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는 디테일한 작업을 많이 해왔지만, 아까 만덕에서 했던 작업을 보여드렸던 것처럼, 요즘은 아예 반대로 매우 심플한 작업을 시도하고 있어요. 그런 아이디어를 많이 떠올리려 해요. 심플하면서도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비평 전문 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오문비)이 최신호인 가을호에서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그래피티 작가 구헌주에게 주목했다. 이 잡지는 '주목할 만한 시선'이라는 기획물에서 구헌주 작가를 집중해서 다뤘다.

구 작가는 2005년부터 부산에서 그래피티 작업을 펼쳐왔다. 도시의 공터나 건물 벽면에 스프레이 같은 도구로 그림을 그려 메시지를 표현하는 예술양식이 그래피티다. 사회를 비판하거나 저항 정신을 드러내는 경우도 많은 자유분방한 분야다. 구 작가는 전국을 무대로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에 참가하면서 주목받았고 비중 있는 작가로 떠올랐다.


그가 2012년 그린 '자이언트 키드'.

시민에게 친숙한 구 작가의 작품은 2012년 부산 수영구 광남초등학교 바깥 벽면에 그린 '자이언트 키드'를 들 수 있다. 한 어린이가 돋보기로 골똘히 뭔가 살피는 모습을 세밀하게 그린 큰 그림이다. 대체로 사실성이 높고 세밀한 그림으로 메시지를 표현한 작가는 이 기획에서 철거되는 주택 벽면에 '천사의 머리 위에 뜨는 동그라미' 하나만 달랑 그린 작품 'RIP'을 보여주며 앞으로 작업이 한결 단순해질 것임을 내비쳤다.


올해 그린 'RIP'. 철거된 가옥 벽면에 천사 머리 위 동그라미만 간략히 표시했다.


가을호 '오문비'의 '주목할 만한 시선'에는 구헌주 작가와 손남훈 문학평론가의 이메일 대담, 구헌주 작가의 자기 작품 설명, 부산시립미술관 김영준 학예연구사의 그래피티에 관한 비평문을 실어 여러 각도에서 그래피티를 볼 수 있게 했다.

한편 '오문비'는 이번 호에서 특집좌담 '신경숙이 한국문학에 던진 물음들', 특집 '노년의 삶과 재현'을 수록했다.

조봉권| 국제신문 | 2015-09-09


오늘의 문예비평 2015.가을 - 10점
산지니 편집부 엮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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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비평사 4곳 토론회…"문학이 사라진다" 우려의 목소리

소영현 '21세기 문학' 편집위원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책읽는사회문화재단에서 열린 '한국문학, 침묵의 카르텔을 넘어서'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소 편집위원은 "계간지 '창작과 비평'은 가을호에서 신경숙 논란을 사과했지만 창비의 성의 있는 답변을 기대했던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씁쓸함을 금할 길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신경숙 사태가 불거진 지 두 달여가 지났지만,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출판사 창비가 여전히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천문학·오늘의 문예비평·황해문화·리얼리스트 공동 주최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책읽는사회문화재단에서 열린 '한국문학, 침묵의 카르텔을 넘어서' 토론회에서는 신경숙 사태와 한국문학의 방향을 되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소영현 '21세기 문학' 편집위원은 "계간지 '창작과 비평'은 가을호에서 신경숙 논란을 사과했지만 창비의 성의 있는 답변을 기대했던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씁쓸함을 금할 길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창비는 표절 의혹이 제기된 신경숙의 소설 '전설'이 수록된 단편집 '감자 먹는 사람들'을 발간한 출판사다.

창비는 '창작과 비평' 가을호를 통해 백영서 편집주간의 사과의 글과 함께 표절 사태 직후 진행된 두 번의 토론회 토론문(정은경·김대성) 및 한국작가회의 홈페이지 게시물(윤지관)을 실었다.

소 편집위원은 그러나 "세 편의 글은 개별 글의 내용과 무관하게 창비의 무성의한 태도를 그대로 반영하는 듯하다"며 "창비의 입장이 이 글들을 통해 밝혀질 수 없으며 대변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학장 쇄신에 대한 요청에 어떤 방식으로 응답이 필요한 시점임에도 여전히 표절 프레임 내부에서 답을 찾으려 하는 반응에 멈춰 있다는 점에서도 창비의 이번 대응이 아쉽다"고 강조했다.

한국사회에서 문학이 가지는 위상과 의미가 변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임태훈 '말과 활' 편집위원은 "취할 것을 택하기도 전에 우리 자신이 버림받고 있다"며 "대학에선 한국문학 재생산의 한 축인 국문과와 문예창작과가 사라지고 있고 다른 한 축인 출판시장은 4∼5년 뒤 더 큰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 편집위원은 "신경숙 사태는 이 와중에 터진 것이고, 우리는 사양산업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보고 있다"면서 "근대문학의 태동과 함께 정의되고 재생산된 '작가' 개념은 오래지 않아 폐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 편집위원은 "이번 사태는 우리가 그간 문학이라 불렸던 것의 한 시대가 끝나고 있음의 시그널로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권력의 최후 저항선'이자 '자유의 수호자', '시대정신의 상징적 사표'로서의 작가가 사라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신경숙의 표절 문제는 문학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논란을 일으켰지만, 이제는 세간의 기억에서 많이 잊힌 상태다.

토론자들은 그러나 신경숙 사태가 작가 개인적 잘못으로 축소돼 사회적·문학적 관심에서 멀어져 흐지부지 끝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박형준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위원은 "신경숙 표절이라는 문제를 단순히 작가 개인의 사적 도덕률의 위반이나 특정 작가의 일탈 문제로 치부해선 안 된다"며 "본질은 자기 성찰을 누락한 작가, 출판사, 비평가가 어떻게 균형감각을 잃고 자기 내부로 침전되고 매몰될 수 있는지 보여준 문화적 증례"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발간된 문학과지성사의 '문학과사회' 가을호는 강동호 동인을 비롯해 외부에서 황호덕, 김영찬, 소영현 평론가가 참여한 '표절 사태 이후의 한국문학' 대담을 게재했다.

대담에서는 표절 논란과 관련 특히 창비가 게재한 윤지관 평론가 글에 대한 비평적 언급이 잇따랐다. 윤지관은 해당 글에서 '전설'이 우국의 일부 구절을 차용했다고 해도 문학적 성취를 이뤄냈으므로 전체적으로 표절이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에 대해 김영찬은 윤지관의 글이 나름 합리적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전설'은 문학적 성취에 있어서 실패한 작품에 가깝다며 '성공한 표절은 표절이 아니라는' 이상한 결론에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소영현과 강동호 또한 '성공한 표절=표절 아니다'는 등식은 이상한 논리라는 데 입장을 같이하면서 "신경숙 작가에 대한 변호를 누군가 했어야 하는데 동의하지만, 이보다 지금 필요한 건 표절을 넘어선 프레임 전환적 사고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논리를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황호덕은 윤지관의 글이 대중을 경시하는 '엘리티즘'으로 비칠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중배 고은지| 연합뉴스| 201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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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문예비평 2015.가을 - 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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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신경숙 표절 논란 두 달’ 토론회…창비·문학동네 침묵에 쓴소리

“1894년 갑오경장 이후 폐지된 과거제를 기다리면서 옛 문장 읽고 쓰기에 붙들려 살았던 100년 전 유생들은 여러모로 지금의 문학장을 닮았다. (…)다른 몸체로 옮겨가되 문학의 위대한 속성은 보존해야 한다. (…)그러니 겨우 신경숙쯤으로 징징거리지 말고 새로운 변화를 향해 야망을 품자.”(임태훈 평론가)

신경숙 작가의 표절 논란이 촉발된 지 두달여 만인 26일 ‘리얼리스트’ ‘실천문학’ ‘오늘의 문예비평’ ‘황해문화’ 4개 문예잡지가 공동 토론회를 열었다. 논의는 두달간 침묵한 창비와 문학동네를 비롯한 문학장의 현재를 되짚고, 새로운 몸, 새로운 개념의 문학이 필요하다는 요구로 모아졌다.

소영현 ‘21세기 문학’ 편집위원은 사태 이후 가을호 계간지들의 반응을 검토한 결과 “문학장의 일원들이 지난 두 달여간의 사태 추이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듯한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문학장의 미래를 위해선 ‘성역으로 지켜지는 획일적 문학관’이 변해야 한다며 장르문학에 대한 홀대, 흐릿한 순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를 끝내 고수하는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좋은 문학을 선별하고 판정하는 게 아니라 무엇이 좋은 문학인지 그 판정 기준은 어떻게 구축돼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본격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태훈 ‘말과 활’ 편집위원은 “현행 문학제도를 이어갈 토대 붕괴는 시간문제”라며 ‘새로운 문학의 몸’을 상상해야 한다고 봤다. 그 대안으로는 크라우드 펀딩, 뉴스 펀딩 등을 통한 새 출판 생태계 구축, 나름의 미학적 성취를 이룩하고 있는 게임과 웹툰의 몸을 빌린 ‘다른 문학’ 등을 들었다. 

임씨는 두달 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메이저 문예지 편집위원’에 대해서는 “이런 대응으로 세상을 휘몰아치는 말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을 리 없다. 느리든 빠르든 속도는 메시지다. 문학장 바깥의 속도를 영민하게 감지하고 필요한 메시지를 가속 또는 감속시킬 수 있는 능력의 결핍은 비평계 전반에서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비평가 개개인의 능력 차라기보다는 둔감한 제도와 자족적 문화의 한계”라며 “창비 가을호가 딱 이 사례”라고 말했다.

박형준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위원은 “창비, 문학동네에 요구되는 것은 ‘문학권력’이어서 미안하다는 반성이 아니다. 자신들의 물적·인적 기반과 파급력을 통해 수행·지향했던, 한국문학의 보편화·보편성에 대한 기획과 전략이 실패했을지 모른다는 것을 자성하지 않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신경숙 사태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직접 현실과 조우하지 못하는 많은 작가와 비평가가 어떻게 ‘한국문학을 망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했다. 이강진 평론가는 “창비와 문학동네는 전혀 양립할 수 없는 각각의 논리로 신경숙 상찬에서 합의했다. 왜 그렇게 접근하는지, 서로 비판했다면 기묘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보편적 사고라는 환상과 강박을 깨고 ‘끼리끼리’ 문화가 강화돼서 자기들 입장을 확고하게 내세워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창비가 내놓은 ‘내용 없는’ 가을호에 대해 토론 참가자들은 회의적이었다. 임씨는 “창비 얘기를 듣고 기운이 빠졌지만, 앞으로 하는 게 뭔지 상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씨도 “창비 가을호 목차를 보면서 ‘내가 왜 이런 걸 하고 있나’ 회의도 들었다. 정제된 입장을 기다리던 독자로서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여란| 경향신문 | 201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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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문예비평 2015.가을 - 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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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가을호 게재 윤지관 글에 비판 '한목소리'

"감정적 대응보다 지속적 논의가 중요...창비 공과 구별해야" 

계간 '창작과비평' 가을호에 게재된 윤지관 평론가의 신경숙 옹호글에 대해 부산 지역 문인들의 비판적 목소리가 나왔다.

1일 출판계에 따르면 부산 지역 문단을 대표해온 계간 문예지 '오늘의 문예비평'(산지니)은 통권 98호째를 맞은 가을호에 특집좌담 '신경숙이 한국문학에 던진 물음들'을 실었다. 전성욱 편집주간의 사회 아래 소설가인 조갑상 경성대 교수와 소설가 김곰치, 시인 최영철, 평론가인 구모룡 한국해양대 교수가 지난달 21일 대담한 내용(이하 직함 생략)이다.

좌담에선 표절이냐 아니냐는 논란을 이어가기보다 이번 사태가 노출한 한국문학의 여러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한 방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제언들이 잇따랐다. 그러한 맥락에서 표절 논란 확산을 촉발한 창비 가을호 편집 방향과 백낙청 편집인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아쉽다는 지적과 비판들이 제기됐다.

김곰치는 "충격적인 것은 창비가 표절사건이 벌어진 후 이를 '신경숙의 작품이 더 뛰어나다'면서 무마하려했다는 점"이라며 "제가 읽은 '전설'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과 비교조차 할 수 없다. 그에 비하면 전설은 참 허접하다. 윤지관 평론가는 '전설'이 더 뛰어나다 했는데, 믿을 수 없는 비평적 언사"라고 지적했다.

전성욱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설'이 '우국'보다 뛰어난 문학적 성취를 이뤘다는) 윤 평론가의 글은 평론가로서 식견을 의심하게 할 정도였다"며 "설득력이 없으며,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전설'의 문학적 성취를 표절 비난에 대한 반박의 주요 근거로 삼았던 윤지관의 논거를 약화시키는 지점이다. 앞서 문학과지성사가 발간하는 '문학과사회' 가을호에서 김영찬 평론가 또한 "'전설'은 문학적 성취에 있어 실패한 작품에 가까우며, 성공한 표절은 표절이 아니라는 이상한 결론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설'의 표절 의혹에 무게를 더하는 새로운 진술도 나왔다. 최근 '우국'을 읽어봤다는 김곰치는 "표절은 확실하다"며 "대중 앞에 나서서 작가로서 거의 죽을 정도의 서러운 결단으로 고백을 하든지 신상발언을 해야 하는데, 신경숙의 대응은 참으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가 표절의 정황 증거로 지목한 대목은 '전설' 속 "여자의 청일한 아름다움 속으로 관능은 향기롭고"라는 표현이다. 이는 창비가 '우국'에 비해 '전설'의 뛰어난 대목이라고 지적한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앞의 문장 흐름에서 이 말을 살려주는 서술적 근거는 없다. 깨끗하고 속되지 않다는 뜻의 '청일하다'는 말은 흔하게 쓰는 단어가 아니다. 서른 즈음에 참 맛깔나고 매력적인 한자어를 사용했군, 하고 신경숙의 단어 감각 하나는 인정하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우국'의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청일함'이란 단어가 나온다. 너무 고약하다." (김곰치, 29쪽)

그러나 좌담 참석자들은 신경숙이 재충전해야 할 때 출판자본에 이끌려 자신을 소진한 측면에 무게를 뒀다. '표절' 의혹이 작가성에 대한 근본적 회의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또한 출판자본에 종속돼 자본의 확대재생산을 위해 공헌하는 비평가와 매체 등을 뜻하는 '문학권력'에 대해 일정 부분 창비와 문학동네, 문학과지성사의 책임을 지목하면서도 이들의 공과는 구별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구모룡은 "백낙청 선생이 상업주의적으로 신경숙을 띄운 것은 아니다"며 "백낙청 선생은 부유한 집안에서 리얼리즘을 주장했는데, 신경숙은 여공 출신 작가로서 성공을 이뤄냈다. 이점 때문에 백낙청이 신경숙을 한 수 접어두고 본 것이 판단착오"라고 주장했다.

전성욱은 "(문단이) 그동안 애써 살피지 못했던 어떤 진실들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충격적으로 드러났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구체적으로 주류 문예지와 출판사, 신화화한 작가와 작품의 이데올로기적 성격이 그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실을 어떻게 보존하느냐가 관건이며, 지금까지 이를 통해 부당하게 이익을 얻어온 사람들을 견책하고 그들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중배| 연합뉴스 | 201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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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문예비평 2015.가을 - 10점
산지니 편집부 엮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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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산지니의 새로운 인턴 임병아리입니다^^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여름이네요. 이런 날씨에는 선뜻 집 밖을 나서기가 두려워 일명 '방콕'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어떤 방콕 라이프를 즐기고 계신가요? 저는 선풍기 앞에 앉아 문학서적을 읽으며 여름을 견뎌내고 있습니다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보다 영화나 드라마, 게임을 통해 시간을 보내곤 하겠지요. 안타깝게도 문학이 점차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2004년 《문학동네》를 통해 일본 문학평론가 '가라타니 고진'의 「근대문학의 종언」이 소개된 이후, 한국 문학의 위기는 잦은 논쟁거리가 되곤 했습니다. 이전까지의 문학은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고, 동시에 정신적인 즐거움을 주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었지요.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며 영화나 TV와 같은 영상매체 및 인터넷이 발달함에 따라 문학은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서점과 도서관 대신 영화관을 찾기 시작했고, 굳이 소설을 읽지 않아도 TV드라마로 대체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불가능한 대화들2》 뒷표지

 

"정말 문학은 끝장나버린 것일까?"

 

  《불가능한 대화들2》는 문학이 종언을 선고받은 지금 이 시대에 문학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산지니의 계간지《오늘의 문예비평》에 연재되었던 작가대담을 엮어서 발간한 대담집이지요. 작가들의 창작과정에 관한 '작가산문', 그리고 비평가와 작가의 대화를 담은 '대담'으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도서명에서도 알 수 있듯, 《불가능한 대화들2》는 지난 2011년에 나온 《불가능한 대화들》 이후 무려 3년만에 출간된 후속권이랍니다.

  문학의 종언, 문학의 끝. 이와 같은 말들에 어느 누구보다도 민감할 이들은 바로 작가들이겠지요. 한국 문학의 최전선에서 문단을 끌어나가고 있는 소설가, 시인들. 그들은 이러한 국면에 대하여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불가능한 대화들2》에서는 열명의 작가들이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그 중 저의 뇌리에 인상 깊게 들어박힌 몇가지 구절을 소개해드릴게요^^

 

▲ 소설가 정유정. 《불가능한 대화들2》22페이지 속 사진

  이 이야기예술의 가이아는 소설이라고, 나는 믿는다. 최전선을 영상매체에 내주었을지언정, 소설은 아직 근본적인 힘을 갖고 있다. 영화가 시간의 예술이라면, 그저 내 주장이지만, 소설은 영토의 예술이다. 독자가 아무 때나 들어와 뒹굴고 몸을 적시는 진창, 수많은 예술장르에 물을 대는 샘, 인간과 삶과 세계와 운명을 한계 없이 은유해내는 대지라는 면에서. -「이야기를 이야기하는 자」中 18p

 

  위는 정유정 작가의 산문에서 발췌한 구절입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유명한 소설이 영화나 드라마화 되는 것을 자주 보셨을거에요. 하지만 그러한 영화나 드라마들이 언제나 성공적이지만은 않은 경우가 종종 발생하지요. 독자들이 생각하는 원작의 이미지와, 영상의 이미지가 달라 괴리감이 발생하는 것이 주된 이유입니다. 저는 소설의 힘, 문학의 힘이 바로 여기서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작품 속 세계를 독자의 마음대로 상상하고, 그려볼 수 있다는 것. 소설을 읽는 사람은 점차 줄어들고, TV와 영화가 장악하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소설이 사라져서는 안되는 이유를 느낄 수 있는 구절이었습니다.

 

▲ 소설가 고은규. 《불가능한 대화들2》87페이지 속 사진

  연민과 연대라는 말이 유독 소중하게 느껴지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타인의 불행을 진심으로 아파할 수 있는 감정이 필요합니다. 아프다고 소리치는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고, 자신의 프레임에 넣어 엉터리로 사건을 재해석하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사회는 나쁜 곳으로 굴러 떨어지겠지요. 문학이 낭떠러지를 지키며 미력하나마 울타리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지금도 찾고 있습니다. -「암울한 세계, 명랑한 이야기」中 . 88p

 

  현대의 우리 사회는 나날이 삭막해지고, 인심을 잃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급격한 경제성장 때문일까요? 사람들은 물질만을 추구하고,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며, 타인에게는 냉정해지고 있습니다. 고은규 작가는 이에 대해 언급하며, 문학이 우리 사회를 지켜줄 작은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저 또한 이 구절을 읽으며, 과연 문학이 이 삭막한 사회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문학의 순기능 중 제가 가장 중요하다 여기는 것은 다름 아닌 '공감 능력의 향상'입니다. 독자는 작품 속 화자의 감정선을 따라 가는 것을 통해, 타인의 입장을 생각하는 법을 배우게 되지요. 문학을 통해 '나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 '타인을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이 점차 늘어간다면 사회의 삭막함이 점차 줄어들지 않을까요? 당장의 큰 변화가 아니더라도 작은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 작은 것들이 모여 사회가 나쁜 곳으로 굴러떨어지지 않는 울타리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윗줄) 정유정 김유진 고은규 김성중 최진영/ (아랫줄) 이승우 서효인 김경인 조혜은 이안

 

   "문학은 끝났다"고 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담담하고 꿋꿋하게 작품활동을 이어가는 것으로 '문학은 끝나지 않았음'을 외치는 작가들. 정유정, 김유진, 고은규, 김성중, 최진영, 이승우, 서효인, 김경인, 조혜은, 이안.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10인의 작가들을 통해 '문학의 끝'이 아닌, '새로운 문학의 시작'을 함께 모색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불가능한 대화들 2 - 8점
정유정 외 지음, 오늘의문예비평 엮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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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산지니북 2015.07.30 11: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어제 첫 출근했는데 벌써 책 다 읽고 포스팅까지.
    사진도 좋고 편집도 잘 하셨네요. 물론 내용도 재밌구요.
    파워블로거로 클 수 있는 자질이 보입니다.
    앞으로도 기대할께요.^^

  2. BlogIcon 단디SJ 2015.07.30 11: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었습니다. 편집이 깔끔해서 내용도 더 잘 들어오네요^^ 특히 발췌하신 부분 중 정유정 작가의 '소설은 영토의 예술'이라는 말이 와 닿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포스팅 기대할께요! 수고하셨습니다.

  3. BlogIcon 엘뤼에르 2015.07.30 12: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선, 포스팅 속도에 놀랐어요^^ 문학으로 타인을 헤아릴 수 있는 능력을 파악한다는 임병아리 님의 말에 공감하게 되네요.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

  4. BlogIcon 잠홍 2015.07.30 12: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발췌하신 문장들이 저도 이 책을 편집하면서 인상 깊어 메모해둔 부분이에요 :) 이 '불가능한 대화들'에서 '새로운 문학의 시작'을 읽어내시다니!! 갑자기 <다시 시작하는 끝>의 조갑상 작가님이 생각납니다 ㅋ_ㅋ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은 2015년 5월 11일 '지역출판 진흥과 활성화를 위한 국회토론회' 산지니 강수걸 대표님의 토론문입니다. 이 토론회는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의원실, 배재정의원실, 김태년의원실, 박주선의원실 주최로 열렸으며, 최낙진 교수(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의 발제문에 대한 토론문임을 밝혀둡니다.



지역 출판환경의 현황과 과제


토론자가 대표로 있는 산지니는 부산의 출판사로서, 도시 단위의 다양한 출판 발전을 이끌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매월 저자와의 만남’(66회 실시)이라는 행사를 주최하여 책에서만 존재했던 작가의 모습과 작가가 직접 말하는 작품세계를 독자들에게 전달함으로써 지역민들에게 문화와 문학을 이야기하는 소통구조를 만들어왔다. 25년 된 비평 전문 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을 발행하며 문학과 비평에 대한 고유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잡지를 지원하는 제도에는 ()한국잡지협회를 통한 우수콘텐츠잡지 선정 제도가 있다. 오늘의 문예비평2012년에 선정된 바 있는 이 제도는 20152월에 100종을 선정하였다. 시사/경제/교양지 20. 여성/생활정보지 8, 스포츠/취미/레저지 14, 문화/예술/종교지 24. 과학/기술지 13. 산업/농수축산지 12, 교육/학습지 6, 지역지 3종으로 구성되었다. 지역지에 대동문화, 전라도닷컴, 청풍이 선정되어 3%를 차지한다. 나머지 97% 잡지는 서울 잡지로 구성되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도 우수문예지를 선정하는 제도가 있다. 2014년에 예산 10억 원을 배정하여 55종을 선정하였는데, 오늘의 문예비평도 혜택을 받았다. 올해는 우수문예지 발간 지원제도의 예산이 3억 원으로 축소되었고, 당연히 선정 종수도 14종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마저도 100% 서울 잡지로 구성되었다. 특히 선정결과도 비공개로 하였고, 탈락 이유를 문의하는 곳에 한해서 비공식적으로 선정잡지 목록을 통보해주었다. 문화융성이라는 말과는 엇박자 나는 모습이라고 판단된다.


문학은 언어라는 장벽만 극복한다면 국가. 성별. 인종. 세대 등의 경계를 넘어 상호 소통의 희망을 주고받을 수 있는 훌륭한 장르이다. 특별히 문학나눔이라는 제도를 통해 창작자를 보호하고 지역민들에게 좋은 문학작품을 보급하는 사업을 시작하여 특히 지역출판물에 5% 쿼터를 만들어 지역출판을 장려하였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서 4대강사업으로 예산이 축소되면서 지역쿼터를 없앴고 현 정부에서 문학나눔 사업은 폐지 위기를 겪다가 한국출판산업진흥원으로 사업의 주체가 넘어가 한때 심사기준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국출판산업진흥원에서 2015년 실시 중인 우수출판콘텐츠제작지원사업은 전체 선정 편수의 25% 내외를 1인 출판사 및 지역출판사 응모작 가운데 선정한다고 한다. 사전지원제도에 한정된 소식이지만 조금 진전된 제도라고 판단된다. 사후지원제도인 세종도서 학술부문, 교양부문, 문학나눔 부문에도 어느 정도 지역출판에 대한 비율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지역출판 도서의 물류비 부담은 토론자가 대표로 있는 출판사 산지니도 고통받고 있는 대표적 사례이다. 최낙진 교수의 발제문에도 나오지만 지역출판사로 주문이 들어오는 도서는 소량 주문일 때가 많다. 책값보다 물류 유통비가 더 큰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물류창고는 파주나 서울에 있고 서울 밖의 지역에서는 전국 유통에 과다한 비용이 들어가는 구조이다. 지역신문처럼 지역에서만 판매되는 구조가 아니라 전국의 독자에게 판매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물류비 지원이 필요하다.

 

 

 

 

Posted by 산지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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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의 새로운 질문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열 명의 작가

문학은 정말 끝장나버린 것일까? 순수문학이니 대중문학이니 하는 관습적 구분을 넘어, 문학의 종언은 이제 익숙한 선언이 되었다. 이 무거운 질문에 누구보다 예민할 이들은 작가이지만, 담담한 창작활동으로 응답하고 있는 이들도 바로 작가다. 정유정, 김유진, 고은규, 김성중, 최진영, 이승우, 서효인, 김경인, 조혜은, 이안. 오늘날 한국문학이라는 너른 마당 속에서 뚜렷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열 명의 소설가와 시인을 젊은 비평가들이 만났다. 창작의 우물을 은밀하게 비춰보는 ‘작가산문’과 열띤 ‘대담’의 기록에서, 우리는 문학이 빛나는 문장과 사유를 전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 삶에 기여할 수 있기에 유효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삶의 새로운 질문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덧붙이고 있는 작가들. 그 목소리는 이미 치열한 생의 기록이자 비윤리적 사회에 대한 항전이다. 이들 소설가와 시인, 그리고 비평가들은 작품 속에서, 또는 학계에서는 건넬 수 없었던 뜨거운 말들을 우리에게 전한다. 4년 전 출간되었던 첫 『불가능한 대화들』에 이어, 동시대 독자와 머리를 맞대고자 보내는 초대이다.


이야기를 하기에 가장 큰 공간, 소설

소설은 “인간과 삶과 세계와 운명을 한계 없이 은유해내는 대지”이다. 집필한 장편 두 종이 영화화되고 있는 작가 정유정은, 작가가 가진 이야기꾼의 욕망이 왜 소설이라는 형태로 나타나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독자는 화자가 많아도 각각의 인물에 이입할 수 있고, 독자 스스로 내킬 때 이야기를 멈추거나 시작할 수 있어 이야기의 흐름과 숨겨진 의미를 음미하게 된다. 그래서 소설은 “이야기를 하기에 가장 큰 공간”이다.

이어지는 소설가들의 산문과 대담은 이 주장이 과장된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 누구나 금방 읽고 이해하되, 이해가 또 다른 질문을 부르는 이야기를 쓰는 최진영, 그림이나 음악처럼 읽히면서도 여전히 견고한 서사를 만드는 김유진, 암울한 현실을 명랑한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고은규의 작품들은 독특한 울림을 남겨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이곳을 다시 응시하도록 만든다. 신의 힘과 인간이 만든 세상을 비추는 이승우는 인간의 사고를 초월하는 세계에 대해 말하고, 세계의 종말에 대한 단편을 쓴 김성중은 ‘보이지 않는 손’에 맞서는 ‘보이는 손’, 바로 우리의 팔에서 뻗어 나온 두 손에 대한 믿음을 작품에 담는다.


투명하지 않은 언어 고이 듣고 생채기 난 언어 그러모으는 시인

시 아닌 ‘시적 언술’이 흘러넘치고 언어가 파괴되고 있다는 요즘, 시와 시인이란 무엇일까. 김경인은 시인을 “잘 받아 적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시인은 “근본적으로 투명할 수 없”는 언어를 정성들여 듣는 방식으로 “타인을 내 안에 깃들게” 한다. 이것이 소통으로서의 시, 나아가 문학에 대한 하나의 목소리라면, 젊은 작가 서효인은 시의 방법에 대한 생각을 풀어낸다.

시는 학대받는 언어를 그러모으는 작업이 아닐까요. (…) 습관적인 언술과, 비슷비슷한 이미지로 무한히 반복하는 여러 시들은 SNS의 안부인사와, 유튜브의 엽기 영상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문제는 ‘언어’가 아닌 ‘예술’에 있다고 봅니다. 생채기 난 언어를 모아 생채기를 부각시키는 일 혹은 망가진 언어를 모아 아름다움을 구성하는 것. 시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_「불온한 ‘파르티잔’의 목소리」(183쪽) 중에서

물론 시는 아름다움만 담지는 않는다. 조혜은은 용산 참사를 기억하는 삼보일배에 참가했다가 체포된 적이 있다. 그러나 어느새 ‘구경’만 하는 일상으로 돌아온 자신에 대해 “양심선언인 동시에 비굴한 굴종”인 시들을 썼다. 이러한 고백은 “시를 삶의 중심부로 끌어들이고 삶을 시의 중심부로 탈주시키”려 한다는 이안 시인의 말과 겹쳐진다. 언어화하는 순간 도망쳐버리는 시의 정면(正面)을 기어코 그리려는 이가 시인이라는 그에게서, 추상적 언어에 능란한 시인을 넘어 단련된 끈기를 지닌 시인상을 발견할 수 있다.


그래도, 그러니까, 한국문학이다

여전히 머리 위에 드리운 문학의 종언으로 돌아와, 우리가 ‘문인’라는 사람들에게 가장 던지고 싶은 질문은 ‘왜 쓰는가’일지 모른다. “써야 한다. 그래야 산다.”라고 말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최진영), 자신은 지금 앉아 있는 의자가 하는 말을 적어내고 있을 뿐이라는 작가도 있다(김성중). 고은규는 ‘연민’이라는 감정이 자신의 글쓰기의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타인의 불행을 진심으로 아파할 수 있는 감정이 필요합니다. 아프다고 소리치는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고, 자신의 프레임에 넣어 엉터리로 사건을 재해석하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사회는 나쁜 곳으로 굴러 떨어지겠지요. 문학이 낭떠러지를 지키며 미력하나마 울타리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지금도 찾고 있습니다. 

-「암울한 세계, 명랑한 이야기」 중에서(88쪽)

그러나 어떠한 목적으로 문학을 하는지를 떠나 분명한 것은, 세상은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어떤 언어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소설가 이승우가 말하듯,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상태가 아니라 의식이기 때문”이다. 영상이나 SNS 같은 매체에 익숙해져 우리는 그동안 문학 특유의 매력과 힘에 무심했던 것은 아닐까. “한국어로 된 시가 우주 최상의 시”라는 서효인의 주장이 낯간지럽지만은 않다.

『불가능한 대화들 2』는 분명 작가들을 중심에 두고 있지만, 작품의 섬세한 결을 포착하는 평론가들의 노력 또한 조용히 빛나는 책이다. 비평가와 작가, 그 언어의 차이가 돋보이기도 하고 그 간극이 깨어지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도 하다.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에게나 새로운 시사점을 던져줄 책이다.



글쓴이

정유정

2007년 세계청소년문학상, 2009년 세계문학상 수상.

장편소설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 『내 심장을 쏴라』,

『7년의 밤』, 『28』 등이 있다.

김유진

2004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등단.

단편집 『늑대의 문장』, 『여름』, 장편소설 『숨은 밤』이 있다.

고은규

2007년 계간 『문학수첩』 단편소설 부문 신인상,

2010년 제2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

장편소설 『트렁커』, 『데스케어 주식회사』가 있다.

김성중

2008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

2012년 창작집 『개그맨』 출간.

최진영

2006년 『실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2010년 한겨레문학상 수상.

장편소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끝나지 않는 노래』, 소설집 『팽이』가 있다.

이승우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소설집 『나는 아주 오래 살 것이다』, 장편소설 『그곳이 어디든』,

산문집 『소설을 살다』 등이 있다.

서효인

2006년 <시인세계>로 등단.

제30회 김수영문학상 수상.

시집 『소년 파르티잔 행동 지침』, 『백 년 동안의 세계대전』이 있다.

김경인

시인, 한양대학교 ERICA 캠퍼스 기초융합교육원 교수.

2001년 『문예중앙』으로 등단.

시집으로 『한밤의 퀼트』, 『얘들아, 모든 이름을 사랑해』가 있다.

조혜은

2008년 『현대시』로 등단.

2012년 시집 『구두코』 출간.

이안

1999년 『실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격월간 동시 전문지 『동시마중』 편집위원.

시집 『목마른 우물의 날들』, 『치워라, 꽃!』,

동시집 『고양이와 통한 날』이 있다.

전성욱

문학평론가, 『오늘의문예비평』 편집주간

김경연

문학평론가, 『오늘의문예비평』 편집위원

김필남

문학평론가, 『오늘의문예비평』 편집위원

박형준

문학평론가, 『오늘의문예비평』 편집위원

손남훈

문학평론가, 『오늘의문예비평』 편집위원

윤인로

문학평론가


차례



불가능한 대화들 2


문학 | 신국판 272쪽| 978-89-6545-290-4 04180 정유정 외 15인 지음 | 오늘의문예비평 엮음 | 

|15,000원 | 2015년 06월 15일

오늘날 한국문학이라는 너른 마당 속에서 뚜렷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열 명의 소설가와 시인을 젊은 비평가들이 만났다. 삶의 새로운 질문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덧붙이고 있는 작가들. 창작의 우물을 비춰보는 ‘작가산문’과 열띤 ‘대담’을 통해 이들은 작품, 또는 학계에서는 건넬 수 없었던 뜨거운 말들을 우리에게 전한다.




불가능한 대화들 2 - 10점
정유정 외 지음, 오늘의문예비평 엮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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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일기예보를 무시하고 올블랙으로 입고 온 걸 후회 중인

잠홍 편집자입니다.

아직 무르익지 않은 더위지만, 이제 꽤나 '여름입니다-' 하고 있네요. 

산지니 사무실에서는 오늘부로 에어컨 가동을 시작한 것은 물론, 

점심에는 무려 밀면을 먹었습니다.

여러분은 초여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더 더워지기 전에, 여름맞이책 두가지 전해 드릴게요.

계절이 바뀌면 다시 찾아오는 

오늘의 문예비평을 제가 맡고 있지요. (곧 만나뵙겠습니다!!)

거기서 얻은 힌트입니다.

올 여름은 

조금씩, 읽고 써보시는 건 어떠세요?

여름이니까 너무 힘쓰지 마시고, 사부작사부작.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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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엘뤼에르 2015.05.29 19: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잠홍 편집자님~ 오늘 올블랙으로 입고 와서 그런지, 너무 멋졌어요. 마치 선의 철학이 생각난달까... 동양철학의 진수! 잠홍은 패션으로 시를 쓰는 패션 문학가인듯 ㄷㄷ

  2. BlogIcon 단디SJ 2015.06.09 1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부작~ 사부작~!

영화·문학·인문학·사진·연극·여행 등 다채로운 체험 통해 체득한 사유 오롯이 담겨…
55편 날카로운 시선으로 비평


 



현재는 이상한 짐승이다
전성욱 지음 l 산지니 l 347쪽 l 1만8000원

 



 

▲ 전성욱 평론가 사진=산지니 제공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최초의 빛을 기억하는 어둠 속에서 자학과 자만도 밀려간다. 바람이 불고 나는 또 무너진다. 그제야 나는 너를 비로소 온전히 호명할 수 있다.
 비평전문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이하 오문비)’을 이끌며 활발한 비평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전성욱 평론가가 최근 첫 번째 산문집 ‘현재는 이상한 짐승이다’를 펴냈다. 
 “현실에 대한 예민함 없는 언어의 자의식은 혼자만의 자폐적 사유 속에서 글쓰기를 그저 추상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봉사하게 만든다.”(149쪽)   
 이 책에는 영화와 문학, 인문학, 사진과 연극, 여행 등 다채로운 체험을 통해 체득한 그의 사유가 오롯이 담겨있다. 이 책에 담긴 55편의 글은 날카로운 그의 시선으로부터 호명된 예술에 대한 일종의 비평적 글쓰기다. 
 1부는 프랑스 영화의 거장 장 뤽 고다르에서부터 한공주, 지슬 등 시대를 반영해 큰 반향을 일으킨 영화에 관한 감상이 가득하다. 또한 2부는 정수일의 ‘실크로드 문명기행’, 김학이의 ‘나치즘과 동성애’ 등 인문학과 강동수의 ‘금발의 제니’, 이상섭의 ‘챔피언’ 등 문학에 대한 글이 담겨있다. 3부는 사진전과 연극, 여행으로 진행되는 그의 일상이 노래되며 첨언에서는 평론가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그의 고민이 담겨있다.
 “세상의 모든 여행은 위험하다. 떠남과 만남, 그 구체적 사건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상념과 관념으로 존재하던 여행은, 바로 그 떠남의 순간부터 무수한 만남들의 지평을 연다.”(241쪽)
 호명함으로써 완성되는 그의 글쓰기는 독자를 움직이게 한다. 그가 안내하는 책, 영화, 연극을 만나다 보면 온전히 내 것으로 그것들을 사유하고 싶어진다. 떠남으로 시작된 무수한 만남, 그 만남의 선명을 위해 최근 비 오는 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그를 한 대학 캠퍼스에서 만났다.
 - 첫 번째 산문집이다. 소감은.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대부분 미 발표작이다. 청탁을 받아 쓴 원고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마주한 영화와 책, 연극 등에 대한 이야기다. 그렇기에 다소 난잡하다. 일종의 잡문이다. 마치 일기장과 같다. 글 속에 온전한 내가 드러났다. 쑥스럽다.”
 - 최근 한국 영화의 티켓파워가 대단하다. ‘한공주’, ‘지슬’ 등 국내 영화에 대한 글이 눈길을 끌었다. 그래서인지 가장 최근에 본 국내 영화에 대해 듣고 싶다.
 “가장 최근에 본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이다.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홍상수 영화 특유의 색채가 강하며 시간에 대한 사유가 인상적이다. 특히 영화 속에서 감독의 자의식이 명확히 그려지는데 그 때문에 그의 영화가 매력적이지 않나 싶다.”
 “나에게 영화의 재미, 그러니까 줄거리나 볼거리에서 그저 얻는 즐거움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다시 능동적으로 사유할 수 있게 해 주는 영화의 존재론적 힘, 그 놀라운 향락의 희열에 눈뜨게 해준 것은 고다르였다.”(27쪽)
 - 영화, 사진, 연극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즐기는 듯하다. 그것들이 가진 매력은.
 “현장감이다. 영화나 사진, 연극이 주는 현장감은 나를 설레게 한다. 마치 좋은 책을 만났을 때, 활자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희열과 비슷하다. 사진 속 피사체의 모습, 영화 속 인물들의 대화, 무대 위 지친 배우의 표정을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전율이 있다.”
 “지성의 기획과 조직을 통해 한 권의 결실로 드러나는 공적인 역량을 창출한다는 것이, 모든 노고를 마다할 수 있는 최선의 보람이다.”(337쪽)
 - 계간 ‘오늘의 문예비평’의 편집주간이다. 잡지를 만드는 일의 매력과 그 한계는.
 “오문비는 전국 유일의 비평전문 잡지다. 자랑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현재 비평의 현실에 대해 말하는 거다. 그러한 어려움 속에서 잡지를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잡지는 ‘협업’의 연속이다. 편집위원들과 주제를 잡는 등 잡지 발간과 관련, 구체적 논의를 통해 조율하는 과정이 지루하면서도 재밌다. 한계는 아무래도 재정적 어려움이 가장 크다. 지난 16일 발간된 오문비 2015 봄호도 정말이지 어렵사리 나왔다. 이번 호는 편집 위원들의 열정과 박한 고료에도 좋은 원고를 보내준 필자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졌다.”
 “문학평론은 무엇보다 작품에 대한 가치 판단의 글쓰기다. 다시 말해 비평의 행위는 평론이라는 글쓰기로 표현된다.”(330쪽)
 - 마지막 첨언에서 평론가로서의 고민의 흔적이 가득하다. 평론은, 또 평론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평론은 ‘어긋남’의 글쓰기다. 공감이 아닌 공감하지 못하는, 그 불화에서 오는 어떤 철학, 예술, 미학의 글쓰기다. 그 불화에서 오는 소통이 평론이다. 앞으로도 평론가로서 그 어긋남 속에 숨어있는 그 어떠한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경관ㅣ경북도민일보ㅣ201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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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이상한 짐승이다 - 10점
전성욱/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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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호기자의 피플&] 한국출판학회상 경영·영업부문 대상 강수걸 산지니 출판사 대표

10년째 매년 신간 20권 이상… 지역 출판사론 쉽지 않은 길이었죠
2015-03-12 [20:23:58] | 수정시간: 2015-03-12 [20:23:58] | 22면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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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예술 넘나드는 폭 넓은 평론

전성욱 산문집 '현재는 이상한…', 영화·독서기록·사진전 등 다뤄

부산에서 활동하는 문학평론가 전성욱(사진) 씨가 산문집 '현재는 이상한 짐승이다'(산지니)를 펴냈다.


전성욱 평론가는 부산에서 나오는 전국구 비평지 '오늘의 문예비평'의 편집주간을 맡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0년 펴낸 평론집 '바로 그 시간'에 이어 두 번째 책이다. 저자가 무척 폭이 넓고 다양한 예술 영역을 넘나들면서 다채로운 글을 쓴 점이 이 책에서 먼저 눈길을 끈다. 문학평론가가 낸 책은 대개 문학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산문집을 표방한 이 저서는 폭넓고 자유로워 구미를 당긴다. 1부에서 영화를 보고 쓴 글, 2부에서 독서기록, 3부 사진 연극 여행에 관한 글을 실었고 4부에서 비평가로서 정체성을 묻고 고민하는 글 세 편을 수록했다.

문학평론가로서 면모가 가장 잘 드러나는 2부에서 저자는 최근 주목받는 인문학자 윤여일의 '지식의 윤리성에 관한 다섯 편의 에세이', 부산 문단의 소설가인 강동수의 '금발의 제니', 이상섭의 '챔피언', 허택의 '몸의 소리들', 배길남의 '자살관리사' 등의 작품을 읽고 산문을 썼다. 윤여일을 읽고 이론적인 글을 전개하다가 이렇게 마무리한다.

'…학문은 현실의 한가운데서 끊임없이 반성되어야 한다. 윤여일은 길 위의 만남에 예민한 유목의 에세이스트다. 길 위에서 걷는 몸의 공부가, 그를 저 모순과 역설과 망상으로부터 지켜줄 것이라 믿는다'. 이는 예술을 일상으로 접하고 문학을 공부하는 저자 자신의 다짐으로도 비쳐 산문집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1부에서 다루는 영화는 '세르지오 레오네 걸작선', 장 뤽 고다르의 '영화사(들)', 다르덴 형제의 속죄와 구원에 관한 영화들, 오즈 야스지로 50주기 특별전부터 '한공주' '지슬' 등으로 다양하다. 마리오 스테파토 사진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등을 보고 쓴 글은 독특하다. 이론적 용어가 많고 다소 까다로운 전개로 쉽게 읽히지 않은 글도 있다.


조봉권ㅣ국제신문ㅣ2015-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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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이상한 짐승이다 - 10점
전성욱/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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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 손남훈 평론가님(좌)과 저자 목학수 교수님(우)

 

3월 18일 화요일 저녁, 부산대학교 근처 <금정예술공연지원센터>에서 3월 저자와의 만남이 열렸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미국 대학의 힘』의 저자 목학수 교수님! 사회자는 비평 전문 계간지 『오늘의문예비평』편집위원인 손남훈 평론가님입니다. 미국 대학을 탐방할 오늘의 ‘일일 신입생’들을 위해 친절하고도 지적인 안내자가 되어주셨습니다.

 

부산대학교 산업공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시는 교수님을 위해 장소 섭외에 신경을 좀 썼습니다. 다행히 대학생 여러분들도 많이 와주셨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역시 책을 쓰게 된 구체적 계기였습니다. 아시다시피 『미국 대학의 힘』은 저자가 미국 오하이오 대학교에서 연구년을 보내며 쓴 미국 대학 견문록입니다. 목학수 교수님은 “처음부터 책을 쓰겠다고 생각했으면 책을 쓰지 못했을 것”이라며 겸손을 보이셨지만, 선생님이 보내신 초고에는 미국 대학에서 보고 들은 것을 한국의 상황과 비교하며,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참고하여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 또한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의지가 가득했습니다.


2014년 지금 이 시점에서 미국의 시스템을 받아들이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는 질문의 답 중에는 “대학에서 교수란, 학생이란 무엇인지 의미를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한국 대학은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한데, 이 부분은 선생님이 『미국 대학의 힘』에서 여러 번 강조하신 부분이기도 하죠. 대학에서 교수란, 학생이란, 교직원이란, 학부모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충분히 생각하고 또 그에 필요한 여러 가지 제도나 서비스를 연구한다면 대학이 발전하고, 더불어 그것이 소속된 우리 사회도 더욱 나아질 것 같습니다.


손남훈 사회자는 “책이 시스템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사실 서비스, 사람이 먼저”가 아니냐는 날카로운 분석을 해주셨는데요. 지방거점국립대학이나 상대평가 같은 거시적 담론부터 미국 대학 화장실에선 찾아볼 수 없는 스티커(“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닙니다” 등)처럼 작고 사소한 내용까지 두루 담긴 『미국 대학의 힘』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해주신 것 같죠?

산지니도 그렇지만, 저자와의 만남이 열리고 교수님이 교편을 잡고 계신 부산대학교 역시 지역 대학입니다. 미국은 주 자치가 발달된 나라인 만큼 지역과 대학이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요. 교수님이 미국의 한 대학 부총장에게 대학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크게 놀라셨다고 합니다.

 

클락 박사는 “웨스트버지니아 대학교는 2020년까지 국가적인 연구에 두각을 나타내어, 이를 통해 대학 교육의 국제화를 강화하고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시민들에게 생활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대학이 되고자 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웨스트버지니아 대학교는 좋은 학생들을 길러 내고, 주립대학으로서 주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찾으며,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였다.

『미국 대학의 힘』,「웨스트버지니아 대학교에서 본 PRT」 중

 

대학이 독립적 기관으로 기능할 것이 아니라 그가 위치한 기관과 끊임없이 관계를 맺고 함께 성장해야 하며, 지역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를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4월 저자와의 만남은 매력 넘치는 어중씨와 함께합니다. 기대 많이 해주세요. 4월은 어중씨만 믿고 따~라~와~

 

『미국 대학의 힘』책 소개>> http://sanzinibook.tistory.com/1036

 

미국 대학의 힘 - 10점
목학수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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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온수입니까 2014.03.21 09: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학을 다니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것 또한 대학의 역할이라는 사실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윗줄 왼쪽부터 윤은미·손수경·양아름 편집자, 아랫줄 왼쪽부터 권문경 디자이너, 강수걸 대표, 전성욱 주간. 강선제 사진작가



작지만 강한 출판사 ⑧ 산지니

산지니 출판사를 처음 찾은 것은 2006년께다. 소설 속 부산의 풍경을 다룬 산지니의 책 <이야기를 걷다>(조갑상 지음)를 서점에서 발견하고 책 취재를 핑계 삼아 강수걸 대표를 만났다. 부산 법조타운에 세든 사무실에서 만난 강수걸 대표는 타고난 애서가이자 다독가였다. 어느 중공업 회사에서 10년째 근무하던 그는, 책을 좋아하는 열정만으로 2005년 2월 고향인 부산에 출판사를 열었다. 그리고 8년 뒤인 지난달 15일, 지역에 기반을 둔 성공한 출판사의 대표 사례로 산지니를 다시 찾게 되었다.


“산지니는 산속에서 자라 오랜 해를 묵은 매로서 가장 높이 날고 가장 오래 버티는 매입니다. 전투적인 이름이지만 1980년대 모교 앞에 있던 사회과학서점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그 시절에 그 서점에서 책을 읽으며 사회에 대한 관심을 키울 수 있었고, 그 기억은 저에게 산지니란 이름을 가슴 깊이 새기도록 해주었습니다.”


초기 산지니 출판사는 부산 지역문화와 동아시아 문화를 다룬 인문 사회 분야의 책들을 출판했다. 최근 문학평론가 전성욱씨를 주간으로 영입해서 문학과 비평 등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중국의 영화 얘기를 다룬 <무중풍경>, 중국의 해양 문화를 다룬 <바다가 어떻게 문화가 되는가>, 한·중·일 세 나라의 문학과 그 배경이 된 장소를 탐구한 <근대문학 속의 동아시아> 등이 도시와 문화를 다룬 주목할 만한 책이라면, 한겨레문학상 수상 작가 김곰치씨의 장편소설 <빛>이나 올해 세계문학상 수상자인 박향씨의 소설집 <즐거운 게임> 등은 지역의 작가들과 함께한 문학책들이다. 산지니 출판사가 발간해온 지역의 문예비평 계간 <오늘의 문예 비평>도 빼놓을 수 없다. 산지니 출판사는 현재까지 200여종의 책을 만들었다.


디자이너 권문경씨는 초기부터 지금까지 함께 일하고 있고, 전공이 각기 다른 편집자 셋은 지난해부터 합류했다. 업무가 고단하지 않으냐고 물어보니 “사장님이 야근을 싫어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권문경씨는 올봄 대만 타이베이 도서전에도 다녀왔고 편집자 양아름씨는 오는 9월에 스웨덴의 도서전에도 다녀올 예정이란다.



부산에 터 잡고 부산 책 펴내 
문학·비평으로 영역 넓히는중 
지역문예비평 계간지도 발간



산지니 블로그(sanzinibook.tistory.com)에는 책을 만드는 사람들로서 소소한 일상과 생각이 담겨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인맥이 없어서 무작정 저자를 찾아가 기획의도를 일일이 설명해야 했던 이야기나 저자들과 잦은 마찰로 책을 만드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결국 책이 출간되었을 때, 서로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는 에피소드들은 책을 만드는 이의 고단함과 보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부산에 자리잡고 있어 지역 저자들의 책을 쉽게 낼 수 있다는 것이 산지니가 지닌 가장 큰 장점이다. 산지니 출판사의 전략은 부산에 대한 책을 부산을 알고 싶어 하는 다른 지역, 다른 나라에 보여주는 것이다. 지역의 콘텐츠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 알리는 구실을 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부산을 맛보다>는 일본어로 번역되어 일본으로 수출되었다. 전국 유통망을 넘어 아시아와 재외 동포,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외국인들에게도 책을 전할 수 있도록 목표를 삼고 있다.


최근에 불어닥친 출판 불황을 지역 출판사도 피할 수는 없다. 도서 정가제 파행과 사재기 파동으로 출판계는 더욱 얼어붙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 대표는 조급해지지 말자고 다짐한다. “신간 발행 종수도 줄고 있고, 책의 수명도 점점 짧아지고 있어요. 지금 당장 팔 책보다는 다음 세대의 독자들이 필요한 책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면서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힘들 때일수록 잘 버티는 것이 살아남는 길이지요. 일단 저희가 만든 책들은 되도록 절판을 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출판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어느덧 머리가 세어버린 강 대표와 오랜 경력의 디자이너, 야심찬 문학평론가, 책과 사랑에 빠진 세 명의 편집자들. 그리고 그들을 취재하기 위해 찾아온 소설가인 나는 머리를 맞대고 출판의 미래에 대해 점심시간을 넘겨 이야기하였다.


부산/서진 소설가


기사 원문 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9824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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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해찬솔 2013.08.06 09: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겨레신문에서 읽고 반가웠습니다... 소중한 친구 맞습니다. 맞고요 무더운 여름 건강하게 나시고 더욱 알찬 좋은 책 많이 부탁합니다.

    • 전복라면 2013.08.07 09:11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왓 기사 보셨군요? 해찬솔님도 산지니의 소중한 친구랍니다~ 더운 여름 건강 조심하세요!

다문화 시대,

우리 안의 타자를 들여다보다

 

『글로컬리즘과 독일문화논쟁』저자 장희권

 

글로컬리즘과 독일문화논쟁의 저자 장희권 저자를 만났습니다. 벌써 49회를 맞이한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그리고 이런 기록들이 모여 하나의 역사가 되는 것이겠지요. 이번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에서 내건 슬로건은 전 지구화의 거센 파고에 직면한 지역을 살펴보다입니다. 다소 생소한 단어가 먼저 눈에 띕니다. 바로 글로컬리즘이라는 단어입니다. 글쓴이는 학기 중에 문화학에 대해서 공부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스쳐갔던 개념이라 조금은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장희권 저자와 문재원 사회자의 말씀을 듣고 있으니 제가 알던 개념은 아주 작은 범주였다는 것을 새로 느꼈습니다. 저는 글로컬리즘이란 용어가 단순히 지역이 글로벌화된 것으로만 생각했습니다. 물론 수업에서 가볍게 다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지역이 글로벌화된다는 것이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에 이용당하는 이면일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을 때아…… 그럴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과연 모든 일에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동전의 양면을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저자분과 같은 연구자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문재원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HK 교수(한국현대문학, 로컬리티 연구)

 

  49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부산대 한국 민족문화연구소에 계신 문재원 사회자 진행을 맡아주셨습니다. 문재원 사회자는 로컬리즘에 대해서 연구를 하셔서 그런지 책 내용에 대해 보다 쉽고 편하게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러면서 '글로컬리즘'과 '독일문화논쟁'이라는 주제가 어떻게 보면 상이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묶어서 책으로 나오니 그 교차점이 생기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끌고 나가주셨습니다.

 

독일에 거주하셨던 장희권 저자분께서는 한국에 온 이후 이주노동자에 대한 문제의식이 새롭게 와 닿았다고 하셨습니다. 유럽에서 실제로 생활한 이주민으로서 현재 한국의 이주노동자의 모습은 잘못되어있다는 것입니다장희권 저자분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가라타니 고진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가라타니 고진은 『일본 근대문학의 기원』이라는 책을 써내려갔을 당시 미국에 있었는데, 일본문학을 외국인에게 가르친다는 건 그들과 공유하고 있는 문화적 지반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가라타니 고진은 외국인의 눈으로 자국의 문학을 사유할 필요가 있었겠지요.

 

고진은 일본에서는 사유할 수 없었던 지점을 외국인이 된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장희권 저자분의 경우에는 반대의 경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처럼 서울에서 전학 온 주인공이 엄석대 왕국에 의문을 품은 것처럼 말입니다.

 


 

 

 

글로컬리즘에 대한 하나의 정의를 내리기는 아주 어려웠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수많은 다양성을 두기 때문에 하나로 딱히 정의하기란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로컬리즘 연구단에서도 장희권 저자분의 학문적 기초가 유럽문화학이어서 그런지 조금 다른 지점이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장희권        로컬이 나타내는 이중적 잣대는 아주 조심하고 위험하게 생각해야 한다. 글로컬리즘을 내세우는 기업들이 현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로컬을 자유자재로 주무르기 위한 방편의 하나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이중적 전략을 잘 알아야 한다. 글로벌, 이 단어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만 '글로컬리즘'에 내포된 이면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장희권 저자분께서 퍼즐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장희권        퍼즐을 예로 든다면 각각의 요소들이 수행을 잘하고 있을 때 전체적인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퍼즐의 각 요소요소가 제자리에서 제대로 기능할 수 있을 때, 바로 그때 퍼즐은 완성되고 하나의 집약체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주노동자가 많은 시기가 있었다. 지금까지 계속되는 외국인 이주여성의 문제들, 외국 교민들의 삶을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언젠가 김해 지역의 이주노동자를 만난 적이 있다. 그때 그 이주노동자는 "내 이름 있어요! 나도 이름이 있어요. 사람들이 저 보고 새끼라고만 불러요." 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분노를 금치 못했다.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보고 느낀 점이 많았다. 이즈음부터 이주노동자 이야기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러면서 장희권 저자분은 '지역과 중심'이라는 주제와도 연관하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지난번 열렸던 <여름 비평학교>에서 강의를 들었던 부분이라 저도 귀를 세우고 들었습니다.

 

 

 

 

장희권        언젠가 제게 독일어 번역을 해달라는 제의가 들어온 적이 있었다. 그때 내게 제시된 금액은 3만원정도였는데, 지역에 거주하는 번역자라서 그랬던 것 같다. 그때 내가 알기로 서울에 있는 지역에서는 5만원을 받는다고 들었다. 그렇다는 건 3만원의 퀼리티와 5만원의 퀼리티가 있다는 것인가. 나는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중앙과 지역의 차이기 때문에 오는 차별이었다.

 

말씀하시는 도중 느껴지는 저자분의 대화로, 지역이 차별받는 현실이 한국사회에 팽배하다고 느꼈습니다. 서울이 아니면, 중앙이 아니면 그 질도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그런 생각들. 어쩌면 이러한 부분은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장희권        심에서 오는 밑도 끝도 없는 거만함과 그곳에서 촉발되는 위축감. 이런 현실 속에서 로컬의 주체가 가지는 의식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문재원 사회자께서는 재빠르게 말씀하셨습니다.

 

문재원        지역과 국가, 중심과 비중심이라는 이러한 이분법적인 나눔이 가장 위험한 해석이 될 수 있다. 모든 현상에는 다양한 관점이 있다. 이분법적으로만 나눈다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 될 수 있다.

 

자꾸만 어두운 이야기만 나온 것 같다는 문재원 사회자의 말씀에 구체화된 타자들의 연대에서 기대할만 한 것들, 낙관적이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보다 긍정적인 전망 또한 보는 것이 있을 것이라 질문을 하셨고 이에 장희권 저자분께서 천천히 답하셨습니다.

 

장희권        제대로 모르는 부분이라 핀트가 맞지 않을 수 있다. 나는 교회를 다닌다. 교회 안에는 다문화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가끔은 들여다보지만 봉사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그런지 실제 현장의 이야기를 하기에는 조금 조심스럽다.

 

 


 

 

 

이어지는 질문들 

Q. 독일문화논쟁에 대해서는 우경화, 보수 또한 진보에 대한 생각을 하게하려는 전략으로써 담은 것인가 하는 점과 독일의 보수 진보 논쟁이 우리나라에 어떤 시사점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주시면 좋겠다.

 

장희권       '진보', '보수' 색채도 없는 것이 우리나라의 진보며 보수다. 정통보수라면 비난받을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보전하고자 하는 것을 보전하려는 것으로 본다면, 진보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지반을 지키려는 면에서 보수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다시 각설하고, 일본의 보수논쟁을 보아도 이론적으로 탄탄한 기반이 있다.

보수니, 진보니 어느 한 편을 들려고 책을 쓴 것은 아니다. 사회적으로 역사적으로 타당하게 수용할 수 있다면, 전체적인 맥락에서 독일에서 발생한 뉴라이트, 보수, 진보 논쟁을 바라볼 때 우리 나라에도 하나의 시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르틴 발저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서 해주신 장희권 선생님은 마르틴 발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마르틴 발저는 현재 독일에서 권터 그라스와 더불어 대중적 지명도가 가장 높은 작가입니다. 그의 일련의 글들을 통해 최근 독일사에 대한 모호한 역사인식과 함께 반유대주의적 경향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60년대 후반과 70년대 전반기를 통틀어 독일의 좌파 지식인들 중에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한 마르틴 발저는 이후 보수적 색채를 분명하게 드러냈습니다. 진보적인 성향을 가졌던 그가 지금은 가장 독일적인 것을 강조하는 우파로 불리고 있습니다.

 

장희권        마르틴 발저의 경우 확실하게 갈린 평은 없다. 2006년부터 마르틴 발저에 관해서 연구했고 이에 많은 논의가 이뤄졌다. 마르틴 발저의 경우에는 독일의 프라이드를 가지라는 일종의 완벽한 독일상에 대해서 주장했다. 다만 발저가 한 행동 중에서 아쉬운 것은 정적의 치부를 건드리거나, 논란거리를 비아냥거렸던 것이다. 이런 해서는 안 될 일들을 발저가 저지른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다만 여기서 독일의 특수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독일 사람들은 자국의 국가를 유쾌하게 부르지 못하고 힘들어 한다. 왜냐하면 국가 1절이 히틀러 시기에 전쟁의 진군가였기 때문이다.

이어서 보르하르트의 보수혁명에 관한 이야기를 보겠다. 보르하르트는창조적 복고를 주장한 굉장한 이론적 대부였다. 자신이 생각하는 보수는 이데올로기적인 보수를 주장했고 이러한 이론적 대부는 히틀러의 로 단결되는 보수와 맞물려 안타까운 시기를 겪는다.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다뤄보고 싶은 인물이다.

 

1920~30년대 당시 보수혁명을 주장하였던 보르하르트는 나치즘의 길을 터주는 데 일조하였고 이와 함께 90년대 슈트라우스의 문학/문화 논쟁들을 함께 엮어냄으로써 독일 지식인들이 과거의 전통과 복고로 나아가려는 조짐을 동시에 언급했습니다.

 

 

 

책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질문을 받아 답변을 하는 동안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독일문화논쟁과 글로컬리즘의 그 미묘한 접점을 발견하기 위해서 섬세한 시선으로 연구하신 것을 생각하니 하나의 현상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녹취한 이야기와 메모한 것들을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잘 들리지 않는 녹취로 꽤나 헤맸습니다. 풍성한 토론을 모두 담아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글로컬리즘과 독일문화논쟁 - 10점
장희권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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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첫 저자와의 만남은 <해석과 판단> 비평공동체와 함께 합니다. 『비평의 윤리, 윤리의 비평』이라는 다섯번째 연구서의 발간을 앞두고 있는 젊은 비평가 10명, 과연 어떠한 새롭고 비판적인 사유를 들려줄 지 기대가 됩니다.

『비평의 윤리, 윤리의 비평』라는 큰 제목 옆에는 「타자성의 윤리적 접점을 성찰하는 비판적 사유」라는 소제목이 달려있습니다. "타자성", 혹은 "타자성의 윤리". 그야말로 요즘 시대의 화두입니다. 우리는 매일 다른 사람들을 보고, 만나고, 말을 섞습니다. 헌데도 소통과 교류가 부족할 뿐 아니라 메말라 가고 있다고들 합니다. 도대체 '타자'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되고 있는 걸까요?  다른 몸과 생각을 갖고 있는 '타자'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윤리적이 되는 걸까요? 이번 저자와의 만남에서 그런 물음에 대한 단초를 찾아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일시 ㅣ 2012년 1월 26일(목) 저녁 7시
장소 ㅣ백년어서원 
참가비 ㅣ 5,000원 (차와 떡 제공) 

 

<해석과 판단> 비평공동체
  
2006년에 결성된 <해석과 판단> 비평공동체는 부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평 그룹이다. 경성대, 동아대, 부경대, 부산대, 부산외대 등에서 연구와 강의에 임하고 있는 젊은 비평가들이 대학이라는 학연적 위계를 넘어, 함께 소통하고 교류함으로써 문학 비평의 자리를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 비평의 현재성을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지금·여기의 문제들을 온전히 돌출해내고, 그것에 치밀하게 개입함으로써, 단지 '부산' 지역의 비평이 아닌, 보편적으로 정초 가능한 비평의 가치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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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문예비평』은 1991년 봄 전국 최초로 비평전문지를 표방하며 창간된 이래 올해로 어느덧 20년이 넘었는데요. 그동안 매호 도전적인 기획으로 새로운 담론을 꾸준히 생성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이 『오늘의 문예비평』이라는 계간지를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여러 다양한 꼭지들을 통해 읽을거리가 풍성한 잡지이지만 비평이라는 특성이 아무래도 일반 독자들에게는 다가가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마음을 열고 꼼꼼히 읽어보면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시선을 통해 새로운 시각과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아주 의미 있는 잡지랍니다.^^

『오늘의 문예비평』의 다양한 꼭지들

<특집Ⅰ>과 <특집Ⅱ> 이원체제로 한국문학현장의 다양한 쟁점들을 점검하고 풍성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특집>
세계체제의 불평등성을 극복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을 내장한 아시아의 예술과 담론을 연대자의 시선 아래 공유하고자 하는 <아시아를 보는 눈>
지역의 문학과 현안문제를 조명하여 중심의 논리가 간과하기 쉬운 담론과 문제틀을 점검하는 <지역을 주목하라>
한국문학에서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가는 젊은 작가들을 주목하는 꼭지인 <한국문학의 새로운 시선>
오늘날 쟁점이 되고 있는 문학·문화계의 사안들을 점검하는 <해석과 판단>
지난 계절에 나온 서적 중에서 주목해야 할 창작집, 비평집, 학술·문화서적에 대한 집중서평을 싣는 <포커스>
비평의 의제를 보다 큰 스케일과 일관된 관점 아래 집중적으로 탐구해나가는 <장편연재비평>

가을호 <특집Ⅰ>- ‘다문화주의의 불편한 진실’

이번 가을호 <특집Ⅰ>은 ‘다문화주의의 불편한 진실’입니다. 다문화주의가 신자유주의의 거짓 보편성에 다름 아니며, 그 가짜 보편성의 진짜 얼굴은 자본의 축적 전략과 국가적 치안의 결합 상태라는 것을 점검하고 있는데요.
한겨레에서 잘 소개를 하고 있어 그대로 인용합니다.

한겨레 기사 바로 가기

<특집Ⅱ>- ‘메시아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

<특집Ⅱ>는 ‘메시아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으로 정치경제적 혁신의 과정 안으로 틈입해 들어오고 있는, 아니 이미 오래전부터 그런 혁신의 중대한 조건이었던 메시아적인 것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정혁현 샘이 「존재의 대의를 묻는다」를 통해 ‘탈취에 의한 축적의 체계’(하비)로서의 신자유주의란 대타자의 결여를 은폐하는 ‘환상 스크린이라는 무대’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을 제시하며 그 무대를 찢고 깨는 길은 되짚어보는 것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정정훈 샘은 메시아적 시간에 관해 점검하고 있는데요. 「시간과 메시아-메시아 담론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통해 직선적 진보의 시간이 가진 집계적이고 통합적인, 그런 만큼 폭력적인 시간을 중지시키는 시간으로서의 메시아. 그런 메시아적 시간성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표출할 주체의 문제가 기존의 논의에서는 모호하게 처리되었다면서, 이진경의 ‘함께 행동(共-動)하는 중생(衆-生)’에 근거한 새로운 인터내셔널의 창안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강기명 샘은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우리에게 앞선 모든 세대와 마찬가지로 희미한 메시아적 힘이 주어져 있다.”」라는 글을 통해 ‘백성의 소리는 신의 소리(VOX POPULI, VOX DEI)’라는 오래된 의미에 견주면서 신적 폭력을 법 바깥에서 수행되는 민중의 폭력으로 풀고 있습니다. ‘사건’으로서의 전태일과 광주, 두리반 투쟁에서의 연대에 관한 구체적인 분석들이 신적 폭력의 의미를 가늠해볼 수 있게 하는 글입니다.

『오늘의 문예비평』 가을호 소개 더보기

서울 중심의 한국 문단 구조에서 지역에 자리를 잡고 그것도 대중성이 약한 비평전문지를 표방하며 20여 년간 생명력을 이어왔다는 것은 내용이 부실하고서는 결코 유지할 수 없는 세월이라고 생각해요.
‘최장수 비평전문지’ ‘부산을 비평의 메카로 만든 잡지’ 등 한국문학에서 갖가지 이정표를 세워놓은 잡지인 『오늘의 문예비평』이 조금 더 많은 독자들과 만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오늘의 문예비평 2011.가을 - 10점
산지니 편집부 엮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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