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희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 황정은의 '디디의 우산', 이해인 시인의 '그 사랑 놓치지 마라', 나태주 시인의 시집 '끝까지 남겨두는 그 마음’ 등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김수영)이 제작 지원한 오디오북을 네이버 오디오클립과 윌라 등 4곳에서 만날 수 있다.
출판진흥원은 ‘2020년 오디오북 제작 지원 사업’ 작품을 12월 7일부터 각 오디오북 플랫폼에서 별도의 코너를 마련, 독자들이 오디오북을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오디오북 제작 지원 사업’ 고품질의 오디오북 콘텐츠를 확충하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2년째 시행 중이다. 출판진흥원은 올해 공모를 통해 총 366종을 선정하고, 제작 실비를 지원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오디언, 윌라, 팟빵 총 4곳에서 선보이는 출판진흥원 지원작 오디오북은 132종으로, 각 플랫폼에서는 선정된 오디오북만을 위한 특별한 코너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독자들은 각 플랫폼에서 준비한 오디오북 전용 코너를 1주일~1개월 동안 만나볼 수 있다. 출판진흥원 관계자는 “독자들이 양질의 오디오북을 접하는 기회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 전자책에 이어 오디오북을 통해서도 독서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출판진흥원의 오디오북 제작 지원 사업은 2021년에도 출판사를 대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아시아필름마켓은 영화, 영상, 엔터테인먼트 산업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행사로 2006년 출범하여 올해 제14회를 맞이했습니다. 영화와 관련된 투자, 제작, 판권 구매, 배급, 후반작업까지 영화 산업의 전 단계를 아우르는 산업의 장입니다. 국내외 영화·영상·엔터테인먼트 산업 관련 종사자에 한해 참가자격이 주어지는 전문 행사로, 아시아프로젝트마켓 (APM), 엔터테인먼트 지적재산권 (E-IP) 마켓 등 다채로운 행사가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개최됩니다.
그래서 부산국제영화제가 모든 이들을 위한 축제의 장이라면아시아필름마켓은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의 축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에도 북투필름, E-IP피칭 그리고 아시아IP쇼케이스에 선정된 프로젝트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E-IP비즈니스미팅이 열리는데요, 국내외 출판, 영화·방송 및 웹 콘텐츠 업계가 모두 참가하며 원천 IP의 2차 판권 거래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10월 6부터 7일까지 양일간 10:00~18:30에 열리고, 현장에서도 입장 뱃지 신청이 가능하다고 하니, 관심 있는 콘텐츠 산업 종사자 분들은 많이 참석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또한 아시아필름마켓은 전통적인 영화 산업의 장을 넘어 영상, 방송, 만화, 웹툰, 출판 등 여러 유관 산업 관계사와 협력하여 다채로운 피칭, 컨퍼런스, 세미나를 준비하였다고 합니다. 2019 아시아필름마켓의 부대행사는 10월 5일부터 8일까지 4일동안 벡스코 제 2전시장 1층 이벤트룸과 세미나룸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출판 관련 행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
★ 북투필름&E-IP피칭
•10월 6일(일) 16:00 - 17:30 / 이벤트룸 북투필름&E-IP피칭은 새로운 시각과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기반으로 멀티 플랫폼화 될 수 있는 독창적인 소설, 웹툰 및 웹소설을 피칭을 통해 소개합니다.
★ 스토리투필름 (Co-organized by Korea Creative Content Agency (KOCCA))
•10월 6일(일) 13:30 - 15:00 / 이벤트룸 ‘Story to Film(구 신화창조 프로젝트 피칭)’은 10편의 우수 원천스토리를 프로젝트 피칭과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국내외에 소개하고 제작 가능성을 모색합니다.
2019 아시아필름마켓, 북투필름과 E-IP피칭 공식 선정작 30편
2019 아시아필름마켓에서 E-IP(엔터테인먼트 지적재산권: Entertainment Intellectual Property, 이하 E-IP) 마켓의 주요 행사인 북투필름과 E-IP피칭 참가작으로 도서 원작 15편과 웹콘텐츠 15편을 각각 선정하였는데요,
총 30편의 선정작은 마켓 기간 중 10월 6일과 7일 양일간 진행되는 비즈니스 미팅에 주력하여 성공적인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OSMU)의 발판을 마련합니다. 특히, E-IP마켓은 올해부터 원활한 해외 영상화 판권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E-IP비즈니스미팅에서 영어 순차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며, E-IP비즈니스미팅 사전 신청은 9월 초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될 예정입니다.
올해 영화 기획, 제작, 투자, 배급 등 전분야를 아우르는 ㈜쇼박스와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드라마, 공연 등 문화 콘텐츠 투자 분야의 벤처캐피탈인 유니자파트너스가 E-IP마켓 신규 어워드 스폰서로 참여하게 됩니다. 여기에 작년에 이은 글로벌 웹툰 플랫폼 토리코믹스의 어워드까지 더해 올해 총 7천만원 규모의 상금이 수상작에게 주어집니다. 수상작은 선정작을 대상으로 E-IP비즈니스미팅 종료 후 E-IP시상식에서 결정됩니다.
산지니 출판사에서 출간된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이 2019 아시아필름마켓 북투필름 선정(Book To Film) 참가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산지니 출판사는 2015년 김유철 장편소설 『레드 아일랜드』, 2017년 서성란 장편소설 『쓰엉』에 이어 세 번째로 북투필름에 참여합니다. :)
*북투필름 심사위원 선정심사평*
“남북 관계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는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로선 가장 다뤄야 하는, 공감 하기 쉬운 소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늘 정치적 소재가 중점적으로 다뤄지면서 이야기의 전형성이 전체를 지배한 기억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생각하는 사람들’은 종전과는 다른 캐릭터의 접근을 보여주면서 포맷에 맞는 스토리텔링으로의 전개를 기대하게 한다.”
생각하는 사람들
정영선 지음 | 280쪽 | 14,800원 | 2018년 5월 24일
정영선 작가의 장편소설. 작가 정영선은 2013년~2014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 내 청소년 학교에서 파견교사로 근무했다. 2년의 시간 동안 탈북 청소년들의 삶을 지켜보며 남한사회에서 북한출신자들이 겪는 또 다른 문제들에 주목하게 됐다. 또한 단순 정착을 넘어 사회, 경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그려나갈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고민했다. 이 소설은 작가의 그러한 관찰과 고민의 결실이라 볼 수 있다.
올해로 8회를 맞이하는 북투필름은 도서 원작의 2차 판권을 소유한 출판사와 영화·영상 산업 관계자가 만나, 소설의 영화화 가능성을 모색하는 장으로 올해는 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을 비롯한 15개의 작품이 선정되었습니다.
산지니 출판사는 2015년 김유철 장편소설 『레드 아일랜드』, 2017년 서성란 장편소설 『쓰엉』에 이어 세 번째로 북투필름에 참여합니다.
*북투필름 심사위원 선정심사평*
“남북 관계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는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로선 가장 다뤄야 하는, 공감 하기 쉬운 소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늘 정치적 소재가 중점적으로 다뤄지면서 이야기의 전형성이 전체를 지배한 기억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생각하는 사람들’은 종전과는 다른 캐릭터의 접근을 보여주면서 포맷에 맞는 스토리텔링으로의 전개를 기대하게 한다.”
[뉴시스] 아시아필름마켓, 북투필름 & E-IP피칭 30편 선정
2019 아시아필름마켓이 엔터테인먼트 지적재산권(E-IP) 마켓의 주요 행사인 '북투필름'과 'E-IP피칭'의 참가작으로 도서 원작 15편과 웹콘텐츠 15편을 선정했다.
북투필름 선정작은 '너는 누구니', '무저갱',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빨간 모자', '생각하는 사람들', '선한 이웃',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 '소암, 바람의 노래', '아비', '옆집에 킬러가 산다', '유품정리사: 연꽃 죽음의 비밀', '전일도 탐정 사건집', '진령군, 망국의 요화', '쿠오 바디스', '한성 프리메이슨' 등이다.
총 30편의 선정작은 마켓 기간 중인 10월 6, 7일 비즈니스 미팅에 주력해 성공적인 원 소스 멀티 유즈(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분야에 적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의 발판을 마련한다. E-IP마켓은 올해부터 원활한 해외 영상화 판권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비즈니스 미팅에서 영어 순차 통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쇼박스와 문화 콘텐츠 투자 분야의 벤처캐피탈 유니온투자파트너스가 E-IP마켓 신규 어워드 스폰서로 참여한다. 여기에 작년에 이은 글로벌 웹툰 플랫폼 토리코믹스의 어워드까지 더해 올해 총 7000만원 규모의 상금이 수상작에게 주어진다. 수상작은 전체 선정작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미팅 종료 후 E-IP 시상식에서 결정된다.
2015년에 첫 선을 보이며 올해로 5회를 맞는 E-IP피칭은 멀티 플랫폼화가 가능한 웹툰, 웹소설, 웹드라마와 같은 원저작물을 영화·영상·엔터테인먼트 산업 관계자에게 소개하는 장이다. 특히 2018년 선정작인 스토리 '굿잡'은 올해 소설 출간을 앞두고 있으며, '데블스쿨'은 웹소설로 연재될 예정이다. 웹툰 '여의주'도 드라마 계약 체결이 성사됐다.
올해 선정작들은 새로운 시선과 탄탄한 서사구조를 갖춰 영화·영상화 소재로서의 매력이 뚜렷한 작품들이다. 향후 콘텐츠 확장의 가능성이 주목된다.
생각하는 사람들
정영선 지음 | 280쪽 | 14,800원 | 2018년 5월 24일
정영선 작가의 장편소설. 작가 정영선은 2013년~2014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 내 청소년 학교에서 파견교사로 근무했다. 2년의 시간 동안 탈북 청소년들의 삶을 지켜보며 남한사회에서 북한출신자들이 겪는 또 다른 문제들에 주목하게 됐다. 또한 단순 정착을 넘어 사회, 경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그려나갈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고민했다. 이 소설은 작가의 그러한 관찰과 고민의 결실이라 볼 수 있다.
국제신문 문화부는 2018년을 마무리하면서 산지니, 전망, 해성, 호밀밭(이상 부산), 남해의봄날(통영), 펄북스(진주) 등 부산과 경남의 출판사 6곳에 “올해 펴낸 책 가운데 특히 인상 깊었던 책, 독자와 함께 다시금 되새기고 싶은 책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지역 출판사들의 올해 성과를 이를 통해 소개한다.
◇ 지역화로 인간·환경 공존 찾는 ‘로컬의 미래’
# 남해의봄날
- ‘마녀체력’ 운동으로 바뀐 인생
우리는 언제까지 ‘성장’만을 이야기해야 할까? 지구의 자원이 유한함에도 끝없는 성장을 추구하는 오늘날 글로벌 소비 경제에 지친 이들에게 권하는 책이 ‘로컬의 미래’다. 스테디셀러 ‘오래된 미래’의 저자이자, 환경운동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신작(최요한 옮김)이다. 저자가 인류에게 전하는 시급하고 중요한 메시지는 환경을 해치고, 경쟁만을 부추기는 세계화에서 벗어나 ‘지역화’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화는 인간과 환경이 공존하고, 많은 사람이 문화 다양성을 지키며 행복하게 사는 해법이자, 공동체를 회복하는 행복의 경제학이다.
올해 ‘마흔 열풍’을 일으킨 바로 그 책! 출간과 동시에 무수한 독자의 추천과 함께 “운동을 새로 시작했다”는 희소식 릴레이가 이어지게 한 그 책! 바로 ‘마녀체력’(이영미 지음)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건강’은 꼭 들어간다. 하물며 마흔 전후 여성에게 ‘체력’은 남은 인생 전체를 좌우할 큰 무기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하루 내내 책상 앞에 앉아 일하던 저질 체력의 에디터가 마흔에 운동을 시작해 ‘운동장 한 바퀴’에서 철인 3종을 완주하는 ‘철녀’로 거듭나는 여정을 오롯이 담았다.
◇ 해양소설집 ‘하선자들’… 뱃사람 용어 ‘오롯’
# 전망
한국출판산업진흥원 콘텐츠 사업에 선정된 ‘선장 시인·소설가’ 이윤길의 해양소설집이다.
바다에서 일하는 이윤길 작가는 해마다 배를 타기 위해 남미로 떠난다. 그가 떠나기 전 서둘러 완성된 작품을 받았고 교정을 봤다. 이어 작가는 훌쩍 떠났다. 그가 바다로 떠나면 연락할 길이 막막하다. 발간하기까지 힘겨웠던 것은 이 책에 무수히 나오는 뱃사람들의 용어였다. 현역 선장에게 확인도 했지만 확인이 안 되는 것도 있었다. 더 어려운 것은 지명이었다. ‘하선자들’이라는 제목을 어떻게 표현할지 표지를 디자인하는 일도 까다로웠다. 그렇게 이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 전신 발작 장애아의 성장동화 ‘마법에 걸린 아이’
# 해성
- ‘희망은 있는가’ 지역문화 성찰
동화작가 서하원의 장편동화 ‘마법에 걸린 아이’에서 전신 발작의 장애를 가진 아이 한별이는 종일 학원을 쳇바퀴 돌 듯 수업을 듣는다. 무한 경쟁사회에 사는 청소년이 남보다 조금이라도 더 배우게 하려는 엄마의 노력은 눈물겹다. ‘지식 주도 성장’을 외쳐대는 엄마에 항거해 “나는 내 길을 가겠다”며 홀로서기를 외친 한별이의 성장기는 흥미롭다. 작가는 미래 환상 세계를 통해 한별이와 엄마의 ‘지금, 이곳의 교육’에 질문을 던진다.
문학평론가 남송우(부경대 국문학과) 교수의 ‘지금, 이곳에 희망은 있는가’는 ‘근원’에 대해 질문하고 고민한 결과를 ▷한국 교회의 현실 ▷우리 대학, 무엇이 문제인가? ▷지역문화가 가야 할 길 등 세 영역으로 나눠 정리했다.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문화인으로서의 고민이 담긴 이 책은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 탈북 청소년의 삶 그린 소설 ‘생각하는 사람들’
# 산지니
- ‘국가폭력과 …’ 유해발굴사 정리 - ‘독일 헌법학의…’ 논저 31편 번역
제주도의 예멘 난민 문제가 올해 큰 이슈였다. 그 누구도 답을 알지 못했던 난민 수용에 관한 찬반 논쟁이 있었다. 우리는 이미 난민과 함께 살고 있었다. 자유를 찾아, 먹고 살기 위해 남한 땅으로 넘어온 탈북자들은 멀리서는 보이지 않지만 가까이서 보면 보이는 두껍고 높은, 투명한 유리벽에 가로막혀 온전한 한국인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난민이다.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에는 정영선 작가가 2년간 하나원 내 청소년 학교에 파견교사로 근무하며 지켜본 탈북 청소년의 삶과 이야기가 생생하다. 올해 제35회 요산김정한문학상을 받았다.
‘국가폭력과 유해 발굴의 사회문화사’(노용석 지음)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연구와 유해 발굴을 주도한 저자가 현장에서 얻게 된 풍부한 사례와 자료에 이론을 더해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유해 발굴 역사를 정리한 책이다. 유해 발굴의 의미를 가족의 시신을 찾는 ‘좁은 단위’에서 국가와 인간의 보편적 인권을 이야기하는 ‘넓은 단위’로 확장하고, 잊혔던 ‘비정상적 죽음’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재조명한다. 과거사 청산 작업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이 시점에 주목할 책이다.
‘독일 헌법학의 원천’(카를 슈미트 외 지음)은 2018년 세종도서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책이다. 카를 슈미트 연구의 권위자로 꼽히는 헌법학자 김효전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독일 헌법학 주요 논저 31편을 번역해 엮은 1184쪽의 방대한 책이다. 독일 헌법학 이론은 우리나라 입헌 민주주의의 뼈대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독일 헌법학 이론을 정독해 우리 헌법학의 특수성과 입헌 민주주의 발전을 되짚어볼 수 있게 한다. 김효전 교수는 이 책으로 지난달 목촌법률상을 받았다.
◇ 중세~현대 날씨 연대기 ‘예술가들이 사랑한 날씨’
# 펄북스
- 헌책방의 매력 ‘아폴로 책방’
‘예술가들이 사랑한 날씨’(알렉산드라 해리스 지음·강도은 옮김)는 732쪽이라는 분량에서 알 수 있듯 작업 기간이 꽤 길었다. 지역 출판사 대부분이 한정된 인원으로 업무를 처리하는데 그러다 보면 이 정도 볼륨의 책은 시간이나 제작비 부담 등으로 포기하기 쉽다. 애초 이 책의 내용에 매료됐기에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중세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날씨 연대기라 할 이 책은 날씨 관련 문학작품이나 회화 그리고 예술가의 이야기 외에도 흥미롭고 새롭고 신기한 날씨 이야기가 정말 많다. 공을 많이 들이다 보니 정가도 만만찮은데 도서관에 신청해서라도 읽어주시길 부탁한다.
‘아폴로 책방’은 현재 진주에서 헌책방 ‘소소책방’을 운영하는 책방지기 조경국의 소설집이다. 조경국 작가는 ‘밥벌이와는 상관없이’ 사랑하는 책방, 인연을 맺었던 책, 책방을 찾은 사람들에 대한 팬픽이라고 이 책을 소개하곤 하는데, 펄북스 또한 현직 책방지기가 들려주는 본격 책방 소설집을 만들며 매우 행복했다.
작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과 다채로운 사연을 한 권의 책과 연결하면서 어느새 우리를 아폴로 책방으로 데려다 놓는다. 매 단편의 끝에는 소설에 등장하는 책에 관한 책방지기의 책 소개가 있다.
◇ 남성권력이 만든 여성혐오 ‘못생긴 여자의 역사’
# 호밀밭
- 강동수 소설집 ‘언더 더 씨’
미투 운동을 중심으로 한국사회에서도 페미니즘과 여성 인권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하지만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비인간적으로 대해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못생긴 여자의 역사’(클로딘느 사게르 지음·김미진 옮김)는 여성 외모를 둘러싼 혐오와 권력관계의 긴 역사를 추적한다. 왜 여성에게 아름다움은 ‘의무’인가? 왜 여성에게 추함은 ‘죄악’인가? 저자는 “남성들은 자신의 권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만들어야 했다”고 말한다.
‘언더 더 씨’는 호밀밭 소설선 ‘소설의 바다’의 세 번째 작품이자 소설가 강동수의 세 번째 소설집이다. 세월호 참사를 마주한 작가의 윤리적 슬픔이 기록된 표제작 ‘언더 더 씨’를 비롯해 일곱 편으로 이뤄진 소설집은 군더더기 없는 문체와 탄탄한 서사 구성을 통해 소설 양식이 감당해야 하는 임무를 떠안는다. 중진 작가 강동수의 신작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한국사회의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이란, 새로운 저항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반어적 감수성 그 자체이다.
이번 행사에는 정영선 작가님과 구모룡 선생님의대담 형식으로 진행되며, 김대성 문학 평론가님께서 사회자로 참석하실 예정이니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장소는 산지니X공간인 거 잊지마세요!!
일시 : 8월 29일 (수) 저녁 6시 30분
장소 : 산지니X공간(부산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97, 센텀 스카이비즈 A동 710호)
생각하는 사람들
정영선 지음 | 2018년 5월 24일 출간 | 14,800원
21세기에도 여전히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지 않은 유일한 곳, 북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국경을 넘어 남한으로 온 사람들. 이 소설은 탈북자들을 소재로 하여 그들의 남한에서의 삶과 한국사회의 또 다른 어둠을 그려낸다.
주인공 주영은 간판 하나 제대로 걸리지 않은 출판사에 면접을 보러 간다. 그곳에서 만난 국정원 '코'는 그녀에게 인터넷 댓글 업무를 지시한다. 대선이 끝난 후, 코는 주영에게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을 위한 교육 기관인 유니원 계약직 자리를 제안하고, 주영은 유니원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이유로 남한을 선택한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저자 정영선
1963년 경남 남해에서 태어났으며 부산대학교 역사교육과와 동 대학원 국문과를 거쳐 경성대학교 국문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1997년 중편 「평행의 아름다움」으로 《문예중앙》을 통해 등단하였으며 소설집으로 『평행의 아름다움』(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 선정), 장편소설로 『실로 만든 달』이 있다. 부산소설문학상, 부산작가상, 봉생문화상(문학)을 수상하였다. 2013~2014년 교육부 파견교사로 경기도 안성의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내 청소년 학교에서 근무하였다. 이때의 경험이 바탕이 된 2018년 최근작 『생각하는 사람들』을 출간하였다.
“탈북자들이야말로 이즈음 분단을 상징하지 않을까요? 분단 숨통을 틔워주는 개성공단 같은 것도 있었지만 민간 차원에서는 탈북자들이 분단의 벽을 허물고 있는데, 그들은 여기 와서 또 다른 분단을 겪고 있습니다. 이 상태를 해결하는 게 진짜 남과 북의 소통인데 소설에서는 해결책까지는 어렵고 문제를 제시했을 뿐입니다.”
부산소설문학상과 부산작가상을 수상하며 부산 지역에서 활동해온 소설가 정영선(55·사진)이 탈북자들이 남한 사회에서 적응하는 과정의 다양한 문제들을 담아낸 장편 ‘생각하는 사람들’(산지니)을 들고 상경해 기자들과 만났다.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 청소년 학교 파견교사를 지원해 2013년부터 2년 동안 근무하면서 관찰하고 취재한 이야기들이 이 작품에 핍진하게 담겼다.
주인공인 심주영은 국정원 요원 ‘코’를 만나 인터넷 댓글 아르바이트를 한다. ‘코’는 드루킹 사건처럼 출판사로 위장한 무대에서 선거 때마다 특정한 후보를 향해 ‘종북’ ‘친북’ 공세를 퍼붓게 한다. ‘코’가 소개한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을 위한 교육기관 유니원에 들어가 주영이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탈북 청소년들 이야기가 이 소설의 다른 축이다. 자유를 찾아 남한을 선택한 수지, 축구를 하고 싶었던 창주, 글을 잘 쓰는 선주 등이 남한에서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한국 사회의 문제들을 드러낸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경협주가 뛰고 북쪽에 전기를 보내고 철도를 놓는다는 이야기들만 오가는데 사실 이러한 태도는 선진국이 후진국에게 베푸는 그런 것이잖아요? 북한과 우리는 한민족인데 대동강변에 트럼프월드가 들어설 거라는 식의 자본에 대한 이야기만 말고 다른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우리가 분단의 역사에 책임지는 태도가 어떤 것인지 진지하게 이 시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정영선은 “탈북자들이 자본주의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준다고 하지만 오히려 큰 벽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들의 내면에 깃든 솔직한 이야기들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밝혔다. 수업 시간에 하나원 청소년들에게서 받은 진솔하고 흥미로운 글들을 출간하려고 했지만 여러 사정으로 무산돼 안타깝다는 그는 “북에도 남에도 정착하지 못한 그들은 ‘난민’일지 모른다”면서 “북한에서 남한으로 온 이유는 다양하지만 남한에서의 고통은 비슷해보였다”고 말했다.
정영선 작가의 장편소설. 작가 정영선은 2013년~2014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 내 청소년 학교에서 파견교사로 근무했다. 2년의 시간 동안 탈북 청소년들의 삶을 지켜보며 남한사회에서 북한출신자들이 겪는 또 다른 문제들에 주목하게 됐다. 또한 단순 정착을 넘어 사회, 경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그려나갈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고민했다. 이 소설은 작가의 그러한 관찰과 고민의 결실이라 볼 수 있다.
탈북자들의 한국생활을 생생하게 그리며 분단과 통일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산지니·1만4800원·사진)이 출간됐다. 정영선 소설가(55)는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2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분단의 벽을 넘은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차별과 생존의 어려움으로 또 다른 분단을 겪고 있다”며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탈북자들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설에서 주영은 간판 하나 없는 출판사에 면접을 보러 갔다 만난 국정원 직원에게 인터넷 댓글 달기 업무를 지시받는다. 대선 후 주영은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 교육기관에서 일하게 된다. 중국에서 유학하다 자유를 찾아온 수지, 축구를 하고 싶은 창주 등을 만난다. 돈이 필요해 선거 때마다 댓글 아르바이트를 하고, 북한에 있는 부모가 고위층일지 모른다고 여긴 국정원의 감시를 받는 등 탈북자들의 일상이 구체적으로 펼쳐진다.
실제 정 작가는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사무소인 하나원 내 청소년학교에서 2년간 파견교사로 근무했다. 그는 “비 오는 날이면 아이들의 눈이 부어 있었다. 고향 생각에 울어서 그렇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정 작가는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경제협력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경제적인 측면 외에 함께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영선 작가의 장편소설. 작가 정영선은 2013년~2014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 내 청소년 학교에서 파견교사로 근무했다. 2년의 시간 동안 탈북 청소년들의 삶을 지켜보며 남한사회에서 북한출신자들이 겪는 또 다른 문제들에 주목하게 됐다. 또한 단순 정착을 넘어 사회, 경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그려나갈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고민했다. 이 소설은 작가의 그러한 관찰과 고민의 결실이라 볼 수 있다.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과의 화해 무드가 이어지고 있다. 종전을 이야기하는 이들이 늘어났고, 북한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북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언론 매체 등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삶이 소개되기도 한다.
이러한 화해 무드 속에서 탈북자의 삶을 조명한 소설이 출간됐다. 정영선 작가의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로, 5월 29일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여한 정영선 작가는 “탈북자들이 남한에서 또 다른 분단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분단이란 바로 차별과 편견의 시선들이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정영선 작가 <사진 = 김상훈 기자>
97년 문예중앙으로 데뷔해 여러 권의 소설집과 장편소설을 집필한 정영선 작가는 “분단”을 주제로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하나원의 교사모집 공고에 지원한다. 하나원은 탈북자들의 정착을 지원하는 사무소로, 정영선 작가는 하나원 내 청소년 학교에서 근무하며 여러 처지의 탈북 청소년들과 접하게 된다. “한명 한명의 이야기가 너무나도 컸다.”고 밝힌 정영선 작가는 탈북자들에 대한 자극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그들의 내면을 알아내고 싶었다고 전했다.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에는 탈북자들의 교육시설 ‘유니원’에서 일하게 된 ‘주영’을 중심으로 여러 명의 탈북자들이 등장한다. 생존을 위해 떠나온 이부터 자유를 동경해 떠나온 학생, 부모를 따라 떠나오게 된 아이 등 각자의 사연도 다양하다. 소설은 이들을 등장인물로 내세우며, 이들이 남한 사회에서 겪는 차별과 편견의 장면을 담는다.
‘수지’는 북한 사회의 부유층의 자녀지만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오게 된다. 명문 A대에 입학하고 나름대로 남한 사회에 적응했지만,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은 ‘수지’를 고통스럽게 만든다. 그러나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아픔을 제대로 이해해주는 이는 등장하지 않는다. 국정원 요원인 ‘코’는 수지에게 개인적인 접촉을 할 뿐만 아니라 ‘주영’을 통해 정보를 파악하고자 한다. 브로커인 ‘병욱’은 부모님의 정보를 주겠다고 하며 그녀의 곁을 맴돌며 다시 고향으로 갈 것을 제안할 뿐이다.
‘병욱’과 ‘금향’은 경제적 어려움 뿐 아니라 차별과 편견의 시선 앞에서 힘겹게 살아간다. 브로커로 일하고 있는 ‘병욱’은 “남조선에서 자신을 단련시킬 건 가난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탈북 1년 차에 만난 아내는 더 많은 돈을 가진 이에게 떠나버렸고, 일터에서는 편견과 멸시를 받는다. 주유소 사장은 탈북자에게 중국어를 배우느니 조선족에게 배우는 게 낫다는 이유로 병욱을 조선족이라고 소개한다.
[기초수급자인 그에게 허용된 건 마트의 할인 물건과 변두리 술집, 자판기 커피와 5천 원 이하의 국밥 등이었다. 조선에서도 모든 게 다 허용된 건 아니지만 벽은 늘 눈에 보였다. 여긴 투명한 유리벽에 둘러싸인 기분이었고 무시와 차별이라는 습기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 - 67페이지
편견과 차별 외에도 탈북자들을 괴롭히는 것은 색안경이다. 아들 ‘창주’의 교육 문제로 학교로 불려간 ‘금향’은 교사로부터 ‘창주’와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는 이야기를 듣지만, 거북하고 부담스러울 뿐이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창주가 학교를 떠날 것을 권고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어머니도 마찬가지지만 창주는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네?”
갑자기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금향 씨는 자신도 모르게 되물었다.
“어머니와 창주, 북한에서 오신 모든 분들은 분단의 상징이면서 동시에 분단의 벽을 허문 첨병 역할을 하신 거잖아요. 그런 역사적 의미를 잊으면 안 되는데.”
아, 또 저 소리. 금향 씨는 못마땅하다는 듯이 미간을 찌푸렸다. 안전부에서도 듣고 유니원을 방문한 장관과 차관, 국회의원, 총리에게도 들은 말이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답답했다.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았다. 분단의 상징이라는 말 하지 말고 차별이나 하지 마세요.
- 84페이지]
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은 탈북자들을 향한 차별과 편견의 모습을 그려낸다. 동시에 막연한 호의의 시선도 그들에게는 부담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정영선 작가는 “편견과 차별,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탈북자들이 또 다른 분단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사가 있기 전날에는 하나원에서 만난 탈북자로부터 “자기들은 그냥 조용하게 아무도 모르게 살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힌 정영선 작가는 “북한에서 왔다는 걸 알리는 순간 차별, 배제, 편견의 시선으로 인해 피곤할 수밖에 없다.”며 편견, 차별, 색안경에서 벗어나 탈북자들에게 제대로 된 소통의 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땅 사러가겠다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전기와 철도를 놓겠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전기 철도는 놔야겠지만, 이런 이야기들은 선진국이 후진국에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북한과 우리는 한 국가였고, 한 민족이기에 자본 이외에 할 수 있는 걸 고민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한 정영선 작가는 "탈북자들에게 소통의 기회가 먼저 주어졌으면 좋겠다"라며 집필 의도를 밝혔다.
정영선 작가의 장편소설. 작가 정영선은 2013년~2014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 내 청소년 학교에서 파견교사로 근무했다. 2년의 시간 동안 탈북 청소년들의 삶을 지켜보며 남한사회에서 북한출신자들이 겪는 또 다른 문제들에 주목하게 됐다. 또한 단순 정착을 넘어 사회, 경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그려나갈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고민했다. 이 소설은 작가의 그러한 관찰과 고민의 결실이라 볼 수 있다.
"분단을 뚫고 온 사람이 탈북자들이잖아요. 통일이라는 말은 아직 낯설고, (북한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탈북자들과 먼저 소통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문을 열어주고 싶단 생각에 이 소설을 쓰게 됐어요."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산지니)을 펴낸 정영선(55) 작가는 29일 광화문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설 집필 의도를 이렇게 밝혔다.
이 소설은 기존에 나온 탈북자들 이야기와는 많이 다르다. 탈북 과정에서 겪은 고난이나 북한 체제를 고발하는 내용보다는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겪는 현실에 초점을 둔다. 이런 내용은 작가의 남다른 경험에서 비롯돼 실상에 한층 더 가까워 보인다.
그는 부산에서 소설을 쓰며 고등학교 역사 교사로 지내다 2013∼2014년 경기 안성에 있는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 내 청소년학교에서 파견교사로 근무했다. 2년 동안 하나원 내 숙소에서 살면서 그곳 청소년들과 부대꼈다.
"어떤 소설을 쓸까 고민하다 분단에 대한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하나원에서 교사 모집 공고가 나길래 가족 허락도 안 받고 바로 지원했어요. 거기 가서 제가 본 풍경들, 그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이야기가 한 명 한 명 정말 커요. 처음엔 탈북 과정에 있었던 얘기 같은, 되게 자극적인 이야기에 매몰돼 있다가 제가 쓸 만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우리가 북한에서 온 사람들을 어떻게 서술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사실 그분들이 자기 속에 있는 생각이나 감정을 잘 얘기 안 하거든요. 그 내면을 어떻게 끄집어 올릴 수 있을까에 힘을 많이 들였어요."
청소년들의 속내는 역사교과 수업과 병행한 글쓰기 수업에서 학생들의 글을 통해 많이 접했고, 성인들 이야기는 하나원에서 알게 된 이들의 전언과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진행하는 행사에서 탈북자들이 발표한 남한 적응기 등을 참고했다.
작가가 여러 통로로 보고 들은 이야기를 재구성한 이 소설에는 탈북자들이 국정원을 연상시키는 정보기관 '안전부'에 이용당하거나 남한 사람들에게서 차별과 배제를 당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특히 소설 도입부에서는 안전부 직원 '코'가 선거 국면에서 유령 출판사를 차려놓고 탈북자들을 동원해 댓글부대를 운영하며 야당에 불리하고 여당에 유리한 댓글을 조작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작가는 "예전 정부 때 국정원에서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댓글부대를 운영한 사례를 시사잡지 기사에서 스크랩해둔 게 있다"며 "탈북자들이 국정원이라든가, 친정부 활동에 동원되는 경우가 있다는 걸 하나원에 있으면서 좀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가는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실제 모델인 한 탈북자는 '그냥 조용하게 이대로 살고 싶다'고 말한다. 그 '조용하게'가 무슨 의밀까 싶어 가슴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소설에는 탈북자들이 남한 사회를 바깥에서 볼 때 품은 환상과 실제로 겪는 현실 사이에서 괴리를 느끼고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이야기도 상당한 비중으로 다뤄진다.
"한국은 사람을 쓸쓸하게 하는 뭔가가 있었다. 모든 게 허용되어 있는 것 같지만 기초수급자인 그에게 허용된 건 마트의 할인 물건과 변두리 술집, 자판기 커피와 5천 원 이하 국밥 등이었다. 조선에서도 모든 게 허용된 건 아니지만 벽은 늘 눈에 보였다. 여긴 투명한 유리벽에 둘러싸인 기분이었고 무시와 차별이라는 습기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 (중략) 공화국 사람은 스파게티를 잘 먹어도 이상하다고 하고, 잘못 먹어도 이상하다고 했다." (67쪽)
작가는 "탈북 청소년들을 보면 사실 철이 없다. 공부도 못 하는데 다들 검사, 의사가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드라마가 CD로 구워져서 북한에 많이 들어가니까 그걸 보고 그런 꿈을 품는다. 노래 조금 잘 하면 가수나 연예인이 되는 줄 안다. 그런 환상이 깨지는 지점에서 되게 고통스러워한다. 여기서 실제론 경쟁이 너무 치열하니까, 공부도 잘하고 키도 커야 하고 얼굴도 예뻐야 하는데, 그런 경쟁 때문에 아이들이 무척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그는 하나원 청소년학교에서 학생들이 쓴 글을 모아 문집을 내고 싶다고 했다.
"거기 아이들은 아직 한국문화를 접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기억이 아주 생생합니다. 아이들이 참 맑아요. 고향의 아름다운 자연과 거기서 친구들과 즐겁게 논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쓰여있는데, 그 글들이 참 좋았어요. 그 아이들이 (남한) 사회에 나가 6개월만 생활하면 그 옛 기억들이 아주 빨리 사라지더군요. 그런 아쉬움도 있어서 책으로 남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작가는 1997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해 소설집 '평행의 아름다움', 장편소설 '실로 만든 달', '물의 시간', '부끄러움들', '물컹하고 쫀득한 두려움' 등을 냈다. 부산소설문학상, 부산작가상, 봉생문화상을 받았다.
탈북자들의 한국생활을 생생하게 그리며 분단과 통일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산지니·1만4800원·사진)이 출간됐다. 정영선 소설가(55)는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2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분단의 벽을 넘은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차별과 생존의 어려움으로 또 다른 분단을 겪고 있다”며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탈북자들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설에서 주영은 간판 하나 없는 출판사에 면접을 보러 갔다 만난 국정원 직원에게 인터넷 댓글 달기 업무를 지시받는다. 대선 후 주영은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 교육기관에서 일하게 된다. 중국에서 유학하다 자유를 찾아온 수지, 축구를 하고 싶은 창주 등을 만난다. 돈이 필요해 선거 때마다 댓글 아르바이트를 하고, 북한에 있는 부모가 고위층일지 모른다고 여긴 국정원의 감시를 받는 등 탈북자들의 일상이 구체적으로 펼쳐진다.
실제 정 작가는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사무소인 하나원 내 청소년학교에서 2년간 파견교사로 근무했다. 그는 “비 오는 날이면 아이들의 눈이 부어 있었다. 고향 생각에 울어서 그렇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정 작가는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경제협력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경제적인 측면 외에 함께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영선 작가의 장편소설. 작가 정영선은 2013년~2014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 내 청소년 학교에서 파견교사로 근무했다. 2년의 시간 동안 탈북 청소년들의 삶을 지켜보며 남한사회에서 북한출신자들이 겪는 또 다른 문제들에 주목하게 됐다. 또한 단순 정착을 넘어 사회, 경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그려나갈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고민했다. 이 소설은 작가의 그러한 관찰과 고민의 결실이라 볼 수 있다.
부산소설문학상, 부산작가상, 봉생문화상을 수상한 정영선 작가의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이 출간되었다. 작가 정영선은 2013년~2014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 내 청소년 학교에서 파견교사로 근무했다. 2년의 시간 동안 탈북 청소년들의 삶을 지켜보며 남한사회에서 북한출신자들이 겪는 또 다른 문제들에 주목하게 됐다. 또한 단순 정착을 넘어 사회, 경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그려나갈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고민했다. 이 소설은 작가의 그러한 관찰과 고민의 결실이라 볼 수 있다.
21세기에도 여전히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지 않은 유일한 곳, 북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국경을 넘어 남한으로 온 사람들. 이 소설은 탈북자들을 소재로 하여 그들의 남한에서의 삶과 한국사회의 또 다른 어둠을 그려낸다. 주인공 주영은 간판 하나 제대로 걸리지 않은 출판사에 면접을 보러 간다. 그곳에서 만난 국정원 ‘코’는 그녀에게 인터넷 댓글 업무를 지시한다. 대선이 끝난 후, 코는 주영에게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을 위한 교육 기관인 유니원 계약직 자리를 제안하고, 주영은 유니원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이유로 남한을 선택한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북한 사람도 남한 사람도 아니었다.
그들은 단지 북한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의 비핵화뿐만 아니라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 연결 등이 논의됐고, 30분 정도 차이가 났던 남북한의 시간 역시 서울 표준시로 통일되었다. 11년 만에 이뤄진 남북 두 정상의 만남은 한반도 평화의 바람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종전과 통일의 염원이 높아지면서 자연히 북한의 삶, 북한의 사람들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 출신자들의 삶은 어떨까? 북한 사람도, 남한 사람도 아닌 사람들. 그들은 고향과 가족들과의 이산까지 각오하면서 결정한 선택의 끝에 자유와 행복을 누리고 있는 것일까?
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국경을 넘은 이들의 사연과 남한에서의 삶을 보여준다. 자유를 찾아 남한을 선택한 수지, 축구를 하고 싶었던 창주, 글을 잘 쓰는 선주 등 사람들의 각기 다른 탈북의 이유와 남한에서의 삶을 보여주며 한국 사회의 문제들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그들은 시시각각 찾아오는 외로움, 고립감과 함께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만 이곳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소설에서는 선거 때마다 댓글 알바생으로 쓰이는 북한 출신자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는 반북의 증언자가 되어 보수적인 정치 활동에 참여해야 남한 사회의 의심스런 눈초리에서 자유로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신자유주의적 논리로 모든 것이 작동하는 한국사회에서 이들에게 주어진 자유는 시장이 허용되는 범위에 불과한 데다, ‘북한’ 출신자라는 멍에는 매순간 이들을 옥죄어 온다. 작가 정영선은 브로커가 된 탈북자 병욱, 아들 창주가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워한다는 걸 알게 된 금향 등의 이야기를 통해 북한 출신자들의 힘겨운 남한살이를 전한다. 경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자신들을 둘러싼 분단 구조가 이들에게 끊임없이 구별 짓고 배제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 멀리서 보면 안 보이지만,
가까이 서 보면 투명한 유리벽이 엄청 두껍고 높았다. 탈북자들은 온전한 한국인이 될 수 없었다
인도적이니 뭐니 해도 남한 사람들은
남한을 자랑하기 위한 도구로 공화국 사람들을 이용하는 것 같았다.
_ p.123
꺼내 보기도 힘든 아픔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아픔을 꺼내 큰소리로 이야기하라고 한다. 그래야 이곳에서 먹고살 수 있다고 말이다. 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은 남한 사회가 어떻게 탈북자들과 관계하는지 보여준다. 탈북자들의 일상에 집중해 전개되는 소설을 따라가다 보면 남북체제 경쟁의 희생양으로 전락해버린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한국으로 들어온 탈북자는 2018년 3월까지 3만 명(3,1531명)을 넘어섰다. 탈북의 양상 또한 경제적, 생계형에서 보다 나은 삶을 택하는 이민형 탈북으로 변하고 있다.
『생각하는 사람들』에 등장하는 ‘수지’라는 인물은 2010년부터 최근까지 대두되는 탈북의 양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현재 남한에서 A대학을 다니는 수지는 중국 단둥 유학을 다녀온 후, 자유로운 한국 생활에 대한 동경으로 탈북을 선택했다. 그녀는 태국을 거쳐 한국으로 왔는데,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름은 봄희에서 수지로 바꾼다. 유학을 다녀올 만큼 북한 사회 내 꽤 괜찮은 집안에서 태어난 수지는 국정원 및 브로커의 관찰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국정원 코는 그녀에게 개인적인 접촉을 할 뿐만 아니라 주영을 통해 그녀의 정보를 파악하고자 한다. 또한 수지가 13국 국장의 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병욱은 부모님의 정보를 주겠다고 하며 그녀의 곁을 맴돌며 다시 고향으로 갈 것을 제안한다. 수지는 자유를 위해 한국행을 선택했다. 하지만 북한출신자라는 꼬리표는 그녀를 꾸준히 감시의 대상으로 만들고, 가족과 고향이라고 하는 지독한 그리움과 아픔을 반북의 증언으로 쓰고자 한다.
▶ 소설은 끝났지만, 결코 끝나지 않은 이야기
소설은 끝난 걸까 _ p.278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책의 마지막 장인 「작가의 말」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소설은 탈북자들의 현실과 문제들을 실타래처럼 엉키게 한 뒤 끝을 맺는다. 시인이 되겠다고 한 선주는 이제 퇴원을 했고, 축구를 하고 싶다던 창주의 꿈은 여전했으며, 자유롭고 싶다던 수지는 자신 앞에 드리워진 위험의 그림자를 보지 못한다. 작가 정영선은 이와 같은 상황들에 대해 “어쩌면 이제까지 쓴 것보다 더 긴 이야기 필요”할지도 모르겠다고 이야기한다. 여기에 “그들이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불안과 갈등은 비슷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고 마무리가 되더라도, 분단이라는 근본적 구조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북한출신자들의 이야기는 결코 끝을 맺을 수 없을 것이다. 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들의 삶을 옥죄어 오는 분단이라는 구조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들은 왜 자신의 출생지 때문에 차별받아야 하는가? 어쩌면 소설은 너무나 당연해 질문조차 하지 않았던 모든 고정관념에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분단의 극복 없이, 이 소설은 결코 끝날 수 없기에.
책속으로 / 밑줄긋기
P.35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북한 사람도 남한 사람도 아니었다. 그들은 단지 북한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어쩐지 그물에 걸린 물고기 같기도 하고 하늘을 나는 새 같기도 했지만, 북한에서 왔다는 주홍글씨를 평생 달아야 한다는 점에선 똑같았다. 그들 대부분은, 천국의 문 앞까지 온 듯 감격한 표정이었는데, 고맙습니다와 감사합니다를 하루에 몇 번씩 하는지 자신들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P.52 단둥에서 만난 한국 유학생들의 자유와 풍요로움이 부러웠는데 대통령을 공공연히 비난하는 게 가장 부럽고도 놀라웠다. 북한에서는 최고 존엄에 대한 어떤 비난도 용서되지 않았다. 2년짜리 비자였는데 1년 반 만에 귀국 명령이 내려졌다. 엄마는 수입의 반을 냈는데도 더 내라는 걸 거부했더니 밉게 보인 모양이라고 했다. 조선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눈앞이 깜깜했다. 돌아간다면 장군님에 대한 칭송과 지시 사항 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할 것이었다. 이제 다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P.85 대부분의 남한 사람들처럼 선생님은 무척 친절했다. 친절한 말일수록 나쁜 소식이었다. 창주를 학교에 다니지 말게 하라는 말이었다. 고맙다고 인사까지 하고 나왔는데 교무실을 나서고 보니 그런 뜻이었다. 머리도 괜찮고 심성도 바른 것 같다며 칭 찬하는 듯이 말해놓고 학교에 오지 마라는 건 무슨 뜻일까, 실내화를 벗는 순간 머리 뒤가 뜨뜻해졌다.
P.115~116 병욱은 작년 댓글 사건으로 안전부의 정보원 일을 그만둔 준혁에게 반정부 댓글을 부탁했다. 그는 누구의 부탁인지도 묻지 않고 한국에 오랫동안 살았던 사람처럼 한국 정부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붉은 새, 어젤리아, 삽살개, 나의 소원 등 몇 개의 아이디를 쓰는 준혁의 댓글은 어떤 반정부 세력의 글보다 매서웠다
P.179 한국에서도 연변에서처럼 브로커를 통해 아들에게 생활비를 조금씩 보냈는데 아들은 작년에 도저히 살 수 없겠다며 남한으로 오고 싶다고 했다. 6년 만에 만난 아들은 낯설었다. 작은 아버지 집에서 뭘 먹고 살았는지 키가 한 뼘도 자라지 않은 것 같았다. 얼굴에는 손톱 모양의 흉터가 곳곳에 박혀 있었다.
P.216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는데 무슨 일을 하든 북한 사람들 이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 하고 싶은 말을 편하게 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하는 것도 너무 중 요한 것 같아요.”
P.252~253 유니원 맞은편에서 첫차를 기다렸다. 이제 다시 유니원 안으 로 들어갈 수 없다. 처음 이곳으로 올 때 탄 택시기사의 말처럼, 그곳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는 갈 수 없는 곳을 가진 그들의 아픔이 조금씩 스며들었다. 선주, 수지, 기호, 명훈의 얼굴이 차례로 떠올랐다. 꼭 다시 당당하게 돌아오고 싶었다.
P.255 북에 아버지가 살아계신다는 사실은 머리에 돌을 이고 있는 기분이었다. 양자가 된 이후부터 아버지가 북한에서 내려오면 어떻게 할까 두려웠다. 아버지의 나이가 60, 70이 넘어가면서 그런 걱정에서 조금씩 벗어났다. 돌아가셨을 가능성이 많아졌다. 이제 80세가 넘은 어머니까지 돌아가시면 자신을 끌고 다닌 운명의 그림자가 조금씩 엷어질 것 같기도 했다.
저자 소개
정영선 소설가
1997년 문예중앙으로 등단. 소설집 『평행의 아름다움』, 장편소설 『실로 만든 달』, 『물의 시간』, 『부끄러움들』, 『물컹하고 쫀득한 두려움』 등을 집필했다. 부산소설문학상, 부산작가상, 봉생문화상(문학)을 수상하였으며, 2013~2014년 교육부 파견교사로 경기도 안성의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내 청소년 학교에서 근무하였다.
목차
1. 코 / 안개 / 붉은색 하트 / 탈모
2 .수제만두의 비밀 / 배추전 / 자본주의 혁명은 돈을 많이 버는 것 / 송치 / 배꽃 / 참가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기 위한 모임
3 . 아버지가 보고 싶은 아이들 / 남편의 가족들 / 수지의 선택 / 변심 / 경계
4 . 선주 씨의 글 / 단둥으로 가는 두 가지 방법 / 끊지 못하는 전화 / 호두과자
해설 : 분단, 이산(離散), 그리고 탈북자」-김성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작가의 말
생각하는 사람들
정영선 지음 | 280쪽 | 14,800원 | 2018년 5월 24일
정영선 작가의 장편소설. 작가 정영선은 2013년~2014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 내 청소년 학교에서 파견교사로 근무했다. 2년의 시간 동안 탈북 청소년들의 삶을 지켜보며 남한사회에서 북한출신자들이 겪는 또 다른 문제들에 주목하게 됐다. 또한 단순 정착을 넘어 사회, 경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그려나갈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고민했다. 이 소설은 작가의 그러한 관찰과 고민의 결실이라 볼 수 있다.
약속과 예측
정동 이론을 젠더 연구와 연결시키고, 이를 ‘젠더·어펙트’ 연구로서 제시하고자 한다. 책에는 물질과 담론, 자연과 문화, 주체와 객체 등 근대적 이원론으로 온전히 포착되지 않는 현실을 드러내 보이는 정동적 분석을 담은 열두 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문학/사상 2 : 주변성의 이행을 위하여
‘중심’과 ‘주변’이라는 문제틀은 실체가 있는 대상이 아니라, 다르게 배분되는 정치적 힘을 가리키는 은유라고 해야 더 알맞다. 그렇다면 우리는 중심/주변의 관성적 이항대립을 깨뜨리기 위해 어떤 개념적 장치를 가져야 하는가?
통증보감
아프면 병원 가고, 약 먹고, 수술하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세상. 누구나 지니고 있는 자연치유력과 생활습관으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비법을 소개한다. 질병의 증상과 통증 부위에 따라 원인을 정리하고, 도움이 되는 운동을 정리해 실었다.
베스트셀러
말랑말랑한 노동을 위하여
★좋은 일의 기준이 달라진다★ 우리 사회가 가진 일에 대한 낡은 관념을 되짚어보고 변화하는 좋은 일의 기준에 대해 말한다. 삶과 함께하며 일할 권리, 나쁜 노동을 거절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 어떠한 고용형태라도 차별 받지 않는 구조, 어린 노동자들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환경 등 일에 대해 활발하게 논한다.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
★2020년 부산 원북원도서 선정도서★ "살면서 어쩔 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불안, 고통, 슬픔. 지치고, 지겨운 삶 속에서도 견뎌야 하는 이유,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에는 매일매일 살아가는 이들에게 삶을 지키고 자신을 지키게 하는 글들이 담겨 있다.
벽이 없는 세계
★국경 없는 시대에 필요한 지정학 전략★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의 붕괴와 포퓰리즘 부상을 필두로 한 50개의 주요 이슈를 통해 국제 정치 현안을 다룬 책이다. 미국, 중국, 터키, 러시아 등 세계 주요국의 지정학 전략을 통한 국제 정세를, 서구의 시각에서 벗어난 새로운 측면에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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