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제나 편집자입니다!

오늘은 조금 늦었지만 스티커 작업 후기를 남겨 보려 합니닷!

저번 구모룡 교수님의 강연이 있었던 오후,

본사 사무실에 대량의 책이 수레에 얹혀 입장하였습니다.

 

 

바로 2021 올해의 청소년 도서로 선정된 <선생님의 보글보글>!!

리엉 편집자님만큼이나 단순 작업을 좋아하는 저는

인턴 두 분과 함께 스티커 작업을 시작하였답니닷

(인턴을 마치신 두 분... 보고 계신가요?😢 벌써 그립네요)

 

 

개인적으로 너무 아쉬운 게 제목 밑에 스티커를 붙여달라고 공문이 와서

<선생님의 보글보글>의 귀여운 포인트인

뛰어노는 아이들의 일러스트가 가려진다는 거였어요!

우리 아이들 뛰어노는 거 너무 귀엽단 말입니닷ㅜㅠ

아쉬운 대로 최대한 곤듀 친구는 가리지 않도록 조심하며 붙여줬어요.

 

 

<선생님의 보글보글> 표지의 포인트는

맨 밑의 선생님 얼굴이 있고 정수리는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인 것 같아요.

선생님의 머릿속에는 언제나 아이들이 뛰어 놀고 있다는 걸 표현한 느낌입니다.

아이들이 너무너무 귀엽다는 느낌도 전해지지만

 가끔은 선생님의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감정이

붉은색으로 표현된 것 같아요ㅎㅎ

인턴분들과 일러스트 너무 귀엽다는 담소를 나누며 스티커를 붙이다 보니

어느새 다 붙이고 포장할 일만 남았더군요.

 

 

무려 네 박스!!

(적당한 크기의 상자를 보며 눈독 들이고 있다면 당신은 출중한 발송러!)

언제나 책을 날라다주는 고마운 수레에 얹혀

이 책들이 선생님을 보글보글 끓어오르게 만드는 아이들에게 도착하겠죠?

아이들을 생각하는 선생님의 마음이 무사히 도착하길 바라며

저는 글을 마치겠습니닷!

뿅!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59678455 

 

선생님의 보글보글

이해할 수 없는 초등학생의 정신세계에 보글보글 열이 오르다가도 돌아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보글보글 사랑을 주고픈 선생님의 이야기를 담았다. 매일 희비를 오가며 고군분투하는 저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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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루루 2021.08.02 14: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편집자의 일상도 궁금해용

교실 화재 경보기의 특별한 감지 기능, 대단하다

[서평] 이준수 교사 지음 '선생님의 보글보글'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쌍둥이 아이들은 선생님 복이 많았다. 첫 사회생활이었던 4세반 어린이집 선생님부터 초등학생으로 지낸 6년 내내 아이들과 선생님은 궁합이 잘 맞았다. 특히 초등학교에 다닐 때 그 귀하다는 남자 선생님을 2번이나 담임선생님으로 만났다.

4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남자 선생님이었다. 학부모 상담 주간일 때 나는 내심 긴장했다. 아무 이유도 없이 여자 선생님보다 조금 불편했다. 기우였다. 직접 만나 본 선생님은 선이 굵은 인상과 대비되는 섬세한 분이었다.

선생님은 자신이 체격이 크고 목소리도 걸걸해서 아이들과 친근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런 이유로 아이들과 대화할 때 반드시 자세를 낮추어 눈을 맞추고 이야기한다고 했다. 그런데 재밌게도 아이들과 유대감을 쌓기 위해 했다는 이 행동에 아이들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엄마, 선생님이 내 눈을 보면서 말할 때 칭찬하시는데도 꼭 혼나는 기분이 들어서 긴장돼. 오늘도 교장실로 상장 받으러 가라고 말하시는데 혼나는 줄 알고 깜짝 놀랐어."

학기 초반에 아이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선생님의 마음이 전달되었는지 이 말을 하는 아이의 목소리와 표정에서 나는 어떤 경계심이나 공포심도 느낄 수 없었다.



이 '보글보글'의 주체는 누구일까
 

 

책 <선생님의 보글보글>을 읽으면서 나는 아이들의 선생님을 떠올렸다. 책에 나오는 이준수 선생님의 체격 때문이었다. 182센티미터에 몸무게 79킬로그램 내외. 만나보지도 않은 타인의 키와 몸무게만으로 외모를 상상하는 건 커다란 실례지만 나는 이 선생님을 이미 알고 있었다. 나 혼자서만. 오마이뉴스와 브런치에 '로또교실'을 연재하는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이 선생님이 있는 교실을 상상해보곤 했었다.

책으로 만난 교실은 또 다른 세상이었다. 보글보글. 사전적 의미로는 '적은 양의 액체가 계속 야단스럽게 끓어오르는 소리를 나타내는 말'. 책을 읽으면서 나는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교실의 주체가 누구인지 계속 생각하게 되었다.
 

"가르치는 게 좋아서 교사가 되었다. 학교밥 먹은 지 십년이 지났지만 수업하는 게 지겹지 않다."
"우리 반 학생에게 신뢰를 잃고 싶지 않다."
"내가 시골에서 교사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공벌레 쥐고 지각하는 보미를 만날 수 있었을까."
"교사는 매년 이별하는 사람이다. 주기적으로 아이들을 떠나보내고, 근무지도 일정치 않다. 나는 차라리 이별 기념 선물을 남기는 쪽을 택한다. 우리 반은 방학을 하루 이틀 남기고 요리 수업을 한다."
"사람은 저마다 한 가지 이상의 재주를 타고난다. 본인은 잘 모를지라도."

"우리 이번 학기 너~어무 좋았지 않냐?"
"맞아요. 카나페도 먹고."
"담임 선생님도 좋았지? 그치?"
"예, 맞아요."

 
내가 책을 읽으며 마음에 쏙 들었던 구절들이다. 보글보글의 주체는 선생님과 반 아이들 모두였다.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한 선생님의 애정이 느껴졌고 그 애정을 듬뿍 받고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공룡지우개가 분실되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 선생님의 현명한 대처 방법이 좋았다. 아이들이 물건을 분실하는 일은 흔하게 일어난다. 미숙한 아이들의 부주의가 대부분이지만 이번 사건은 달랐다.

"공룡지우개가 없어졌어요"라는 말에 선생님마저 어떤 물건인지 단박에 기억해내는 특별한 지우개. 분명 누군가가 가져갔다는 느낌이 들었다. 선생님은 고전적인 방법을 이용했다.
 

"모두 눈 감으세요.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요. 순간적으로 욕심이 나서 지우개를 가져간 아이는 조용히 손 들어주세요. 지금 진실을 밝혀주면 혼내지 않고 넘어가겠습니다."

 
교실은 여전히 적막했고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선생님은 미동도 하지 않는 아이들이 순간 미웠지만 동시에 이해도 되었다. 좁은 탄광촌 동네에서 스스로 도둑놈 낙인을 찍을 아이가 있을까. 선생님은 감정을 담아 연기를 시작했다.
 

"CCTV를 확인하겠습니다. 여러분을 믿었는데 무척 아쉽습니다. 제자의 범죄 현장을 봐야만 하는 고통을 아시나요? 솔직히 말하면 실망스럽네요. 내일 봅시다."

 
사생활과 인권 보호를 위해 교실 내부는 CCTV가 없다.
 

'설마 아이들이 교실 천장에 달린 게 화재경보기라는 걸 알까? 만일 그랬다면 내 터무니없는 협박에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겠지?'

 
하지만 역시 아이들은 순수했다. 다음날 트리케라톱스 지우개는 모습을 드러냈다. 아무도 상처받지 않고 사건은 종결되었다. 진실은 트리케라톱스 지우개만 알고 있다.

나도 같은 경험이 있었다.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소중한 물건을 분실했고 그 당시 담임선생님의 현명한 대처로 잘 해결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내 아이와 물건을 가져갔던 친구가 동시에 걱정되었다.

그 사건으로 아이들이 친구라는 개념을 어떻게 기억할지도 우려되었고, 친구의 나머지 학교생활도 염려스러웠다. 담임선생님은 사과하는 내용의 손편지를 물건과 함께 전달해 주었고 아이들은 그 후로도 친구로 지낼 수 있었다. 그때도 화재경보기가 CCTV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화재경보기는 연기만 감지하는 게 아니라 잃어버린 물건을 찾고 싶은 아이들의 불타는 마음도 감지해주는 고마운 물건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선생님에게 받은 따뜻한 위로의 한마디

보글보글거리는 교실에서는 코로나19를 비웃듯 언택트 연극수업이 한창이었다. 선생님의 여러 회유로 투명 가림막 안에서, 목소리만으로, '강아지똥'을 연기하는 아이들.
 

보름에 걸친 언택트 연극 단원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을 때 우리 반은 예전에 알던 그 반이 아니었다. 먼 곳으로 여행을 다녀온 것처럼 의젓한 표정이 얼굴에 남았다.


나는 그 의젓한 표정의 아이들이 보고 싶어졌다. 그러다 느닷없이 눈이 따가워졌다.
 

합계 출산율이 1도 안 되는 시대에 아이를 낳아 든든하게 먹이고, 깨끗하게 입혀 학교 보내는 것만으로도 부모들께 감사드린다. 너무 자식에게 미안해하지 말기를…. 충분이 잘하고 있다고 교사로서 꼭 말씀드리고 싶다.


초등학교의 마지막 학년, 코로나19로 활동의 제약이 많았던 쌍둥이들의 지난 2020년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갔다. 쌍둥이들은 초등학생의 마지막 학년이 6학년을 도둑맞은 것 같다고 자주 말했다. 학교에 매일 등교도 못하지만 막상 등교해도 자리에 앉아 있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어른인 나도 처음으로 겪는 힘듦이었다. 아이들은 오죽했을까. 어른으로서 부모로서 항상 미안했다. 그 감정은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쌓여 있었다. 선생님의 담담한 말은 마음속에 쌓여 있던 미안함을 따스하게 씻어주었다.

제빵사가 되려면 수학을 잘 해야 되냐고 묻는 아이에게 밀가루랑 우유 비율 정도만 맞출 정도면 충분하다고 대답해주는 선생님. 수년째 나머지 공부를 하는 아이가 오답 노트 걱정 없이 치아바타를 구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소금 몇 그램, 우유 몇 밀리미터에 주눅 들지 않고 거침없이 오븐 전원을 누를 수 있기를, 코로나37, 코로나44가 찾아와도 아이의 가게만은 영업 제한 조치에 걸리지 않고 양껏 빵을 팔 수 있기를. 아이의 가게에서 산 빵을 나머지 공부하는 어린 후배들에게 간식으로 줄 수 있기를 바라는 선생님.

책을 읽는 내내, 아이들을 향한 이준수 선생님의 이해와 배려와 따뜻함을 느꼈다. 모든 교실이 보글보글해지길 바라며 나는 이 선생님에게 무한한 감사를 보내고 싶다. 꾸벅.

 

출처: 오마이뉴스

 

교실 화재 경보기의 특별한 감지 기능, 대단하다

[서평] 이준수 교사 지음 '선생님의 보글보글'

www.ohmynews.com

알라딘: 선생님의 보글보글 (aladin.co.kr)

 

선생님의 보글보글

이해할 수 없는 초등학생의 정신세계에 보글보글 열이 오르다가도 돌아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보글보글 사랑을 주고픈 선생님의 이야기를 담았다. 매일 희비를 오가며 고군분투하는 저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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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선생님의 보글보글
이준수 지음, 산지니 펴냄

“학교가 호감 가는 미소를 지으며 ‘안녕하세요?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죠?’ 하면서 말을 걸어올지도 모른다.”

저자 말대로, 교직은 참으로 요상한 직군이다. 학생과 학부모 선호 직원 상위권에 속해 있으면서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욕을 먹는 직업 중 하나다. 교사 스스로가 생각하는 직업 만족도는 하위권을 맴돌지만 결혼 배우자 상대로는 상위권에 꼽히는 ‘몹시 복잡하고 역설적인’ 직업이다. 저자는 페스탈로치와 생활인, 교육자와 직업인 사이에서 느끼는 희로애락애오욕을 솔직하지만 매우 정감 있게 풀어놓았다. 학교 이야기를 날것으로 전해주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의외로 묵직한 안정감을 주는 이유는, 그것들을 하나로 꿰어주는 한 가지 원천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바로 학생과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출처: 시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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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 게재된 서평은 <선생님의 보글보글> 이준수 작가님의 아내, 최다혜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선생님의 보글보글>이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함께, 지방의 선생님으로 일하며 느낀 필자의 생각 또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지방 초등교사가 일하는 '로또 교실'에 있는 것

아이들의 '지금, 여기'를 보여주는 책, '선생님의 보글보글'이 나오기까지

 

▲   "대관령을 넘자!" 강원도 바닷가 마을의 아이들이 입시 레이스에 서서 다짐하는 말이다. ⓒ 최다혜

 

"대관령만 넘자!"

강원도 작은 바닷가 마을, 고등학생 시절 나와 친구들의 꿈은 대관령 넘기였다. 우리는 필사적으로 수능 대박에 매달렸다. 그게 지긋지긋한 태백산맥을 넘는 유일한 방법이었으니까. 철부지 10대라서 꾸던 소망이었을까? 아니었다. 선생님들과 부모님은 자주 동해시를 우물이라 불렀다. 

"서울 아이들이 1시간 공부할 때, 너희는 2시간 공부해야 따라잡는다."
"아무리 잘 해도 우물 안 개구리야. 그러니 더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러니 우리는 초등학생 때부터 개구리였다. 우물 밖을 벗어나기 위해 문제집을 풀어대는 개구리. 더 열심히 공부해서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라는 어른들의 격려였지만 나도 모르게 소심해졌다.

나는 자주 생각했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할지라도 서울 아이들만큼 잘 할 수는 없을 거라고. 왜냐하면 넓은 바다의 아이들에 비해 열등한 존재니까.

우물 안 개구리는 대관령을 넘어 춘천교대생이 됐다. 만족스러웠다. 아주 잠시 동안만. 우리는 곧 다시 서울과 경기를 부러워하기 시작했다. 춘천교대 친구들은 서울이나 경기도 임용에 합격하기를 꿈꿨다. 고향이 서울, 경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재수, 삼수를 해서라도 수도권으로 빠져버렸다. 썰물처럼.
 


우물 탈출 레이스의 무한궤도

나는 다시 대관령을 넘었다. 이번에는 역방향이었다. 강원도 임용을 쳐서 고향인 동해시로 돌아왔다. 혼자가 아니었다. 남편과 함께였다. 우물 탈출 레이스가 끝난 줄 알았건만 착각이었다. 우리는 매일 학교로 출근하며, 스스로를 개구리로 여기며 체념하거나 분투하는 아이들을 만난다.

곁에 선 다른 아이들도 "도계가 좀 부족한건 사실이잖아요"하며 말을 보탰다. 나는 속이 상했다. 이건 겸손을 위한 자기낮춤도, 농담을 하기 위한 현실 비틀기도 아니었다. 철저한 체념과 자기 수긍에 가까웠다. 객관적 지표에 비추어 보았을 때 지방에 있는 대학의 연구 성과나 교육 수준이 서울의 유수 대학보다 떨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지방에서 살아가는 삶 자체가 과소평가 받을 까닭은 없다. - <선생님의 보글보글> 중, 이준수 지음


울산에서 나고 자란 남편은 좀 놀랐다. 대한민국에서 GDP 1~2위를 다투었던 유복한 동네, 울산에서도 '지방'에 대한 얕은 자조가 있다. 하지만 대관령 안쪽 동네 아이들만큼은 아니었다. 그는 어린이들이 깊은 고민도 없이 빠르게 자신의 삶을 과소평가하는 데 속이 상했다. 강릉시에서도, 삼척시의 탄광촌 도계에서도 여러 초등학생 아이들이 그랬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불안을 고스란히 투영할 뿐이었다. 20세기 어린이였던 오늘날 어른들이 '우물 탈출 레이스'에 여전히 올라있듯, 21세기 어린이들도 여전히 그 무한궤도에 탑승한 것이다. 삼척에 사는 어른들은 원주를 부러워하고, 원주에 사는 어른들은 수원을, 수원은 서울을, 서울은 그 안에서도 강남을 꿈꾼다. 아이들도 그렇다.

삼척은 원주에 밀리고, 원주는 수원에 밀리고, 수원은 서울에 밀렸다. 뉴욕에서 전학생이 오지 않는 한 서울이 '짱'을 차지하는 구조였다... 아이들은 벌써 '지잡'의 삶이 대도시보다 못하다고 인정해버린다. - <선생님의 보글보글> 중, 이준수 지음

이 불안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막연하다. 불안의 기원도, 불안의 해소법에도 정답은 없다. 각자의 방법으로 불안을 상쇄하는 수밖에. 남편은 남편 방식 대로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울산에서 춘천으로, 춘천에서 동해로 우물 탈출 레이스에서 역주행 한 남편만의 방식. 그것은 '지금, 여기'를 만끽하기였다.

▲   <선생님의 보글보글> 표지 ⓒ 산지니


아이들의 '지금, 여기'를 보여주기로 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에 '로또 교실'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교실 속에서 아이들에게 로또 같은 순간들을 남겼다. 아이들의 버킷 리스트는 살 빼기고, 수학익힘책 이름 란에는 '곤듀'(공주의 극존칭)나 '귀염뽀짝'이 쓰여져 있다. 수포자(수학 포기자)라도 4학년 2학기 다각형 단원에서는 숨을 쉬고, 모든 친구들을 V자 얼굴형, 큰 눈망울, 가녀린 다리로 초상화를 그려주는 금손은 사람 마음 읽는 재주가 있다.
 

나는 금손의 앞날을 걱정하지 않는다. 뭘 해도 잘 먹고 잘살 것이다. 사람 마음 얻으면 다 가진 거지 뭐. - <선생님의 보글보글> 중, 이준수 지음


동시에 남편은 주간지 시사IN에 '학교의 속살'을 연재했다. 학교폭력, 도농격차, 인성교육, 교원 성과급, 기후위기, 자식 맡긴 학부모의 애환, 지방 2부 리그의 삶까지. 어른의 불안이 학교 곳곳에서 어떻게 스며있는지를 썼다. 무려 4년이다. 4년 연재한 오마이뉴스와 시사IN의 원고들이 모여 <선생님의 보글보글>이 됐다. 

부모는 아이들을 걱정하지만 교실 일은 잘 알지 못한다. 코로나로 아이들이 잃어버린 것을 단순히 '학업'이라고만 여기는 우리 어른의 상상력으로는, 교문이 닫혔을 때의 아이들 심정을 짐작할 수 없다. 그저 '학교 안 가니 공부 안 해서 좋겠네'라며 쉽게 말하기에는, 아이들에게 학교란 그렇게 간단한 공간이 아니다. 

교실 속 아이들은 너무나 사랑스럽다. 우리 부부의 두 아이도 이 작은 바다 마을의 교실에서 수학익힘책 뒤에 '곤듀'라고 쓰고, 학기말에는 생크림과 치즈를 잔뜩 올린 카나페를 먹으며 설탕에 취해 '올해 우리 담임샘 너무 좋지 않았냐?' 같은 당중진담을 주고 받으며 살아갈테니까.

나의 두 딸이 아빠 책에서 그린 교실 속 아이들처럼 보글보글 살아간다면 엄마로서 더 뭘 바랄까. 우리는 초등교사이고 지방에 산다. 지방, 여기는 우물이라 하기에 충분히 넓고 깊다.

어쨌든 여러분, 지방은 당신을 해치지 않아요. 너무 겁먹지는 말아주세요. - <선생님의 보글보글> 중, 이준수 지음

 

▲   어쨌든 여러분, 지방은 당신을 해치지 않아요. ⓒ 최다혜

 

출처: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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