 플래카드 중 ‘기억되지 못한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문구가 있는데 저는 이 문구를 감명깊게 생각했거든요

블루 : 저도 좀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주제를 다뤄서 좋았다고 생각해요. 깊이있는 그런 주제들 말이죠.

핑크 : 평소때 접하기 힘든 주제잖아요? 이런 주제들은 뉴스를 통해서 볼 때도 걸러져 나오는 그런 부분들이 많은데 이렇게 바로 작가의 눈을 통해서 봄으로써 좀 더 예리하게 통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블랙 : 저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해요. 최근에는 정부가 언론을 너무 장악하고 있는데 이 책의 저자는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시는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은 좋았어요.

블루 : 아무래도 이 책에서 비판을 날카롭게 하니까 비판적인 안목을 기르는데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레드 : 에필로그에 보면 그런 말이 나오더라고요. ‘누구나 진실을 마주하게 되면 불편하다’고.. 저도 책을 읽는내내 불편하긴 했어요 (웃음)

 

좀 더 얘기해보고 싶은 주제들

 

블루 : 그럼 책에 대한 느낌은 이 정도로 하고 이 책에서 다뤘던 주제 중에서 이 주제는 좀 더 토론해보고 싶다는 주제가 있었나요??

블랙 : 전 강호동을 다룬 주제 - 여민락이 좀 그랬어요..

블루 : 네, 그럼 말씀해보시겟어요?? (웃음)

블랙 : 한사람의 행동에서 여민락을 보았다 라고 했으면 이해가 되는데 그것이 범위가 확장되서 연예인 전체로 된것은 좀 그랬어요. 솔직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연예인이 사람들의 눈과 귀를 멀게 하기 위해서 가쉽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물론 강호동이 소신을 지켰다라는 부분은 이해가 되는데....

핑크 : 현실의 흐름에 비추어본다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강호동보다는 차라리 무한도전이 들어가야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다들 웃음)

옐로 : 저는 강호동이 은퇴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입장인데, 개인적으로 강호동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강호동 은퇴사건 이후에 사람들이 그를 미화하는 것을 보고 좀 불편했었어요.

블루 : 여담이지만 전 강호동이 쉬고 싶어서 은퇴선언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웃음)

핑크 : 연예인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보통 연예인, 즉 공인에게는 사회적책임을 좀 더 지우는 느낌을 받긴 했었어요.

블루 : 그런데 그 점에서는 연예인은 대중들에게 노출되는 빈도가 높기 때문에 영향력을 많이 미친다는 면을 볼 때, 일반 사람들보다는 좀 더 무겁게 책임을 지는게 맞다고 봐요.

옐로 : 저는 연예인이 공인이 아니라는 입장이에요. 그런데 이것도 사람들마다 입장이 나뉘더라고요..

레드 : 저는 모두가 알면 공인이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우리같은 일반인들은 우리끼리만 알잖아요?

핑크 : 그렇게 봤을 때는 신정아 사건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유명하지 않았던 사람이 스캔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잖아요? 그렇다면 이러한 경우도 공인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공인의 범위가 좀 애매한 것 같아요.

레드 : 공인 얘기까지 나오고 얘기가 산으로 가는 느낌인데요 (웃음) 스캔들을 일으킨 사람이나 범죄자들까지도 공인으로 분류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핑크 : 포퓰리즘에 대해 한번 얘기해볼까요?

블루 : 저도 포퓰리즘에 대해 좀 더 얘기해봤으면 좋겠어요. 브라질은 이 책에 따르면 수치상으로는 포퓰리즘이 성공했잖아요? 그런데 그리스의 상황을 보면 포퓰리즘이 실패해서 국가위기에 놓여져 있는데 과연 이 두 나라의 차이점은 뭐였으며 우리나라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다른분들의 의견이 듣고 싶어요.

레드 :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스 디폴트의 원인은 포퓰리즘보다는 그리스 국민들의 국민성에 있다고 봐요. 예부터 그리스는 넘쳐나는 관광자원 덕분에 사람들이 열심히 일할 필요성을 못 느꼈던데다가 정부도 발전적인 방향으로의 복지정책보다는 단지 인기에 영합하는 선심성 포퓰리즘을 남발한데서 이러한 위기가 초래되었지 않았나고 생각해요. 반면에 브라질의 경우에는 경제를 살리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던 것 같아요.

핑크 : 브라질 포퓰리즘 정책은 보우사 파밀리아로 대변되는데 특히 교육에 중점을 준다는 점에서는 우리나라의 발전 과정에서 교육을 중시했던 부분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았어요.

블루 : 복지정책을 택하려는 국가들은 많은데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잖아요? 그런데 브라질의 경우 어떻게 성공하였을까요?

 핑크 : 아무래도 브라질의 경우 빈민국에 가까웠기 때문에 경제의 평등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미 가진자들이 너무 많고 이들을 견제할 만한 세력이 없으니까 복지정책을 내놓아도 계속 주저앉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블랙 : 그런 것 같아요. 브라질은 개발도상국의 과정에서 복지정책으로 개발과 복지의 과정이 동시에 잘 이루어졌는데 우리나라는 현재 어느 정도 경제나 사회전반적으로 발달된 단계죠. 이 단계에서 복지에 비중을 높이려고 하면 누가 자기 밥그릇을 내놓으려고 하냐 이 문제죠.

옐로 : 흔히들 복지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북유럽의 상황을 제시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실패한 그리스의 상황을 예로 드는데 아무래도 어느 한 쪽에 치우치기보다는 우리의 상황에 맞는 한국형 복지로 나아가야겠죠.

 

교육에 관련된 이야

핑크 : 복지에 덧붙여 교육에 대해서도 얘기해보자면 제 생각에는 교육 분야에 있어서도 좀 더 전문적으로 나아가야할 것 같아요. 독일의 예를 들고 싶은데요. 그 곳에는 김나지움 같은 공부위주의 교육기관도 있고 엔지니어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는 교육기관도 있거든요. 즉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적성에 맞추어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는 사실이 부러웠어요. 반면에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죠. 이 책에서 나온 봉황을 닭으로 만든다는 말이 그런 뜻이 아닐까 싶어요.

레드 : 대학에 가기 전부터 우리는 사실 닭이 되어 있었어요. 태어날 때만 봉황이죠. 사실 소수의 몇몇을 제외하곤 개개인의 능력은 비슷한데 교육과정 내내 똑같은 내용만을 주입시키는거 잖아요. 마치 태어나자마자 닭으로 키우는 것 같아요. 그에 따른 결과 우리나라 대학생의 목표는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의사, 변호사 등을 위시한 전문직만을 선호하잖아요. 특정 직업에 몰리게 되고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많은 직업들은 외면받게 되죠. 과연 이러한 풍토에서 우리나라가 더 발전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어요.

그린 : 직업에 대한 대우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나 싶어요.

옐로 : 일을 놀이처럼 놀이를 일처럼 하고 싶은데 이러한 현실에서는 잘 안되는 것 같아요.

그린 : 사실 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도 행복과는 거리가 멀 것 같아요. 직업의 대우를 생각하게 될 것 같고 사회적인식 같은 것도 여기게 될 것 같고요.

블루 : 돈의 흐름도 특정 직업에만 편중되어 있고 사람을 직업으로 평가하는 경향도 있고 말이죠.

 

문화에 대하여

 

블랙 : 이 책을 읽다보니까 부산의 문화얘기도 많이 나오던데 문화에 관련된 얘기도 해볼까요?

핑크 : 저도 평소에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얼마전에 중국에 다녀올 기회가 있어서 그 곳에 있는 4대 박물관을 다녀왔어요. 그 곳을 둘러보고 우리나라와는 스케일이 다르다는 점을 느꼈어요. 우리나라는 유물도 많이 없고, 있는 것은 이미 외국으로 유출이 되었잖아요. 또 박물관에 대한 이해같은 것이 부족한 것도 아쉬워요. 박물관의 구성이 너무 형식적인 것도 아쉬워요. 서울에 있는 중앙박물관에서 유물을 소장하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다른 박물관에도 대여를 해 전시를 해서 다른 지역 주민들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블루 : 그리고 이제 우리나라도 먹고 살만해졌잖아요. 따라서 문화생활을 누릴 줄도 알아야 하는데 학교에서도 국영수 위주로만 교육하지 말고 예체능 교육의 비중을 좀 더 높여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어릴때부터 교육해줬으면 좋겠어요.

핑크 : 또 서울에 너무 모든 문화산업이 집중되어 있는 것 같아요. 문화의 도시가 발달되어야 하는데 부산에서는 PIFF이외에 별다른 것이 없는 것 같아요.

레드 : 이 책에도 나오잖아요. 부산에서 국제영화제를 벌써 16년째 하고 있는데 변변한 영화평론가 한명도 배출하지 못하였다고요.

옐로 : 거기서 저도 많이 공감했었어요. 국제영화제 행사 자체가 크게 보여주려고만 하고 기획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창의적으로 되어야하는데 그냥 부산시에서 수직적으로 단편적으로만 진행하는 그런 느낌?

블랙 : 그런데 그러고보면 메세나 같은 활동 있잖아요. 기업이 문화활동에 지원하는 이런 것이 발전이 안되니까 정부가 무리를 해서 하려다가 더 엉망이 되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레드 : 지금 부산에서 메세나 활동을 하고 있는 기업이 부산은행 정도? 일단 부산에는 큰 기업이 많이 없잖아요. 큰 기업이 없는 부산의 산업 또한 문화산업의 발전에 있어서 불리한 점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블랙 : 이 책에서는 문화를 부흥시키기 위해 대안으로 내세운 것이 인문학, 즉 대학 바깥의 교육 공간인 바까데미아?

그린 : 저도 대학 바깥으로 나가야 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해요. 유럽의 한 나라에서는 대학에서 의무적으로 학생들로 하여금 1년을 쉬면서 인턴과정이나 여행 등을 통해서 경험을 쌓게 한다고 들었는데 좋은 제도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린 : 그리고 해외의 유명한 박물관에 가는 것만 공부가 된다고 생각하고 우리 동네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도외시 하는 의식도 고쳐야 할 것 같아요.

옐로 : 그건 맞는 것 같아요. 다들 각자 대학교내의 박물관은 거의 가보지 않았잖아요? (웃음)

블랙 : 그건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천편일률적인 내용 구성도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박물관에 가도 똑같은 청동기 시대의 유물만 놓여져 있으니 볼 마음이 생길까요? 아프리카 역사 박물관이나 추리소설 문학관 같은 테마가 있는 문화공간을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블랙 : 그런데 얘기하다 느낀게 이 책에는 피폐해진 사람들의 영혼을 치유하는 말이 없는게 좀 아쉬운 것 같아요. 단지 일반인들의 인문학의 무지를 호통치는데에만 그친듯한 느낌?

블루 : 요새 개인의 정서 치유를 대상으로 하는 책이 너무 많아서 차별화를 노린 것이 아닐까요? (웃음)

블루 : 네, 열띠게 토론하다보니까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버렸네요. 마무리하면서 이 책에 대한 총평을 해볼까요?

 

산지니안의 맹자독설: 

고전과 현실을 연관짓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 다양한 소재를 필요할 때 시기적절하게 짚어냈으며 나꼼수와 비슷한 정도의 수위가 상당히 센 날선 비판으로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한 점은 좋았으나 제시한 대안이 부족해서 호통에 그친 점, 현실과 다소 괴리가 있는 이상적인 얘기를 하고 있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평가되었다. 하지만 평소에 잘 다루지 않았던 주제들을 다룸으로써 독자들의 안목을 기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데에 이 책의 의의가 있다고 본다.

 

 

 

 

Posted by 비회원

12명의 남자들이 한달에 한번 모입니다.
이들의 평균연령은 60세가 넘습니다.
대체 이 어르신들이 왜 모이는 걸까요?
등산? 골프? 낚시? 친목모임? 먹자계?

매번 모이는 장소는 다르지만 꼭 지참해야 할 물건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책입니다. 지정된 한 권의 책을 한달동안 열심히 읽은 후 한날 한시에 모입니다. 물론 모여서 맛난 것도 드시고 술도 몇잔들 하시겠지요. 하지만 이 모임의 주인공은 책입니다. 독서모임의 이름은 ‘하무리’구요. 바로 책이라는 기특한 물건이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나이 지긋한 어르신 12명을 이어주는 끈이 돼왔던 겁니다.

그간 하무리 독서모임에서 읽은 책만해도 100여권이 넘는데 정치, 경제, 사회, 문학 등 분야도 다양합니다.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읽으신 거지요. 모임의 구성원들은 금융전문가, 판사, 변호사, 대학총장, 전직 방송국 임원, 기업CEO, 화가 등 아주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현직에서 아직까지 열심히 뛰고 계신 분도 계시고 현업에서는 물러났으나 그동안 쌓은 경륜을 바탕으로 지역문화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분도 계십니다.

회원들은 책을 통해 꿈의 도시 꾸리찌바와 떠오르는 강국 중국과 인도를 여행하고 ‘인생수업’ ‘상실수업’을 통해 아름답게 늙는 지혜를 배우며 피터 드러커를 통해 경영학 강의를 듣기도 하였습니다. 한반도 주변의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은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기도 하고 장영희 교수의 가슴이 저리도록 아픈 사연에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책으로 인연을 맺은 외국 언론인이나 외교관들을 초대해 새로운 정보를 얻기도 하는 등 그 어느 모임보다 열심히 10년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읽은 책을 통해 회원들이 얻은 값진 경험과 사는 이야기들을 모아 『하무리-책과 함께 10년』이라는 책으로 엮었습니다. 10년이라는 세월의 무게로 회원들의 얼굴에는 잔주름이 늘어났고 머리에는 하얀 이슬이 내렸지만 책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컸습니다. 출판사 방문횟수로 보면 산지니 저자들중 단연 1등이셨습니다. 때론 땅콩과 호떡을 양손에 가득 들고오셔 저희를 기쁘게 해주었구요. 

출간일정을 크리스마스 전으로 맞추려니 제작 일정이 빠듯해 애를 태우기도 했지만, 마침내 책이 나오자 휴~ 안도의 한숨과 뿌듯함.
12월 23일, 출판사에 책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하자 직장이 근처에 있는 홍판사님과 이변호사님께서 한달음에 달려오셨습니다. 요리보고 조리보고, “책이 참 잘 나왔네요. 서점에서 팔아도 되겠습니다. 팔릴지는 모르겠지만요. 허허 ^^”

12월 24일 사무실로 배달된 나리꽃 10다발

'책 나눠주는 판사'로 유명하신 부산지방법원 홍광식 판사님이 산지니 식구들에게 준 크리스마스 선물입니다. 모두 한다발씩 나눠 갖고 옆사무실 직원에게도 한다발 인심 쓰고. 사장님께도 한다발 드리니 처음엔 무지 어색해 하며 됐다고 손사래를 치시더니, “줄때 가져가시죠. 사모님께 선물하면 되잖아요.” 김은경 팀장님 한마디에 반짝 눈을 빛내며 들고 나가셨답니다.


▶오는 1월 26일 화요일 중앙동 백년어 서원에서 2010년 첫번째 저자와의 만남 행사에 <하무리> 저자들과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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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지니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