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모룡 인문 에세이『시인의 공책』이 <생활성서>에 실렸습니다.

<생활성서>는 1983년, 한국 천주교 선교 200주년을 기념하여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가 설립한 출판사 생활성서사에서 낸 월간지입니다.

 

 

 

 

 

 

 


 

 

 

시인의 공책

 

구모룡 지음 | 208쪽 | 13,000원 | 2018년 7월 10일

 

저자가 기존에 가졌던 고민에서 조금 더 범위를 넓혀, 인문적 사색과 통찰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문학, 철학, 사회, 장소, 부산' 등 다양한 주제의 글들은 에세이 형식을 지향하지만 그 이상의 깊이 있는 고뇌와 사유를 보여준다. 저자는 밀도 높은 글들을 통해 때로는 시보다 더 아름다운 문장으로, 때로는 사회를 해부하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공명을 흔들어놓는다.

 

 

 

 

 

시인의 공책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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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카페 구석에 앉아서 시시껄렁한 잡담을 나누는 일, 아이들이 무심코 던진 공을 주워 다시 던져주는 일, 거실 천장의 전구를 가는 일, 자전거 페달을 신나게 밟는 일…. 그토록 사소하고 대수롭지 않은 일들을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삶도 있다는 것을."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정태규(61) 소설가가 지난해 '영혼의 근육'으로 쓴 작품집

〈당신은 모를 것이다〉 (마음서재)에서 피를 토하듯 내뱉은 위 구절을 기억하시는지?

"4년 전 서울로 거처 옮겨

페북으로 대중과 소통 고립 피하는 유일한 통로

안구마우스로 긴 글 힘들어 봄에 시 5편 발표 예정

10만 명에 1명 걸리는 병

9년 전 진단 땐 절망·혼란 지금은 오히려 담담해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긍정의 힘을 믿습니다"

2011년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지 올해로 9년째. 루게릭병의 공식 명칭은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천체물리학자 고 스티븐 호킹 박사가 앓았던 병. 근육운동을 조절하는 뇌세포가 파괴되어 근육이 점차 소실되고 끝내는 온몸이 굳어져 꼼짝없이 침실에 누워 지내야 하는 병. 발병한 지 3~5년 안에 사망한다는 불치의 병.

그러나 소설가 정태규는 놀랄 만한 정신력으로 '몸의 감옥살이'를 이겨내고 있다. 그는 비교적 건강할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스타로 활동할 만큼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며 여전히 창작열을 불태우고 있다. 물론 부인 백경옥 씨의 헌신적인 '옥바라지'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일 터. 발병하기 전만 해도 그는 촉망받는, 부산의 대표적 중견작가였다.

지난 연말 서울특별시 마포구 신공덕동 그의 집을 찾아갔다. 그 전에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정중하게 인터뷰 요청을 했다. 거절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는 달리 그의 답은 유쾌했다. "아이코! 내가 인터뷰 대상이 될 줄이야 ㅋㅋㅋ. 영광이오. 언제든 환영하오."

그는 예의 장난기를 잃지 않았다. 그와 이메일로 문답을 주고받았다. 답변은 1주일이나 걸렸다. 그는 '안구 마우스'라는 컴퓨터 기계장치를 통해 눈 깜빡임으로 한 자 한 자 적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 답변을 토대로 대면 인터뷰는 보충 질의·답변 형식으로 진행됐다.

 

-언제 서울로 이사하셨지요?

 

"(백경옥 씨가 대신 답변) 2015년 3월에 왔어요. 아들 둘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 보니 제 혼자는 간호하기가 벅찼어요. 지금도 아들들이 큰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몸 상태는 어떻습니까?

 

"하하. 이 병의 특성상 더 나빠질 것도 더 나아질 것도 없는 상태죠. 가끔 내가 환자인 걸 잊을 때가 있을 만큼 적응했다고 할까요. 목에는 트라 수술(목 절개술)을 해서 호흡기를 연결해 숨을 쉬고 배에는 관을 연결해 음식을 섭취하죠. 다리를 약간 움직이는 정도이고, 눈은 정상적으로 작동합니다. 이를 갈 수 있을 정도죠."

이 갈기는 그의 주요한 의사전달 수단. 긍정의 뜻은 약하게 한 번, 부정은 세게 한 번, 전체적으로 못마땅하면 격렬하게 여러 번, 석션(기관지 가래를 빼내는 것)은 약하게 두 번. 가장 중요한 용도는 잠잘 때 자세를 바꿔달라는 신호라고.

 

-페이스북은 어떤 의미이지요?

 

"루게릭 네트워크라는 카페가 있습니다. 주로 환우나 그 가족이 정보를 공유하는 곳인데요. 그 카페의 어느 분이 그러더라고요. 이 병은 앓은 지 3년만 지나면 모든 인간관계가 다 끊긴다고요. 그래서 생각해낸 게 페이스북이죠. 말하자면 페이스북은 고립을 피하기 위한 유일한 통로죠. 이건 완전히 다른 세상이더라고요. 페북에 빠지고부터 하루가 짧게 느껴집니다. 댓글 몇 개 달고 나면 하루가 지나가는 것 같아요. 이게 좋은 건지 아닌 건지 모르겠는데, 음악 듣고 영화 보는 시간이 줄어든 건 사실이죠. 페북을 하고 나서 외로움을 덜 타는 건 있어요. 투병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요즘 시를 쓴다면서요. 소설에서 시로 전향한 겁니까?

 

"대학 2학년까지 시를 썼어요. 그런데 내 글쓰기를 지켜보던 동기생 하나가 내 시가 점차 산문화돼간다고 차라리 소설 쓰기를 유혹했는데 그 꾐에 넘어가 소설로 전환했어요. 아직 쓰고 싶은 장편 소설이 두 편이나 있지만 이제 안구 마우스로 긴 글쓰기를 하면 눈이 몹시 피로해요. 그래서 시 쓰기로 돌아갈까 해요. "

그의 시는 부산작가회의에서 발행하는 〈작가와 사회〉 2019년 봄호에 5편 발표될 예정이다. 그는 컴퓨터 화면에 자신의 시 몇 편을 자랑스럽게 띄워 보여줬다.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

 

"황당했죠. 10만 명 중 1~2명이 걸린다는 병에 하필 내가. 불운의 로또를 맞은 기분이랄까. 참 어이가 없었죠. 받아들이기 힘들고 절망적이고 혼란스러웠어요."

 

-지금은 좀 극복했습니까?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이 있죠. 지금은 오히려 담담해요. 아니면 어쩌겠어요. 어차피 일은 벌어졌고 즐기지 않을 도리가 있나요. 맨날 드러누워 좋아하는 일, 영화를 보고 음악 듣는 일은 실컷 즐기는 시간이라 생각해요. 지금은 모든 걸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

 

-부산의 작가들이 안구 마우스를 구입해 줬다죠?

 

"고 옥태권 부산소설가협회 회장과 김은영 〈부산일보〉 기자 등이 주동해 중앙동 40계단에서 저를 위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 행사를 열었죠. 부산소설가협회 회원은 물론 부산작가회의 회원도 많이 참석해 그 고마움을 평생 잊을 수가 없죠. 그때 모금한 돈으로 고가의 안구 마우스를 살 수 있어 더더욱 고맙고. 부산소설가협회 회원은 지금도 문병을 자주 옵니다."

그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눈동자를 굴리며 안간힘을 썼고, 그럴 때마다 기계음의 남자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만약에 몸이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된다면 뭘 가장 하고 싶습니까?

 

"2~3년 내 여러 신약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지만, 뭐 안 나와도 할 수 없고요. 현재로선 버킷 리스트가 되겠군요. 하도 많아서. (웃음). 두 손으로 힘차게 자판 두드리며 글쓰기, 노래방 가서 신촌블루스의 '골목길'과 정태춘의 '첫차를 기다리며' 열창하기, 수제 호프·잘 내린 아메리카노 커피·잘 익은 자두 실컷 마시고 먹기, 페친들과 번개 하기."

 

<1996년 제1회 부산소설문학상 수상식 때 부인과 함께 한 정태규>

 

-살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과 가장 후회되는 일은요?

 

"잘한 일은 문학을 선택한 일, 큰아들에게 자신이 원하던 음악을 하게 한 일이고요, 문학한답시고 가정에 소홀한 게 제일 아쉬워요."

 

-새해 소망이 있습니까?

 

"첫 시집을 발간하는 일."

이때 '누님 얘기'라는 글자가 컴퓨터 화면에 떴다. 부인이 금방 눈치챘다. "아, 남편이 자신의 누님들에 관한 얘기를 좀 해주라는 겁니다." 백 씨는 시누이들에 대한 얘기를 했다. "경주와 진주에 사는 누님 두 분이 있는데, 서울로 이사온 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달 문안을 오세요. 혈육의 정이 얼마나 도타운지 모릅니다.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도 받아요."

그러자 정 선생의 입이 조금 벌어졌다. 만족한다는 뜻이다.

 

-팬과 '페친'들에게 한 말씀을.

 

"창밖엔 함박눈이 소담스레 내리고 있습니다. 눈은 내려 쌓여 모든 것의 날카로운 모서리를 지웁니다. 우리 마음도 저 눈처럼 하얗고 둥글게 되기를 바랍니다. 창밖엔 햇살 눈부신 새 아침이 기다리고 있겠지요. 올해에도 페친 여러분의 마음에 언제나 눈부신 아침이 찾아오길 기도합니다. 새해에도 어려움이 닥칠 때가 있겠지만 싸워 이겨 냅시다. 체르노빌 들판에도 꽃은 핍니다. 지난해 보내주신 응원과 격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부산으로 오면서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신은 그의 육체를 위리안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영혼마저 가두는 데는 끝내 실패했노라는.

 

소설가 정태규는

1958년 경남 합천 출생

부산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

부산일보 신춘문예(1990) 등단

제1회 부산소설문학상(1996)·

제28회 향파문학상 수상

부산작가회의 및 부산소설가협회

회장 지냄

소설집

〈청학에서 세석까지〉

〈길 위에서〉 〈편지〉 등

 

길 위에서 - 10점
정태규 지음/산지니

 

편지 - 10점
정태규 지음/산지니
청학에서 세석까지 - 10점
정태규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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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날개 2019.01.03 09: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태규 선생님의 작품이 기다려지네요.

  2. 2019.01.09 16: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이번 주 일요일 (12월 23일), 부산 중앙동 생활문화공간 한성1918에서

부산 작가들의 단편 소설을 각색한 낭독공연이 있다고 합니다.

 

정광모 작가님의 나는 장성택입니다』의 수록작 「외출」

『작화증 사내』의 수록작 「답안지가 없다」도 각색되어 공연한다고 하네요.

소설이 희곡이 되면서 어떤 모습으로 바뀌었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이번 주말은 자주 보던 영화 대신, 낭독공연 한 편 보러 가시는 건 어떠세요?

 


 

 

'문자 대신 몸짓으로' 무대에 선 소설

 

우리 사회는 문자 시대에서 이미지 시대로 급속하게 전환 중이다. 대중교육을 통해 모두가 문자를 쓴 시간을 꼽아봐도 몇백 년이 채 안 된다. 문자 시대가 잠깐 반짝하다가 다시 이미지 시대로 되돌아가는 셈이다. 문학이 갈수록 독자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연극판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무대에서는 여전히 배우의 육성이 쩡쩡 울리고 땀 내음이 물씬 풍기지만, 객석은 썰렁하기만 하다. 이처럼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안갯길을 걷는 두 장르가 손을 잡았다. 고난의 행군은 서로의 손을 잡게 만든다. 희망은 그렇게 만들어지는 법이다.

 

극단 '배우 관객 그리고 공간(배.관.공)'이 오는 23일 한성1918 부산생활문화센터 청자홀에서 부산 지역 소설가 3명의 4개 작품을 각색해 낭독극으로 공연한다. 낭독극은 무대장치만 갖추지 않았을 뿐 극 전개는 일반 연극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낭독으로 즐기는 부산소설 나들이(연출 주혜자)'라는 이름으로 관객을 찾을 이번 공연은 예술단체와 예술동아리, 작가가 협업하여 작품을 기획하고 발표, 시연하는 프로젝트다. 부산의 소설들을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연극을 통해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극단 '배.관.공'이 전문 예술단체로서 프로젝트를 이끈다. 시민극단 '배우로 배우다'의 단원 10여 명과 '김문홍 희곡 교실'에서 활동한 회원들이 각색자로 참여했다. 각색자들이 선택한 부산의 단편 소설은 정태규 소설가의 '비원', 정광모 소설가의 '외출'과 '답안지가 없다', 배길남 소설가의 '램프불, 그리고 낯선 이'이다.

 

정태규 소설가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일명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이다. 손과 발을 움직일 수 없어 병상에 누운 채 안구 마우스로 작업과 소통을 하고 있다. 그는 낭독극을 앞두고 카카오톡으로 이런 메시지를 보내왔다. "제가 루게릭병 초기에 구술하고 아내가 타이핑해서 완성한 작품 '비원'을 극단 '배우 관객 그리고 공간'에서 낭독극으로 공연한다는군요. 전 못 가지만 많은 참석 부탁합니다~^_^".

 

정광모 소설가의 '외출'은 교도소와 외출이라는 소재를 통해 관계에 대한 상처와 아픔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답안지가…'는 진실을 드러내기보다 감추는 것을 강요당하는 순응주의를 꼬집는다. 배길남 소설가의 '램프불…'은 '폐선박을 인양하는 꿈을 꾸는 유진, 심해에서 본 유령 같은 존재인 아멜리아가 나타나 구조를 요청한다'는 내용이다. 

 

정태규, 배길남 소설가는 각각 1990년, 2011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정광모 소설가는 부산 문학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분투 중이다. 공연 당일은 정광모, 배길남 소설가의 토크쇼도 마련돼 있다.

 

 

부산일보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

기사원문 보러가기

 

 

나는 장성택입니다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작화증 사내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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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잠홍 편집자입니다.


여느때처럼 교정지에 둘러싸여 지내다 달력을 보니 

어느새 12월 31일군요.

그렇다면

2015년의 마지막 블로그글은 바로 제가?!?!?


내가 내가 해~ 잠홍 타령이옵니다


어제는 온수입니까 편집자님께서 

2016년 산지니의 변화를 예고해주셨는데요.


( 읽어보세요~ 산지니 어워드 1부-2016년 달라지는 산지니! )


오늘은 2015년의 마지막 날이니,

오늘만 할 수 있는 블로그 포스팅을 해야겠지요. 

더 이상 기다리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2015년에 굿바이를 고하는 대미의 블로그 포스트. 바로


2015년에 빛난 산지니 책!



올해 상을 받은 산지니 책이 워낙 많다 보니 (에헴)

이번 포스팅에서는 문학 도서를,

다음 포스팅인 '산지니 어워드 3부'에서는 인문 도서를 다룰 예정입니다.


소개하는 순서는 글쓰는 사람 마음...이기도 합니다만, 대체로

가장 최근에 발표된 수상작부터 시작해 연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 날짜변경선, 편지 

세종도서 문학나눔 - 소설




올해의 문학나눔 소설 부문에서는 


유연희 작가님의 소설집 <날짜변경선>, 그리고 


정태규 작가님의 창작집 <편지>이 선정되었는데요.




<날짜변경선>은 바다 저편의 파랑(波浪)을 향해, 

육지의 지나온 기억들을 내려놓고 떠나는 뱃사람들의 이야기 입니다. 

김만중문학상을 받은 표제작을 비롯한 소설 7편이 실려 있어요.







해양소설을 쓰는 이유에 대해 유연희 작가님은 

"지금도 커다란 위험과 미지가 도사린, 생사를 기약할 수 없는 

바다로 뚜벅뚜벅 배를 타고 나가는 이들을 보면 

의문과 신비가 생깁니다."라고 말씀하셨어요.




날짜변경선 - 10점
유연희 지음/산지니


정태규 작가님의 창작집 <편지>는 

단편소설 8편과 콩트 6편으로 구성된 독특한 책입니다.



주소 없는 마음에 띄우는 애잔한 편지 한 장이 떠오르는 작가님의 문장들은 

싱싱한 생명력을 통해 루게릭병과의 사투에 굴하지 않는 

작가의 뜨거운 창작혼을 드러냅니다.


 







작품 중 ‘비원’은 말하는 능력을 점점 잃어가던 

지난해 여름, 구술을 통해 집필하신 것으로,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경향신문에 "원망과 회한이 죽음의 공포를 버텨낼 만한 

강한 위안과 결심으로 굳어지는 과정을 그렸다."고 

소개되었지요.



편지 - 10점
정태규 지음/산지니


2/ 

2015년 부산작가상 - 소설




이병순 작가님의 첫 소설집인 <끌>은 2012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표제작을 비롯해 총 7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슬리퍼, 창, 스마트폰 등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물을 통해 일상에 나지막하게 깔려 있는 삶의 질문을 표면으로 끌어올리는 작품들이 모였는데요. 화려하진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삶을 가다듬어 나가는 인물과 소설 곳곳에 자리한 일상의 흔적은 독자들에게 공감과 더불어 문학의 의미, 삶의 가치를 생각하게 합니다.

올해 부산작가상 심사위원분들께서는 <끌>의 
"단정하고 야무진 문체와 안정감 있는 서사"에 주목하셨다고 합니다.

<끌>은 디자인 면에서도 돋보이는 책입니다. 권디자이너님께서 표지 후가공으로 무광청박을 처음 시도하신 책인데, 이병순 작가님도 무척 만족하셨다는 후문이~ :)


 - 10점
이병순 지음/산지니




3/ 레드 아일랜드 
부산국제영화제 북투필름 선정작


김유철 작가님의 <레드 아일랜드>는 해방 전후 시대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시대의 폭력과 상처를 가감 없이 보여주며 그 속에서 변해가는 사람들의 운명을 다루고 있습니다.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 놓인 인물들과 현실적인 구성을 통해 1948년 4월 3일 제주를 다시금 바라보는 이 소설은 10년의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쓰여진 탄탄한 장편입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화에 적합한 컨텐츠를 선정해 영화인들에게 소개하는 '북투필름'에 선정한 이 작품. 제주도의 언론사 제민일보에서는 <레드 아일랜드>를 " 4·3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단순히 소재로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건 속 인물들에게 집중해 시종일관 긴장감을 더한다."고 평했습니다.


레드 아일랜드 - 10점
김유철 지음/산지니


4/  번개와 천둥 

부산문화재단 우수지역출판도서





'소설 대암 이태준'이라는 부제가 있는 이 작품은 1910년대 몽골에서 독립운동과 의사로서 활동했던 대암 이태준을 조명하는 장편소설입니다. 이태준 선생님과 마찬가지로 함안이 고향이신 이규정 작가님께서는 몽골 울란바토르에 있는 이태준 기념공원을 방문하시고 나서 수년간 조사와 집필을 하셨다고 합니다. 먼 타지에서 자신의 본분을 묵묵히 다해낸 선생을 의사, 독립운동가, 신념을 가지고 시대를 살아낸 한 인간으로 그려내셨습니다.


국제신문에서는 "원숙하고 막힘 없는 문장이 역사소설의 매력을 한결 끌어올린다." 고 소개해 주셨어요.




번개와 천둥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5/ 아버지의 구두 
원종린 수필문학상


양민주 수필가의 첫 번째 수필집 <아버지의 구두>는 생을 바라보는 조화로운 시선과 같은 통찰로 자신이 경험한 삶의 조각들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저자는 육친에 대한 강렬한 그리움, 평상심을 잃지 않고 자연의 이법을 따르는 삶, 타인의 입장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유연한 태도 등 자신만의 고아한 수필 세계를 이 책에서 마음껏 펼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구두>에는 범지 박정식 서예가의 아름다운 그림도 실려 있답니다. 풍부한 시적 감수성과 먹의 농담이 조화로워요.




아버지의 구두 - 10점
양민주 지음, 박정식 그림/산지니



6/ 만남의 방식 
제8회 백신애문학상


정인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 『만남의 방식』에서 우리 사회의 부조리, 그리고 그것이 형성한 고통과 치유의 서사는 단단한 결정을 이루어 뼈처럼 보석처럼 읽는 이의 마음을 붙듭니다. 고백과 폭로라는 구조를 통해 새로운 시작에 대한 전망을 조심스레 타진해온 정인 소설의 정통성은 이번 소설집에서도 오롯합니다. 8편의 소설마다 빠짐없이 존재하는 ‘나’들은 다양하게 변주된 학교폭력, 성폭력, 가족갈등 속에서 고백 혹은 폭로를 선택하며 숨겨진 의외성을 보여줍니다.







이 소설집을 통해 정인 작가님은 결국 "사람이 희망이다"라는 점을 말하고 싶으셨다고 합니다. 저자 인터뷰에서 발췌합니다:
"「만남의 방식」을 보면 ‘나’가 결국 자기 사촌을 수용하잖아요. 너는 나를 외면해도, 나는 내 마음 속에 너는 사촌이라는 의식이라는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만남의 방식 - 10점
정인 지음/산지니




7/ 금정산을 보냈다 
2015년 원북원부산 도서



목록의 마지막은 처음부터 마음 속에 고이 점찍어두었던 주인공이라고 하죠.

<금정산을 보냈다>도 예외는 아닌 것 같습니다^^


산지니 시인선 001호이자 최영철 시인의 열 번째 시집.

출간되자마자 문학기자들이 '찜'한 책. 

부산 출판사에서 나온 책, 그리고 시집으로서는 첫 번째 원북원부산 도서! 


<금정산을 보냈다>는 강인한 생명력과 자연의 진정성을 발굴한 전작과 달리, 생성과 파멸, 환희와 비명이 교차하는 시편들로 어둠을 직면하는 시집입니다. 최영철 시인은 물질과 속도에 중독된 우리에게 마주해야 할 세계의 진면목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집니다.




최영철 시인에 대해, <금정산을 보냈다>를 담당한 온수입니까 편집자는 

"출판사에 올 때 빈손으로 오지 않는 시인, 그리고 언제나 헤어질 때는 막걸리 하자며 술 약속을 어김없이 하는 시인. 시인인가 출판인인가 가끔 헷갈리지만 그래도 그의 시를 읽으면 역시 시인이야! 하며 무릎을 치게 만드는 시인."이라 말했고


엘뤼에르 편집자는 "한동안 잊었던 시 읽는 맛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라며 

이 책을 '올해의 산지니 책'으로 추천하시더군요.


시집이 쓸모없다고 하지만, 시만이 할 수 있는 일. 

시가 아니면 금정산을 통째로 아들에게 보낼 수 없었겠지요.


새해를 시와 함꼐 시작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금정산을 보냈다 (양장) - 10점
최영철 지음/산지니



독자 여러분, 미리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산지니 어워드 3부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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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단디SJ 2016.01.04 09: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가 내가 해~ 에서 빵 터졌어요 ㅎㅎ
    이렇게 정리해주시니, 산지니의 문학 도서들이 한 눈에 들어오네요 : )

  2. BlogIcon 엘뤼에르 2016.01.04 13: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 보니 문학 수상작이 엄청 나네요 ;ㅁ; 정리하느라고 수고 많으셨어요 잠홍양 :-)

루게릭병을 앓는 부산의 소설가 정태규씨(57·사진)가 눈으로 쓴 창작집 <편지>(산지니)를 최근 출간했다.

<편지>에는 단편소설 8편과 콩트, 스토리텔링 등을 합쳐 14편의 작품을 실었다. 구술과 안구 마우스에 의존해 작품을 썼다. 작가는 2년 전부터 천천히 몸 전체가 마비되어 갔다. 그는 이 책의 서문에서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아쉬움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작품이 한 권 분량에 못 미쳐 두어 편 추가하려고 계획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못했다. 구상만 겨우 끝냈을 때 나는 이미 말하는 능력을 잃고 있었다. 구술할 형편도 못되었다. 귀하신 안구 마우스는 자주 고장을 일으켜 미국 본사에 다녀오느라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다.”

<편지>의 수록작 대부분은 작가가 아프기 전에 큰 줄기를 잡아 놓은 것이지만 그 가운데 ‘비원’은 말하는 능력을 점점 잃어가던 지난해 여름에 집필한 것이다.

‘비원’은 루게릭병을 소재로 한다.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다. 원망과 회한이 죽음의 공포를 버텨낼 만한 강한 위안과 결심으로 굳어지는 과정을 그렸다.

작가는 “이제 여유롭게 글을 쓰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는 “루게릭병이 허락한다면 널려 있는 시간에 여유롭게 새로운 단계의 글쓰기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부인 백경옥씨는 15일 “‘비원’을 쓸 때는 구술에 의존해 겨우 하루 원고지 6∼7장밖에 쓰지 못할 정도로 힘겹게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백씨는 “상태가 나빠져 요즘은 누워서 지낼 때가 많고 이젠 구술도 힘들다. 다행히 미국에서 수리한 안구 마우스의 성능이 좋아져 카카오톡으로 소통하며 다음 책 출간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는 2012년 겨울 루게릭병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다.

권기정ㅣ경향신문ㅣ201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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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 10점
정태규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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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병 정태규 소설가, 투병 중에 새 창작집 펴내

- 단편소설 등 14편 수록

- 같은 병 남녀 다룬 작품도

루게릭병으로 몸이 불편한 소설가 정태규 씨가 14일 부산 남구 대연동 자택에서 최근 펴낸 새 창작집 '편지'를 들어 보이며 밝게 웃고 있다. 전민철 기자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인 소설가 정태규(57) 씨가 "몸은 많이 불편하지만, 글은 계속 쓰겠다"며 문우와 독자들에게 인터뷰 등을 통해 약속한 대로 새 창작집 '편지'(산지니)를 내놓았다.

"작품이 한 권 분량에 못 미쳐 두어 편 추가하려고 계획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못했다. 구상만 겨우 끝냈을 때 나는 이미 말하는 능력을 잃고 있었다. 구술할 형편도 못 되었다. 귀하신 안구 마우스는 자주 고장을 일으켜 미국 본사에 다녀오느라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는 책에 쓴 '작가의 말'에서 마음먹은 대로 쓰지 못한 아쉬움부터 털어놓았다. 몸 전체가 천천히 마비되어 가는 병이고, 아직 치료법이 없어 모두가 무서운 병이라고 하는 루게릭병은 그의 작가정신 앞에서는 맥을 못 췄다.

아내 백경옥 씨는 "상태가 악화돼 요즘은 누워서 지내실 때가 많다. 이젠 구술도 힘들다. 다행히 미국에서 수리한 안구 마우스의 성능이 좋아져 카톡으로 소통한다"며 "집필 계획을 내게 얘기하고 문학계 새 작품과 경향에만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창작집 '편지'에는 스토리텔링 성격 단편소설과 콩트를 합쳐 14편을 실었다. 수록작 '비원(秘苑)'은 맑고 아름답다.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남녀가 우연히 서울 창덕궁의 신비한 정원인 비원에서 만난 장면을 그려 작가 자신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

'갑자기 사람들이 해설사의 손짓을 따라 이쪽을 쳐다보았다.…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둘은 자리에서 일어나 개울 위의 작은 다리를 건넜다. "우리 병이 알려지면 사람들은 우리를 어떻게 볼까요?" 그녀가 소요암이라는 바위를 바라보며 심상하게 물었다. "…짧은 동정과 긴 망각… 자의든 타의든 우리는 잊혀질 것이오. 사람들은 우리와의 관계를 포기하겠지요." "몸으로부터도, 사람으로부터도 우린 끝없이 고립되어 갈 거예요." "동감이오." '('비원' 중)

차마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현실을 놓고 이어지는 남녀의 대화는 인상깊다. 둘은 무수리 출신 숙빈 최씨가 인현왕후의 넋이 이끄는 대로 목욕을 한 뒤 고약한 부스럼을 치유했다는 비원의 연못에서 목욕한다. 남녀가 헤어지는 끝 장면은 이렇다. '돈화문 거리에서 둘은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살아남아요."'

아내 백 씨는 "2012년 가을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 서울의 병원에 다니던 지난해 여름 남편과 내가 비원에 가서 산책했는데 그때 구상한 소설"이라고 들려줬다. 다른 수록작은 대부분 써놓았던 작품이다. 임진왜란 때 동래성에서 싸운 젊은 조선 무사와 아내의 지극한 사랑을 그린 '편지'와 '3일간'은 생명에 대한 고결한 마음이 생생하다. '병삼이의 웃음' '우리 집 그 인간' 등 콩트는 낙천성과 웃음이 출몰한다. 

정 작가는 "이 소설집으로 지금까지 써온 글의 한 단계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루게릭병이 나에게 계속적인 집필을 허락한다면 새로운 단계의 글쓰기에 도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조봉권ㅣ국제신문ㅣ201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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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 10점
정태규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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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굳었다, 눈으로 썼다

아내·안구 마우스 도움으로 소설집 출간
2015-01-14 [22:31:29] | 수정시간: 2015-01-14 [22:58:06] |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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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없는 마음에 띄우는 애잔한 편지 한 장

중견 소설가 정태규의 창작집이 출간되었습니다. 단편소설 8편과 콩트 6편을 묶은 『편지』는 작품 한편 한편이 지닌 개성과 싱싱한 생명력을 통해 루게릭과의 사투에 굴하지 않는 작가의 뜨거운 창작혼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표제작 「편지」는 어문연구소 연구원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한 여자와 그녀의 남편 그리고 400여 년 전의 또 다른 부부를 병치하는 구성이 백미입니다. 발굴팀에서 일하는 친구의 부탁으로 조선시대의 부부가 주고받은 편지를 해독하게 된 여자는 임진왜란의 불길 속에서 스러져간 어느 지아비와 지어미의 절절한 사연을 읽으며 자신이 품고 있었던 짙은 그리움을 자연스럽게 상기하는데,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인간의 공통적 희노애락이 잘 드러납니다. 또한 이 작품의 뒤를 잇는 소설 「3일간」은 부부가 서신을 주고받은 임진왜란 발발 당시를 배경으로 한 정통 사극으로서 전란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한 무인의 충심과 아내를 향한 애틋함을 단단한 문장으로 써내려갑니다.

 

원망도 회한도 잊은 맹세 “살아남아요.”

소설 「비원」은 루게릭병을 소재로 했습니다.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남자가 병원에서 우연히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여자를 만나고 둘은 충동적으로 ‘비원(秘苑)’으로도 불리는 창덕궁 후원 구경을 나섭니다. 해설사와 관광객 무리를 멀찍이 뒤따르며 둘은 각자의 처지, 나아가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고통을 나눕니다. 실낱같은 우연에서 시작된 만남이 죽음의 공포를 버텨낼 정도의 강한 위안과 결심으로 굳어지는 과정은 비원의 고색창연한 풍경과 덤덤히 어우러집니다.

“난 때때로 원망스럽소. 하느님께 따져보고 싶을 때도 있소. 입장 바꿔 생각해보자고! 하느님이 나 같으면 억울하지 않겠냐고.”
“그래! 뭐라세요?”
그녀가 물었다.
“내가 미쳤다고 너하고 입장을 바꾸냐? 그러시데요.”
그녀가 소리 내어 웃었다.

—「비원」 중

「그 여름의 끝」은 결혼을 약속한 어느 청춘 남녀의 파멸을 그립니다. 주인공 ‘유경’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듯한 ‘민준’에게 불안을 느끼며 그와 함께 피서를 떠나고 암자에서 지능이 낮은 거구의 사내 ‘바우’를 만나는데 그는 유경에게 호기심 이상의 관심을 보입니다. 녹음이 완연한 산속과 시원한 계곡 등 작품이 묘사하는 성하(盛夏)의 풍경은 생명력을 잃어가는 인간의 공포와 불안, 그리고 그와 대조되는 자연에 대한 경이를 신비스럽고 다소 그로테스크하게 표현합니다.
한편 ‘N 형’이라는 인물의 삶을 통해 인생의 굴곡에 따라 신념도 성격도 가치관도 바뀌는 현대인의 애잔함을 그린 「N 형을 위하여」, <명화극장>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다 십여 년 동안 몰랐던 아내의 진면목을, 자신의 모자람을 깨닫는 남편의 이야기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종교에 귀의해버린 옛 연인을 향한 여자의 가슴 시린 집착과 해탈을 그린 「하심」, 신체의 부자유를 극복하고자 애쓰는 아이의 모습을 환상적인 필치로 표현한 「비상」 등도 놓칠 수 없는 작품입니다.

 

“인생은 어찌 보면 별것 아니다. 우습기까지 하다.”


『편지』의 2부를 구성하고 있는 콩트는 군더더기 없는 분량과 예상을 뒤엎는 결말이 매력인 장르지요. 절절한 애정, 지난한 투병, 대자연의 생명력 등 비교적 진중한 주제의식의 1부와는 달리 2부는 이러한 장르의 맛이 잘 살아 있습니다. 엉뚱한 아이 병삼이의 일화를 그린 「병삼이의 웃음」, 아들의 독후감을 대신 써준 아버지가 일으킨 해프닝 「우리 아버지」, 애주가 아버지를 금주케 한 딸아이의 귀여운 애교를 담은 「우리 집 그 인간」, 합승한 택시에서 이상형의 여성을 만난 한 남자의 분투기 「아뿔싸」, 역 광장에 자리 잡은 도사(道士)의 하루로 IMF의 애환을 그린 「두 도사 이야기」, 외계와의 교감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상기하게 하는 「우주에서 온 편지」 모두 눈 뗄 수 없는 재기가 넘칩니다.
“쓰고 싶은 절실한 것, 지향할 만한 가치, 온전히 나만의 색깔을 지닌 성찰, 적어도 자신을 속이지 않는 그 무엇을 찾을 수가 없어 많이도 절망”했지만 『편지』에 이르러 정태규는 “삶을 지나치게 엄숙하게만 바라보아온 나의 엄숙주의에 대한 반성의 표현”을 내놓는 경지에 이릅니다. “삶은 콩트처럼 가벼울 뿐”이라는 깨달음을 얻기까지는 참으로 고된 풍화의 시간을 거쳤을 것입니다. 이렇듯 버리고 닳고 깎여나가며 더욱 단단하고 정교해진 작품세계는 한 장의 편지처럼 호젓하지만 독자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두터운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정태규 1958년 경남 합천 출생. 부산대학교 대학원(국문학과)을 졸업하였고, 199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으로 『집이 있는 풍경』(개정판 『청학에서 세석까지』), 『길 위에서』가 있으며, 산문집으로 『꿈을 굽다』, 평론집 『시간의 향기』 등이 있다. 제1회 부산소설문학상, 제28회 향파문학상을 수상했다. 부산작가회의 회장과 부산소설가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차례

1부
편지
3일간(三日間)
비원(秘苑)
그 여름의 끝
N 형을 위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하심(下心)
비상

2부
병삼이의 웃음
우리 아버지
우리 집 그 인간
아뿔싸
두 도사(道士) 이야기
우주에서 온 편지

작가의 말

 

 

『편지
정태규 창작집

정태규 지음 | 문학 | 국판 변형 | 208쪽 | 13,000원
2014년 12월 31일 출간 | ISBN :978-89-6545-278-2 03810

중견 소설가 정태규의 창작집. 단편소설 8편과 콩트 6편을 묶었다. 작품 한편 한편이 지닌 개성과 싱싱한 생명력을 통해 고통에 굴하지 않는 작가의 뜨거운 창작혼을 드러내고 있다.

 

 

 

 

편지 - 10점
정태규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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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학에서 세석까지

정태규 평론집







지리산 청학동에서 세석평전에 이르기까지

돌아가신 아버지의 삶을 더듬는 남편의 여정

1994년 출간된 이후, 중견소설가 정태규의 작품세계의 원형을 이룬 첫 소설집 『집이 있는 풍경』의 개정판 『청학에서 세석까지』가 출간되었다. 그동안 소설집 『길 위에서』와 산문집 『꿈을 굽다』를 통해 굵직굵직한 주제의식으로 작품활동을 전개했던 작가였으나, 첫 소설집의 절판으로 책을 찾는 이들의 안타까움이 있었다. 『집이 있는 풍경』의 개정판 『청학에서 세석까지』는 표제작품을 비롯하여 열세 편의 소설을 담아, 새로운 얼굴로 재출간되어 독자를 맞는다. 양부가 죽기 전에 남긴 유서에서 친부에 대한 사연을 읽고 아들이 지리산을 오르는 표제작 「청학에서 세석까지」를 비롯해, 젊음의 상처라는 통과제의의 과정을 보여주는 「사수」, 행복했던 유년 시절을 다룬 「집이 있는 유년 풍경」 등 각기 다른 소설들에서 작가는 현대인이 잃어버린 인간됨의 문제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비인간성 속에서도 인간됨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

아범아. 이 애비는 사상이 뭔지 역사가 뭔지 아직도 잘 모른다. 하지만 결국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이 핏줄이란 것만은 안다./ 아범아./ 나는 때때로 예수쟁이들이 믿는 그 하나님이 존재한다고 느낀단다. 그때 그 빨치산 대장이 우릴 살려준 것과 내가 너를 발견하고 부자지간의 인연을 맺게 된 사실 사이에는 아무래도 불가사의한 어떤 신비로운 손길의 작용이 있었으리라 믿어질 때가 있다. 

_「청학에서 세석까지」에서


정태규의 소설집을 관통하는 주제는 현대인이 잃어버린 인간성이다. 정태규의 소설 속에는 인간에 대한 애정이 녹아 있다. 가령 표제작 「청학에서 세석까지」는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쓰인 소설임에도, 속을 들여다보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역사가 아닌 ‘육친성’과 ‘인간됨’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집이 있는 유년 풍경」에서는 22평의 시민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주인공의 옛이야기를 통해 결코 물질적인 돈이나 집, 명예나 지위로 행복을 안위할 수 없음을, 행복은 다른 것에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인간의 늪」에서 베트남 전쟁 와중에 집단 성폭행 현장에 동참했던 주인공이 이후 내면에 깊은 상처를 안고 살게 되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비인간성에 대하여 회의한다.




원초적 아늑함으로서 ‘집’을 그려내다

정태규의 첫 소설집에서는 유독 ‘집’이라는 소재가 많이 드러난다. 이는 「집이 있는 유년 풍경」, 「아버지의 가을」, 「형의 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주로 유년 시절 집의 풍경은 행복한 공간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유년의 추억으로 켜켜이 쌓인 행복한 집의 공간은 집 밖으로 쫓겨나는 경험을 통해 추억의 공간으로 자리할 뿐이다. 정태규는 소설 속에 가스통 바슐라르의 “집은 육체이며 영혼이자 인간 존재의 최초의 세계이며, 또한 그것은 정녕 하나의 세계이며, 또한 그것은 정녕 하나의 우주이다.”라는 말을 인용하여 집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6․25 전쟁(「형의 방」)과 60년대 시위 장면(「집이 있는 유년 풍경」)을 통해 가정이라는 작은 공간이 시대의 흐름에 어떻게 바뀌는지, 또한 한 개인이 성장하는 공간 속에서 시대상황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놓치지 않는 정태규의 문학세계

사내의 가르마는 왼쪽이었다. 그러고 보니 그의 앞 차례로 이발을 하고 나간 사람들 모두가 왼쪽으로 가르마를 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언제 이런 게 생긴 것일까. 내가 나 자신의 자유의 탑 속에 갇혀 있을 때 사람들은 함께 음모하였던 것일까. 가르마를 모두 왼쪽으로 통일시키기로. 여기는 어딜까. 이곳의 주인은 정말 저 이발소 주인일까. 그 빌어먹을 가르마. 그것이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결국은 한 가지일까. 

_「가르마를 위하여」에서

그의 모든 작품들이 휴머니즘만으로 점철된 것은 아니다. 소설 「가르마를 위하여」에서는 이발사의 가르마를 타는 행위에서 이발제도가 지니는 이데올로기를 읽고 있으며, 「원조를 찾아서」는 언론제도의 허구성을, 「모범작문」은 교육제도의 모순을 말하고 있다. 한편 「지하철 순환선에서」는 가부장제 속에서의 여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어 다양한 사회문제를 탐구하는 정태규 문학세계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글쓴이 : 정태규

1958년 경남 합천 출생. 부산대학교 대학원(국문학과)을 졸업하였고, 199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으로 『집이 있는 풍경』(개정판 『청학靑鶴에서 세석細石까지』), 『길 위에서』가 있으며, 산문집으로 『꿈을 굽다』, 평론집으로 『시간의 향기』가 있다. 제1회 부산소설문학상, 제28회 향파문학상을 수상했다. 부산작가회의 회장과 부산소설가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청학에서 세석까지     정태규 소설집

정태규 지음
평론 | 신국판 | 
348쪽 | 16,000원

2014년 10월 20일 출간 | ISBN : 978-89-6545-269-0 03810

1994년 출간된 이후, 소설가 정태규의 작품세계의 원형을 이룬 첫 소설집 <집이 있는 풍경>의 개정판. 그동안 소설집 <길 위에서>와 산문집 <꿈을 굽다>를 통해 굵직굵직한 주제의식으로 작품활동을 전개했던 작가였으나, 첫 소설집의 절판으로 책을 찾는 이들의 안타까움이 있었다. 이에 표제작품을 비롯하여 열세 편의 소설을 담아, 새로운 얼굴로 재출간되었다. 



차례



청학에서 세석까지 - 10점
정태규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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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온수 2014.10.29 17: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책 사진 너무 이쁘네요. 벌써 가을가을. 드디어 정태규 선생님 책도 나오고^^


시간의 향기

정태규 평론집







느닷없이 우리를 기습하는 삶의 상처와

일상의 시간을 탐문하는 소설쓰기의 미학

중견 소설가 정태규의 첫 번째 평론집 『시간의 향기』가 출간되었다. 시간이 가지는 비정함을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소설쓰기를 두고, 정태규는 다양한 평문들을 통해 소설이 가지는 미의식을 탐구하였다. 이번 평론집을 통해 정태규는 이효석과 김유정 소설의 공간인식 연구와 경주 지역 문학 연구, 부산 소설 작가들의 작품 세계 분석, 소설가 나여경, 윤정규, 박종관의 작품 세계 분석을 시도하였다. 이미 소설집 『집이 있는 풍경』(개정판 『청학에서 세석까지』), 『길 위에서』를 통해 부산 문단의 뼈 굵은 중견소설가로 인정받은 저자이지만, 정태규 소설가의 비평가로서 또 다른 면모를 이번 평론집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저자가 비평한 다양한 소설은 대부분 부산 지역 작가들에 시선이 머물러 있는데, 이는 정태규의 지역작가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어 평론집을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공간인식으로 이효석과 김유정을 다시 읽다

1930년대의 중요한 소설적 성취를 이룬 두 작가 이효석과 김유정. 정태규는 이들 두 작가의 작가의식과 작품의 특성을 재조명하여 두 작가의 소설에 나타난 공간적 배경과 공간 인식의 태도 그리고 공간 지향의 특성을 통해 비교해보았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산」, 「들」을 통해 이효석이 도시적 공간을 떠나 자연적 공간으로 관심을 두는 ‘구심적 지향’을 보이고 있음을 설명했다. 한편 김유정의 「소나기」, 「만무방」, 「봄봄」 등을 통해 김유정이 자연적 공간을 떠나 도시적 공간으로 관심을 옮기며 ‘원심적 지향’을 보인다는 해석으로 두 작가가 「구심적 상상력과 원심적 상상력」이라는 각기 다른 공간지향을 보인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끊임없이 시도할 수밖에 없는 시지프스의 길이자

‘지금 여기’의 의미를 사유하게 하는 힘

그러나 우리의 기억은 시간에 반란을 꾀한다. 우리의 기억은 저 선조적이고 기계적이고 무채색인 자연의 시간을 우리의 임의대로 줄이고 늘이고 비틀고 때로는 망각의 형태로 생략하기도 한다. 또한 기억은 시간에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물들인다. 그리하여 마침내 자연의 시간은 인간의 시간이 되는 것이다. 기억은 우리의 삶을 특별하게 하고 기억의 집적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킨다. 우리를 변화시키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그 시간 속을 아프게 살아온 우리의 기억들이다. 소설은 그 아픈 기억에 대한 기록이다. 

_「부산 소설의 여름 풍경」에서


저자는 소설읽기에 앞서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사색을 곁들였다. 늘 우리에게 적대적인 일상. 이 일상이 우리에게 비우호적일지라도 이러한 일상과 시간의 비정함을 인식하는 것에서 소설쓰기가 출발한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다. 시간이 주는 아픔의 기억으로부터 시작된 소설을 통해 작가와 독자 모두 좌절 속에서도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지금 여기’의 의미를 사유하게 할 수 있다는 저자의 성찰이 담겨 있다.




지역 작가에 대한 애정 곁들여

저자는 이번 비평집에서 유독 부산 소설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소설가 나여경, 이남희, 조명숙, 강동수, 문성수 등 걸출한 부산문단의 소설가들을 조명하여 그들의 작품세계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였다. 나여경 작가의 소설집 『불온한 식탁』을 통해 나여경 소설이 결핍과 욕망 사이에 놓여 있는 인간의 삶을 묘파했다며 분석하였고, 특히 2002년 타계한 소설가 윤정규의 작품세계 분석을 통하여 부당한 현실에 저항하며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쉽사리 좌절하지 않는 윤정규 소설 속의 인간 군상을 포착했다. 저자는 작가의 작품 분석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설가 윤정규의 인간됨, 인간 윤정규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함으로써, 보다 입체적인 작가분석을 시도하였다.






글쓴이 : 정태규

1958년 경남 합천 출생. 부산대학교 대학원(국문학과)을 졸업하였고, 199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으로 『집이 있는 풍경』(개정판 『청학靑鶴에서 세석細石까지』), 『길 위에서』가 있으며, 산문집으로 『꿈을 굽다』, 평론집으로 『시간의 향기』가 있다. 제1회 부산소설문학상, 제28회 향파문학상을 수상했다. 부산작가회의 회장과 부산소설가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시간의 향기』    정태규 평론집

정태규 지음
평론 | 신국판 | 
224쪽 | 20,000원

2014년 10월 20일 출간 | ISBN : 978-89-6545-268-3 03810

소설가 정태규의 첫 번째 평론집. 시간이 가지는 비정함을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소설쓰기를 두고, 정태규는 다양한 평문들을 통해 소설이 가지는 미의식을 탐구하였다. 이번 평론집을 통해 정태규는 이효석과 김유정 소설의 공간인식 연구와 경주 지역 문학 연구, 부산 소설 작가들의 작품 세계 분석, 소설가 나여경, 윤정규, 박종관의 작품 세계 분석을 시도하였다. 



차례



시간의 향기 - 10점
정태규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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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입 편집자 잠홍입니다 :) 

비가 시원하게 내리던 어제는 저의 첫 출근일이었는데요. 

첫날부터 출동!! 대표님과 함께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 톡! 톡!' 이라는 제목의 요산문학축전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소설집 <집이 있는 풍경> (개정판 <청학에서 세석까지>)<길 위에서>, 산문집 <꿈을 굽다>, 평론집  <시간의 향기> 등의 저자이신 태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주제로 하는 자리였습니비가 오고 쌀쌀한 날씨였지만, 전 부산작가회의의 회장이셨던 정태규 작가님의 인기와 부산 문인 사회에서의 주요한 역할을 증명하듯 민주공원 소극장의 객석은 어느 새 가득 차 있었습니다루게릭 병을 앓고 계셔 몸이 불편하신데도 작가님 또한 행사에 참석해 주셨습니다. 


이날 문학 톡! ! 강동수 소설가, 정인 소설가, 그리고 전성욱 문학평론가의 토론으로 시작되었습니다강동수 작가님과 정인 작가님 두 분 모두 정태규 선생님과의 첫 만남에 대한 추억담을 나누어 주셨는데, 강동수 작가님은 20여년 전 문학담당 기자 시절 정태규 작가의 소설을 읽고 정 작가님께 연락을 하셔서 함께 술자리를 하셨다고 합니다. 그 때 시간이 지나는 줄 모르고 이야기에 빠졌던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 우정을 이어오고 있고, 함께 부부 동반 모임을 꾸리고 있다는 점도 말씀하시며 토론 내내 두분 간의 친분을 과시(?!) 하셨습니다.

왼쪽부터 강동수 소설가, 전성욱 평론가, 정인 소설가 이십니다 ^^

정인 소설가님은 소설학당 시절 정태규 작가를 선생님으로 만나셨다고 합니다. 그 당시 작가님으로부터 상당한 혹평을 받았다고 하셔서 정태규 작가님을 포함한 많은 관객의 웃음을 자아내셨습니다. 소설계에서는 정태규 작가님께서 10년 선배이시지만 동년배이시고, 같은 정씨 이신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정인 소설가님이 할머니 뻘이시라 정인 소설가 님을 종종 '할매'라 부르셨다고 하네요 ^^


이렇게 사람 대 사람으로서의 친분도 두터우시지만, 문인 선배/동료로서의 정태규 소설가에 대한 존경 또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태규 작가의 글을 처음 읽어 보았을 때 인상 깊었던 점에 대한 질문에 답하며

강동수 작가님은 다양한 화두를 소설책 한 권에 묶는 능력서정적이면서 명징한 문체

정인 작가님은 정태규 작가님의 비유의 탁월함, 언어의 풍성함을 꼽으셨습니다.

전성욱 평론가 님은 <길 위에서>를 처음 읽으셨을 때 이 소설가가 <집이 있는 풍경>을 쓴 사람과 동일인물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문학세계의 큰 변화를 느끼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첫 소설집이 나온지 10년이 지난 뒤 출판된 <길 위에서>의 작품들에는 일상의 무게와 불안감이 잔잔하게 녹아 있어, 10년간 활동을 하지 않으신 것이 아니라 마음 속으로 줄곧 소설을 써 오셨구나 하고 짐작하셨다고 합니다. 

평론가님의 말씀대로, 두 소설 사이의 기간 동안에도 정태규 작가님은 소설에 대해 꾸준히 사유하셨습니다. 소설쓰기의 미학에 대한 탐문을 모은 평론집 <시간의 향기>에서는 작가님의 비평가로서의 면모를 접할 수 있고, 절판 되었던 <집이 있는 풍경>또한 개정판 <청학에서 세석까지> 다시 독자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


세분의 대화 이후에도 영상으로 다른 문인분들의 추억담이나 본인의 작품세계에 대한 인터뷰를 접하며 정태규 작가님이 얼마나 부산 작가회의에서 주력하셨는지, 또 부산과 부산 작가들에 대한 애정이 많으신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정태규 작가님의 작품을 미리 접하지 못한 상태에서 행사에 참석하게 되어 아쉽기도 했으나, 이날 행사의 끝으로 작가님의 소설 <누가 용을 보았는가>를 연극으로 보게 되어 조금이나마 작가님의 작품 세계를 접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극단 해풍이 무대에 올린 <누가 용을 보았는가>

<누가 용을 보았는가>는 평화로운 작은 마을의 사람들이 영생을 얻게 해 준다는 용 비늘과 침에 대한 욕심 때문에 점점 폭력과 권력에 취해 간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마을의 노래꾼은 전설 속의 용은 현실태(態)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마음 속에 있다고 말하지만 무기를 쥔 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지 않지요. 연극 이전에 상영되었던 영상에서 구모룡 평론가님이 정태규 작가는 "인간의 순수한 만남을 동경"하는 분이라 하셨는데, 그 말씀의 의미를 연극을 보며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빗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길 위에서>를 펼쳐 보았습니다. 

가을입니다. 곧 낙엽이 다 지고 찬바람이 불겠지요. 

그걸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도 우리 삶에 대해서 스스로 강퍅해지지 않기로 합시다. 

겨울이 지나면 곧 새봄이 오겠지요.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님 말씀대로, 우리 모두 담담하게 가을을 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길 위에서 - 10점
정태규 지음/산지니
꿈을 굽다 - 10점
정태규 지음/산지니
청학에서 세석까지 - 10점
정태규 지음/산지니

시간의 향기 - 10점
정태규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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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엘뤼에르 2014.10.21 14: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입사 첫날부터 행사 취재에 고생 많으셨어요:)
    '누가 용을 보았는가'가 연극으로 어떻게 나왔을지 너무 궁금했는데, 이렇게 연출되었군요. 저도 가고 싶었는데 아쉬워요! 글 재밌게 읽었어요^^

  2. 전복라면 2014.10.21 14: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취재기 잘 읽었어요. 정태규 작가님은 『문학을 탐하다』에도 소개된 작가시니 책을 읽어보시면 작가님의 진면목을 잘 아실 수 있을 거예요(슬쩍 책 홍보)

 

<정태규, 야수를 향한 소리없는 아우성>

 

 

정태규. 처음 그의 이름을 접한 건 역시나 「문학을 탐하다」에서입니다. 산지니 인턴으로서 작가 돋보기를 연재하고 있는 지금, 2명의 작가에 대해서 썼고 마지막인 정태규 작가에 대해서 쓰고자 합니다. 이번에는 서두가 길어지고 있는데요.^^ 흔히들 책을 읽으면 작가의 세계를 머릿속에서 그려보곤 합니다. 특히 여러 편의 단편집과 산문집은 작가의 세계관을 여러 측면에서 볼 수 있어서 더욱 그러합니다. 정태규 작가의 경우 자신의 내면화를 통해 늑대, 표범과 같은 것들로 형상화하여 자신을 구축해나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누구나 속안에 야수 한 마리쯤은 품고 있겠지만 공공연하게 드러내진 않는데요. 그건 자기 안의 야수지만 그것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만한 용기가 없거나 아직 외연으로 발현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그는 자신의 야수인 늑대를 발견했으며 이 늑대를 구체화시켜 자신=야수(늑대)가 되고자 합니다.

두 권의 책을 소개하고자 하는데요. 「길위에서」, 「꿈을 굽다」입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작가의 작품이라는게 보통 작가의 세계를 담고 있지만 은은하게 드러나 가공의 소설로서 느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들의 경우는 말하고자 하는 바가 동일성을 가지고 있어 각 단편의 캐릭터가 풍기는 느낌이 저자를 생각나게 합니다. 그게 무엇인지는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 『길위에서』

정태규 작가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작가의 말에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늘상 자유롭고 싶었습니다만 현실은 내게 너무 무거운 갑옷이 되어 있군요. 갑옷처럼 경직된 사고를 두려워하면서도 나는 그 속으로 자꾸만 움츠러들고 있습니다. 삶이 갈수록 피폐해지고 허무해지는 느낌입니다. 때로는 모든 것을 향해 문을 닫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의 말이 슬프게 느껴집니다. 무엇 때문에 자꾸만 움츠러들었을까요? 자유롭고자 하나 그러지 못한 그의 모습이 소설 속에서 그대로 드러남을 알 수 있습니다. 「솔베이지의 노래」에서 강진우는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를 끝내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합니다. 떠나보내지도 못하며 그녀의 굴레 안에서 살고 있는 그는 영국으로 떠나는 그녀에게 부러워하며 자신도 떠날 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자신과 있어달라고 외치고 그 외침이 메아리가 되어버릴 진정 붙잡았다면, 혹은 그녀와 함께 같이 떠났다면 어땠을까요. 그의 외침은 무언의 노래일 뿐이었습니다.

「솔베이지의 노래」에서는 작가 안의 존재하는 창살을 엿볼 수 있다면 「정글 게임」에서 나오는 인물은 작가 자체일 것입니다. 「문학을 탐하다」에서 최학림 기자는 정태규 작가에게 야수가 되어보자고 말합니다. 야수란 도대체 무엇이며 왜 야수여야만하는 걸까요. 정글 게임에서 나오는 퓨마와 「구글 어스」의 퓨마를 집중해보고자 합니다. 「정글게임」에서 그는 컴퓨터 바탕화면에는 온 몸이 검은 퓨마 한 마리가 있습니다. 퓨마는 그를 매료시키고 포르노를 보는 일상을 계속 합니다. 자극적인 성행위 장면이 넘쳐나지만 정작 아내 앞에서면 할 수 없게 됩니다. 아내 얼굴을 보면 순간 힘이 빠져버리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그는 사이버 채팅, 게임 속으로 도망쳐버립니다. 그 안에서는 자신을 드러낼 필요 없으며 진지함이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런 일상의 반복 중 그는 퓨마의 꿈을 꾸고 자신이 무언가에 의해 갇혀 있음을 깨닫습니다. 추락하는 비행기의 조정석에 갇혀 있음을 느끼면서 꿈 속의 어둠이 자신을 물들어 퓨마가 자신을 죽일 때마저 무기력한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조정석, 갑옷, 퓨마에게 죽임은 야수가 되지 못하게 방해하는 무언가겠죠. 현실에서 작가에게 그 무언가는 어떤 것일까요?

 

 

작가는 현실의 시간에서 벗어나 환상의 세계로 들어가고자 합니다. 사이버세계, 설산, 포장마차. 하지만 이런 것들은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주지도 현실을 극복하게 해주지도 않습니다. 단지 도망하는 것일 뿐이며 눈을 감는 행위에 불가하죠. 현실의 세계는 야수가 도사리고 있으나 야수가 되지 못하는 이들의 도피처입니다. 소설에서는 도피처를 환상의 세계로 그리면서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착각에 불과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상의 세계를 희망하는 것은 절망의 뒷면은 다를 꺼라고 착각하는 인간의 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2. 『꿈을 굽다』

「꿈을 굽다」는 단문을 모아 낸 산문집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태규 작가의 과거모습, 일상생활, 글 쓰는 모습·방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초발심

작가는 데모, 실연을 동시에 하면서 인생의 쓴맛을 깨닫습니다.

결국 나는 절망감과 외로움에 쫓겨 휴학계를 내고 자취방의 짐을 챙겨 시골집으로 올라왔다. 그러곤 시골집의 뒤채 골방에 틀어박혔다. 그 어두운 골방에서 겨울 내내 내가 붙잡고 매달린 화두가 바로 소설쓰기였다.

앞에 「거리에서」 언급한 도피의 세계가 작가에게는 소설쓰기였나 봅니다. 작가는 일종의 미친 상태에 빠져 써내려 갔고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고프지 않고, 온밤을 세워도 잠이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열정은 작가가 안고 있던 절망감과 외로움의 순수한 마음이 온전한 열정을 자아냈다고 말합니다.

그 열정은 나를 향해 닫혀 버린 세상의 문을 열고 싶어 한 열망의 다른 표현이었으리라.

작가는 다시금 열정이 자신에게 찾아오길 바라며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 같은 예감에 두려워 합니다.

-갈천리에서

작가는 소설을 쓰겠다고 산골 오지로 혼자서 들어갑니다. 산골 오지가 주는 적막함과 외로움이 소설을 쓰는데 도움이 될거라고 판단하면서요. ‘외로움은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며 글을 쓴다는 것은 곧 자신을 되돌아보는 일이다’ 이렇게 말하는 작가는 외로움이 쌓여 작품을 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런데 그는 ‘내가 느끼는 외로움은 가짜다’ 라고 표현합니다. 요지는 이 외로움은 내가 스스로 만들어 낸 인조적인 외로움일 뿐이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외로움은 떠나기만 하면 언제든지 사라질 외로움이라면서요. 공감이 됩니다. 우리는 현실에서 살아가면서 이리저리 치이길 마련이고 자신을 돌아보는 행위를 못하기 때문에 나를 잃는 듯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때문에 갑작스럽게 여행을 떠나고 여행 중에서도 혼자서 떠나는 여행이 더욱 가치있게 느껴집니다. 나를 모르는 곳에서 나를 바라보는 행위는 자신을 감성적이게 만들고 온전한 시간을 투자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또한 억지로 하는 행위이겠으며 찰나의 순간일 뿐입니다. 여행지에서 나와 다시 현실에 돌아온 나는 현저히 다른 인간입니다. 이 둘이 하나가 되면 오죽 좋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인도여행’, ‘올렛길’, ‘순례의 길’ 등이 유행을 합니다. 소설과 여행. 아니 다른 것일지라도 이들은 나의 또 다른 세상의 문을 여는 열망의 표현입니다.

정태규 작가의 책을 압축하면 자신의 야수를 찾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허나 그의 열망이 실패로 돌아가든지 성공하든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현재 루게릭병을 진단받아 절망적이고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말하는 그 모습이 야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태규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잃어버렸던 혹은 찾지 못한 야수가 무엇일지 생각해 보는 건 어떠할까요^^

 


 

꿈을 굽다 - 10점
정태규 지음/산지니

길 위에서 - 10점
정태규 지음/산지니

 

 

 

 

『문학을 탐하다』는 2014 '원북원부산운동' 후보 도서입니다.
책 읽는 부산을 만드는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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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탐하다, 우리 지금 만나!

 

 문학(文學) [명사]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 또는 그런 작품.

탐하다(貪--) [동사] 어떤 것을 가지거나 차지하고 싶어 지나치게 욕심을 내다.

 
문학을 탐하다. 이 제목은 사전적 의미로 풀어본다면 참으로 묘한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문학을 탐한다는 이 말을 곱씹으면 문학이란 사상과 감정을 언어로 또는 작품으로 만들어낸다는 뜻이고, 탐하다는 말은 그런 문학을 갖고 싶어 안달내는 누군가의 모습을 떠오르게 만들기 때문이지요. 이런 문학을 탐내는 첫 번째 누군가는 단연 이 글을 집필한 최학림 문학기자요, 두 번째는 바로 이 책을 읽게 될 당신이 되지 않을까요?

 

최학림 기자가 문학 기자가 되기까지 과정은 꼬박 10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문학 기자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부산일보>에 입사해서 여러 과정을 거쳐 문학기자가 된 최학림. 그가 만난 작가들의 이야기들이 여기 이 책에 담겨있습니다.

 

 

『문학을 탐하다』는 세 가지 파트로 나눠지고 또 그 한 파트 한 파트 안에는 각각 여섯 명의 작가들이 숨 쉬고 있습니다. 즉, 이 책 한 권으로 독자들은 총 18명의 작가들을 만나보는 셈이지요. 얼마나 매력적인 이야기입니까? 책 한 권으로 18명의 작가를 만날 수 있다니! 또한 최학림 기자는 작가와 있었던 에피소드를 통해, 작가와 독자의 심리적 거리를 좁혀주고 있습니다. 최학림 기자가 풀어놓는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그가 들려준 작가들에게 호기심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들의 작품이 읽고 싶어집니다. 이 책을 통해 작가와 독자는 작품 밖에서 미리 만나게 되지요. 그렇게 보면, 일종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문학을 탐하다』의 위치가 아닐까 싶네요.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정태규 소설가, 최영철 시인, 조갑상 소설가, 이복구 소설가, 유홍준 시인.

제가 처음 『문학을 탐하다』를 접했을 때 이 책 안에는 생소한 작가들이 많았습니다. 특히나 문학을 멀리하는 독자층이라면 처음 들어보는 작가의 이름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저도 처음 보는 작가들이 대부분이였어요.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존재감이 분명한 이 작가들은 이 책을 뚫고 나옵니다. 대담하게 독자의 앞에 걸어 나와 묻습니다.

 

“자, 이제 어떻게 하겠어요?”

 

그러면 독자는 작품이라는 몸에 걸쳐진 『문학을 탐하다』라는 옷을 보고 그 안에 감춰진 속살을 생각해봅니다. 옷 속으로 비친 속살을 보며 그 안을 가늠해봅니다. 그러다 호기심이 이는 순간 이 책을, 그리고 이 책 안에서 소개하고 있는 작품들을 손에 집어든 당신을 발견하게 되겠지요. 아니면 저처럼 이미 작품들을 펼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구요.

『문학을 탐하다』를 읽다보면 최학림 기자가 얼마나 문학에 애정이 있는 사람인지 느껴지실거예요. 최학림, 그는 진정으로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문학을 애정의 대상으로 보고, 그 작가들과 작품들을 만나 자신의 글쓰기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최학림 기자의 눈을 통해 18인의 작가를 엿볼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지요. 그렇기에 작가들이 멀게 느껴져서, 혹은 작품을 어렵다며 책 읽기를 멀리하는 그대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대들에게는 이 책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작가, 작품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거예요. 이건 마치 소개팅하는 기분일지도 몰라요. (두근두근)

소설가 이복구, 시인 김언희, 시인 최영철, 시인 유홍준, 소설가 김곰치, 시인 엄국현, 소설가 조갑상, 시인 신진, 시인 성선경, 소설가 정영선, 시인 박태일, 소설가 강동수, 소설가 정태규, 시인 조말선, 시조 시인 박권숙, 소설가 이상섭, 시인 정영태, 시인 최원준.

나른한 오늘 오후.

18명의 작가들과 유쾌한 만남을 가져보시지 않겠어요?

 

 

- 마하 올림

 

 

문학을 탐하다 - 10점
최학림 지음/산지니

『문학을 탐하다』는 2014 '원북원부산운동' 후보 도서입니다.
책 읽는 부산을 만드는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

2014 원북원도서 올해의 책 투표하러 가기>> http://www.siminlib.go.kr/onebookon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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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복라면 2014.01.27 14: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 속 홍조와 하트가 무척 인상적이네요ㅋㅋ 애정 넘치는 글 잘 봤어요!



지난 6일 수요일, 정태규 소설가의 산문집 출간기념 문인들의 모임자리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모임은 공식적인 출간기념회가 아닌, 그야말로 조촐하게 진행되는 모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알음알음 찾아오신 손님들로 인해 정태규 소설가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태규 소설가는 사실, 이번 산문집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ALS(일명 루게릭병)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임이 자칫 우울하거나 침체된 분위기로 흐르지 않고 밝게 웃으며 떠들 수 있는 모임으로 진행될 수 있는 원인에는 정태규 소설가의 끊임없는 소설에의 집필 의지가 느껴졌기 때문이지요.

정태규 소설가가 밝게 웃으실 때마다, 모두들 다함께 웃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산문 속 한 구절을 살펴 볼까요.


첫 소설창작집 서문에 소설은 하나의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썼던 기억이 있다. 진실하고 진지한 영혼이 저 거짓과 경박의 현실에 의해 지쳐 쓰러지지 않게 받쳐주는 하나의 힘이 소설이며, 또한 그런 영혼을 응원하며 조용히 펄럭이는 깃발이 소설이 아닐까 한다고 썼다. 지금 생각하면 지나치게 단정적인 생각이었던 것 같지만, 확실히 소설도 인간의 영혼에 하나의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소설이란 집이 확실한 대들보와 서까래와 기둥으로 서 있을 경우에만 말이다. 그리고 그 집이 단순히 머리로써 지은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지었을 경우이기도 할 것이다.

나의 소설도 그런 힘을 가졌으면 좋겠다. 내 작품이 이 세상의 누군가의 영혼에 하나의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 사람의 영혼의 집을 짓는 아름다운 힘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손 형과 강 형이 집을 지으면서 보여주는 저 아름다운 힘처럼……. 이 두 사람의 힘은 비단 그 근육의 힘과 일하는 기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의 일도 저토록 유쾌하고 기꺼운 마음으로 성심성의를 다하는 가슴에서, 바로 그 아름다운 가슴에서 연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름지기 소설도 저런 가슴으로 써야 힘을 지닌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p44-45 「집을 짓는 힘」)







마지막으로 정태규 소설가의 출간 소회를 나누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정태규 소설가는 병을 앓고 계신 와중에도 장편소설의 집필에 대한 열망의 끈을 놓고 계시지 않으셨습니다. '안구마우스'와 같은 다양한 첨단기술이 있는 한, 그런 기술을 통해서라도 집필을 하시겠다는 말씀을 듣고 자리에 앉은 모든 사람들은 선생님의 소설에 대한 열정에 모두 박수를 쳤지요.

문득 <잠수종과 나비>라는 영화가 떠오릅니다. 눈꺼풀을 깜박이는 것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주인공의 삶을 다룬 프랑스 영화인데요. 우리가 이런 영화에서, 그리고 정태규 선생님의 삶에서 감동을 받는 것은 삶에 대한, 문학에 대한, 예술에 대한 희망의 끈을 잃지 않는 것이겠지요.

아무튼 정태규 소설가의 차기작! 독자로서 학수고대하겠습니다.

좋은 장편소설 집필을 고대하면서, 포스팅을 마무리짓겠습니다.^^

더불어, 산문집 『꿈을 굽다』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날 모임에 참석해주신 많은 문인들.



꿈을 굽다 - 10점
정태규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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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혜진 2013.04.02 19: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 태규 선생님 기적은 있다고 하였습니다. 빛명상과 함께하는 여정에서 건강과 행복을 그리고 문학인으로서 도 큰 성취를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정태규 산문집

을 굽다




소설가 정태규, 그가 구워낸 사유의 그릇 『꿈을 굽다』

소설집 『집이 있는 풍경』과 『길 위에서』로 예민한 감수성과 함께 세계에 대한 통찰력 있는 가치관을 가감 없이 드러냈던 소설가 정태규. 그가 지난 이십여 년 세월 동안 기발표 단문들을 모아 첫 산문집을 출간하였다. 이번 산문집에서 독자들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소설가 정태규의 삶의 단면과 함께 그만이 가지고 있는 소설가 특유의 감수성을 엿볼 수 있다. 또한 한 소설가가 어떻게 소설 쓰기를 결심하게 되었으며, 교직을 겸업하면서 교단에서의 작가의 삶을 어떻게 꾸려 나가는지 짐작할 수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여기 실린 글들은 내 개인적으로 다들 만만찮은 의미를 품고 있어 책을 엮어내는 감회가 새롭다. 지난 이십여 년 동안의 내 생각과 감성과 삶이 일기처럼 고스란히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소설의 형식으로 가공되지 않은, 날것으로서의 내 삶과 사유가 비린내를 풀풀 풍기고 있어 민망하기도 하고 글을 쓸 당시의 내 삶의 포즈가 생각나 재미있기도 하다는 것이다._서문에서




세상을 향한 작가의 꿈을 담아내다

제목 『꿈을 굽다』가 암시하듯, 작가는 세상을 향한 염원을 특유의 예리한 시선으로 풀어냈다. 꿈꾸지 않는 자신에 대한 자책, 스스로의 소설에 진실하고 진지한 영혼이 담겼으면 하는 바람, 그리고 한국 문화계 단면에 대한 날선 목소리 등 정태규 소설가의 글에는 한결같이 ‘꿈’에 대한 갈망이 녹아 있다. 좀 더 나은 작품을 쓰는 소설가가 되기 위해서, 예술인들과 문화인들이 대접받는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서, 그리고 소설가가 아닌 생활인으로서 세상의 많은 이들이 행복해지는 이상적인 삶을 위해서, 소설가 정태규는 아직도 소년처럼 늘 꿈꾸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소설가가 바라본 세상읽기

“꽃이 뭐라고 하니?”

그러자 꼬마는 맑은 눈망울과 딴에는 진지한 표정으로 엄마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예쁘다고 인사했는데 대답을 안 해. 꽃은 입이 없나 봐. 그치? 엄마.”

아이의 엄마가 웃었고 나도 슬며시 따라 웃었다.

우리는 휴일이면 자연을 찾아 꽃과 나무를 보며 즐거워한다. 그러나 즐기는 대상으로만 볼 뿐 아무도 그것들을 대화의 상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자연은 건강과 휴식을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꽃과 나무가 사람과 같은 영혼을 가졌다고는 더더욱 생각하지 않는다._꽃에 이르는 길

정태규가 빚어내는 사유의 빛은 독특하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기성세대답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꽃과 대화하는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꽃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에 감탄하기도 하고, 해외 입양아 친부모 찾아주기 방송프로그램을 보며 길러준 부모의 칭송에는 인색한 순혈주의를 비판한다. 이 책은 조금 더 다른 시각에 서서, 조금 더 다른 시선으로 사물과 세상을 바라보려 애쓰는 소설가 정태규의 모습을 담아냈다.


정태규 문학의 모든 것

이번 산문집 『꿈을 굽다』는 교직을 겸업하고 있는 소설가의 교단일기를 비롯해 「부산일보」에 연재되기도 했던 정태규 소설가의 독서일기도 함께 실려 있다. 가히 정태규 문학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의 편지글과 일상글을 모두 포함한 60여 편의 글을 한 권의 책에 모았다. 특히나 1장 ‘예술과 문학의 향기’에는 작가가 소설을 창작하게 된 계기와 함께 소설 쓰기의 원동력, 글에 대한 저자의 가치관 등이 오롯이 담겨 있어 정태규 문학의 원형을 알 수 있게 해준다. 3장 ‘커피 한 잔과 책 한 권’ 편 또한 놓칠 수 없는데, 소설가가 읽는 다른 문학의 매력을 엿볼 수 있어 또 다른 재미를 독자에게 선사한다.


 지은이 : 정태규

 쪽수 : 259쪽

 판형 : 46판 양장

 ISBN : 978-89-6545-208-9 03810

 값 : 15,000원

 발행일 : 2012년 12월 31일



글쓴이 : 정태규

1958년 경남 합천 출생. 부산대학교 국어교육과를 거쳐 동대학원(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하였고, 199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으로 『집이 있는 풍경』, 『길 위에서』가 있으며, 제1회 부산소설문학상, 제28회 향파문학상을 수상했다. 부산작가회의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부산소설가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메일 : ssangbaek@hanmail.net


차례

1장 예술과 문학의 향기

알바트로스의 꿈 | 초발심(初發心) | 갈천리에서 | 글에 대한 겸손 | 늑대를 찾아 | 생각의 씨 | 소설가 지망생 N형에게 | 숲의 정령을 위해 | 집을 짓는 힘 | 막걸리처럼 들큼한 문학 기행 | 김기덕 표 영화를 보다


2장 문화라는 집에 걸린 깃발

골프 유감 | 바보 같은 | 수서양단(首鼠兩端) | 외화(外畵) 제목론 | 페가수스의 비극 | 호기심의 문화 | 영화배우 안성기, 그 깊고 서늘한 눈빛 | 조선인이 세운 일본 도자기의 메카, 아리타 | 영어에 영혼을 팔다 | 귀 없는 토끼와 귀이빨대칭이 조개, 그리고 생태문학 |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 그 큰 깃발 홀로 흔들다가


3장 커피 한 잔과 책 한 권

똥에 관한 유쾌한 단상 | 밀란 쿤데라의 『느림』 | 사랑과 야망의 대서사시 | 『잃어버린 고대문명』 | 사랑, 그 쓸쓸함 | 통과제의의 공간 | 유년의 트라우마 | 권력과 저항 | 자조(自嘲)의 깨달음 | 예술가의 삶 | 구원의 빛을 찾아 | 죽음의 아이러니


4장 빈 교실에 혼자 앉아

3월에 | 따뜻한 제자 | 말 더듬기 | 사랑의 매 | 사물놀이와 교육 | 얘들아 행복하니? | 행복할 권리 | 영화에 나타난 교사의 이미지


5장 살면서 가끔 우두커니 서서

꼬마 아가씨 | 바둑 유감 | 별 이야기 | 보리밥과 손수건 | 생각의 발효 | 꽃에 이르는 길 | 아름다운 순간 | 아이들은 자란다! | 음치의 일기 | 짝사랑 | 청사포에서 | 초등학교 | 오월에는 | 감나무 연가 | 순혈(純血)주의 유감 | 장자산을 오르며 | 남강 다리의 추억 | 오늘도 난 ‘사랑방’에 간다. | 아들아, 보아라.



꿈을 굽다 - 10점
정태규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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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수준이 높은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저는 보통 소설집을 읽을 때 처음엔 의욕적으로 시작했다가 뒤로 갈수록 점점 더 독서 속도가 느려지고, 대충 읽고, 얼른 책을 덮어 버리고 싶은 욕망에 시달리곤 합니다. 그래서 소설집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소설집을 읽지 않는 것은 아닌데 그건 소설집을 읽지 않고 그냥 넘기기엔 단편 소설만의 묘미가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지요. 짧지만 작가의 의식이 집약적으로 모여있는 단편 소설. 그 매력을 말입니다.


  출판사에서 인턴을 하면서 소설 근처에도 못 갔습니다. 편집장님께서 단편소설 교정보시는 것을 돕긴 했지만, 출판되어 나온 책들을 읽을 기회가 없었던 것이죠. 사회나, 정치 책을 읽을 기회밖에 없었어요. 그러다가 사장님이 소설집 두권을 하사해 주습니다. 한권은 정태규 소설가의 『길 위에서』이고, 다른 하나는 부산의 작가 28명이 콩트 분량의 소설을 모아 만든『부산을 쓴다』라는 소설집이었습니다. 사장님께서는 정태규 선생님의 작품을 중심으로 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셨습니다. 그리고 나는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되고 말았죠.

   전 평소에도 남자 소설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여성 소설가의 작품도 물론 좋아하지만 왠지 모르게 남자 소설가의 작품에 끌리는 것은 내가 여자이기 때문...(쿨럭)은 아니겠고 뭔가 남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계의 새로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도 그런 기대를 갖고 읽게 되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소설집 읽는 것을 조금 힘들어하는 나로서는 걱정과 함께 독서를 시작했으나 『길 위에서』에 모여 있는 소설들은 뒤로 갈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깊은 소설가의 세계로 나를 끌어들였습니다. 거의 시에 가까운 서술의 기법이라든가, 특히 『부산을 쓴다』중「편지」는 정말 한편의 시와 같은 소설이었답니다.

   세월이 한참 흐르고 나면 살아 있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망자의 기억은 마멸되어 갈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망자는 잊혀질 것이다. 그래도 망자의 마음은 알게 모르게 살아 있는 사람의 마음에 지층처럼 쌓여 산 자의 마음을 이루고 그 산 자의 마음은 그 다음 사람의 마음에 다시 쌓여질 것이다. 저 아득한 옛날로부터 그렇게 쌓여온 마음들이 지금 이 시간을 살고 있는 우리네 마음을 이루고 있는 것이나 아닐는지. 그는 돌계단을 내려오며 그런 상념들을 떠올린다. (『길 위에서』중 「시간의 향기」, 본문 120~121쪽)

  하지만 소설가가 그렇게 서정적으로만 세계를 바라보고 나타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독제 정치 하의 살벌하고 비인간적인 상황의 풍자도 살벌하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좋아. 당장 잡아들이고 놈들이 결성했다는 단체 이름도 하나 지어. 좀 과격하고 자극적인 이름으로 말이야. 그리고 반혁명파로 의심되는 엘리트 놈들 몇을 지도자급으로 만들어 넣어. 놈들을 잡아들이는 대로 언론에 대대적으로 알려. 최대의 반혁명적 간첩단 사건이라고 일면 톱으로 때려서 분위기를 조성해.”(『길 위에서』중 「감춰진 머리」, 본문 232~233쪽)


  최근 젊은 소설가들의 소설만을 편식하듯이 읽었던 나에게 역시 나이는 괜히 먹는 것이 아니고 ‘잘 쓰는 소설가는 세월이 흘러가는 것을 소설 속에 녹여 자신의 소설을 성장시키는 구나!’하는 작지만 엄청난 깨달음을 얻기도 했습니다.

  저는 시간 날 때 책을 읽으라고 권하지 않습니다. 다만 시간을 내어서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의 짧은 경험에 비추어 보면 시간 날 때 책을 읽겠다는 말은 읽지 않겠다는 말과 같은 말이더라고요. 이번에 한번 시간을 내어 소설집에 도전해 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그 책이 제가 오늘 소개한 정태규 소설가의 『길 위에서』라면 더욱 좋고요 :-)

길위에서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정태규 (산지니,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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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쓴다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정태규 (산지니,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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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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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박변덕 2012.02.13 11: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마 여자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난 그렇던데. 시간을 내서 책을 읽으라는 말이 참 따갑게 들리네요